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厚の野望 51
둥둥, 북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법당에서는 낭랑한 송가가 울려 펴진다. 남경부 일대에 도력이 높은 도사가 법의를 걸치고 손에는 홀을 들고 단에 올랐다. 도사는 단 아래에 모여 있는 여섯 쌍의 부부를 근엄한 눈길로 훑어보았다. 그들은 저마다 경건한 표정으로 포대기에 소중히 감싼 아이를 안고 있었다. 좌우에 있던 제자들이 향로에 향을 태우자 도사는 낭랑하게 제문을 낭독했다.
“동악천제대성신성제, 자손낭랑, 감생위방성모원군을 비롯한 여러 신들이여! 이 단에 왕림하시어 기원을 받아주시고 길이 이 자손에게 삼보의 음덕을 받고 대를 이을 수 있게 하게 축원해주소서. 이에 다음과 같이 고하옵니다.”
단 아래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제사를 지켜보고 있는데 대부분 청춘남녀들이었다. 여인들은 홍화녹엽紅花綠葉으로 배색이 두드러지는 저고리와 치마를 걸치고 있었고, 남자들은 대게 흑백이 분명한 옷을 입은 차림이었다. 이들은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한 솥을 먹던 친구나 선배들의 자식들이 합동으로 첫 백일을 맞이한 것에 대한 축하로 참석한 것이었다.
그들이 운집한 곳으로부터 동쪽에는 특별히 차양을 드리운 곳이 마련되었는데, 군장을 한 스무 명 정도 위사들이 엄중히 호위를 하고 있었다. 그 주인은 차양의 중심에 있는 세 명의 귀부인들이 예닐곱 명 정도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나란히 앉아 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하나 같이 절색인 그녀들은 관직을 가진 부인들만 허용되는 봉관을 쓰고 하피를 입고 있었다. 장식은 황실의 일원에게만 해당되는 용봉이 정교하게 수 놓여 있었다.
“이야~보기 좋네. 근데 좀 빨리 안 끝나려나.”
좌측에 있던 요염한 인상의 미녀가 활달하게 입을 열었다. 좀이 쑤시는 지 약간 들썩이는 기색이다. 셋 중에서 이런 성장은 체질이 아닌 까닭이다. 우측에 있던 아담한 체구의 미녀의 입이 약간 벌어지며 낭랑한 음색이 흘러나왔다.
“春風得意馬蹄疾”
봄바람에 득의하여 말을 타고 질풍처럼 달리니라는 뜻이다. 갑자기 시문이 튀어나오자 좌측의 여인의 견문은 짧은지 머뭇거렸다. 중앙에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던 현숙한 자태의 여인이 구해주기 위해서인 듯 후렴을 받았다.
“一日看遍長安花”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모두 보았다는 뜻이었다. 당나라 때 맹교라는 사람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 급제하자 기쁨을 이기지 못해 지은 시로, 후일 대충 훑고 지나간다는 주마간산의 원형이 된다. 고사의 내용은 몰라도 대충 말뜻을 짐작한 좌측의 부인은 속으로 투덜거려도, 겉으로는 넉살좋게 웃었다.
“이 자리가 처음이라 부담이 생겼나 봐요. 너무 서둘렀던 것 같네. 경사스러운 일인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니잖니.”
중앙의 여인이 담담하게 무안을 당했던 것을 무마시켜주었다. 여인의 눈길은 단 위를 향해 있었다. 아이들을 유심히 보는 눈길은 어째서인지 미련과 쓸쓸함을 연상케 했다. 그 이유를 아는 두 여인은 동시에 침울해졌다.
밖에서는 왕후王后로 존귀한 위치에 있고, 신분을 떠나 그 재색과 능력으로 강남의 세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결혼한 지 3년. 아직 후사가 없었다.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남편인 왕이 가임 기간에 합궁을 철저히 피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사정을 모르는 혹자는 겉에 보이는 대로 말하곤 했다. 덕왕이 워낙 쪼잔 하여 비빈들이 합궁을 피하는 것이라고.
3년 전 강남에 바가지 세금을 씌우려던 덕왕은 자기의 음모가 만천하에 발각되자 체면을 구겼다고 여기고, 방해하거나 세도께나 떨치던 여인들을 강제로 비빈으로 맞이했다 한다. 그 일로 한 때는 우희선, 금보옥, 염미홍 등은 단박에 강남만 아니라 중원에까지 이름이 화자 되었다. 억지로 남경의 덕왕부에 시집가는 모양새가 되었으나 이 총명하기 그지없는 여인들은 미인계로 덕왕을 단단히 홀려 어느 순간 왕부를 치마폭에 휘감았다고 한다.
여기까지라면 정석적 전개였지만 그 뒤에 반전이 세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비빈들은 삼두정 체제로 인사와 요직을 장악하더니 정사를 뜻대로 주관하는 것이었다. 원래 제국에 왕후가 정사에 참여하는 것이 태조 이후의 방침이었지만 덕왕은 동생에게 양위하고 번왕으로 물러난 특수성과 황실 내부의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직할지인 남경에 왕부를 두는 것이 허용되었다. 사소하게는 복식과 제도도 황제에 준하는 것이 허락되고 참정도 평범한 번왕의 권한을 훌쩍 넘어섰다.
정난지변이 있기 전까지 남경은 제국의 중심이었다. 비록 조카를 제거하고 천하의 중심을 북쪽으로 옮긴 영락제였으나 태조가 창업한 터전을 일개 도성으로 격하시킬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남경부 관리의 품계까지 북경과 동등하게 취급했던 것이다. 그래서 남경은 북경과 같이 직할지면서도 황제가 상주하지 않는 공간이었으나, 덕왕이 들어서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주인이 생겨 원래 체제까지 덕왕부 휘하로 편입된 것이다. 이는 사실상 강남에 독립정권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어 여야 조정에 대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정난지변과 한왕 주고후의 난을 거론하는 사대부는 없었지만, 오초칠국의 난의 예를 들어 반대했다.
그러나 성화제는 이를 강행했다. 그 권한이 인정되는 것은 덕왕 본인의 1대만이라는 것과 황태자의 자리를 선양한 그에게 불측한 마음이 없을 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다른 번왕들과 확실히 차등을 두는 특권을 부여하기까지 했다. 평소에는 언청이에다 라마교에 빠져 정사를 등한시하는 성화제는 황통이 걸린 일이라 무척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많은 반대와 난관에도 불구하고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성화제의 의지 외에도 덕후와 우희선이 사전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덕후가 강남에 유람오기 전부터, 주우탱에게 황태자위를 물려주기로 할 때 우희선은 육부, 특히 이부 산하 각 청리사에 은밀히 개입하여 덕왕의 친정을 할 때-정확히는 비빈들이 대리청정을 할 때- 방해를 받지 않도록, 다년간 걸쳐 현직 관리들의 보직을 태반이 옮겨가도록 조치한 것이었다.
편법과 로비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이루어진 이 물밑 작업의 결실은 비빈들의 영향력과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덕왕을 대신하여 빈자리에 새 관리들의 임명하게 되었는데, 그녀들이 상주문의 여백에 싣는 탑표가 인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비록 선별된 인재들은 특출한 재주를 지녔다거나 명망이 뛰어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쓴다고 할 만큼 형평성에 맞게 배치되었다. 이면에는 바늘귀처럼 좁은 등용문이 약간이나마 넓어졌다는 것에 유림 인사들이 환호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지난 3년 동안 새로운 신료들과 함께 강남의 굵직한 현안 몇 가지를 해결하자 그 위치는 확고부동해졌다. 조정은 세수가 충실해지고 소요가 없어 좋았고, 강남은 폭정과 비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경기가 활발해져 누이 좋고 시누이 좋은 형편이었다. 3년이라는 그 짧은 기간 동안, 열에 서넛은 비빈들의 치세가 이대로 계속 되길 빌었다.
“형님이라도 먼저 아이를 가져야 할 텐데....”
염미홍이 푸념하였다. 남경으로 이전한 이후에는 각 여인들이 후사를 먼저 보기 위해 경쟁을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덕후의 옹고집에 일단 최근 전략을 바꾸었다. 고자=석녀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희선이 먼저 회임하도록 지지하는 것으로. 그럼에도 덕후는 요지부동이었다. 덕후를 성토하던 염미홍은 우희선이 잠잠히 있자 눈치를 살폈다.
“많이 피곤해 보여요. 괜찮으세요?”
“응...생각할 게 있어서...”
“그 생각이 몇 달을 내내 이어지는 것 같으니 보통이 아니겠네요. 함께 나누어보아요.”
금보옥이 권유했다. 자신보다 무공이 뛰어나고 항상 완벽을 기하는 우희선이 피곤한 기색을 드러낼 정도라면 심력이 무척 고갈되었다는 의미였다. 우희선은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결정되면 다들 말해줄게. 그런데 동생은 상공에게 유감이 있는 모양이구나?”
“요새 하는 짓을 그냥 보고 있자니 속이 쓰라려 죽겠어요. 이번에야말로 돌아가면 그 인간이랑 결착을 내고 말 테다.”
염미홍이 결기어린 표정으로 채근한다. 우희선은 타일렀다. 염미홍의 자유분방한 언행과 말투는 교정하길 포기했지만 새삼 분란을 조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쓸데없는 소리 마렴. 상공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 돼.”
“불편할 게 뭐가 있어요? 가보면 언제나 세월아 네월아~ 놀고 있는데! 우리들 중에서 가장 팔자가 좋은 사람은 아마 그 양반일 거예요!”
염미홍의 성토에 우측의 여인, 금보옥도 마찬가지라는 듯 음음 고개를 끄떡인다. 비빈들이 정무에 치여 사는 동안 덕후가 하는 거라곤 후원에 틀어박힌 채 삼국지나 수호전 같은 연의를 출판용으로 쓰기 위해 집필하거나 부용으로부터 저자거리 이야기를 듣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나머지는 밤이 되면 워커홀릭이라 파김치가 된 마누라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마사지 핑계를 대는 색탐을 하는 것이고.
일 좀 하라고 구박을 주면,
“나는 놀고 있는 게 아니오. 오직 이 순간을 위해 낮 동안 체력을 비축하고 있었다오.”
이런 소리를 하며 반질반질한 얼굴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척 미소를 짓는다.
그 자신감만큼이나 덕후의 성교는 강했고 무척 끈질겼다. 타고난 정력에 수완까지 더하니 어떤 날은 마누라를 선 채로 안은 채 허공에다 푸쉬-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행위 끝에는 서로 체온이 전달 될 만큼 밀착한 상황에서 카운셀링을 하는, 말 그대로 베갯머리송사를 진행하곤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가임기간에는 가벼운 애무는 할지언정 체내사정은 철저히 피했다. 날짜를 속이거나 어떻게든 씨를 받으려고 하면 귀신 같이 알고 피했다. 애당초 마누라들의 생리주기를 꿰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순한 경우에 오는 변동까지 다 계산에 넣고 있었다.
문제는 “여자는 부덕해도 좋다, 단 아이만 낳을 수 있다면.” 하는 시대상이다. 후사를 이어야하는 입장에서 우희선을 비롯한 여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안과 달리 밖에서는 덕왕이 씨를 뿌리려고 하지만 비빈들이 아직 마음을 허락하지 않아 피한다다, 라는 투로 소문이 퍼지고 있긴 했다. 그러나 본인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데는 위안이 되지 못했다.
비빈들의 심사가 춘풍처럼 어지러운 가운데 제사가 절정에 이르렀는지 도사가 향로에 제문을 올려 불태웠다. 도사가 단에 내려오고 엄숙했던 분위기가 가시고 식장처럼 활기가 감돌았다. 당장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비빈들의 존재감 때문이었다. 단 위에 서 있던 여섯 쌍의 부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비빈들이 있는 막사로 향했다.
우희선이 자리에 일어나자 둘도 따라 일어서며 단을 내려왔다. 일장 거리를 두고 남편이 아이를 받아 안았다. 원래 오체투지를 해야 하지만 이때만은 특명으로 생략한 것이다. 그리고 빈 손을 지닌 젊은 부인이 비빈들 앞에 서 절을 하고 일어섰다.
비빈들 뒤에 시립해 있던 어린 여관女官 여섯이 부인 숫자만큼 은쟁반을 가져와 공손히 바쳤다. 곱게 개어진 배냇저고리와 앙증맞은 비단신 위에 “부귀장명”이라 새겨진 옥이 놓여 있었다.
셋은 그것을 직접 받아 젊은 부인들에게 넘겨주며 준비된 덕담을 하였다. 다들 한미하거나 일가친척이 없는 출신인 젊은 부인은 이 자리를 마련해준 비빈들에게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깊이 감사했다. 개중에는 눈시울을 붉히는 이까지 있었다.
그녀들은 원래 덕왕부 소속의 궁녀들이었다. 덕왕은 무척 호색하여 환관 대신 여관으로 고쳐 채워 넣었다고 한다. 전례에 없는 일이었으나,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무작정 쳐 바르는 뚝심으로 진행한 것이다. 북경에 24아문을 모방하여 12아문을 설치하고 실무를 맡기도록 했다. 한 때 조정과 내명부를 발칵 뒤집은 이 조치는 현재 그럭저럭 운행되고 있었다. 비빈들이 태감이라 할 수 있는 직위에 자기 심복들을 심은 것이다. 아문을 통괄하는 사례감 직책에 금발벽안의 미녀(영호세휘)라 한 때 남경부 내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덕왕의 내명부를 장악하면서 비빈들은 아문 출신과 궁녀들 사이에 혼기가 차고 독립할 의향이 있으면 중매를 서주었다. 대상은 왕부에서 일하는 가난한 신출내기 학사나 비빈들이 보유한 세력의 독신 청년들이었다. 이들의 후견인이 되어 분가시켜 왕부-정확히는 비빈들-의 지지 계층을 형성하려는 것이 덕후의 장기적 복안이었고, 그가 몇 년 전 소월하로 하여금 양수마를 모으게 한 내막이 여기 있었다. 덕분에 비빈들은 오늘 같이 집단으로 치러지는 관혼상제에 반 의무적으로 참가해야했다.
인사를 마치고 여섯 쌍의 부부가 뒷걸음을 치며 물러났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염미홍이 옆에 있던 여관에게 농조로 일렀다.
“자, 왕부로 돌아가자꾸나. 우리가 자리를 피해줘야지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아니겠니.”
“네, 가마를 대령하겠사옵니다.”
상급 여관은 공손히 대답을 하더니 절도 있는 어조로 아랫사람에게 명했다. 시종들이 차양을 걷으며 가마를 들여오고 위사들이 경호 태세를 갖추었다. 세 대의 가마가 준비되고 비빈들이 올라탔다. 제문을 낭송했던 도사와 여섯 쌍의 부부들이 대문까지 마중을 나왔다. 일행이 전송을 받으며 중문을 나서자 장내는 그때까지 남아있던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걸상과 의자가 신속히 야외에 배치되고 푸짐한 안주와 요리들이 안채에서 데워져 올라왔다. 모인 사람들은 여섯 쌍의 가족의 앞날을 축하하며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잔치판을 뒤로한 비빈의 행차는 팔두마차 두 대가 나란히 달릴만한 넓은 가도를 유유히 지나쳤다. 위사가 먼저 앞서 주민들을 길 양 옆으로 치우게 하였는지 다들 고개를 숙인 상태였고 길은 텅텅 비었다.
“영 익숙하지 않단 말이야?”
가마 안의 좁은 창을 통해 보던 염미홍은 떨떠름한 듯 중얼거렸다. 우희선이나 금보옥이라면 몰라도 과거 자신이라면 저기에 엎드려 있을 사람들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소란스러운 저자거리를 벗어나 북쪽으로 향하니 성벽처럼 높은 붉은 담장과 으리으리하게 솟은 삼문이 위용을 드러낸다. 육중한 정문이 열리면서 비빈을 태운 가마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여러 개의 중문과 패방을 통과한 뒤에 수화문 앞에 이르러 가마가 내려섰다. 문을 열고 내리는 동안 여관 둘이 앞서 안에 알렸다.
“비빈 전하들 납시오!”
그 말에 안이 부산해지더니 비빈들을 각자 처소로 안내했다. 외출 후에 성장을 탈의하고 편히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우이 씨, 이거 생략해주면 안 돼?
염미홍은 속으로 넌덜머리 느끼면서 전속 여관이 안내하는 대로 끌려가 옷을 벗고 화장을 지우고 목욕을 했으며 다시 경대 앞으로 끌려와 가볍게 화장을 하였다. 그 사이 소월하가 등장했다. 염미홍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온 찾아온 모양이었다. 3년이 지났음에도 소월하는 여전히 소녀티를 간직하고 있었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마마.”
염미홍은 대답하지 않고 주변을 물리쳐 둘만 남게 했다. 염미홍은 응석부리듯이 소월하의 어깨에 두 팔을 올리고는 응석을 부렸다.
“우리들끼리 그런 예는 취 할 필요 없잖아. 아얏!”
소월하는 태연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팔을 꼬집었다.
“이목이 있다 보니까요. 윗분에게 무례를 저지를 수는 없잖습니까?”
염미홍이 정이품의 빈의 신분이라면 소월하는 삼품의 완의(婉儀) 신분이다.
“이렇게 꼬집는 건 하극상은 아니고?”
“그건 붕우朋友로서 충고.”
“이잉.....차라리 너랑 나랑 자리 바꾸자.”
염미홍이 투정을 부리자 소월하는 웃음기를 지운 채 정색하였다.
“나는 너처럼 태연하게 굴 자신이 없어. 그리고 두 사람이랑 같은 서열로 있으면 질투하지 말란 보장도 없고.”
“그래? 3년이 지나도 영 어색한 걸. 나보다는 잘 적응할 것 같은데....”
“적응한 거랑 별개지. 자격지심은 나도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나름 미모를 지녔고 천하문의 책사로 쥐락펴락하는 것에 자신이 있지만, 두 사람은 태생적으로 타고난 기품이라는 게 있어 나란히 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열등감이 생겼다. 우희선에게 라이벌 의식을 품는 금보옥조차 귀부인으로서 품위라면 귀비 못지않다. 현실적인 소월하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않았다. 대신 염미홍을 밀어 넣었다. 염미홍은 자신은 물론 두 사람에게 없는 친화력을 가지고 있었다. 서민적이라고 해야 하나. 덕후조차 염미홍과 함께 있으면, 다른 부인들에게 하듯 비위맞추는 구석을 버리고 철부지마냥 장난치는 것이다.
“환상향으로 같이 가자.”
“거긴 왜?”
소월하의 아미가 살짝 휘어졌다. 환상향이라는 수상쩍은 이름은 덕후가 거처하는 내청의의 이름이다. 덕왕부에 비빈들이 거주하는 내원 구조는 덕후의 설계를 따랐다. 둘레가 대략 3000m 정도 되는 거대공간으로, 황실원림이라는 북방계와 남방의 문인원림을 취합한 것으로 주거와 후원을 혼합한 구조였다. 안으로 들어서면 기존의 구조와 달리 미로처럼 종횡으로 얽힌지라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안내문이 있어야할 판이었다. 덕후는 전체를 대관원이라 부르게 하고 자신의 거처를 환상향이라 부른 것이다. 이곳에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은 무척 제한적이었다. 주인인 덕후와 분신인 주 집사, 양녀인 부용, 그리고 비빈과 최측근만이 가능했다. 소월하도 안에 자기 거처도 있고 출입은 가능하지만 가급적 가지 않는 편이었다.
“이번에야말로 결판을 내고 말거야.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주었으면 해.”
“글쎄, 내가 가도 별로 도움은 못 될 것 같은데.”
“같이 있어만 주면 돼.”
소월하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다. 그녀가 용인할 수 있는 부류는 설명해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 까지 만이다. 말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은 취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처럼 간절하게 바라보는 염미홍의 청을 거절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소월하의 승낙이 떨어지자 염미홍은 가볍게 차려입고 창문으로 향했다. 밖의 동정을 살펴보더니 창턱에 손을 짚고는 가볍게 몸을 휙 날렸다. 정식으로 나가면 줄줄이 시녀들을 데리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번거롭기 때문이었다. 염미홍의 시중을 드는 이들을 천하문의 사람들로 바꾸었기 때문에, 주군이 대낮의 양상군자처럼 구는 모습을 목도해도 모른 척 했다.
소월하는 정문으로 나가 염미홍의 뒤를 따랐다. 둘은 화창한 날씨 아래 연못과 돌로 조경을 하고 푸르른 나무와 화려한 꽃들로 장식한 몇 개의 정원을 지나쳤다. 덕후가 상주하는 환상향은 중심지인 우희선의 거처로부터 북편으로 가산을 등지고 수목이 빽빽하여 그늘진 곳에 숨은 듯이 있었다.
이날 덕후는 방에 있지 않고 텃밭에 앉아 작물을 가꾸고 있었다. 시원한 삼베옷에 밀짚모자를 쓰고 소매와 바지 밑단을 올린 채였다. 누런 흙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덕후는 염미홍과 소월하가 다가오자 고개를 들었다. 밀짚모자 아래 드러난 덕후의 외관은 지난 3년 동안 앳된 티를 말끔히 일소하고 사내다운 티가 물씬 풍기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개구진 표정과 산들거리는 태도가 세월이 더해주는 진중함을 몰수시키고 있었다. 특히 한 손에는 호미를 들고 있어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농부나 다름없었다.
“이번엔 뭘 키우고 있어?”
“고추.”
“고추?”
생소한 음절에 염미홍뿐만 아니라 소월하까지 고개를 갸웃하자 덕후는 바닥에 즉석에 글자날초[辣椒]를 적었다. 원래 고추는 문헌상 명말에 도입되었다고 추측되니, 둘이 생소하게 여길 만했다.
“무척 매운데 살 빼는 데 좋아. 그리고 정력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
섬즈 업을 하자 그럴 줄 알았지, 하는 표정이 두 여자에게 공통으로 떠오른다. 니트 질을 하던 덕후가 밖에 텃밭을 키우더니 이런저런 생소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별별 작물도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어쨌든 정력에 좋다라는 점을 고수하고 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예까지 행차했어?”
“마누라가 남편을 찾아오겠다는 것도 안 되나?”
덕후는 턱짓으로 소월하를 가리켰다. 어지간한 용무가 없는 이상 오지 않는 소월하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질문한 것이다. 염미홍은 초장부터 의도가 감지당한 것 같아 약간 계면쩍어졌다.
“아하하...사실은...”
그때 접근하는 인기척이 있었다. 취록 빛 궁장을 한 우희선과 자의를 입은 금보옥이었다. 염미홍을 반기던 덕후의 표정이 약간 굳었다.
“아, 급암께서 나셨군.”
급암은 한무제 때 강직한 신하로 직언을 거리낌 없이 한 선비였다. 방약한 기질이 있는 무제조차 이 올바른 잔소리꾼 앞에서는 언제나 의관을 단정히 했다고 한다. 덕후는 호미를 놓고 보란 듯이 옷을 탈탈 털었다. 아이 문제로 우희선과 덕후 사이는 냉전 근사치의 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싫은 낯을 드러내는 덕후에게 우희선은 호오를 드러내지 않고 예를 차렸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니, 전하께서 근본을 잊지 않고 계시는군요.”
“농부는 무슨. 흙장난한 거에 불과하오.”
삐딱선을 타는 덕후와 정교한 가면처럼 은은히 미소를 머금은 우희선. 둘 사이에 나오는 기파에 염미홍은 처음 의도와 달리 배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오전에 백일제에 다녀왔어요.”
“그렇소? 수고했소.”
“어땠느냐고 묻지 않느시는군요.”
“잘 했겠지.”
평소의 우희선이라면 물러났겠지만 이번은 달랐다.
“아이들이 정말 귀엽더군요.”
“겉모습만 보고 속으면 안 되오. 수면장애의 큰 원인이 아이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소.”
“유모를 고용하면 되지 않습니까?”
“전에 안된다고 하지 않았소?”
“그랬지요. 천녀가 깜빡했나이다.”
깜빡이라는 말에 덕후는 딴청을 피우던 것을 접고 우희선을 바로 보았다. 아무리 난해한 무공구결을 봐도 한번 보면 외우고 두 번 보면 오의를 파악하고 세 번 보면 완벽히 재현할 수 있는 그녀다.
“유모가 안 되면 직접 키우도록 해야겠네요.”
“안 낳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 10년 뒤로 합시다.”
“그 즈음이면 천녀의 나이가 서른이에요. 얼굴이 초췌해지고 머리털이 빠지는 추녀가 될 것이랍니다.”
그 무슨 거짓말을? 초절정 무공을 배우고 천무지체라는 타고난 골격을 지닌 우희선은 환갑을 넘어도 여전히 미모와 건강을 자랑할 것이다. 우희선은 뺨을 문지르며 짐짓 한숨을 쉬었다.
“이립 전까지는 신장의 기운이 고르고 치아와 뼈가 모두 장성하지만, 서른을 넘기면 급격히 쇠퇴해요. 불혹을 넘기면 삼양맥이 노쇠해져 머리가 희어지고 환갑 전에는 태충맥이 고갈되어 회임이 되지 않죠.”
우희선이 말한 것은 고대중국 의학의 여성론으로 조기결혼하는 풍습에 맞춘 것이었다. 30대중후반에 아이 낳는 것이 당연한 덕후의 인식과 달리, 우희선들은 40세에 이미 할머니 소리를 듣는 것이 당연한 세대였다.
“....음양합일에 충실하면 그 시기를 늦출 수 있소.”
군색한 변명이었으나 사랑을 하면 젊어진다는 속설이 아주 근거 없지는 않았다. 우희선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상공의 말씀에 이의는 없어요. 다만, 아이만이라도 보았으면 해요. 후사가 없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랍니다. 저희 입장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우희선의 입매가 살짝 떨렸으나 끝내 말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자리를 옮겨야할 것 같군. 잠깐 열매 좀 따주겠소? 붉게 익은 것 몇 개 좀 따주오.”
덕후는 남은 마누라들에게 그렇게 핑계거리를 던져놓고 우희선을 안채로 이끌었다. 초당이나 다름없는 허름한 공간이었지만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덕후가 직접 차를 끓여오자 우희선은 한가지 청을 하였다. 밖에서 염탐을 못 하도록 기막을 두르겠다는 것이었다. 덕후가 승락하자 우희선의 신체에서 온유한 강기막이 피어올라 어느 순간 스윽 하고 무형의 막이 대기를 분리시켰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을 마시지 않고 매만지다가, 한참 후 우희선이 매우 느릿하게, 폐부 비수를 찔린 듯이 떨리는 어조로 고했다.
“후처를 들였으면 해요.”
덕후는 그 말에 일순 멍 때렸다. 가족계획에 우희선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안 덕후는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본심을 실토할 수도 없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고는 우희선은 마음속에 엷게 스며 나오는 원망을 애써 누르며 담담히 일렀다.
“물론 상공이 염두에 둔 이들 말고요. 유모도 안 된다면....생모가 직접 키우는 것이 좋잖아요? 저희가 입장 상 낳을 수 없다면, 왕실에 흠이 가지 않도록 후사는 있어야하지 않겠어요?”
우희선은 이런 말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비감이 솟았다. 차라리 덕후가 간혹 의미불명 으로 말하는 아침드라마처럼 술김에 시녀를 안아 덜컥 임신하는 사고를 친다거나 했으면, 모르는 척 받아 줄 텐데 인간이 그런 면에서는 자기관리가 철두철미했다.
“좋소!”
원하는 답을 들었음에도 우희선은 땅 밑이 꺼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애써 미소를 지었다.
“단 조건이 있소.”
“무엇이옵니까?”
“아이가 원복을 하면 생모는 반드시 주살誅殺해야하오. 만에 하나, 후사를 어지럽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조건에 우희선은 순간적으로 기막을 유지하는 것조차 잃은 채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시 기막을 회복하고 겨우 반론을 할 뿐이었다.
“너무 극단적이에요. 생모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리고 이 세상에 어미를 죽인 아비를 원망하지 않을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잘 훈육을 하면 염려하시는 일은 만에 하나 없을 것이에요.”
덕후는 그 말에 웃음을 지었다. 농담이라고 얼버무리기를 바라던 우희선은 그 미소를 대하는 순간 아찔해졌다. 덕후의 표정은 동궁 시절에 정적을 제거하거나 위험인자를 배제할 결정을 할 때 주로 짓던 그 표정이었다.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그 존재가 죄라는 것, 왕비도 황실의 생리 정도는 알지 않겠소?”
“....모르옵니다. 전례에도 그런 일은 없습니다.”
“잘 생각해보시오. 전고典故에 해박한 왕비께서 모를 리는 없을 게요. 북위에 그런 풍습이 있었지.”
오호십육국 시절에 강북에 선비족인 척발 씨가 새운 북위에는 오스만 투르크의 형제살해의 전통만큼이나 피비린내 나는 관습이 있는데, 황태자의 생모는 반드시 죽인다는 것이었다. 개국황제 척발규가 외척의 정쟁을 염려하여 내린 조칙으로 이로 인해, 북위 한 세기 반 동안 적지 않는 비빈들이 처참하게 죽어갔다.
“제위를 참칭한 이족의 악습입니다. 본조는 태조황제께서 창업하신 이래 예를 숭상하는 나라, 본받아 취할 일이 아닙니다.”
“이족이라 폄하하기에는 그렇지 않소? 그 덕택에 북위에는 효문제라는 걸출한 인물을 낳았으니까.”
중국 왕조 정책의 골간이 되는 균전제와 부병제도의 대표는 수당 시기였지만, 그 원형은 효문제의 한화정책에 벌써 있었다. 그래서 후일 중세 중국사를 전공하는 사학자들에게 많은 연구거리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원굉(효문제의 이름. 원래 북위의 국성은 척발씨이나 후일 원씨로 개명)은 평생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북위의 중흥의 영수로 불리는 효문제였지만 가정사는 무척 불행했다. 북위의 악습으로 생모를 잃었고 섭정을 하던 풍태후로 인해 아비까지 비명에 갔다. 만년에는 황후의 전횡을 염려하여 자신의 죽음 직전에 밀지를 내려 주살해버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가 취한 정책은 당대에 잠깐 빛은 보아도, 장기적으로는 북위 멸망의 요인으로 적용하기까지 했다.
“생모 하나 쯤 죽는다고 별일 있겠소? 나는 효문제가 평생 풍태후를 원망했다는 소리는 못 들었소.”
원망을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거겠지. 어지럼증 때문에 우희선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후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생모란 세간의 이목 때문에 주살하지 않는 애물단지에 불과했다. 만 귀비에 대해 항상 냉대하고 친동생에게조차 가혹할 정도로 무관심하지 않았던가.
문득 남경부에 결혼식을 할 때가 떠올렸다. 생모가 보낸 예물을 그 자리에서 모아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사절로 온 이를 만인이 보는 앞에 눅신하게 두들겨 패고, 선물목록 만큼 가치를 따져 금원보를 뿌려 돌려보냈다. 이 막장 태크에 덕후는 만 귀비와 자신의 관계를 단절하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용어를 써가서 변호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댁에 할 짓은 아니었다. 그래서 우희선은 그래도 만 귀비가 시어머니이니 인사드리러 가자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그 방법은 별로 좋지 못하겠군. 원굉 같이 무던히 참는 기질이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식물인간으로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원복 후에 적당히 기회를 노려 실시해도 될 것 같소.”
“왜....어이하여 그렇게 모질게 대하십니까?”
“마노라께서 후사를 보고 싶어 하니까.”
“....제 탓이라는 말씀입니까?”
“아니오. 결정을 내리는 건 나잖소? 책임을 따지면 응당 내가져야지. 그저 후처를 맞이해야하는 당위성을 고려했을 뿐이오. 용도가 다하면 폐기처분을 해야지 뒤탈이 없지 않겠소?”
그 진심이 우희선의 가슴 속을 아프게 헤집었다. 덕후가 뭐라고 말했지만 먼 곳에 울리는 것처럼 아련했다.
“그래도 솔직히 놀랐소. 그까짓 아이를 좀 늦게 본다고, 후처를 맞이하라고 할 정도라니...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 같소.”
남편은 나를 사랑한다. 사랑하고 있어. 그렇게 되뇌었지만 이 때 만큼 공허한 적은 없다. 사랑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그녀들까지만. 과연 덕후는 자신이 배 아파하며 낳은 아이를, 그리고 참 가족으로써 함께 사랑해줄 수 있을까....가문의 부흥을 바라면서 어린 시절을 고달프게 보낸 우희선은 이제까지 갈망했던 미래상에 대해 도저히 자신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의 시야에는 처음부터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게 아닐까.
“후처는 없던 일로 해요....”
우희선은 겨우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 년 전, 꿈 속에서까지 꺼내야하나 말아햐나 고민했던 것이 소용없어지자 서글픈 마음과 함께 견딜 수 없는 허탈이 덮쳐왔다. 우희선이 천장이 왜 흔들리는 걸까 하는 의문 함께 자신의 몸이 그 자리에서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여보!”
귓가로 덕후의 당황한 외침을 들으며, 우희선은 혼절했다.
후계자 관리에 강한 주인공. 이계 출신이라 유대감이 좀 엷을 뿐이에요~. 거시기가 이끄는 대로 덮치고 보는 이 시대 남자들에 비하면 주인공의 가치관은 초큼 도덕건전하지 않습니까. 정처가 과로+스트레스+심신 대타격 상태로 상승무공을 운용한 후유증 3세트로 쓰러지긴 했지만. 밖에다 딴살림 차리는 것 보다는야.(....)
각설하고, 2부 [천하포무] 시작입니다. 스토리 배경을 우문세가로 할까 하다가 중원에 자리 잡은 신도 세가로 정했습니다. 일단 우문세가는 십패통합기의 도화선이 되고, 신도 세가는 휴지기 겸 사이드로 구상한 것이라서, 약간의 조정을 거쳤습니다. 1부의 설정도 조금 변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잠수의 원인이 된 시험은 필기 합격했습니다. 10월 중순에 실기를 봐야하는 고로 속도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연중하는 그러므로 최소한 월간 연재는 하겠습니다. 빨갱이라 지난 글을 보기 어려우신 분은 그곳에 업그레이드 했으니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