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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짧다면 짧은 이야기 11부

*우울한 이야기는 짧게 가려고 했지만, 시놉상 짧아 질 수가 없더군요.
이번 파트 초반은 갈등을 해결하는 구조라 어쩔 수 없이 조금은 길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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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다면 짧은 이야기 part 2-2


"몇 년 동안 오빠를 좋아했던, 나는 어떻게 하냐고 이 나쁜 놈아!"

태연이 그 말을 하며 나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


잠깐! 상황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거야? 그러니까, 태연이가 나를 좋아한다는 건데, 우리는 좋은 오빠와 동생 사이 아니었나? 정리가 안돼 복잡해 미치겠네, 태연아 너까지 왜 이래...
어쨌거나, 태연이 울고 있으니, 마음이 몹시 안 좋았다. 몇 년 전 혼자 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짠하던, 그날 이후 태연이 우는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했는데, 며칠 사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몇 번을 보는 건지, 그것도 나 때문에...

태연일 품에 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품에 안겨 한참을 울은 태연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 들었다.
태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안 나오는 목소리로 억지로 말을 했다.

"울지마, 오빠가 잘못 했어. 그러니 울지마."

태연이 울음을 그치더니 머리를 쓰다듬던 내 손을 잡아 자기의 가슴에 대고, 아직 울음이 조금 남아있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오빠~ 내 얘기 끊지 말고 끝까지 들어줘."

"그래"

내가 대답을 하자, 숨을 잠시 고르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길고 긴 말을...

"오빠를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나도 잘 모르겠어. 편지를 주고 받을 때인지 아니면 면회를 갔을 때인지, 오빠가 첫 휴가 나와서 나를 만나러 왔을 때 새카맣게 탄 얼굴로 활짝 웃어줄 때인지"

태연은 잠시 숨을 고르려 하는지, 할 얘기를 정리하는 지, 잠시 멈췄다가 말을 이었다.
여전히 내 손을 꼭 잡고 자기 가슴에 댄 채로...

"처음에는 오빠가 든든했어. 나를 지켜봐 주는 사람, 내가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아무에게도 하지 못 할 얘기를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 그냥 오빠인 줄 알았어.
옆에 있으면 든든한 그런..."

"그런데 아니더라, 우린 아이돌이라 스캔들 나면 안되고, 꿈을 이루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을 때까지 사랑 같은 건사치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더라고...,"

"스타 같은 거, 만인의 사랑 같은 거, 오빠와 바꿀 수 없겠더라고...,

태연의 말을 듣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이 아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동생으로? 여자로? 머릿속이 정리가 잘 되지않았다.

"태연아!"

"조금만 더 들어줘."

"......"

"오빠 제대하고 연락이 끊겼을 때 생각한 거야. 제대는 했을 텐데, 왜 전화를 안 할까?
난 오빠에게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그냥 동생으로 생각할까? 오빠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찾으면 또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스케쥴에 바빠서 정신이 없을 때에도, 연락이 안 돼서 하루하루가 초조했어.
난 연예인이고 그런 내가, 오빠 성격으로는 부담돼서 연락을 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러다 오빠 군대 가기 전 전화번호를 찾았고, 오빠와 연락됐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세상에 어떤 여자가, 아는 오빠가 술 먹었다고 여관에 들어가 재우고 같이 자니?"

태연은 이 말을 하며 나를 보고 웃었다. 눈에는 눈물을 글썽이며...
어두웠던 마음이 태연의 말을 듣고 밝아지는 걸 느꼈다. 나도 잘 모르는, 그런 감정이 가슴에 치밀어 올라왔다.
태연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두 눈을 보았다. 눈물에 젖은 눈으로 한 치의 망설임 없는 그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태연아 과연 내가, 너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우유부단하고 한심한 내가"

태연의 촉촉 하게 젖은 눈을 보다 그 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짭짤한 눈물이 내 입술을 적셨다.
두 손으로 태연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입술에 키스를 했다. 부드럽지만 강렬한 키스를...

입술을 띄며 태연의 얼굴을 보았다. 눈은 퉁퉁 붓은채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듯 살짝 웃는 그 모습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촉촉히 젖어 들어왔다.

"미안해"

태연이 손을 들어, 내 입을 막으며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고 하지 마. 차라리 앞으로 잘 하겠다고 해~ 날 울린 거만큼 그보다 훨씬 많이 행복하게 해준다고 말해줘!~"

얼굴을 맞대고 듣는 그 목소리는 내 귀에 작은 울림으로 들려오고, 온몸에 큰 울림으로 퍼져 나갔다. 그 울림은 부드러운 자극이 되어, 태연을 사랑하는 작은 반향이 되어 돌아왔다.

"사랑해~ 언제까지나..."

사랑한다는 나의 말에, 태연이 눈을 감으며 내 입술에 입맞춤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의식과도 같은, 그런 입맞춤이 끝나고 태연이 화들짝 놀라며 내게 말했다.

"오빠! 나, 가야겠다. 애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

남자의 마음을 짓밟는 잔인한 말 한마디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다니...
태연아 넌 아직 멀었어~~ 그러나 나는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도시 남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했다.

"그래? 바래다줄게~"

"치~이~ 이럴 때는 잡는 척이라도 해라 모~"

삐친 듯, 토라진 듯,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미안해"

"미안하다고 하지 마~ 오빠가 미안하다고 할 때마다, 가슴 한쪽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이 아파"

태연이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이제까지 태연의 마음을 모르고 있었던 내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바보처럼 생각됐다.

아! 그러고 보니, 미영이와 윤아는 어떻게 되는거지? 밝은 척, 강한 척하지만 여리고 맑은 감성을
가진 윤아는? 그리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순수하고 착하기만 한 미영이는...

"아 ㅅㅂ 원점이잖아. 아니 오히려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잖아"

남들이 보면 어쩌면 행복하다고 할 그런 고민을 하는 내가, 우습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해서
태연이와의 감정을 추 스리고 행복하다고 느껴야 할 시간을 잃어 버렸다.





잠이 안 와 엎치락뒤치락하다, 몇 시에 잠들었는지, 눈을 뜨니 창 밖이 환했다.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도 잠은 푹 잤는지 몸은 가뿐하고 기분은 상당히 좋았다. 좋은 아침이군... 아침은 개뿔 낮이겠지.
휴대폰에 전화와 문자가 여러 통 와 있었다.

-덕후A, A, A, B, A, D, A~ 초딩사스미, 초딩사스미, 꼬맹이, 초딩사스미, 초딩사스미...

윤아와 태연이가 보낸 문자는 일단 보류하고 덕후들 문자부터 확인했다.
덕후A가 걱정이 됐는지 많은 문자를 보냈다. 주로 살았으면 전화하라는 그런 문자...

-살았구나

전화를 걸자마자 하는 소리 하고는, 하긴 지도 나름대로 걱정을 많이 했을 테지.

"그래. 이 정도로 죽지 않는다."

그래도 걱정을 많이 했을 텐데 흰소리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목소리를 듣자 다행이라는 듯 한숨을 내 쉬며 말하는 덕후놈이 고마웠다.

-그래. 훌훌 털어버려~ 걱정은 많이 되겠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니"

"그래야지, 고맙다 걱정해줘서"

-저녁에 친구놈들 만나기로 했다. 나와라.

"그냥 집에 있고 싶은데..."

-나와! 집에만 있으면 더 쳐져~ 애들이 얼굴 보자니까 그냥 나와.

"알았어, 몇 시냐?"

-7시까지 아지트로 와라.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참 좋은 놈들이었다. 걱정해서 위로해주려고 만나자고 하는 거 같은데
친구들에게 너무 걱정을 시키는 것 같았다. 휴~ 한숨 한 번 쉬고 윤아 문자를 확인했다.

-오빠 전화해주세요 초딩사스미 -오빠 전화받아요 초딩사스미
-오빠 제발 전화받아요 초딩사스미 -전화 안 받으면 저 죽을지 몰라요 초딩사스미

점점 문자의 강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전화 안 받는다고 죽을 리야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울리기도 전에 윤아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들려왔다.

-오빠~

"응, 나야"

-왜? 이제 전화해요.

윤아는 울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각오는 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도 말은 해야했다.

"너희에게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다, 그러면 다가 아니잖아요. 어디에요? 일단 만나요."

만나자니? 만나서 뭘 어떻게 하려고? 만나는 건 일단 피해야 했다.

"그게... 당분간..."

-시끄러워요~ 나 할 말 많으니까 나와요."

막무가내였다. 무조건 나오라는데 죄진 놈이 버티기는 어려웠다. "그래 일단 만나 보자"



윤아는 씩씩했다. 기세등등했다. "하긴 죄는 내가 졌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나를 다그쳤다.
주위의 이목을 상관 안 하는 것 같았다.

"전화 안 받고 피하기만 하면 일이 해결돼?"

"......"

"남자라면 자기가 저지른 일은 해결해야 할 것 아니야."

"말 좀해~ 꿀 먹었어?"

씩씩한 윤아~ "아까 전화로 울먹이던 목소리는 연기였니?" 너님 짱 먹어라.

"다 필요 없고, 난 오빠 포기 못 하니까, 전화하면 전화받고, 문자 하면 답장 바로 바로해.
전화 안 받고 피하면 내가 무슨 일 저질를는지 나도 몰라."

무서웠다. 씩씩한 윤아가, 저렇게 강한 척하는 윤아가 무서웠다. 그 무슨 일이라는 게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그런 걸까 봐 정말 무서웠다. 겉으로만 강한 척하지, 속은 여리디여린 아이었기에...
윤아는 끝까지 강한 척하며 나에게 포장된 상자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

"이거 선물이니까 집에 가서 뜯어봐."

윤아는 선물이라며 상자 하나를 건네주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갔다.

"윤아야~ 윤아야 잠깐 서 봐~"

카페를 나가자마자 뒤 따라 나갔지만, 윤아는 벌써 저 멀리 뛰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놓칠 수는 없었다. 전력으로 달리면서 윤아를 불렀다.
한참을 뛰어서야 윤아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어깨를 잡아 세우고, 몸을 뒤 돌려서 본 윤아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윤아의 눈물을 보고는 차마, 말을 하지 못 했다. 다만, 안아주는 것밖에는...
미안하다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착하디착한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무슨 할 말이 남아있을까. 난 왜 이 아이들에게 눈물을 흘리 게 만들었을까. 그러지 않아도 힘든 아이들에게...
내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목이 잠겨왔다.
우는 나를 보며 윤아가 말했다. 그 작은 두 손으로 내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며...

"오빠~ 울지마. 우는 건 내가 할 게."

할 말이 없었다. 꼭 안아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오빠~"

나를 부르는 윤아의 목소리에 울음을 그치면서 대답했다.

"응"

"나 오빠 포기 못 해. 상대가 누가 됐건 싸울 거야. 이제는 울지도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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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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