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1부] 바람에 흩날려 흩어져도... (10)
10)
“ 에효~~ 이러다 팬티 값으로 살림을 거덜 내는 건 아닌지 몰라? 킥킥~~”
다영은 혼잣말로 뱉어 놓고도 자신의 이야기가 우스워 깔깔대고 웃었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면 해외 토픽에 나올 만한 이야깃거리이긴 했다.
그렇다고 다영의 우려가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닌 게
사실 이번에 다녀오면서 아들과 윤수에게 하나씩 팬티를 벗어줘버린 탓이었다.
“ 호호~~ 뭐 그래도 정 급하면 그때 가서 다시 입으면 되니까 버린 건 아니지~~ 뭐...”
어쩌면 다영은 그런 상황이 오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엉큼한 생각을 하면서
지금 그 속옷 가게로 향하는 자신의 발걸음이 단지 속옷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었다.
“ 다영씨,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 꺄악~~ 사, 상미씨? 아옷~~! 깜짝 놀랬잖아요~~”
“ 어머? 나 원~~, 자기가 정신을 어디다 빼놓고 있고는?
애인 생각이라도 한 거야? 날아가는 새의 뭐라도 본 것처럼 그렇게 혼자서 히죽거려요?
나도 좀 같이 재미있어 보자..뭔데 그래?”
“ 아, 아니에요...아무 것도...”
“ 호호~~ 정말로 애인 생각했나 보네? 그것도 아주 야~한 생각, 얼굴이 빨개졌어...
우리 가게로 가던 길이야? 잘 됐네...마침 일보고 들어가던 참인데...자칫 어긋날 뻔 했어..”
“ 아...난 다른 데 볼일이 있어서..지나던...”
“ 아이~~참...안 급하면 차라도 한잔 하고 가요...난 종일 혼자 가게에 있어서 심심해 죽을 지경인데...”
다영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 자신을 부르는 속옷 가게 여주인에 무척 놀랐다가
왠지 냉큼 그 가게로 가는 길이었다고 대답하기가 켕겨서 슬그머니 얼버무리고 말았다.
하지만 눈치가 워낙 빠른 여주인은 그냥 말 친구나 해달라는 핑계를 대면서도
생글거리는 눈웃음으로 ‘난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어..’ 라는 강한 포스를 내뿜으며
다영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앞장서더니 가게 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 어땠어? 정말 뜨겁게 덤벼들지?”
“ 어..어..아니..그게..잘...”
“ 평상시보다 두 배로 많이 하진 않았어? 맞지? 그렇지?”
“ 누구 잡을 일이 있어요? 그만큼은... 헙~~”
“ 깔깔깔~~ 정말로 깎았구나? 와~~ 용감한데? 처음엔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데...”
“ 사, 상미씨...”
다영은 그제야 여주인의 유도 심문에 넘어간 걸 깨닫고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두 배라는 말에 전에 10번을 채운다고 눈이 퀭해졌던 아들의 얼굴이 떠올라 반사적으로 대답하고 말았던 것이다.
“ 어쩐지~~ 멍하게 있더라...정말 좋긴 좋았나 보네?”
“ 상미씨~~..그만 해요...자꾸 그러면 나 그냥 갈 거야?..”
“ 미안, 미안....안 그래도 언제나 오나 하고 목이 빠져라 기다렸는데 그러면 안 되지~~...”
“ 왜, 왜요?..”
다영은 자신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음을 짓는 상미의 모습에 뜨끔해서 딴청을 피웠다.
“ 으~응...딴 게 아니고.....”
“ 네...에....”
다영은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는 카운터 밑으로 몸을 깊숙이 숙여
부스럭거리며 뭔가를 찾는 상미를 보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달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상체를 일으킨 상미가 종이상자를 꺼내어 앞에다 놓았을 때는
쿵쾅거리다 못해 당장에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심장으로 얼굴에 핏기마저 가시는 것 같았다.
“ 봐~~ 내가 전에 말했던 거...”
“ 사, 상미씨...그, 그건...”
“ 괜찮아, 우리끼린데 어때? 그냥 구경이라도 해봐...꼭 구입하란 이야기는 아니야...
내가 아무리 장사를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다영씨한테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아..정말이야..”
“ 고, 고마워요...상미씨..그렇게 생각해줘서...”
“ 자..일단 한번 구경해봐...사실 성인용품점에 가면 다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여자가 혼자 그런데 가서 구경할 수는 없잖아?...
뭐..인터넷으로도 팔지만 믿을 수가 있어야지?..
이렇게 구경하기도 쉽지가 않다고...더군다나 우리 둘뿐이고...
호호~~ 잠시만~~ 정 그러면 내가 문을 잠그고 올게...”
다영은 문을 잠그고 돌아오는 상미의 모습을 보면서 긴장이 확 풀어지며 궁금증이 커졌다.
“ 이건 전에 말했다시피 항문섹스를 위해서 평상시 단련을 시키는 속옷...
여기 아래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걸 뒤에다 넣고 입는 거야...”
“ 어머? 다치지 않아요? 이렇게 날카로운 걸...”
“ 호호..만져봐...보기에만 그렇지 부드러운 실리콘이라 전혀 아프지가 않아...”
다영은 작은 전구처럼 생긴 끝이 뾰족한 돌기가 항문이 닿는 부위에 부착된 팬티를 보면서
아직도 조금 욱신거리는 뒤쪽의 통증과 함께 음부가 찡하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상미의 말에 따라 부드럽게 손끝에 착착 달라붙는 그 실리콘 플러그를 만져보면서
문득 자신의 항문으로 들어오던 아들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귀두를 연상하고 부르르 진저리를 쳤다.
“ 어머? 자기, 벌써 거기로 느껴봤구나?”
“ 네, 네? 아..아니..”
“ 호호..너무 창피해 하지마..나도 잘 알지..이젠 나도 꽤나 즐기는걸?..”
“ 아...네...”
“ 아이~~ 친구하기로 해놓고서 자꾸 ‘네’가 뭐야?”
“ 으..응...”
“ 많이 해 봤어? 그리로?..”
“ 아...응...그냥 몇 번...”
“ 야~~아~ 애인이 무척 자상한가 봐? 몇 번 만에 느끼기가 힘든데...
잘 알잖아? 남자들이 얼마나 참을성이 없는지를..
느낄 정도가 되려면 꽤나 시간을 두고 해야 하는데, 어디 기다려줘야지?..
그런데 어린데도 제법인가 봐? 맞지? 전에 그 애인?..”
“ 으..응...맞아...”
“ 야~~ 부럽다, 부러워...그렇게 귀여운데다가 의젓하기까지 하네?
물론 힘이 좋은 건 말할 필요도 없겠지?..”
“ 그거야...한창 때니까...”
“ 얼마나 많이 해? 전에 보니까 아직도 한참 뜨거운 것 같던데...”
“ 좀..많이 하기는 하는 것 같아....”
“ 구체적으로 이야길 해봐, 몇 번이나 하는 거야?...”
“ 저, 저번엔 열 번을 한 적도 있긴 해...”
“ 어머, 엄머머머....”
다영은 부끄러운 척하며 일부러 자랑스럽게 열 번을 강조해버렸다.
“ 뭐, 뭐야? 산삼이라도 먹인 거야? 맙소사...
아이고~~ 난 헛살았네~~ 이날까지 그런 놈을 멀리서 구경도 못해봤는데....
열 번이 뭐야? 그 반만이라도 해주면 매일 업고 다니겠다...”
“ 호호호~~ 그만해, 얼굴이 뜨거워서 못 있겠어...”
“ 으악~~ 몰라, 몰라~~아~~
되는 년은 뒤로 넘어져도 가지 밭에 넘어진다더니...배가 아파 죽겠는걸 어떡해~에~”
“ 칫~~ 크기도 알면 아예 넘어가겠구나?”
이제는 다영도 이런 음담패설을 주고받는 데 은근히 재미가 붙은데다가
가랑이가 움찔거리면서 조금씩 젖어오는 쾌감에 넌지시 상미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 그, 그러면 이것 정도는 돼?”
“ 줘봐...쥐어봐야 정확히 알 것 같은데...
흐응~~ 굵기는 비슷한 것 같은데 끝이 조금 더 남는 것 같아...우리 애인이...”
“ 악~~ 못살아...”
다영은 상미가 상자를 뒤적거려 남자의 성기를 쏙 빼 닮은 모조성기를 꺼내자
못 이기는 척 쥐어보고는 아들과 크기가 비슷했지만 일부러 윤수를 떠올려 이야기해버렸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상미는 장난이 아니라 정말로 부러워 죽겠다는 게 얼굴에 드러났다.
그런 상미를 보면서 다영은 뿌듯한 기분과 함께
손에 쥔 걸 당장 가져가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어서
그만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손에서 쉽게 떨어지지가 않았다.
“ 아이~고, 네 이야기를 더 듣고 있다가는 난 화병이 도지겠다...
나쁜 년, 이혼녀 가슴에다 아예 기름을 부어라 부어! 빨랑 그것들 가지고 사라져, 흥~~”
“ 어? 이건...”
“ 호호호...농담이야...그거 일단 가지고 가서 한번 써보고 생각해...”
“ 응? 이걸 어떻게 써?..”
“ 걱정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그냥 쓰지는 말고 콘돔을 씌워서 사용해 봐...
사용 방법은 내가 그 안에 간단하게 써두었으니까 어렵진 않을 거야...
어차피 남자 그거라고 생각하면 돼..느낌도 비슷하니까...
지치지도 않는 데다가 내가 원하는 대로 딱딱 맞추어주니까 어떨 땐 남자보다 나아..
가격도 따로 적어두었으니까 잘 보고 생각해...욕심난다고 다 살 생각은 말고...
내가 추천한다면 그 중에 에그 볼하고 애널 플러그는 사는 게 좋을 거야...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감도는 아주 좋으니까...알았지?..”
“ 누, 누가 다 산다고 했니? 그, 그냥....”
“ 호호호~~ 알았어..그나저나 이 팬티는 어쩔래?...”
“ 그, 그건 지금 계산할게....”
“ 호호호..정말 네 애인이 좋긴 좋나 보다...부끄러워하면서도 챙길 건 다 챙기네?..”
“ 사, 상미야...”
“ 시끄럿~~ 부러워서 그러는 거니까..대충 넘어가...”
“ 그, 그래....”
다영은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도 단순히 장사 속이 아니란 걸 쉽게 알 정도로 세심하게 챙겨주는 상미가 고마웠다.
“ 정말 써보고 반납해도 되는 거니? 괜히 나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 아니야?”
“ 호호호..걱정 마..나도 외상으로 가져온 거야...”
“ 엑~~ 어떻게?”
“ 잘 아는 동생이 성인용품 도매업을 하거든?
그러니까 걱정 마..맘에 안 들면 반납한다고 미리 이야기를 해두었어...”
“ 혹시~~ 그 동생도 애인?..”
“ 흐응~~ 눈치도 제법인데? 뭐..비슷해...
옛날엔 내가 죽고 못살았는데 워낙 바람둥이라서 결국엔 포기했어...
지금은 친하게 지내면서 가끔 서로 내키면 한번씩?..그냥 그 정도야...”
“ 호호~~ 너도 재미있게 사는구나...?”
“ 이게? 남의 염장은 지를 대로 다 질러놓고는...
또 놀러 와...꼭 뭘 살 때만 오지 말고...정말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난..”
“ 알았어..나도 마찬가지인 걸? 자주 놀러 올게...고마워..상미야...갈게...”
다영은 쇼핑백에다 종이상자를 넣고는 혹시라도 쇼핑백이 찢어지지나 않을까
두 번, 세 번을 확인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가게를 빠져 나왔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한 남자와 부딪칠 뻔해 깜짝 놀라 쇼핑백을 끌어안은 뒤에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왠지 부끄러워서 턱 부분에다 눈을 맞춘 채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는 도망이라도 치듯이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 화~~ 정말 간만에 제대로 된 물건을 하나 보는데? 죽이는구먼..휘익~~”
남자는 멀어지는 다영의 뒷모습을 무슨 예술품 감정이라도 하듯이
찬찬히 지켜보고 서있다가 완전히 사라지자 휘파람을 불면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 누님, 나 왔어...상미 누님~~?”
“ 응? 웬일이야? 반납하게 되면 내가 갖다 준다고 했는데...”
“ 아이참...누님도 서운하게 이러기요? 내가 언제 누님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 봤수?..
그냥 지나는 길에 얼굴이 보고 싶어 들렸지...”
“ 호호호~~ 미안...내가 장사를 하다 보니 입에 배여서 그래...차 한잔 줄까?”
“ 그래요..누님....참? 그런데 좀 전에 그 여자 누구요?”
“ 누구?...”
“ 누님 가게에서 나오던데?..”
“ 아..다영이...왜?”
“ 다영이? 그냥 좀 궁금해서...”
“ 너? 또?...”
“ 하하하...알잖아요? 타고 나기를 그렇게 타고 난 놈인 걸...
그래도 내가 아무한테나 그러우? 적어도 누님 정도 미인한테나 그러지...”
“ 아이~ 참...띄우기는? 설마 너~ 아직도 옛날의 그 짓을 하고 다니는 건 아니지?”
“ 에이~ 손 씻은 지가 언젠데? 이젠 나도 사장님이요, 사장님...그리고 돈도 잘 벌어..
전에야 생업이었고 이젠 그냥 취미요, 취미..여자를 좋아해서 그러는 것 뿐인데..뭘...”
“ 그래...너 정말 다시는 그 길로 들어서지 마..
여자를 등쳐먹고 사는 것만큼 남자가 못할 짓은 없는 거야...”
“ 에효~~ 내가 과거에 지은 죄가 많아서 변명도 못하겠고...
절대로 그런 일은 없으니까 걱정 말아요...
참..아까 그 여자 이야기나 해봐요...정말 미인이던데...
아니 단순히 미인이 아니라 보통 뜨거운 여자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들던데...”
“ 호호호...뭐~어, 너하고 관계가 있다면 있는 사람이지...”
“ 엥? 나하고? 이상하네~?
아무리 업계를 떠난 지 오래되었다고는 해도,
저런 여자를 한번이라도 만났다면 절대로 기억을 못할 리가 없는데...”
“ 호호호..당연히 기억을 못하지..처음 봤으니까...”
“ 그건 또 뭔 소리요? 아이참...나 머리 나쁜 걸 알면서? 빨리 이야기해봐요..궁금해 미치겠네..”
“ 네 고객...이란 말이야...”
“ 고객? 가만, 그렇다면 누님이 나한테 부탁했던 게 바로 저 여자가?”
“ 호호호..맞아..의외지?”
“ 화~~ 왠지 뜨거운 여자라는 느낌이 왔지만 그 정도일지는 몰랐는데...”
“ 아니야..그건 아니고 내가 권했어...”
“ 엥? 누님이?”
“ 응..가게에 손님으로 왔는데 내가 왠지 마음이 끌려서 친구가 되었어...
그래서 애인하고 더 즐겁게 보내라고 이것저것 조언을 해준 거야...”
“ 흐음~~ 애인까지?”
“ 에효~~ 널 말리고 싶지만 그건 이미 늦은 것 같고...
혹시나 그렇게 되더라도 알지? 내 친구니까 힘들게 만들지는 마...”
“ 누님도 알잖아? 날...”
“ 그래...네가 제비 짓을 할 때도 여자들한테 정말로 독종은 못되었지..
그래서 내가 너랑 이렇게 아직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거고...
다른 부탁은 안 할게..네가 끼어들어서 쟤가 불행해지는 그런 일만 없도록 해줘...
내가 부러울 정도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는 애거든, 그래서 왠지 지켜주고 싶어...
내가 못하는 걸 대신 해주는 대리 만족감이랄까..하여간 그런 게 있어...
이상하지? 질투대신에 오히려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다영이 걔가 맑아서 그럴 거야...
아까도 지 애인 자랑을 넌지시 하는 데 속에서 천불이 나면서도 내가 다 행복해지는 것 있지?...
호호..나 이러다가 죽어서 정말 천국에 가는 거나 아닌지 몰라?”
“ 하하..누님이 천국에 안 가면 누가 간다고...
걱정 마요, 그런 일은 없을 테니...그 짓에서 손 떼고는 지금까지 그런 적이....에이~씨~~”
“ 왜 그래? 갑자기?”
“ 아니에요..갑자기 별로 안 좋은 기억이 나서...”
“ 뭔데..그래?”
“ 별 건 아니유...그냥 누구 부탁으로 도와줬는데 영 귀찮은 일이 좀 생겨서...
흐흐~ 그나저나, 그 여자의 애인 자랑을 들었다면...누님, 지금쯤 잔뜩 흥분했겠는데...
어때요? 간만에 가게에서....”
“ 아이~ 너? 아흑~~”
“ 후후~ 그러면 그렇지...이렇게 보지를 흥건하게 적셔가지고는?
아마 내가 안 왔으면 가게 문을 잠그고 혼자 자위라도 했겠지..뭐...”
“ 아흑~~ 너...”
“ 빨리 문이나 잠그고 와요...”
“ 아, 알았어...”
상미는 정확하게 자신의 성감대를 짚어오는 남자의 능숙한 손길에
아까부터 달아올라 있던 몸을 주체 못하고 허겁지겁 문을 잠그러 뛰어갔다.
다영은 일주일에 걸쳐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상미에게서 받아온 기구들을 하나씩 사용해봤다.
왠지 겁이 나서 처음에는 앙증맞게 생겨 마치 애들 장난감처럼 보이는 그나마 부담이 없는 에그 볼이라는 걸로
설명서에 적힌 것처럼 조심스럽게 음핵에 대고 문지르다가 스위치를 넣었을 때 다영은 펄쩍 뛰어오르고 말았다.
윙~ 하는 소리와 함께 전기가 통하듯이 음핵에서부터 단숨에 머리 속까지 타고 오르는 쾌감에 온몸이 뒤틀렸다.
그렇게 호되게 신고식을 치르고 난 다음부터 잔뜩 긴장을 해서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남자의 성기를 그대로 뚝 잘라온 듯한 것부터
뭔가 화려하게 구슬 같은 게 잔뜩 들어간 것까지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십여 개의 기구들을
겁을 내면서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마치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결국엔 다 써보고 말았다.
막상 다 시험해보고 나자 다영의 예상과는 달리 상미의 말처럼 에그 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겁을 내던 삽입용 딜도들은 생각처럼 그렇게 크게 쾌감을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
실제 남자의 성기와는 뭔가 다른 게 생동감이 떨어져 오히려 윙윙거리는 기계소리가 귀를 거슬리게 했다.
그래서 다영은 상미가 추천한 에그 볼과 애널 플러그 그리고 아들의 것과 거의 비슷해서
자신의 질 속으로 넣었을 때 왠지 푸근한 감정을 주던 모조성기 이렇게 세 개만 선택했다.
그리고 애널 플러그가 달린 팬티는 자극이 강해서 도저히 평상시에 입고 다니기는 불가능해
남편이 출근하고 난 후에 집에서만 하기로 마음먹고 갈아입을 두 벌을 더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다영의 선택을 상미는 아주 센스가 뛰어나다는 듣기에 묘한 기분이 드는 칭찬을 해주었다.
“ 자기 봤어? 정말 잘 생겼지? 혹시 영화배우 아냐?”
“ 에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던데...요즘에 잘 생긴 애들이 얼마나 많아?
잘 생기긴 했지만 그런 꽃미남은 아니지...나이도 좀 있는 것 같고...
호호..난 그래서 물론 더 마음에 들긴 해...
그래도 몸매 하나는 예술이더라...그 복근 봤어? 왕 자가 아주 뚜렷하게 보이던데?”
“ 호호~~ 맞아..허리는 잘록한데 배에 근육을 보니까...아앙~~ 난 몸살이 다 날 거 같아...”
“ 미친 년..또 시작이다 시작이야...호호...”
다영은 며칠을 쉬다가 나온 수영장의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왠지 부산하게만 느껴지는 분위기에 의아해하다가 여자들의 수다를 듣고 피식 웃고 말았다.
아줌마들이란~~ 하기야 다영도 마찬가지이긴 했지만...
어찌되었던 제법 미끈하게 생긴 젊은 남자 회원이 한 명 새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아마 한동안 저렇게 뒤에서 수군거리며 각자의 상상에 빠져 그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다가
누구와 수상한 사이더라는 유언비어가 돌면 또 그걸 가지고 맹렬히 씹으며 스트레스를 풀게 뻔했다.
그렇다고 다영은 그걸 딱히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만약 다영이 아들과 그런 관계가 아니라면 자신 또한 저런 모습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살림하느라 여기저기서 받는 스트레스를 저렇게 풀어버리는 것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한 방편인 것이다.
“ 어머? 정말 잘 생기긴 잘 생겼네?”
다영은 화제의 주인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여자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려 있는데 어찌 그렇지 않을까?
하기야 딱히 그런 점이 아니라고 해도 풀 밖에 서서 몸을 풀고 있는 그 남자의 존재는
중년의 여자들이 대부분인 한적한 이 실내 수영장에서 눈길을 확 끌 수 밖에 없었다.
아까 여자들의 수다에 코웃음을 치며 귓등으로 흘려 들었던 다영은
그 여자들의 안목을 무시했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예쁘게 생겨서 화장이라도 시키면 성별을 구분하기 힘든 그런 요즘의 꽃미남이 아니라
이목구비의 선이 뚜렷하고 굵직해서 진한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그런 잘 생긴 남자였다.
더군다나 보기 좋을 만큼만 발달된 가슴의 근육과 군살이 하나도 없이 매끈하게 빠진 몸매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울퉁불퉁한 근육질이 아니라 정말 조각같이 느껴질 정도의 몸이었다.
또한 삼십 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적지 않은 나이가 오히려 현실감이 있게 다가오는 느낌에
다영의 마음까지 순간적으로 설렐 지경이었으니 아줌마들의 호들갑이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 저, 죄송합니다만...”
“ 네, 네?...어머..”
다영은 처음에 자신이 동정을 했던 다른 여자들이나 결국엔 별반 다를 게 없이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그 남자의 몸으로 시선이 쏠리는 데 고소를 지으며
수영에 집중하려 애를 쓰다 보니 다른 날보다 쉽게 지쳐서 잠시 쉬고 있다가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고는 얼굴이 확 붉어졌다.
바로 그 남자인 걸 알고서 당황해서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피한다고 고개를 숙인 게
작은 삼각수영복에다 맞추어져 뚜렷하게 윤곽이 드러난 성기가 그대로 눈에 들어온 것 있었다.
‘ 어머나? 꽤나 크네? 선 것 같지도 않은데...’
다영은 순간 저게 커지면 수영복 밖으로 나올 거라는 망측한 상상을 하고는
고개를 남자의 발치로 떨어뜨려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애쓰고 있었다.
“ 저...제가 놀라게 해드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 아, 아니에요..제가 딴 생각을 하고 있다가 그만...”
다영은 남자의 부드러운 바리톤 음성이 기분 좋게 울리는 걸 들으며
그제야 자신이 외면한 채로 말을 건네는 무례를 범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 아이~~ 이게 무슨 창피야? 엉뚱한 망상이나 하니까 이러지...이상한 여자로 보지나 않을까 몰라?’
다영은 자신이 왜 초조해하는지를 잘 모르면서 고개를 들어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역시나 남자답게 잘 생긴 얼굴이 눈에 가득 들어오며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침착 하려 애를 쓰고서 조금은 냉정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다시 말을 건넸다.
“ 무슨 일이시죠?..”
“ 아! 네...딴 게 아니고 제가 이사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근처에 밥을 먹을 만한 곳이 없는지 혹시 아시나 싶어서...
초면에 무턱대고 죄송했습니다...”
“ 왜 집에 가서 드시지 않고...아무리 귀찮다고 해도 그래도 집에서 드시는 게 나을 텐데...”
“ 하~~ 그게...제가 이 나이를 먹도록 혼자 살다 보니...
이사를 할 때마다 그나마 대놓고 먹을만한 식당을 찾는 게 제일 큰 고민이죠...하..하...”
보기와는 다르게 조금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거리며 어설프게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남자의 모습에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싱긋 웃음이 나오면서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 어머?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그러니까....”
다영이 생각나는 몇몇 식당의 장점과 위치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동안
남자는 다영의 가슴으로 눈이 가는 자신의 시선을 처리하기가 곤란한지
얼굴을 붉히며 자꾸 외면하려 애쓰는 모습이 무척 신선하게 보였다.
그리고 다영의 말이 끝나자 허리가 부러지지나 않을지 걱정이 될 정도로
인사를 꾸벅 하고서는 배가 몹시도 고픈지 뛰다시피 허둥지둥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면서 다영은 왠지 아쉬움과 함께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다영에게 쏟아지는 여자들의 질투 어린 시선과 수군거림이 더더욱 그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 누님..안녕히 가세요...내일 봐요...”
“ 기준씨도 잘 가요...”
그 처음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서 다영은 기준이라는 그 남자와
수영장에서 오다가다 마주치면 가볍게 눈인사라도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둘 다 거의 일정한 시간대에 오다 보니 거의 매일 마주쳐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되었다.
남녀 사이라는 게 묘해서 벗은 몸을 내보인다는 점이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만 하면 오히려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 가속을 주기 마련이었다.
자연스럽게 누님 동생으로 부르면서 같이 수영을 하다 보니 자연 신체의 접촉이 많아지게 되었고
언젠가부터 다영과 기준은 서로가 그런 부분을 모른 체하며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
다영의 허리나 때로는 가슴 그리고 심지어 엉덩이를 슬쩍 스치는 기준의 손길이나
때로는 허벅지에 비벼지는 묵직한 성기의 촉감에 다영은 전율이 느껴지곤 했다.
특히나 가끔씩은 물 속에서 접촉이 좀 과했었다 싶을 때면 어김 없이 느껴지는
몸에 닿는 딱딱해진 기준의 커다란 성기에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날 만큼 짜릿해졌다.
하지만 그뿐, 다영은 결코 수영장을 벗어나서까지 그걸 이어갈 마음은 전혀 없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문제만 해도 결코 가벼운 게 아니었으니...
그냥 자신만의 비밀 공간 안에서 선물로 주어진 작은 즐거움 정도로만 여겼다.
그러나..............
“ 웬일이야? 네가 전화를 다하고?”
“ 아이참~~ 우리는 친구가 되고서도 한번도 밖에서 만난 적이 없잖아?..
아무리 편하다고는 해도 가게에서는 왠지 내가 좀 그랬었어...
네 서방님, 출장 갔다며? 애인도 멀리 떨어져 있고...
뭐, 그래서 요즘 손님도 시원찮은 데...너랑 술이나 한잔하고 싶어서 일찍 닫았어...”
“ 참~~ 외로우면 애인이나 부르지...날 불러서 무슨 도움이 된다고...”
“ 어머? 얘 봐라...? 안 그래도 집으로 오겠다고 찡찡대는 애인을 매정하게 자르고 왔는데,
사람의 성의를 무시해도 유분수지..흥~~ 가라 가~~”
“ 어머나~~ 미안해..난 그냥...호호~ 자자~ 대신에 오늘 내가 끝까지 대작을 해줄게...”
“ 좋아~~ 그래야 내 친구지...”
다영은 안 그래도 유럽으로 장기 출장을 가버린 남편 때문에 싱숭생숭하던 차라
아들한테나 가볼까 고민을 하다가 너무 들락거리는 것도 조금은 이상해 보일 것 같고
더군다나 아직은 윤수를 마주쳤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자신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 때에 생각지도 않았던 상미의 전화를 받고 기뻤지만 그냥 일부러 심드렁하게 말을 했던 것뿐이었다.
“ 어~? 상미 누님..어라? 다영이 누님도?...”
“ 기, 기준씨?”
한참 정신 없이 소주를 마시다가 자리를 옮기기 위해 팔짱을 끼고 걷던 두 사람의 앞에 기준이 나타났다.
그리고 다영은 기준이 상미와도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라는 것에 놀라면서도 왠지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그래서일까? 애초에 수영장 안에서 뿐이라던 결심을 깨고 다영이 가려는 기준을 기어코 붙든 것은....
“ 어떻게 된 거야?...”
“ 아이..누님, 그냥 모른 척 해요...”
“ 너...설마...이상한 짓 한 건 아니지?..”
“ 아이, 정말? 왜 그렇게 날 못 믿어요? 내가 언제 누님한테 헛말을 한 적이 있어?”
“ 그래..그건 그렇지만....”
“ 나, 농담이 아니라 다영이 누님이 정말 좋아서 그래...
어떤 나쁜 생각을 가지고 그러는 게 아니라..”
“ 알았어...모른 척 할게...난 두 사람이 그 사이에 친해졌다는데 깜작 놀라서 그런 거야...
에효~~ 그나저나 남자들은 모두 다영이 같은 애를 좋아하지?...”
“ 뭐..그야..아마 대부분은 그럴 걸요?..”
“ 복도 많은 계집애야....저런 것도 타고난 팔자겠지?...
아유~~ 모르겠다...오늘은 좀 참으려고 했더니 애인한테 집으로 오라고 전화나 다시 해야지...”
“ 하하...그러슈~~ 애인을 아껴뒀다가 국 끓여 먹을 것도 아니고 이럴 때나 써야지...”
“ 몰라..남자들은 하여간 다 늑대라니까?...”
“ 하하..그렇긴 하지..하지만 남자가 몽땅 순한 양 같으면 아마 여자들이 더 난릴걸?..”
“ 호호호...하긴 나부터라도 얼마 못 견딜 거야...데리고 살려면 답답해서...”
왠지 양주를 급하게 마신 다영이 화장실을 간 사이에 상미와 기준은 그렇게
애초에 기준이 다영을 미리 알고 있었던 사실을 서로 모른 척 하기로 했다.
“ 누님 괜찮아요? 정신 좀 차려봐요...”
“ 헤헤~~ 기준씨..나 흉하지...이렇게 취해서...미안해...”
“ 하~~ 어떡하나? 이대로 데려다 주었다가는 십중팔구 온 동네에 엉뚱한 소문이 돌 텐데...”
“ 헤헤~~ 기준씨..우리 한잔만 더하자...우리 집에 가면 좋은 양주가 있어...헤에~~”
“ 하하..우리 누님은 취해도 귀엽게 취하네?...
아이고~ 나야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랬다간 내일 눈을 뜨자마자 누님은 크게 후회할 거에요...
내가 전에 몇 번 겪어봐서 잘 알죠...동네 아줌마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아마 이사라도 해야 할 걸요?...”
기준은 완전히 취해버린 다영을 업고서 걸으며 주절거렸지만 다영은 못 알아듣는 것 같았다.
입으로는 한잔을 더해야 한다고 계속 떠들면서도 아기처럼 얌전히 업혀있는 다영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리고 기준은 망설이다가 일단 다영을 자기 원룸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그래도 거기는 건물 구조상 누군가와 부딪칠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단은 가서 다영이 집까지 혼자 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다영의 집과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기에 다영이 어느 정도 정신만 차려주면
기준이 조금 뒤에서 떨어져 지켜보고 따라가주기만 해도 충분한 일이었다.
‘ 나, 어쩌지?...’
사실 다영은 술이 취하기는 했지만 아주 정신이 없는 건 아니었다.
집에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과 상미에 대한 묘한 질투심 그리고 기준에게 가지고 있던 호감
이런 것들이 술의 힘을 빌어서 말 그대로 ‘알코올엔진’이 정말로 오랜만에 제대로 시동이 걸려버린 것이었다.
뭔가를 기대하듯이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혼자서 취해버리고는 기준에게 업혀서도
자신의 집으로 가기를 계속 주장한 것도 어떻게 보면 정말 취해서라기 보다는
출장간 남편으로 인해 빈집이라는 걸 이미 알려준 기준을 유혹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런 영악한 계산의 실패도 외려 자신을 걱정하는 기준의 독백으로 가슴이 찡해졌다가
막상 기준이 자기 원룸으로 데려와 침대에 눕히자 묘한 배신감과 기대감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 누님, 누님..정신 좀 차려요...후우~~ 덥다...”
술을 먹은데다 다영을 업고 온 탓에 상의를 벗어 던진 기준의 상체는 땀으로 축축했다.
비록 러닝을 입고는 있었지만 수영장에서 늘 보던 물에 젖은 미끈한 그 알몸과는
단 둘만 있는 방에서 땀냄새와 함께 남자의 체취를 확연하게 풍겨내서 느낌부터가 달랐다.
다영은 취한 척 하면서도 실눈을 뜨고는 기준의 움직임 하나까지 모두 훔쳐보며
가슴을 졸이는 것과 동시에 짜릿한 두근거림으로 자신의 팬티를 조금씩 적셔나가고 있었다.
“ 무, 물....”
“ 누님? 정신 좀 들어요? 물을 줄까요? 목이 말라요?”
“ 으..응...물...”
기준이 물컵을 들고 돌아와 다영의 머리를 받치고서 입에다 물을 조금씩 부어줬지만
제대로 삼키지를 못하고 자꾸만 흘려내는 통에 다영의 옷 앞자락이 다 젖어버렸다.
그러자 흰색 상의가 젖으면서 달라붙어 안에 입은 브래지어만이 아니라
뾰족하게 솟아오른 젖꼭지마저 선명하게 그 윤곽을 드러내 기준의 시선을 계속 유혹했다.
“ 나참~~ 어떡하나? 에라 모르겠다...나중에 뺨을 맞더라도...”
중얼거리는 기준의 말을 들으며 다영은 가슴이 덜컥했다.
사실 물을 입가로 흘린 것도 알고 보면 반은 의도적이긴 했지만
막상 뭔가를 결심한 듯한 기준의 말에는 겁이 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게 술에 의해 발동이 된 본능과 자신의 머리 속의 이성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이미 기준의 입술이 다가오고 있는 걸 알고서 다영은 생각을 멈추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이미 돌이키기엔 늦은 거야....
그런 자신의 변명과 동시에 축축하게 젖은 기준의 입술이 비벼오더니
곧 자신의 입을 벌리고 뭉클한 혀가 침입하더니 시원한 물이 흘러 들어왔다.
그러자 갈증이 심했던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정말 맛있게 받아 마시기 시작했다.
달콤한 키스와 함께 갈증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던 입술이 떨어지자 아쉬워하던 다영은
금새 다시 돌아온 기준의 입술에 마음 속으로 환성을 지르며 목을 껴안고 매달렸다.
“ 하하~~ 우리 누님, 아기처럼 잘 받아 먹네?..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
“ 기, 기준씨~~...”
그렇게 몇 번이나 입 속에다 물을 머금고서 자신에게 키스를 통해 먹여준 기준이
자신도 모르게 기준의 혀를 빨면서 뜨겁게 신음을 토해버린 다영에게서
입술을 떼어내고 웃으며 말을 붙이자 다영도 더 이상은 정신이 없는 척을 할 수가 없었다.
“ 정신이 좀 들었으면 집으로 가죠...제가 뒤에서 따라갈 테니까 걱정 마시고요...
동네에 괜한 소문이 돌아봐야 누님만 힘들어요...
저야...막말로 혼자 사는 놈이니 무시하면 그만이지만...누님은 다르잖아요?”
“ 기, 기준씨..고마워요...”
“ 아니에요...그리고 솔직히 누님을 좋아해요...그래서 누님을 여기에 더 둘 수가 없어요...
제가 어떻게 변해버릴지 몰라서..저, 지금도 많이 참고 있는 거에요...”
“ 기준씨...”
다영은 기준의 말에 가슴이 찡해져 오며 그만 기준에게 먼저 키스를 하고 말았다.
그러자 아까의 조심스럽던 움직임과는 달리 뜨겁게 키스를 해오며
다영을 정신 없이 몰고 가는 화려한 혀의 난무가 시작되었다.
건드리는 듯 마는 듯 애를 태우면서 입 안 구석구석을 건드리던 혀가
어느 순간 폭풍같이 몰아쳐 깊게 빨아들이며 혼을 쏙 빼놓고는 다시 달아나
정말 키스만으로도 작게나마 절정 비슷한 것까지 느끼게 만들었던 기준이
어느새 손을 움직여 젖가슴과 젖꼭지를 동시에 애무하는 독특한 손놀림으로
연이어 몰려오는 절정의 파도로 다영의 아래에서 물을 펑펑 쏟아내게 하고 있었다.
‘ 아흑~~ 너무 잘해...이대로는 물 천지인 게 그냥 들킬 텐데...’
다영은 자신의 무릎에서 맴돌며 간지러운 듯하면서도 저릿저릿한 느낌을 주던 기준의 손이
서서히 위로 타고 올라오자 우습게도 자신의 너무 젖은 음부를 들키는 것만 고민하고 있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수긍해버린 걸까?...
그때였다. 갑자기 기준의 손길이 떨어지며 입술도 덩달아 멀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이마에 닿는 기준의 뜨거운 입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