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음란한 해충 (중하)
- 5편 -
“이걸로 돈을 요구한다든가 곤란한 부탁을 하는 건 아니겠죠? …… 나중에 딴 말하기 없깁니다.”
필사적으로 혹시 모를 위험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꼬치꼬치 캐물어 오는 부장을 야스오는
“네- 네-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요.”
하고 대충 얼버무리고는 억지로 운전석에 앉혔다.
부장의 엉덩이가 운전석에 닿자마자, 야스오는 시트를 뒤로 눕히고 조수석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불안해하고 있는 아내에게
“부장의 바지를 벗겨.”
명령했다.
“뭐, 뭣?! 여기서 하는 거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허둥대는 부장의 허벅지를 꾹 누르며 야스오는
“이런 장소면 또 어떻습니까? 오히려 이런 곳이니까 더 흥분되지 않나요?”
이렇게 덧붙였다.
발그레 볼을 상기시킨 타카코가 야스오의 말에 황당해하는 부장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부장의 허리띠를 ‘카챠 카챠’ 풀어 젖히기 시작했다.
“거참, 부장, 걱정할 필요 없다니까요. 아까 제 면허증 보셨잖아요. 제 신분까지 까발린 상황에서 돈을 요구한다든가 협박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렇게 너스레를 떨면서 야스오는 시선을 내렸다.
그곳에는 허리띠에 이어서 후크를 내려 바지를 마저 벗기려고 하는 타카코가 긴장감에 떨리는 손으로 연신 실수를 해대고 있었다.
혹시나 이 틈을 노려 부장이 빠져나가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야스오는 계속해서 입을 놀려대었다.
“쪽팔리는 얘기지만, 제 페니스가 말 그대로 좃 만하거든요.
한창 물오른 성욕을 주체 못하는 아내를 어떻게 해주지도 못하는 남편의 심정을 부장은 이해 못하실 겁니다.
그냥, 부장은 그 큰 물건으로 아내 속에 숨어 있는 『추잡한 해충』이라는 녀석을 제거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단지, 그뿐이에요. 나중에 이걸 빌미로 협박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고요. 진심이에요.
절, 믿어 주세요. 그저 민원신고 받고 해충 구제하러 나왔다고 생각하시고, 부탁 좀 드립니다.”
야스오가 장광설로 부장의 주의를 끌고 있는 사이에, 타카코가 부장의 페니스를 바지 속에서 끄집어내었다.
툭 튀어나온 페니스는 이미 터져버릴 듯이 발기해있었다.
하지만 그다지 쓰지는 않았는지 변색이 심하게 되어있지는 않았고, 귀두는 소년의 그것처럼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했다.
“위아래로 훑어.”
타카코에게 명령을 내리자마자 야스오는 잽싸게 뒷좌석에 탑승했다.
그리고 젖혀진 운전석 옆으로 자리를 잡았다.
시트에 누운 채로 이 모습을 본 부장이
“설마 거기서 내내 보고 있을 건 아니죠?”
황급히 질문을 던졌다.
“제가 있으면 하기 힘드신가요?”
부장의 질문에 야스오는 싱글벙글 유쾌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야, 당연하죠.......허억!”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차갑게 쏘아붙이던 부장이 돌연 뜨거운 한숨을 토해냈다.
그건 느닷없이 시작된 자극 때문이었다.
타카코는 줄곧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문 채로 족히 야스오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육봉을 어색한 손놀림으로 훑고 있었다.
이 충격적인 광경은 야스오를 강렬한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기에 충분했다.
타카코의 손이 상하로 움직일 때마다
“후우~, 하아~”
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부장의 얼굴을 뒷좌석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복잡한 심경에 휩싸여 울컥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 야스오는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새어나온 쿠퍼액으로 어느새 촉촉해진 물건을 꽉 움켜쥐고는 그대로 시코시코 훑기 시작했다.
복잡다단한 심정임에도 저릿한 쾌감이 등골을 타고 온몸을 엄습해갔다.
그런 쾌감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야스오는
“어서, 입으로도 해드려야지.”
하고 타카코를 재촉했다.
기울어진 시트에 몸을 누인 채로 야스오의 얼굴을 바라보던 부장이
“정말 괜찮은 거죠?”
하고 재차 다짐을 받고자 질문을 던졌다.
점차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뭐 때문에 그러시나요?”
하고 야스오가 되물었다.
“나중에 후회하시지 않겠습니까?”
부장이 대답했다.
“솔직히.......모르겠습니다. 그지만 조만간에 얘는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과 붙어먹을 겁니다.
그러니까 내 뒤에서 몰래할 거라면 차라리 내가 보는 앞에서.......”
하고 말을 이어가는데 부장이 ‘읏-’하고 신음을 터뜨렸다.
서둘러 상황을 살피니 부장의 페니스를 쥔 타카코가 빼꼼 혀를 내밀고는 생전 처음 본 남성의 귀두를 할짝할짝 핥아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충격은 수음을 봤을 때보다 확연하게 파장이 컸다.
마치 예리한 서바이벌 나이프가 단숨에 심장을 쑤셔오는 듯한 충격과
두뇌에 직접적으로 빙수를 끼얹은 듯한 전율을 동시에 맞닥뜨린 것만 같았다.
“거...거짓말이지.......”
무심코 야스오의 생각이 떨리는 목소리로 새어나오고 말았다.
그런 야스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던 부장이
“역시 보지 않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을 건넸다.
타카코의 음란한 혀 놀림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던 야스오가
“그...그럴까요.......”
하고 방금 전의 쾌활한 목소리와는 확연히 달라진 미묘하게 갈리진 목소리로 되물었다.
“직접 이런 걸 보고 나면 분명, 뒤끝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왠지 묘하게 설득력 있게 들리는 부장의 대답.
“역시...그렇겠죠?”
점점 자신감이 사라져만 가는 야스오.
“그렇다니까요!”
단호하게 외치는 부장.
이 시점에서 두 사람의 입장은 완전히 역전하고 말았다.
이제 야스오는 아내를 네토라레 당한 패자의 위치로 강등되어버렸고,
부장은 아내를 네토리한 승자의 위치로 올라서게 된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전, 파친코 가게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고개를 떨군 채 뒷좌석 문을 연 야스오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부장의 사타구니에서 꿈실대고 있는 타카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타카코는 차에서 나가려는 야스오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거대한 육봉을 입 안 가득 머금고는 부챠- 부챠- 외설스런 소리를 내가며 필사적으로 얼굴을 위아래로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런 타카코에게서 지금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섭섭함이 강렬하게 전해졌다.
이런 모습을 바라고 자진해서 세웠던 계획인데,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분명 알고서 실행했던 계획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스오는 소름끼칠 정도의 쓸쓸함에 젖어 들어가고 있었다.
몽롱한 상태 그대로 파친코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순식간에 탁한 공기와 떠들썩한 분위기가 온몸을 둘러쌌다.
일단 야스오는 눈에 띄는 파친코 기계 앞에 자리를 잡고 기계 옆 구슬 교환기에 오백엔 동전을 슬쩍 밀어 넣었다.
빨간색 통 안으로 은빛 구슬이 챠라라- 금속 마찰음을 울리며 쏟아져 나왔다.
둥근 레버를 당기자 귱- 귱- 진동이 손에 전해지면서 차례차례 구슬이 튀어 올랐다.
흘러내려가는 구슬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루팡 3세의 멜로디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자, 가자-”
하고 루팡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연이어 「2」가 세 개 모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빅- 보너스!!”
재차 울려 퍼지는 루팡의 목소리.
이 소리에 이끌린 듯 옆에 앉아 있던 중년여자가 느닷없이 파친코 기계에 얼굴을 들이밀고서는
“뭐해, 서둘러!”
하고 외쳐대었다.
구슬은 신나게 챠라챠라 쏟아져 나왔다.
제니가타 경부(銭形 警部 : 루팡 일행을 체포하려고 벼르고 있는 ICPO 소속 형사)가 추격해오고,
지겐 다이스케(次元 大介 : 루팡을 옆에서 보호해 주는 신의 있고 사격에 능한 인물)는 권총을 쏘아대었다.
그리고 이시카와 고에몬(石川 五ェ門 : 검술에 아주 능하며 초대 이시카와 고에몽의 13대 후손)은 큰 칼을 샤샥- 휘둘러 대었으며,
석양이 비치는 고층 빌딩 사이로 헬리콥터에 올라 탄 미네 후지코(峰 不二子 : 돈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해 동료를 잘 속이는 미녀 도둑)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느덧 이 무렵에 이르자 기계 하단 구슬 받침대에는 은빛 구슬로 한가득 채워져 있었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를 입은 점원이 금전함을 가지고 오고 있었다.
“당신, 대단하잖아. 앉은 지 1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야.”
중년여자가 익살스럽게 웃으며 팔꿈치로 야스오의 옆구리를 툭툭 찔러대었다.
그러고는 금전함에 구슬을 옮겨 담는 점원을 향해
“햐아미씨, 이 기계에서 3만엔도 넘게 쏟아 부었었는데, 그 남자 정말 재수가 없었네-”
하고 누런 앞니가 드러날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린 채, 깔깔대며 웃어젖혔다.
중년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젠 뒷자리에 앉아 있던 프로 레슬러 쵸노 마사히로처럼 헤어스타일을 한 아저씨에게도
“하야미씨, 만약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억울해서 울어버릴 지도 몰라요.”
하고 만면에 미소를 띠운 채 말을 건네었다.
이 중년여자는 풍덩하게 살이 찐 암퇘지처럼 보이는 사십 중반 나이대의 여성이었다.
비만인 주제에, 당장이라도 팬티가 삐져나올 정도로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퉁퉁하게 부어오른 추한 맨 다리를 뻔뻔스럽게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차림새부터 물장사를 하는 여자로 보였지만, 그러나 이 여자가 주부라는 사실을 야스오는 이미 알고 있었다.
왜냐면, 아까 가게 안에서 상대를 물색하고 있을 때, 우연찮게 휴식 코너에서 창 너머로 그녀가 차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차는 다이하쓰의 검은색 무브였다.
조수석에는 대파가 툭 모습을 드러내놓은 채로 슈퍼마켓 봉지가 놓여 있었고, 그리고 뒷좌석에는 카시트에 한살정도로 되어 보이는 아기가 잠들어 있었다.
야스오는 이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이런 되먹지도 않은 주부가.......저러다 아기를 죽이고 말겠지.......)
아이를 원하지만 여태껏 가지지 못한 야스오는 강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직도 주위 손님들에게
“하야미씨는 참 운이 없는 남자라니깐.”
하고 밉살스럽게 웃고 있는 중년여자에게
‘그 아기, 그렇게 죽이느니 차라리 제게 주세요.’
하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야스오는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의 아기를 차안에 내버려 두고 파친코를 하는 주부와
알몸의 아내를 낯선 남자와 함께 차안에 남겨두고 파친코를 하는 남편은 하등에 차이가 없는,
결국 『같은 구멍에 사는 오소리(同じ穴のムジナ : 언뜻 보기에는 달라도 실은 같다.)』와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타카코와 불타는 사랑을 나눈 것은 아닐 지라도 지금까지 함께 이불을 덮고 살을 맞대며 지낸 나의 아내로서, 타카코가 새삼 애처롭게 느껴졌다.
그런 아내를 태연히 남에게 빌려주다니, 썩어빠진 내 행동에 나는 이 중년여자의 박정하기 짝이 없는 행동을 과연 비난할 자격이 있는 걸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내가 너무나도 지질하게 보여 이 세상에서 나란 존재 자체를 말살해버리고만 싶었다.
“이거 다 드리겠습니다.”
야스오는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욕심을 내려놓은 듯한 눈으로 옆 자리의 중년여자를 보며 말했다.
“네?”
생각지도 못한 말에 당황해 하는 중년여자.
그녀를 향해
“필요 없으시다면, 그 운 없다는 하야미씨에게라도 드리세요.”
하고 말을 덧붙이며 야스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중년여자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정말 받아도 괜찮아?”
하고 거듭 다짐을 받았다.
‘끄덕’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야스오.
“있잖아요........지금.......제 소중한 아내가요........생전 처음 보는 남자에게 안기고 있거든요.......한가하게 파친코나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들릴 듯 말 듯 희미한 목소리로 나직이 말을 뱉으며 터덜터덜 통로를 걸어 나갔다.
그렇게 야스오는 입구에 있는 휴식코너로 향했다.
자판기에서 부장이 마셨던 커피를 뽑아 손에 들고 쿠션이 딱딱한 소파에 앉았다.
후루룩 커피를 홀짝거리며 ‘지금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하고 중얼 거렸다.
혓바닥에 느껴지는 커피의 쓴맛을 음미하며 가로등 불빛으로 밝힌 주차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문득 ‘직접 이런 걸 보고 나면 분명, 뒤끝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는 부장이 건넨 말이 떠올랐다.
“뭐냐고…「이런 걸」이 뭐냔 말이야. …
「이런 걸」이 도대체 어떤 것이라는 거냐고. …
「이런 걸」이라고만 하면 알 수가 없잖아!”
그렇게 외치고는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휴지통 속으로 종이컵을 내던지는데 아직 남아 있던 커피가 새어나와 얼굴로 튀었다.
“앗, 뜨거-”
깜짝 놀란 야스오가 휴지통을 걷어차는데 때마침 통로에서 나오던 남자 점원이 의아한 눈초리로 야스오를 노려보았다.
그런 점원의 시선을 피해 야스오는 서둘러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유리창 너머로 눈에 익은 남자가 황급히 주차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 남자는 분명 부장의 모습이었다.
‘벌써 끝난 건가?’
수상하게 생각하면서 야스오는 황급히 문을 열고 부장이 지나간 방향을 살펴보았다.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던 부장의 너머로 파친코 가게의 화려한 조명이 겹쳐보였다.
“부장!”
야스오의 외침에도 부장은 옮기는 발걸음을 멈추는 기색 없이, 흘깃 고개만 돌려 바라보고는 아무런 대꾸 없이 그대로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런 부장의 수상쩍은 모습에 금세 야스오는 위화감을 느꼈다.
순간 목이 졸려 축 늘어져 있는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초조감이 온몸을 엄습했다.
“타카코!!”
야스오는 차를 향해서 전력 질주했다.
뜀박질을 하는 와중에도
‘질내사정을 한 거나 뭐, 그런 거라면 괜찮으니까! 부탁이야! 살아만 있어줘!’
하고 필사적으로 빌었다.
차와 차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살아 있기만 하다면 뭐든지 좋으니까!’
하고 몇 번씩 반복해서 빌었다.
미로 같은 차량사이를 달려서 드디어 「아름드리 플라워」라는 볼품없어 보이는 스티커를 한 흰색 승합차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타카코!”
다시 한 번 큰소리로 아내의 이름을 외치고는 승합차 사이를 빠져나가려는데
문득 가로등에 의해 드리어진 승합차의 그림자 속에
검은 점퍼를 입은 남자가 어정쩡하게 허리를 구부린 채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화들짝 놀란 야스오는 황급히 걸음을 멈춰 세웠다.
‘챠-갓-’
자갈이 스치며 울린 소리에 검은 점퍼를 입은 남자가 잽싸게 뒤돌아섰다.
사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외모에, 쥐새끼 같은 얼굴을 한 꾀죄죄한 남자였다.
남자는 야스오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서더니 바지 지퍼 사이로 삐져나와있던 페니스를 황급히 안으로 밀어 넣었다.
무심코 야스오가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하고 외쳤다.
이에 남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해하는 기색을 감추고서
“뭘 하던, 너하고는 관계없잖아.”
하고 맞받아치는 것이 아닌가.
하긴 그 남자가 거기서 무엇을 하던지 야스오와는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남자는 야스오의 차 안을 엿보고 있었다는 점과
게다가, 성기를 노출 시키고서 훑어 내리고 있던 와중이었다는 점이었다.
순식간에 야스오의 가슴 속으로 타카코의 치태가 이런 꾀죄죄한 남성에게 엿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욕정과 아내에 대한 배신감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들어갔다.
그러던 중, 남자가 갑자기
“어이….”
하고 친근하게 야스오를 불렀다.
“이런 장면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그러니깐, 여기서 사이좋게 함께 엿보는 건 어때? 응?”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어깨 너머로 야스오의 차 앞 유리가 어렴풋이 보였다.
어두운 차내에서는 웬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었다.
그건 마치 떡메치기 할 때의 떡처럼 하얗고 뽀얀 그리고 부드러워 보이는 엉덩이였다.
그 엉덩이가 오르내릴 때마다 차체가 끼역끼역 흔들리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야스오의 심장도 두근두근 요동치며 온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무서운 기세로 쏘아보내기 시작했다.
그 엉덩이는 다름 아닌 타카코의 엉덩이였다.
눈이 어찔어찔 해질 정도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와중에도 야스오는 상하로 움직이는 타카코의 엉덩이를 눈으로 쫓고 있었다.
그리고 타카코의 다리 사이로 푹푹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사나운 페니스를 보며
‘저 녀석은 도대체 누구야.’
아연실색했다.
내 표정을 살피며 남자가
“어때, 굉장하지?”
하고 자랑스럽게 웃으며 다시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그리고 페니스를 끄집어내는데 뭔가 이상한 형태였다.
이른바 실리콘 볼이라는 물건이 페니스 군데군데 심어진 것이 마치 옥수수처럼 표면이 울퉁불퉁했다.
남자는 물건을 한 주먹 움켜쥐고 위아래로 훑기 시작하며
“저 년, 이걸로 두 명 째인 거야. 꽤나 색을 밝히는 것 같아.”
라는 말과 함께 수상쩍은 웃음을 흘렸다.
“저 남자는 누구인가요?”
야스오는 마른 침을 힘겹게 삼키며 물었다.
“저 녀석도 방금 전까지 나랑 여기서 엿보고 있던 놈이야.”
“아시는 분인가요?”
점점 심해져가는 목소리의 떨림.
“알게 뭐야.
저런 놈.
파친코 가게에서 나와서 저쪽에 세워둔 내 차에 타려고 하는데.
저 놈이 저 차 속을 바라보며 자위를 하고 있는 거야.
뭔가 싶어서 나도 차 속을 보니 저 년이 어떤 아저씨하고 붙어먹고 있는 거 있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서 다시 차를 향해 시선을 돌려 묘하게 생긴 페니스를 다시 훑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히쭉히쭉 저질스런 미소를 띠운 채로 소곤소곤 말을 이어나갔다.
“먼젓번에 붙어먹은 놈이 말이야.
싸자말자 갑자기 차에서 튀어나와 달아나버리는 거야.
처음에는 그 놈의 너무나도 당황해하는 기색에 우린 여자가 강간당한 줄로만 알고 무척 당황했었거든.
근데 신기하게도 저 년은 놈이 달아난 뒤에도 가랑이를 뻐끔 열어젖힌 채로 그대로 있는 거 있지.
성폭행을 당했다면 강간범이 사라지고 난 다음에, 소리를 지르거나 아님 울던지 보통 패닉에 빠지잖아?
그런데 저 년은 가랑이를 벌린 채로 멍하니 있는 거야.
게다가 좀 있더니, 참 나, 뭘 하는 줄 알아.
자위를 하는 거야.
자위를, 여기, 이곳에서….”
"........"
“히히히히히……어때, 끝내주지.
분명 저 년은, 그 거야.
최근 인터넷에서 한창 떠들어 대고 있는 『공중변녀(公衆便女)』라는 거지.
거 있잖아, 누구하고 해도 좋은 년 말이야.
분명하다고.”
그러면서 남자는 엉거주춤 선 채로 시코시코 페니스를 거칠게 훑어대었다.
“그래서……저 여자는 그 사람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까?”
야스오는 아내가 기승위로 올라 탄 채 붙어먹고 있는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남자가 “훗-” 코웃음을 치고는 야스오를 향해 슬쩍 고개를 돌린 채 답했다.
“그야 두 말하면 입 아픈 거야.
저 놈이 차에 타자마자 저 년이 먼저 바지를 벗기는 거 있지.
그러고는 그대로 남자 위에 올라타서 저렇게 허리를 흔들어 대고 있는 거지!
케케케케케.”
남자의 웃음소리가 마치 요괴의 그것처럼 들렸다.
미지근한 도시의 밤바람이 야스오의 목덜미를 기분 나쁘게 쓰다듬었다.
“거짓말이지……”
넋이 나간 듯한 야스오의 중얼거림에 즉각
“거짓말 아냐.”
하고 남자가 맞받아쳤다.
“어쟀든, 저 년은 누가 따 먹든 상관없는 우리 모두의 『공중변녀(公衆便女)』라는 거지.
그러니까 이 다음에는 나야.
너도 하고 싶다면, 내 다음이니까, 방해는 하지 마.
히히히히. 여자는 2년 만이야.
박고 박고 또 박고 엉망진창으로 쑤셔 줘야지.
아아, 어서 내 차례가 왔으면.......”
쥐새끼처럼 얍삽하게 생긴 남자의 터무니없는 말을 들으며 난생 처음 보는 구슬 박힌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이런 무지막지한 물건에 인정사정없이 쑤셔진다면 아내의 그 곳은 너덜너덜해지고 말 것이다.
스쳐지나가는 섬뜩한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대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상태 그대로 시간이 흘렀다가는 남자의 말대로 타카코는 저들의 『공중변녀(公衆便女)』가 되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초조감이 엄습해왔다.
하지만.......
야스오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부터 아내를 범할 생각으로 기대감에 부푼 이 꾀죄죄한 남자에게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그저 야스오는 망상의 미로에 갇힌 채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타카코는 저 흉측한 물건을 보고 겁에 질리기보다는, 오히려 한 번 맛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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