별바라기 (12)
12)
“ 민아~”
“ 으, 응...지민아...”
“ 어머닌 다 나으셨어?”
“ 응...이젠 괜찮아...고마워...”
토요일이라서 오전 수업이 끝나자 민은 교실을 나섰다.
물론 다른 아이들은 점심을 먹은 후에 오후까지 자습을 하겠지만....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던지 지민이 다가왔다.
요 며칠 엄마의 감기를 핑계로 수업이 끝나자마자 먼저 가버리곤 했었기에 내심 찔렸다.
“ 으~응~ 그래? 다행이야...”
“ 넌...점심을 먹어야지?”
“ 응...넌 집으로 가서 먹을 거야? 아니면 종규한테 가?”
“ 으, 응....간만에 종규한테 가보려고...”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매일 저녁마다 종규의 방에서 종희와 육체를 불태웠었다.
“ 그래...그렇구나....점심 건너뛰지 말고 꼭 먹어...알았지?”
“ 응...너도 빨리 가서 먹어...”
“ 응...잘 가...주말 잘 보내고...”
“ 그래...너도...”
끝까지 다른 말을 꺼내지 않자 시무룩해지는 지민에게 미안해졌지만
솔직히 한시라도 빨리 가서 종희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뒤늦게야 알게 된 쾌락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더군다나 아직은 몇 번뿐이지만 정사가 끝난 후 집으로 가면 이어지는
엄마와의 황홀한 키스까지 더하면 너무나 즐거운 날들이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볼 때를 빼고는 지민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돌아서서 가는 지민의 좁은 어깨가 쓸쓸해 보여서 가슴 언저리가 아파오는 걸 느끼고
이래선 안 된다는 반성을 하면서도 발은 벌써 정류장을 향해 빠르게 옮겨지고 있었다.
“ 민아~ 어서 와~”
“ 응...벌써 와있었네?”
들어서자 종희가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는 안겨오면서 키스를 하는 종희의 엉덩이로 자연스럽게 손이 내려갔다.
손가락이 부드러운 살 속으로 파묻히면서 너무나 황홀한 감촉에 아래가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목을 안고 있던 종희의 손이 내려와서 살며시 잡았다.
“ 후후~ 섰네?”
“ 당연하지...너 때문에...”
“ 앙~ 나도 네 생각만 났어...”
종희의 손이 유혹을 하듯이 기둥을 타고 천천히 움직이며 달뜬 숨결을 뱉어냈다.
끈적하고 뜨거운 종희의 속삭임은 언제나 가슴 속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다.
거실로 올라서서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소근거리며 대화를 이어갔다.
“ 애들은?”
“ 자고 있어..정신이 없을 걸?”
“ 너는 어때? 보지가 젖었어?”
“ 앙~”
“ 얼마나?”
“ 네가 직접 만져봐...흐응~”
민은 닫힌 방문을 힐끗 쳐다보고서 종희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서 기다렸다는 듯이 열리는 가랑이 사이를 더듬었다.
그러자 따뜻하고 촉촉한 팬티가 만져지면서 오목하게 꺼진 부분이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 아앙~ 안으로 넣어서 만져줘~”
“ 후후~ 색녀...”
“ 흐응~ 맞아~”
성기를 강하게 꾹 거머쥐면서 손에다 음부를 비벼오는 종희에게서 색정이 가득 묻어났다.
자그마한 팬티를 더듬고 올라가 안으로 파고들자 보드라운 음모와 함께
찌걱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꽃잎 속으로 파묻히는 손가락에 애액이 주르르 흘렀다.
“ 아흑~ 민아~”
“ 후후~ 꽉꽉 무는데?”
이제는 눈을 감고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구멍을 더듬어 손가락을 밀어 넣자
쫄깃한 느낌과 함께 뜨거운 살들이 조여와 꿈틀거렸다.
“ 민아~ 우리 나가자...응?”
“ 어디로?”
거실에 앉아 눈은 TV를 향한 채 방문을 살피면서 서로를 애무하다가 종희가 참지를 못하겠던지 졸랐다.
“ 여기서는 애들 때문에 그렇잖아?”
“ 그렇긴 하지만...어디로 가?”
“ 우리...DVD 방에 가자...”
“ DVD 방?”
“ 응...거기에 가서...흐응~”
“ 하지만...”
“ 괜찮아..나한테 맡겨...”
종희가 이끄는 대로 엉거주춤 따라 나섰다.
“ 헤헤~ 맛있어~ 민아~”
“ 종희야...”
민은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는 자신의 성기에 묻은 정액과 애액을 빨아먹는
종희의 새하얀 엉덩이를 바라보면서 말랑말랑한 젖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이 두 손으로 붙들고 그 사이를 성기로 거칠게 파고들었던
탐스러운 살덩어리의 쪼개진 틈에서 허여멀겋게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종희는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들어오는 느낌이 너무나 좋다면서 언제나 질내사정을 해주길 바랬다.
피임에 관한 문제는 자신이 알아서 한다는 말에 민도 안심을 하면서 즐기긴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그 뜨겁고도 경이로운 질 속을 생생하게 피부로 느끼는 게 더 좋았다.
“ 사랑해~ 민아~”
“ 나도 종희야...”
쪽쪽 소리까지 내가면서 성기를 통째로 뽑을 것처럼 빨던 종희가 그제야 위쪽으로 올라와 키스를 했다.
민은 자신의 벗은 몸을 누르는 뭉클한 젖가슴과 다리를 간질이는 사그락거리는 음모의 부드러운 촉감을 기분 좋게 느꼈다.
♩~♪ ~♬ ♩~♪ ~♬
“ 잠깐만~ 민아~ 내 핸드폰이야...”
“ 으, 응...”
그때 갑자기 실내를 울리는 음악소리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 응? 종규네?”
“ 그래? 어서 받아봐...”
벗어놓았던 옷을 뒤적거려 핸드폰을 꺼내든 종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여보세요? 응...왜?....응...있어...잠깐만....민아~ 받아봐~ 좀 바꿔달래...”
“ 나? 이리 줘...”
몇 마디를 하던 종희가 내미는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 여보세요? 종규냐?”
“ 응...그래...어디야?”
“ 으, 응...근처..왜?..”
“ 어휴~ 하여간에...완전히 맛을 들였구나..들였어...”
“ 뭐, 뭐가? 임마...”
“ 후후~ 자식이 시치미를 떼기는? 소리를 딱 들으니까 DVD 방인데?
보나마나 영화는 안보고 빠구리를 좆나게 하고 있었겠지....크큭....”
“ 야...야...그런 거 아니야...”
“ 됐어..임마..나도 거기서 한두 번 해본 줄 아냐? 짜릿한 게 죽이지?”
“ 헛소리는 그만하고....무슨 할말이 있으니까 전화를 한 거 아냐?”
“ 아차~ 내가 깜빡 했다...너 빨리 와...”
“ 왜 임마?”
민은 전화를 받는 동안에 다시 하체에 달라붙어 성기를 빠는 종희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짜증이 났다.
한참 즐거운 때에 전화를 한 것만해도 그런데 오라니?
“ 야~ 임마..내가 널 방해하려고 그러겠냐? 일 터졌어...빨랑 와...”
“ 일? 뭐가?”
다급한 종규의 목소리에 종희를 멈추게 했다.
그냥 장난으로 전화를 한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 너 지민이한테 여기 온다고 했다며?”
“ 뭐? 지민이? 혹시?”
“ 그래...임마...좀 전에 지민이가 왔어....”
“ 그, 그래서?”
민은 깜짝 놀랐다.
얼마나 놀랐던지 종희의 혀 놀림에 슬그머니 다시 일어서는 기미가 보이던 성기가 풀이 팍 죽을 정도였다.
“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술을 사러 잠깐 나갔다고 했지..
그러고는 살짝 밖에 나와서 몰래 전화를 거는 거야...그러니까 빨리 와...”
“ 야...야...그러면 종희는 어쩌라고?”
“ 걱정하지마...너희 둘이 같이 사러 갔다고 했으니까 잔말 말고 바로 오기나 해...
참...술을 사는 거 잊지 말고...알았지?”
“ 그, 그래...고맙다...알았어...”
민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겨우 가라앉혔다.
역시 잔머리가 잘 돌아가는 종규답게 종희까지 다 계산을 하고 둘러댄 모양이었다.
“ 왜? 뭐래?”
“ 으, 응....그게...”
민은 여전히 한 손으론 성기를 조몰락거리면서 핸드폰을 건네 받은 종희의 물음에 조금은 미안해하며 이야기를 했다.
“ 휴~ 할 수 없지..뭐..빨리 가자...”
“ 미안해..종희야...”
“ 아니야...이게 뭐 네가 미안해할 일이니? 그리고 지민이 하고는...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잖아?”
“ 고마워...”
“ 웅~ 그래도 너무 아쉽다...한번 더 하고 싶었는데....헤헤~ 쪼옥~”
“ 종희야...”
다시 고개를 숙여 성기를 빠는 종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중얼거렸다.
점점 더 종희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데야 당연한 일이었다.
“ 어때? 이상하지 않아?”
“ 응...괜찮아..난 어때?”
“ 응...민이 너도 괜찮아...”
“ 미안해...술까지 사게 하고...”
“ 아이~ 참..그러지 말라니까? 나중에 돈을 벌면 그때 맛있는 거 많이 사줘...알았지? 약속?”
“ 그래...약속할게...종희야...”
“ 헤헤~ 좋아~ 어서 올라가자...”
“ 응..”
양 손에다 비닐봉지를 든 채로 옥탑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서로의 매무새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DVD 방에다 술까지 부담한 종희에게 미안했지만 자신의 무안함을 예쁘게 감싸주었다.
종희 스스로가 장담을 하는 것처럼 용돈이 꽤나 넉넉해 보이는 게 그나마 위안이랄까?
“ 민아~”
“ 으, 응? 지, 지민아? 너 여기는 웬일이야?”
안으로 들어서자 너무나 반색을 하는 지민이었다.
물론 종규가 몰래 전화를 한 걸 모르게 하기 위해서는 놀라는 척을 해야 했다.
그래야 종희와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을 테니까...
다행히도 낯선 남자애들 사이에 혼자 있기가 꽤나 거북했던지
지민은 자신을 보고 반가움에 종희를 크게 의식할 겨를이 없었던 것도 같았다.
자신을 보자마자 눈물이라도 글썽일 것처럼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니...
“ 으..응...학교가 끝나고 뭐 좀 살 게 있어서 근처에 왔다가...
네가 여기 온다고 했던 게 생각나서 혹시나 하고 들렀어...미안해...놀랐지?”
“ 아, 아니야..잘 왔어...”
눈치를 보면서 머뭇거리는 지민에게 무척이나 미안했다.
근처에 볼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일부러 온 것이 분명했다.
그 동안 많이 외로웠나 보았다.
하기야 자신이 계속 피해버렸으니...
그런데 토요일인 오늘을 잔뜩 기대를 했을 텐데도 그마저도 모른 척해버렸었다.
자신은 마음을 채워줄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라 단지 성욕을 풀 상대가 필요했던 것일까?
종희와 관계를 가지고 난 다음부터 지민에게 꽤나 냉정해진 자신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생각을 해봐도 막상 순간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었다.
“ 괜찮겠어? 오늘은 미리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을 거 아냐?”
“ 으, 응~ 아까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영화를 보고 조금 놀다가 언니네에 가서 잘 거라고...”
“ 지영이 누나?”
“ 응~”
다른 녀석들이야 아직 종희와의 사이를 모르고 있는데다가
지민과도 생일날 처음 본 것이라서 그냥 갑자기 벌어진 술판을 좋아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리 말을 맞추지 않았어도 종규와 종희는 둘이 붙어 앉아서
지민이 의심을 못하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예정에 없던 자리였지만 생일날 이후로 처음 이렇게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것도 꽤나 즐거웠다.
더군다나 내일은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도 되니 마음에 부담이 없어 더 그랬다.
단지 옆에 앉아서 홀짝거리면서 술을 마시고 있는 지민이 조금 걱정이 되었다.
“ 누나...결혼을 한 거야?”
얼굴은 어렴풋하지만 당시 여고생이었던 지영 누나를 기억을 하고는 있었다.
“ 아, 아니야....”
“ 응? 그런데 따로 살아?”
“ 으, 응...직장을 다니는데 불편하다고...나가서 살아...”
“ 직장이 먼 모양이네? 그러면 누나네도 멀 텐데...”
“ 아니야...그건 아니고...여기서 우리 집보다 더 가까워...
언니가 그게 편하대..처음에 그걸로 엄마랑 많이 싸웠었어...”
“ 그렇구나....그러면 누나한테도 전화를 한 거야?”
“ 엄마랑 통화하고 바로 했더니 안 받아...”
“ 그러면 어쩌려고?”
“ 나중에 다시 해보지..뭐~ 그리고 나한테도 키가 따로 있어...
전에도 종종 주말에 가서 자고는 했어...그래서 그냥 가도 돼...”
“ 으, 응...알았어...”
자세한 건 말하기를 조금 꺼려하는 듯한 지민의 모습에 뭔가 속사정이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 야~ 임마...너 어쩌려고 그래? 감당도 못할 거면서...”
“ 뭐가?”
종규가 답답한데 나가서 담배나 한대 피자는 말에 슬며시 따라 나왔다.
뭔가 할 이야기가 있는 눈치였다.
그리고 민은 조마조마한 긴장에 조금 답답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자 담배를 건네준 종규가 자신도 피워 물고는 갑자기 말을 꺼냈다.
“ 뭐긴 뭐야? 쟤들 말이야..지민이하고 종희...”
“ 걔들이 왜?”
“ 햐~ 이 자식?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더니...
이제 걸음마를 배운 놈이 뛰는 건 고사하고 아예 날려고 해?
양다리 같은 거 함부로 흉내를 내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진다?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냐...임마...보기엔 대충하면 될 거 같지?
여자애들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잘못하면 아주 좆 돼....”
“ 자식이 무슨 양다리씩이나...”
민은 내심 뜨끔했다.
솔직히 양다리 정도가 아니라 엄마까지 생각하면....
“ 휴~ 내가 임마...괜히 여자애들을 돌리겠냐? 신경 쓰기가 귀찮아서 그랬지...”
“ 자식이 말을 해도? 그러면 지금 나보고도 그러라고?”
“ 아니야...임마..그러니까 내가 이러지...”
“ 그러면 어쩌라고?”
이런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조언을 들어야 하는 게 쪽 팔리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종규는 말 그대로 선수였으니까...
“ 그래도 넌 종희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나마 낫지...문제는 지민이 아니겠냐? 오늘도 그렇고...”
“ 그래....그건 네 말이 맞아...”
“ 너...아직 지민이 못 먹었지?”
“ 또 그 소리냐?...그거야 그러고 나서는 종희를 만나느라 시간이...”
“ 픽~ 핑계는? 임마..둘을 한자리에서 같이 잡아 먹을 것도 아니면서 종희는 왜? 네가 병신이라 그렇지...”
“ 너....”
순간 울컥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 일단 지민이부터 빨리 먹고 봐.....”
“ 뭔 소리야?”
“ 너...지금 상태로는 만약에 지민이가 알면 못 잡아....다시 말해서 딴 놈 좋은 일을 시킨다는 거지..
솔직히 지민이를 따고 싶지 않아? 더군다나 숫처녀 같은데 그걸 딴 놈한테 줄 거야?”
“ 아~ 씨발~ 말을 해도...”
종규의 말을 듣자 열이 화끈 올랐다.
다른 남자가 지민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자 주먹이 저절로 쥐어졌다.
“ 그러니까 눈치를 까기 전에 빨리 해치워...
그래야 나중에 들키더라도 매달리던지 놓치던지 간에 덜 억울할 거 아니야?”
“ 임마..그게 내 맘대로 되냐?”
“ 어휴~ 이러니 내가 속이 터지지...나 같았으면 벌써 먹어도 수십 번은 먹었겠다...”
“ 너 잘났다...개새끼...”
감정이 팍 상했다.
처음부터 은근히 종규가 지민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눈치를 채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친구의 여자에게 함부로 손을 댈 놈은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리고 지금 말도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라는 것도....
어쩌면 빨리 지민을 내 걸로 만들어 자신에게 딴 생각이 들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알면서도 종규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듣자 열부터 뻗쳤다.
“ 아~ 씨발 놈...하여간에 까칠하기는? 임마...오늘 기회를 잘 살려봐라...
내가 알바 가기 전까지 분위기를 팍팍 살려서 지민이가 취하도록 만들어줄 테니...
그래도 못하면....나도 더 이상은 모르겠다...들어가자....”
“ .....”
민은 종규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리면서도 손목을 끄는 대로 못이기는 척 걸음을 옮겼다.
더 이상은 모르겠다는 게 무슨 뜻일까?
신경을 안 쓰겠다는 걸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것일까?
왠지 물어보기가 두려워졌다.
“ 헤헤~ 민아~”
“ 아휴~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정신 좀 차려봐...여기가 맞아?”
“ 응~ 맞아~ 헤헤~”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지민의 허리를 붙잡고서 아파트의 문 앞에서 주저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만 되면 입구까지만 바래다 주고 말 것을 그러기엔 너무 취한 것이었다.
종규의 부추김 때문이지 아니면 그간에 쌓인 마음 고생 때문에
자발적으로 그렇게 한 건지는 몰라도 겁도 없이 벌컥벌컥 술을 마신 지민이었다.
“ 웅~ 언니...아직 안 들어온 것 같아...흐응~”
“ 그래? 키는 어디 있어?”
“ 잠깐만...웅~”
“ 이리 줘..내가 찾을 게...”
“ 헤헤~ 고마워~ 사랑해~ 민아~ 쪽~”
초인종을 여러 번 눌러도 인기척이 없자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솔직히 이렇게 취하도록 만들어 데려온 걸 보고서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언니는 이런 거 다 이해를 해주니까 걱정 말라고 지민이 큰 소리를 쳤지만 어디 그게 그런가?
가방을 받아 열쇠를 찾는 동안 자신에게 매달려 뺨에다 입맞춤을 하는 지민이 한편으론 귀엽기도 했다.
“ 우아~ “
아무도 없는 조용한 아파트는 혼자 살기엔 조금 크다 싶을 정도였다.
엄마와 둘이 지내는 자신들의 공간보다 훨씬 넓은(하기야 당장 방만 해도 세 개였다..) 이곳이 씁쓸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지민이 알려주는 방으로 들어서자 싱글베드가 놓인 아기자기한 실내가 보였다.
지민이 만세를 부르듯이 양팔을 든 채로 침대로 털썩 드러누웠다.
그러자 그 순간 치마가 펄럭이면서 흘깃 새하얀 팬티가 보여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종규의 말이 생각났다.
딴 남자가 저기를?
가슴 속에서 불이 확 올라오며 아래가 뻑뻑해지는 것 같았다.
어쩌지?
종규가 장담을 한 것처럼 지민은 아주 무방비 해져있었다.
“ 민아~ 키스해줘...응? 요즘은 한번도 안 해주고...내가 싫어진 거야?”
“ 아니야...지민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드러누운 지민의 옆에 앉았다.
술기운으로 조금은 발음이 새는 것 같은 지민의 칭얼거림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웠다.
뺨을 쓰다듬자 보들보들하면서도 뜨거운 살결이 만져졌다.
만지고 있는 손등에다 지민이 자신의 손을 올려놓고는 촉촉한 눈망울로 올려다보았다.
고개를 아래로 가져가자 지민이 눈을 감으면서 입술을 내밀었다.
빨갛고 도톰한 입술....
며칠 만인데도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은 보드라운 감촉을 느끼면서 스르르 열리는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목을 안아오는 지민의 몸으로 엎드리면서 혀를 빨기 시작했다.
그때 집의 거실에서 이후로 처음이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여체가 몸에 붙어왔다.
굉장히 그립고 포근한 느낌....
천천히 한 손을 올려 젖가슴을 쥐었다.
“ 흐응~”
지민에게서 콧소리가 흘러나오면서 몸이 꿈틀거리고 혀를 더욱 강하게 빨아왔다.
목이 마른 듯이 꿀꺽거리면서 타액을 넘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손안을 가득 메운 채로 부드럽게 만져지는 살덩어리의 중간에서
손바닥을 찌르는 작은 꼭지를 꾹 누르듯이 비비며
민은 왠지 지금은 지민이 모든 걸 받아줄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너무나 감미롭게 만져지는 젖가슴의 느낌을 아쉬워하면서도 손을 떼어서 아래로 가져갔다.
동글동글한 무릎의 살결이 매끄러웠다.
그 부드럽고 따스한 살결을 쓰다듬자 지민은 간지럽기라도 한 것처럼 다리를 비비 꼬았다.
하지만 오히려 목을 더 꽉 껴안고 혀를 강하게 빨아들이는 건 자극이 된다는 거겠지?
지민에겐 조금 미안한 이야기였지만 종희와의 경험이 이럴 때 도움이 되고 있었다.
무릎의 안쪽을 매만지던 손을 위로 끌어올렸다.
비단처럼 매끄럽게 손바닥을 스치는 살결을 따스하게 달구면서 허벅지까지 올라왔다.
허벅지 안쪽 두툼한 살을 가볍게 쥐어보자 지민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게 전해졌다.
왠지 저 깊은 곳이 젖기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팬티 속에서 농익은 과육이 쩍 벌어져 달고 끈적한 과즙이 흘러내리는 걸 상상하자
입안이 바짝 타오면서 성기가 터질 것처럼 꿈틀거렸다.
잠시 멈추었던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손등을 살짝 스치는 치마를 뒤로하고 더 들어가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허벅지가 만나는 곳이 가까워지면서 틈이 좁아지고 있었다.
손가락의 양쪽에 닿는 허벅지 깊숙한 속살의 체온을 느끼며 손끝에서 얇은 천이 만져졌다.
흠칫~
따스하고 촉촉한 습기와 함께 허벅지와 천 아래의 연약한 살결이 경직을 했다.
과연 어떻게 될까?
지민은 전처럼 또 여기까지만 인정을 할까?
아니면 자신의 예감대로 이루어지는 걸까?
“ 민아....”
시계바늘이 멈추어진 것처럼 손끝을 팬티의 아래쪽에 댄 채로 우뚝 서자
갑자기 지민이 손목을 잡아오면서 입술을 떼고 속삭였다.
역시...또 인가?
그냥 무시하고서 계속 했어야 할까?
자신의 예감을 믿고 지민의 동의를 얻으려고 기다린 게 조금 후회가 됐다.
또다시 자신을 막는 손길에 실망과 허탈 그리고 작은 분노까지 느끼고 있었다.
“ 민아...만져...참지마...하고 싶은 대로 해....”
“ 지, 지민아?”
“ 사랑해...민아..정말....”
그때였다.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건....
손목을 잡은 지민의 손이 밀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이 끌어당기는 게 아닌가?
그리고는 사랑한다고 속삭이면서 다시 뜨겁게 키스를 해왔다.
드디어....
민은 가슴이 벅차 올랐다.
축축하게 젖은 팬티 속에서 뜨겁게만 느껴지는 벌어진 꽃잎이 꿈만 같았다.
하지만 얇은 천을 적시고도 점점 더 미끈미끈한 액을 쏟아내며
손끝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연약한 살결은 결코 꿈이 아니라고 말을 해주고 있었다.
오솔길을 타고 미끄러지는 손가락을 따라 계곡이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지민의 하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 아~ 민아~”
잔뜩 성을 낸 싹을 비비자 지민의 입술이 떨어지더니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이 터져 나왔다.
“ 지민아...사랑...”
“ 지민이 왔니?”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이 감격을 전하려 할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들려온 낯선 여자의 목소리...
민은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 꺅~ 뭐, 뭐야? 당장 안 떨어져~!!”
한 손으론 지민의 목을 안고 다른 손으론 음부에다 댄 채로
멍하니 고개를 돌렸던 민은 찢어지는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그러자 젊은 여자가 눈에서 불덩어리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이 해서 노려보고 있었다.
방안을 가득 메우듯이 밀려드는 증오심...
어지러울 정도로 너무나 생생한 감정이 전해져 오자 머리 속이 텅 비는 것 같았다.
짝~
“ 악~ 어, 언니~!!”
“ 이 양아치 같은 새끼...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감히...”
“ 누, 누나~!!”
“ 누구보고 감히 누나야?”
짝~
연이어서 양쪽 뺨에 불이 나는 것처럼 화끈거렸다.
“ 흑~ 어, 언니..제발...”
“ 지민이 너...빨리 안방으로 가~ 빨리~~!!”
“ 흑흑....”
흐느끼면서 언니에게 다가갔던 지민은 고함소리에 질려서 방을 나갔다.
그리고는 멍하니 뺨에다 손을 올리고 있던 민에게로 지영 누나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 이...이...”
“ ....”
분에 못 이겨 말도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은 지영 누나의 모습에 민은 입을 열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 서운한 감정도 들었다.
그래도 어릴 때는 자신을 꽤나 귀여워했는데....
아니,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지...”
“ 저....”
“ 너 이러고 다니는 걸 네 부모는 알아? 아니지..볼 필요도 없겠지..안 봐도 뻔해....”
“ 그런...”
민은 갑자기 부모님을 들먹이는 말에 울컥해서 노려보았다.
부모님..아니...아버지라는 인간은.....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자신의 현재가 더욱 미치도록 만들었다.
“ 어딜 눈을 부릅떠? 나가~ 당장에 내 집에서 나가....다시는 내 동생 주변에서 얼쩡거리지 마....
만약에 그랬다가는 정말로 가만두지 않겠어..너 같은 양아치 새끼가 감히 집적댈 애가 아니야...”
“ .....”
“ 빨리...사라져...!!!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답답했다.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 거지?
정신 없이 도망을 치듯이 나오면서도 대꾸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아파트를 빠져 나와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들고서야 화끈거리는 뺨에 만져지는 손자국과 함께 눈물이 흘러나왔다.
구체적으로 뭐가 슬프고 뭐가 화가 나는지도 잘 몰랐다.
하지만 터져버릴 것 같은 가슴 속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 미, 민아?”
“ 헤헤~ 엄마 왔어?”
정윤은 내일이 쉬는 날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들이 거실 바닥에 앉아서 소주를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한눈에도 많이 취해 보이는 아들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맨바닥에다 달랑 김치만 놓고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에
가슴의 한구석이 아파오면서 서러움으로 눈물이 먼저 쏟아지려는 건 왜일까?
“ 우리 아들...무슨 일이 있니? 왜 그래?”
“ 헤헤~ 아니야...엄마..그냥....술을 먹고 싶어서...”
“ 그래? 그러면 나랑 같이 먹자..나도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우리 아들이랑 한잔하고 싶네?
잠시만 기다려...내가 안주를 만들어올 테니까...절대 혼자 먹지 말기...알았지?”
“ 으, 응....헤헤~ 사랑하는 우리 엄마~”
“ 그래..그래...나도 사랑해...”
코를 찌르는 술 냄새와 함께 그 커다란 몸으로 덥석 안아오는 아들의 등을 두드렸다.
그냥 술을 먹고 싶었다는 말이 거짓말인 걸 왜 모를까?
아들의 목소리에 가득 담겨진 슬픈 감정이 이렇게 날 울리려 하는데....
정윤은 아들의 이마에 입을 맞추어주고는 주방을 향했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 가게에서 고기를 좀 챙겨온 게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