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5부 <새로운 시대> Part 2-8편
프레이아 임프레즐(Fryar Imphraezl 질서 악 여성 하프 쉐도우 드래곤-하프 드로우 로그 6/ 어새신 4)은 철스신 일족을 이끄는 니모어 임프레즐(Nimor Imphraezl)의 조카딸이다. 니모어로부터 한세대를 더 거치며 드래곤의 피가 옅어진 덕에 그녀는 거의 그림자의 색에 가까운 옅은 비늘이 목에서부터 어께를 거쳐 팔의 하완부까지 이어져 있는것과, 쉐도우 드래곤 처럼 공허해 보일 정도로 투명하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빛을 반사해 무시무시한 인광을 번쩍이는 회색 눈 이외엔 드래곤적인 특성을 거의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드래곤적 특징보다 훨씬 더 시선을 끄는 어께 아래까지 드리워진 푸른기가 감도는 창백한 백발과 보통의 드로우보다 [희다]고 느낄 수 있는 창백한 피부, 그리고 얼핏 보면 드로우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의 장신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리고 그 큰 체구와 미모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빠르고 강인한 그녀는 조직의 신세대 암살자 중 필두이기도 했다.
바로 그녀가, 슈발츠의 침실로 숨어들었던 것이다.
" 쓸만해 보이면 이 편지를 전하고, 그러지 않으면 죽여버려도 괜찮다. "
프레이아에게 봉인된 편지를 건네며 니모어는 비뚤어진 웃음을 지었다. 눈꼬리가 말려 올라가지만 눈은 웃지 않는 이상한 찡그림 같은 그 웃음이,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 그의 유일한 표정 변화였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결코 가벼운 일에는 변하지 않았다. 프레이아는 아무말 없이 뒷걸음으로 숙부의 집무실을 나왔다.
아직은 경계가 허술한 에린들린의 성벽 안으로 잠입했을 당시,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과 그로부터 연유한 호승심으로 가득 찬 젊은 하프드래곤 여성 암살자는 얌전히 전령 역할을 마음이 요만큼도 없었다. 물론 하프드래곤이라는 혈통적 강력함에다 추가로 암살자로써 거의 국가대표급의 실력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레이아는 점령 후 슈발츠의 집무실이 되어 있는 옛 롤스 사원의 정청으로 숨어들었다.
보통 신정이거나 신앙생활을 중시하는 사회가 다 그렇듯이, 사원은 정치 뿐 아니라 경제의 중심이기도 하다. 보통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만든, 이를테면 에린들린에서는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던 거대한 종유석 기둥의 내부를 깎아 만든 롤스의 신전은 그렇기 때문에 상업 센터이기도 했다. 쉽게 말하자면, 신전의 종유석 회랑이 끝나는 [바닥]과 그 보다 더 아래쪽 지대에는 상설 시장이 있는 것이다.
슈발츠는 롤스의 신도라도 사제가 아니라면 전쟁 이전에 하던 생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을 장려하긴 했지만 롤스 신앙을 유지한다고 딱히 불이익을 주지는 않은 것이다. 롤스를 열렬히 신앙하는 것은 여사제들 뿐이다. 많은 남성들은 기꺼이 슈발츠와 함게 들어온 지상의 신들(베인이 주축이었지만, 와우킨 등과 새로운 마법의 신인 압델도 마찬가지로 도입되었다)로 기꺼이 개종했다.
처음 롤스의 사원은 드워프 병사들의 열의도 있고 하여 베인의 사원으로 개조되었지만, 곧 슈발츠의 의향도 있고 하여 베인을 포함하는 다양한 신들을 모시는[만신전]이 되었다. 당장 허용되지 않은 신격은 롤스와 시어릭 뿐이다. 신상들은 보다 작은 것들로 교체되었고, 어떤 신의 성직자도(시어릭을 제외하고) 필요와 시간 예약에 따라 사원의 공간 일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이를테면 와우킨의 사제가 신상들이 모셔진 구역의 와우킨 신상 앞에서 아침 예배를 보는 동안, 베인의 사제는 사제관의 자기 방에서 묵상을 하고, 압델의 사제는 신전 아래 거리에서 일전의 공격에서 부상을 입은 민간인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진료소를 돌아보는 식이다.
필연적이지만, 이런 식으로 운영되면 신전은 개방된 곳이 된다. 정청을 겸하여 엄중한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던 롤스의 사원의 심처에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잡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슈발츠가 머무르는 구 사제관 구역은 [관계자외 출입금지]였지만, 경비병 몆명 정도로 프레이아급의 암살자가 숨어드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 이거 완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잖아... "
심지어 경비병을 처리할 필요까지 없었기 때문에, 프레이아는 그늘에 숨어서 혀를 찼다. 슈발츠라는 자는 군략에는 도통했을지 모르나 자신의 신변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언더다크에서는 다른 어떤 재능보다 스스로를 지키는 실력이 우선이다.
그러나, 사실 슈발츠는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다름아닌 그의 필두 노예인 두르나가 그의 곁에 24시간 대기 중인 것이다. 아니 엄연히 따지라면 20시간 대기 중이라고 정정해야할 것이다. 적어도 하루 4시간 정도는 그의 위엄돋는 [남성]에 의해 기절해 있으니까. 물론 그 비는 시간엔 알루데시아던 누구건 다른 노예들이 메운다.
" 아아음... 아응... "
슈발츠 옆에 늘어지듯 엎드린 두르나의 흑요석 조각 같은 육체는 침실 벽에 걸린 등불의 창백한 조명 아래서조차 요염하게 빛났다. 이제 막 자궁에 사정을 받은 그녀는, 엉덩이를 쓰다듬는 슈발츠의 손길에 따라 몸을 가늘게 떨면서 혼몽중의 절정의 여운을 한껏 만끽하고 있었다.
" 아앙... 냐앙.... "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듯이 슈발츠에게 엉덩이를 들이댄 알루데시아가, 막 보지로 삽입되면서 고양이같은 콧소리를 흘려내었다.
여자들의 젖은 몸에서 풍겨나오는 방향이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거기에 한줄기 빛이 섞여 있었다. 청량한 향기를 풍겨 내는 조명의 정체는 향이 진한 버섯으로부터 채취한 기름을 굳혀 만든 최고급 양초로, 지상이었다면 만월의 밤 정도의 조명을 제공하는 그것이 언더다크의 드로우 사회에 있어서는 가장 호화로운 침실 조명 중 하나였다.
이 촛불에는 한가지 마법적인 효능도 있었다. 투명화나 환상 주문을 사용한 자가 그 불빛의 범위 내로 들어가면, 붉은 인광에 둘러싸이게 된다. 드로우들은 결코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만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예술적인 건축과 소도구들까지도 모두 실용적인 용도가 있었다.
아무튼 실내 장식도 호화로웠을 뿐더러, 슈발츠 등이 누워있는 침구도 최고급 스파이더 실크로 만들어진 것이고, 침대 역시 최고의 드로우 장인이 철에 은 도금을 하고 흑요석을 상감해 만든 준 예술품이었다. 바로 이 침실이, 에린들린의 최고 여사제이던 아린 샤키라가 머물던 곳이다. 그녀는 신전 사제관의 최고층을 자신의 전용 공간으로 점유하고 있었는데, 슈발츠가 승자의 권리를 써서 차지한 후 그의 개인실로 쓰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언더다크의 생활로 돌아온 두르나와 슈발츠는 롤스의 최고 사제들에게나 허락된 사치를 맛보고 있는 것이었다.
비록 절정에 취해 있던 두르나였지만, 프레이아의 침입을 간파하고 나서 몸을 긴장시키는 것은 알루데시아보다 훨씬 빨랐다. 그녀의 피부 아래의 근육이 긴장으로 팽팽해지자, 슈발츠는 이미 알고 있다는 의미로 다시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 아앙... 주인니이임... "/두르나
" 음? "/슈발츠
" 제가... 처리할까요?... "/두르나
" 알루데시아에게 맏기자꾸나. 얼마나 재간을 부리는지 보는것도 재미있는 여흥이 아니겠느냐. "/슈발츠
그제사 알루데시아도 프레이아의 침입을 눈치챘다. 하지만 슈발츠의 자지가 먼저라는 듯이, 그녀는 탐욕스럽게 그의 자지를 보짓살로 조였다. 그 반응에서 알루데시아의 변화를 눈치챈 슈발츠는, 그녀의 요망에 응해 주겠다는 듯이 그녀를 등 뒤에서부터 끌어안고 목 건저리를 살짝 깨물었다.
" 아아앙!.. 히아아앙!... "
뒤에서 끌어안아지면서 자궁에 대한 압박을 받은 알루데시아는 벗어나기 위해 팔다리를 버둥거리렸지만, 목을 깨물리자 얌전해졌다. 아니 지나친 쾌감에 잠시 자신이 쾌감을 졸랐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그의 손길에 따라 고개를 돌려서 혀를 내밀었고, 혀에 대한 희롱을 받아들이며 다시 한번 전신을 벌벌 경련시키며 자지러졌다. 그녀가 오줌을 싸듯이 음액을 지리는 바람에 음액의 일부가 엎드려 있는 두르나의 등에까지 튀었다.
" 아앙... 차가운건지 따뜻한건진 모르겠넹... "
두르나는 푸념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빨리 알루데시아를 침대 아래로 쫒아내기 위해서(숨어든 상대를 담당시키기 위해), 그녀는 알루데시아가 가장 약한 곳을 집중 공략했다. 바로 배꼽 아래 단전 부근이다. 알루데시아는 그곳에 받는 애무에 유달리 약했다. 에쁘게 살이 붙어 약간 봉긋하기까지 한 그 그 상아빛 살덩이 위로 입술을 가져가 햝아올린 후 키스를 퍼부으면, 쾌감을 조르기로는 슈발츠의 노예 중 제일 탐욕스럽다는 평가를 듣는 전직 서큐버스는 그 살덩이 깊이 숨겨진 자궁에 직접적인 애무를 받은것 처럼 번쩍이는 쾌감을 받으며 자지러지는 것이다. 특히 슈발츠에게 삽입되어 있을 때 이 애무의 효과는 직방이었다.
" 히아아앙!!!... 하으아으앙!!!... 히아앙!!!... "
푸슉! 푸슈슉!...
두르나의 혀 끝으로 알루데시아의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서큐버스의 질이 강렬하게 수축하면서 소리가 날 정도로 음액이 성대하게 분출했고, 음액은 당연하게도 아랫배를 애무해 오는 드로우 미녀의 얼굴에도 튀었다. 그녀에게 있어 경쟁자인 전직 서큐버스의 애액이 얼굴에 닿는 느낌은 정액에 비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꽤 도착적이었다. 그것을 혀를 사용해 핥아 먹으면, 짭조름한 맛 이외에도 뭔가 달콤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느낌인 것이다.
그리고 몆번이나 거듭해서 음액을 지리던 알루데시아는 마침내 최고의 절정을 맞으며 엉덩이를 부르르 떨었고, 마침내 느슨해지는 것이었다. 쾌감에 찌든 얼굴 위로 환희의 눈물이 넘쳐 흐르는 것을 혀 끝으로 핥아서 맛보아 준 후, 두르나는 앞으로 엎어지며 슈발츠의 자지를 풀어 주는 알루데시아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탁 소리가 나도록 쳤다.
" 자, 이제 주인님께 솜씨를 보여야지? "/두르나
" 아응!... 앙... "/알루데시아
평소엔 거의 항상 두르나에게 으르렁거리는 알루데시아였지만, 꿈같은 쾌감에 취한 상태로는 얌전히 말을 듣는 것이다. 굴러 떨어지듯이 침대 아래로 내려간 알루데시아는 평소의 엎드린 자세 대신 직립 자세로 서서, 잠시 슈발츠의 자지의 여운을 떠올리며 황홀하게 입맛을 다신 후, 순식간에 피의 갑옷과 글레이브를 걸친 완전무장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슈발츠의 침대 라이프를 엿보던 프레이아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방금전까지 비무장이던 여자 하나가 순식간에 완전 무장을 한 채로, 그녀가 숨어있는 방향을 향해 정확하게 시선을 보내 왔기 때문이다.
" 흐흐응~ "/알루데시아
" 이제그만 나오시지. "/두르나
유혹하는 듯한 눈빛, 입꼬리를 말아올린 미소를 지은 교태가 넘치는 자세로 서서, 앞으로 내민 손에 착용된 뾰족한 건틀렛은 손톱까지 완전히 감싸고 있었다. 그대로 손가락을 위로 까딱거리며 도발하는 것은 서큐버스 특유의 제스쳐이다. 보통은 남자들을 유혹할때나 쓰지만, 이경우 분명히 전투를 부르는 도발이었다. 프레이아도 무용에 자신이 있는 편이라, 그 도발에 응해 그림자 속에서 나왔다.
" 영 맹탕인줄 알았더니, 그정도는 아닌가보군. 하지만 여자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맏기다니 사내로써는 수준 이하로군. "
프레이아의 도발을 웃어 넘기며 두르나의 엉덩이를 쓰다듬어준 슈발츠는, 베개로 쓰는 쿠션을 침대머리에 돋우워 세워 기대어 앉은 채 그녀를 품안에 안고 팔베게를 해 주었고, 두르나는 좋아라 하고 그에게 폭 안겨들어갔다. 그리고 그상태로 둘의 결투를 구경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 흐음... "
프레이아의 주무기는 [ㄱ]자 형태로 날이 앞으로 꺾인 쿠크리 이도류였다. 이 단도의 일종은 분류상으로는 [가벼운 무기]이지만, 그 두텁고 무거운 날은 베는 형태의 상처를 내고, 아주 손쉽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상대인 알루데시아의 주무기는 서양식 언월도인 날이 두터운 글레이브. 이쪽은 상당히 정통적인 중병기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기의 위력으로는 알루데시아가 이득을 본다고 할 수 있었다.
카가강!...
기습적으로 찔러들어온 알루데시아의 글레이브를 쿠크리를 사용해 흘려낸 프레이아는 반걸음 정도 뒤로 물러섰다. 중병기 답지 않은 민첩한 움직임에 놀라는 눈치였다.
" 알루데시아의 글레이브는 그녀의 [피]로 만들어진거야. 수족과 마찬가지지. 그리고 저래뵈도 무척 가벼워. 그리고 갑옷도... "
슈발츠는 친절하게도 알루데시아의 비범한 능력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기 전에, 프레이아의 전신의 형체가 희미해진다 싶더니 알루데시아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눈의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속도로 도약해서 상대의 뒤로 돌아가는 것이다. 프레이가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기술로, 그녀는 이것에 [그림자 밟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알루데시아의 등 전체가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갑옷이 걸쳐져 있지만, 프레이아의 쿠크리는 마법적인 물건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녀의 비범한 힘으로 보통이라면 보통의 가죽 갑옷 정도는 빈틈을 찾을것도 없이 우습게 찢어버리는 일이 가능했다. 그녀도 그러리라 확신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정도다.
카가가각!!...
하지만 쿠크리의 프레이아가 휘두른 쿠크리의 일격은, 알루데시아의 등 언저리에서 짧은 불꽃을 튀기기가 무섭게 튕겨나갔을 뿐이다.
" 마찬가지로 피로 만들어 진거라 그녀의 몸이나 다름없는데다, 어지간한 무기는 안박히지... 말을 안듣는군. "
슈발츠쪽을 흘끗 쳐다본 다음, 프레이아는 알루데시아가 몸을 돌리는 타이밍에 맞추어 다시한번 훌쩍 뛰어올라 그녀의 머리 위로 넘어가면서, 이번엔 갑옷으로 가려지지 않은 얼굴을 노렸다. 그것을 본 슈발츠는 다시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 그리고 그녀는 원래 서큐버스야. 얼굴이 살림 밑천이기 때문에... "/슈발츠
터엉!...
" 크아앙! "/알루데시아
" ... 얼굴에 대한 가드도 강하고, 그런 공격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지. "/슈발츠
찔러들어온 쿠크리의 일격은 알루데시아의 갑옷의 일부인, 얼굴 앞에 쳐진 보이지 않는 역장 벽에 부딛쳤고, 무척 당연하게도 되튕겨 나갔다. 그리고 그 여파로 착지에 실수하여 발이 꼬인 채 휘청거리는 프레이아의 허리 어림에, 알루데시아로부터의 즉시적인 반격으로 글레이브의 칼등의 일격이 작렬했다. 물론 날을 쓰지 않은 것은 슈발츠가 [생포]하라고 텔레파시로 명령했기 때문이다.
퍼억!!!...
" 커억!... "
알루데시아는 육체파 악마는 아니지만, 숙련된 전사다. 그래서 무기를 어떻게 다루면 더 강렬한 타격을 줄 수 있는가 하는 [기교]는 그녀에게 있어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록 칼등으로 쳤지만, 갈비뼈가 부러지고 내장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로 통렬한 타격을 주었던 것이다. 입으로 붉은 색의 핏방울을 왈칵 토해 내며 방 구석으로 날아가 처박힌 프레이아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알루데시아가 허공으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터엉!!
으악!...
글레이브의 창대 자루 끝은 둥글게 마감되어 있었는데, 그것으로 명치를 찔러온 것이다. 게다가 허공으로 몸을 날린 도약력에다가 체중까지 실었으니, 그 타격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짧은 비명을 마지막으로, 프레이아는 사지를 쭉 펼치고 기절해 버렸다.
.
.
.
다음에 깨어났을 때, 프레이아는 자신이 쇠사슬로 꽁꽁 묶인 채, 슈발츠가 여자들을 희롱하던 침대 앞에 꿇어앉혀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흐음, 흐음, 과연, 과연... 이러하고 그러하고 저러해서 손을 잡자는 이야기인가. "
슈발츠가 읽고 있는 것이 니모어 임프레즐의 서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문득 썰렁한 느낌이 들어 아래를 내려다 보았을 때, 프레이아는 자신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히악!? "/프레이아
" 음, 드디어 깨어났나? "/슈발츠
아무리 기가 드센 드로우 암살자라도 여자는 여자다. 발가벗겨진 상황에서는 수치심이 앞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치심은 곧 불같은 분노로 바뀌었다. 인광을 발하는 회색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듯한 시선으로 슈발츠를 향해 쏘아졌다.
" 사신을 이리 대접하는 법이 어디있어, 당장 이 사슬을 풀어줘! "/프레이아
" 오오 옳은 말이야, 사신의 신분은 보장해야지. 그런데..."/슈발츠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여 보인 후에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들어올린 그의 손에는 프레이아의 무기 두자루가 들려 있었다.
" 그 사신이 내 침실에 숨어들어 허락없이 나의 사생활을 훔쳐본데다, 비무장인 내 앞에서 이런 흉악하기 그지없는 물건을 들고 칼춤을 췄다면, 그걸 사신이라고 불러야 할까 암살자라고 불러야 할까? "
변명의 여지가 없었으므로, 프레이아는 입을 다물었다.
" 게다가 애시당초, 내 집무실은 금지구역이 아니야, 정문에서 서한을 전하러 왔다고 전하면 들여보내 줄것을, 뭐가 아쉬워서 숨어들었냔 말이지. 그러니 너는 사신이 아니라 암살자야. 그렇지 않나? "
다시 변명의 여지가 없었지만,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 필요를 느낀 프레이아가 우물거리는 동안, 그녀의 등 뒤에 서 있던 알루데시아가 그녀의 목에 걸린 사슬을 붙잡아 그녀의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그녀의 입에 재갈을 물려버렸다. 이제 변명할 길도 막힌 것이다.
" 으윽!... 아웅욱! "/프레이아
" 그리고 암살자에게 어울리는 처벌은 사형이지. "/슈발츠
슈발츠는 능글거리며 웃었다. 이제 정말 큰일났다고 생각한 프레이아는 발버둥을 쳤지만, 그녀를 묶은 쇠사슬은 힘을 빼앗는 마법이 걸린 물건이었기 때문에 알루데시아의 손에 속절없이 딸려 갈 뿐이었다.
" 일단 지하 감옥에 넣어 둬라. 적당한 때를 봐서 전승 축하연의 여흥으로 써야지. "
그 냉엄한 사형선고와 동시에, 프레이아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머리 뒤로부터 검은 천으로 된 봉지가 씌워진 것이었다. 머리에 뒤집어 씌워진 천으로부터 이상한 냄새가 느껴졌다. 이후로 몆번 더 발버둥치던 프레이아는 어느틈엔가 약에 취해 졸도하고 말았다.
-후기-
프레이아는 물론 제가 만든 가상의 캐릭터입니다만, 철스신 일족은 멘조베란잔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접촉해 올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이들은 드로우 모계전통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드로우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아닌 드로우를 지배하려는 자에게 붙을 공산이 크지요. 물론 궁극적인 목표가 남녀평등일지 남존여비일지는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