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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ESS 1부 1장 행복의 끝

1부 1장 행복의 끝



“더스틴 교수조차도 미친 마법사의 넋두리라고 했던 이 부분이 성마전쟁 후, 성마전쟁을 기록한 역사서들 중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쓰여진 ‘성마전쟁’이 인간 편향적인 다른 역사서에 비해 평가를 받지 못한 점이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마국 최고의 학술기관이라고 불리는 황립 아카데미의 한 강의실, 교수로 보이는 중년 사내의 열변에도 불구하고 몇몇 학생들을 제외하곤 모두 전멸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도 교수는 열정적으로 강의를 계속했다.


“하지만 여타의 인간중심의 역사서와 달리 더스틴 교수의 ‘성마전쟁’은 객관적으로 쓰여진 역사서이고....... 쾅! 쾅! 쾅!”


교수는 칠판을 주먹으로 쾅쾅 치며 아이들을 깨웠다. 그제서야 잠들었던 학생들이 일어나 개슴치레한 눈빛으로 교수를 보았다.


“나처럼 지루하지 않고 재밌으니 모두 읽으세요. 라고 하면 대부분은 읽지 않겠지요. 방학동안 더스틴 교수의 성마전쟁을 일고 A4 양피지 100장에 내용을 요약하시고 감상을 제출하세요. 이번 학기의 역사학 기말 시험은 그것으로 대체하겠습니다. 그럼 이것으로 수업을 마치죠.”


“교수님!!!”
“제발 살려주세요!!!”
“으악... 어떻게 이걸... 해.”


교수의 말이 끝나자 금방 일어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은 교수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교수는 제자들이 보내는 애원의 눈빛은 상관없다는 듯이 가차없이 자리를 떠났다.


“아 이번에 역사학을 이수하지 못하면 2년째 유급인데 어떡해?”
“얀마, 넌 2년째이지 난 3년째야 바로 제적이라고.”


강의실은 학생들의 하소연과 탄식으로 가득찼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한 학우만큼은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가방에 필기물과 교과서를 챙기고 있었다.


“으악... 제로스야.. 나 좀 살려주라.”


묵묵히 가방을 챙기고 있던 남자아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묵묵히 가방을 싸고 있던 소년은 친구의 부름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 제퍼슨이구나.”
“응. 제로스 나 좀 살려주라.”


제로스는 넉살을 떨며 자신에게 달라붙는 친구가 귀찮다는 듯이 떼어냈지만, 싫지는 않은 듯 했다.


“떨어져 임마.”
“야 3년 동안 룸메이트를 이렇게 배반하기냐?”
“얀마, 도와주려고 해도 방학마다 나 귀향하는 거 알잖아?”
“으흑.... 흑....”


제로스는 도대체 제퍼슨이 루손 백작의 장남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비록 루손 백작가가 군벌 귀족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대대로 마국 참모진 참모장을 역임했던 지장들이 즐비한 그의 선조를 생각하면 제퍼슨의 문과 성적은 콩 심은데 팥 난 격이었다.


‘하긴 병법만은 항상 A++이긴 하지만......’
“제로스 우리도.......”


어느새 강의실에서 탄식을 내뱉던 무리들은 제로스 근처로 와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말아지 하나도 불쌍하지 않거든.’


사실 제로스가 포함된 학급은 아카데미 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유급이 없는 학급이었다. 그렇다고 학급원들의 배움의 의지가 강하거나, 담당 교수의 의지가 강한 것 때문은 아니었다.


모두 제로스 덕분이었다. 처음에는 룸메이트였던 제퍼슨의 공부를 도와주었던 것이 알려진 바람에 매 학기 시험마다 제로스는 유급이 예상되는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었고 그 결과 적어도 2 학년부터는 유급생이 없게 되었다.


“유후...... 너희들 정말 공부 좀 해라.”
“으흑 제로스 제발 도와주란 말이야. 나 이번에 유급당하면 제적인거 알지? 제로스 제발.”


제로스는 자신을 거의 껴안다시피 하고 있는 루퍼슨 공작가의 장자 로버트를 보곤 절로 한숨이 나왔다.


‘정말 신기하단 말이야. 어떻게 루퍼슨 공작가가 여태까지 공작가를 유지했지.’


마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귀족의 비율이 상당히 적은 편이었다. 황권이 강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작위를 세습받기 어려운 제도 때문이었다. 마국의 귀족들은 승계권을 인정받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국가의 인증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인증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이 황립아카데미를 졸업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타 국가의 아카데미는 거의 요식행위이지만 마국의 아카데미는 틀렸다. 유급제도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었고, 엄격한 시험에 의해서 입학생의 절반 이상은 졸업하지 못하고 제적당하고 있었다.


성마 전쟁이후 절반이상의 후계자들이 아카데미를 졸업하지 못한 루퍼슨 공작가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특히나 단무지 공작이라고 불리는 전통을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즉 졸업하지 못한 다른 공작들은 다른 방법으로 승계권을 인정받은 것이다. 여기서 다른 방법이란 국가에 공을 세워 승계권을 인정받는 방법이다. 즉 절반 이상의 후계자들은 모두 공작위를 받을 만한 공을 세워 작위를 세습 받은 것이다.


물론 철저하게 황실에게 충성을 바치는 공작가의 전통과 마국 제일의 검가라는 호칭을 지켜주고자 한 황실의 배려도 있겠지만, 공작위를 얻을만한 공을 매번 세운 후계자들도 대단하다 할 것이다.


“제발........”


로버트슨이 제로스보다 2살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로버트슨은 거의 울먹거리며 제로스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제로스도 로버트슨 형만큼은 도와주고 싶었다. 솔직히 그에게 사정하는 대부분의 학우들은 공부를 등한시하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지 않았지만 로버트슨은 정말 공부를 열씸히 했기 때문이다.


“으흑..... 왜 아버지는 나 하나 낳아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거야.”


거의 울다시피하는 로버트슨 때문에 결국 제로스의 손은 책가방속으로 향했다.


“로버트슨 형, 제퍼슨... 그리고 너희들.....”


제로스에게는 악우들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친구들은 제로스 손에 들린 노트에 하얗게 질린 얼굴이 원래대로 될만큼 희망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알지 그대로 베껴서 내지마. 적어도 ‘성마전쟁’ 한번씩 읽어보고 이걸 참조하면서 적으면 낙제만은 하지 않을테니까?”
“응.”
“그대로 베끼면 정말 알지? 만약 로버트슨 형이 낙제하게 되면 다 너희들 때문이다. 레터만 교수님 체점 방식은 모두 알테니까?”
“엉 거기 나는 왜 들어가?”
“형은 너무 단순해서 참조하면서 쓴다고 해도 결국 베끼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뭐야?!”


로버트슨이 제로스의 놀림에 발끈했고, 그 모습에 모두들 역시 ‘단무지’ 공작가라면서 유쾌하게 웃었고, 로버트슨은 그 모습에 더욱 열을 내고 있었다.


 


 


“고맙다.”
“형은....... 제로스랑 우리가 남이가. 동기 사랑은 나라 사랑.”
“제퍼슨 너는 좀 닥치지. 휴우 제로스가 없었다면 생각하기도 힘들다. 역대 공작일지를 보면.... 휴우... 말이 쉬어서 공이지...”


로버트슨의 맘은 제로스나 제퍼슨 모두 이해했다. 아니 마국내 모든 귀족들은 이해할 것이다. 그동안 루퍼슨 공작가의 공세우기 전설은 그만큼 처절했고, 귀족 자제들에게 꼭 아카데미를 졸업하라는 잔소리거리로 사용됐으니 이야기 속의 주인공 로버트슨에겐 어땠겠는가?


“근데 정말 루퍼슨 공작가의 단무지 유전자는 강하긴 하나봐.”
“단무지라니... 제퍼슨 드 루손 공자.”
“형 이러니까, 루퍼슨 공작가가 단무지 공작이라고 불리는 거야. 그놈의 다혈질 성격 좀 어떻게 해봐.”
“휴우......”


로버트슨은 또 다시 발끈하는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고, 제로스는 그 둘의 유쾌한 티격태격에 미소가 지어졌다.


“저것 봐 제로스도 인정하잖아.”


로버트슨은 제로스를 미소를 보곤 한숨을 길게 내밀고 욱하고 올라오는 화기를 참고 있었다. 사실 루퍼슨 공작가에게 대놓고 ‘단무지’라고 하는 것은 공작가에게 굉장히 실례되는 일이었고, 실제로 그런 실례를 했던 귀족들중엔 루퍼슨 공작가의 사람과의 결투로 인해 죽었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제퍼슨, 로버트슨 사이에서는 흔히 볼수 있는 해프닝에 불과했다. 군벌가문의 양대축인 루손 백작과와 루퍼슨 공작가는 집안끼리도 친한 사이라서 둘은 아카데미 들어오기 전부터 친한 사이였다.


“그만해 제퍼슨. 로버트슨 형이 다혈질이긴 하지만, 다혈질을 참을 수 있는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하 역시 제로스 밖에 없다니까, 제퍼슨 너도 좀 배워라.”
“이러니까... 로버트슨 형 형이 단무지라고 듣는 거야. 나 도대체 형 어머니가 형을 낳았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그건 나도 그래. 도대체 우리 어머님 같이 정숙하면서 강인하시고 지혜로운 분 밑에서 나같은 단순 무식이 태어났는지.”


로버트슨은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어깨가 축 처지면서 제퍼슨의 말을 인정했다. 루퍼슨 공작가가 단무지 공작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실제로 초대 공작을 제외하곤 지능이 떨어지는 편이 아니었다. 단지 루퍼슨 공작가의 DNA에 포함된 다혈질 기질이 너무 강해서 그런 표현이 생긴 것일뿐.


그래서인지 역대 루퍼슨 공작가는 공작의 부인으로 당대 최고의 재녀들을 맞이하려 노력했고(조금이라도 다혈질 DNA를 줄이고자) 현공작부인 같은 경우는 황가에서도 황후로 원했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재녀였다.


“근데 제로스 너 이번에도 바로 고향으로 귀향할거니?”
“응.”
“거차 나 제로스, 너 무슨 고향에 미래를 약속한 아리따운 미녀라도 있는거냐? 방학만 시자하면 집으로 바로 가버리구.”


로버트슨은 매번 도움을 받은 것도 있지만 숫기가 없는 제로스를 도와주고 싶었다.


‘적어도 나나 제퍼슨과 함께 일주일이라도 밤의 문화를 경험한다면 숫기가 없는 제로스라도 조금은 나아질텐데.’


“우리 영지는 인구가 적어서......”
“하긴 전설적인 카로스 선배도 그 많은 초대장을 뒤로하고 영지로 바로 갔으니.”


제로스는 제퍼슨이 말한 카로스란 이름을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카로스는 제로스와 10살 터울의 형이기 때문이다.


“제로스 너 몰랐는데 브라더 콤플렉스구나! 카로스 선배란 말에 얼굴이 다 빛난다. 빛이 나. 하긴 황립 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했는데........”


제로스는 로버트슨의 놀리는 듯한 발언에도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기만 했다. 그만큼 그의 형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29살의 나이에 소드 엑스퍼트 최상급이란 경지에 오르고 넘버즈(Numbers)에 포함된 형은 그에겐 동경의 대상이고 자부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요 녀석 눈빛 초롱해지는 것 봐라. 지 녀석도 형 못지 않은 천재면서......”


로버트슨은 제로스가 귀엽다는 듯이 머리를 콕 쥐여박으면서 말했다.


“제가 무슨......”
“얀마 우리 기수 3년 연속 수석이 그런 말을 하면 되냐?”


제퍼슨은 제로스의 겸손에 배가 아팠는지 톡 쏘았고, 로버트슨은 제로스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의 목적지인 아카데미 기숙사가 그들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으흑.. 형 숨 막혀.”


하지만 제로스에겐 눈 앞에 있는 기숙사가 그렇게 멀 수밖에 없었다.


“로버트슨 형 이러다가 나 죽겠어.”

 

 

으흠 안녕하세요. 프롤로그가 올라간 후 너무 늦게 뵙는건 아닌지...

아... 주인공 설정하기 힘드네요. 과연 남주가 누군지... 읽는 저도 가끔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상 1부에는 야한 장면은 아주 쪼금...... 나올 것 같습니다.

야한 장면이 없다고 해도.... 아시죠... 조금만 기다리자고요. 작가도 엘프 잡아먹는(비유입니다. 작가는.... 피냄새는.. 나는 장면은 처녀 먹는 장면 빼놓고는 싫습니다. 적어도 성적인 쾌감을 위해서는......) 신을 기대하고 있답니다.

아 그리고 오늘이 화요일이니.... 앞으론 화목토 올리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많은 댓글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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