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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자친구와 업소 다니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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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은 좀 한가했습니다. 그래서 막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또 생업타임이네요. 해서 평소보다 좀 더 작업해서 올려 봤습니다. 찾아주시는 분들 재미나게 읽으시면 좋겠고요, 다음 편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허락’이 어떻게 된 건데? 무슨 게임을 한 거야?”



 



‘블랙홀’에서의 엄청나게 길었던 밤이 끝나고, 함께 내 방으로 오자마자 제일 먼저 이 말을 꺼냈다. 아니 정확히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였다. 택시에서 같은 질문을 하자 재인이는 웃으면서 ‘택시 안에서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 같네요.’ 라 대꾸했고 나는 더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게 그렇게 궁금해요?”



 



재인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묻어 있다. 시간은 새벽 세 시가 다 되어 있었지만, 간밤에 있었던 어마어마한 일들에도 불구하고 많이 피곤해 보이지는 않았다. 술기운도 있고, 우리 둘 다 아드레날린 과잉상태라든가 그 비슷한 게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응!”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대답하는 어린아이처럼, 내가 힘주어 말했다. 재인이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다가와 내 볼에 소리 나게 뽀뽀해주었다. 새벽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내 얼굴이 발갛게 달았다.



 



“자기 진짜 귀엽다.”



 



재인이가 말했다.



 



“근데 어떡하지. 미안해요. 그건 말 못해요. 단단히 약속했거든요.”



“우리 사이인데도?”



“응. 프라이버시.”



 



미칠 것 같다. 1년여 만에 모든 걸 다 알아 버렸다고 생각한 재인이였는데, 갑자기 미스테리가 생겨 버렸다. 그것도 내 직장 동료들과의 사이에서 말이다.



 



생글대는 재인이의 얼굴에 내가 몰랐던 어떤 광채가 생겨난 것 같았다.



 



“딱 한 가지만 물어볼게. 한 가지만...... 거기 들어가자마자 팬티만 남기고 다 벗었다는 건 사진 봐서 알아. 근데 거기서...... 혹시 더 벗었어?”



 



치졸하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너무 알고 싶었다. 그녀가 내 친구들에게, 내가 가기 이전에 팬티 안쪽까지 보여주었는지.



 



재인이는 누군가 자기 성기를 들여다보는 걸 무척 싫어했다. 앞으로도 산부인과 의사를 제외하고는, 결혼한 후 남편이 보겠다 해도 싫다고 할 것이라 했다. 거울로 들여다본 그곳이 너무 보기 흉해서라고 했다.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정신없는 상황에서 그녀에게 오랄섹스를 해 줄 때나, 그녀가 잠든 아침에 몰래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녀의 성기는 아름다웠다. 음모가 굉장히 적고 색이 그다지 짙지 않았으며 물은 많았으되 특유의 냄새가 별로 없었다. 질구의 살이 도톰하고, 그래서 그곳의 주름이 내가 본 평균보다 더 많이 잡히긴 했지만 그렇다고 닭벼슬처럼 늘어졌다든가 한 것도 아니었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광경이었고, 그걸 굳이 못 보여주겠다고 감추고 가리고 불을 끄고 하는 게 야속할 때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혹시 내 친구들에게 그곳을 보여주었을까? 재인이는 금방 대답하지 못했다.



 



“벗...... 지는 않았어요.”



“벗지는 않았다니, 벗지는 않고 뭘?”



“안 벗었다고요. 됐죠?”



 



궁금증이 해소되긴커녕 더 커졌다. 그냥 ‘걔들이 네 보지도 봤어?’ 라 할걸.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



“한 가지라면서요. 끝났어요. 들어가요.”



“딱 한 가지만! 진짜 하나만 더 물어보고 더 묻지 않을게.”



 



내가 다급히 말했다.



 



“걔들이...... 쌌어? 내가 가기 전에.”



 



재인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의아하다는 듯 눈을 내게 맞췄다. 그녀를 보는 내 눈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그녀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내 시선을 피한다.



 



“했어요.”



“진짜? 걔들 모두가?”



“다는 아니고요. 영근이 아저씨가...... 사정했어요.”



 



재인이가 뭔가를 떠올렸는지 갑자기 픽 웃는다.



 



“그렇게 사정액이 많은 사람은 처음 봤어. 진짜로. 엄청났어요.”



“어떻게 해서 사정했는데? 어디다가?”



“그건 비밀.”



 



재인이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녀의 얼굴이 일순 초등학생 같아졌다. 짓궂고 고집이 센 여자아이.



 



“인제 들어가요. 나 좀 씻고 싶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오피스텔의 번호키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내가 가기 전 말고, 내가 간 다음에는! 내가 간 다음에 이야기는 물어봐도 되지?”



“그건 자기도 다 봤잖아요. 그 자리에 같이 있었으면서.”



“그래도!”



 



내가 말했다.



 



“처음에 태민이 것을 입안에 넣었을 때 말이야, 그게 진짜 끝까지 다 들어갔어? 어땠어? 태민이 것이 자기가 보기에도 그렇게 잘생겼어?”



 



재인이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고, 떠올리는 듯했다.



 



“그 아저씨 것이 예쁘기는 하더라.”



 



재인이가 천천히 말했다.



 



“가까이서 보니까 꽤 컸지만, 그래도 왠지 다 넣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 번 해 봤어요. 숨이 턱 막혔어요.”



 



 



 



 



재인이가 가까이서 본 태민이의 성기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귀두 끝으로 맑은 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귀두 근처에 입을 맞추자 끈끈한 것이 실처럼 이어져서 입술로 따라왔다. 재인이는 혀를 내밀어 흘러나온 것들을 핥았다. 꽤 많은 분비물이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왔다. 태민이가 끄응 하고 몸을 굳히는 게 느껴졌다.



 



어두운 조명과 함께 뽕기 충만한 음악이 좌석을 덮었고, 재인이는 마법에 걸린 듯 낯선 성기를 입안에 머금었다. 목에 힘을 뺀 채로 그것을 가능한 가장 깊은 곳까지 삼켰고, 처음 느껴보는 남근이 그녀의 목안으로 뻗어, 마치 뇌 속을 국통 안 수저처럼 휘젓는 기분을 느꼈다.



 



이 남자를 미치게 만들고 싶다 –라고 재인이는 생각했다.



 



이 남자가 내 입안에서 이성을 잃고, 쾌락에 취해서, 그대로 질질 싸게 만들어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정성스럽게 그의 물건을 입안에서 돌렸다. 폭신폭신한 귀두를 입안으로 쪽 빨아들이고, 귀두와 줄기의 경계 언저리를 혀로 굴리고, 머리를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오늘 밤 이 남자한테 해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굴욕적인 움직임을 했다. 스스로 하나의 큰 구멍이 되어 남자의 것을 빨아들였다.



 



태민이의 손이 벗은 등을 쓰다듬더니 천천히 겨드랑이 쪽을 파고들어왔다. 그리고 젖가슴으로 뻗어서는 꽉 쥐었다. 재인이의 유방은 태민이의 손안에 다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그의 힘 꽉 준 손아귀는 젖가슴 전체를 한 번에 차지하지는 못하고, 대신에 이곳저곳을 헤매면서 꼬집고 할퀴고 정신없이 움직인다. 젖꼭지를 너무 세게 쥐었는데 그녀는 이상하게 그 통증이 싫지 않았다.



 



“재인씨 가슴 너무 부드럽네요.”



 



태민이가 말했다.



 



“너무 좋아요. 얼마나 만져보고 싶었는지.”



 



‘지난번에 실컷 만져봤잖아!’ 라 대꾸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입은 그의 성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이 다시금 꿈틀대며 입천장으로 또 몇 방울 이물질을 남겨놓았고.



 



“아랫쪽도 만져도 돼요?”



 



‘아래’가 뭘 의미하는지 얼른 알아듣지 못했다. 가슴 아랫쪽을 말하는지, 배꼽? 아랫배? 아니면.



 



태민이의 손이 엉덩이로 내려가 팬티 끈 안으로 파고들려 하자 그제야 서둘러 그의 것에서 입을 떼고 말했다.



 



“안 돼요. 지금은. 나중에.”



“나중에.”



 



태민이가 확인하듯 되뇌고는, 그 대신인 양 그녀의 유방을 더 세게 주물렀다.



 



“재인씨, 나 될 것 같아요.”



 



한참 후, 태민이가 급하게 속삭였다.



 



“싸도 돼요?”



 



재인이는 대답대신 입을 한층 빠르게 움직였다. 입안의 물건에서 핏줄이 한껏 불거지고, 귀두가 놀랄 만큼 부풀었다. 재인이는 이 때다 싶었을 때 손으로 음경 뿌리를 쥐며 그의 귀두를 강하게 빨아들였다.



 



입안의 물건이 온몸을 떨며 폭발했다. 따뜻하고 끈끈한 것을 입안 가득히 세차게 뿌려놓았다.



 



재인이는 비릿한 액체를 꿀꺽, 한 번에 삼켰다. 그러자 아직 입안에 남은 물건에서 다시금 몇 방울 정액이 쏟아져 나와 입안에 고였다.



 



 



 



 



“싼 걸 다 먹는 것 같던데?”



“그래야 되는 줄 알았어요.”



 



재인이가 겸연쩍은 듯 말했다.



 



“사정할 테니까 입으로 받아달라고 그러더라고요.”



 



“받아달라는 거지 먹어달라는 건 아니잖아. 테이블에 물티슈가 잔뜩 있었고, 물 버리는 바께스도 놓여 있었잖아. 거기 언니들은 입안에 정액을 물티슈에 뱉어서는 바께스에 버린다고. 자기도 봤을 텐데?”



“응. 그런 것 같았어요. 나중에 봤죠.”



“그런데도 또 먹던데?”



 



태민이는 그 날 재인이의 입안에 두 번 사정했고, 재인이가 두 번 다 그것을 한 방울 남김없이 삼키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응,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러고 싶었고.”



“계속 먹을 생각이야? 다음에도?”



“다음에요? 또? 거기에......”



 



재인이가 웃으며 말했다.



 



“약속했잖아.”



 



재인이는 ‘약속’이란 말에 무언가를 떠올리고, 또 생각하는 듯하더니.



 



“그럴 것 같네요.”



 



이렇게 말한다.



 



“그 아저씨들 다 더럽고 별로인데, 거기서 나오는 정액은 이상하게 더럽지 않게 느껴졌어요. 괜찮았어요.”



“맛있었어?”



 



재인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답한다.



 



“네.”



 



 



 



 



나역시 이 날은 얼마 안 가 내 파트너 언니의 입안에 그대로 사정하고 말았다. 그 동안의 오랜 긴 장, 상상, 처음 보는 광경들과 아울러, 바로 건너편 자리에서 내 친구의 성기를 빨아대는 재인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매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재인이는 태민이의 정액을 한 방울도 빠짐없이 목구멍으로 넘겼지만, 내 파트너는 내 정액을 물티슈에 꼼꼼히 뱉어냈다. 그러면서 ‘오빠 진짜 많이 쌌네!’라 격려하듯 말했다. 내 기분은 더 이상 미묘할 수가 없었다.



 



태민이는 제 정액을 다 삼켜준 재인이가 너무 고마웠는지, 그 때부터 눈에 띄게 닭살스레 굴기 시작했다. 어쩌면 사정 후의 ‘현자타임’을 보내는 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입을 닦아주고, 음료수를 따서 건네주고, 볼에 뽀뽀를 하는 등 잠시도 쉴 줄 몰랐다.



 



그리고 그 호의 표시는 점점 더 끈적끈적해졌다. 볼의 뽀뽀가 입술로, 그러더니 귓불에 입김을 불어넣어대기 시작했다. 어깨를 주물러주던 손은 슬그머니 팔뚝으로 내려오더니 조금 지나서는 그녀의 젖가슴을 거침없이 조물딱거린다.



 



“어머, 오빠 또!”



 



내 파트너가 호들갑스럽게 속삭댄다.



 



“대단하네. 방금 쌌는데. 아까보다 더 딱딱해졌어.”



 



당연히 내 파트너 때문은 아니다. 그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엄청 꼴리죠? 저런 걸 보니까.”



 



내 곁의 언니가 말한다.



 



“엄청 물고 빨아대고 있어요. 저 오빠야가 아주 신났는걸. 오빠 여자친구를 아주 한입에 삼켜버릴 것 같아요. 평소부터 마음에 있었나봐...... 오빠네 여자친구도 그닥 싫은 기색이 아닌걸? 어머, 방금 팬티 위 건드린 것 봤어요? 좀 더 있으면 봉지도 막 만질 거야.”



 



내 성기가 새빨갛게 성을 내고, 그것을 곁의 언니가 쉴 새 없이 자극해 준다. 어느새 새어 나온 쿠퍼액을 귀두 언저리에 칠하듯 문질러주면서.



 



“그대로 둬요. 오빠 친구가 여자친구를 다 잡아먹도록. 오늘 밤은 그대로 두고 지켜봐요. 오빠 친구가, 여자친구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봐요. 보다가 흥분되면 여자친구 대신 내가 빨아줄게. 싸고 싶은 만큼 다 싸도 돼요. 어차피 오빠네 여자친구는 오늘밤 오빠 꺼를 받아주기 힘들 것 같으니까. 왜냐면.”



 



파트너 언니가 내 귀에 짙은 숨결을 불어넣는다.



 



“오빠네 여자친구는 저 친구들 좆물을 받느라 바쁠 거거든. 좆물 변기처럼.”



 



나는 내 성기의 물리적 한계까지 발기했다. 핏줄이 불거지도록 성을 내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마침 노래 한 곡조씩 하자고 노래방 리모콘과 책자를 돌리지 않았다면 나는 또 오래 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 날따라 영근이도 준후도 눈에 띄게 끈적하게 놀았고, 스크린 앞에 나가서는 노래를 하는 건지 선 채로 애무를 하는 건지 모를 행각들을 벌였다. 준후의 파트너는 노래 도중 마이크 대신 준후의 성기를 붙잡고 거기에 노래를 하는 시늉을 보여주기도 했다.



 



태민이와 재인이는 그 동안에도 애정 행각(?)을 멈추지 않았다. 태민이는 노래방 책자조차도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녀석이 재인이의 무릎 위로 책자를 놓고선, 사실은 책자 아래로 손을 뻗어 다른 짓을 하고 있다는 걸 나는 내 눈으로 확인했다. 재인이는 눈살을 찌푸린 채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고, 놈의 손이 굉장히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 보이진 않았지만 그 손끝이 벌써 재인이의 팬티 속에 자리 잡아 있는 건 틀림없었다.



 



둘은 차례가 되어 스크린 앞으로 나가서도 다른 커플들 못지 않게 진하게 놀았다. 실은 태민이가 심할 정도로 난잡하게 놀았고 재인이는 받아주었다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중요한 건 재인이가 몸을 빼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인이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태민이가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말타는 시늉을 해 보일 때도 불쾌한 내색을 보이긴커녕 동작에 맞춰 허리를 앞으로 숙여주기까지 했다. 태민이의 다시금 발기한 성기가 팬티 위로 재인이의 엉덩이 골 위를 마구 비벼대는 게 내 눈에도 확실히 보였다. 젖가슴 같은 거야 이미 태민이 손안에서 제 2의 마이크, 전용 장난감이 되어버린지 오래였고.



 



우리 차례가 됐다. 나는 원래 노래를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아서, 이런 데서 굳이 듀엣으로 해야 하는 분위기가 되면 여자 위주의 노래를 골라 코러스로 백댄서나 해주는 시늉을 내곤 했다. 헌데 내 파트너가 굳이 남자 노래들을 골라서 ‘이거 어때? 이거는?’ 해댔다. 나는 난감했지만.



 



“괜찮아. 어차피 아무도 오빠 노래하는 걸 귀담아듣지 않을걸.”



 



우리 차례는 태민이 재인이의 바로 다음이었다. 거진 다 벗은 채로 실컷 섹스흉내를 내다 온 커플과 교차되어 우리가 나가게 됐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재인이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는데, 다음 순간 그녀의 시선은 내 아랫도리를 향했다. 그것이 평소 이상으로 빳빳하게 발기돼 있음을 확인하고, 재인이는 다시 내 눈을 쳐다보며 무어라 형언키 힘든 복잡한 표정을 했다.



 



진짜 좋아요? 이렇게 노는 게.



 



재인이의 눈이 이렇게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어서느라 힘이 들어간 성기 끝으로 또 한 방울 눈물이 맺혀 흘러내렸고.



 



노래를 부를 때는 나도 모르게 긴장해 버려서 재인이 쪽을 살피지 못했다. 원래 노래는 잼병이기도 하고, 하필이면 재인이를 차지하고 앉은 태민이가 그렇게 난잡한 짓들을 하면서도 평소 실력대로 사하게 노랠 부르고 들어간 다음이었기 때문에, 내 노래가 엉망인 게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 1, 2절을 다 마쳐야 한다는 게 고역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내 파트너 말이 맞았던 것 같다. 내 노래 같은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재인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일로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자리로 들어왔을 때, 재인이의 몸은 소파 구석의 등받이에 거의 짓눌려 있었다. 그녀를 짓누른 건 태민이였다. 태민이의 입이 재인이의 유방을, 유두가 아니라 유방 자체를 베어물고 있었다. 그 안에 담긴 것을 남김없이 빨아먹어, 아니 씹어먹어 버리겠다는 기세였다. 태민이의 손은 재인이의 팬티 안에 손목까지 들어가 있었다. 팬티 안의 손 움직임이 얼마나 거센지 팬티 위에 보이는 녀석의 팔뚝에 힘줄이 불거졌다. 녀석의 가운데 손가락이 재인이의 질구 안을 세차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팬티 위로도 훤히 보였다.



 



재인이는 눈을 질끈 감은 채 목을 한껏 뒤로 젖혔다. 한 손으로는 태민이를 제지하는 대신 자기 입을 막았다. 소파를 짚은 다른 손아귀에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손가락을 그녀 질구에 집어넣은 태민이의 손이 손목채로 힘차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모두들 넋이 나간 듯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부터 이 상태였을 것이다. 나는 애당초 내 노래가 어떻게 들릴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내 노래가 끝나고 노래방 기계가 멈춘 상태였기 때문에, 재인이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는 다음 순간 그녀의 입을 막은 손바닥을 뚫고 모두에게 똑똑히 들리게 되었다.



 



“언니 느끼네.”



 



내 파트너가 중얼댔다. 말 안 해도 나는 알 수 있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재인이의 목이 뒤로 꺾였고,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이를 악물고 참는 비명소리는 긴 흐느낌 같았다. 그녀의 허리가 숨 가쁘게 들썩이다가 일순 멈췄고, 태민이는 확인사살을 하듯 손가락을 있는 힘껏 그녀의 몸 안에 찔러 넣었다.



 



잠시 후 태민이가 재인이의 팬티 안에서 손을 꺼내고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재인이의 얼굴이 태민이의 가슴팍으로 무너졌다. 이 순간, 재인이는 태민이의, 태민이만의 것이었다. 나는 온몸에 힘이 풀려 쓰러질 것 같았다.



 



다시 음악이 울렸다. 예의 ‘블랙홀 주제가’였다. 나는 방금의 광경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딱히 서비스를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파트너 언니의 입술이 내 성기를 감싸자, 내 것은 더욱 힘차게 솟아올라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마음속은 복잡하고 거의 서글플 지경인데, 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발기하였다.



 



정신을 차려 보니, 널브러졌던 재인이도 어느새 일어나 태민이의 것을 빨아주고 있었다. 태민이도 얼굴 표정을 보자니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저 언니한테 박고 싶지? 지금.”



 



내 파트너가 살짝 고개를 들더니 속삭인다.



 



“저 언니가 여전히 오빠꺼라는 걸 확인하고 싶지? 그래서 저 언니한테 박고, 더 느끼게 만들고, 안에다가 막 싸버리고 싶지? 영역표시하듯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적어도 고개를 끄덕여 보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안 돼. 지금 오빠는 내 꺼야. 저 언니는 오빠 친구들 꺼고.”



 



여기에 나는 그만 버틸 수가 없었다. 말을 마친 언니가 내 것을 물자마자, 나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이며 끝까지 올라버렸다. 아까 이상으로 세차게 사정했다. 끝나고 나서는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몸을 가누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나쁜 년!”



 



적어도 한 가지는 틀렸다. 블랙홀의 파트너 언니가 나를 두 번씩 사정하게 만들었고, 재인이는 그 밤 내내 내 친구들 것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재인이를 다시 가질 수 있었다. 새벽녘, 내 오피스텔 방에서 나는 두 번 사정한 이후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인이를 거칠게 탐했다.



 



“내 앞에서 끝까지 갔지? 내 친구한테. 머릿속이 새하얘질 때까지.”



“오빠가 그러라고 했잖아!”



 



차가운 얼굴로 허리를 움직여대는 내게 굴하지 않고, 재인이는 나를 노려보며 마주 으르렁댄다.



 



“오빠가 나빠. 날 더럽히고, 모욕주고!”



 



재인이가 소리쳤다.



 



“더러워. 오빠 더러워! 그 새끼들이랑 똑같아. 더럽고 추잡해. 최악이야!”



 



그러면서 다시금 온몸에 힘을 주며 굳어버린다. 그녀의 속살이 내 것을 바이스처럼 죄고 놓지 않는다. 나는 냉정한 얼굴로 그녀가 무너지고, 일그러지는 것을 똑바로 내려다본다.



 



하지만 다음 순간 재인이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진다. 몸에 힘이 풀리고 조용히 가라앉는다. 나도 덩달아 양순해져서는 그녀 옆으로 누워, 그녀의 이마를 쓸어준다.



 



“너무 좋았어요.”



 



재인이가 말한다.



 



“근데 자기는 못 해서 어떡해. 나만 느꼈네.”



 



하룻밤에 섹스를 거듭하면 할수록, 여자는 점점 더 빨리 느끼는 반면 남자는 사정이 어려워진다. 사실 내 체력에는 하루 두 번도 많았다. 여전히 발기가 풀리지 않은 성기가 욱신거릴 지경이지만.



 



재인이의 숨소리가 잦아든다. 이러다 천천히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잠들었다는 뜻이다. 평소같으면 그대로 자게 두었겠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기어이 아까부터 마음에 걸리던 일을 입밖에 내고야 만다.



 



“아까, 뭐했던 거야? 준후 영근이랑.”



“비밀이라고 했잖아......”



“아니, 그 때 말고.”



 



내가 목소리 톤을 조금 높여 말한다.



 



“끝나고, 언니들이 나간 다음에 말야.”



“화장실에서......?”



“응.”



“알잖아요.”



“아니, 모르겠어. 말해 줘.”



“......했어요......”



“뭐를?”



 



내가 다그쳐 묻자, 재인이는 조금 잠이 달아났는지 나를 보다가, 미안한 듯 눈을 내리깔며 말한다.



 



“내 보지를...... 줬어요. 오빠 친구들한테.”



 



 



 



 



음악이 끝나고, 언니들은 우리 옷을 챙겨서 입는 것을 도와준 후 홀복을 걸치고 나갔다. 우리는 평소 이상으로 소진되어 그 자리에 몸을 기댄 채 좀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재인이는 그 정도가 더 심해서, 거진 방심상태가 된 채 벗어놓은 옷조차 챙겨입지 못했다. 사실 재인이가 벗어놓은 옷은 너무 멀리 놓여 있어서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 챙겨서 입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재인이가 화들짝 몸을 가눈 것은 김 이사가 룸으로 들어와서였다. 언제나처럼 정장을 빼입은 김 이사는 점잖아 보이는 오십 대 아저씨로, 머리가 일찍 새어서 실제보다 나이가 들어 보인다. 그는 손님이 많아 서비스가 늦어진 걸 사과하면서 달콤한 차라도 한 잔씩 드리겠다고 한다. 블랙홀이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가씨들의 부지런한 서비스 때문이지만 또 나이 지긋한 김 이사의 친절하고 점잖은 고객 관리 때문이기도 하다.



 



“김 이사님, 그러면 차보다도, 라면 한 그릇씩 안 될까요? 신나게 놀았더니 배가 고프네.”



 



영근이가 넉살좋게 말하자, 김 이사는 정중히 끄덕이며 여기서 편하게 기다리시라고 한다.



 



“참 김 이사님, 아까 말씀드린 것 기억하시죠? 나중에 연락드릴게요.”



“예, 그거야 저희 입장에서 오히려 감사하죠.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김 이사는 나가면서 다시금 재인이 쪽을 훑어본다. 재인이는 허리를 곳추세우며 그제야 드러난 젖가슴을 손으로 가린다.



 



나는 뭔가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서 영근이한테 물어보려는데, 태민이가 호들갑을 떨면서 형 덕분에 너무 잘 놀았다고, 너무 좋았다고 자리를 정리하듯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재인씨는 어땠어요? 괜찮았어요? 우리만 너무 즐거웠던 게 아니었나 모르겠네.”



“저도...... 좋았어요.”



 



재인이가 말했다. 아까와 달리 태민이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하지만 벗어놓은 옷만은 감히 챙겨 입지 못한다. 나도 그제야 거기 생각이 미쳐서 소파 끝 재인이의 옷을 챙겨 그녀 쪽으로 다가간다.



 



“영근이도 좋았지?”



“당연하지. 두 번이나 시원하게 쌌는걸.”



 



영근이는 말하다가 재인이 쪽을 곁눈질하더니, ‘아니구나, 세 번이구나.’라 정정한다.



 



“저기, 사실은.”



 



준후가 주저하며 말을 꺼낸다.



 



“그게 나는, 아직......”



 



준후가 아직 한 번도 사정하지 못했다는 거였다.



 



“아니, 천하의 왕자지답지 않게 웬일이야? 그것도 오늘 같은 날에.”



“아니, 그게.”



 



준후가 우물쭈물 말한다.



 



“나는 너무 흥분하면 오히려...... 게다가 오늘은 금방 될 것 같아서 이 악물고 참았거든요.”



 



요컨대 재인이 때문에 너무 흥분해서, 오히려 끝까지 갈 수가 없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를 읊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저기 재인씨, 괜찮으면, 한 번만......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이제야 감이 왔다. 준후는 기대했던 것이다. 재인이가 자기한테도 어떤 서비스를 해 주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아마도 내가 오기 전 넷이 있던 자리에서 생길 어떤 일이 준후로 하여금 그런 기대를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아까 재인이가 세 명을 다 빨아주게 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했었다) 그러니 재인이가 뭔가를 해 줄 때까지, 아무리 눈앞의 광경이 흥분되고 파트너 언니가 열심히 해주더라도 꾹꾹 눌러 참았겠지. 나는 준후의 그런 요상한 인내력을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재인이는 브레지어 호크를 채우다 말고 동그래진 눈으로 준후를, 그리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해 줘. 재인아.”



 



내가 인심쓰듯 말했다.



 



“어차피 라면 나오고, 먹고 가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잖아. 얼른 해 주고 가자. 우리 쪼잔한 준후가 원한 품을라.”



“그래요, 재인씨. 어차피 우리 이 룸 안에서만의 일로 하기로 했잖아요. 여기서 생긴 일은 여기 다 놓고 가기로 했으니까, 하는 김에 화끈하게 도와주세요.”



 



태민이가 거든다. ‘여기 일은 여기 다 놓고’ 어쩌고 하는 말이 아까 붙어 앉아서 나눈 대화인지, 아니면 그 역시 나 없을 때 자기들끼리 이야기한 내용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근데 여기서...... 요?”



 



재인이가 난처한듯 말한다. 아가씨들이 나가고 불이 켜진 룸 안, 준후를 빼고는 적어도 두 번 이상 사정한 남자들이 나른하게 앉아있다. 여기서 준후 것을 꺼내고 빨아준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난감했다. 더구나 준후 같은 성격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잘 서지도 않을 것 같다.



 



“저기 괜찮으면, 저 안에서.”



 



준후가 우물쭈물 룸에 딸린 화장실을 가리킨다. 이런 업소 룸이 대개 그렇듯 작은 공간에 남성용 소변기 하나만 들여놓고 출입구를 만들어놓은 곳이다. 내가 조금 전 들어갔다 나왔을 때를 떠올리면, 저기가 생각보다는 공간이 좀 있어서 두 명 정도는 들어가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재인이는 여전히, 어쩌면 한층 더 난감해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그랬고, 무엇보다 내가 적극 등을 떠밀었다. 재인이가 좁고 밀페된 공간의 냄새나는 소변기 곁에서 준후의 거대한 물건을 빨아준다는 상상에 다시금 몸이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결국 재인이는 반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아까 차림에서 브레지어를 겨우 입었을 뿐인 반나체였다. 그 상태로 옷을 다 갖춰 입은 준후를 따라서, 좁디좁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소변기 앞으로 재인이와 준후가 신방을 차리듯 나란히 자리했고, 그 상태로 문이 닫혔다.



 



“장난 아닌데.”



 



영근이가 들뜬 목소리로 중얼댔다. 바깥의 우리는 옛날 전통 혼례식에서 신방을 엿보는 동네사람들이 되었다.



 



그런데 낌새가 이상했다. 영근이가 일어서서 화장실 입구 쪽에 바싹 다가섰다. 틈새로 눈을 대보고 귀를 갖다대고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댄다. 내가 보기에도, 딱히 들리는 소리나 보이는 것은 없되,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야, 아무래도 안에서 하는 것 같아.”



 



영근이가 호들갑을 떨기 시작했다.



 



“아 씨발 대박이야. 안에서, 준후가 재인씨한테 박는 것 같아요. 대단한데!”



 



 



 



 



“왜 그랬어?”



“오빠 때문이에요.”



 



새벽의 오피스텔에서, 재인이가 억울한듯 말했다.



 



“지난번에 갔을 때, 오빠가 마지막에...... 나한테 그랬잖아요. 그래서 그러는 건 줄 알았어. 마지막에는, 의례 그렇게 끝내는 건 줄 알았어.”



“아니, 그래서? 준후가 들어가서는 너한테 섹스를 하재? 의례 그러는 거니까 대달라고 그래?”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재인이가 우물쭈물하더니.



 



“안에 들어갔는데, 준후 오빠(재인이는 유독 준후한테만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 지칭했다. 준후가 우리 중에선 제일 어려서 재인이와의 나이차가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가 그냥 멀뚱히 있잖아. 그걸...... 꺼내지도 않고, 날 빤히 보면서, 내가 뭔가를 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어요. 그래야 되는 것 같았다고요.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내가, 돌아섰어요. 돌아서서 소변기에 손을 짚고, 팬티를...... 내렸어요.”



 



나는 더 견딜 수가 없었다. 너무 발기해서 욱신대는 성기를 손에 쥐고, 재인이를 억지로 자리에서 뒤돌아눕게 했다. 그리고 엎드린 재인이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고 벌렸다.



 



“그래서 이렇게, 엉덩이를 내밀었단 말야? 준후한테.”



“응.”



 



재인이가 흐느꼈다.



 



“그렇게 했어요.”



“그래서 박았어? 준후가, 너한테?”



“네.”



 



재인이가 말했다.



 



“조금 주저하는 것 같더니, 바지 벗는 소리가 뒤에서 들리고, 그리고......”



“이렇게?”



 



내 충혈된 성기가 재인이의 질구로, 한 번에 끝까지 들어갔다. 그녀가 소변기에 몸을 의지한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그녀의 엉덩이 위로 내 몸무게를 실었다.



 



“이렇게?”



“네, 그랬어요. 그랬어요.”



“준후 꺼가 이리로, 이렇게, 이렇게 들어갔어?”



“아악, 오빠.”



 



재인이가 울먹이듯 소리치기 시작했다.



 



“더 깊이. 더 깊이 들어왔어요. 준후 오빠 꺼가.”



“더 깊이? 내가 들어가는 자리보다...... 더 깊이?”



“응, 너무 깊이...... 그렇게 깊이까지 내 몸에 들어온 건 없었어요. 자궁 끝까지 찌르고 들어오는 것 같아서 아팠어요. 뱃속이 꿰뚫리는 것 같았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미칠 것 같았어요!”



 



 



 



 



준후가 화장실에서 나온 것은 블랙홀의 웨이터가 라면을 가지고 들어왔을 때였다. 그는 대충 바지를 여민 채로 엉거주춤 걸어나오다가, 웨이터가 온 것을 확인하고는 등 뒤로 화장실 문을 꼭 닫았다.



 



“저기 물티슈 좀.”



“씨발새끼, 했냐?



 



태민이가 내 대신 준후에게 물었다. 준후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태민이한테, 그런 다음에 나를 향해서 말이다. 오늘 재인이의 파트너는 명실상부 태민이인 듯했다.



 



“개새끼, 대단하네. 와, 설마 준후가 제일 먼저 따게 될 줄은 진짜 몰랐어요. 그쵸 형?”



“재인씨는?”



 



태민이가 재인이를 챙긴다. 준후는 우물쭈물하다가, ‘아니 아직 안에...... 물티슈 빨리 주세요.’ 한다. 그제야 우리는 준후가 물티슈를 찾는 이유를 눈치챘다. 재인이는 준후가 뿌려놓은 것을 뒤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차마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물티슈를 한 주먹 들고 일어섰다. 그런데 영근이가 나를 막아선다.



 



“형은 라면 들어요. 괜찮으면...... 내가.”



 



영근이가 나와 태민이의 눈치를 본다. 나는 잠시 망설인다. 그리고 천천히 영근이에게 물티슈를 내민다.



 



물티슈를 받아든 영근이는 날아오를 듯한 발걸음으로 화장실을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문틈으로 재인이의 흰 몸이 웅크리고 있는 게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영근이의 육중한 몸이 그것을 우리 시야로부터 막아섰다. 그리고 황급히 문을 닫았다.



 



잠시 후 화장실 나무문이 무언가에 부딪친 듯 몇 번인가 들썩거렸다.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가 어렴풋이 새어나온 것 같기도 했다. 준후는 갑자기 허기가 왔는지 라면을 허겁지겁 들이켰다.



 



그 사이 라면 두 그릇은 형편없이 불어버렸다. 그날 밤 영근이도 재인이도 라면에는 젓가락 하나 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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