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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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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긴장으로 인해서 온몸에 경련이 생길 지경이었다.


이미 해본 일인데도 엄마가 술에 취해 잠들었을 때와는 천양지차였다.


등으로 땀이 촉촉하게 베이는 걸 느끼며 젖가슴을 쥐고 있던 손을 빼서 엄마의 엉덩이에다 올렸다.


부드러운 얇은 천 아래로 탱탱하게 탄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 자신의 한 다리를 붙든 엄마의 허벅지가 순간적으로 더 조여지는 느낌이 든 건 착각일까?


이럴 경우 전까지는 엄마가 깨지 않길 바랬다면 지금은 아니었다.


그래야만 자신이 믿고 있는 엄마의 묵인이란 사실이 성립되니까....


그렇게 생각해서일까?


무릎 위쪽을 누르고 있는 도독한 엄마의 가랑이가 더욱 뜨거워진 것도 같았다.


 


‘ 뭐 이 정도야 괜찮겠지만...’


 


치마 위로 엄마의 엉덩이를 살짝 쓰다듬어보았다.


종희나 지민과는 또 다른 대지처럼 풍만하고도 부드러운 살결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조금 전보다는 확실히 엄마의 허벅지가 움찔하는 것 같았다.


조금씩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엄마는 잠이 든 게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왜 자는 척을 하는 걸까?


내가 편하게 움직이라고?


아니면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려고?


그렇다면 엄마는 어디까지 용인을 하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최소한 지금처럼 엉덩이를 만지는 정도를 염두에 둔 건 아닌 게 분명할 거다.


그랬다면 구태여 이럴 필요도 없을 테니...


 


문득 과연 엄마가 자신의 손이 어디까지 갔을 때 눈을 뜰지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면 지난 밤에 자신이 엄마를 종희로 착각하지 않았다고 해도


어쩌면 엉망으로 취한 탓에 지금 이상으로 행동을 했을지도 모른다.


잠이 들었던 엄마의 질 입구에다 손가락을 살짝 넣기까지 했었다.


술로 인해서 판단이 흐려졌다면 엄마인걸 알고서도 팬티 속으로 손을 넣었을지도...


물론 종희로 착각했다면 더했을 터이지만...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엉덩이를 살짝 쥐어 보았다.


손바닥에 달라붙듯이 두툼한 살이 잡히자 엄마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좋아...확실해...분명히 어젯밤에 뭔가 있긴 있었어...


이번에는 두 엉덩이를 한꺼번에 쥐면서 가운데손가락을 엉치뼈 밑의 골 사이로 깊숙이 찔러 넣어봤다.


 


움찔~ 부르르~


순간적으로 엄마의 음부가 무릎을 꾹 누르면서 파르르 떨렸다.


그러자 무릎 위의 살로 따스한 습기가 느껴졌다.


젖고 있어...엄마가...


그것도 엄마가 깨어있는 채로...


 


가슴이 벅차 오르면서 숨이 가빠왔다.


지금까지의 망설임이 사라졌다.


엄마의 치마를 잡아 허리 위로 젖혔다.


그리고는 팬티에 쌓인 엉덩이를 잡았다.


밀가루 반죽처럼 부드러운 살덩이가 손을 밀어낼 듯이 반발을 했다.


 


매끄러운 천을 더듬어서 다시 골을 따라 깊숙이 손가락을 미끄러뜨렸다.


그러자 자신의 무릎에 짓눌린 따스한 곳이 손끝에 걸렸다.


배어 나온 습기로 축축하게 젖은 얇은 천 아래의 찢어진 살 틈이 떨고 있었다.


그때 조용하던 엄마의 입에서 큰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게 신호가 되었을까?


민은 팬티 밑단을 살짝 파고들어 손가락을 밀었다.


드디어 그렇게 애타게 찾던 물기로 젖은 매끄러운 점막이 손끝에 느껴졌다.


 


“ 하악~”


“ 엄마...”


 


처음으로 엄마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때...


딩동~ 딩동~


 


“ 어, 엄마...”


“ 민아...”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번쩍 뜨여진 엄마의 눈...


막상 생각지도 못한 방해꾼과 함께 마주친 엄마의 눈길에 몸이 굳어져버렸다.


왜일까?


머리로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키스와 함께 손을 계속 움직이고 싶은데도


마비가 된 것처럼 몸은커녕 입마저 열수가 없는 것은?


 


딩동~ 딩동~


 


“ 괜찮으니까...나가봐...누가 온 것 같은데...”


“ 어, 엄마...그냥...”


“ 어서...급한 일인지도 모르잖아?”


“ 으, 응...”


“ ..내가 그랬잖아? 엄마는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한다고...겁내지마...사랑해..우리 아들...”


“ 응...엄마...”


 


차라리 그냥 갔으면 좋으련만 계속 초인종을 울려대는 누군가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당황하고 주저하는 자신을 달래기라도 하는 것처럼


뒤쪽에서 팬티 속으로 들어와 음부에 놓인 손을 엄마가 쓰다듬으면서 속삭였다.


그제서야 민은 안정이 되어 아쉬움을 접고서 손을 빼냈다.


잠깐이었지만 그 축축하고 뜨거웠던 곳의 느낌이 환상은 아니었다는 듯이 손끝에 묻은 애액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머리를 매만지는 엄마를 보며 급히 옷장에서 바지를 꺼내 입고서 방을 나섰다.


그리고 재촉을 하듯이 아직도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짜증스러움을 억지로 달래면서 문에다 눈을 가져갔다.


 


“ 헉~ “


 


지민이?


현관문 렌즈를 통해서 보인 건 초조한 모습의 지민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여기를 왜? 그것도 하필이면 지금....


어제 지영 누나에게 봉변을 당할 때도 지민에게 가져보지 않았던 원망과 미움이 솟아났다.


어떻게 해야 하지?


민은 눈을 댄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만 있었다.


제발 그냥 가주기를 바라면서...


 


“ 민아~ 민아~ 없어? 민아~”


 


그러나 그런 자신의 바램도 모른 채 이제는 애타게 부르기까지 하는 지민이 야속했다.


 


“ ..나가봐...널 만나러 온 것 같은데...”


“ 어, 엄마?”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엄마가 나와있었다.


 


“ 빨리...”


“ 아, 알았어...엄마..잠깐만 나갔다 올게...금방이면 돼...”


“ 알았으니까 빨리 나가봐...”


“ 으, 응...”


 


엄마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은 것 같았다.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왠지 예감이 안 좋았다.


민은 차라리 빨리 만나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미, 민아....있었구나...”


“ 으, 응...잠깐만 따라와...”


“ 응? 왜...”


“ 엄마가 계셔...오늘 쉬는 날이야...”


“ 미, 미안해...난 모르고...”


“ 빨리 따라와...”


“ 으, 응...”


 


화가 나서일까?


자신도 모르게 무뚝뚝하게 내뱉고 있었다.


그러자 지민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기가 팍 죽어서 종종걸음으로 따라왔다.


 


 


“ ...나쁜 녀석....”


 


정윤은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화가 치솟았다.


겉치레라도 차마 안으로 맞아들이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나가보라는 말도 겨우 나왔으니까....


차라리 조금만이라도 빨리 오던지...


최소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아들의 손에다가 뻔뻔하게 몸을 맡기기 전이었다면


속마음이야 어떻든 간에 담담하게 아들의 친구를 대하듯이 할 수가 있었을 텐데...


조금 전 자신의 팬티 속으로 들어와 음부를 만지는 손가락을 적시면서 응원이라도 하듯이 쓰다듬어주기까지 하고 난 지금에는....


 


아니, 그것보다도 먼저...여자아이가 이렇게 집에까지 찾아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들과 육체관계가 있다는 것까지도 상정을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눈앞에 부딪치자 너무나 아팠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도 생각을 못했다.


미성년자인 저 아이들이 몸을 섞었다면 어디였을까?


언제나 자정이 되어서야 들어오는 자신....


그러면 가장 손쉽고 안전한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어제도 아들과 싸운 건 여기였을 것이다.


그것도 언제나처럼 둘이 엉켜서 온갖 음란한 짓을 한 다음에...


나쁜 자식...


어떻게 우리 둘만의 소중한 보금자리에다 여자를 끌어들여서는....


그래 놓고도 뻔뻔하게 이 엄마를 유혹하고 안았던 것이다.


조금 전까지 아들의 품에 안겨서 달콤함으로 뜨거운 숨결을 토해낸 자신이 한심했다.


 


저 여자아이는 내가 쉬는 날인 줄 모르고 찾아왔을 게 분명했다.


그것도 한 가지 목적으로....


남녀가 싸운 다음에 가장 쉽고 흔하게 화해를 하는 방법은 뻔했다.


자신과 남편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으니까...


아마 자신이 없었다면 몇 마디 사과를 주고 받고는 저 침대에서 둘이 알몸으로 달라붙었을 거다.


가슴에서 불이 치솟았다.


그리고 너무나 아파왔다.


분해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쩌면 이런데도 아들에게 화를 내고 따질 수도 없다는 사실이 더 억울한지도 모른다.


 


따지기는 고사하고 감정마저 숨겨야 한다.


뭐라고 따질 건가?


왜 여자친구가 찾아오게 했냐고?


우리 집에서 섹스를 했냐고?


아니면 나를 두고 그럴 수가 있냐고 할까?


 


“ 흑흑....”


 


정윤은 혹시나 금새라도 아들이 돌아올까 화장실로 들어가 울음을 삼켰다.


 


 


“ 어쩐 일이야?”


“ 그, 그게....어제는....흑...미안해...정말 미안해...흑흑...”


 


사람들을 피해서 집 근처 건물의 뒤쪽으로 갔다.


일부러 찾아와서는 사과를 하며 눈치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지민의 모습에


애처로움보다는 짜증을 느끼는 자신이 싫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자신의 머리 속에는 지민이나 지영 누나가 아니라 엄마만 가득 차 있으니까...


차라리 지민이 이렇게 오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엄마와의 결정적인 순간을 방해하지 않고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갔더라면...


자신은 내일 지민을 만나 안심을 시키면서 포근히 안아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억지로라도 도저히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를 않았다.


너무나 속 좁고 이기적인 생각이란 걸 알면서도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 자매가 짜고서 자신을 괴롭히려고 작정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 그건...됐어...네가 나한테 사과할 일이 아니야...”


“ 흑...하지만...어제 언니가 너한테....”


“ 그래서? 네가 대신에 사과를 하겠다고?”


“ 흑...미안해....민아..제발...”


“ 왜? 누나가 사과를 전해 달래?”


“ 흑흑...그, 그건....흑...”


 


훌쩍이면서도 지민이 당황해 했다.


그러면 그렇지...지영 누나가 그렇게 했을 리가 없었다.


아니, 그전에 지민이 날 위해 변호를 할만한 말이 뭐가 있었을까?


지영 누나의 말과 행동이 조금 심했다손 치더라도...


어찌되었던 간에 지영 누나의 입장에서는 동생을 망칠 뻔한 나쁜 놈일 뿐이다.


민은 그걸 뻔히 알면서도 한번 삐딱하게 나가기 시작한 말을 스스로 걷잡을 수가 없었다.


 


“ 그래..거봐...그러니까 네가 대신에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


  너한테는 아무런 유감이 없으니까 그건 걱정하지마...너 집에 안 들리고 바로 온 거야?”


“ 훌쩍~ 으, 응....너한테 사과를 먼저 하려고...훌쩍~”


“ 그건 됐다니까?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고...빨리 집에 가...내가 차를 잡아줄게...가자...”


“ 훌쩍....으, 응....”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고 그게 될법한 소리인가?


자신이 지금까지 한 말이나 냉정하다 못해 화를 내는 것 같은 이 말투를 듣고서야....


지민은 반 강제로 끌다시피 하는 민에게 손목을 잡힌 채로 맥없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어쩌면 지민은 지금 슬픈 정도가 아니라 절망을 느끼고 있을지도 몰랐다.


애초에 이런 걸 기대하고 오지는 않았을 테니...


용서해주고 따스하게 안아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있다는 말에는 여자친구라고 인사를 시켜주는 모습을 상상했을지도...


 


민은 자신이 이렇게나 모질고 이기적인 인간이었나 하고 의아할 정도였다.


그러나 마음이 초조하다 못해서 화까지 나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그런 걸 숨길 정도로까지 아직은 능숙하지가 못했다.


아까 엄마의 심상치 않았던 목소리가 생각나 한시가 급할 뿐이었다.


애처로운 지민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고는 가느다란 손목을 쥔 채로 냉정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엄마...”


“ 갔니? 종희..라는 애야?”


“ 으, 응...엄마...어제 화를 낸 걸 사과하러...”


“ 그래? 잘 됐네? 점심 먹자...”


“ 어? 응....”


 


집으로 들어서자 주방에서 등을 돌리고 있는 엄마가 보였다.


다가가 불렀지만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역시 아까의 예감대로였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왠지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것 같아서 불안하더라니....


 


“ 어, 어디가?”


“ 응...목욕을 좀 갔다 올게...어디 나갈 거야?”


“ 아, 아니야...잘 다녀와...”


 


밥을 먹는 동안에도 달그락거리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렸다.


엄마는 한번도 눈을 맞추지조차 않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한 건지는 몰라도 미안한 마음에 주눅이 든데다가 착 가라앉은 엄마의 분위기에 말도 못 붙였다.


상을 치운 뒤에 갑자기 이불과 침대시트를 걷어내는 엄마를 도우려 하자 거절했다.


그리고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하던 민을 못 본척하던 엄마가 빨래를 널고 난 다음에 집을 나섰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목욕을 간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 아이~ 씨~ 미치겠네?”


 


분명히 지민 때문인 건 맞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는 몰랐다.


엄마가 질투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은 기뻤다.


하지만 아까 지민이 오지를 않았다면 구태여 질투 같은 걸로 엄마의 마음을 확인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는데...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분위기가 퇴색되었지만 그래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래도 또 다시 짜증과 화가 나는 건 당연했다.


 


지민이 이 계집애....일부러 이러는 것도 아니고....


지민과 엮인 일에서는 결정적일 때마다 꼬이다 보니 별 생각까지 다 들었다.


가만....혹시 정말?


설마 아니겠지? 지민이 걔가 그럴 애는.....


 


어릴 때부터 봐온 지민이기에 절대 아니라고 되뇌면서도 한번 그런 생각을 하자 망상이 무럭무럭 피어났다.


별로 경험은 없어도 남자의 마음을 갖고 노는, 흔히 말하는 어장관리를 하는, 그런 여자에 대해서 모르지는 않는다.


 


아니야...그건 아니지...


늘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막은 것도 계획적이고,


어쩌면 어제도 지영 누나가 올 시간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하던 민은 픽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엄마와 그 시간에 그럴 걸 알고 있었다는, 말 그대로 소설까지 쓰게 되는 것이었다.


공상을 한 탓에 기분이 조금 풀어진 것도 같았다.


민은 거실바닥에 덜렁 드러누우면서 엄마가 오면 어떻게 기분을 풀어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 속에서 지민에 대한 의심의 싹이 돋아났다는 걸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다.


 


 


“ 엄마...”


“ 빨리 자...내일 학교에 가려면....”


 


이불과 시트를 갈기를 잘한 것 같았다.


막상 눕고 보니 생각보다 거부감이나 불쾌한 기분이 들지를 않았던 것이다.


낮에는 찝찝하고 불결한 기분에 무작정 빨아버렸다.


밟고 두드린 다음에 박박 문지르자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러고도 완전히 시원해지지 않아서 목욕을 갔다가 머리까지 했다.


그러자 한결 나아졌지만 아들의 얼굴을 보자 괜히 화가 났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TV를 보면서도 아들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잘 때가 되어서 순간적으로 전같이 거실에서 잘까 하고 생각을 해봤지만


그러기에는 스스로가 너무 옹색하기도 한데다가 그건 아들과의 약속이었다.


더군다나 생일선물이 아니었던가?


아니, 그것보다는 솔직히 아직도 화가 조금 나기는 했지만


아들과 가지게 된 따스하고도 두근거리는 분위기를 놓치기가 싫었다.


그리고 자신의 눈치를 보면서 종일 전전긍긍하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조금 풀리기도 했다.


그래서 모른 척 아들 옆에 몸을 눕히고는 등을 돌렸다.


 


불을 끄고도 숨소리만 내면서 어쩔 줄을 몰라 부스럭거리는 아들의 행동이


조금 우습기도 하고 귀엽게도 느껴져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안으면서


기분을 풀어줘야 하는 걸 모르는 아들이 답답하고 조금 서운하기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조심스럽게 자신을 부르는 아들이 반가우면서도 냉랭하게 말이 나간 건...


 


“ 엄마~ 미안해...내가 잘못했어~ 제발 용서해줘...”


“ 뭘?”


 


그때 뒤에서 와락 안아오면서 뒷덜미에다 얼굴을 묻는 아들....


생각하다 안되니까 어리광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같았다.


정윤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연인이라면 안 통할, 아니 어쩌면 여자가 질색을 할지도 모르는 악수가 되겠지만...


아들이기에 너무나 효과가 좋은 방법을 아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응어리가 사르르 녹는 걸 느끼면서도 한번 더 튕겨보았다.


그냥 이렇게 흐물흐물 녹아버리기엔 왠지 억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역시 아들의 따스한 체온과 체취는 너무나 좋았다.


 


“ 으, 응...전부다...그리고..나 걔랑 그만 만날게...”


“ 미, 민아?”


“ 응..걔...별로야...성격도 안 좋고..얼굴도 그저 그런데다가...”


“ 민아....”


“ 으, 응?”


 


민은 종희에게 속으로 용서를 빌면서 주절거렸다.


완전히 반대로 흉을 보고 있었으니...


그러나 지금 당장에 급한 건 엄마의 마음을 푸는 것이었다.


 


“ 됐어..그러지마...엄마는 괜찮으니까....”


“ 엄마...”


 


정윤은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 녀석 이러다가 나중에 장가를 가서 고부간에 큰 싸움을 만들겠네?


엄마 편만 죽으라고 들 게 분명해....호호호...


그래도 흐뭇한 건 사실이었다.


몸을 돌려 아들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 민아..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건 그렇게 쉽게 결정하는 게 아니야...


  정말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해...농담이라도 함부로 말하는 건 이 엄마가 싫어...


  잘못하면 그게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건지는....너도 잘 알지?”


“ ...엄마...미안해...”


“ 그래...알면 됐어..그 이야기는 우리 이제 하지 않기로 하자..엄마도 잘못했어...”


 


민은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엄마가 받은 상처...아버지....


그래도 엄마의 마음이 자신의 말로 완전히 풀어진 것 같아 다행이었다.


 


“ 사랑해...엄마...”


“ 그래..나도..우리 그만 자자...”


“ 응...그런데....엄마...”


“ 응? 왜?”


“ 웅...저..키스...해도 돼?”


 


정윤은 크게 웃을 뻔했다.


이렇게 귀엽다니...우리 사랑하는 아들....


보들보들한 아들의 입술에다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와서 허겁지겁 감아오는 혀....


갈증을 달래듯이 두 사람은 서로의 타액을 넘겼다.


그리고 잠시 후에 살며시 옷 속으로 들어온 손이 젖가슴을 쥐어왔다.


잔 소름이 오슬오슬 솟으면서 젖꼭지가 곤두서는 게 느껴졌다.


 


몸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아래쪽이 젖어왔다.


허전함에 아들의 손을 당겨서 낮의 아쉬움을 이어가고도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다.


아들이 먼저 손을 뻗쳐온다면 못이기는 척하고 받아주겠지만....


한바탕 홍역을 치른 여파가 남은 탓일까?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자신이 먼저 아들의 손을 끌었을지도 모른다.


과연 아들은 어떻게 할까?


 


“ 후~ 잘 자..엄마...사랑해...”


“ 그래..너도...”


 


젖가슴을 만지던 손이 빠져 나와 엉덩이와 허벅지 근처에서


망설이듯이 조심스럽게 주저하다가 결국에 허리를 안더니 입술이 떨어졌다.


정윤은 아직은 미숙해 여자의 심리에 서툰 아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더 사랑스럽기도 했다.


아쉬움을 달래면서 아들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았다.


 


‘ 휴~ 엄마....’


 


일단 안심은 했다.


그래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는 온 것 같으니까...


민은 낮처럼 엄마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옮길까를 망설이다가 결국 포기를 했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확신이 없었던 것이다.


너무나 아쉬웠다.


기껏 잘 되는가 싶더니 다시 원위치라니...


그래도 한번 가본 길을 가는 건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눈을 감은 엄마의 얼굴을 보고는 꼭 끌어안으면서 잠을 청했다.


 


 


 


“ 에효~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종일 마음이 복잡했다.


몇 번은 계산을 실수할 뻔까지 했다.


그나마 수시로 카운터를 들린 사장 덕분에 무사히 지나갔다.


 


그 동안 풀 방구리에 쥐새끼(?) 드나들 듯이 카운터 안에 수시로 들어오는 사장이 늘 꺼려졌었다.


애초에 약속은 했지만 그걸 액면 그대로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윤씨와의 일을 연상하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었다.


그래도 옆에 붙어 체크를 하는 척하면서 몸을 붙여오거나 때로는 뒤에서 슬쩍 비비는 걸 알아도


그 정도는 적당히 받아주다가 어느 정도 선에서 몸을 빼고는 했다.


 


물론 자신의 몸을, 그것도 젖가슴에서 시작해서 엉덩이를 거쳐 마지막에는 가랑이를 뚫어져라 보는,


핥듯이 바라보는 사장의 시선 정도야 이제는 거의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처음에 카운터 일을 승낙하면서 어느 정도는 각오했던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을까?


육체적인 노동과 경제적인 문제에서 여유가 생기는 만큼 그 정도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뭐..그래도 아직까지는 노골적으로 더듬어오는 일이 없는 걸 보면


나름대로 사장도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 것도 같았다.


윤씨에게 하던 걸 생각하면 음흉한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 속이 그대로 보이는데도


때로는 침을 꿀꺽 삼키고 수전증이 걸린 것처럼 손까지 떨며 참는 모습이 조금은 귀엽게까지 보였다.


 


어찌되었던 간에 자칫 큰 문제가 될 뻔한, 과다 계산을 했기에 손님이 문제를 삼을 경우,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계산기를 두드려 계산서에 금액을 적고 손님에게 말하려는 순간에 슬며시 손을 잡으면서 말렸다.


처음에는 드디어 노골적으로 추근대는구나 싶어 화를 내려다가 손님 앞이라 참은 게 정말 다행이었다.


그런 일을 몇 번이나 겪고 나자 자신의 오해와 반복된 실수가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걸 아무 내색도 않고서 무난히 넘겨준 사장이 고맙기도 했다.


앞으로는 사장이 카운터에 상주하다시피 해도 말릴 명분이 없는데다가


어쩌면 지금까지보다 노골적인 행동이 나와도 묵인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 미세스 신~ 무슨 걱정이 있어?”


“ 아, 아니에요...사장님...오늘...너무 죄송해요..그리고 고맙습니다...”


“ 허허허...신경 쓰지 마요....그럴 수도 있지...”


 


월요일이라 그런지 저녁시간이 지나고 나자 다른 날보다 일찍 손님이 드문드문해졌다.


그래서 그때까지의 매상을 전표와 비교하면서 계산을 해두고는 숨을 돌렸다.


그때 언제 왔는지 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냐? 왠지 아침부터 좀 멍해 보여서 내가 일부러 신경을 썼었어...”


“ 아~ 그래서...정말 감사합니다...사장님이 아니셨으면 오늘 큰일날뻔했는데...”


“ 하하하..무슨 큰일까지야? 그냥 내가 손님한테 머리 몇 번 숙이면 되는 건데...”


“ 무슨 말씀이세요? 제 실수로 그런다면 그게 큰일이죠....”


“ 하하...아니야...이런 장사를 하다 보면 수시로 겪는 일이야...익숙해...”


 


정말 사람은 겉보기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것 같았다.


둔해 보이는데다가 머리 속에는 온통 그런 생각으로만 가득 찬 사장인줄 알았는데


자신의 기색을 눈치채고 미리 사고를 예방할 정도로 예리하다니...


거기다가 의외로 대범한 면까지...


 


그게 자신에 대한 흑심 때문이라고 해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어느 샌가 사장에 대한 거부감과 선입견이 거의 사라진 것도 깨달았다.


물론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그 동안 가까이에서 본 사장은 자신보다도 나은 점이 훨씬 많았다.


오히려 겉모습으로 멸시하고 은근히 깔본 건 자신의 오만인지도 몰랐다.


어찌되었던 간에 아들과의 일로 머리가 복잡했던 자신이 큰 도움을 받은 게 사실이었다.


 


“ 뭐...말하기 곤란한 것 같으니까 묻지는 않지...이제 대충 끝나가니까..쉬엄쉬엄 해..”


“ 네..고맙습니다..사장님...”


“ 흠..흠...”


 


카운터 밖에서 몇 마디를 던지고서 멀어져 가는 사장의 뒷모습을 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일까?


마지막으로 자신의 젖가슴 사이 패인 골로 슬쩍 던지던


사장의 시선도 다른 날처럼 그다지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니, 솔직히 순간적으로 조금 짜릿한 기분마저 들었다.


종일 아들과의 일을 생각하느라 자극을 받은 탓일까?


 


어쨌던 어제는 정신 없이 넘어갔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 자신의 감정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 여자아이 때문에 자신이 보였던 격렬한 감정...


단순한 질투였을까?


그렇다면 그건 연인을 가진 여자의 질투였을까?


아니면 내 소유물에 대한 집착이었을까?


그리고 그 분노와 불쾌감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도망을 간 걸 알았을 때도 이런 감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혼란스러웠다.


쉽게 생각하면 그때보다도 더 간단하고 명료한 것 같으면서도 하나하나 따지면 헷갈리는...


하기야 평생 남자라고는 남편 하나만 알고 살았던 자신이기에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경험해본 적도 그렇다고 의논을 할 상대도 없으니...


 


“ 자~ 자~ 오늘은 일찍 끝내자고...어제 쉬었더니 왠지 더 힘들지?


  어서 치우고들 들어가...내일은 조금 일찍 나오고...어때? 그게 낫지?”


“ 네~ 사장님~ 호호호~”


 


남아있던 손님이 나가자마자 사장이 간판 불을 끄고서 크게 말했다.


그러자 모두가 좋아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 후후~ 그냥 있어...계산을 맞추어 보는 척하고...어차피 손이 모자라지도 않는데...”


“ 아..네...사장님...”


 


아까 미리 정리를 해두었기에 특별히 할 게 없던 정윤이


청소를 도우려는 마음에 나오려 하자 슬며시 다가온 사장이 속삭이면서 말렸다.


다시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계산을 미리 마쳐둔 건 언제 알았으며 자신의 생각은 또 어떻게 눈치챘을까?


이게 흑심인지 관심인지는 몰라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 자..타...집까지 태워다 줄게...”


“ 아, 아니에요...사장님...”


“ 하하..손끝 하나 안 대기로 약속을 할 테니까..안심하고 타...”


“ 네? 네...감사합니다...”


 


이미 계산이 끝났는데도 놀고 있었다는 걸 들킬 수는 없어서


언제나처럼 다른 사람들이 가고 난 다음에 잠시 있다가 사장과 같이 나왔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사장이 옆에다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을 하니 오히려 미안해서라도 탈 수 밖에 없었다.


 


“ 어, 어디로 가는 거에요?”


“ 하하하~ 걱정하지 말라니까? 야~ 이거 내가 그 동안 미세스 신한테 너무 찍혔는걸?”


“ 아...그, 그게...”


 


차가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것 같자 정윤은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오늘따라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솔직하게 말하는 사장에게 민망했다.


 


“ 멀리는 안 갈 테니까 걱정 마...나도 머리가 복잡해서 강바람이나 좀 쐴까 하고...


  이 시간에도 한강변에는 사람이 많으니까 아무 걱정은 말라고...


  뭐..그래도 못 믿겠으면 내 손을 뒤로 묶어도 좋고...후후~ 물론 운전할 때는 빼고....”


“ 아이~ 사장님도....”


 


자신도 모르게 애교를 떨듯이 나오는 말투에 정윤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조금은 두근거리는 마음이 드는 것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왜 이런 걸까?


그래...일단은 그냥 내키는 대로 해보지...뭐...


왠지 스릴을 느끼면서 정윤은 묵묵히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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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질질 끄는 게 아닌가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만...절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닙니다...

 

처음부터 생각하던 스토리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야설이지만 그냥 무턱대고 "엄마 나 할거야..." "응~ 그래..아들..박아줘..." 하기에는 좀 그래서....

 

뭐..술을 매개체로 잡은 건 이미 몇 번 써먹어서 너무 식상하다는 생각에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는 그런 것보다는 심리적인 자연스러움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좀 느려지는군요...

 

흠...원래..그런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덜까 하고 이번 편과 다음 편을 내일 같이 올릴까 하다가...일단 먼저 올립니다...

 

뭐...그러면 대충 눈치를 채시겠죠?

 

다음 편에 뭔가가 나올 거라는 것...

 

물론 그렇다고 그게 꼭 엄마와의 결합이라고는 장담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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