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바라기 (16)
16)
“ 어때?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지 않아?”
“ 네..정말 그러네요...고마워요...사장님...”
벤치에 앉아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자 꽉 막힌 가슴이 조금 후련해지는 것도 같았다.
어두운 강물 위로 반짝이며 하얗게 부서지는 달빛, 다정히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
그리고 풀밭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떠들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너무나 즐겁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 모습들에 왠지 외로움이 느껴지면서도 미소와 함께 나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잠깐만 앉아 있어봐요...”
“ 어딜 가시게요?”
“ 잠깐이면 돼...”
거리를 두고 앉아있던 사장에게 호감이 조금 더 가는 걸 느끼면서도 약간 아쉬웠던 건 왜일까?
오늘따라 자신답지 않은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던 정윤은 사장이 갑자기 일어서자 놀랐다.
그리고 그 둔중해 보이는 몸을 이끌고 천천히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허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앗~! 사, 사장님?”
“ 후후~ 무슨 생각을 하느라 그렇게 넋을 빼놓고 있어? 업어가도 모르겠네?”
“ 호호호~ 설마요? 누가 이런 아줌마를...”
“ 무슨 소리야? 미세스 신만 보면 당장에 보쌈이라도 하고 싶은데...”
“ 호호호~ 비행기를 태우시네요? 근데 이건 뭐에요?”
“ 응~ 역시 강바람을 맞으면서 맥주 한잔이 최고지~ 자~ 마셔요...”
멍하니 강물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뺨에 닿는 찬 기운에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리자 캔맥주를 들고 있는 사장이 보였다.
확실히 상태가 조금 이상한 것 같기는 했다.
깜짝 놀랐으면서도 화는 안 나고 유치한 장난에 유쾌한 기분이 드는데다가
보통 때 같으면 정색을 했을 말도 웃으면서 받아넘기다니...
사실 그 농담이 지금은 싫지가 않았다.
아니 조금은 두근거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 음주운전...괜찮아요?”
“ 하하~ 걱정하지마..이거 하나 정도는 걸리지 않으니까...”
“ 어머? 그런데 이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 후후~ 미세스 신은 하나로 안 되잖아? 제법 잘 마시던데...뭘?”
“ 그, 그래도 이건 너무 많은데...”
“ 하하하...억지로 다 마시지마...차에 뒀다가 집에 가서 내가 마시면 되니까...”
“ 네..잘 마실게요...자요~ 우리 건배해요...”
“ 좋지~ 자~”
대여섯 개는 되어 보이는 맥주에 내심 술을 핑계로 뭔가 하려나 보다 하고 넌지시 떠보자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대답을 듣는 순간 든 감정은 과연 안도감이었을까 실망이었을까?
물론 그다지 큰 동요는 아니었기에 맥주를 따서 사장에게 건네고는 자신도 하나를 들었다.
“ 그런데 사장님은 뭐가 그렇게 고민이 많으세요?”
“ 뭐..사람 사는데 고민이 없을 수야 있나? 그냥 살아가는 고민이지...”
“ 네? 살아가는 고민이요? 아..사모님...”
“ 후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욕을 먹겠지만...솔직히 마누라에 대한 걱정은 그렇게 자주 하지는 않아...”
“ 네...”
확실히 솔직한 건 이 사람의 장점인 것 같았다.
물론 그게 지나쳐서 능글맞고 노골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꽤나 좋게 비쳐졌다.
어떻게 보면 욕을 먹을만한 이야기인데도 탁 터놓는 걸 보면....
사실 보통 사람들은 저런 감정이 정상이 아닐까?
“ 물론..아픈 마누라 생각, 유학간 자식놈 생각을 안 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내 자신에 대한 거지...난 원래 이기적인 놈이거든?”
“ 아니에요....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에요...저도 그렇고...”
“ 하하...고마워..그렇게 이야기를 해줘서...”
“ 사실인걸요?”
“ 그래도 내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 마음이 싹 가실걸?”
“ 네?”
달빛 아래에 비치는 벗겨진 이마와 두툼한 주먹코 그리고 툭 튀어나온 배가 친근하게까지 느껴지는 건 처음이었다.
역시 분위기 탓일까?
사장의 옆모습을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 음...알고는 있겠지만...내가 원래 그걸 좀 밝혀...어릴 때부터 그랬어...
그래서 결혼 전에 동거도 몇 번 하고...여자 없이 살아본 기억이 거의 없지..”
“ 네...”
“ 역시 생각했던 대로 속물이지?”
“ 아, 아니에요...”
“ 하하..괜찮아..남들한테 하도 들은 소리라서 이제는 괜찮아...”
정윤은 조금 당황했다.
사실 자신도 늘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
“ 뭐..그래도 일부러 숨기려 하지는 않아...
아닌 척하고 뒤로 몰래 그러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거든...
그리고 솔직히 그거 안하고 사는..아니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
괜히 고상한 척하는 사람들이 뒤로 더 밝히더라고...”
“ 그렇긴 하죠....”
내심 찔끔했다.
왠지 자신의 속을 훤히 뚫어보고 하는 소리 같아서였다.
사실 자신의 요즘 모습이 딱 그게 아니었던가?
겉과 속이 다른....
“ 뭐...그냥 간단히 말을 하자면...요즘 내 고민은 미세스 신이지...”
“ 네..네? 저, 저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화들짝 놀랐다.
“ 응...잘 알겠지만...내가 처음부터 미세스 신한테 마음이 있었잖아?”
“ ...그, 그건...”
“ 하하하..됐어..대답하기 곤란한 걸 일부러 무리할 필요는 없어..그냥 내가 하는 이야기니까...”
“ 네...”
“ 그래도 그 동안에 혜지 때문에...내 마음을 참을 수가 있었는데...요즘은 좀 많이 힘들더라고..”
“ ........”
대답을 할 말이 없었다.
뭐라고 할 수가 있을까?
“ 자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자꾸 카운터에 들락거리고...
괜히 손이나 다리도 한번 부딪쳐보고 싶고...그렇게 되더라고...
고마워...다 알면서도 잘 참아줘서...”
“ 아, 아니에요...그런 건....그냥...”
“ 후후후~ 그래서 요즈음 그게 고민이야...어떻게 하면 미세스 신에게 깎인 점수를 딸까 하고...
언제쯤이면 미세스 신이 내게 마음을 열어줄까....뭐...그런...나 혼자만의 꿈이지만....하하하..”
“ ..사장님....”
프러포즈에 가까운 말이었다.
물론 그렇게 멋지지도 달콤한 속삭임도 아닌 어쩌면 무례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그 진심이 잘 느껴지는 진솔한 표현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자신의 마음이 확 끌린다거나 그런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다.
단지 거의 없던 호감이 오늘 꽤나 많이 생기고 사람이 전과는 달라 보인다는 정도였다.
그리고 정윤도 여자인 만큼 당연히 이런 고백이 싫지는 않았다.
마음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남자의 사랑고백은 언제나 여자를 들뜨게 만드는 것이다.
“ 더 마실 거야? 아니면 그만 가고...”
“ 네? 어머? 네..그만해요...”
묵묵히 강물을 바라보며 맥주를 홀짝이던 정윤은 사장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혼자서 맥주를 다 마셔버리고 빈 깡통만 남은 걸 알고서 깜짝 놀라 얼굴을 붉혔다.
“ 저~”
“ 왜?”
“ 차로 먼저 가 계실래요? 전...”
“ 아~ 같이 가지...근처에서 기다려줄게...아무래도 여기는 밤에 여자 혼자 일보기가 좀 그렇지...”
“ 어머? 안 그러셔도...”
“ 어서 가자고...난 멀찌감치 떨어져서 기다릴 테니..오줌소리가 들릴까 걱정은 말고..하하하~”
“ 사, 사장님~!!”
역시나 능글맞은 남자였다.
대놓고 그런 소리를 하다니...
그래도 자신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술을 마신 탓인지 아니면 사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때문인지
그런 말투가 전처럼 펄쩍 뛸 만큼 징그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냥 식당 아줌마들끼리 모여 앉아 하는 야한 농담 정도로만 생각되었다.
“ 어머? 언제 이렇게 된 거야?”
정윤은 치마를 올리고서 팬티를 내리다가 깜짝 놀랐다.
꿀같이 진득한 액체가 팬티 중앙에 길게 늘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팬티의 한가운데를 흠뻑 적신 애액을 발견했다.
왠지 두근거리고 저릿한 느낌이 들던 건 이래서였던가?
언제부터였을까?
사장이 바람을 쐬자고 할 때부터?
아니면 사장의 고백이 시작되었을 때?
“ 아흑~”
소변을 보고서 휴지로 닦자 하체가 부르르 떨릴 만큼 쾌감이 밀려왔다.
이렇게 더럽고 냄새 나는 공중화장실에서 자위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줄이야...
지금이라도 손가락으로 꽃잎 사이를 더듬고 싶은 걸 애써 참고서 옷을 끌어올렸다.
“ 확실히 다 본 거야? 가다가 도중에 또 세우라면 안돼?”
“ 사, 사장님~!! 빨리 가요...”
가로등불 아래 서서 기다리고 사장이 던지는 말에 내심 뜨끔하면서도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사장의 팔짱을 끼고 끌자 젖꼭지에 닿는 팔뚝의 촉감에 신음을 토할 뻔했다.
“ 쉿~!!”
“ 사, 사장님?”
“ 문소리를 내지 말고 조용히 들어가...”
“ 네...”
처음으로 끼어보는 팔짱에 사장도 놀랐던지 움찔하다가 곧 기분 좋게 웃으면서 걸었다.
그리고 차를 세워둔 곳으로 왔을 때 갑자기 사장이 목소리를 낮추면서 소곤거렸다.
왠지 긴장이 된 것 같은 모습에 정윤도 덩달아 조심스럽게 조수석에 탔다.
“ 우리...조금 있다가 출발해야겠는걸?”
“ 네? 왜요?”
“ 저기 앞차를 잘 봐...”
“ 네?”
정윤은 어둠 속에서 앞에 서있는 차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뒤창을 통해서 어렴풋이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 저 차가 왜요?”
“ 천천히 잘 보면 알 수가 있을 거야...”
무슨 큰 일인가 하고 잔뜩 긴장을 했다가 앞차에서 그냥 어른거리는 그림자만을 발견한 정윤이 다시 묻자 사장이 말했다.
그런데 왜 사장의 목소리에서 열기가 느껴진 걸까?
가슴이 두근거려지면서 눈길을 돌려 전방을 향했다.
그러자 처음과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 사람인줄 알았던 게 이제 보니 뒷좌석에 두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 이야기를 하는 건가? 아니...어머?’
언뜻 한 사람으로 보일 만큼 바짝 붙어 이야기라도 나누는 것 같던
두 사람의 고개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돌아가고 있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한 명으로 착각한 게 단순히 밀착이 되어서가 아니란 것도 알았다.
두 사람의 몸이 한 명처럼 겹쳐있었던 것이다.
뱀 두 마리가 똬리를 틀듯이 칭칭 감긴 두 사람 중 한 명이 안겨서 올라타고 있었다.
언뜻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의 실루엣으로 봐서는 여자임에 분명한 한 사람이
차의 뒤창을 향해 다른 사람의 무릎에 올라앉아 마주 안고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뒤통수를 보이고 있는 밑의 사람은 당연히 남자겠지?
‘ 이 사람은 어떻게 저걸 알아챘을까? 아니, 그렇더라도 구태여 이렇게 기다려야 하나?
그냥 모른 척하고 가면...어, 어머? 저, 저건? 설마~?’
왠지 민망함과 함께 두근거림이 더해지면서 혼자 속으로 투덜거려보던
정윤의 눈이 더욱 커지고는 자신도 모르게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심장소리가 더 빠르고 크게 울리면서 아래쪽이 저릿하게 울려오는 감각에 치마를 두 손으로 꼭 거머쥐었다.
화장실에서 닦아냈던 꽃잎이 급격하게 젖어오면서 팬티 밖까지 물기가 넘쳐났다.
애써 참았던 흥분이 밀려오면서 가랑이 사이로 손을 가져가고 싶은 간절한 욕망을 느꼈다.
고개가 이리저리 꼬이면서 키스만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여자의 얼굴이 떨어져 뒤로 젖혀지고 머리카락이 비산을 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올라탄 여자의 어깨가 아래위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처음에 앞차가 흔들린다는 느낌이 든 건 술 때문에 일어난 착시가 아니었다.
아래위로 울렁울렁하는 앞차의 모습은 바로...침대가 흔들리는 그것과 꼭 같았다.
여자의 몸 굴림과 맞추어서 흔들리는 차, 그리고 위태롭게 날리는 여자의 머리카락....
“ ..어때? 이제야 안 것 같은데?”
“ 헉~ 사, 사장님?”
“ 놀라기는? 무슨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었던 거야?”
“ 아, 아니에요....절대...”
“ 후후후~ 너무 펄쩍 뛰는 게 수상한데?”
넋이 빠져서 뚫어져라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를 비비적거리고 있던 정윤은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는 사장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뜨거운 숨결이 귓전을 스치면서 간지러운 듯 그리고,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특히나 아래쪽에서 찔끔하고 경련과 함께 오줌이라도 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오줌이 아니라 애액이 왈칵 흘러나온 것이었다.
두방망이질 치는 가슴을 억지로 숨기면서 달아오른 얼굴을 어둠이 가려주는 데에 안도를 했다.
“ 그, 그런데...왜 출발을 안 해요? 저걸 구경하려고요? 그건 나쁜 짓 아니에요?”
“ 후후후~ 역시...순진한 미세스 신이야....왜 재미없어? 난 재미있는데...”
“ 아, 아니..그게....하여간에 안 좋은 짓이잖아요? 훔쳐보는 거...”
아니라고 부정을 하고 싶었지만 선뜻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솔직하게 말을 하던 사장의 분위기에 휩쓸린 탓이었을까?
본심과 반대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흥미가 갔다.
아니 흥미 정도가 아니라 온몸으로 반응이 올 정도로 짜릿하고 흥분이 됐다.
나쁜 짓이란 걸 아는데도 더 자극적이었다.
사장이 옆에 없었다면 벌써 자신의 손은 팬티 속으로 들어가서 자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넌지시 말을 돌렸다.
“ 하하하...원래 그런 룰 비슷한 게 있어....저럴 경우 끝날 때까지 조용히 모른 척해주던지...
아니면 자동차 불빛을 켜지 않고 최대한 소리 없이 비켜주던지...”
“ 그, 그러면...우리도 빨리 가지를 않고요?”
“ 하하..잘 봐...우리 차가 불도 안 켜고 조용하게 빠져 나갈 수가 있을까?”
“ 그, 그렇네요....”
그랬다.
앞차가 먼저 빠져야만 나갈 수가 있었다.
제일 안쪽 자리가 되다 보니까 뒤쪽은 화단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자신은 그런 핑계거리를 기다린 걸까?
정윤은 맥이 풀리면서 다시 앞차를 눈으로 쫓고 있었다.
“ 미세스 신....”
“ 네? 네...”
“ 맹세할 수 있어...일부러 이러려고 이리로 데려온 건 아니야...그냥 바람이나 쐐주고 싶었어..”
“ 아, 알아요...걱정하지 마세요...저 오해는 하지 않으니까...”
아까부터 얼굴을 바짝 붙여서 속삭이는 사장의 뜨거운 숨결이 자꾸만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자신은 지금 뭔가를 기대하는 걸까?
어쩌면 아들에게도 지금처럼 몸이 반응을 한 걸까?
그렇다면 자신은 단순히 성욕에 힘들어하고 있었단 말인가?
정윤의 마음 속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호흡이 가빠지고
피가 빠르게 흐르면서 흥분이 되고 있는 건 엄연한 현실이었다.
“ 미안해....”
“ 괜찮다니까요...학~ 사, 사장님...”
“ 미안해...참지를 못하겠어...”
“ 사, 사장님..제발..이 손...흡~”
그때였다.
갑자기 젖가슴을 덥석 잡아오는 사장의 두툼한 손...
심장이 떨어질 듯이 놀라면서도 젖꼭지가 떨리고 허벅지가 바짝 조이면서 안쪽으로 당겨졌다.
그리고 훔쳐본다는 사실에 주눅이 든 탓인지 자신도 모르게 잔뜩 목소리를 죽여서는
겨우 사장의 손목만 쥐고서 작게 반항하다가 입술을 덮어오는 바람에 버둥거렸다.
“ 읍~ 읍~”
탁~ 탁~
사장의 등을 두들기면서 버둥거리던 정윤의 반항은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다.
스스로 철들고는 여자 없이 지낸 적이 없다고 고백을 했을 만큼 너무나 능숙했다.
둔하고 무식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부드럽게 혀를 놀려 입 속을 애무하고
옷 위로 젖가슴을 쥐고는 섬세하게 주무르다 만지면서 아찔하게 만들던 손이
정윤도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단추를 풀어 안으로 들어와 브래지어 속으로 파고들었다.
‘ 아흐흑~ 아~ 나~ 이상해져~ 아아~’
젖가슴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손바닥의 감촉과 함께 무게와 형태를 재보기라도 하듯이 조심스럽게 쥐어보던 손이
밑에서 받쳐 올리면서 젖을 짜기라도 하는 것처럼 압박을 가하자 허리가 저절로 튀어 올랐다.
그리고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어서는 비비고 당기면서 배배 돌릴 때쯤에는
정윤도 어느새 사장의 목을 꽉 껴안고 정신 없이 혀를 빨고 있었다.
아까처럼 꽃잎이 떨리는 정도가 아니라 벌렁거리면서 왈칵왈칵 연이어 물을 토해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자극이었다.
이대로는 키스와 젖가슴에 가해지는 애무만으로 절정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 아흑~ 아, 안돼요...거, 거긴~ 제발~ 아아아~”
“ 쩝쩝~”
좌석을 조정한 건지 몸이 뒤로 눕는다는 게 느껴지더니 갑자기 사장의 손이 치마 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 입술을 떼어내는 사이에 잽싸게 팬티 속을 파고 들었다.
소중한 곳이 타인의 손에 범해진다는 것에 놀랐을까?
아니면 홍수가 난 것처럼 젖어버린 걸 들킨다는 부끄러움이 먼저였을까?
정윤이 안 된다고 말하는 순간에 입술이 젖꼭지를 물어왔다.
“ 아흑~ 아아~ 나~”
두툼한 입술이 젖가슴을 통째로 삼킬 것처럼 강하게 빨면서 젖꼭지를 혀로 희롱하자 몸이 푸들푸들 떨렸다.
그리고 무례하게 침입한 손이 부끄러워할 새도 없이 흥건한 꽃잎을 헤집고서 민감한 점막을 미끄러지자
사장의 어깨를 밀어내려고 잡았던 손이 저절로 움직여 머리를 젖가슴에다 당기고 있었다.
“ 아아앙~ 사..장님~ 아아~”
자신도 모르게 사장을 애타고 부르고 있었다.
축축한 혀가 양 젖가슴을 오가며 타액으로 범벅을 시키고 오뚝하게 곤두선 젖꼭지를 떨게 만들면서,
꽃잎 사이를 빠르게 미끄러져 구멍이 벌렁대고 물을 쏟아내게 하던 손가락이
껍질을 밀고서 완전히 고개를 드러낸 음핵을 문지르자 엉덩이가 좌석에서 떠올라 흔들렸다.
연이어서 밀려오는 쾌감에 눈물마저 글썽여지면서 머리 속이 하얗게 비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나 성감대를 그것도 딱딱 반응에 맞추어서 강도를 더해가며 짚어내는 걸까?
구두 속에서 발가락이 아프게 휘어지고 항문까지 저릿저릿해져 오고 있었다.
“ 아~ 아~ 나, 나~ 아아아~ “
“ 훅~ 뜨거워~ 그리고 정말 조이는 걸? 끝내줘...명기야...”
찌걱~ 찌걱~
살이 쪄 마치 성기로 착각이 될 만큼 굵직한 손가락이 질 속으로 파고들자 숨이 막혔다.
그리고 빠르게 드나들면서 자신의 귀에도 너무나 음란하게 들리는 물기 어린 소리를 만들어 냈다.
하나가 더 보태어져서 두 개가 거침없이 질 속을 능욕하자
정윤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쳐올려 들어오는 손가락을 탐욕스럽게 삼켰다.
숨이 가빠서 말을 잇기도 힘들었다.
사장의 말을 들으면서 부끄러움으로 숨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짜릿하고 달콤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나 쉽게 달아오르는 음탕한 여자였던가?
그런 생각을 오래 할 정신도 없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저 깊은 곳, 자궁에서부터 뜨거운 느낌이 올라오자 곧 절정이 다가온 걸 알았다.
다시 들어온 사장의 혀를 강하게 빨면서 허벅지에 힘을 모아 질 속의 손가락을 조였다.
“ 아아악~ 아~ “
온몸이 산산이 터져나갔다.
눈을 감았는데도 은하수가 쏟아지는 게 보였다.
새하얀 별무리가 머리 위에서 자신을 덮쳐왔다.
너무나 벅찬 쾌감에 숨을 쉴 수가 없어 입술을 떼어내고 비명을 질렀다.
아까까지 앞차를 의식해서 소리를 죽이던 사실은 이미 까맣게 잊었다.
고개가 부러져라 뒤로 젖히고서는 사장의 머리를 잡아 젖가슴에다 안고는
허리를 들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들어서는 응원기를 흔들듯이 마구 휘저었다.
“ 하아~ 하아~”
“ 미세스 신...아니...이제부터는 정윤이라 부를게...괜찮지?”
“ ..네...”
힘 없이 늘어져 가쁜 숨만 몰아 쉬던 정윤은 겨우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아니, 사장의 모습이 이제는 남자답다는 느낌까지 들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나 얄팍한 여자였던가?
“ 미안해..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정윤이가 너무 아름다워서 참기가 힘들었어....”
“ ..사장님...”
“ 나...가지고 싶었어...미치도록....지금도 당장 어디론가 데려가서 몽땅 가지고 싶어...”
“ 그..건...”
“ 하지만 그러지는 않을 거야....이렇게 순간적인 감정으로 잠깐 즐기는 사이가 되기는 싫어...
정윤이도 나를 진심으로 받아주어서 정말 기쁜 마음으로 안고 싶어...오늘은 그래서 참을 거야..”
“ 사장...흡~”
솔직히 사장이 여기서 자신을 가진다고 해도 거부할 자신이 없었다.
아직도 쾌감의 여운에 떨고 있어 기력이 없는 것도 있지만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본 남자였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더 큰 쾌락을 주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렇게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진심을 바라는 모습에 마음이 열리고 있었다.
여자의 마음이 열리면 몸도 따라 열리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사장의 키스를 받아들여서는 목을 안고서 뒷머리를 쓰다듬었다.
“ 이제 갈까? 너무 늦으면 내일이 힘들겠지?”
“ 네...”
안전벨트를 매어주는 사장의 속삭임에 고개를 숙이면서 다소곳이 대답했다.
그러자 자신의 손을 꼭 쥐어주는 사장의 커다란 손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 어디로 들어가면 돼?”
“ 그냥 여기에 세워주세요...골목으로 조금만 가면 돼요...좁아서 들어가면 돌리기가 힘들어요...”
집 근처에 와서 길가에 차를 세웠다.
“ 그래...알았어...그런데 정윤이....”
“ 네? 사장님...”
“ 설마 내일부터 갑자기 안 오거나 그러지는 않겠지?”
“ 아, 아니에요...사장님...”
“ 그래...믿어...만약에 그러면 아마 나는 죽을 거야...이것 봐...”
“ 어, 어머..사장님..제발...”
“ 걱정 마..이차는 선팅이 진해서 낮에도 밖에서는 거의 안 보여....
어때? 알겠지? 정윤이만 생각하면 늘 이래...정윤이가 없으면 이게 터져 버릴지도 몰라...후후~”
“ 하아~”
사장이 갑자기 손을 끌어다 자신의 아래에다 갖다 놓자 정윤은 깜짝 놀라 떼어내려 했다.
그러나 놓아주지 않고 꾹 누르면서 속삭이는 말에 멈추었다.
컸다.
정말 너무나 컸다.
전에도 종종 몸에 닿았을 때 느끼기는 했지만 실제로 만져보자 정말 큰 것 같았다.
그리고 굵기도 굵지만 만져지는 단단함이 아들 못지 않게 느껴졌다.
자석에 붙어 버린 것처럼 손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순간적으로 이대로 자신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서 안아주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 아흑~ 사장님~”
“ 후후~ 여기 느낌이 너무 좋아~”
자신도 모르게 사장의 성기를 쥐고는 그 감촉을 느끼고 있자
잡고 있던 사장의 손이 떨어지더니 치마를 들치고서 팬티로 들어왔다.
아까 젖은 걸 미처 정리를 못한 탓일까?
아니면 다시 젖은 걸까?
흥건한 꽃잎을 헤치고는 너무나 쉽게 질 속으로 손가락이 파고 들었다.
“ 잘 자고 내일 봐..정윤이...”
“ 네...운전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창문을 올리고서 출발하는 차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분위기가 그랬다고는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린 자신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렇게나 싫어하던 사람인데....
더군다나 그런 일을 겪고 나자 180도로 바뀌어서 마치 남편을 대하듯이 고분고분한 자신이라니..
문제는 그 태도가 단지 자신의 생계와 관련된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쯤은 진심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사장을 남자로써 인정한 걸 넘어서 어느 정도는 내 남자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어떻게 된 걸까?
그렇다면 자신은 몸이 따라가면 마음도 쉽게 따라가는 여자인 걸까?
그러면 아들과는?
아들과도 원래부터 감정적인 동화는 있었기에 늦게 다가온 육체적인 자극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걸까?
그리고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아들을 남자로써 사랑한다고 세뇌를 하고?
이래서 왠지 불안했던 건지도 모른다.
아들과의 육체적 관계보다도 더 자신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가 끝내 마음에 걸렸던 게...
사장과의 오늘 일도 알게 모르게 그런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모른 척하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결론이 나올 걸 예상했는지도....
물론 지금도 사장에게 느끼는 것과 아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당연히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그것도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아들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라고 여긴 건 오랜 시간 친밀한 사이였기에 그러리라고 쉽게 추측한 것일 수도 있었다.
결국에 명확해진 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렇게 쉽게 답이 나올 수가 있는 게 아니었다.
왠지 초조함에 욕심을 부린 건지도...
“ 민아~ 아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나 왔어~”
“ 엄마~ 힘들었지? 우와~ 우리 엄마 또 술 먹었네? 진짜 술꾼 같아...헤헤~”
아까 먹은 술이 이제 취하는 걸까?
아니면 미안함 때문일까?
정윤은 호들갑을 떨면서 아들을 안았다.
그리고서 키스를 하며 아들의 탄탄한 엉덩이를 거머쥐었다.
그러자 놀랐는지 움찔하던 아들이 혀를 빨면서 자신도 엉덩이를 쥐어오고는 하체를 비볐다.
천천히 단단해지는 게 느껴졌다.
어젯밤 아들이 자신의 팬티 속까지 침범하지 않은 게 아쉽더니 지금은 다행스러웠다.
그랬다면 어쩌면 이 순간 아들의 손이 흠뻑 젖은 엄마의 음부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워했을지도 몰랐다.
무심결에 아까 만져본 사장의 성기와 지금 아랫배를 찌르는 아들의 이것을 비교하게 되는 나는 정말 나쁜 엄마겠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것도 비교해보고 싶어지는 건?
“ 나 좀 씻고 나올게....놔주렴...”
“ 응...엄마...”
정윤은 아들의 품에서 빠져 나와 겉옷을 벗고는 갈아입을 상의와 치마를 챙겨서 화장실로 향했다.
브래지어야 요즘은 잘 자리에서 안 하니 당연했지만 물에 빠뜨린 것 같은 팬티를 갈아입을 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조금 있다가 잘 때는 팬티를 입지 않을 작정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