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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자친구와 업소 다니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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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녀석들 셋한테 재인이를 내주고, 나는 근처에서 24시간 영업하는 커피숍을 찾아 들어갔다.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거렸다. 세상에서 가장 밝히는 녀석들이 내 여자친구를 데리고, 내가 아는 가장 난잡하고 더러운(나는 영근이랑 달라서 그렇게 많은 업소에 가 보지는 못했다) 풀살롱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다.



 



술을 더 먹고 싶었지만 그래서는 안 되었다. 술기운에 못 참고 블랙홀에 달려가 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블랙홀 근처에는 더 그럴듯하고 맛있는 심야 커피숍이 많았지만, 블랙홀까지 달려갈 수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곳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있어야만 했다.



 



아예 집으로 가서 기다리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재인이가 그곳에서 그놈들과 함께 있다는 생각만으로 나는 참을 수 없을 것이었고, 바지를 내려 내 것을 흔들기 시작한다면 혼자서 몇 번이고 사정해 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



 



허름하고 손님 없는 커피숍에서, 일부러 가장 쓰고 맛없는 커피로 내 입과 위장을 괴롭혔다. 그리고 기다렸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초조한 시간이었다. 이제 십 분쯤 지났거니 하고 시계를 보면 딱 일 분이 지나있기를 반복했다. 가슴이 들썩여서 화장실에 가서는 마렵지도 않은 소변을 시도해 보면 내 성기가 어느새 거진 발기하여 오줌 대신 다른 것을 내보내고 싶어하곤 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영근이나 태민이한테 전화를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전화기에서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카톡 창을 확인한 순간 얼음장 같은 것이 내 심장을 주무르고 지나갔다.



 



톡을 보낸 건 태민이였고, 창에 뜬 것은 재인이의 사진이었다.



 



방금 폰카로 찍은 듯한 사진 속에서 재인이는 브라와 팬티 차림이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재인이는 하필이면 순백의, 아무 무늬도 없는 브라와 팬티를 세트로 입고 있었다. 그녀는 민망한지 카메라 쪽에서 비스듬히 시선을 피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얼굴이나 몸을 가리지는 않았고, 태민이 녀석의 주문이었는지 양손을 뒤로 한 채 속옷 차림의 몸을 카메라 쪽으로 살짝 내민 자세였다. (‘손 치우세요, 안 보이잖아요, 손 뒤로!’ 이래 떠들어대며 핸드폰을 들이대는 태민이의 모습이 훤히 떠올랐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재인이는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평소대로의 화장, 평소 그대로의 얼굴을 반 벗은 몸 위에 그대로 내놓고 있었다. 카메라는 태민이의 핸드폰이었고, 이 사진이 세 녀석 모두의 핸드폰에 공유되리라는 게 불 보듯 뻔했다. 세 녀석만으로 그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누가 봐도 반 벗은 재인이의 모습임을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이 말이다.



 



곧장 카톡 창으로 ‘ㅋㅋㅋㅋㅋㅋ’, ‘이대로 진행, ㅇㅋ?’ 두 문자가 이어 왔다. 대화창의 키읔 자가 흥분에 들떠 폴짝폴짝 뛰는 것 같았다.



 



나는 현기증이 나는 걸 꾹 참고, 떨리는 손으로 한참만에 ‘ㅇㅋ’라 두 자를 친 후 전송 버튼을 눌렀다.



 



곧장 답문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확히 3분 후에 다시 톡이 왔다. 이번에는 벗겨진 브레지어의 사진이었다. 딱 봐도 조금 전 재인이의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그 브레지어가, 블랙홀의 우중충한 쇼파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3분이면 컵라면 하나가 다 익을 정도의 시간이다. 그 시간동안 놈들이 재인이를 다 익혀 버렸나 보다. 그러니까 재인이를 속옷 바람으로 만들면서 부은 물이 3분동안 재인이를 푹 삶아서, 다음 사진의 결과물을 만들어놓았다. 이제 재인이는 세 녀석들 앞에 벗은 젖가슴을 드러냈다. 놈들은 다 익은 재인이의 몸에 젓가락만 갖다대면 된다. 그 모습이 다양한 버전으로 눈앞에 그려져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재인이가 실제로 벗은 사진보다도, 벗겨진 브레지어의 사진이 더 자극적이었다. 조금 전 재인이의 속옷차림 사진은 어쩌면 그걸 위한 준비과정인지도 몰랐다. 지금 시점에서는, 사진 속에 재인이의 벌려진 음부가 가득 있었더라도 지금 브레지어 사진만큼 나를 흔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더 견디지 못하고, 벌개진 얼굴을 식힐 겸 바깥으로 나갔다. 근처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서는 불을 붙였다. 카페 안에도 흡연 공간이 있었지만 내게는 찬바람이 필요했다. 재인이를 만나면서 담배를 끊었었는데, 재인이로 인하여 흡연욕을 참을 수 없게 되었다. 1년여 만에 흡입하는 담배맛이 뇌수를 곤죽처럼 뭉개놓는다.



 



그러고 나서는 20분 이상 연락이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긴 20분이었다. 그 사이에 내 머릿속에 지나간 생각들을 다 적으려면 20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희, 노, 애, 락, 애, 오, 욕...... 모든 종류의 감정이 돌림빵을 놓듯이 나를 범하고 지나갔다. 재인이와 관련된 모든 기억이, 예전에 유흥주점에서 있었던 모든 더러운 짓의 기억들이 무작위로 머릿속에 떴다가는 사라졌다. 눈물이 찔끔대다가, 갑자기 아랫도리가 터질 듯 팽창해서는 대로변에 그것을 꺼내놓고 흔들어대고 싶은 욕구가 범람하다가...... 생각건대 그 시간동안 나는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다시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전화를 주기로 하고 카톡이라니, 내가 깜빡 확인을 못 하거나 하면 어쩌려고? (바라는 바였을지도) 카톡 내용도 실망스러웠다. ‘지금 어디?’ 딱 네 글자.



 



내 위치를 대충 알려주자 또 1분쯤 뜸을 들이더니 ‘슬슬 와라. 블랙홀 입구에서 전화해’



 



나는 지체없이 카페를 나가 택시를 잡았다. 택시가 금방 안 잡힐까봐 조마조마했다.



 



택시에 올라타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진정되면서, 궁금해졌다. 왜 여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을까? 브레지어를 벗길 때만은 벗기기 전이랑 후랑 꼼꼼하게 사진까지 찍어 보내주더니? 그 긴 시간(그러니까 나한테는 말이다)동안, 세 녀석들 중에 한 놈이라도 중간 상황을 귀띔해줬을 법한데 그러지 않았다. 도대체 뭐를 하느라 바빠서? 내 재인이한테 무슨 짓들을 하느라고?



 



생각해 보니 ‘재인이가 놈들 마음에 들게 놀면’ 곧장 전화를 해 주기로 해놓고 온 것은 카톡 문자였다. 그것도 방 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내 위치를 먼저 물어보고 말이다. 어째서 내 위치를 먼저 물어보았을까? 내가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을 가늠하려고? 그 때까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끝까지 방 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채 내가 입구에 도착한 후 전화를 하게 했다. 내가 그 방에 갑자기 들어가면 곤란할 어떤 짓을, 지금도 재인이에게 하고 있는 것일지 몰랐다.



 



 



 



블랙홀까지 가는 길에 그렇게 신호등이 많은지 처음 알았다. 택시에서 내린 곳은 강남 한복판의 건물숲 언저리였다. 강남의 많은 윤락업소들과 마찬가지로, 겉으로 번듯해보이는 빌딩숲을 몇 발자국만 넘어 들어가면 간판도 제대로 없는 지하 입구 안쪽으로 ‘블랙홀’이 있었다. 불이 거진 다 꺼진 거리는 수면 아래 윤락업소들의 활발한 영업을 은폐한 채 조용하고 스산했다. 나는 찬바람에 몸서리를 치면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한참 만에 전화를 받은 태민이는 아니나다를까 또 한참 뜸을 들이고 나서야 룸의 번호를 알려준다. 나는 쿵쿵쿵 소리를 내며 지하 계단을 내려간다. 블랙홀의 두꺼운 입구가 지옥문처럼 열리고, 새빨간 카페트 바닥이 내 눈앞에 혓바닥을 내밀었다.



 



알려준 번호의 룸 앞에서, 문을 향해 내미는 내 손이 덜덜 떨리는 게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했다. 문고리를 잡고서도 좀처럼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하고, 어금니를 앙다물며 겨우겨우 문을 열었다. 룸 안의 더운 공기가 얼굴로 훅 치밀었다.



 



“어 왔어, 형?”



 



태민이가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건다. 목소리는 태연한 척하지만 얼굴이 벌개져 있다. 당연하다. 녀석의 바로 옆에 재인이가 앉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인이는, 테이블 위로 드러난 상반신에 걸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태민이는 그런 재인이의 벗은 어깨로 천연덕스럽게 제 손을 올려놓았다.



 



룸을 잡은지 못해도 40분은 지났을 텐데 안에는 여전히 재인이와 세 녀석들밖에 없다. 어찌된 일이지? 게다가 옷을 벗은 것은 재인이뿐으로, 다른 녀석들은 옷을 다 챙겨 입은 채다.



 



“얼른 와서 저쪽에 앉아요. 시간 잘 맞췄네. 언니들 금방 올 거예요. 토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은가봐. 인제야 온다 그러네.”



 



손님이 많기도 했겠지만, 그 이유뿐일 리는 없다. 저 놈들이 여기 들어오자마자 아가씨를 신청하고 여태껏 기다린 것은 아니리라는 데 지갑 속의 돈을 걸어도 좋다. 들어와 한참 후에나, 어쩌면 재인이가 놈들의 ‘허락’을 얻고 태민이가 내게 카톡을 보낸 후에나 지배인에게 아가씨 데려오기를 청했겠지. 그리고 그 허락을 얻을 때까지는......



 



나는 고개만 끄덕이고 테이블로 들어간다. 재인이가 내 시선을 피한다. 소파 끝에 재인이의 옷들이 보란 듯이 쌓여 있다. 재인이가 앉은 곳에서 굉장히 먼 자리였다. 일부러 멀리 치워놓은 것일까? 다시는 이 옷들을 주워 입을 생각도 말라는 듯이 말이다. 개는 둥 마는 둥 대충 쌓아놓은 옷가지 맨 위로, 좀 전에 사진으로 본 바로 그 브레지어가 장식품처럼 버젓이 올라앉아 있었다. 나도 모르게 옷들의 목록을 얼른 훑었지만, 행인지 불행인지 팬티는 없었다. 그러니까 아직 그것 한 장은 재인이 몸에 (테이블 아래라서 잘 보이진 않지만)걸쳐져 있을 것이다.



 



재인이는 벗겨진 브레지어를 저래 눈에 잘 띄는 곳에 올려놓은 채, 몸에 팬티 한 장만을 걸친 채로, 옷을 다 갖춰 입은 내 친구들 곁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족히 삼십 분 가량을 말이다. 무엇을 하면서?



 



“그래도 생각보다 쉽게 허락을 받았네?”



 



내가 농담처럼 말을 꺼낸다. 본심과는 정반대의 말을.



 



“어떻게 해서 허락받은 거야?”



“아, 그건 비밀이야.”



 



재인이가 무언가 입을 열려고 했던 것도 같지만, 영근이가 얼른 말을 가로챘다.



 



“손님도 많다 하고 해서, 우리랑 재인씨랑만 여기서 한 삼십 분 놀았거든. 그 동안 뭘 하고 놀았는지, 재인씨가 뭘 해서 우리 인정을 받았는지는 우리가 무덤까지 갖고가기로 했어요. 그쵸, 재인씨?”



“엥, 진짜?”



 



재인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재인이 옆의 태민이는 흐뭇하게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만지작대는데, 그 손이 금방이라도 바로 아래 젖가슴까지 내려갈 것만 같다. 준후는 목이 탄지 말없이 맥주잔을 한 번에 비운다.



 



“그러지 말고 말 좀 해줘. 궁금하잖아, 내가.”



“안 돼요.”



 



나는 칭얼대듯 말하는데, 뜻밖에 재인이가 나섰다.



 



“약속했거든요.”



 



제 녀석들이 일제히 킬킬대고, 거의 환호성이 터진다. 준후가 반사적으로 영근이 쪽을 쳐다보는 것이 의미심장했다. 분명히 무언가가 있었다. 태민이가 거든다.



 



“형, 영근이가 이상하게 좀 피곤해 보이지 않아?”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리면서 김 이사, 그러니까 이곳 지배인이 들어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재인이의 벗은 상반신 쪽으로 눈을 돌렸지만.



 



재인이는 시선을 아래로 한 채, 벗은 젖가슴을 감추지 않았다. 수그린 얼굴이 눈에 띄게 상기되어 있었고, 암갈색 유두가 평소보다 한층 곤두서 있는 것 같다.



 



손님들 사이에 거진 벗은 여자가 하나 끼어 있는 것에 대해서 김 이사에게 어떻게 설명한 것일지 나로선 알 길이 없다. 김 이사는 별다른 내색 없이 홀복 차림의 언니들을 룸 안으로 들였다. 초이스 시간이었다.



 



업소에서 언니들 초이스하면서 이렇게 관심이 없었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풀살롱의 언니들이란 결국 일종의 딸감이다. 그런데 우리에겐 이미 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재인이가 있었다. 따라서 우리가 고를 아가씨들은 딸감도 아니다. 재인이를 대상으로 딸을 친 정액을 받아주는 티슈일 뿐이다. 남자는 생각보다 까다롭고 섬세하게 딸감을 고르지만, 티슈의 재질이나 질감을 그렇게까지 신경쓰지는 않는 법이다.



 



“난 됐어. 벌써 파트너가 있으니까.”



 



태민이가 재인이의 어깨를 깊게 껴안으면서 의기양양 말한다. 어째서 태민이가 재인이의, 아니 재인이가 태민이의 ‘파트너’가 되었는지도 나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우리 모두는, 심지어 나조차도 그 순간 태민이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홀복 차림의 언니들은 누구 하나 재인이만큼, 그녀 비슷한 정도도 되지 못해 보였다. 재인이의 드러난 젖가슴이 훈장처럼 눈부시다.



 



김태희랑 살면서도 옆집의 전원주를 탐내는 게 남자라는데, 이 순간만은 세상에서 재인이 이외에 선택할 수 있는 여자라는 게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몸의 구석구석, 어디에 점이 있고 어디에 털이 짙은지까지 낱낱이 알고 있는 재인이의 몸이, 여자의 알몸이란 걸 난생처음 보았을 때처럼 새로워 보였다. 그것은 그녀가 내 곁이 아닌 태민이의 옆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태민이는 이 자리의 진짜 승리자였다.



 



그래서 나와 영근이는 거진 건성으로 파트너를 골랐다. 준후만은 단념할 수가 없었는지 처음 들어온 언니들을 물리고 다시 세 명을 불러 애타게 살폈다. 그럼에도 재인이의 광휘에 다른 여자들이 빛을 잃은 듯 보이는 것은 녀석도 마찬가지였는지 선택을 마쳤을 때 표정이 밝지 않았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김 이사는 여자들을 앉힌 후 인사하고 나가면서,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재인이 쪽을 눈으로 훑었다. 그의 입가가 살짝 치켜올라가고 눈이 번뜩이는 게 보였다. 나는 또 이유 모를 울렁임을 뱃속 전체로 느낀다.



 



블랙홀에서의 유흥은 말하자면 속전속결이고, 영근이의 표현에 따르자면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다른 업소들에 비해 평균 인물은 좀 떨어지는 언니들이 대신에 아주 부지런하게 놀아준다. 언니들은 들어오자마자 홀복을 벗고, 남자들의 옷을 벗기며, 그냥저냥 놀다가 파하기 전 한 번 ‘빼주는’ 북창동 스타일과 달리 시작부터, 내내, 끝날 때까지 그야말로 부지런히, 몇 번이고, 성실하게 빨아준다.



 



대개 여자들은 홀복을 벗어 팬티 한 장만을 몸에 걸치고, 남자들은 반대로 아랫도리를 죄다 벗겨놓고 위에 셔츠 한 벌 정도를 남겨놓는다. 너무 다 벗으면 오히려 서로가 짐승 같아지고 섹시한 맛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취향마다 달라서 손님들 요구나 그날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여자고 남자고 걸친 것 없이 깨벗고 노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차림으로 여자들은 손님을 처음에 인사 나눈다고 빨아주고, 좀 먹고 노는 듯하다가 썰렁하다 싶으면 또 빨아주고, 누군가 노래나 한 곡 부르면 듣는 시늉해주다가 노래 끝났다고 다시 빨아주고...... 이렇게 끊임없이 계속된다.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들을 때도 최소한 손은 계속해서 손님 성기를 만져주곤 했다. 원한다면 –매너는 아니겠지만- 앉아있는 내내 빨리고 빨리고 또 빨려도 괜찮다. 이곳의 여자들은 중간중간 텐션이 떨어질지언정 서비스시간동안 빨아주는 일을 거절하지는 않는다.



 



요즘 같은 불황에, 목이 좋거나 가게가 아주 예쁜 것도 아니고, 아가씨들의 외모도 그렇게가지 뛰어나다 보긴 어려운 블랙홀이 평일에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 힘들 만치 성황인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추 크기에 비해 놀랄 만큼 불알이 큰, 그래서인지 우리 중 가장 정력이 좋다 할 영근이조차도 여기 처음 왔을 때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런 데에는 어디 휴가 나온 군인이나 스님들(......)이 와야 한다고, 그런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한 일곱 번 여덟 번은 싸고 갈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여기 언니들이야말로 극한노동이라고, 장사가 잘되는 만큼 하룻밤에 종잡아 서른 번은 남자 것을 빨아주면서, 못해도 열 번은 정액을 입에 받을 것이라 혼자 계산하기도 했다. (언젠가 한 언니한테 물어보자 구체적인 숫자 계산에는 별 대꾸를 안 하면서도 ‘응, 그래서 퇴근할 때면 늘 턱이 얼얼해.’ 라며 이곳 노동의 극한강도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여기 일이야말로 ‘체험 삶의 현장’이라고, 연예인들은 어디 식당이나 갯벌 같은 데나 가서 일하는 척하지 말고 여기 와서, 평범한(?) 취객들의 좆을 하룻밤에 열 개쯤 부지런히 빨아 보면서 서민의 삶을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열변을 토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재인이를 이곳에 데려오고 싶었고, 그러겠다는 말에 영근이가 흥분하면서도 난색을 표했던 것이다. 재인이는 연예인이 아니지만, 이것은 그녀만의 체험 삶의 현장, 그녀와는 출신 성분이 너무 다른 사람들의 냄새나는 삶을, 재인이는 상상도 못했을 무언가를 경험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었다.



 



그러한 절차대로 우리는 옷을 벗었다. 여자들이 한 꺼풀 장식처럼 걸친 옷을 얼른 벗어던지고는 남자들의 탈의를, 민망하지 않게끔 도와주었다. 아랫도리를 모두 벗어 성기를 드러내고, 위에는 셔츠나 런닝 하나만을 남긴다.



 



나는 건너편에서 재인이가 태민이의 조끼를 벗겨주고, 셔츠 단추를 풀어주려다가 태민이에게 제지당하는 것을 본다. 대신에 재인이는 태민이의 벨트를 풀고 바지 지퍼를 내린다. 내 옷을 벗기던 언니가 ‘오빠 벌써 너무 뜨거운데?’ 딱딱해진 성기를 팬티 위로 쥐면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진짜요?”



 



한 언니가 호들갑스럽게 소리치며 나와 재인이 쪽을 번갈아 본다.



 



“진짜라니까. 언니가 원래는 저쪽 오빠 여자친구야.”



“하지만 오늘은 내 꺼지.”



 



태민이가 킬킬대며 재인이 허리 뒤에 두른 손을 뻗어 그녀의 유방을 붙잡는다. 손 안에서 그것의 모양을 이리저리 망가뜨렸다가 되돌렸다가 한다. 엄지와 검지로 젖꼭지를 꼬집어 살살 돌리기도 한다.



 



“저쪽 보지 마요, 재인씨. 약속했잖아요?”



 



태민이가 재인이의 볼을 잡아 자기 쪽으로 되돌린다. 그리고는 대담하게 그녀의 입술로 제 입술을 갖다댄다.



 



내 여자친구가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친구와 입맞춤을 나눈다.



 



재인이는 피하지 않는다. 태민이의 혀가 재인이의 입안으로 침입하고 있다. 재인이는 눈을 감았다. 태민이의 혀가 그녀의 입안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있다. 아마도 지금쯤 그녀의 부드럽고 따뜻한 혀를 휘감으며 간질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태민이의 손은 쉴 새 없이 재인이의 젖가슴을 더듬고, 손 안에 쥐고, 젖꼭지를 이리저리 뒤틀곤 했다.



 



“형, 괜찮은 거죠? 마음 바뀐 것 아니죠?”



 



태민이가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말한다. 재인이는 헝클어진 머리에 눈이 멍하게 풀린 것 같다.



 



당연히 괜찮지 않다. 괜찮을 수가 없다.



 



“괜찮네.”



 



내가 말한다.



 



“태민이는 괜찮은데, 근데 재인이가 문제다. 재인아, 나 없는 사이에 쟤들이랑 충분히 친해진 것 아니었어?”



 



재인이의 얼굴에 일순 총기가 되돌아오면서, 겁먹은 듯 나를 쳐다본다.



 



“자기가 너무 소극적이잖아. 태민이는 열심히 하는데.”



 



내가 웃었다.



 



“자기도 답례 한 번 해주지? 방금 키스가 어땠는지, 태민이한테 대답해 줘.”



 



그러자 재인이가 말 그대로 태민이에게 달려들었다. 소파 위로 무릎을 세워서는, 양손으로 태민이의 얼굴을 잡고, 그대로 깊숙이 입을 맞춘다. 조금 전까지 테이블에 가려서 안 보이던 그녀의 흰 팬티가 보인다. 그것은 여전히 새하얀데, 거기에 태민이의 손이 덮인다. 재인이가 태민이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거의 겹치며, 뜨겁게 제 입안을 태민이의 것과 합친다. 엉겁결에 그녀의 엉덩이를 쥔 태민이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금 전 태민이의 키스에 왁자지껄 분위기를 살리던 좌중은 이제 압도된 듯 숨을 죽인다.



 



“끝내주네.”



 



누군가 중얼댔다.



 



“재인씨, 저도 한 번 해주면 안 될까요?”



 



영근이가 나선다. 제 파트너는 아랑곳 않고.



 



“태민아, 괜찮지?”



 



영근이는 내가 아니라 태민이에게 허락을 구하고 있다.



 



그렇게 재인이는 태민이뿐 아니라 영근이와 준후에게까지 입을 맞춰주고 다시 태민이 곁으로 돌아갔다. 곤두선 젖가슴을 내민 채로 말이다. 내가 오기 전까지, 세 녀석과 재인이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자리를 넘나들며 내 친구들에게 입을 맞추는 재인이의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태민이한테 해준 것처럼 뜨겁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혀를 넣었고 충분한 양의 타액이 교환되었다.



 



나 없는 사이 저 놈들이 재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재인이는 저 놈들한테 무엇을 해 준 것일까?



 



“오빠 꺼 운다.”



 



내 파트너가 말했다. 내 성기를 제 것인 양 함부로 어루만지면서.



 



“오빠 여자친구는 저 오빠들 꺼가 됐으니까, 오빠는 오늘밤 내 꺼 하자.”



 



그녀가 내 성기를 쥐고는 테이블 위에 잔뜩 쌓인 물티슈로 차근차근 닦아준다. 특히 겉물을 잔뜩 흘리는 귀두 부위를 중점적으로, 눈물을 닦듯 세심하게 물기를 찍어내 주었다.



 



“오빠, 여자친구를 친구들한테 돌림빵시킬 거야? 오늘.”



 



지난번 업소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내가 참 의아한 것은 여자친구를 업소에 데려온다는 것, 데려와서 친구들에게 ‘맛보게 해 준다’는 것이 내게는 참으로 듣도 보도 못한 일인데, 업소의 언니들은 그걸 너무나 범상하게, 드물지만 그냥 있을 수 있는 일 정도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어쩌다 보니 두 번 모두 특이한 언니들을 만나게 된 것일까? 아니면 네토라레 취향이 화류계에서 어느새 메이저 장르가 되기라도 했단 말인가?



 



“여긴 그러면 안 되잖아. 본방은 금지 아닌가? 여기서는.”



“그렇기는 한데.”



 



언니가 말한다.



 



“원래는 안 되는데 뭐, 우리야 어지간해서 안 해 줄 거지만 능력만 특출나게 된다면야, 대주는 사람만 오케이라면야.”



 



그 사이 건너편에서는 재인이의 손이 태민이의 성기를 붙잡고 있었다. 태민이의 성기가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전에는 납득하지 못했는데, 재인이의 손에 쥐어진 것을 보자니 어쩐지 이해가 되려고 했다. 어떤 성기가 잘생긴 성기인지, 기준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적어도 태민이의 성기가 나보다 좀 더 크고, 어느 한쪽으로 휘거나 뒤틀림이 없이 무척 꼿꼿하면서 균형 잡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귀두도 너무 크거나 너무 작지 않고, 길이와 굵기, 모양새 등이 반듯하고 매끈하다. 나야 좆은 원래 좆 같아야 된다고, 포르노에 나오는 흑인 좆 같은 것이 역시 최고의 좆 아닐까 싶지만, 여자들이 보기에는 저렇게 매끈하고 균형 잡힌 물건이 더 사랑스럽고 매력 있게 여겨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민이의 외모가 번듯하고 키도 큰 편인데다 워낙 몸짱이라는 점이 아무래도 작용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자니 다시금 심술이 솟구친다. 그의 성기를 어루만지는 재인이의 손길이 이상하게 거리낌이 없이, 늘 만져오던 것인 양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돌림빵까지는 아닌데, 여기서 원래 해주는 만큼은 해줘야겠지?”



 



내가 말한다.



 



“친구들 세 명 다?”



“세 명 다.”



 



재인이는 나를 외면한 채 태민이를 향해 있지만, 귀는 이쪽을 향한 채 내 말을 다 듣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어쩌면 이 안의 모두가, 자기 파트너와 놀면서도 눈을 재인이 쪽에, 귀는 내 쪽에 두고 있을 것이었다.



 



“그럼 오늘밤에, 저 언니가 오빠 친구들 것을 다 빨아주겠네? 오빠야들은 아마도 언니 입안에 좆물을 찌익 찍 쏴댈 거고.”



 



언니는 나한테 속살대는 것 같지만, 실은 룸 안의 남자들과, 특히 재인이한테 들리게끔 일부러 말하는 것 같다.



 



“대신에 오빠 것은 내가 받아줄게. 저 언니가 친구들 것 빨아주는 걸 보면서 흥분되는 만큼 나한테 해요. 몇 번을 싸든 내가 다 받아줄게요.”



 



이러니까 블랙홀이 인기가 있는 거다. 언니가 곧장 옆자리에서 내 쪽으로 고개를 수그려, 내 성기를 입안에 머금어 준다. 따뜻하고 축축한 것이 내 성기를 감싸고, 민감한 곳 여기저기에 물기를 축여준다.



 



누군가 노래방 기기를 작동해서 음악을 틀었다. 저 음악, 블랙홀에 온지 2년쯤 되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영근이가 ‘블랙홀 주제가’라 부르던 바로 그 음악이다. 저 음악이 서비스 시간동안 세 번 내지 네 번씩 울리면, 그 때마다 언니들은 일제히 고개를 수그려 우리 것을 입안에 머금어 주었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기계처럼 언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내 것을 입안에 가득 품고 움직이는 내 파트너 이외에도, 영근이의 파트너와 준후의 파트너가 각자의 남근을 찾아 머리를 움직였다.



 



그리고 재인이도.



 



재인이는 이번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주저하기는커녕, 고개를 수그린 채 제 앞의 성기, 그토록 잘생겼다는 태민이의 성기로 쪽, 입을 맞춰주었다. 여기 언니들의 기계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움직임과는 또 달랐다. 눈앞의 물건이 진심으로 사랑스럽다는 양, 날렵한 줄기를 손가락으로 붙들고 그 위에 입술을 갖다댄다. 그 끝에도 방울이 맺혔는지 혀를 내밀어 요도 끝을 낼름 훔친다. 태민이가 눈을 감았고, 음악소리 때문에 들리지는 않지만 뜨겁게 콧소리를 내며 신음을 삼켰을 것이다. 재인이의 혀가 그의 귀두 이곳저곳을 깔끔히 닦아주었다. 내 친구의 귀두가 내 여자친구의 침으로 반들반들해졌다. 태민이의 분비물 일부가 재인이의 목구멍으로 넘어들어갔을 것이다.



 



그리고는 태민이의 것을 입 안 가득 머금었다. 그의 성기가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깊숙하게 그녀 안으로 들어갔다. 저 길이라면 귀두 끝은 재인이의 목구멍에 닿았을 것이다. 재인이가 태민이의 모든 것을 입안에 품었다. 그의 무성한 음모가 재인이의 얼굴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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