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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10년 만의 외출 1부


-1부-

남매를 둔 평범한 주부로 살아 온지 벌써 10년
큰애는 아들인데 초등학교 3학년이고 딸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일학년

남매가 학교에 가면 별로 할 일도 없이 하루종일 무료하기만 하다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도 몰랐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 하고 난 후부터는 내 시간이 많아졌기에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이 떠올라 나를 뒤 돌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 나이 벌써 30 대 중반을 넘기고 신혼의 달콤했던 순간은 어떻게 지나 갔는지 모른다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과연 내가 무엇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 출근 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내느라 부산을 떨고 집안을 치우고 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고독 같은 것이 밀려오곤 했다
무언인가 잃어 버린듯한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이 혹시 병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어디 취직이라도 해서 무료함을 달래볼까 생각도 했지만 집안일을 하면서 직장에 다니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침 대학 동창인 승혜와 현숙이 가까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과는 자주 어울렸으나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쁜지 한 달이 넘도록 소식이 없었다

여대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집안의 중매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다
과에서 제법 반반했던 나는 뭇 남학생들의 유혹을 받았었다
그 중에서도 한 남학생과 깊은 관계에 까지 가기는 했지만 결혼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어릴적 아빠랑 은밀한 사랑을 나누고난후 어떤 남자라도 나에게 아빠처럼 어필하지 못헸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아빠는 나의 첫사랑이 었다...누구나 그러하듯이 여자는 아빠를 이상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결혼한 이유도 아빠와 비슷하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아빠는 아니었다.

비교적 착실한 남편은 서울의 일류 대학을 나와 그래도 이름있는 건설 회사의 부장으로 까지 승진을 하여 회사 내에서도 촉망 받는 엘리트로 안정된 생활을 유지 할 수가 있었다

남편은 무슨 일이 그렇게 많은지 가끔 집안에까지 일을 가지고 들어와서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하곤 했다 그럴 때면 난 안방에서 혼자 잠을 자야 했다
어느 때는 혼자 자는 것이 무척 야속해서 남편이 밉기도 했다

여자나이 30 대 중반이면 성적으로 한창 왕성한 때인데 남편은 그것을 모르는지 무관심만 더해갔다

비교적 어린나이에 성의 즐거움을 알았었지만 소심한 나는 그런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으로는 이대로 늙어가기가 너무나 아까웠다.


딸애가 학교에 입학한 후 한가한 시간이 많아졌다
큰아이는 초등학교 일학년 때부터 오락에 빠져 있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를 끼고 살았다 딸애도 오빠를 따라 컴퓨터에 취미를 붙였는지 아예 컴퓨터 방에서 박혀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오자마자 게임에 매달려 서로 컴퓨터를 차지 하려고 싸움을 하곤 하였다

가끔 게임을 하는 아이들 곁에서 능숙하게 자판을 치며 웃고 즐기는 남매를 바라볼 때 마다 웬지 세대 차이를 느끼곤 하였다
저녁때는 아이들이 서로 컴퓨터 앞에 앉아 오락을 하려고 두 남매가 다투기 까지 했지만 난 전혀 무관심 했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컴퓨터를 하기에 나도 조금은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따라 같이 게임도 하고 즐기게 되었다

그 후 가끔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면 난 무료한 시간을 게임을 하면서 지내다가 좀 더 재미 있는 것이 없을까 이리저리 웹 사이트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성인사이트에 접속을 하게 되었다
나는 호기심에 여러 사이트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무심코 인터넷을 찾아 다니다가 우연히 채팅 사이트를 접속하게 되었다
그곳은 실명제 사이트 였다
난 주민 등록 번호와 이름을 입력하고 그 사이트로 들어갔다
몇 번의 시행 착오를 거쳐 난 대화방에 참여를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채팅은 남편도 모르는 나만의 즐거움이 되었다

그 후 난 모르는 사람들과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많은 채팅을 하였다
여럿이 같이 얘기하는 곳도 있었는데 남자들은 어떻게 하던지 단둘이 애기를 할 수 있는 대화방으로 나를 끌어 들이려고 애를 썼다
처음엔 그곳엔 들어 가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한 두번 들어가다 보니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단둘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호기심에 차츰 빠져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전화 번호를 알려 달라고 조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알려 주고 싶지는 않았다
어떤 남자들은 노골적으로 만나 자거나 컴섹 또는 폰섹을 하자는 등 나를 유혹해 왔을 때 다시는 채팅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빠져 나오곤 했었으나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접속을 하곤 했다

간혹 매너도 좋고 느낌도 좋은 남자를 만나면 전화 통화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남편과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참곤 했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노골적인 얘기를 하며 나를 유혹하려고 애를 썼으나 몇 마디 대꾸를 해주다가 노골적인 표현이 나오기 시작하면 나는 방을 빠져 나오곤 하였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더 채팅방에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씩 야한 채팅에 익숙해져 가기 시작했다
채팅을 하면서 음악방에 들어가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집안일을 했다
그러면서 몇 몇 아는 사람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아침 남편과 아이들을 출근 시키고 나서 습관적으로 대화방에 접속을 하였다
그러나 어딘가 허전한 나의 마음을 채워 주기에는 미흡했다

난 가끔 동영상과 야한 그림도 접하게 되었다
그것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처음엔 가슴이 두근 두근 거리고 얼굴이 달아 올랐다
이곳 저곳 돌아 다니다 보니 야설도 읽게 되었는데 비록 허구에 찬 문구가 가득하지만 그것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뛰고 어느덧 아랫도리가 후끈 거리는 것을 느낄 때도 있었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중심부를 꾸욱 눌러보고 한숨을 짓는 일도 있었다
그런 날이면 난 남편을 보채 기어이 정사를 치루어야만 잠이 들 수 있었다
“당신 요즘 좀 이상해졌어”
남편은 나의 적극적인 요구에 놀란 눈초리였지만 난 아무 말없이 그를 자극하여 일을 치루고야 말았다

그러나 어떤 날은 내가 아무리 요구를 해도 피곤하다며 돌아 누울 때는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들어오는 남편을 이해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런 날이면 잠도 잘 오지 않고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새벽에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남편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코를 골면서 잠만 자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엔 아이들 키우느라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었지만 요즘은 아이들한테 한결 손이 덜 가는 것이었다

그날도 남편과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집안을 치운 다음 난 컴퓨터를 켰다
내가 수십 개의 대화방을 방제를 훑어 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쪽지가 날라왔다
아이디는 “푸른하늘” 이였고 방제는 “좋은 아침이군요 ” 였다
난 몇 군데 방제를 더 훑어보다가 음악이나 들을까 하다가 푸른 하늘이라는 아이디가 맘에들어 그곳을 클릭했다

<하이
그 쪽에서 먼저 하이 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장미님 안녕하세요
그가 재차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도 그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다

<소개 좀 부탁합니다
나는 뭐라고 말할까 한참 망설이다가 응답을 했다
<전 35살이고요 서울 사는데요
<에구 누님이시네요 전 이제 24 인데요 대학생입니다 김정민 이라고 합니다
그는 예의 바르게 경어를 써가며 자신을 소개했다

<어머 대학생 이시군요 반가워요
난 그가 대학생이라는 말에 경계심을 풀었다

<네 그런데 누님은 결혼은 하셨습니까?
<네 했는데요
<결혼한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10년 됐는데요
<그럼 아이도 있겠네요
<네 아들하나 딸 하나 이렇게 둘 이예요
난 그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하면서 대학생이라는 그에게 조금 호기심이 느껴졌다

<누님….
<네…
<누님 말 놓으세요…..
<그래도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말을 놔요…..
<괜찮아요….나이도 저보다 11 살이나 많으신데….

난 그가 나보다 11살이 적다는 것을 실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자꾸 말을 놓으라고 해서 난 말을 놓고 애기를 했다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말 놓을게….
<네 그러세요….

잠시 말이 끊겼다
<누님 ….
<왜…
<남편이 잘해줘요?
난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 망설였다

<대답이 없으시군요…잘 안해 주나 보죠?
<그저 그래…..
난 요즘 일에만 몰두해 있는 남편을 생각하면서 조금식 나에게 소홀해져 가는 남편을 떠 올리며 말을 했다
<누나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응 뭔데….
<남편 외의 남자랑 자본적 있어요?
<별걸 다 묻네 ….
<요즘은 웬만하면 애인 하나씩은 있다고 하던데 누나는 순진 하신가 봐요
<설마 그럴라구….
<정말 이예요…..특히 연하의 애인을 좋아 한다고 하던데요
<호호호

<누난 어떻게 생각해요?
<글쎄 생각 안해봤는데….
<그래요? 그럼 연하랑 사귀어 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
연하와 사귈 생각이 없느냐는 그의 말에 난 잠시 생각을 하였다
연하의 남자와 사귄다 그것도 11살이나 어린 남자와……그러다가 나는 흠칫 놀랐디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 주책 없이 남들이 보면 웃겠다…….

<누님이 누나 순진 하시구나 대답이 없는걸 보니……

난 서슴없이 얘기하는 그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대꾸를 하고 있었다
<그러는 정민이는 연상이 좋아?
<글쎄요 전 연상이 좋을 것 같아요
<왜?
<편할 것 같아요…전 사실 누나가 없거든요…..
<단지 편하다는 이유 만으로 연상이 좋아?
<그것도 그렇지만 남자에게 편하고 자상하게 대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난 그때 그가 무척 귀여운 아이로구나 라고 생각했다

<전 누나 같은 연상하고 한번 사귀어 보는게 소원 이거든요
<호호호…그러다가 실망 하면 어떡 할려고?
<실망은요…….누님 같은 연상이라면 한번 사귀어 보고 싶어요

<사귀면 어떡 할 건데?
<그냥요 같이 만나서 저녁두 먹구 그리구 많은 얘기두 나눠 보고 싶어요….
<호호호…..정민아 나 유부녀야 유부녀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수 있겠니?
<뭐 어때요….누나 만나서 뭐 하자는 것도 아닌데….그냥 서로에게 부담 없이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면서 서로 외로울 때 같이 의논도 하고 그러는 거죠 …..

<하지만 난 그럴수 없어..그냥 애기만 하면 몰라도 만나는 것은 그렇잖아

<그럴 줄 알았어요….그럼 누나 ..나랑 여기서 만이라도 만나요….
<그래 그런데 정민이는 여기 자주 접속하니?
<아니예요 여기 들어온 건 몇 번 안돼요 …..누나는 자주와요?
<응 자주와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대화 한적이 없어…

그 대학생과 이것 저것 대화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의 대화에 끌려들었던 것이다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그와 많은 얘기를 나다가 문득 그 대학생이 어떻게 생겼을까 무척 궁금하였다

<참 누나 그런데 누나를 어떻게 만나죠? 서로 들어오는 시간이 다를텐데….
<글쎄…
잠시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누나랑 그냥 이렇게 헤어지는게 싫은데……어떻게 또 만날수 있죠?
<뭐 여기 들어 오면 또 만나겠지 뭐…..
그는 무엇인가 한참 생각하는 듯 하였다

<참…….누나 이메일 있어요?
<아니…있기는 있었는데 너무 오래 안 써서 다 잊어 버렸어
<에이 누나두 이메일 하나 다시 만들어요
난 이 메일로 서로에게 메일을 주고 받는 것도 재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그거 좋은 방법이구나 서로 부담 없이 둘만 주고 받을 수 있고….

<그래요 누나 서로 남에게 털어놓지 못할 일을 상의 도 할 수 있고 또 좋은 정보도 같이 나눠 가질수도 있고 심심할 때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난 그의 말에 동감이 갔다
<그래 그런거 같아 그럼 지금 하나 만들게
난 그가 가르쳐 주는 대로 이 메일을 만들고 그에게 주소를 알려주고는 다시 대화를 시작하였다

<누나 내일 일요일인데 하루종일 뭐해요?
<응 오랜만에 남편이 쉬는 일요일이라 아이들하고 놀러 가기로 했어…
<그러시군요….아이들 이쁘죠?
<호호 그럼 내자식인데 안 이쁠수 없지…..
<그렇겠군요….
<그런데 정민이는 내일 뭐해?
<글쎄요 전 별로 할 일이 없어요…그냥 누나한테 메일이나 쓸가해요….

<참 아이들 올 때 됐어…나 그만 가봐야해….
<네 누나…..그럼 또 만나요….
<알았어 안녕 주말 잘보내…..
<네 누나두 안녕……메일 보낼께요
<그래 …그럼 안녕…….

난 그와 대화를 하면서 그의 싱싱한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남편은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 당신 오늘 무슨 날 이예요? 이렇게 일찍 집에 오시고…..”
“응 내일 쉬니까….오늘 그냥 일찍 집에 들어왔어 그 동안 하던 일도 거의 마무리가 돼서….
피곤해서 잠이나 실컷 잘려고…….”
남편은 옷을 벗고 그대로 쓰러져 잠을 잤다

“원 저렇게 피곤할까….
나는 자고 있는 남편을 웃음을 띠고 바라보면서 오랜만에 일찍 들어온 남편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준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여보”
“응?”
“그렇게 피곤해요?”
“응 며칠간 신경을 좀 많이 썼더니 잠이 많이 모자랐나봐……”
“그러게 내가 뭐랬어요….좀 쉬면서 하라고 그랬잖아요……”

난 저녁을 먹으면서 남편에게 음식을 얹어주면서 요즘 남편과 섹스를 한지 벌써 보름도 넘었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그냥 재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여보….”
난 주말영화를 보고 있는 남편과 같이 영화를 보면서 그를 불렀다
“왜?”
“이제 그만 자요….내일은 아이들과 대공원 가기로 했잖아요”
“응 이 영화 다보고 잘게 피곤 하면 먼저 가서 자……”
말을 마치고 남편은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난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냥 남편을 두고 혼자 잠을 잘 수는 없었다
난 남편이 영화를 보고 있는 사이에 일어나 욕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그리곤 정성 들여 온몸을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날아갈듯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애들 방으로 갔다

애들은 저녁 9시도 되기 전 일찍 잠이 들곤 하였다
아들 방과 딸애 방을 번갈아 이부자리를 봐주고 거실로 나오니 남편은 비스듬히 누워서 티비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애들은 자?”
“네 자고 있어요…”
“아직 안 끝났어요?”
“응 조금만 더 있으면 끝나…”

난 남편 곁에 앉았다
그리고 일부러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그의 허리를 감았다
남편도 내가 싫지는 않은 듯 내 어깨를 안아주었다
“여보…”
“응? 왜…”
“나 아직도 사랑하세요?”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하고 그래…”
“당신이 이렇게 일찍 들어와 같이 있는 것이 좋아서 그래요…..당신은 안 좋아요?”
“으응…좋아….. “

남편은 시큰둥하게 말했다
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가만히 손을 뻗어 남편의 잠옷 속으로 손을 넣어 그의 가슴을 만졌다
“왜 이래…애들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애들은 업어 가두 몰라요…..”
“그래도 그렇지 ……갑자기 애들이 나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보면 어때요 뭐…..”

난 더욱 손을 깊이 넣어 그의 가슴이며 겨드랑이를 만지다 잠옷 아랫도리로 손을 넣어 남편의 성기를 쥐었다
“참나…당신 왜 이래……”
하며 그는 내 손을 잡고 잠옷 밖으로 밀어냈다
난 슬그머니 화가 났으나 영화에서 눈길도 떼지 않는 남편을 보며
“나보다 영화가 더 좋아요?…..”
하고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그의 어깨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켜 몸을 세우고 앉았다
남편은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약간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티비로 눈을 돌렸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남편은 뚫어지듯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었다
어느덧 영화는 끝이 나고 남편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섰다
“이제 가서 잘까?”
“네…”
난 다소곳이 그를 따라 침실로 갔다

남편과 나란히 눕자 남편의 다리가 내 다리위로 올라오며 남편의 손이 내 가슴에 얹어졌다
난 조금 전 서운했던 일들이 떠올랐지만 남편의 애무에 그만 남편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당신도 참 조금만 참으면 될걸 가지고……”
나의 팬티를 벗기며 남편이 다정하게 말을 했다
난 그의 말에 모든 것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곤 허리를 조금 들어주며 허겁지겁 남편의 잠옷을 벗겨내었다

나의 다리 바깥쪽을 누르는 남편의 아직 발기 되지 않은 성기를 손으로 조물락 거리자 조금씩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고개를 들고 일어났다
남편의 손이 나의 가슴을 주물럭 거리다가 배를 지나 나의 다리사이로 들어오자 나는 가벼운 신음 소리를 내었다
“아…….”
언제나 처럼 남편의 손가락이 나의 질구를 따라 아래위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나의 신음 소리는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벌써 이렇게 젖었는걸……”
남편은 나의 질구에 손가락을 넣고 쑤셔대기 시작했다
“아아……여보…그만….그만해요….”
난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그의 팔을 잡고 어서 넣어 달라는 듯이 그의 몸을 끌어 안았다
이윽고 남편의 허리가 나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성기로 나의 다리 사이를 비벼대자 난 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남편의 성기를 잡고 나의 옥문으로 인도 하였다

남편의 귀두가 이미 홍건히 젖은 나의 살을 뚫고 들어 오기 시작하자 난 더 이상 참을수 없어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그를 맞이 했다
“아앙…으응……”
그가 운동을 시작하자 난 더욱 그의 몸에 매달려 오르가즘을 느끼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의 두 다리는 남편의 엉덩이를 감고 그가 치고 내려 올 때 마다 들썩 거리며 깊이 깊이 받아 들였다
그러기를 몇 차례 난 점점 오르가즘을 향해 치닫고 있었는데 서서히 그의 몸 동작이 작아져만 갔다

남편은 하체를 나의 하체로 힘껏 밀더니 그대로 몸 위로 엎어져 버렸다
아아 여보 조금만 더요……난 안타까움에 더욱 남편을 밀어 붙이며 옥죄어 들어갔으나 이미 그가 사정해놓은 정액이 질구의 틈을 타고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아…안돼요…..안돼요….난 속으로 외치며 엉덩이에 서늘하게 느껴지는 남편의 정액을 느끼면서 서서히 식어갔다
남편의 성기는 이미 나의 질구에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내 몸 위에 엎드려 있던 남편이 대자로 누워 버리면서 모든 것은 순식간에 끝이 나버렸다

난 침대 밑에 떨어져 있는 팬티를 주워 남편의 성기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었다
“당신 좋았어?”
남편은 나의 속도 모르고 빙긋이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몰라요….”
“안 좋았어?”
남편이 재차 묻자 난 마지못해
“아니예요….좋았어요…’
남편은 일이 끝난 후에는 나에게 좋았냐고 물어보는 습관이 있다
난 좋았던 안 좋았던 남편에게 꼭 좋았다고 대답 하곤 했다
나는 남편의 성기를 깨끗이 닦아주고는 팬티를 줏어 입고 욕실로 향했다

마지막 까지 도달하지 못한 아쉬움 속에 알맞게 더운 물로 남편의 정액과 내 몸에서 나온 분비물로 얼룩진 허벅다리 안쪽을 깨끗이 씻어 내리자 내 입술에서는 나도 모르게 가벼운 한숨이 흘러 나왔다

욕실로 나온 난 남편의 곁으로 가서 알몸을 그의 알몸에 붙이고는 이미 시들어 버린 그의 성기를 만지작 거리며 그의 품에 파고 들었다
남편도 무슨 생각인지 온몸으로 나를 가볍게 안아 주었다
오르가즘까지 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으나 남편의 따스한 포옹에 다시 마음이 포근해지며 쉽게 잠이 들 수가 있었다

그러나 끝까지 도달하지 못한 아쉬움은 항상 남아 있었다

며칠 후 남편이 일주일 일정으로 지방 출장을 가게 되었다
가끔씩 있는 일이지만 해외출장을 빼 놓으면 이번처럼 일주일씩 지방 출장을 가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아침 일찍 떠나는 남편을 배웅하고 집안을 대충 치우고는 외출준비를 하였다
며칠 전에 친구들과 같이 점심 약속을 해둔 것이 오늘이었다
남편도 멀리 출장을 가버리고 오랜만에 침구들과의 만남이라 대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서 나의 마음은 약간 들떠 있었다

호텔 거피숖에 도착하니 현숙이와 승혜가 이마 와서 무슨 얘긴 가를 하고 있었다
“선화 이제 오는구나…..”
“응 내가 좀 늦었니?”
“아냐 우리가 조금 일찍 나왔어…”
“자 그럼 올라가서 밥 먹자”

우리는 호텔 이층에 있는 양식 집으로 올라갔다
“얘 네 신랑 부장으로 승진 했다며…..”
현숙이가 나에게 말하자 곁에 있던 승혜가
“어머 그런데 우리한테는 한턱도 안내니?…..”
“승진 한지가 언젠데 이제 얘기를 하니?”
“야 이 기집애야……집에도 초대도 하고 그래야지…..”
“네 신랑은 사장 이잖아….겨우 부장 진급 한거 가지고 뭐 그러니?”
“대기업 부장하고 구멍가게 사장하고 같니?”

“구멍가게 라니… 돈만 많이 벌면 되지 뭐 그러니?”
“ 얘 말도 마라 돈이 다 뭐니…허구 헌 날 나보고 어음 막게 돈 빌려오라고 아우성 인데…..어떤 때는 피가 마를 지경이야…차라리 네 신랑 같은 같은 월급 쟁이가 속은 편해….”
“그래도 너는 사는 것 같이 사는구나…우린 맨 날 개미 쳇바퀴 도는 생활이라 너무 단조로워 그깟 부장 월급 해봐야 네 신랑 한달 용돈이나 되겠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업 한답시고 이틀이 멀다 하고 외박하기 일수고 툭하면 출장이나 가고 이젠 이 생활도 지겨워…..”
“그런 말 하지마 우리 신랑도 야근이다 뭐다 하고 늦게 들어오기 일쑤고 오늘도 지방으로 출장갔어…..일주일 걸린대”
“호호 선화 오늘부터 후리로구나….”

“참 얘들아 우리 맥주 한잔씩 할까?”
곁에 있던 승혜가 우리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웨이터를 불렀다
“그래 그래 오랜만인데 건배가 없어서야 되겠니?”
현숙이가 맞장구를 치며 좋아했다
잠시 후 웨이터가 맥주 두병과 그라스를 들고 왔다
승혜는 각자의 잔에 맥주를 가득 따랐다

“자 건배….모든 여성들의 즐거운 성생활을 위하여…..”
현숙이가 호들갑 스럽게 말했다
“그래..그래…..위하여…”
대낮부터 중년의 세 여자가 잔을 부딛치자 다른 좌석에 있던 사람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다
현숙이는 다시 각자의 잔에 술을 따랐다

“선화야….넌 아직도 애 엄마 같지 않아……”
승혜가 부러운 눈으로 나를 보면서 말을했다
“애 엄마가 아니라니 ……..벌써 배에 군살이 많이 붙었어…..”
나는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승혜를 바라보며 싫지 않는 듯이 말했다
“맞아 맞아….선화 넌 어쩜 그렇게 날씬하니? 피부도 아직 탱탱하고 너에 비하면 승혜나 나나 이제 한물간 영락 없는 아줌마 들이야…..”
“니들이 뭐 어때서…현숙이는 주름살도 하나도 없잖아……..또 피부도 이렇게 뽀얗잖니….”

“좌우간 우린 이제 영락 없는 아줌마 들이야…….”
승혜는 긴 한숨을 지으며 맥주잔을 홀짝 거렸다
“얘 얘 …땅 꺼질라…웬 한숨을 그렇게 쉬고 있니?..그러지 말고 우리 한잔씩 더하자”
우린 기어이 맥주 다섯병을 비웠다

잠시후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
“선화야 승혜야….나 약속이 있어서 이만 일어날게…..”
하며 현숙이가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하였다
“아니 이 시간에 무슨 약속이니?”
“응 그런게 있어….”
“그래 알았어 재미 많이 보고와…..”

승혜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에게 한쪽 눈을 찡긋 하면서 현숙이를 보내주었다
현숙이 나간후 나는 승혜에게 눈을 돌렸다
“현숙이 무슨 일이 있니?”
“무슨일은 무슨일 좋은 일이지…..”
“좋은 일이라니….”
승혜는 내 눈치를 보며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말랬는데 ….그런데 너도 아직 몰랐니?”
“뭘 몰라?”

“말해줄까 말까?”
“뭔데 그러니? 궁금해 죽겠다 얘”
“그래 넌 알아도 상관 없으니까 얘기해줄게…”
“빨리 말해 숨넘어 가겠다”
“알았어…..”
하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현숙이 걔 애인 생겼어…..”
“애인?”

“응 벌써 만난지 두달 넘었어……
“그래? 어쩐지 고 계집애가 요즘은 통 전화도 없더라…”
난 깜짝 놀라 큰소리로 반문했다
“쉿 조용히 해 누가 듣겠다……이건 너하고 나하고 둘만의 비밀이야 현숙이 만나도 아는 체 하지마 내가 너한테 얘기 한 줄 알면 화낼꺼야…나도 한번 같이 만난 적 있어…”
“알면 어떻니 뭐 그렇다고 내가 현숙이 남편한테 말하겠니?”

학교 다닐때도 야간의 바람기가 있었지만 결혼 후에도 다른 남자와 만난다니 나로서는 놀랄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요즘 남편이 무척 속을 썩이나봐…..신랑이 여자가 있는 것 같대….그래서 자기도 그런다면서 요즘 자주 만나나봐……좌우지간 현숙이는 그 남자한테 쏙 빠졌어…..오늘 하고 나온 것좀봐 얼마나 여우 같이 하고 나왔니? ”
“넌 없니?”
“내 주제에 남자가 따르겠니….너 같으면 몰라도…”
“니가 어때서 그래 아직도 20대처럼 보여….”
“호호호……..얘 그 말 듣기 싫지는 않다….사실은…”

“사실은 뭐…”
난 호기심을 가지고 승혜를 빤히 쳐다보았다
“현숙이가 그 남자 만날 때 불러서 나갔더니 다른 남자랑 같이 나왔더라 현숙이 애인 친구인데 그날 소개를 받아서 몇번 만났어”
“그랬어?”
“첫날은 그냥 나이트 가서 넷이서 놀고 현숙이는 그 남자랑 같이 가고 난 그냥 헤어져서 집으로 왔는데 자꾸 전화가 와서 단둘이 몇 번 만났거든……”
“그래서 같이 잤어?”
“아니 그냥 팅기는 중이야 너무 값싸게 굴기 싫거든……”

“어머 얘네들 지들끼리만 재미보고..너무하다 …..”
“재미는 뭐 너 미모 정도면 손가락만 까닥 해도 남자들이 넘쳐 날 텐데…..”

승혜는 까르르 거리며 좌석에서 일어났다

승혜와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마트에서 찬거리를 조금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외출복을 벗어놓고 집에서 입는 간단한 옷으로 갈아 입고 대충 씻으니 낮에 마신 맥주 탓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얼마나 잤는지 아이들이 깨우지 않았으면 일어 나지를 못했을 것이었다
“지금 몇시니?”
“7시야 엄마….”

“어머 벌써 그렇게 됐니? 왜 진작에 깨우지 않았니?”
“정신 없이 자고 있길래 그냥 내버려 뒀어….엄마 배고파 밥 줘….”
“그래 미안하다..엄마가 너무 피곤 했나보다….”
난 엉클어진 머리를 뒤로 동여매고 아이들의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낮에 마신 맥주때문에 오랜만에 낮잠을 잔 후라 몸은 날아갈 것 같이 개운했다

아이들이 저녁을 다 먹고 난후 난 다시 샤워를 했다
엷은 이브닝 드레스를 걸쳐 입고 나니 한결 온몸이 개운했다
아이들 방으로 가서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고 있는데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당신이세요?”
“응..나야…집안에 별일 없지?”
“네 별일 없어요….당신은 지금 어디예요?”

“응 여기 여관이야 부하 직원 하고 같이 왔는데 이제 일이 끝났어….”
“저녁은 드셨어요?”
“아직 안 먹었어 샤워나 하고 나가서 먹을려고 ….”
“네……끼니 거르지 마시고 술 조금만 드세요….”
“알았어….그럼 집단 속 잘하고 자 내일 또 전화 할게”
“걱정하지 말아요….몸 조심 하세요…”

난 아이들이 잠든 것을 확인 하고 내방으로 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혼자 누어 있자니 낮에 낮잠을 잔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 해도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문득 낮에 현숙이의 일이 생각나 현숙이의 휴대폰을 눌렀다

“여보세요…..’
조금 갈라진 듯한 현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나야 선화….낮에 잘 들어 갔니? “
“선화구나..근데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 너 지금 어디니?”
“웬일은 그냥 낮에 헤어져서 궁금해서 전화했지….근데 넌 지금 어디니?“
“나…..아직 시내에 있어…..”
“아직 집에 안 들어 갔어? 남편이 기다리잖아 지금 몇신데 아직 시내에 있니?”
“응 아직 안 들어 갔어…남편은 지금 해외 나갔어….”
“ 남편 집에 없다고 아직도 안들어 갔니?…혹시…..너 바람 피는거 아냐?

난 모른 척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호호호…그래 바람 핀다 어쩔래?”
현숙이 깔깔 거리며 웃는 전회기를 통해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누구냐고 묻는 것이 내 귀에 들려왔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어쩌긴 니가 바람 피는데 내가 뭘 어쩌니?”
“참 승혜는 ?”
“응 승혜 하고는 거기서 나와 백화점에 들렸다가 헤어졌어…..”
“승혜가 무슨 말 했구나 전화도 잘 안하던 애가 이렇게 전화 하는 거 보니”
“아니? 무슨말?”
나는 시침을 떼고 물었다

“말 안했으면 말고….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또 통화하자….”
하며 현숙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난 가만이 누워 현숙이 남자가 한방에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승혜가 말을 안했으면 현숙이 다른 남자와 있다는 것을 상상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같이 누어 있을 현숙을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다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난 가만히 나의 가슴에 손을 얹고 아직도 탱탱한 나의 유방을 쓸며 잠시 외로움에 몸을 떨었다

그때
문득 난 채팅 생각이 났다
며칠간 채팅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지난번 대학생이라는 사람과 채팅 한 후로 한번도 접속을 해보지 않았다
난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의 컴퓨터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그리곤 문득 이 메일이 생각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메일을 열었다

거기엔 메일이 많이 와 있었다
난 메일을 훑어 보다가 김정민 이라는 학생이 보낸 메일을 열었다

-누나 안녕하셨어요?
-저 누군지 아시죠? 누나와 조금 전 까지 채팅을 하던 정민이 입니다
-누나와 많은 애기를 나누면서 난 누나가 무척 좋아졌어요
-누나와 대화를 하면서 전 누나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누나
-결혼 하신지 10년 되신다구요?
-지금 무척 행복 하시죠?
-전 사실 누나가 없어요 그래서 누나 하나 쯤은 있어야 겠다고 생각 했어요
-누나
-그렇다고 부담 같은 거 같지는 마세요
-그냥 누나랑 이렇게 메일을 주고 받고 가끔 대화 나 나누었으면 해요
-누나는 좋은 분 같아요 웬지 그렇게 느껴져요
-그럼 누나 오늘 밤 안녕히 주무시고 내일 일요일 즐겁게 놀다 오세요
-언제 누나를 다시 만날 줄 모르지만 다시 만나면 아는 척 해야 해요
-혹시 누나가 저랑 대화 하고 싶으시면 전화 주세요
-그리고 혹시 대화방에 오시거든 푸른 하늘을 꼭 찾아 주세요
- 그럼 누나 안녕 01* - **** - ****

거기엔 휴대폰 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이 외에도 서너통의 메일이 더 와 있었다
난 가만이 그 글을 읽고 마음이 끌렸다
뭐 어때 11살이나 연하고 누나 동생 하자는데 그것도 만나는 것도 아니고 메일과 채팅
만으로 하는 건데 이렇게 생각하며 난 대화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이름을 검색 해보아도 정민의 아이디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나의 아이디를 보고 초청 해오는 사람이 많았다
낮에는 별로 초청해오는 사람이 없었는데 밤 10시가 넘어서는 의외로 초청해오는 사람이
많았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이렇게 늦은 방에 채팅을 하기는 처음 이었다
난 묘한 감정에 사로 잡혀 누구라도 대화를 하고 싶었다
남편이 없는 지금 나 자신도 모르게 센티한 감정이 일어났다

여기저기를 돌아 다니다가 난 정민을 생각해내곤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웬지 싫지 않은 그와의 대화와 메일이 휴대폰에 손이 가게 했다
11살 연하의 남자라는 것에 더욱 매력을 느꼈는 지도 모른다

난 다시 이메일로 돌아가 정민의 휴대폰 번호를 확인하고 번호를 눌렀다
한참 신호가 가도 받지를 않았다
몇 번을 눌러도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를 않았다
섭섭한 마음이 들었으나 난 그만 포기하고 컴퓨터를 끄고 아이들 자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의 이불을 곱게 덮어주고 다시 거실로 나오자 정신은 더욱 또렸해졌다

난 냉장고 문을 열고 백주 한 병을 꺼내 잔에 가득 따르고는 한입에 다 마셔 버렸다
어두워진 창밖을 바라보며 새삼 나의 나이를 따져 보다가 현숙이 생각났다
지금쯤 집에 들어 갔을까 ? 아니면 그 남자랑 한방에서 자고 있을까?
난 무척 궁금했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꾸욱 참았다
이대로 늙어 버리기에는 뭔가 허전한 마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때 휴대폰 벨이 울렸다
나는 깜짝 놀라 얼른 폴더를 열고 휴대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낯 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누구시죠?”
“혹시 저에게 전화 걸지 않으셨어요? 번호가 찍혀 있어서 걸었는데요”
난 그제서야 그가 누구인지를 알았다
내 가슴이 두근 거리며 얼굴이 달아 올랐다

아는 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 탁자위에 있는 맥주잔을 다시 마셔 버렸다
“혹시 날 모르겠어요?”
“글쎄요 누구신지 기억이 통…안나는데요…..”

“아차”
그제서야 난 그가 내 목소리를 모른 다는 것을 깨달았다

“댁이 정민씨 맞으시죠?”
“네 저 김정민 인데요 그런데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나 누군지 모르겠어?”
“모르겠는데요….”
“왜 며칠전 나하고 채팅 했잖아 메일에다 이 번호 까지 적어 놓고는….”
“아……누나….누나 맞죠?”
“그래 맞아….”

“이거 뜻밖인데요…누나가 전화 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아까는 왜 전화 안받았어?”
“네 아까는 시끄러운데 있었어요 나와서 보니 누나번호가 찍혀 있어서 전화 한거예요…”
“그렇구나…난 잠 들었는줄 알았어…..”
“그런데 이 시간에 전화를 다 주시고 무슨 일이예요? 며칠 메일을 계속 보냈는데 답장도 없으시더니…좌우간 감사합니다….누나”
“응 잠이 안와서 채팅 할려고 전화 했었어……”
“아…그래요?…..남편분은 안계셔요?”
“응 지방 출장 가셨어 그래서 잠도 안고 하도 무료해서….메일 답장도 안해줘서 미안 하기도 하고 그래서….”

“네..누나 반가워요…그런데 누나 목소리 너무 예뻐요….”
“예쁘긴 ….너무 띄우지 마…그러다가 떨어져…호호호호…..”
“웃음 소리도 예쁘네요……누나……”
“정민이 목소리도 괜찮은데?”
“하하 고마워요 누나…….”
“그런데 지금 어디야?”
“네 집 근처예요 친구들이랑 노래방 갔다가 이제 막 헤어졌어요….”
“여자 친구들하고?”
“아니예요 고등학교 동창끼리 놀다 온거에요….”

“그래 그럼 집에 가봐….”
“ 누나 집에 가서 컴퓨터 키고 우리 채팅해요…..누나……”
“너무 늦지 않았어?”
“늦긴요….저 집에 다 왔거든요 거기서 기다릴께요….”

그렇게 해서 정민과 두번째 채팅을 11시 넘어서 하게 되었다
우린 비말 방을 만들어 놓고 둘이서 대화를 시작 하였다
<노래방에서 재미 있었어?
<재미는요 뭐…그저 그렇죠….
<이렇게 늦게까지 채팅을 하면 부모님이 걱정 안하셔?
<걱정 하지 마세요…부모님들은 대전에 게셔요…. 전 혼자서 원룸에서 혼자 살아요
<아 그렇구나…..혼자있으면 무척 외롭겠구나
<외롭긴요 이제 누나도 생겼는데요…..

<그런데 누난 잠 안주무셔요?
<응 아까 낮에 친구들하고 맥주 마시고 집에서 낮잠을 잤더니 잠이 안와
<그러셨구나…친구분들이랑은 재미 있었어요?
<응 재미 있었어….
<정민이는 안자도 돼?
<저야 아직 젊잖아요 하룻밤 새도 그다음날 끄떡 없어요….하하..
<그래 젊음은 좋은 것이지……

<누나 저 누나 생각 나면 가끔 전화 해도 돼요?
<글쎄 남편이 알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도 하고 싶은데
난 전화쯤이야 하는 생각에 그에게 전화 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하고 싶으면 토요일 일요일 빼 놓고 평일 날 낮에 만해…
<네 알았어요 고마워요

난 그가 두 번째 만남이 아니라 오래된 동생 처럼 느껴졌다

<누나….
<응?
<누나랑 이렇게 비밀방에 둘이 있으니 누나가 애인처럼 느껴져요….
<정말?
<네….
<나같이 나이 많은 여자가 애인처럼 느껴진다니 나야 좋지 호호호

조금전 마신 맥주 탓인지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정말 좋아요?
<응….
<전 싫어 할 줄 알았는데 누나가 그렇게 얘기해주니 맘이 편해요….
<응 그래 나도 맘이 편해….

난 조금 더 취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에게 잠깐 기다리고 해놓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 병을 더 꺼내왔다

<누나
<응?
<우리 진실 게임 할래요?
<진실게임이 뭔데?
<말하자면 누나나 나나 서로 상대방에게 하나씩 물어보면 숨김 없이 대답 해야 하는 거죠
<글쎄……

<진실게임 하면 재미 있어요
<그래 한번 해볼까?

난 그의 대화에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누나가 먼저 질문 해보세요……
<정민이가 먼저 해…..
<어떤 질문을 해도 화내시면 안돼요?…진실 게임 이니까요…
<그래 알았어……

<누나 첫경험은 언제죠?

헉~ 난 그만 숨이 차올랐다
아련히 잊고 있던 첫경험….남편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던 첫경험을 애기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난 잠시 생각하다가

<꼭 말해야 하니?
<그럼요 진실 게임 인데요
<응 대학 2학년 때

<정말 이예요?
< 응 정말이야……..
<그럼 지금 남편 이예요?
<응…..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럼 저한테 질문 하세요
<그럼 정민이는 언제가 첫경험이야?
<저도 대학 2학년 때예요

이렇게 서로에 대해 묻고 답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가 넘었다
난 나의 모든 것을 깔깔 거리며 그에게 숨김 없이 말해줬고 그도 나에게 숨김없이 말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는 점점 부르익어 어느덧 모든 대화가 성으로 귀결이 되었다

<전 요즘 너무 외로워요….
<그건 왜 그래?
<군대 갔다 오니까 그 애는 졸업하고 없고 다시 사귀자니 맘에 는 여자도 없고요
<응 힘들겠구나
<또 이렇게 혼자 밤에 있다보면 솔직이 여자 생각도 나요
<그렇겠지

난 그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누나
<왜?
<만약에요
<응 만약에 뭐
<누나랑 나랑 이렇게 사귀다가 좋아지면 어쩌죠?
<그럴리가 있니? 난 아줌마고 넌 아직도 학생인데 난 애도 둘이나 낳았어…호호호

<나는요 누나가 좋아 질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 고맙구나…….
<누나…
<응?…
<저 누나 한번 만나고 싶은데요…..
<왜 그런 생각을 하지?
<그냥 누나 모습 보고 싶어요…딴 뜻은 없구요….

나도 그가 무척 궁금했다

<그래 생각 해보구……
<네 누나 너무 부담 갖지 말아요 그냥 동생 누나 사이로 만나는 건데요 뭐….
<호호….내 굴 보면 실망 할텐데….
<어쩐지 누나는 내가 좋아 하는 스타일 일거 같아요

어느덧 시계는 새벽 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정민아
<네
<너 키가 몇이니?
<180 이요 누나는요?
<헉~ 그렇게 커?….난 162 야…..

<누나
<응?
<누나 지금 뭐 입고 있어요?
<호호 그건 왜?
<전 결혼 한 아줌마가 무슨 옷을 밤에 입고 있을까 그게 무척 궁금 하거든요
난 그가 나의 입은 옷을 물어오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꼭 알고 싶어?
<네

<응 이브닝 드레스 입고 있어 밤이면 매일 입는거야
<와~이쁘겠다 분홍색이죠?
<응 그런데 어떻게 분홍색인줄 알았어?
<아뇨 그냥 분홍색이면 좋을 거라 생각했어요

난 나의 몸에 걸쳐있는 이브닝 드레스를 내려다 보았다
분홍색 드레스 아래로 보이는 흰 팬티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누나….
<응?
<누나의 지금 모습 너무 예쁠 거 같아요
<호호 너도 그런 소리 할 줄 아는구나…

난 그의 대담한 질문도 가볍게 받아 넘기고 있었다
이미 그와 나 사이의 벽은 허물어 지고 있었다
모든 이야기는 그가 주도했고 난 그에 따라 대답만 하고 있었다

<누나랑 이렇게 단둘이 비밀방에서 얘기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누나는 어때요?
<응 나도 기분이 좋아
<누나랑 바로 곁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기분이에요
<응 나도 그래

나는 묘한 기분에 휩쌓여 그의 말에 꼬박 꼬박 대꾸를 하였다

<만약에 누나가 내 곁에 있으면 꽉 안아 버릴 것 같은 기분이에요
<못됐어…정민이…누나한테 그런말을

<누나 화 났어요? 내가 이런 말을 해서
<아니 화 안났어…..
<고마워요 누나….누나가 점점 좋아져요….
<그런 말들으니까 싫지는 않구나…호호호

그때 전화 벨이 울렸다
난 아이들이 깰까봐 얼른 전화를 받았다
“정민 이에요…누나”
“전화 하면 어떻게 해….”
“미안해요 누나 목소리 한번 더 듣고 싶었어요….누나…끊지 말아요”
그의 목소리는 매우 떨리고 있었으며 숨소리도 거칠어 지고 있었다

“정민아 전화 끊어 아이들이 들으면 큰일나….알았지?”
“네 알았어요 누나 미안 해요 끊을께요…”

그는 순한 양처럼 전화를 끊었다

<누나 미안해요
<그렇다고 이 밤에 그렇게 전화 하면 어떡하니?
<미안해요 누나……

나에게 사과하는 그에게 조그만 연민을 느꼈다
조금 전 그의 거칠은 숨소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누나
<응…
<미안해요….다신 안 그럴께요
<정민아
<네?

<너 지금 날 여자로 생각 했니?
<미안해요 누나…….아까부터 제가 좀 기분이 그랬어요

난 그의 말을 듣자 묘한 기분에 휩쌓였다
사방이 고요한 방에 그가 속삭이는 듯한 환상이 일어났다

<어땠었는데?
<저 욕하지 말아요…사실은 누나를 여자로 생각하며 누나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그랬구나…..
<오늘은 잠을 못잘거 같아요
<그래도 자야 내일 학교에 가지 우리 오늘은 그만 하자 너무 늦었어….
<누나 화났어요?…미안해요…….제가 너무 경솔했어요..
<아냐 괜찮아 다 이해 할수 있어

<고마워요 누나…..피곤 하시면 주무세요….

<그래 사실 좀 피곤해…..오늘 즐거웠어….
<네 누나 안녕히 주무세요…..

난 그의 방을 빠져 나와 컴퓨터를 끄고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었다
누워서 난 그와 대화를 나눈 내용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11살 어린 남자랑 그런 대화를 하면서 은근히 들떠 있었던 나를 생각하니 조금은 쑥스러운 생각도 들었지만 그가 안절 부절하는 모습을 떠올리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을 간신히 학교에 보내고 난 다시 컴을 열고 메일을 열었다
정민의 메일이 한 통 와 있었다

-누나 미안해요
-누나랑 대화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여자 생각이 났어요
-사실은 어제 밤 누나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기뻐 했는줄 알아요?
-누나는 그런 제 마음을 모르실 거예요
-사실 어제 누나에게 전화 번호 알려줄 때 전화가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누나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서 윙윙 울리는 것 같아요
-누나 저 25 이에요 저도 여자를 알 만한 나이예요 그렇지만 누나에게 품었던 묘한 감정은 결코 한 순간의 감정은 아니예요
- 누나
-저 오늘은 학교를 일찍 가야 하거든요
-나중에 밤 10시쯤에 다시 한번 전화 주세요…..기다릴께요….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오늘 밤 잠이 잘 올거 같지 않아요
정민이가……

비록 짧은 글이지만 그의 글에서 어떤 고독 같은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난 그의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었다
그에게 답장을 썼다

-정민아 잘잤니? 네가 보낸 메일 잘 읽었어
-지난밤 즐거웠어
-어제 낮에 친구들과 만나 맥주를 마시고 낮잠을 잤더니 잠이 안와서 전화를 한거야
-다른 뜻은 없었어 그냥
-너와 대화를 하면 내 자신이 젊은 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어
-잠시나마 나에게 젊음을 찾아준 것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네가 사는 원룸 우리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더군
-참으로 묘한 인연이야 그렇지?
-오늘 밤 다시 전화 할게…..
안녕 누나가…..

메일을 쓰고 잠시 쉬고 있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나야 현숙이야…..”
“어머 웬일이니…”
“너 잠시 나올수 있니?”
“왜?”
“글쎄 나와 보면 알아…”
“거기 어딘데….”
“응 oo대 앞이야…..”
“응 알았어”
난 어제 현숙의 일도 궁금해서 나가기로 하였다

난 급히 옷을 갈아 입고 옅은 화장을 하고 현숙이 알려준 장소로 나갔다
커피숖을 두리번 거리는데 저쪽에서 현숙이 나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곳엔 이미 승혜도 나와 있었는데 앞 자리엔 남자 셋이 앉아 있었다
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앞에 앉아 있는 남자들을 힐끔 거리며 승혜의 곁에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니? 승혜는 언제 왔니?”
“무너지지 않아 앉아서 얘기해…..”

난 다소곳이 승혜의 옆 자리에 앉았다
“선화야 미안해…..너 어제 나한테 전화할 때 이사람 하고 같이 있었어…..승헤랑은 같이 만난적도 있어 …..아 참 인사해요……”
우리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세 남자 모두 30 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양복을 깔금하게 차려 입은 것이 세련돼 보였다

그 중 현숙의 파트너인 듯한 사내는 붉은 넥타이에 바람기가 있어 보이는 머리칼을 하고 있어 현숙이 좋아 하는 타입이었다
“너 나오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여기 있는 남자분을 너에게 소개 시켜 줄려고 한거야…너 매일 집에만 틀여 박혀 있으면 병 날까봐 이 언니가 너를 위해서 그런 거니까 …가끔은 만나서 데이트도 하고 그래….이제 우리도 중년이야 지금 즐기지 않으면 후회해…”
현숙이 내 앞에 있는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가 상체를 일으키며

“잘 부탁 합니다…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생각보다는 훨씬 미인이시네요…..’
그는 싱글 싱글 웃으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난 그가 내미는 손을 무시한 채 현숙에게 따졌다
“얘 현숙아 그러면 진작에 말을 했어야지…..왜 이렇게 날 당황하게 만드니….”
“그러게 내가 처음에 미안 하다고 했잖니….사실대로 말하면 네가 안 나올가봐 그랬어….”

“아 이거 손이 부끄럽네요…”
나에게 손을 내밀던 사내가 손을 내민채 겸연쩍어 했다
“그래 선화야 손이라도 좀 잡아주렴….미안 하잖니”
승혜가 거들었다
나는 마지못해 그의 손을 잠깐 쥐고는 놓았다

“하하하 죄송 합니다…제가 마음에 안드시는 모양이신데…..”
그러자 승혜의 파트너 인듯한 사내가
“승혜씨 우리 자리 옮기죠 아직 밥을 먹기에는 좀 이르지만….”
“그래요 지석씨…..”
하며 현숙과 승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그만 집에 갈까 하다가 딱히 집에 가도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냥 그들을 따라 나서기로 했다

현숙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의 파트너의 팔에 팔을 감고는 나를 돌아다 보았다
난 승혜의 곁으로 가서
“넌 저 사람 만난 적 있니?”
“응 두 번 만났는데 그냥 밥만 먹고 헤어졌어……그런데 매너는 좋더라…..”
“그랬구나 여우 같은 년들…..나만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네…..”
“그래서 내가 어제 어제 현숙이 한테 전화해서 한 사람 더 데리고 나오라고 한거야 우리끼리 재미 보면 너한테 미안 하잖아……”

“그런 건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네요…..”
“참 네 파트너 맘에 드니?”
“애는 맘에 들고 아니고가 어디 있니 너희들 때문에 그냥 붙어 있는거야….”
“잘해봐….지석씨가 오늘은 안들여 보내 준다고 벼르고 있는데….나도 바람이나 한번 피워 볼까?”
“그러다 남편한테 걸리면 어떡 할려고 그래…..”
“어떡하긴 적당한때 헤어지는 거지 뭐..남편들은 밖에서 이런 짓 안하는 줄 아니? ”
승혜는 오늘 단단히 결심을 한 눈치였다
우린 자리를 옮겨 아담한 일식집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않다보니 우연히 남자와 여자 쌍쌍이 앉게 되었다

그때 내 전화 벨이 울렸다
“엄마 나 집에 왔는데 엄마 없어서 전화 한거야….”
“오빠는 왔니?”
“아직 안왔어…나 배고파…..”
“응 엄마 친구들하고 시내 나왔는데 배고프면 식탁위에 있는 빵 먹고 냉장고에서 음료수 하고 같이 먹어 엄마 바로 들어갈게…..”
“응 알았어 엄마 빨리와……”
“그래 우리 공주님 빨리 들어갈게…..”

“딸인가 보죠?”
내 옆에 앉은 사내가
“네 …지금 학교에서 왔나봐요…”
“저도 딸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세살인데 어찌나 귀여운지…..따님도 선화씨를 닮았으면 무척 예쁠 것 같아요……”
“네 고마워요….”

회가 나오고 양주도 나왔다
“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천천히들 맛있게 드세요……”
현숙의 파트너가 각각의 잔에 양주를 따르고 잔을 들고 건배를 했다
“자 우리들의 앞날과 행복을 위하여….”
난 건성으로 잔을 부딛치고는 술잔을 입술에 대고는 그냥 떼었다

“선화씨는 술을 못하시나 보죠?”
내 파트너인 우민이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아니예요 선화 술 잘해요…학교 다닐 때 소주 두병쯤은 거뜬히 마셨어요”
“얘 그런 소리하지마 요즘은 맥주 한잔만 마셔도 취해…..”
“그러지 말고 한잔 하세요…..”
“그래 선화야 한잔해……분위기 깨지 말고….”

현숙가 마신 술잔을 파트너에게 돌리면서 나를 바라보며 술을 권했다
“그러세요 댁에는 제가 모셔다 드릴께요….”
“괜찮아요…..”
난 그들의 끈질긴 요구에 못이겨 양주잔을 비웠다
속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으나 한편으로는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이렇게 권커니 잣커니 하면서 양주 두병을 비웠을 무렵 나도 어지간히 마셨는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싱싱한 바다 생선의 맛이 아주 달콤하게 느껴졌다
처음에 경계를 했던 마음이 술기운에 조금씩 풀어 지면서 좌석이 흥이 돋았다
현숙과 승혜는 자가의 파트너들과 얘기만을 해서 자연히 우민과 난 대화를 나눌수 밖에 없었다

“현숙씨 아직도 20 대 같이 보여요…..”
우민은 나의 환심을 사려는듯 온갖 좋은 말만 나에게 늘어 놓았다
“우민씨는 뭐하시는 분이에요?”
“네 전 명동에서 카페를 두개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 그래요? 부자시군요….”
“부자는요 뭐…..”

“그런데 이 시간에 이렇게 나와 있으면 장사는 누가 해요?”
“네…히히히…마누라가 거기 지키고 있죠….”
“아..사모님이요….이렇게 나와 게시면 뭐라고 안 그래요?”
“하하 괜찮아요 결혼 때부터 그랬으니까요….오히려 내가 나와 있으면 불편 하대요…끝날 때 잠깐 들어가서 결산만 보고 나오면 되죠….안가도 그만 이고요…”
참 세상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현숙이는 어떻게 알게 됐어요?”
“네 국현이 소개로 알게 됐죠….현숙씨가 선화씨 얘기를 많이 해서 내가 소개좀 시켜 달라고 졸랐죠….”
“그럼 처음에 국현씨와 현숙이는 어떻게 알게됐죠?”
“아…네 제 친구와 현숙씨는 같은 골프 연습장에서 만났대요….같이 라운딩도 몇번 하면서 친해진거죠….나도 여러 번 같이 필드애 나가서 현숙씨를 졸라 오늘 이렇게 선화씨를 만나거 아닙니까….하하하…선화씨도 골프 하시나요?

“아녜요 전 못해요.”
난 매주 일요일이면 필드로 나가는 남편을 생각하며 나에게도 골프를 권해서 두어달 연습을 해봤으나 재미를 붙이지 못해서 그만 두었던 것이다
그때 그의 팔이 나의 허리를 감아왔다
난 깜짝 놀라 그의 팔을 밀쳐내었다
“이러지 말아요…..”
“아이 선화씨 뭐 어때요…..다 그런거 아니겠어요?”
하며 그는 슬며시 팔을 거둬 들였다

선화와 국현은 거의 얼굴을 마주 대고 무엇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승혜도 거의 얼굴을 마주 보고 파트너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난 우민과 그저 그런 얘기를 하면 어서 이자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때 또 다시 우민의 팔이 나의 허리를 감아왔다
난 그의 팔을 빼 내려고 했으나 그는 강하게 나의 허리를 감았다

“이러지 말아요 누가 보면 어떡 할려구 그래요….”
“보긴 누가 봅니까…또 보면 어때요….”
난 다시 그의 팔을 밀쳐 낼려고 힘을 썼으나 아예 의 입술이 뺨 위에 느껴질 정도로 가깝게 와서는 귀에다 속삭였다
“뭐 다 알면서 그러십니까? 서로 좋자고 하는 건데….”

“이러면 싫어요…..그만 놓으세요…..”
“선화씨….”
“우민씨 우리 첨 만났잖아요…이러면 나 나갈꺼예요….”
“아..알았어요…참나…선화씨가 좋아서 그러는 겁니다….”
그가 나를 풀어주자 난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아니 얘 왜그래….”
“선화씨….왜 그래요….”
“선화야…”

“나 그만 갈게 아이들이 집에서 기다려…….오늘 즐거웠어요……”
내가 방문을 열고 나가려 하자 우민은 벌떡 일어나 나의 팔을 잡았다
“선화씨 미안해요…..안 그럴테니까 조금만 더 있어요….우리도 곧 나갈 꺼예요….”
“그래 선화야……그렇게 해 우민씨가 사과 하잖니…”
난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 후로 우민은 조심스럽게 나를 대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의 팔이 다시 허리를 감아왔다
나도 어느 정도 취기가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마음이 풀어지고 있었다
우민은 어떻게 헤서든지 나를 유혹 하려고 갖은 친절을 다 베풀었다
현숙과 승혜는 파트너들과 거의 껴안은 자세로 얘기들을 나누고 있었다

어느덧 술과 안주가 바닥이 나자 국현이 큰소리로
“자 이제 2차로 자리를 옮기죠…”
“그래 그러자구…우리 그 집으로 가지 ….”
우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밖은 이제 어둑 어둑 해지고 있었다
그들이 가자고 한 나이트 클럽은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현숙과 승혜는 각가 파트너 들의 팔짱을 끼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현숙에게
“현숙아 나 그만 집에갈게 너희들끼리 재미있게 놀아….”
“너 왜 그래….선화야…..조금만 놀다가자 집에 가봐야 남편도 없잖아….”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 가봐야해….”

그때 우민이 나의 곁으로 와서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선화씨 조금만 놀다가요…..”
난 그의 팔을 뿌리치며
“이러지 말아요 우민씨…..”
하고 나는 종종 걸음으로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선화씨……….정말 이러시기예요?”
우민이 뒤따라 나오며 나의 팔을 낚아챘다
“이거 놔요… 우민씨는 처음 보는 여자한테 무조건 다 그래요?”
“아..아닙니다 전 그저 선화씨가 좋아서 그랬어요…..”

“그만 가 보세요 어차피 전 집에 가야 해요…..”
“이러면 제가 선화씨 친구들 하고 우리 친구들을 어떻게 봅니까….잠깐만 들어 가셨다가 가세요 선화씨 이렇게 부탁합니다…”
그는 거의 애원조로 말을 했다
그러나 난 그의 요구를 뿌리치고 걷기 시작했다
우민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조금 걷다가
“그럼 선화씨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아니예요 됐어요 여기서 전철 타면 돼요 안녕히 가세요….”
그제서야 그도 할 수 없다는 듯이
“알았어요 선화씨 오늘 제가 실례를 너무 많이 했나 보죠….다음에 또 만나 주실수 있죠?”
“네 알았어요 저도 어울리고 싶은데 집에 아이들이 걱정이 돼서요….”
“네..네…선화씨 그럼 조심해 가세요….”
난 그가 내미는 손을 잡아주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같이 어울리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그렇고 그런 여자로 보이는 것이 싫어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어딘가 닳고 닳아 보이는 우민이 싫었다
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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