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음란한 해충 (하) - (완)
- 6편 -
운전석을 턱 차지하고 있는 덩치 큰 민머리 남자는 남의 아내를 자신의 무릎 위에 태우고서
마치 말을 조종하듯 찰싹찰싹 엉덩이를 내리치며 다그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숨어서 바라보고만 있는 남편, 야스오는 아내의 이와 같은 모습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타카코의 요염한 허리 놀림을 쳐다보고 있자니 주체할 수 없는 질투심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흥분감에 그저 아연실색하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욕망에 자포자기 한듯 몸을 내맡긴 타카코는 간간이 찾아오는 쾌락에 허리를 있는 힘껏 뒤로 젖히며 만끽을 하다가
다시 덩치 큰 사내놈의 가슴에 털썩 안겨 허리놀림을 이어나갔다.
그럴 때마다 덩치 큰 사내놈은 타카코의 엉덩이를 때리거나 가슴을 움켜쥐었고, 때로는 진한 키스를 나누는 등 야스오의 심정을 마구 어지럽혀 놓았다.
이런 패턴이 되풀이되는 도중, 돌연 사내놈이 타카코의 볼기 살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는 것이 아닌가.
통나무와도 같은 허벅지가 팍 굳어지더니 지금까지는 그다지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던 사내놈의 허리가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맹렬한 공격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있는 타카코의 모습은
마치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농락당하는 조그마한 조각배처럼 보였다.
“드디어 쌌나보네.”
쥐새끼처럼 생긴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듯이 페니스를 자신의 바지춤으로 다시 집어넣으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저 녀석, 잔뜩 싸질렀나 보네.”
조소와 함께 야스오를 바라보며 남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생면부지인 남자의 정액이 사랑하는 아내의 자궁을 더럽혔다.
사정의 여파로 잠시 움직임이 멎은 사내놈을 대신해 타카코가 허리놀림을 재개하려는데,
덩치 큰 사내놈이 타카코의 허리를 움켜잡으며 황급히 제지했다.
그러고는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짜내려는 듯
천천히 육봉의 밑단까지 삽입하였다가 귀두 끄트머리까지 빼내고, 다시 삽입하고 빼내기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그런데 남자의 행동에 잠자코 맞춰주던 타카코가 갑자기 사내놈의 목을 감싸 쥐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더니
슬그머니 사내놈의 입 속으로 혀를 밀어 넣는 것이 아닌가.
지금까지 일거수일투족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야스오.
야스오의 한계는 거기까지였다.
야스오의 사고회로는 쾌락의 여운을 함께 음미하는 타카코와 사내놈의 딥키스를 목격한 순간 완전히 멎어버렸다.
‘털썩’
야스오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소라껍질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소라게처럼 웅크리고 앉은 야스오.
야스오의 머릿속에는 한 2년 전인가 타카코와 둘이서 여행 갔었던 기분 좋은 봄 햇살이 인상적인 디즈니랜드의 새하얀 노천카페의 풍경이 비춰지고 있었다.
『타…카, 코……
그 때, 나는 크림으로 미키마우스를 그린 카푸치노가 마시고 싶어서, 빅 썬더 마운틴(롤러코스터의 일종) 근처에 있는 하얀 노천카페에 갔었지.
그곳에는 아직 쌀쌀한 봄바람이 불어대었고, 도쿠시마에서 수학여행을 온 추레한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들도 득시글대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아무래도 카푸치노가 마시고 싶었었어.
그래서 일부러 그런 열악한 조건임에도 오픈카페의 흰 의자에 앉은 거였는데.......
결국 내가 주문한 카푸치노의 도안은 곰돌이 푸였었지.......
그리고 당신이 주문한 것이 바로 미키마우스였었고........
무엇보다 카푸치노가 우리 테이블로 오는 도중, 불어 닥친 돌풍에 결국 테이블 위에 놓인 카푸치노의 그림들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후라는 거였어.
돌풍이 얼마나 셌었는지 내 카푸치노의 곰돌이 푸는 마치 어정쩡하게 얼굴을 찌푸린 루 오시바(일본의 탤런트 겸 영화배우)의 얼굴처럼 보였는데.
그런데도 그걸 가지고 온 점원은 뻔뻔스럽게도 ‘주문하신 곰돌이 푸 입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거 있지.
루 오시바를 태연하게도 곰돌이 푸라고 말한 점원은 만화책에서나 볼 법한 추녀였어.
더욱이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도쿠시마의 중학생들에게서는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고,
대부분의 남학생 바지는 묘하게 짧은데다가
눈에 띄게 드러난 흰 양말과 함께 노출된 발목은 마치 시들은 무를 보는 것만 같아 가라앉은 기분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
더더욱 기막힌 사실은 그 일그러진 카푸치노의 가격이 750엔이라는 거였어.
스타벅스도 350엔을 받는데, 루 오시바 그림이 있다고 가격은 750엔이라는 거야.
이게 말이 돼?!
이렇게 머피의 법칙이 유독 그날따라 나를 타깃으로 정하였는지 울분을 토해내도 시원찮을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내 아내, 타카코 당신이 봄 햇살아래 활짝 웃고 있었기 때문이야.
강풍에 의해 일그러진 미키마우스를 쪼르륵 빨대로 빨아 마시면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웃음을 터뜨리던 너.
그날, 당신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
야스오의 뇌는 타카코와의 즐거운 추억을 되살리며, 이 비참한 현실에서 필사적으로 도피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현실을 왜곡하려고 해도, 청각만큼은 완벽하게 차단할 수가 없었다.
“슬슬 행차해 보실까나......”
툭 내뱉은 남자의 한마디에 야스오는 다시 현실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조심조심 들어 올린 시선에 차를 향해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느새 덩치 큰 사내놈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앞 유리창에는 뒷좌석에 엎드린 채로 웅크려 있는 타카코의 둥근 엉덩이만이 밤하늘 보름달처럼 두둥실 떠올라 있을 뿐이었다.
차 문 앞에서 발길을 멈춘 쥐새끼같이 생긴 남자가 히죽히죽 거리면서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주저앉은 채로 두 귀를 막고 있던 야스오.
‘보지 마!!’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지만, 그것은 공허한 소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다.
남자는 마지막으로 주위를 슥 훑어본 뒤 뒷좌석 문을 천천히 열었다.
뒷좌석에 엎드려 있는 타카코는 하체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문을 연 것이 누구인지 알 턱이 없지만
그래도 타카코는 자신의 엉덩이를 그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대를 향해 치켜들고 음부를 노출한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째서 도망가지 않는 거야!
왜, 누가 차문을 열었는지 보려고도 않는단 말이야!
왜!
어째서!
어째서란 말이냐!’
그렇게 속으로 절규하고 있는데,
‘탁’
뒷문이 닫히는 소리가 주차장에 울렸다.
곧 남자가 타카코의 볼깃살에 달라붙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심한 현기증이 엄습해 왔다.
정신이 돌아왔을 무렵에는 어느새 비틀거리며 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뒷문의 창문을 슬쩍 들여다보니 두 손발로 엎드려있는 타카코의 볼깃살을 남자가 양손으로 활짝 열어젖히고 있었다.
새하얀 볼깃살의 한 가운데에는 타카코의 성기가 무참하게도 활짝 드러나 있었고
그곳에는 부장인지, 아님 방금 전의 그 덩치 큰 놈이 싸지른 것인지 모를 정액이 울컥 흘러나와 번들번들하게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그 흰 액체를 손가락으로 듬뿍 퍼내더니, 그것을 옥수수처럼 우둘투둘한 페니스에 빈틈없이 발라대었다.
그러고는 무슨 신호를 하는 것처럼 타카코의 엉덩이를 팡! 팡! 두 번 두드린 다음, 뻘겋게 충혈 된 구멍 속으로 흉측스럽게 생긴 남자의 물건을 있는 힘껏 쑤셔 넣었다.
차내에서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가 들렸다.
엎드려 있던 타카코의 등이 활처럼 젖혀졌고, 머리카락이 요란하게 흩날렸다.
남자의 허리놀림 강도가 점점 격해졌다.
타카코의 볼깃살에서 찰팍찰팍 마찰음이 울렸고, 이와 동시에 차체도 읏샤읏샤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카코는,
분명, 누가 보더라도 느끼고 있었다.
저 흉기와도 같은 물건의 격한 공격을 받아들이고 있는 타카코에게 이젠 더 이상 자아가 남아있지 않는 듯이 보였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결과란 말인가!’
가슴 속 깊이 그렇게 절규하면서 야스오는 메마른 아스팔트 바닥에 풀썩 무너져 내렸다.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파르르 떨면서 타카코는 이제 『공중변녀(公衆便女)』가 되고 말았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추잡한 해충(卑猥な害虫)
자신이 멋대로 지어낸 그 해충에 타카코는 이성을 빼앗기고 만 것일까?
지역환경과 부장에게 생각나는 대로 지껄인 그 거짓말이 현실로 뒤바뀐 이 역설적인 상황.
그런 생각을 하며 야스오는
“제기랄!”
아스팔트에 주먹을 내리치며 울컥 솟아오른 오열을 토해내었다.
마른 아스팔트가 방울방울 떨어져 내리는 검은 눈물로 젖어 들어갔다.
야스오는 절망적인 현실에 기력을 소진한 상태임에도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상하로 흔들리는 차안을 바라보니
어느새 체위를 바꿨는지 정상위로 대물을 받아들이고 있는 타카코가 쥐새끼 같이 생긴 남자의 볼품없는 등에 손을 감은 채 매달려있었다.
‘끽- 끽-’
백여 대 가까이 늘어져 있는 차량 가운데 자신의 차만이 부자연스럽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고, 격한 움직임에 서스펜션은 비명을 질러대었다.
“아읏- 하~아~”
차내에서는 타카코의 추잡한 신음소리가 그칠 줄 모르고 새어 나왔다.
“추…잡…한… 해충……”
초점 없는 흐린 눈으로 타카코를 내려다보던 야스오가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
마치 무의식 속에 내뱉은 자신의 소리에 되려 자신이 놀란 듯 흠칫 야스오가 고개를 들었다.
뭔가 야스오에게 깨달음이 찾아온 것 같았다.
그 깨달음이란 타카코를 이 육욕의 바다에 몸을 맡기도록 인도한 추잡한 해충의 정체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추잡한 해충은 바로 타카코, 당신이었어.’하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
하지만 해충의 정체는 다름 아닌 야스오 자신이란 사실을 마침내 받아들이게 되었다.
야스오는 깊게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그러자 바로 뒤에 웬 안경을 쓰고 정장을 입은 남자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안경 쓴 남자는 야스오와 눈이 마주치자 잽싸게 고개를 땅으로 숙이며 시선을 피했다.
그런 남자를 무시하며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갑자기 남자가 말을 걸었다.
“저기.......”
고개를 돌려 다시 남자를 바라보았다.
“괜찮으신가요?”
안경을 쓴 남자가 물었다.
“뭐가요?”
황폐한 상태에서도 필사적으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듯 쏘아붙이듯 야스오가 되물었다.
“그…그게 차례…요….”
남자는 차 내부를 가리키며 모기소리로 중얼거렸다.
순간 고개를 돌려 차 주위를 살펴보니 안경 쓴 남자 외에도 몇몇 남자들이 그늘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할 말을 잃은 야스오는 그대로 파칭코 가게의 네온사인을 향해 터덜터덜 걸어갔다.
네토라레라는 것이 이토록 끔찍하고 잔혹한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밤, 야스오는 네토라레 지옥이라는 것의 실체에 대해서 똑똑히 깨달은 것이었다.
심신 양면으로 너덜너덜해진 야스오는 한시라도 빨리 이 개미지옥에서 헤어 나오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지옥에서 기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였다.
그건 이곳에서 타카코를 구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자기 안에 숨어 있는 이 지랄 맞게 추잡한 해충을 구제하는 것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해충을 구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네토라레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리라.
야스오는 그렇게 여겼다.
그러나 당장 어떡해야 이것을 박멸할 수 있을지 딱히 좋은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파칭코 가게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지금도 야스오 가슴 속에 자리잡은 추잡한 해충이 날뛰고 있었다.
타카코는 지금 어떡하고 있는 걸까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쥐새끼 남자처럼 차량 그늘 속에 숨어 자위행위라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런 고뇌 속에 괴로워하면서 주차장의 모퉁이를 도는 순간.
안쪽 경품 교환소 앞에 아까 전에 파친코 가게 안에서 옆에 앉아 있던 중년여자가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자는 어두컴컴한 가로등 아래에서 하나, 둘 하고 입술을 움직이면서 만 엔 다발을 손가락으로 튕기며 세고 있었다.
그런 중년여자의 볼품없는 갈색 머리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야스오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중년여자는 셋, 넷 하고 세는 와중에 슬며시 고개를 드는 것이었다.
중년여자는 야스오를 보자
“어머!”
하고 감탄사를 외치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잽싸게 만 엔 다발을 미니스커트 주머니에 쑤셔 넣고서 샌들을 탁, 탁, 소리 내어 끌며 야스오를 향해 달려왔다.
“있잖아, 당신이 가고 난 다음에 연속으로 터진 거 있지! 호호호. 당신 덕분에 한탕 거하게 터뜨릴 수 있었어.”
그렇게 웃으며 얘기하는 중년여자의 얼굴이 너무나도 못생겨보였다.
분명히 유니클로에서 산 것임을 알 수 있는 T셔츠에는 주름이 잔뜩 져있었고,
청미니스커트에도 간장의 얼룩처럼 보이는 것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키도 작은 데다 다리도 굵어서 넙치처럼 생긴 얼굴이 유달리 더 커보였다.
그런데다가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에, 풍덩하게 살이 오른 뺨에는 정체불명의 뾰루지가 퍼져있었다.
하지만 묘하게 가슴만은 컸다.
젖먹이가 있는 탓인지 거대한 가슴이 축 처져있는 모습은 마치 파도에 떠밀려 해변 가에 올라온 해파리의 시체처럼 보였다.
이러게도 추한 중년여자를 바라보며 야스오는 문득 타카코에게 모여든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 녀석들도 못생겼었다.
비록 페니스만큼은 무시무시하게 컸었지만 겉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꺼려질 정도로 참혹한 중년 아저씨들에 불과했다.
그런 추남들에게 윤간당하고 있는 타카코를 생각하며, 과연 자신은 이 추한 중년여자를 안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이렇게나 벌게끔 해주었으니, 당신한테 뭔가 보답을 하고 싶은데……
음, 내가 살 테니까 저기 가스토(일본의 패밀리 레스토랑)에라도 가지 않을래?”
중년여자는 그렇게 말을 끝맺으며 가스토의 간판이 어렴풋이 보이는 도로변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데,
그 때, 휘몰아치는 바람에 중년여자의 퍼석퍼석한 갈색 머리가 일순 펄럭였다.
‘화~악~’
개집의 담요에서나 맡을 법한 냄새가 코를 강타했다.
그 순간, 야스오의 머릿속에 『해충 구제』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야스오는 여기서 이 중년여자를 안는다면, 추한 자와 어울린다는 그 더러운 기분을 뼈 속 깊이 새겨 넣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앞으로 타카코에게 다른 남자를 강요하는 일은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자신에게 기생해있는 추잡한 해충을 구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야스오는 확신하였다.
“가스트보다……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야스오는 중년여자의 넙치 같은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중년여자는 수익을 나눠달라고 생각했는지 묘하게 공격적으로 눈을 치켜뜨며
“……뭔데 그래?”
하고 되받아쳤다.
“당신의 보지를 빨게 해줬으면 해요……”
중년여자는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보지?!”
하고 되물으며 눈을 찌푸렸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성기 말이에요……그곳을 핥게 해주세요.”
중년여자는 야스오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뭔가를 상상했는지 한차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폐는 끼치지 않겠습니다. 딱 5분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
야스오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중년여자는 그저 잠자코 야스오의 뒤통수를 수상쩍은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미지근한 밤바람이 파칭코 가게와 경품교환소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갔고,
잠시 동안 잠자코 있던 중년여자는 밤바람과 함께 후우- 한숨을 내뱉더니 어색하게 낮은 목소리로
“……도대체…어디서 할 건데 그래?”
하고 소근 거리며 물었다.
중년여자의 그 말을 『승낙』이라고 받아들인 야스오는
“어디라도 상관없습니다. 당신이 정한 장소라면 어디든 괜찮아요.”
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며 답했다.
“어디든 상관없다고는 해도……”
중년여자는 당황해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야스오도 중년여자와 함께 주위를 살폈다.
그러다 두 사람의 눈은 교환소 안쪽 어둠 속에 머물렀다.
그곳에는 비상계단의 녹슨 난간이 마치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르는 유령선처럼 흐릿하게나마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경품교환소 옆 골목을 향해 걸었다.
비상계단 입구에는 녹슨 쇠사슬이 쳐져있었고, 거기에는 『출입 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걸려있었다.
그 고리를 먼저 들어선 것은 중년여자였다.
낡은 난간에서 떨어져 나온 빨간 녹투성이의 계단을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오르기 시작했다.
중년여자는 2층 층계참에서 슬며시 걸음을 멈추고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야스오를 내려다보았다.
“얼른 끝내줘야 해.”
무척 귀찮은 듯이 말은 하지만 야스오는
‘오기 싫었으면 굳이 이런 곳까지 오지는 않았을 거야.’
하는 생각과 함께, 저 암퇘지는 틀림없이 뭔가 기대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짐작했다.
야스오는 2층 층계참으로 마저 올라서서 중년 여자의 발밑에 무릎 꿇고 앉았다.
바로 눈앞에는 닳아빠져 만신창이가 된 샌들 끝이 야스오를 향해 있었다.
불쑥 튀어나온 다섯 발가락에는 빨간 페디큐어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10개의 발톱 어느 것도 몹시 지저분했다.
중년여자 앞에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양손을 바닥에 짚고서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돼지의 다리처럼 굵은 종아리에는 짧은 털들이 듬성듬성 나있어 볼썽사나웠다.
그리고 복사뼈는 흔히들 복숭아 뼈라고 일컫는 그 단어 그대로 짙은 갈색으로 변색된 데다가 코끼리의 피부처럼 버석버석하게 각질이 일어나 있었다.
관리가 전혀 안된 꾀죄죄한 발을 보면서
‘이 아줌마의 보지 상태는 장난 아니겠는 걸…….’
야스오는 각오를 다졌다.
무슨 일이 있든지 간에 이건 꼭 해내야 하는 것이라고 자기 자신에게 타일렀다.
타카코와 같은 입장에 처해보면, 그녀의 마음을 보다 더 잘 알게 될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추잡한 해충』은 결코 구제되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그렇게 결의를 굳히고 슬며시 시선을 올리는데 청 미니스커트 속의 하얀 팬티에 싸인 아랫배가 보였다.
그러던 중, 줄곧 야스오를 내려다보고 있던 중년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당신……변태야?”
그렇게 묻는 중년여자의 목에는 턱이 겹겹이 쌓여있는 팬케이크처럼 이중으로 접혀있었다.
“…그…그렇습니다.”
힘들게 침을 삼키며 그렇게 대답하자 중년여자는 돌연 ‘훗-’하는 콧소리와 함께 미간 사이에 꾹 맺혀있던 긴장을 풀었다.
“그래? 그럼 괜찮아.”
야스오는 중년여자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꺼림칙한 예감을 감지하고는
“…뭐가 괜찮다는 거죠?”
하고 물었다.
“그게 있잖아. 최근 파트타임이 바빠서 요 며칠간 제대로 씻지를 못했거든……
그지만 변태라면 그런 것에 오히려 더 흥분하는 거지?
전남편도 냄새도착증이 있는 변태였었는데, 그이도 어느 정도는 향취가 있는 편이 더 불타오른다고 말했었거든.”
이 말과 함께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중년여자는 두 다리를 슬쩍 벌렸다.
시멘트 바닥에 중년여자의 샌들이 부딪히며 거친 마찰음이 났다.
그리고 이 소리를 신호탄으로 지금까지 딱 달라붙어 있던 허벅지 살이 마치 셀로판테이프가 뜯겨지듯 휙 벌어졌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고 있던 야스오의 눈에 흰 팬티의 크로치 부분이 한눈에 들어왔다.
중년여자는 젖어있었다.
누렇게 빛바랜 크로치에 외설적인 국물이 양껏 배어나와 있었다.
‘분명 이 여자에게도 ……추잡한 해충이 숨어 살고 있는 모양이군.’
그렇게 생각하며 야스오는 어깨너비 정도로 벌린 중년여자의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치마 속은 마치 열대어 수족관처럼 후덥지근했고, 낫토와도 같은 냄새가 물씬 풍겨 나왔다.
그럼에도 야스오는 그 상태 그대로 코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마약 탐지견이 된 양, 중년여자의 축축해진 크로치에 코끝을 가까이 대고 누렇게 변색된 부분을 집중해서 킁킁 냄새를 맡았다.
…….
그 냄새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난관이다.
그러나 그 냄새를 맡아보았다는 사실만으로
야스오에 기생해 있던 『추잡한 해충』이 단번에 소멸해 버린 것을 보면 그 냄새가 얼마나 막강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야스오는 추한 중년여자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서 마치 과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낸다는 심정으로 중년 여자의 성기를 빨아대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참으면서 다시는 이런 지독한 일을 아내에게 시키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였다.
이와 더불어 티슈 조각이 붙어있는 항문까지 혀로 핥으며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채찍질했다.
그러나 도저히 뭐라 설명할 수가 없게도 야스오의 페니스는 발기한 상태였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던 야스오는 중년여자를 층계참 바닥위에 눕협다.
그러고는 퉁실퉁실한 양 허벅지를 잽싸게 어깨에 받쳐 든 다음 그대로 썩은 과일 속으로 페니스를 집어넣었다.
중년여자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야스오의 등을 단단히 붙잡고 미친 듯이 헐떡이며, 야스오를 받아들이고서는 짐승처럼 엉덩이를 흔들어대었다.
질척질척하게 변한 썩은 과일 속으로 정신없이 페니스를 피스톤 시키면서 야스오는 지금까지는 결코 맛보지 못한 쾌락을 음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야스오는 새로운 『추잡한 해충』에 감염되고 말았던 것이다.
(卑猥な害虫・完)
( 추잡한 해충・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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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네이버3가족여러분.
6개월만이기는 해도 어떡해서든 겨우 완결까지 끝마쳤네요.
아래한글 기본 A4 사이즈로 48페이지 분량입니다.
대충 눈치를 채셨겠지만, 야스오가 대박을 터뜨린 파친코 자리가 원래 부장이 앉아있던 자리입니다.
파친코에서 운이 없던 부장은 타카코를 범하는 기회를 얻었고,
야스오는 아내를 네토라레 당했지만 파친코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행운을 얻게 된 거죠.
그런데, 이 파친코 구슬을 중년여자에게 줘 버렸고,
그 구슬을 준 인연으로 중년여자와 섹스를 하게 되는.....
참, 작품 상이라고는 해도 사람 인연이라는 것은 너무 심오한 것 같네요.
창번방 댓글인심이 많이 박해졌네요.
조회 수에 비해 좀 적은 것 같아요.
다음 작품으로도 찾아 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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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해보신 분은 익히 아시겠지만,
한 편 분량을 번역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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