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19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건 지현의 감정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행위였지만 지현의 영혼은 최고의 포상으로 생각하는 행위였다.
- 진짜로?
지현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물어본 후 마침내 캔맥주를 입으로 가지고 가서 한 모금 입안으로 삼켰다.
그리고 쓰러지듯이 상체를 준하의 가슴 위로 올려놓은 후 입술을 겹친 채 준하의 입안으로 맥주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지현에게 있어서 이런 행동은 엄청난 결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담한 행동이었다.
왜냐 하면 지금까지의 준하는 이런 행동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준하는 언제나 잔혹하고 무자비하고 무정한 남자였다.
만일 자신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말로 꾸지람을 듣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잠시 후 지현은 두려움으로 덜덜 떨면서 준하의 입술에서 입술을 떼어낸 후 조심스럽게 준하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아직 충분하지 않아. 좀 더 마시게 해 줘.]
준하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그 순간 깜짝 놀란 지현이었지만 준하의 기분이 바뀔지도 모르는 두려움에 곧바로 맥주를 입안으로 삼킨 후 다시 준하의 입안으로 전해주고 있었다.
준하의 목이 꿀꺽꿀꺽 움직이면서 지현이 건네 준 맥주를 다 마시고 나자 지현의 몸속에서 찌리릿 뜨거운 감정이 울컥거리며 솟아올랐다.
그건 엄청난 행복감이었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감정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자 지현의 자궁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쾌감의 감도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었다.
[흐크으으으으윽!]
갑자기 강력하고 거대한 쾌감이 밀어닥치자 지현의 매끄러운 등이 크게 경련하고 있었다.
준하는 허리를 들어올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절정에 도달한 지현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응? 왜 그래?]
지현이 거칠게 숨을 쉬며 말했다.
[모...모르겠어요.....갑자기 자궁이 폭발하는 것 같은 기분이.....하으윽......또 와요.....하으으으윽....싸요오오오!]
지현은 대답을 하는 와중에도 똑같은 쾌감이 밀려오자 목을 뒤로 젖히면서 강력한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지현의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면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요염함이 조금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피부의 윤기와 탄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그 변화를 본 준하가 씩 웃으며 말했다.
[호오....아무래도 네가 싸면 쌀 때마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좋아. 네가 원하는 만큼 싸게 해 주지.]
준하는 지현을 보며 그렇게 선언한 후, 자신의 골반을 격렬하게 위로 밀어 올리면서 양손으로 붙잡고 있는 지현의 가는 허리를 빙빙 돌려대기 시작했다.
[아큐우우우우웃.....아응.....아하아으응....히익....히이이익.....싸! 싼다아아아아아!]
지현은 흐트러진 사자처럼 탐스러운 긴 머리카락을 마구 휘둘러대면서 초점이 없는 눈으로 크게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의식도 반 이상 나가 있었지만 왼손으로 들고 있는 캔맥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몸의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준하가 그런 지현의 치태를 즐거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어이, 맥주!] 라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지현은 광란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거대한 쾌감 속에서 거의 반 이상 의식이 날아가 있었다.
하지만 준하의 명령에는 곧바로 따르고 있었다.
그 정도로 지현의 마음속에는 준하라고 하는 존재가 주인으로서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지현은 또 다시 맥주를 입안으로 넣은 후 상체를 앞으로 쓰러뜨려서 준하의 입술에 입술을 포갠 후 입안으로 흘러 넣었다.
준하가 맥주를 마시면서 혀로 지현의 입안을 유린하자 지현은 흰자위를 드러낸 채 준하의 입안으로 절정의 비명을 지르면서 격렬하게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준하는 그대로 지현의 허리를 위로 높이 들어 올려서 보지에서 자지를 뽑아낸 후, [헤헤헤....다음은 이쪽 구멍이야.] 라고 포개져 있는 지현의 입술 안으로 명령을 내렸다.
지현은 거의 의식을 잃은 얼굴로 허리를 움직여서 딱딱한 자지가 똥구멍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만든 후 단숨에 뿌리까지 삼켰다.
[흐호오오오옥!]
장벽이 세게 문질러지는 쾌감에 지현이 또 다시 절정에 도달하자 준하는 피스톤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대로 지현의 직장 속에 오줌을 누기 시작했다.
[으호오오옷!]
장내를 채워주는 따뜻한 소변의 감촉으로 지현은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쾌감을 느끼면서 또 다시 더욱 더 강력한 절정에 도달하고 있었다.
절정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절정이 밀려오고 있었다.
절대로 멈추지 않는 쾌감과 전후좌우 상하의 감각이 모두 다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 지현을 지배하고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심장의 고동이 두근거릴 때마다 절정이 온몸을 관통해가면서 지현을 점점 더 높은 쾌감 속으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연속 절정의 지옥 속에서 지현은 준하의 정액과 소변, 타액과 침을 계속해서 흡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지현의 육체는 회복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이제 지현은 온몸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면서 준하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허리를 아래위로 흔들어대면서 자지의 출납을 도와주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미쳐버려도 이상할 것이 없는 절정 지옥 속에서 지현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뇌의 골수가 녹아내리고 등골이 산화되는 것 같은 강력한 탈진감과 하늘로 승천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지현의 의식을 감싸고 있었다.
그건 지현이 아직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감미로운 쾌감이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이 들기 시작한 이유를 지현은 알 수 있었다.
아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런 쾌감을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지현은 준하가 바뀌었다는 것을 이해했던 것이다.
준하의 말과 행동은 아직까지 별반 다를 바가 없었지만 그 ‘끝없이 느껴지는 공포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지현에게 가벼운 위로를 해줄 정도로 준하의 태도가 변화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 준하가 가하고 있는 쾌락 고문도 보통 여자였다면 미쳐 버릴 정도의 고문이었겠지만 지현에게 있어서는 치료의 의미였다.
그리고 지현은 자지의 왕복 운동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강철처럼 딱딱한 자지가 자궁을 찢어버릴 듯이 세게 박아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제일 끝에 도달하기 직전에 약간 힘이 빠지면서 고통이 전혀 없이 순수한 쾌감만을 느끼도록 해주고 있었다.
유방을 주물러대고 있는 손의 힘도 조금 전에는 유방의 형태가 일그러질 정도로 거칠었지만 지금은 부드럽게 변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젖꼭지의 링을 잡아당기는 힘이 완전히 차이가 나고 있었다.
- 아윽....주인님이 상냥하게 애무해주고 있어.....
지현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자궁의 안쪽이 부들부들 경련을 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쾌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건 연모의 감정과 매우 닮아 있었다.
하지만 지현은 준하에 대해서 한 번도 그런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계약에 의한 절대 복종이라는 명령에 의한 존경심뿐이었다.
게다가 지현은 자신의 입장도 역할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주인님의 쾌락을 위해서 존재하는 장난감’ 바로 그것이 전 지현이었다.
하지만 그런 지현에게도 마음이 있었고 의지가 있었다.
당연히 자신의 역할에 대한 준하의 평가를 무의식 속에서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보상을 지금 받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주인님이 ‘아주 잘 했어, 열심히 노력했어.’ 라고 칭찬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건 지현의 일방적인 해석일 뿐이었지만 그런대도 지현은 기분이 좋았다.
지옥과 같은 고통 속에서 구원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준하에 대한 연모에 가까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허리를 높이 들어 올리면서 지현의 엉덩이를 위로 밀어대며 준하는 마음속으로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그건 지현의 반응을 통해서, 그리고 지현의 의식 일부분이 준하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지현의 생각을 준하는 옆구리를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지현의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건 더욱 더 명확하게 읽어낼 수가 있었다.
- 씨발, 이 년 완전히 바보 아니야? 왜 내가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준다고 생각하는 거야? 바보 년!
지현의 감정을 느낀 준하는 당황하면서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준하는 지금의 지현이 보내주고 있는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무리도 아닌 것이 준하를 동경하던 여자는 아직 아무도 없었으므로....
그래서 준하는 이런 여자의 감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 씨팔, 내가 몇 시간 동안이나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상냥하다고, 절대로 그렇지 않아! 넌 장난감일 뿐이야! 그냥 망가져 버리면 내가 심심하기 때문에 이렇게......
준하는 당황해하면서 필사적으로 자기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의 어리석은 생각을 알아차렸다.
- 아니야.... 이건 이것대로 재미있는 실험일지도 몰라. 이 년이 혼자만의 착각으로 지금부터 어떻게 바뀔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사람을 조종하는 데에는 ‘당근과 채찍’이 기본이라고 했어. 그런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니......나도 심연의 악마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던 걸까?
준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혀를 차면서 지현에게 가해주는 쾌감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지현은 망아의 영역에 빠진 채 준하의 독에 중독되고 있었다.
채찍의 효과가 강했던 만큼 ‘당근’은 아주 뛰어난 효력을 발휘해서 지현의 사고 그 자체를 바꿔 놓고 있었다.
지현의 절정 지옥은 한 밤중까지 이어졌고 오른손이 완전히 재생한 것은 그 다음 날 새벽 2시가 되어서였다.
[으으으....싸겠어!]
준하가 거칠게 숨을 쉬면서 127번째의 사정을 시작하고 있었다.
[아히이이이익!]
지현이 더욱 더 쉰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부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지에서는 씹물이 마치 스프링클러처럼 세차게 분출하고 있었다.
준하의 침대는 이미 2명의 체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특히 준하의 엉덩이 밑은 침대에 흡수되지 않은 애액이 웅덩이처럼 고여 있었다.
세차게 뿜어져 나오던 보지물이 멈추고 나자 지현은 완전히 탈진한 채 준하의 배 위에 풀썩 엎드려서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지현의 오른손으로 손을 뻗어서, [어이, 이제 감각이 제대로 돌아왔어?] 라고 자신도 거칠게 숨을 쉬며 물었다.
지현은 완전히 힘이 빠져 있는 육체를 필사적으로 일으켜 세우려고 하면서, [하아...하아.....네....감각은 제대로 돌아왔어요......정말....하아...하아....고맙습니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혀로 필사적으로 감사의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 순간 준하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이런.....그 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있었잖아.]
준하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지현을 배 위에서 밀어내고 있었다.
지현의 보지에서 아직도 딱딱한 발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준하의 자지가 스르륵 빠져 나오자 지현은 힘없이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아응.....주인니이이임!] 라고 말을 하면서 준하의 다리에 달라붙어서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준하가 지현을 내려다보자 지현은 입을 크게 벌린 채 간절히 애원하는 눈빛으로 준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현이 이제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사실은 남자의 등골이 오싹오싹할 정도로 요염한 성적 매력이 돌아왔다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지현의 상태는 단순히 체력을 소모한 것뿐으로 몇 분만 지나면 정상으로 몸을 움직일 수가 있었다.
지현은 마구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땀에 의해서 얼굴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간절한 애원을 담아서 준하를 바라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아마 정상적인 남자였다면 천 명에 천 명 다 그녀의 입안으로 딱딱하게 발기된 자지를 밀어 넣었을 것이다.
하지만 준하는 그런 지현을 보면서도, ‘씨발, 배가 고픈데.’ 라고 생각하면서 무릎걸음으로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실험을 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리고서, ‘젠장, 귀찮게....하지만 오늘 뿐이야.’ 라고 마음속으로 혀를 차면서 지현에게로 가까이 다가가서 자지를 입안으로 넣어 주었다.
준하의 자지가 입안을 가득 채워주자 지현은 기쁜 웃음을 지으면서 자지에 혀를 휘감으면서 청소 펠라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건 지금까지 이상으로 사랑이 가득 담긴 농후한 구강 성교였다.
혀가, 볼 살이, 입술이 준하의 자지를 사랑을 담아서 감싼 후 세게 문질러주면서 구석구석까지 빨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목구멍 안쪽으로 자지를 삼킨 후 자지의 뿌리 부분을 입술로 세게 조여주면서 폐를 크게 확장시켜서 입안의 공기를 안쪽으로 세게 빨아들였다.
그리고 그대로 입술을 세게 조이면서 자지의 표면에 묻어 있는 불순물을 천천히 제거해주듯이 좃대에 묻어 있는 체액을 빨아먹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귀두나 좃대를 혀로 계속해서 핥아대면서 세게 문질러주고 있었다.
마침내 귀두만 입안에 남을 때까지 좃대를 천천히 밖으로 토해낸 후, 첨단 부위만 입안으로 삼킨 채 마지막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요도 속에 남아 있는 잔재 물을 세게 빨아 올렸다.
그리고 “퐁” 하는 소리와 함께 귀두마저 입술 밖으로 토해낸 후 그대로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감사의 인사를 했다.
[주인님, 정말 폐를 끼쳤습니다. 많은 정액을 받은 덕분에 지현은 간신히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현에게서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처음으로 듣게 되자 준하는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지 못한 채 지현의 머리를 주먹으로 톡톡 때리며, [어이, 난 거실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있을 테니까 빨리 뭘 만들어가지고 와, 빨리 해!] 라고 무뚝뚝하게 명령을 내린 후 도망치듯이 침실에서 빠져 나갔다.
지현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준하가 나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후후후....빨리 하지 않으면 안 돼.] 라고 기쁜 목소리로 중얼거린 후 침대에서 뛰어냈다.
그리고 네 발로 엎드린 자세를 취하려고 했지만 순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돼.] 라고 중얼거린 후 두 발로 서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마치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아주 경쾌하고 민첩했다.
사고 유도....이건 그렇게 불리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지현은 준하의 계략에 감쪽같이 걸리고 있었다.
한편 준하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캔 맥주를 마시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 저 녀석, 진짜로 그 정도만으로 완전히 기분이 바뀐 거야? 원망의 말이나 불만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있어.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이 감정이 진짜야?
준하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지현의 의식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상 이상의 효과에 질려 버리고 있었다.
- 씨바, 나에 대한 혐오감이나 증오감은 그대로 남아 있어. 그런데도 그 상태에서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 거야? 여자들의 마음은 도저히 예상할 수가 없군......뭐, 어쨌든 상관없어. 난 그냥 이렇게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서 저 년을 가지고 놀기만 하면 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저 년은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을 테니까.......이제부터 새로운 게임을 할 거야.
그런데 그 가죽 벨트는 도대체 뭐야? 그리고 지현의 육체를 침식해 들어가고 있었던 그 빛은? 지현은 그게 뭔가의 봉인이라고 했어. 그리고 불사신인 거라고 생각됐던 지현의 육체가 진짜로 완전히 소멸되어 버릴 것 같았고 말이야. 다시 정상으로 복원시키는 데에도 어제보다 더 힘이 들었어. 그 책은 역시 굉장히 중요한 것이 틀림없어.
할아버지가 일부러 그 금고와 책장의 비밀 장치까지 만들어가면서 숨겨 놓은 책이야. 틀림없이 중요한 의미가 있을 거야. 하지만 그 책의 내용이 도대체 뭐야? 그리고 그 가죽벨트의 정체는? 도대체 누가, 뭘 위해서?
갑자기 준하가 [씨발! 억지로 그 가죽 벨트를 떼어내 볼까?] 라고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그 순간 지현이 곧바로 당황해하며 거실로 뛰어왔다.
[주인님, 부르셨나요?]
그리고 준하의 앞에 몸을 던지면서 엎드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준하는 그 때서야 자신이 무심코 큰 소리를 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서 당황해하며 말했다.
[응? 바....밥은 아직이야?]
[아...네...5분, 아니 3분 안에 끝낼게요.]
[알았어. 적당히 해도 좋으니까 빨리 만들어 와.]
지현은 즉시 가슴을 쓸어내리며 거실에서 나가고 있었다.
준하는 캔맥주를 한 모금 마신 후 크게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 안 돼....그 벨트에 손을 대면 나에게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어. 뭔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 게다가 무리하게 벨트를 떼어내면 그 책이 안전할지도 의문이야.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먼저 그 가죽 벨트의 열쇠를 찾아야 해.
준하는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일단 그 가죽 벨트의 열쇠가 저택 안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왜냐 하면 만약 열쇠가 있었다면 지하실과 금고의 열쇠처럼 자신이 벌써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성격으로 봐서 매우 큰 이유가 없었다면 벨트를 열쇠로 열고 난 후 책을 다시 벨트로 채웠을 리가 없었다.
준하의 할아버지는 엄청난 합리주의자로 쓸데없는 행동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준하가 또 다시 깊고 크게 한숨을 토한 순간 거실의 문이 열리면서 지현이 접시를 들고서 안으로 들어왔다.
[주인님, 저녁 식사를 가지고 왔습니다.]
지현이 스테이크가 들어있는 접시를 테이블 위로 세팅을 하며 말했다.
준하는 스테이크를 먹은 순간 그 맛과 향기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준하가 의아해하며 너무 비싼 고기를 사온 게 아닌가 물어보자 지현은 싸구려 고기를 사와지고 와서 요기를 했다고 말해 주었다.
준하는 지현이 부활을 하는 것과 동시에 요리 솜씨도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3-14.
지현은 회사의 책상 앞에 앉아서 준하의 서재에 있던 책 중 하나를 읽고 있었다.
하지만 읽고 있다고는 해도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 하면 그 책에 적혀 있는 문자를 읽을 수는 있었지만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단어들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문장의 의미를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지현은 크게 한숨을 쉰 후 낡아서 더러워져 있는 가죽 표지를 덮었다.
[아아....모처럼 주인님에게 허락을 받아서 가지고 왔는지 내용을 전혀 모르겠어.]
지현은 한숨을 쉬면서, 어젯밤의 요염한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오늘 회사에 출근하기 전, 준하는 [그 너무 야한 성적 매력을 어떻게 좀 해 봐.] 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래서 지현은 마음속으로 성적 매력이 사라지도록 빌어 보았다.
그러자 지현에게서 풍기던 요염한 분위기와 너무 강한 성적 매력이 마치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있었다.
지현이 과거의 계약자들의 자신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 결과였지만 지현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준하는 그런 지현의 상태를 즉시 알아차리고서 [좋아,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 회사에서는 절대로 섹시한 상태로 돌아가지 마.] 라고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원래의 미모에 노예로서의 기쁨을 깨닫게 된 지현의 미모는 일반인 수준을 아득하게 넘어서 있었다.
이틀 전의 성적 매력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미모였다.
그런 지현을 비서실장은 오늘도 전화당번으로 정한 후 자신의 비서과의 집무실을 즉시 나가버렸다.
그래서 사무실에 혼자 남게 된 지현은 이렇게 아침부터 고서와 씨름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지현이 낙담을 한 순간 블라우스의 주머니에서 메일이 왔다는 착신 음이 새어나왔다.
메일의 착신 음은 준하 전용의 착신 음이었으므로 지현은 서둘러서 메일을 열었다.
[네, 주인님......]
지현은 메일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린 후 고서를 가방 속으로 넣은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비서실을 나와서 1층의 현관으로 향했다.
지현이 현관에 도착한 순간 접수 카운터에서 한 명의 여자가 밖으로 나왔다.
지현은 그 여자의 뒤를 따라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이 혜리, 155cm, 47kg의 24살의 미녀로 부드러운 말투와 청순한 분위기 때문에 사내에서 인기가 매우 많았다.
지현은 그런 혜리와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라고 준하에게 명령을 받았다.
한편 혜리의 뒤를 미행하고 있는 지현을 현관홀의 기둥에 등을 기대고 있던 어떤 남자가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175cm의 키에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수수한 갈색의 양복에 검은 테의 안경을 끼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봐서는 보통의 샐러리맨처럼 보이고 있었지만 안경 안쪽의 눈빛은 이상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얼굴로 느긋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지만 시선의 끝에는 항상 지현의 모습이 들어가 있었다.
[갑자기 사무실을 나와서 지금은 다른 여자를 미행하고 있어.....이상한 움직임인 걸.]
그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린 후 손에 들고 있었던 아이패드를 열어서 능숙하게 조작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아이패드 안에서 어떤 통로의 영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남자가 보고 있는 영상은 이 회사의 CCTV 영상이었다.
남자는 그 영상을 확인한 후 스윽 현관의 홀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속도는 보통 남자의 종종 걸음 속도보다 훨씬 더 빨랐다.
게다가 그 발걸음은 조금의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가벼운 몸놀림을 지니고 있었다.
********************
지현은 알몸으로 공중에서 X자로 떠올라 있었다.
그 장소는 준하의 저택의 지하실 안이었다.
지현은 양손과 양다리가 쇠사슬에 묶인 채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공중에 매달린 채로 축축하게 물기가 서린 눈으로 준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혜리와 식사 약속을 했어요.....혜리는 예전부터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했기 때문에 쉽게 약속을 잡을 수 있었어요.]
[음. 아주 잘 했어. 나중에는 서로 같이 잘 수 있는 관계로 만들어. 되도록 빨리.]
준하가 씩 웃으며 지현의 유방으로 손을 가지고 가서 부드럽게 주물러주며 명령을 내렸다.
[아후우우우.....하으으윽.....네....잘 알겠습니다....주인니이임!]
지현이 콧소리를 잔뜩 섞어서 애교를 떨며 대답을 했다.
준하는 즉시 지현에게서 떨어진 후 오른손에 들고 있던 승마 채찍을 들어서 “찰싹” 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지현의 알몸을 때리기 시작했다.
[아히이이이익! 지...지금은.....고통도.....쾌감도....동시에 느꼈어요.....]
지현이 온몸을 구불구불 흔들어대면서 준하에게 채찍을 맞는 것에 대한 감촉을 보고해주고 있었다.
지현의 새하얀 피부에는 이미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은 자국이 무수하게 나 있었다.
지현이 퇴근을 해서 집으로 돌아온 순간부터 준하는 지현을 상태로 채찍질의 연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하는 예전부터 채찍 플레이를 해보고 싶었지만 상대가 없었으므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없었으므로 채찍조차 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현과의 계약 이후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고 드디어 지금 염원하던 플레이를 해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준하는 곧바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었다.
채찍을 한 번도 휘둘러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이 플레이는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채찍을 휘두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단지 채찍을 휘둘러서 상대방을 맞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손목의 스냅이나 채찍의 각도 등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했다.
게다가 그 기술은 사용하는 채찍에 따라서 전부 다 달랐기 때문에 더욱 더 경험이 필요했다.
************************
준하의 저택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숲속에 한 명의 남자가 숨어 있었다.
그 남자는 온몸에 새까만 전신 타이츠를 입은 채 마찬가지로 흑색의 배낭을 메고 있었다.
머리에도 새까만 스키 모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숲속에 있으면 그 모습을 쉽게 판별할 수가 없었다.
남자는 스윽 한 그루의 거목에 가까이 다가간 후 아주 쉽게 그 나무 위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온몸이 근육질이었기 때문에 몸무게도 상당히 무거울 테지만 그 움직임은 마치 원숭이처럼 민첩했다.
거목은 약 8미터 정도의 높이로 남자는 2/3 정도의 위치에서 멈춘 후 좀 굵은 나뭇가지 위에 위치를 안정시킨 후 가방을 열어서 안에서 쌍안경을 꺼냈다.
그 쌍안경은 보통 쌍안경이 아니라 적외선 모드나 레이저 모드 등 특수 기능이 갖춰져 있는 군용 쌍안경이었다.
남자는 그 쌍안경을 눈으로 가져간 후 준하의 저택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씨발! 귀찮은 집인데......전부가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서 적외선도 들어가지 않아. 그리고 두껍기 때문에 레이저나 초음파도 안 돼. 창문을 통해서 밖에는 안을 볼 수가 없어.]
남자는 혀를 차면서 확인할 수 있는 창으로 안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주위는 저녁놀로 붉게 물들면서 서서히 밤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남자가 서 있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창문은 정면 현관에 나 있는 창과 거실과 침실의 창이었다.
남자는 그 곳을 창문을 통해서 안으로 확인한 후 곧바로 어떤 사실을 알아차렸다.
- 음, 이상한데....여기서는 생활공간의 대부분을 들여다볼 수가 있어. 그런데도 집으로 돌아온 후 그 놈의 모습이 한 번도 보이지 않고 있어. 어떻게 된 거야?
남자가 거목의 가지에 앉아서 감시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났을 때에야 거실에 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 음. 겨우 나타났군. 도대체 2시간 동안이나 어디서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남자가 쌍안경의 배율을 올려서 거실을 바라보자, 준하의 추악한 얼굴이 남자의 눈에 클로즈업으로 나타났다.
- 씨발,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렇게 못생긴 난쟁이 놈에게 왜 그런 미녀가? 돈인가? 아니면 협박?
남자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혼자서 투덜대고 있을 때 거실의 준하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 남자 쪽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그런 준하의 행동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거실의 준하와 쌍안경을 들여다보고 있던 남자의 시선이 정면으로 서로 마주쳤던 것이다.
- 뭐야? 날 알아차린 거야? 무슨 말도 안 돼는? 여기서 거실까지는 적어도 직선거리로 80미터나 돼.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뭇가지들이 있어서 날 숨기고 있어. 절대로 보이지 않아. 우연일까?
남자가 당황해하면서도 숨을 죽인 채 계속해서 관찰을 하고 있자 준하는 계속해서 남자 쪽을 바라보며 창가로 다가왔다.
그리고 재빨리 거실의 커튼을 치고 있었다.
잠시 후 남자는 어안이 벙벙해진 채 얼굴을 긴장시키며 가방 안에 쌍안경을 다시 집어넣고서 나무를 내려왔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서 숲속으로 사라졌다.
**************************
어떤 빌딩의 낡은 사무실 안, 그 남자가 책상 앞에 노트북을 켜 놓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젠장, 모레까지는 보고를 해야 하는데....아직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어. 이런 보고서로 그 요괴 할배가 만족할 리가 없어.]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읽어보며 그 남자가 머리를 긁었다.
남자의 이름은 정 우성, 흥신소의 소장이었다.
하지만 소장이라는 것은 이름 뿐 직원은 우성 혼자뿐이었다.
마치 만화에나 나오는 싸구려 탐정이란 표현이 적합한 남자였다.
하지만 우성은 싸구려 탐정이 아니라 명석한 두뇌와 냉정한 판단력, 뛰어난 담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175센티의 키에 80kg의 육체는 온통 근육질로 뒤덮여 있었다.
원래는 수사 4과 출신으로 기동대 시절에는 체포술 교관까지 한 적이 있는 남자였다.
장래가 촉망되는 형사였지만 여자 버릇이 너무 나빠서 그 때문에 경찰에서 쫓겨난 후 이렇게 흥신소를 하고 있는 남자였다.
우성은 짧게 변한 담배를 재떨이 속으로 던져버린 후 크게 한숨을 토하면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저택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외형은 아주 낡아서 버려진 대저택 같지만 방탄유리에 철제의 문이라니......게다가 열쇠도 옛 장인이 만든 최고급품이었어. 이 내가 어디로도 침입할 수가 없다니.....]
우성은 준하와 눈이 마주친 후 감시 방법을 몰카로 바꿀 수 있도록 저택에 침입을 시도해 보았지만 모두 다 실패로 돌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준하의 저택은 전면이 엄청난 두께의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고 창틀은 강철 제품이었으며 유리도 모두 방탄유리로 되어 있었다.
문도 겉으로 보기에는 목제처럼 보였지만 어떤 초강도의 드릴을 사용해도 조금도 뚫리지 않았다.
열쇠도 옛날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 현대의 열쇠 따기 도구로 열 수가 없었다.
침입을 하려고 해도 물리적인 방법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둘 다 집으로 들어가고 나면 한 발자국도 저택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안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우성으로서는 전혀 짐작도 할 수가 없었다.
우성은 얼굴을 찡그린 후 다시 다른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 녀석들과의 관계도 전혀 알아내지 못했어. 이들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저런 관계가 되었는지 전혀 모르겠어. 설마 인터넷의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서....씨발, 말도 안 돼.]
우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경태와 재수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 우성은 지현을 미행하면서 그녀가 매일 마다 혼자서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은 항상 혼자서 들어갔다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지현의 상대가 경태와 재수라는 것은 100%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둘 다 지현과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서 혼자서 그 모텔에 들어갔다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80%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두 남자도 같이 조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두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재수는 무역회사의 사장이었지만 지현이 일하고 있는 원 인터와의 거래는 한 번도 없었고 서로 연관이 있었던 적도 없었다.
게다가 더 한심한 쪽은 경태로 그는 작은 IT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종합 상사의 비서와 알게 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둘 다 지현과 어울릴만한 외모나 재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우성이 크게 한숨을 쉬면서 사진을 책상 위로 던진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우성은 인상을 한 번 찌푸린 후 전화기를 귀로 가지고 갔다.
[네. 보고는 예정대로 모레로......아...아직, 충분한 정보는 구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둘 다 그 저택에서 일절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순간 상대방에게서 크게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잘 알았어. 절대로 녀석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 정보의 상세한 조사는 내 쪽에서 하지.]
상대방은 그렇게 말하고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우성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전화가 끊어진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 그 요괴 할배가 진심인 거야? 진짜로 위험한데....그 못생긴 꼬마에게서 도대체 뭐가 있는 거야?
우성은 서서히 준하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심연의 바닥에 발을 들이미는 행위라는 것을 우성은 예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후 PC에서 날카로운 전자음이 들리면서 우성을 상념에서 깨어나게 만들었다.
우성은 그 소리에 반응해서 노트북의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노트북의 모니터에는 준하의 저택 현관이 보이고 있었고 대문에서 준하와 지현이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건 우성이 숲속에 설치한 CCTV영상으로 동작 센서가 설정되어 있어서 누군가가 대문을 나오면 무선 인터넷을 통해서 영상이 우성의 노트북으로 전송되게 되어 있었다.
모니터에 비친 준하는 청바지에 폴로 셔츠, 지현은 흰색의 미니스커트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원피스는 어깨와 등 부분이 크게 벌어져 있어서 노출이 꽤 심했고 밤에도 새하얀 피부가 요염하게 드러나 보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우성은 당황해하며 노트북의 전원코드를 뽑아낸 후 차 열쇠와 노트북을 들고서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저 저택까지 10분 안에 갈 수 있을까?]
우성이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있을 때 영상 속의 차가 작게 떨리면서 배기관에서 흰 연기가 피어나오고 있었다.
[씨발, 어디 간다고 말 좀 해!]
CCTV에는 집음 마이크까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웬만한 대화는 다 들을 수가 있었다.
우성은 재빨리 차에 올라탄 후 노트북을 조수석에 던진 후 시동을 걸었다.
우성의 차가 출발하기 시작했을 때 모니터에서는 준하의 차 조수석이 갑자기 열리면서 지현이 차에서 내려서 다시 저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뭘 잊어먹고 온 건가? 운이 좋았어. 되도록 시간을 끌어 줘.]
우성은 갑작스런 행운에 씩 웃으며 모니터에 대고서 그렇게 말을 하며 액셀을 세게 밟았다.
이 때 우성은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놀라움과 초조함, 준하에 대한 강한 호기심으로 냉정한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
우성의 차가 우회도로로 접어선 순간 모니터에는 지현이 저택을 나와서 차에 타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우성은 우회도로의 입구에서 준하의 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뒤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준하의 차는 도시의 외곽에 위치해 있는 질 나쁜 동네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동네에서 특히 인적이 드문 도로 위에 정차를 하고 있었다.
준하의 차가 갑자기 정차를 했기 때문에 우성은 일단 준하의 차를 앞질러 간 후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후 다시 그 블록을 빙 돌아서 준하의 차 뒤쪽 사거리 모퉁이에 차를 정차시켰다.
우성이 차를 세운 순간 준하의 차에서 준하와 지현이 내리고 있었다.
준하와 지현이 도로 앞에 있는 공원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우성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고 있었다.
그 공원은 재해시의 피난 장소로 사용되는 공원으로 놀이 기구들이 매우 적었고 주위를 방화벽 대신 무성한 나무들이 벽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마치 도시 안의 숲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 때문에 대낮에는 근처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산책을 하고 있었고 OL이나 샐러리맨들은 이 공원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근처에 주택가가 하나도 없었고 번화가에서도 2블록이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인기척이 뚝 끊기는 곳이었다.
평일 저녁이면 사랑하는 커플들이 남들의 눈을 피해서 산책을 하는 경우도 가끔 있었지만 주말에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서 질이 나쁜 불량 청소년들의 소굴이 되어 있었다.
경찰도 자주 순찰을 하곤 했지만 불량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광경을 현장에서 붙잡지 않는 이상 손을 댈 수가 없었고 그 중에는 꽤 거물의 자식들도 있어서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우성이 놀라고 있는 가운데 준하와 지현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아니 알아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공원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당황한 우성은 즉시 공원의 담장을 뛰어넘어서 수풀 속에 몸을 숙긴 채 준하 일행을 미행하기 시작했다.
- 어이, 호빗! 지금의 공원 안에 저런 미녀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은 그야말로 피라냐가 가득 차 있는 수조 속에 최고급 고기를 넣은 것과 같다고!
우성은 마음속으로 준하의 경솔한 행위를 매도하면서 나무 밑의 잡초를 헤치며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앞을 가로막던 덤불을 헤치고서 가로등 불빛으로 공원 안의 상황을 본 순간, 우성은 깜짝 놀라면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 오옷! 무슨 생각이야? 그 뚱뚱보 호빗 어디 갔어? 그리고 저 여자, 어디로 걸어가는 거야?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우성이 이렇게 깜짝 놀라고 있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준하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고 있었고 지현은 혼자서 보기에도 질이 나빠 보이는 5명의 남자 고교생 앞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지현의 모습은 그 미모의 얼굴도 균형 잡힌 몸매도 뛰어난 성적 매력도 모두 다 선명하게 드러낸 채 완벽한 무방비 상태로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은 질 나쁜 고교생 무리도 한순간 당황스러워할 정도로 매우 당당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고교생들이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은 몇 초 뿐 최고의 사냥감이 눈앞에 들어오자 그들은 빠른 걸음으로 지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3명의 남자들은 순식간에 지현을 앞뒤로 가로막고 있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광장의 입구로 가서 방해자가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5명은 마치 엄청난 연습이라도 하는 것처럼 매우 빠르게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현의 정면에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우성은 확인할 수 있었다.
- 저 새끼, 낯이 익은데.......불사파의 막내 녀석이었던가? 귀찮게 됐는데......어떻게 하지? 구해줘, 말아?
우성은 어떻게 할지 몰라서 당황해하고 있었다.
지현의 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최 현수로 이 도시에 뿌리를 내린 거대 조폭인 ‘신세계’파의 두목의 아들 3형제 중 막내로 17살의 고교생이었지만 어설픈 조폭들보다 훨씬 질이 나빴다.
강간, 협박, 폭행 등은 기본으로 자신이 만든 폭주족의 리더였으며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모든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독점욕도 집착심도 이상할 정도로 강했으며 자신의 마음에 든 여자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고 거기에 손을 댄 사람에게는 집요한 보복을 가했다.
게다가 잔인했으며 학대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이 소년의 마음에 든 여자는 완전히 망가져 버릴 때까지 성폭행을 당했다.
우성은 아직까지 몇 번이나 그런 여자들의 말로를 본 적이 있었다.
운이 좋은 경우는 폭주족 일당의 공중변소가 되었으며 나쁜 경우는 마약 중독의 매춘부가 되었다.
그리고 너덜너덜한 걸레가 된 여고생이나 OL들은 수 십명이 넘었다.
지금 그런 악마의 소년 앞에 지현이 서 있었다.
우성은 벌레를 씹은 표정으로, ‘어이 뭘 하고 있는 거야, 호빗? 이러다가 네 여잔 엉망이 되고 말아. 아니, 거의 그렇게 되어 버렸어. 씨발, 난 몰라. 모른다고!’ 라고 속으로 준하를 질책하면서 자신을 타이르듯이 그렇게 몇 번이나 말하고 있었다.
[어이, 예쁜 아가씨? 저기, 누나, 우리들과 같이 놀지 않겠어?]
현수가 지현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큰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그러자 지현의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소년이, [형님! 이 누나, 속옷이 없어요. 완전히 노팬티 노브라에요.] 라고 지현의 모습을 알아차리고서 큰 소리로 보고를 했다.
[씨발, 사실이야! 가슴 끝에서 팽팽하게 유두가 일어서 있어.]
그 소년의 말을 들은 또 다른 소년이 지현의 발기된 유두를 알아차리고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헤헤헤. 언니, 겉보기와는 다르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인데, 그럼 좀 더 화끈한 것을 가르쳐 줄까?]
현수가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지현의 유방을 향해서 오른손을 가지고 가서 세게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현은 그 손을 피하려고도 뿌리치려고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씨발, 호빗! 뭘 하고 있는 거야? 이제 너무 늦었어! 네 여자가 완전 씹창이 나고 말 거야!
우성은 근처를 둘러보면서 준하를 필사적으로 찾아보았지만 준하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씨발! 뭐야, 이거? 문신이야? 뭐, 노예 계약서? 누나, 매조키스트 노예야? 그렇다는 것은 주인 소유? 뭐, 상관 없어, 오늘부터 내가 네 주인이야. 어이, 차를 가지고 와!]
지현의 스커트를 위로 들어 올린 현수가 유방을 주물러대고 있던 손을 떼어낸 후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차 키를 옆에 있던 소년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차 키를 받은 소년이 얼굴을 팽팽하게 긴장시킨 채 억지웃음을 지으며, [형님.....죄송해요....오늘 차 두목님 거죠? 전 도저히?] 라고 양손을 가슴 앞으로 들어올리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현수가 다른 소년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지현의 등 뒤에 서 있던 소년도 똑같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거 BMW잖아요. 만일 잘못해서 어디 긁히기라도 하면....]
결국 현수가 혀를 차며 다시 차 키를 손에 들고 말했다.
[씨발, 알았어. 내가 차를 끌고 올 테니까 이 누나나 잘 지키고 있어!]
현수가 다른 소년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 뒤로 몸을 돌렸다.
소년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지현의 양 옆에서 각각 팔을 하나씩 붙잡았다.
현수의 모습이 통로 저 편으로 사라지자 파수를 보며 서 있던 소년 중 한 명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던 우성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우성은 정장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은 후 스키모자를 머리부터 푹 눌러쓴 후 낮은 자세로 수풀에서 뛰쳐나와서 민첩한 움직임으로 지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지현의 왼팔을 붙잡고 있던 소년이 위치상 우성의 존재를 제일 먼저 알아차린 후 지현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뭐야, 아저씨!]
하지만 소년이 자세를 바로잡기도 전에 우성의 몸이 스윽 위로 떠오르면서 그 움직임에 맞추어서 오른쪽 발이 앞으로 쭉 뻗어 나왔다.
우성의 오른발은 그 기세를 전혀 죽이지 않은 채 빠른 속도와 힘으로 소년의 명치를 세게 가격하고 있었다.
소년은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지도 못한 채 입에서 위액을 마구 토하면서 의식을 잃고 있었다.
명치를 얻어맞은 소년이 바닥에 쓰러지기도 전에 지현의 오른팔을 붙잡고 있던 소년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성의 오른쪽 다리가 그대로 방향을 바꾸면서 호를 그리면서 뒤돌아보고 있는 소년의 턱을 강하게 가격했다.
소년은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아래로 쓰러지고 있었다.
마침내 우성의 오른발이 다시 지면으로 내려온 순간 지현의 바로 앞에 서 있던, 조금 전까지 파수를 보고 있던 소년이 [무슨 짓이야?] 라고 고함을 지르며 돌진해 왔다.
그러자 우성은 왼발을 반 보 정도 앞으로 디디며, 그대로 왼손을 펴서 지현의 등을 밀었다.
갑자기 등을 밀리게 되자 지현은 균형을 잃고서 상체를 앞으로 비틀거리며 숙이고 있었다.
오른손을 위로 들어 올리고 있는 소년의 가슴 속으로 지현의 상체가 뛰어 들어왔다.
소년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지현의 몸을 껴안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우성의 오른발이 지면에서 높이 뛰어오르면서 발등이 크게 호를 그리면서 소년의 뒤통수를 가격하고 있었다.
그 순간 소년은 완전히 의식을 잃고서 마치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공원의 바닥 위로 쓰러지고 있었다.
우성이 수풀에서 나와서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10초도 채 되지 않았다.
정말로 눈 깜빡 할 순간이었다.
상체를 숙인 채 잠시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는 지현의 손을 우성이 손을 뻗어서 붙잡았다.
[이쪽으로!]
우성이 낮은 목소리로 날카롭게 말한 후 지현의 손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지현은 마치 억지로 끌려가는 여자처럼 우성에게 이끌려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우성은 자신의 시야 가장자리에 비친 광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응? 지금 웃은 거야?
자신이 본 광경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우성은 지현을 끌고서 공원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이 뛰어가는 속도가 너무 늦자, [안아도 돼?] 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지현은 대답 대신 양손으로 우성의 목을 껴안고 있었다.
그걸 허락이라고 생각한 우성은 지현의 다리를 오른손으로 들어 올리며 왼손으로 허리를 감쌌다.
그렇게 해서 지현을 옆으로 안게 되자 지현은 그대로 양손에 힘을 주어서 온몸을 우성에게 밀착시키고 있었다.
그 순간 지현의 체취가 우성의 콧속을, 부드러운 몸의 감촉을 양손이 감지하고 있었다.
- 뭐야, 이 향기는? 그리고 이 부드러운 감촉은?
우성은 한 순간 정신을 잃고서 그 자리에 서 있을 정도로 지현의 육체의 감촉에 경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한 명이 남아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서 다시 발걸음을 빠르게 해서 공원의 출구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공원 입구 옆에서 도로를 보며 서 있는 소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우성은 발걸음을 더욱 더 빠르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을 껴안고 빨리 걸어가고 있었음에도 우성의 발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었으므로 소년은 그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의 소년의 등을 우성의 왼 주먹이 강하게 가격했다.
소년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알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폭주족 친위대 4인조는 조금의 반격도 하지 못한 채 모두 다 기절하고 있었다.
우성은 그대로 지현을 껴안은 채로 오피스 거리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불이 꺼진 어두운 사무실 빌딩 사이를 뛰어가면서 우성이 껴안고 있는 지현에게 말했다.
[이 근처는 위험한 동네니까 내 차로 안전한 곳까지 데려가 줄게.]
하지만 우성이 말한 위험은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현수는 위험한 존재이기는 했지만 이제 주위에 없었고 남은 4명은 기절을 하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이 어느 쪽으로 도주했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추격자가 따라올 가능성은 거의 제로였던 것이다.
하지만 팔에서 전해져 오는 부드러운 여체의 감촉과 콧구멍을 간지럽히는 달콤한 향기가 [이제는 괜찮아.] 라고 지현에게 말을 해주는 것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우성의 이성은 지금 이 상황이 충분히 이상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지현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안전한 방향을 가리켜 주면 모든 것이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육체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우성은 마음속의 갈등을 억누른 채 자신의 차까지 지현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약간 숨을 가쁘게 쉬면서 지현을 바닥에 내려 주었다.
지현은 우성의 목에 양손을 휘감은 채로 다리를 아래로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면에 양 발이 닿은 후에도 그녀는 우성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괜찮으니까 손을 떼어 놓고 차에 타.]
결국 우성이 곤란한 말투로 그렇게 말하자 지현은 긴 다리로 우성의 허벅지를 감싼 채, [우훗....잡았어요, 주인님.] 이라고 기쁜 말투로 우성의 등 뒤의 어둠을 향해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지현의 말소리와 거의 동시에 우성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상당한 양의 물을 우성에게 뿌리고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런 전개에 우성은 숨을 멈추면서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땅딸막한 그림자 하나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그림자는 오른손에 하늘색의 물통을 들고 있었다.
순간,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던 우성이었지만, [지현아, 지금이야!] 라고 준하가 날카로운 소리로 외치자, [후후, 예!] 지현이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우성의 온몸이 격렬하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히이이이익! 주....주인니이이임! 이거.....좋아요오오오오오옷!]
우성이 눈을 크게 뜨고서 입을 크게 벌린 채 기절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지현은 녹아내리는 표정으로 우성에게 달라붙어서 격렬하게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우성의 의식은 그게 전기에 의한 근육 마비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 전기쇼크 건? 하지만 어디에?
우성은 자신의 자유를 빼앗아갈 정도의 전기가 어디를 통해서 자신의 몸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의 근원지를 발견했을 때 그는 경악하고 말았다.
전기를 전해주고 있는 곳은 바로 우성의 몸에 세게 밀착되어 있는 지현의 육체였던 것이다.
[후후후.....전류가 잘 흐를 수 있도록 소금물을 뿌렸지. 효과가 뛰어나지 않아? 설마 자신이 도와준 여자가 전기쇼크 건이 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저 년의 직장 속에는 배터리가 잔뜩 들어 있어. 프로레슬러라도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움직일 수 없을 거야.]
눈을 더욱 더 크게 뜨고서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우성을 내버려둔 채 준하가 우성의 몸 위에 쓰러져 있는 지현의 머리를 발로 차며 말했다.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야? 이제 돌아갈 거야. 넌 내 차를 운전해.]
[네, 잘 알겠습니다, 주인님.]
지현은 준하의 말에 곧바로 대답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재빨리 우성의 몸 위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로 도로를 건너 준하의 차로 향했다.
준하는 도로에 누워서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있는 우성은 구속도구로 묶으며, [그런데 대체 누구의 부하야? 너에겐 여러 가지 물어볼 것이 많아.] 라고 불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밤, 두 사람의 이 모든 행동이 함정이었다는 것을 그 때서야 우성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3-15.
잠시 후 우성은 절대로 침입을 할 수 없었던 저택의 현관 홀 앞에
추천98 비추천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