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음란한 해충 (중상)
- 3 편 -
저녁이 되자 파친코 가게를 찾는 고객층이 완전히 물갈이 되었다.
조금 전까지는 주부나 노인 위주였다면 지금 가게 안은 퇴근길 직장인이나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로 북적였다.
야스오가 숨어든 주차장에도 여섯시를 넘은 무렵부터 서서히 차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이미 만차 상태였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페니스를 감출 생각도 없는 듯 드러낸 채 야스오는 담배를 태우고 있었고,
조수석에는 치마 속에 손을 넣은 채 연신 엉덩이를 굼실거리고 있는 타카코가 있었다.
야스오는 파친코 가게에서 나오는 남자들을 날카로운 눈매로 일일이 물색하면서 담배꽁초로 가득한 재떨이의 겨우 남은 공간에 태우던 담배를 문질러 껐다.
“슬-슬- 참지 못할 텐데?”
살짝 열린 운전석 창문 너머로 아직 폐에 남아 있던 연기를 ‘후-우-’ 내뱉은 야스오는 엷은 미소를 흐릿하게 띠운 채 한 손을 타카코의 사타구니 사이를 향해 뻗었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젖은 음부에 손끝이 닿는 순간, 야스오는 지금부터 시작될 이 어리석은 행위가 역시 옳은 판단임을 다시 한 번 확신할 수 있었다.
즉, 야스오는 욕구 불만 상태인 아내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고 판단을 내렸었던 것이었다.
이 상태에서 『즉석 만남 사이트』와 같은 불순한 사이트를 들락거리다 보면 불륜에 빠지는 것은 이미 시간문제라고 염려했다.
본바탕이 성실한 여자일수록 일단 불이 붙으면 감당할 수 없는 법.
그렇기 때문에 난데없이 야반도주나 이혼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지 말란 법도 결코 없으리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가능성들을 고려한다면 여기서 생면부지의 남자를 상대로
단 한 번 만이더라도 정사를 치루는 편이 뒤탈 없이 깔끔한 최선의 판단이라고 야스오는 생각했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얼른 욕구 불만을 해소하는 편이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굳이 시간 들여서 이웃 현에 있는 파친코 가게까지 오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런 고민을 통해 내려진 결정에 따른 거였다.
게다가 야스오가 이 어긋난 변태 플레이에 쏠쏠한 흥분을 느끼고 있다는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었다.
야스오도 원래 자신의 페니스에 적잖은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고,
항상 아내와의 정사 도중에 과연 타카코는 이런 페니스로 만족을 하긴 하는 걸까라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쾌락의 바다에 있는 그대로 몸을 내맡기고 흐트러진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실로 애잔한 소망을 야스오는 평소에도 품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계획은 야스오에게 있어서도 욕정을 돋우는 작전이기도 하였다.
분명, 사랑하는 아내를 다른 남자가 제 좋을 대로 다루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배알이 꼴릴 정도로 싫긴 하지만,
그런 분노 게이지가 절정에 이르는 순간, 눈 깜짝할 새에 성적 흥분으로 변하고 말았다.
왜 이렇게, 정신 상태가 바뀌고 마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야스오는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내가 낯선 남자에게 난폭하게 취급당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락에 빠져 허덕이는 아내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질 때마다
순식간에 격렬한 욕정에 휩싸여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마는 것이었다.
이런 묘한 충동감은 회사에 있을 때에나 전철을 타고 있을 때에도 갑자기 찾아왔다.
이 계획을 머릿속에 그린 것만으로도 발기가 되었고,
아내가 낯선 이에게 천한 창녀처럼 범해지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욕망이 용솟음 쳐 올라오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야스오는 회사 화장실이나 역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차오른 욕망을 직접 방출해 낼 수밖에 없었다.
이를 재빨리 방출하지 않는다면 미칠 듯이 초조해졌고, 결국에는 정신마저 이상해져버릴 것만 같아,
발정기의 들개마냥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욕구를 해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야스오는 한시라도 빨리 이 작전을 시행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렀다.
그렇지 않으면 아내는 불륜으로 치닫고, 자신은 쾌락의 노예로 전락해 미쳐버리고 말거라는,
최악의 결과에 이를 가능성이 다분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서둘러 댔던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야스오는 타카코의 의사를 확인도 않은 채 강제로 타카코를 데리고 나가고 말았다.
불평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보다 불평을 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왜냐면, 타카코는 그야말로 마조이기 때문이었다.
조수석에서 헐떡이고 있는 타카코의 가랑이에서 야스오는 슬며시 손을 빼냈다.
그리고 타카코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질척하게 젖은 손가락의 냄새를 맡아보았다.
“변태 냄새로 코가 얼얼할 정도야……"
짓궂은 말을 내뱉으며 히죽이던 야스오는 타카코의 셔츠를 걷어 올렸다.
어두운 차내에 브래지어의 새하얀 빛깔이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야스오는 굳이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고 구태여
“브래지어 벗어.”
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브래지어를 타인의 손을 통해 벗겨지는 것과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브래지어를 벗는 것은 조교의 과정에 있어서 그 의미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야스오는 어떤 무모한 요구라 할지라도 따르게 만들 생각이었다.
만약 한 번이라도 명령을 거역하기라도 한다면 나름의 제재를 가할 생각에 이미 트렁크에는 SM제품을 구비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타카코는 야스오의 예상과 달리 순순히 명령에 따랐다.
수십 분 전, 이 주차장에 차를 세울 당시에만 하더라도 허벅지에 손이 닿기만 해도
“이런 곳에서는 싫어……”
하며 얼굴을 찌푸렸던 타카코였지만 지금은 야스오의 명령에 따라 담담하게 브래지어를 푸는 것이었다.
(이 녀석……M모드에 완전히 푹 빠졌는데……)
야스오는 엷은 미소를 유지하면서도 내심 속으로는 순순히 자신의 명령에 따르는 아내의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딸칵’
브래지어의 후크가 풀리자마자 새하얀 유방이 푸룽~ 모습을 드러내었다.
타카코는 생리 전이 되면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묘하게 유방이 부풀어 오르는 특이체질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뿐만이 아니라 생리 전의 타카코에게는 특이한 방식으로 음부를 적시는 다소 독특한 체질 또한 지니고 있었다.
야스오는 이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그런 몸의 변화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몸의 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모 SM사이트에서 『여자는 생리 전이 되면 이상하리만큼 성욕을 느끼게 된다.』라는 기사를 읽었던 야스오는 많고 많은 날 중 특히 이 시기를 일부러 노렸던 것이었다.
야스오는 평소보다 부풀어 오른 유방을 ‘푸-룽-, 푸-룽-’주물럭거리며
“어떤 남자와 하고 싶어?”
하고 고개를 숙인 채 손길을 받아내고 있는 타카코에게 물었다.
별다른 대꾸 없이 잠자코 있는 타카코에게
“역시 파릇파릇한 젊은 놈이 좋아? 아니면 정력 넘쳐 보이는 대머리 아저씨가 좋은 걸까?”
끈질기게 캐물으면서 질문의 끄트머리에 다소 고압적인 톤으로
“무릎까지 팬티를 내려.”하고 명령했다.
타카코는 그저 묵묵히 명령에 따랐다.
스커트 속으로 손을 넣어 단숨에 팬티를 내리자, 천 쪼가리로 인해 고립되어 있던 습하면서도 색정적인 내음이 물씬 풍겨났다.
그리고 이어서 중년여성의 우거진 수풀 또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무릎께에 걸린 팬티는 벌어진 사타구니로 인해 한껏 늘어져 있었고,
크로치의 면 재질 위에는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음란한 액들로 코팅이 되어 있었다.
이를 본 야스오는
(이건 곧 만나게 될 낯선 이에 대한 기대 때문에 흘린 애액인 거야.)
라는 생각에 가슴을 조이는 애처로움과 격하게 치밀어 오르는 성적 흥분이 뒤섞여 더욱 초조해졌다.
“잘 들어, 이 상태 그대로 기다리는 거야.
절대로! 움직이면 안 돼.
누가 차 안을 들여다보더라도 미동도 해서는 안 되는 거야.
내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꼼짝 말고 있어. 알았어?”
고조된 흥분으로 속사포처럼 타카코에게 쏘아붙인 야스오는 발기한 물건을 바지 안으로 마저 집어넣고서는 운전석에서 밖으로 나왔다.
뜨뜻미지근한 바람과 함께 주차장의 건조한 아스팔트 냄새가 열린 차 문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먼지내음과 함께 느껴지는 거친 이 냄새는 밤공기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냄새였다.
타카코를 차 안에 두고 야스오는 파친코 가게로 향했다.
이 상태 그대로 아내를 혼자 남겨두고 가기에는 매우 불안하긴 하지만 그러나 지금의 야스오에게 있어서는 이 불안감조차 성적 흥분제에 불과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파친코 가게 특유의 탁한 공기가 야스오의 폐를 가득 메웠다.
이십대 때, 친구의 꾐에 넘어가 잠시 파친코 가게에 발을 들였던 시절도 있던 야스오는 그 당시 눈 깜짝할 새에 2만엔을 잃었던 악몽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2만엔이면 소고기덮밥이 60그릇이나 사먹을 수 있는 돈인데.......’
실로 궁상맞은 분노감에 사로잡히고 만 야스오였다.
어쨌든 그 날 이후로 야스오는 파친코 출입을 그만 두었기 때문에, 발길을 끊은 지 어느덧 팔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고인 공기를 들이 마시는 순간, 팔년이라는 시간도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분한 감정을 멈추게 하진 못한 듯 보였다.
가게 안에 뿌옇게 고인 공기와 저속한 욕설이 난무하는 분위기는 팔년 전과 비교해 그다지 변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러나 인테리어라든지 파친코 기계는 상당히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밝고 화려한 분위기는 마치 어딘가의 테마파크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점원이었다.
그때 당시에 점원이라 하면 펀치파마(짧은 머리에 파마를 하여 곱슬곱슬하게 한 머리, 주로 남성용. 『네이버 사전』참고.) 헤어스타일에
마치 부랑자처럼 후줄근한 차림의 아저씨들이 주를 이루었었는데
지금은 컬러풀한 미니스커트의 유니폼을 입은 젊은 아가씨가 유명한 테마 파크의 직원처럼 꾸며낸 미소를 날리면서 가게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이런 혁명과도 같은 변화에 다소 머뭇거리며, 야스오는 사냥감을 찾아 홀 안을 어슬렁어슬렁 배회하였다.
하지만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니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파친코 기계 앞에서 눈에 핏발을 세우고 있는 손님들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담배를 꼬나물고 방정맞게 다리를 떨면서 파친코의 구슬을 쏘아대는 아줌마,
건달 아저씨의 멋들어진 잠바 등짝에 장식된 「성난 불도그」등의 모습이 눈에 익자 왠지 몰라도 묘한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런 가게 안을, 야스오는 마치 명당자리를 찾는 척하며 손님을 물색하고 다녔다.
피어스 투성이의 금발 소년.
팔에 화려한 문신을 새긴 이십대 청년.
페인트가 덕지덕지 묻은 작업복 차림의 한쪽 새끼손가락이 없는 아저씨.
어떻게 보더라도 노숙자처럼 보이는 지저분한 차림의 뚱뚱한 중년 남성 등, 가게 안에는 말만 걸면 금방 계획에 걸려들 것처럼 보이는 하층민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 계획에 있어서 야스오가 찾고 있는 사람은 결코 이런 남자들이 아니었다.
이쪽 계통의 남자들은 꾐에 쉽게 넘어가긴 해도 그만큼 위험성 역시 크다는 사실을
야스오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이런 유형의 남성들은 명단에서 제외했었다.
무엇보다, 생면부지인 남성에게 벌거벗은 아내를 대출해준다는 변태 행위는 폭행, 유괴, 질내사정 등 뒤따르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큰 플레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그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 지인에게 「내 아내를 안아 줬으면 좋겠다.」하고 부탁하는 사람도 간혹 있는 듯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또 다른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신원이 노출되는 만큼 플레이 후에 스토커를 당하거나 오히려 협박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내의 몸뿐만이 아니라 아내의 마음까지 네토라레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플레이에 있어서 상대를 선택하는 과정은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상대 선택을 실패하게 되면 평생을 그르칠 수도 있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야스오가 상대 선택에 있어서 기준으로 삼은 척도는 표면적으로는 합리적이면서도 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반면에
내면으로는 넘쳐흐를 정도의 욕망을 지니고 있는 이른바 「양 가죽을 쓴 늑대」 타입의 여부였다.
야스오 나름대로 숙고한 바로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남자라면 무모한 짓은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런 고리타분한 남자라면 평소에 억제한 만큼 욕구 불만일 가능성도 높으니까 아내의 노골적인 모습을 보이면, 초전에 쉽게 꾈 수 있을 거라고 야스오는 예상했다.
이런 사고 과정을 거쳐 야스오는 그런 타입의 남자를 찾고 있었다.
탁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가게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돌면서도 이상적인 상대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남자는 그렇게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야스오는 문득 차안에 발가벗은 상태로 두고 온 타카코가 걱정되었다.
흉악한 놈에게 발견되어 차량 채로 어디론가 끌려 가버린 건 아닌지 초조해졌다.
야스오는 홀 입구에 위치한 주차장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가로 다가갔다.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고 즐비한 차들을 일일이 눈으로 쫓아 주차장 끝에 얌전히 대어져 있는 자신의 차를 발견한 순간,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니지, 이렇게 쉬고 있을 시간은 없어. 어서 빨리 상대를 구해야 할 텐데.......)
재차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부장, 오늘은 좀 땄어?”
하고 중년여성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렸다.
슬쩍 돌아보는데, 휴게실 소파에서 자판기 커피를 홀짝거리던 중년 남자가
“아뇨, 또 지고 말았네요.”
하고 중년여성에게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로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있잖아.......”
중년여성은 인상을 찡그린 채 말을 이어가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파친코로 딴 경품인지 중년여성의 한 손에는 하이라이트 담해 한보루가 들려있었다.
“우리 집 정원에 말이야. 옆 공원 나무에서 뻗은 가지가 넘어오거든, 근데 그 가지로 벌레가 계속 넘어오는 거 있지. 속상해 죽겠어.”
중년 남성은 커피를 한 번 후루룩 홀짝이고는 종이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서,
“그러시군요.”하고 맞장구쳐 주었다.
“아까 마스다씨에게서 들었는데, 부장이 있는 데, 있잖아. 그 뭐라더라- 지역 무슨무슨 과라던데? 맞지?”
“네, 지역환경과에요.”
“그래그래, 그 지역 무슨과에서 어떻게 해줄 순 없어?”
그러자 중년 남성은 거침없이 “걱정 마세요.”라는 대답과 함께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공원의 해충 구제는 우리 과의 일이니까요. 내일 당장 담당자를 보내 줄게요.”
그런 중년 남자의 대답에 일순 밝은 표정을 짓던 중년 여자는, 금세 표정이 다시 흐려졌다.
“그런데 있잖아. 이건 개인적인 부탁이긴 한데.......하는 김에 우리 정원에 있는 송충이도 같이 없앨 수는 없을까?
나는 벌레라면 질색이라서 말야. 에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다 끼치네.”
중년 여자는 양 손으로 팔을 감싸 안더니, 일부러 하는 듯 부자연스럽게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러죠. 뭐. 원래는 개인의 해충구제는 각자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긴 한데,
따지고 보면 우리 관할 내에 있던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벌레이기도 하니깐요. 우리가 책임지고 처리하겠습니다.”
다시 중년 여자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중년 여자는 곧장 남자 옆으로 다가앉자 담배보루의 포장을 부스럭부스럭 벗겨내 하이라이트 두 갑을 꺼내 남자에게 건넸다.
“고마워, 별거 아니지만 내 성의야.”
그러자 중년 남자는
“아뇨, 아뇨. 이러시면 제가 곤란합니다. 타카씨.”
라는 말과 함께 단호히 거부하면서 성인군자와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지역 주민,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것이 우리 공무원의 역할인 걸요.”
이와 같은 삼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대사를 결정타로 지껄이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곁눈질로 힐끗거리고 있던 야스오는 그가 담배 두 갑이 아닌 1만 엔짜리 지폐였다면 순순히 받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야스오의 등줄기로 뭔가 운명적인 발견을 해내었을 때처럼 전율이 흐르며 왜소한 야스오의 몸마저 떨리게 만들었다.
(아내를 안게 하기에 안성맞춤인 남자닷!!)
“그럼, 내일 기다리고 있을게~.”
중년 여자가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가게를 떠났다.
중년 남자는 만들어낸 듯한 웃는 얼굴로 중년 여자의 등에 고개를 끄덕인 다음, 그 표정 그대로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다시 홀짝였다.
야스오는 중년 남자의 배후로 슬며시 다가갔다.
그리고 중년 남자가 종이컵에서 입술을 떼는 타이밍을 기다리다
“부장.......”
하고 말을 걸었다.
중년 남자는, 순간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네?”
하고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은 마치 가챠핑처럼 얼간이 같았다.
이런 남자에게 아내를 안겨야 한다니 라는 생각에 순간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억누르며 야스오는 남자의 귓가에 슬며시 속삭였다.
“저도, 구제하고 싶은 해충이 한 마리 있는데.......”
중년 남자는 종이컵을 쥔 채 그 가챠핑 같은 눈으로 야스오의 얼굴을 신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 ガチャピン(가챠핑) : 후지TV의 『ひらけ!ポンキッキ』(열러라! 뽄킷키)등을 비롯한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캐릭터.
- 4 편 -
“자, 이쪽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야스오는 부장을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군데군데 위치한 조명등이 어느덧 짙어진 어둠을 밝히고 있는 주차장에는 백여 대의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차량의 앞 유리에 반사된 조명들이 마치 축제가 한창중인 야시장의 알록달록한 불빛들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 차량들 틈새로 빠져나가며 주차장 맨 구석께로 향해 가고 있는데, 뒤에서 터벅터벅 따라오던 부장이
“해충이라는 게, 나방인가요?”
하고 누가 보더라도 성가셔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뇨.......그보다도 더 골치를 썩이는 녀석입니다.”
“골치를 썩이는 정도라면.......혹시 위험한 종류인 건 아니죠?”
이 말과 함께 부장에게서 경계의 눈초리가 느껴졌다.
“아뇨, 아뇨. 사회적으로 보자면 매우 위험한 해충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야스오는 그렇게 끝을 얼버무리다가
“뭐, 어쨌든, 일단 한 번 보시죠.”
하고 가던 길을 재촉하였다.
바짝 마른 아스팔트에서 일어난 자갈들이 구두 발에 채여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높였다.
어슬렁어슬렁 따라오는 이 빌어먹을 정도로 고지식해 보이는 아저씨가 타카코의 그 달아오른 몸뚱아리를 보고서 과연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할지,
이를 상상하며 앞서가는 야스오의 심장은 벌써부터 두근두근 달음박질 쳐대었다.
낯익은 흰색 승합차가 보이기 시작했다.
앞 유리에 「아름드리 플라워」라는 스티커가 장식된 이 흰색 승합차 바로 뒤에 야스오의 차가 있다.
야스오는 승합차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슬며시 뒤로 돌아섰다.
가챠핑 같은 눈매를 지닌 아저씨가 순간 움찔하고 놀라며 황급히 걸음을 멈췄다.
“저기 보이는 검은 차예요........안을 한 번 보시죠.”
부장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검은 차를 몇 번 힐끔거리더니
“안에 누가 타고 있는데요?”
하고 야스오를 쳐다보았다.
“어쨌든, 다가가서 자세히 한 번 보세요. 보면 아실 겁니다.”
그러면서 야스오는 부장의 등을 가볍게 떠밀었다.
이에 마지못해 부장은 주위를 경계하듯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발을 떼었다.
그런 부장의 등을 승합차의 그늘 속에서 배웅하는 야스오는 말 그대로 더 이상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흥분으로 전율하고 있었다.
드디어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아내의 알몸을 타인에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야스오는 병적인 질투심에 헐렁한 티셔츠 목덜미 사이로 얼핏 가슴 골짜기가 보이는 것만으로도 노발대발하며 신경질을 내곤 했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야마다 전기에 전자레인지를 사러 갔을 때 이런 적도 있었다.
전자레인지를 보기위해 앞으로 고개를 숙인 타카코의 블라우스 앞가슴 틈 사이로,
선명하게 가슴 골짜기가 보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 야스오가 타카코를 억지로 빈장소로 끌고 간 다음,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조신하지 못하게!”
라는 고리타분한 말로 타카코를 탓했었던 것이다.
이처럼 질투심 많던 야스오가 지금은 생면부지인 남에게 아내의 음란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있다.
지금 야스오의 심정은 아직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할복을 할 수 밖에 없는 무사와도 같은, 그런 복잡한 심경이었다.
바스락 바스락 자갈을 울리며 나아가던 부장의 발소리가 갑자기 「턱」 멎었다.
승합차 그늘에서 슬며시 앞으로 나가 상황을 보니, 검은 승용차 정면에 발길을 멈춘 부장이 우두커니 서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야스오는 그늘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발소리를 죽이고 부장의 배후로 접근해 귓가에 슬쩍 속삭였다.
“저거예요. 제가 말씀드린 것이……어때요? 어마어마한 해충이지 않나요……??”
할 말을 잃은 채 서있던 부장은 대답대신 「꿀꺽」하고 목울대를 울리는 것이었다.
가로등 불빛도 어렴풋하게 미치는 주차장 가장자리.
희미한 불빛으로 인해 새하얀 살갗들이 조수석에서 서서히 드러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카코는 야스오의 명령대로 두 가슴을 드러내고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 올린 모습 그대로였다.
게다가 팬티는 무릎께에 걸려있는 상태.
이런 색정적인 모습으로 타인에게 노출된 타카코의 표정에는, 수치심과 공포심이 역력하게 드러나 있었다.
꽉 깨물고 있는 아랫입술은 파르르 떨렸고 치켜뜬 눈으로 부장을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에는 당장에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은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
“이건, 도대체 뭐죠?……무슨 상황인 거죠?”
부장은 시선은 계속 타카코에게 고정한 채로 뒤에 있는 야스오에게 물었다.
“저기 있는 여잔, 제 아내입니다. 근데……저 녀석……변태예요.”
“네?”
부장은 갑자기 뒤로 돌아보며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을 재차 확인하듯 의심스런 눈초리로 야스오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게, 저도 정말이지 곤란하던 참이었어요.
실은, 특이하게도 아내에게 노출증이 있더라고요.
밤이 되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수치스런 모습을 보이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렇다고 혼자서 밤거리를 배회하며 노출시키도록 하는 것도 너무 위험하잖아요?
그래서 그럴 때마다 제가 이렇게 아내 곁에 있으면서, 안전하게 노출을 시키는 겁니다.”
야스오의 말을 잠자코 듣던 부장은 콧구멍을 크게 벌리며 상기된 채
“그게 저와 무슨 상관이라는 겁니까!!”
하고 소리쳤다.
“그야, 당신이 지역환경과의 높으신 분이라는 말을 듣고 말았거든요.
있잖아요.……아까 그 송충이 아주머니 하고, 당신이 했던 말…… 그것처럼 제 변태아내도 구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번뜩인 것 있죠?”
부장은 더욱 콧구멍을 벌렁거리면서
“송충이와 인간은 달라요!!”
하고 소리치며 분노로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갑자기 야스오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런 일은, 정신과에 가서 상담하세요.”
어금니를 빠득빠득 갈면서 부장은 마저 말을 이어나갔다.
“병원에 부탁했다가 강제입원 당하면 어떡해요.”
“그럼 경찰에 말해보세요.”
“아니, 경찰에 말하면 체포당하잖아요.”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그러니까, 지역환경과에서 근무하는 당신한테 상담하고 있잖아욧!!”
갑자기 야스오가 큰소리로 되받아치자 당황한 부장은 벌겋게 달 뜬 얼굴인 채로 꾹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건 말이죠.……부장, 이 지역에 있어서는 큰 문제라고요.
변태 노출증을 지닌 여자가 밤마다 배회하면서 난데없이 통행인들에게 성기와 가슴을 보이다니요……
이건 이 지역의 큰 문제란 말입니다.
송충이 따위에 비할 바가 아니에요.
터무니없는 환경 파괴 아닌가요?
지역의 환경을 노골적으로 어지럽히잖아요. 그렇죠?
제 말이 틀렸나요? 어때요? 부장님?”
“……”
“저걸 보세요.
제 아내의 저 곳을요……
이미 질척질척하게 젖어 있잖아요……
좀 있으면 저 녀석은 한계에 도달할거에요.
그럼, 차에서 나가게 되겠죠.
그러고는 저 꼴로 당신이 관리하고 있는 아동 공원에 기어들어가 거기 있는 노숙자들과 할지도 몰라요.……
이봐요, 알겠어요? 부장?
이 지역에 있어서 이 사태는 요요기 공원의 뎅기열과도 맞먹는 긴급 사태란 겁니다.”
이런 궤변을 게티즈버그에서 링컨대통령이 연설하듯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열변하는 야스오의 모습에
부장은 지금까지 바짝 힘이 들어간 눈초리에서 다시 가냘픈 가챠핑의 눈으로 돌아와 야스오에게 힘없이 토로했다.
“도대체, 저보고 어쩌란 말이에요……”
야스오는 내심 히죽 웃었다.
이런 유형의 인간은 한번 꾀고 나면 앞일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 야스오는 이전에 불법금융업을 하던 친구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보일 듯 말 듯한 엷은 미소를 띠우며 야스오는 다시 한 번 부장의 귓가에 슬며시 대고 속삭였다.
“구제해 주시면 되요……”
“아니, 어떻게!!”
부장은 눈을 똥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저 색스런 보지 속에 숨어있는 음란한 해충을 부장의 이것으로 구제해주길 바라는 거예요.……”
야스오는 그렇게 말하며 부장의 사타구니를 조용히 어루만졌다.
부장은 갑작스레 느껴진 손길에도 그렇게 큰 저항은 없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코 호흡이 돌연 입 호흡으로 바뀌더니
“하-아-, 하-아-”
하고 거친 숨을 메마른 입술 사이로 몰아쉬며, 조수석에서 음부를 드러낸 채 앉아있는 타카코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저 녀석의 상태는 최고예요……페니스를 그곳에 푹푹 쑤셔대면, 구멍 전체로 꽉꽉 물어주는데, 그 느낌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니깐요……”
그렇게 속삭이면서 부장의 사타구니를 계속 문질러대자 부장의 물건은 바지 앞섬이 터져버릴지는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딴딴하게 커져갔다.
타카코의 저 노골적으로 벌린 사타구니 사이에 허리를 파묻고 힘껏 펌프질하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는지,
‘와- 이 정도였어?’하고 생각될 정도로 부장의 물건은 순식간에 부풀어 올랐고, 돌처럼 굳어갔다.
이처럼 부장의 페니스는 나무랄 데 없는 물건이었다.
굵기도, 길이도, 경도도 그리고 무엇보다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귀두의 탄력적인 상태는 야스오의 변변찮은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물건이었다.
(이런 페니스로 팍팍 쑤셔지고 나면……타카코는 도대체 어떻게 변하고 마는 걸까……)
이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해지자 야스오의 입가에서도
“하-아- 하-아-”
하고 뜨거운 입김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한시라도 빨리 아내의 음부를 푹푹 휘저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야스오는 부장의 등을 살포시 떠밀면서
“사양마시고 차에 타세요……”
하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장은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등을 떠밀리는 와중에도 두 다리로 떡하니 버티고 서서
“그렇지만……”
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시선은 발끝을 향해 있었다.
이는 어쩔 수가 없었다.
웬만큼 사회적 지위가 있는 남성의 경우에는 질 나쁜 건달들과 달리 나름대로 안전이 보장되기는 해도,
이쪽 계통 남성들 특유의 마지막 한 걸음을 옮기는 데에 다소 질척거리는 번잡스러운 점이 있다는 점은 이미 파악하고 있는 바였다.
게다가 본인이 위치해 있는 사회적 위치 상, 추가로 떠안게 될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생각해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야스오는 부장에게서 그런 부담을 덜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얼떨결에 지갑 속에서 자신의 면허증을 꺼내 부장에게 들이밀었다.
“자, 보세요. 여기에 적힌 바대로 제 주소는 옆 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부장이 여기서 아내의 해충을 구제해 주신다면 다시는 이 곳으로 오지 않을 겁니다. 약속할게요.”
야스오가 내민 면허증을 부장은 필사적으로 샅샅이 뜯어보고 있었다.
일부러 면허증까지 보인 것은 야스오와 아내가 타지사람이며, 이 비밀은 절대 새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부장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야스오가 의도한 대로 두 사람이 타지 사람이라는 사실이 큰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확고한 신분증명서를 보고 난 부장은 침착함을 확연하게 되찾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결정적인 한 방이 되지는 못한 것 같았는데, 그야 정작 발걸음을 옮겨 움직였어야 될 사람이 아직도 미적지근한 태도였기 때문이었다.
참다못한 야스오는 부장의 등을 떠밀어 타카코가 있는 조수석 문까지 억지로 떠밀고 갔다.
그리고 타카코에게 조수석 창문을 열게 한 다음, 망연해 있는 부장의 옆에 서서 타카코에게 M자세를 하라고 명령했다.
야스오의 명령에 타카코는 순순히 따랐다.
불안해하면서도 시트 위에 두 다리를 올려 M자로 구부리자, 그로테스크하게 드러난 균열에서 끈적한 액이 늘어져 내렸다.
타카코는 곧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 타카코의 얼굴을, 부장은 주뼛주뼛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부장의 그 눈동자가 균열을 둘러싼 빨갛게 부어오른 이파리로 힐끔거린 순간을 야스오는 놓치지 않았다.
부장의 징그러운 시선에 야스오는 등줄기가 오싹오싹 해졌다.
남에게 가장 보이기 싫은 아내의 치부를, 이 만난 적도 없는 중년 남성에게
이처럼 노골적으로 보여야 하는 이 현실에 야스오는 빈혈을 느낄 때처럼 어질어질한 현기증이 엄습해 오는 것만 같았다.
(이왕 할 거면 빨리 해치워 버리자.)
이런 생각에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각오를 다진 야스오는 최후의 일격으로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공무원의 의무지 않나요?”
하고 파친코 가게에서 부장이 말한 대사를 그대로 귓가에 속삭여 주었다.
이어서 부장의 팔을 붙잡고는
“지역을 위해서도, 이 음란한 해충을 구제해 주세요.”
라는 말과 함께 붙잡은 팔을 조수석 창문 속으로 집어넣어, M자로 벌리고 있는 타카코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붙여 버렸다.
“헉!”
깜짝 놀라 숨을 되삼킨 타카코가 허둥대며 허벅지를 오므렸다.
이에 부장의 손은 그대로 가랑이 사이에 끼여 있는 상태……
사타구니에 팔이 끼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황한 타카코는 더욱 다리를 움츠리고 말았다.
“장난 아니게 젖었죠?”
야스오의 이와 같은 속삭임에 본인의 손이 낯선 여자의 사타구니 사이에 끼여 있는 상태인데도
“크흠- 그렇지만……”
하고 곤혹스런 표정으로 점잔을 떨어대는 부장.
“부탁드려요……구멍 속을 한 번 만져보세요.……
그래야지만 이 여자의 구멍 속에 숨어있는 해충을 구제할 수 있답니다.……그리고 이건 이 지역의 해충 구제에도 일조하는 거예요.……”
부장의 귀에 끊임없이 유혹의 말들을 흘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타카코에게서
“으~음~”
신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사타구니께로 시선을 옮기니 부장의 손목이 천천히 곰실대고 있었고, 이어서 차내에는 쿠챠- 쿠챠- 하고 축축하게 습기를 머금은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고개를 돌려 부장의 얼굴을 보니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드디어 늑대가 양 가죽을 벗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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