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1부] 바람에 흩날려 흩어져도... (8)
8)
“ 엄마, 미안해...둘만 재미있게 보내려고 했는데...”
“ 괜찮아, 빨리 가보기나 해...”
“ 내가 최대한 빨리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그냥 자리만 채워 달랬으니까...”
“ 알았다니까 걱정 말고...그리고 괜히 빨리 온다고 판을 깨지는 말고...”
“ 알았어...아휴~~ 형들도 진작에 여자친구를 좀 사귀지....에이~~”
“ 가서도 그러지 말고 천천히 와...엄마는 혼자 옛날 기분을 내면서 차나 마시고 있을 테니..”
서로의 감촉과 체온의 따사로운 기분을 즐기며 이불 속에서 꼼지락거리다 보니 어느새 오전이 다 가있었다.
어차피 오전에 움직여 봐야 별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경기는 건너뛰고서 축제의 피날레만 즐기기로 했었기에 급할 건 없었다.
하지만 막상 오후 느지막이 움직이려고 할 때 한 통의 전화를 받고는 민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하숙생들이 단체로 미팅을 해서 축제의 마지막 날을 같이 어울리기로 했던 모양인데
민에게는 미리 말을 하지 않았던 게 도망갈 구실을 못 만들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갑자기 등장한 엄마 때문에 당황했던 그들이 일단 미팅장소에 갔다가
약속했던 어린 킹카는 어디 갔냐며 여자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고 난리가 난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민은 엄마에게 사정 설명을 하고 커피숍에서 잠시만 기다려주기를 부탁했다.
물론 엄마는 웃으며 느긋하게 갔다 오라고는 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애당초 얼굴만 비출 생각으로 형들에게는 이미 밖에 나와있다고 설레발을 떤 게 아니었던가?
“ 흐응~~ 이런 기분도 꽤 괜찮네?...”
다영은 이층 커피숍 창가에 앉아서 자신에게 쏠리는 젊은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어쩌면 대학가의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농염한 중년의 분위기가
오히려 주위를 압도해 묘한 흡입력을 가지고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서 여자친구와 토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다영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역시 여자의 본성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걸까?
그런 주변의 부산스러움에 뿌듯함과 우월감을 느끼며
다영은 마치 우연인 것처럼 한 번씩 자세를 바꾸면서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쑥 내밀거나 새하얀 허벅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는 주위...
창 밖만 내다보고 있던 다영이었지만 동그래진 눈으로 침만 꼴딱꼴딱 삼키고 있을
강아지 같은 남자들의 모습이 잡힐 듯이 눈앞에 그려져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여보세요? 민이니?”
“ 응, 엄마...미안해, 아무래도 못 빠져나갈 것 같아...”
“ 그래? 어쩔 수 없지, 뭐...무리하지 말고 그냥 놀아. 난 차나 한 잔 더 마시고 들어갈게..”
“ 어, 엄마..잠깐만...”
다영은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서러움이 확 밀려와 전화를 덥석 끊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느끼던 우월감과 자신감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비애만이 남았다.
엄마로 그리고 여자의 육체로 밀어 부쳐도 결국 세월에는 이길 수가 없는 걸까?
그렇게나 자신에게 간이라도 내줄 것 같던,
다영의 피와 살을 함께 나눈 하나뿐인 아들마저 젊은 여자를 선택한 것이었다.
물론 아들을 끝까지 욕심 낼 수도 없고 내서도 안 된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지만 이렇게는 아니었다.
누굴 위해서 털을 깎고 부끄러움도 무릅쓴 채 이런 민망한 속옷을 입고서 먼 길을 찾아왔는데...
왜 하필이면 꼭 이때, 이런 순간에 자신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야만 하는 걸까?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한 방울 눈물이 맺혀 뺨을 타고 또르르 흘러내리자 깜작 놀라서
혹여 누군가가 보지나 않았을까 살피며 콤팩트를 열어 화장을 고치는 척 눈물을 훔쳤다.
“ 헉~ 헉~ 어머님, 다행이 아직 계셨네요? 벌써 가셨으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에구~~ 하숙집까지 뛰어갈 생각을 하면 사실 좀 갑갑했거든요? 하하하....”
“ 어머? 윤수씨?...어쩐 일이세요?”
지난 밤 소개를 받았던 하숙생들 중에 나이가 가장 많은 윤수이었다.
졸업반이자 아들과는 딱 열살 차이인 서른 살의 이 청년만큼은 다영도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단순히 아들의 선배로서나 대학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자로서의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로 윤수가 붙임성 좋게 다영에게 어머니라 부르며
자신에게 말을 놓으라고 해도 다영으로서는 도저히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그런 윤수가 지금 땀을 뻘뻘 흘리며 나타났으니 다영으로서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후~우~~ 잠깐만요...물 좀 마시고요....”
“ 어머? 그거 제가 마시던 건데...”
“ 하하...그러세요? 그래서 더 맛있었나 보네요...”
다영은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더니 목이 마른 지 말릴 새도 없이
자신의 립스틱이 묻은 물잔을 들고 벌컥벌컥 마시는 윤수의 행동에 얼굴을 살짝 붉혔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말에도 넉살을 떠는 윤수 때문에 얼굴이 더 빨개졌다.
“ 민이가 전화가 안 된다고 울상이 되어서는 당장 엄마한테 간다고 난리가 났어요...”
“ 네? 그럴 리가...좀 전에까지...어머? 꺼져 있었네?..”
다영은 그제야 아까 전화를 거칠게 끊으며 배터리가 빠진 건지 꺼져있는 전화기를 볼 수 있었다.
“ 아이고~~ 그렇게 안 보이는데 왜 그리 성미가 급하세요?
민이 말도 다 안 들어보고 전화를 끊으시다니...”
“ 네? 민이가 못 온다고...”
“ 네, 네..그건 맞지요...그래서 어머님더러 죄송하지만 오시라고 그런 거였는데...
그냥 우리 하숙생들끼리 다같이 모여서 술이나 한잔 하면서 놀자고 했거든요...”
“ 하지만...여자분들이...”
“ 하하...애초에 파트너 같은 것도 정하지 않았었어요...다같이 축제에서 놀자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어차피 숫자도 남자가 한 명이 많아요....”
“ 네? 그러면 민이가 처음부터 갈 필요도 없었던 것 아닌가요?”
“ 하하...그게...민이가 없으면 당장 일어서겠다는 걸 어떡합니까?”
“ 에? 왜요? 혹시 민이를 몰래 좋아한 여학생이라도....”
“ 하하..그런 게 아니고요...학생이 아니고 우연히 연결이 된 간호사들이에요...
그래서 자신들도 말 그대로 파릇파릇한 새싹과 축제를 즐기고 싶다..이거죠...쩝...
뭐...저희는 들러리이고, 다시 말해 우리 노땅들 네 명을 합쳐봐야 민이 하나만 못하다...이런 겁니다...휴~~”
“ 어머나? 그런 거에요?...”
“ 네..그런데 민이가 울상이 돼서는 눈에 보이는 게 없을 지경이니 난리가 났죠...
여자들은 그게 또 귀엽다며 민이가 도망 갈지도 모른다고 절대 놔주지를 않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헐레벌떡 뛰어온 거 아닙니까?...”
“ 어머? 죄송해요...그런데 제가 같이 어울려도 될까요?”
“ 괜찮고 말고 할 게 어디 있나요?..저희들이랑은 진작에 어제 인사를 다 끝냈고...
여자들은 민이만 도중에 도망 안 간다면 무조건 찬성이라는 데요...
그리고 민이가 저렇게 난리를 치는 미인 엄마가 궁금해서라도 빨리 모셔오래요...”
“ 죄송해요..윤수씨...그래도 그렇지...어째서 제일 형이 이렇게 오신 거에요?”
“ 쩝~~ 한 살이라도 비슷한 세대끼리 말이 잘 통할 거라고 모두 저를 지목했어요...”
“ 킥킥~~ 알았어요..어서 가요...”
다영은 윤수의 안내로 이동을 하면서 뛰어오느라 땀을 흘린 윤수의 몸에서 풍기는
땀냄새와 함께 희미하게 맡아지는 스킨로션 냄새가 그다지 싫지는 않게 느껴졌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남성의 호르몬이 강하게 느껴져서 조금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그러고 보면 다른 사람들이 윤수를 지명해서 보낸 게 제대로 된 안목이었다고도 할 수 있었다.
“ 엄마~~!!”
“ 민아...미안해...엄마는 전화기가 꺼진 줄도 모르고...”
“ 아니야..내가 미안해...내가 직접 가서 엄마한테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다영이 윤수를 따라 들어가자 아들이 벌떡 일어나 달려와서는
금방이라도 안을 듯하다가 눈치를 주자 주춤하고는 대신 두 손을 덥석 잡았다.
아마 말리지 않았다면 십중팔구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을 것 같아 다영은 식은 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 아니..어쩌면 대뜸 키스부터 퍼붓고 손이 치마 밑으로 들어왔을지도....후후~~’
짜릿한 상상으로 아래쪽으로 묵직하게 둔통이 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다영이 아들의 손에 잡혀서 아들 옆에 앉자 수군대는 여자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 어머머머...정말 엄마 맞아? 완전히 헤어졌던 애인을 만나는 것 같잖아?”
“ 근데...도대체 저렇게 큰 아들이 있는 엄마가 맞아? 혹시 새엄마 아니야?..”
아예 들으라는 것처럼 수군대는 그 목소리에 다영의 이마 골이 깊이 패였다.
남들 특히 눈치가 빠른 다른 여자들 눈에도 두 사람이 연인처럼 보이고
특히나 자신이 새엄마로 여겨질 만큼 젊게 보인다는 건 좋아할 일이었지만
이대로 두면 정말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사람이 친모자라는 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을 텐데도
단지 너무 사이가 좋은(?) 것에 질투가 나고 당연히 펑퍼짐한 40대 아줌마를 상상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섹시한 미시에게 위기감까지 느낀 여자들의 단순한 말장난이긴 했지만
여러 번 듣다 보면 점차 다른 시각으로 두 사람을 보기 시작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 걱정되었다.
“ 이봐요? 아가씨들..소설은 이제 그만 쓰고, 너무 무례한 거 아니에요?”
“ 네, 네?”
“ 그러면 내가 먼저 소개를 해야 하나요?”
“ 아, 아니요...죄송해요...안녕하세요...”
“ 네, 반가워요? 다른 분들은 우리 말을 못하나 봐요? 교폰가요? 좀 전까지는 아~주 능숙하게 하는 것 같더니...”
“ 아, 안녕하세요?..”
초장부터 기선을 제압해야겠다는 의지로 강하게 쏘아붙이자 떨떠름해하면서도 여자들은 인사를 해왔다.
“ 네, 반가워요...아가씨들...뭐...내가 아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극성 엄마는 아니지만...
아예 몰랐다면 몰라도...이렇게 한자리에 앉아서까지 외면하긴 힘들죠...내가 사랑하는 아들인데...”
“ 아..네...”
다영이 말꼬리를 길게 늘이자 여자들은 찔끔했다.
“ 난..아들에게 일일이 간섭할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해가 될 일은 막아줘야 할 것 같아서...
뭐...이젠 성인이니까 애정 문제도 참견하긴 그렇지만...
나는 말이죠...원래 남자든 여자든 없는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아~~주 싫어해서...
우리 아들에게도 그런 건 절대 못하도록 가르치긴 했는데.....”
“ ....저...그냥 농담으로....”
“ 알아요..농담인 줄...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고...
더군다나 사람을 뻔히 앉혀놓고 그런 식으로 그러는 건 농담이 아니라 희롱이에요...
차라리 당당하게 주고 받으면 농담이 될지는 몰라도...”
“ 죄, 죄송합니다...”
“ 됐어요...이제 더 이상 그런 실수를 안 하면 되죠...
윤수씨, 미안해요. 내가 괜히 즐거운 분위기를 깬 것 같아요...”
“ 아니에요..어머님...아주 감탄했어요...
민이가 엄마만 찾을 만하네요...저도 반했습니다...”
“ 아이~ 참, 그만해요..동생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아요?”
“ 뭐..어떻습니까? 이 녀석들도 다 어머님한테 반한 것 같은데...안 그냐?”
“ 하하..맞아요..형...어머님, 저희도 한눈에 반했습니다...”
진담인지 농담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말을 툭 던지며 윤수가 분위기를 띄우자 다시 좌중은 떠들썩해졌다.
단지 민과 여자들의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을 뿐 그것도 잠시 술잔이 오가고
모두의 찬성 하에 막걸리와 안주를 사서 모닥불을 피우고 마시기로 할 때쯤에는
얼큰하게 기분이 좋은 상태였었기에 아까의 불편했던 감정 같은 건 모두 잊고 있었다.
“ 엄마, 화나지 않았어?”
“ 아이 참~~ 내가 너냐? 그런 걸로 삐치게?”
“ 엄마는? 난 아까 정말 앞이 캄캄했다고...전화기는 꺼져 있지, 온갖 상상이 다 드는데..”
“ 무슨 상상? 엄마가 홧김에 바람이라도 필까 봐?”
“ 에이~~ 그만 해...내가 잘못했어...난 술을 사서 가야 하니까 엄마 먼저 올라가 있어...”
“ 나도 같이 갈까?”
“ 아니야...다른 형이랑 둘이 가기로 했어..어차피 술하고 안주를 들고 올라가야 하니까...”
“ 알았어...빨리 와...”
“ 응...”
다영은 팔짱을 끼고 걷다가 교문 앞에서 술을 사러 간다는 아들을 보내고는
윤수의 안내를 받아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교내로 들어갔다.
“ 어디 보자...자리는 여기가 좋겠어...일단 근처에서 낙엽이랑 나뭇가지를 좀 모으고...
여자들하고 누구 한 사람은 같이 남아있고 다른 사람이 나하고 땔감을 주워오자...
숲 속으로 들어가면 좀 굵은 가지들이 있을 거야....”
“ 윤수씨, 그러면 저랑 같이 가요....”
“ 에? 어머님은 그냥 여기 있지 않고요?”
“ 술도 조금 깨울 겸해서요....”
“ 네..가시죠...너희들은 미리 불 좀 피워놔라...”
다영은 조금은 껄끄러운 여자들과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멀뚱하게 앉아있는 것보다는
그나마 조금 편한 상대인 윤수와 같이 땔감이나 줍는 게 나을 것 같아 먼저 자청하고 나섰다.
“ 여기는....”
“ 네? 뭐라고 하셨어요?”
“ 아, 아니에요...”
밤이라 어둡기는 했지만 가로등 불빛이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새나오고 있었기에
다영은 이곳이 어제 아들과 같이 왔던 그 숲 속이라는 걸 알고서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내색한다는 자체가 더 우스운 일이기에 모른 척 열심히 땔감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 어머? 윤수씨...”
“ 이제 밤에는 제법 쌀쌀해요...”
“ 그래도 윤수씨도 그렇게 반팔만 입으면 추울 텐데...”
“ 하하..제가 몸에 열이 좀 많은 편이라 술을 한잔 했더니 오히려 덥네요...걱정 마세요...”
다영은 아닌 게 아니라 가디건을 입었는데도 가을 숲 속의 찬 공기가 제법 선선하게 느껴지던 차에
갑자기 어깨를 덮는 따스한 옷에 깜짝 놀라 돌아왔더니 윤수가 겉에 입었던 긴 남방을 벗어 입혀준 것이었다.
아까 언뜻 맡았던 윤수의 희미한 체취와 함께 자상한 그의 마음이 가슴 속을 파고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근거리며 멍하니 윤수의 남자다운 어깨 선을 바라보다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 고, 고마워요...”
“ 하하..아닙니다...전 민이가 참 부럽네요...”
“ 네?”
“ 어쩌면 연인처럼 보일 정도로 다정한 두 사람이 부러워요...전 돌아가신 어머니랑 그렇지 못했거든요...”
“ 어머? 언제?”
“ 몇 년 됐어요...제가 어머니를....아닙니다...다 지난 이야긴 걸요...”
“ 윤수씨...”
다영은 희미한 불빛에 비치는 윤수의 옆 얼굴에서
감정이 격해져 목이 잠긴 듯한 목소리와 함께 언뜻 눈에 물기가 반짝인 걸 본 것 같았다.
두근두근~~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윤수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젖가슴에다 안아 버렸다.
“ 어, 어머니...”
“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윤수씨...”
“ 어머니...흑...”
다영은 축축하게 젖어오는 자신의 젖가슴을 느끼면서 이 덩치만 큰 아이가 몹시도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때 자신의 가슴에다 얼굴을 묻고 흐느끼던 윤수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입술을 가까이 가져오자 순간 당황하다가 무엇 때문이지는 몰라도 스르르 눈을 감고 말았다.
따가운 수염의 감촉과 함께 술과 담배의 냄새가 뒤섞인 텁텁한 혀가
자신의 입술을 열고 들어오자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윤수의 목을 껴안고 말았다.
“ 아흑~~ 그, 그만...윤수씨...”
입 속을 거칠게 누비면서 혀를 아프게 빨던 윤수가 얼굴을 내려
목을 빨며 엉덩이를 만지자 비음과 함께 몸을 꿈틀거리던 다영은
윤수의 손이 앞으로 돌아와서 허벅지를 타고 올라와 치마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순간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음부를 파고든 너무나 부끄러운 끈 팬티가 생각나 정신이 퍼뜩 들었다.
“ 죄송합니다...저도 모르게...”
“ 아니에요...우리 둘 다 조금 들떴던 것 뿐이에요...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좋은 밤이잖아요?
자..빨리 나무를 주워서 가요..모두 기다릴 테니...”
“ 네...고맙습니다..이해해 주셔서...”
“ 호호...신경 쓰지 말라니까요?..
축제잖아요? 원래 축제에는 그런 깜짝 이벤트도 있고 하는 거에요...
대신 우리 민이에게는 비밀이에요..알았죠?”
“ 그, 그럼요...”
다영은 자신의 음란하기 짝이 없는 팬티와 이미 젖기 시작해버린 음부를
윤수에게 들키지 않은 걸 천만다행으로 여기며 짐짓 쾌활하게 이야기를 했다.
“ 왜 이렇게 안 오는 걸까요?”
“ 하하..너무 걱정 마세요...곧 오겠죠..
음..어쩌면 오면서 일부러 쌍쌍이 숲길을 걸으며 데이트를 하느라 늑장을 부리는지도 모르죠...”
“ 네..에...”
다영은 윤수의 말을 들으며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가슴 속은 초조하기 짝이 없었다.
이미 그 숲길이란 데를 아들과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그리고 아까만해도 그 분위기에 자신 또한 자칫 윤수와 선을 넘을 뻔하기도 했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둘러 앉아 들뜬 분위기 속에서 술을 마셔 모두 어느 정도 취하기도 했고
그보다는 슬슬 추워지기 시작해서 라이브 카페로 옮겨 음악을 듣기로 하고는 자리를 정리했다.
불씨와 쓰레기를 확실히 처리하기 위해서 모두가 분주할 때
다영을 데리고 먼저 내려가 있으라는 일행의 권유에 윤수가 동행을 했다.
다영의 마음 같아서는 아들이 같이 갔으면 했지만 막내인 민이 빠지기에는 어폐가 있었다.
그래서 교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시간이 꽤 지나도 오지를 않아
혹시나 많은 사람들 때문에 길이 어긋났나 싶어 약속장소로 왔더니 아무도 보이지가 않았다.
조금 앉아 기다리다 걱정이 된 다영의 말에 웃으며 가볍게 대답하는 윤수 때문에
다영은 아들에게 전화를 하기도 겸연쩍어 타는 속내를 감춘 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여, 여보세요? 민이니? 왜 안 와?”
“ 응? 무슨 소리야? 난 엄마가 안 와서 전화한 건데?”
“ 나? 지금 xxx 인데?”
“ 어? 어디 있어? 안 보이는 데?”
“ 창가 자리...안 보여? 그러는 넌 어디야?”
“ 잠깐만 엄마..윤수형 좀 바꿔줘...”
“ 그래..잠시만....”
다영은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화들짝 놀랐다가 아들의 번호가 찍힌 걸 보고서
반가움과 미운 감정이 왈칵 솟았지만 아들의 말에 안심이 되면서도 어리둥절해졌다.
그리고 아들과 한참 통화를 하는 윤수를 쳐다보다가 다시 넘겨주는 전화기를 받았다.
“ 엄마...”
“ 응..민아...”
“ 미치겠네? 왜 이렇게 된 거야?”
“ 왜 그래?”
“ 엄마는 아직 학교 앞이라며?”
“ 응...그런데 왜?”
“ 우리는 지금 미사리에 와있단 말이야...”
“ 미사리? 그게 어딘데?”
“ 우리가 전에 드라이브 갔었잖아?”
“ 응...”
“ 그때 가던 길 중간쯤에 있어..여기 경기도야...”
“ 뭐? 어떻게 된 거야?”
“ 윤수형 잘못이야...원래 택시를 나눠 타고 이리로 오기로 했었는데...
형이 잘못 알고 엄마를 거기로 데려 갔대...난 엄마가 다른 차로 오는 줄 알았지...
엄마..형이랑 택시를 타고 이리로 와...”
“ 아니야..민아..엄마는 먼저 들어가 있을게...넌 거기서 놀다가 천천히 와...”
“ 히잉~~ 엄마~~..”
“ 아이~~ 이 녀석? 또 응석은? 남들이 흉본다...엄마가 피곤해서 그래...
거기까지 가기에는 좀 그래...아까도 미리 알았다면 이야기했을 텐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너라도 재미있게 놀다 와...오늘이 축제 마지막 날이잖니?..”
“ 미안해..엄마...마음 같아서는 혼자라고 돌아가고 싶지만..
누나들이 술을 산다고 해서 일부러 온 거라..
그러기는 좀 눈치가 보여서...대신 내가 끝나면 바로 갈게..
엄마...피곤하면 먼저 자고 있어..내가 가서 깨울게...알았지..? 사랑해 엄마..쪽~~”
“ 알았어..나도...”
마지막 말은 속삭이듯이 하고 소리가 울리는 걸로 봐서는 손으로 가린 것 같았다.
“ 죄송해요..어머님...”
“ 아니에요..윤수씨...저~ 괜찮으면 우리 그만 가면 안될까요? 제가 조금 피곤해서...”
“ 네..그렇게 하죠...”
자신의 실수가 몹시 미안했던지 어깨가 축 처진 윤수의 모습이 다영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어
다영은 용기라도 주듯이 일부러 윤수의 팔짱을 끼고 자신의 젖가슴을 바짝 갖다 부쳤다.
“ 아이 참~~ 남자가 그만한 일로 풀이 죽고 그래요?”
“ 저 때문에...”
“ 대신에 들어가면서 맥주를 사가지고 우리끼리 방에서 한 잔해요..알았죠?”
“ 네...고맙습니다...”
“ 또 그러네?...”
다영은 이때만큼은 아들이나 아들보다 열 살이나 많은 윤수나 똑같이 어린 아이처럼 보여 웃음이 났다.
“ 전..어머니를...”
“ 네? 저를 왜?”
“ 아, 아니요...돌아가신 제 어머니 말이에요...”
“ 아...네...”
막상 아들의 방에 둘이 앉아서는 벌컥벌컥 술을 마시면서 생각에 잠겨 말이 없던 윤수를
다영은 불안하게 바라보다가 취한 모습으로 갑자기 자신을 부르자 깜작 놀랐다.
‘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불안해하는 거야?’
“ 제 어머닌 술장사를 했었어요...”
“ 아~!...”
“ 제가 중학교 때 이혼하고 작은 카페를 했었죠...”
“ 힘 드셨겠네요...여자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게...”
“ 네..그랬죠...특별히 배운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이혼 전부터 남자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마 아버지와 헤어진 것도 그 때문인 것 같고...카페도 그 남자가 열어준 게 아닌가 싶어요...”
“ ........”
다영은 문득 뜬금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윤수 때문에 당혹스러웠다.
“ 어렴풋이 알던 걸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확실히 알았죠...
그리고 그때부터 제가 엇나가기 시작했어요...
어머니 속을 참 많이 썩였어요...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남자를 포기 못하더군요...
그 남자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남자 자체를 너무 좋아했어요...
제가 본 애인만 해도 몇 명이나 되는지...
결국엔 제가 어머니에게 창녀라는 소리까지 해버리고 우리는 거의 대화가 없게 되었어요...”
“ 어머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어떻게 엄마에게...”
“ 네..제가 바보였죠...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어요..제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 윤수씨...그 마음을 알겠어요...”
다영은 눈물이 맺힌 윤수를 보면서 마음이 아파왔다.
“ 아니요..모릅니다...절대...”
“ 윤수씨?”
“ 전 어머니를 여자로 사랑했던 겁니다...
어머니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서 쾌락에 미쳐가는 모습을 훔쳐보며 질투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나 모질게 대했던 거죠....”
갑자기 이런 비밀을 털어놓는 건 자신과 아들 사이에 있는 뭔가를 눈치챈 게 아닐까?..
다영은 윤수의 고백을 들으면서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 그래서 부러웠어요...민이가 미울 정도로...이렇게나 아름다운 어머니가 있다는 게...
그리고 그렇게나 마음껏 애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 그, 그건...”
“ 알아요..네, 잘 압니다..너무나 다정한 모자라는 거...
하지만 전..잘 알죠..민이가 엄마를 보는 눈은 엄마가 아니라 연인을 바라보는 눈이라는 걸..
그게 부러운 겁니다...전 그렇게 해볼 생각조차 못했으니까요...
그랬더라면 우리도 두 사람처럼 다정한 사이가 되어서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도..
이렇게 제 평생에 한이 될 일도 없었을 것을....”
“ 윤수씨....”
다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눈에 맺힌 눈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유, 윤수씨...이러지 말아요...”
“ 죄송합니다..어머니..저를 욕하세요..때리고 싶으면 때리세요...하지만...”
“ 아, 헉~~”
다영은 불길이 이는 것처럼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윤수를 보고
당황해서 피하려 했지만 어깨를 아프게 잡고 침대 위에다 눕히는 데는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서 젖가슴이 쥐어지는 통증에 신음소리를 내자 입술이 덮쳐왔다.
이미 한번 느껴본 뜨거운 키스가 이어지면서 다영은 이미 저항의 의지가 약해지고 있었다.
어쩌면 윤수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이렇게 될 걸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보다는 동병상련의 감정이랄까?
윤수에 대한 미움이나 증오보다는 상처받고 두려움에 떠는 아이를 품에 안은 것 같은 가련함만이 들 뿐이었다.
숲에서 있었던 상황이 다시 반복되는 걸까?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치마를 걷으며 슬금슬금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 유, 윤수씨...제발 여기에선...”
“ 죄송해요...”
“ 어머? 윤수씨...”
“ 꼭 잡으세요...”
다영은 가랑이로 파고들기 직전인 윤수의 손목을 잡으며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들의 방에서 도저히 이럴 수는 없다는 다영의 절박한 심정을 눈치챈 건지 갑자기 윤수가 다영을 안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 굳건한 팔에 들려 다영은 윤수의 목에다 팔을 두르고서 일층으로 안겨 내려왔다.
“ 아흑~ 제발...”
“ 정말 놀랬어요...이런 게 숨어 있을 줄은..손을 치워요...”
윤수는 다영을 자신의 침대에다 던지듯이 눕히고서 올라타
키스를 하며 손을 치마 밑으로 넣었다가 깜작 놀라고 말았다.
손끝에 바로 닿는 축축한 꽃잎에 팬티를 입지 않은 줄만 알았다가
음부의 중앙을 가르며 더듬자 그 사이에 푹 파묻힌 가느다란 천을 발견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비밀스런 구멍과 음핵만을 간신히 가리는 기가 막힌 그 팬티도 놀라웠지만
어디에서도 만져지지 않는 체모에 깜짝 놀라 아래로 내려가서 치마를 들쳤다.
그리고는 다영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자 티 없이 깨끗한 음부가 드러났다.
“ 깎았군요...대단해요...보고만 있는데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 아흑~~ 제발...아아~~”
다영은 자신의 음부를 확인이라도 하듯이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뜨거운 입김을 불어대자 신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꽃잎 사이에 파묻힌 천을 당겨 옆으로 빼내는 걸 알고서 너무나 많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 아흐흑~~ 아~~”
까칠한 혀가 꽃잎을 부드럽게 쓸고서 도드라진 음핵을 튕기자
다영은 신음과 함께 허리를 쳐 올리며 윤수의 머리카락 속으로 두 손을 파묻었다.
그리고는 음부를 몽땅 삼키기라도 할 것처럼 입으로 덮고서 강하게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다영은 맷돌을 돌리듯이 엉덩이를 크게 휘저으며 비명처럼 교성을 토해냈다.
“ 아아~~ 유, 윤수씨...”
“ 제발 부탁 드려요....”
“ 아흑~ 아아...”
성기를 집어넣듯이 구멍 속으로 파고든 혀가 질 속을 휘젓자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떨다가 축 늘어진
자신의 옷을 벗겨나가는 윤수의 손길에도 다영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알몸이 된 다영에게서 한시도 눈길을 떼지 못하고 옷을 벗어 던진 윤수가
징그럽게 보일 정도로 힘줄이 불룩하게 돋아난 큰 성기를 흔들며
침대 위로 올라오자 다영은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때 자신의 하체를 더듬던 윤수의 손가락이 질 속으로 파고드는 쾌감에 신음소리를 내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뜨자 얼굴 바로 앞에서 그 뜨거운 살기둥이 망막을 가득 채워왔다.
자신의 결심을 재촉하듯이 질벽을 긁으며 휘젓는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주는 쾌감과
입술과 코를 문지르며 끈적한 액체를 바르고 있는 뜨거운 살기둥에서 풍겨나는
그 진한 남자의 냄새에 다영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어 귀두를 삼키고 말았다.
다영으로서도 처음 접해보는 굵은 기둥에 턱이 얼얼할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빨다가
특히나 커 보이는 버섯의 삿갓이 목구멍을 가득 메울 때는 숨을 쉬기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 이제 넣을 거에요...어머니..알았죠?”
“ 하윽~~..제발..부드럽게....”
“ 헉~~ 엄마...”
“ 아앙~~...”
자신에게 지독한 쾌감을 주던 손가락이 빠져나간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입 속에서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로 커다란 성기가 음핵을 문지르며 입성을 예고하자
다영은 거부할 생각도 못한 채 정신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해주기만을 애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윤수가 중얼거리듯이 엄마라고 부르며 좁은 질을 찢을 듯이 벌리고 들어오자 다영은 단숨에 절정을 향해 치솟았다.
작지 않은 아들의 성기에 익숙해져 있는데도 아픔을 느낄 정도로 커다란 성기가 끝까지 들어오자
다영은 질의 주름 하나하나가 마치 다림질을 하는 것처럼 펴지는 기분과 함께 작은 고개를 넘어서고 말았다.
“ 엄마, 좋아요....”
“ 아앙~~ 아기...내 아들...아학~”
“ 엄마, 엄마...”
윤수가 정신 없이 자신을 엄마라 부르며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다영은 자신의 질이 송두리째 울리며 뽑혀나가는 느낌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윤수를 아들이라 부르면서 두 번째 파도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 헉헉~~ 엄마, 쌀 것 같아요....”
“ 아아~~ 이대로..그냥 싸..어서...아흑~~괜찮아...”
부풀어 오르는 귀두를 따라 자신이 질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걸 느끼면서
다영은 세차게 벽을 두드리는 뜨거운 정액에 비명을 지르며 까무룩 생각이 끊어지고 말았다.
다영이 질 밖으로 정액을 쏟아내면서 멍하게 시체처럼 누워 있자
말 없이 지켜보던 윤수가 조용히 일어나 수건으로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워 있던 다영이 그런 윤수의 손길을 막은 다음에
조용히 옷을 챙겨 입고 나올 때까지 두 사람은 한 번도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다.
“ 죄송해요..사실은 일부러 어머님을 빼돌렸어요...민이가 너무 미웠습니다...흑...”
다영은 뒤에서 들리는 조용한 윤수의 흐느낌을 끝으로 방문을 닫았다.
“ 엄마? 자? 엄마..미안해...”
혹시나 아들이 돌아왔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방문을 열었을 때
여전히 텅 빈 방을 보고서야 다영은 힘 없이 방바닥으로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척척하게 흘러나와 방바닥을 적신 정액을 수건으로 닦아내고는
욕실에서 알몸으로 샤워를 하면서 수건과 팬티를 같이 빨 때서야 눈물이 쏟아졌다.
옷을 갈아입은 뒤에 불을 끄고서 침대에 누워 뒤척뒤척하다가 인기척을 느낀 건 새벽이었다.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온 아들이 조심스레 옷을 벗고서
옆으로 스며들어와 자신을 조용히 부를 때도 다영은 자는 척 대답을 하지 않았다.
‘ 우리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아니 이게 당연한 걸까?....’
다영은 자신처럼 희미하게 비누향을 풍기며 눕자마자 잠이 든 아들의 지친 모습을 바라보고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