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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미/번역] 세컨드 레이디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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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 요원 둘이 퍼스트 레이디의 전문 주치의사인 사데크 박사의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도 모르게 그의 사무실로 들어가서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들은 서류함을 발견했고 거기에서 빌리 브래드포드의 기록을 찾았다.

"날짜를 보니 2년 반 전부터 그녀는 사데크 박사에게 진찰을 받아 왔군."

"아주 정기적이군. 급한 때나 특별한 걸 찾을 순 없군."

그 중 한명이 말했다.
"아마 마지막 장, 그녀의 마지막 방문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줄 거요."

"그래, 하지만 다른 뭐가 있는가 보자. 국부 감염, 지난 12월, 삼주 후에 깨끗이 나았어."
그는 몇 장을 더 넘기고
"아무 것도 없어, 아무 것도.
2주일 전에 기록된 최근의 것이 있군.
이건...이건 뭘까?"
잠시 멈췄다가 중얼거렸다.

그는 동료에게 읽으보라고 플래시 앞에 2페이지째를 내밀었다.

"속기로 썼군."
"난 본 적이 없는 글자야."

"이는 의사 자신만이 아는 건가보군.
그런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잠깐, 빨간색으로 씌어져 있군요.
<고쳐서 다시 쓸 것>이라 적혀 있어요."

그가 다시 2페이지를 끌어당겨 보았다.
"염병할 간호원이 왜 고쳐 써서 우리가 볼 수 있도록 타이핑하지 않았을까?
나머지 것은 모두 타이핑이 되어 있는데."

"이것으로는 도저히 우리가 알려고 하던 것을 알 수가 없겠는데..."

잠시 후 그는 어둠 속에서 그의 동료를 불렀다.
"우리는 첫단계에서 실패했어.
둘째 단계를 취해야 한다.
나머지 여섯 여자들의 서류철을 가져와."

"알았습니다."

2~3분 후 그 둘은 작년에 사데크 박사를 만난 여섯 명의 여자들의 병상 기록을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둘은 각 환자의 가장 최근 기록을 조사한 후에 세 사람을 빼 버렸다.
그는 네 번째 여자의 병상 기록의 마지막 부분을 조사하고는 고개를 들어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횡재 만났군."

그는 전화기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겼다.

"자, 시작이다."

그는 사데크 박사의 집 전화번호를 탁탁 눌렀다.

그 집의 교환양이 수화기를 든다.

"저는 조 맥길이라는 사람인데요. 내 아내 그레이스 맥길 때문에 박사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내 아내는 박사에게 정기적으로 다니는데 지금 위급해서 박사님과 통화를 해야 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기다릴 수는 없나요?"

"이것 보세요, 부인.
난 지금 아픈 아내를 안고 있어요.
지금 굉장히 고통스러워하고 도움이 필요해요.
응급환자예요."

"좋아요. 박사님을 바꿔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수화기에서 잠이 덜 깬 졸리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데크 박사인데요. 맥길씨?"

"네, 박사님. 제 아내 때문에 전활 겁니다. 박사님의 환자로..."

"부인을 기억합니다.
뭐가 잘못됐는지 말씀하시고 싶다구요?"

"글쎄, 그녀는 골반 부분에 심한 통증이 있고 위장 밑부분에 경련이 일어난답니다.
지금 아주 고통스럽다고 하는군요."

맥길 부인의 병상기록을 자기 앞에 놓고 그는 맥길 부이느이 상태를 설명하는 의학 용어를 골라 일부러 틀리게 발음하였다.

사데크 박사는
"오늘밤에 부인을 보는 게 좋겠소.
환자를 계속 안정시키고 지금 곧 내가 간다고 전해 주시오."

수화기를 내려 놓고 플래시 불빛 속에서 승리의 미소를 그의 동료에게 던지며 그는 아주 잘 아는 번호를 눌렀다.

전화벨이 울리자 남자 목소리가 응답했다.

"G와 나는 점검을 꼐속하고 있다.
공작원 둘을 더 보강해다오."

"언제?"

"지금 당장, 박사는 집으로 왕진 가려고 옷을 입고 있다.
너는 박사 집 주소를 알고 있지?
박사가 가는 집의 주소는 여기 있다.
그는 약 45분 후에 도착할 것이다.
그 곳에 도착할 시간의 여유가 있는가?
하고 그는 주소를 읽어주었다.

"그 곳에 갈 수 있습니다."

"행운을 빈다."
하고 그도 전화를 끊고 일어섰다.

"자 이제 우리는 영부인이 바라는 바의 반은 이룬 셈이야.
나머지 반은 그녀가 여배우 출신 아냐?
자 가자. "
하고 그가 말했다.





백악관 위층 그린 룸의 오후, 베라 바빌로바는 한쪽 눈으로 시계를 계속 지켜보면서 그녀의 공보 비서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하면서 소파의 한 쪽 끝에 앉아 있었다.

노라가 빌리의 런던 체류 첫날과 둘째날의 일정에 관하여 계속 설명할 때 그녀는 시간에 대하여 안절부절하였다.
한 시간 후면 사데크 박사에게 가야 하는데, 아직 그녀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근는 KGB가 언제, 어떻게 그녀와 접선할 수 있으며 첩보원이 무슨 말을 할 것이니 궁금하였다.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리자 베라의 가슴은 뛰었다.
틀림없이 모리스일 거야.
구세주격인 요리사 모리스일 거야,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노라가 전화를 받으려고 일어서려 했으나 베라가 재빨리 일어났다.
"내가 받겠어. 사사로운 전화를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어."

그녀는 벨이 네 번째 울릴 때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했다.

"영부인이십니까?
높은 목소리로 약간 혀가 잘 안 돌아가는, 일부러 꾸민 듯한 영국적인 쾌활성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목소리인지 여자의 목소리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예, 그렇습니다."

"의전 담당인 프레드 윌리스입니다."
하고 목소리는 말했는데 아마 남자인가보다고 여겨졌다.

그녀는 그의 꾸민 목소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말을 계속했다.
"저는 런던 공식 방문에 관한 일 때문에 부인을 만나뵈야 하겠습니ㅏㄷ."

그녀는 실망하여 기우닝 쑥 빠지는 듯 했다.
시간은 자꾸 가고 이런 쓸데없는 전화가 걸려오다니..

"미안하지만 시간이 꽉 짜여 있어요."
하고 그녀는 의도했던 것보다 날카롭게 말했다.

"나중에 해햐 할 것 같아요."

"영부인, 지금 당장 뵈야겠습니다."
윌리스는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는데 한 옥타브가 높았고 신경직적인 기미까지 섞여 있었다.

"난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또...."

"영부인 제발..."
그는 애원조로 말했다.

"지금 아래층에 있습니다."

그의 음성에는 그녀를 다시 생각케 하는 무엇이 있었다.

"그럼 좋아요. 그러나 꼭 일분간입니다. "

그녀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그를 만나는 성가심 때문에 자신에게 화가 났다.

노라는 이미 서류를 챙겨 가방을 들고서
"방문객이 계신가보죠?"했다.

"프레드 윌리스, 그를 만나지 않으면 나중에 또 찾아올 것이 걱정이야."

"그 몸서리나는 사람.
그러나 그는 자기 일을 알고 있는 사람 같아요.
전 이제 갑니다.
의사와의 약속을 잊지 마세요."

"응, 잊지 않겠어."

베라는 그녀가 가는 것을 지켜 보았다.
문이 닫히자, 그는 시간을 다시 한번 보고 다음에는 침묵을 지키는 전화기를ㄹ응시했다.
그녀의 내통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금까지 KGB는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다.
한 시간 후면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곤경에 빠져 사데크 박사 진찰실에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들어오세요"
프레드 윌리스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그녀에게 허리를 반쯤 굽혀 인사를 했다.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부인."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안됐군요."
그녀는 의자에 앉으며 그가 앉기를 기다렸다.
"중요하지 않다면 괴롭혀드리려 하지 않았습니ㅏㄷ."
윌리스는 그녀가 깜짝 놀랄 정도로 의자를 끌어다 그녀와 나란히 놓는게 아닌가.
그는 앉아서 그녀쪽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는 목소리로
"디즈닐랜드에서 나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곧 그 뜻을 파악했다.
"디즈닐랜드라구요?"
"맞습니다."
그녀는 그를 자세히 살피기 위하여 의자에서 몸으 ㄹ반쯤 일으켰다.
"당신이?"
하고 그녀는 속삭였다.
그는 이런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KGB는 얼마나 교묘한가, 국무성과 백악관의 이런 정도에까지 침투하다니.

"당신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군." 하고 그녀는 덧붙였다.
"그러나 제때 와주었으니 정말 감사 드려야죠. 자 말씀해 보세요."

그는 가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요구, 첫번째 것….전문의에게 보이는 목적은, 알려고 했으나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움찔했다.
"아, 안돼요. 야단났군요. 무엇인가 알아야 해요."

윌리스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었소. 그러나,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오. 왜냐하면 우린 부인의 두번째 요구에는 성공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이 첫번째 요구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다행히도 4시에 부인께서는 마리 사데크 박사를 만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만나지 않아도 된다구요?"

"그는 그의 동업자인 루스 다알리 박사와 바뀌었소.
어젯밤, 응급 왕진을 가다가 심한 자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의 차는 사잇길에서 나온 과속 차량에 떠받혔고 그 과속차를 탄 두 사람은 도망쳐 버렸어요.
그들은 훔친 차를 몰고 있어서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데크 박사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의식을 잃고 있었소.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여러 달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다시는 일을 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떻든 그의 동업자인 루스 다알리 박사가 그의 환자 몇을 인계 받을 것이며, 오늘 약속된 환자는 부인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부인의 신분과 부인께서 외국으로 떠나신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다알리 박사는 부인을 진찰하려고 4시에 약속한 자기의 환자는 받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제기랄, 그러나 사데크를 만나기보다는 훨씬 낫군요."

"다알리 박사의 진찰을 받은 것이 있나요?"

베라는 의료 관계 브리핑을 생각해 보고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시다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고 윌리스는 말했다.

"그러나 왜 내가 그 곳에 가야 하는지 아직 모르고 있어요."

"사데크 박사라면 어렵겠고 난처하겠지만 다알리 박사는 훨씬 쉬울 거요.
그는 사데크 박사의 병상기록 외에는 부인의 병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는 그녀에게 미소 지으며 일어섰다.
"게다가 부인, 부인께서는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계략이 풍부하고 신통력 있는 여배우이십니다. 잘 해내시리라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그는 문으로 향하면서 말했다.




오후 4시, 베라 바빌로바는 옅은 화장에다 보석도 끼지 않고 얇은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 책상에 앉아 있는 다알리 박사의 맞은 편 안락의자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브래드포드 빌리>라 새겨진 병상 기록이 의사 앞에 덮인 채 놓여 있었다.

베라는 바짝 긴장하였다.
아마도 그녀는 다알리 박사와 친면이 있을 것이다.
오래 전에 사데크 박사에 의해 소개되었을 것이고, 그 후 여러 번 그녀와 마주쳤을 것이다.
그러니 그 의사에게 사람을 잘못 보고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도 어떤 젊은 간호원이 그녀를 정중히 모시면서 곧장 다알리 박사의 방으로 안내하여 주었다.

"다시 만나뵈서 반갑습니다, 브래드포드 부인."하고 그는 인사말을 했다.
"사데크 박사의 소식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래요, 몸서리쳐집니다."

"빨리 회복되도록 기도할 뿐입니다."하고 박사는 이렇게 결론을 맺으면서 자기 의자를 책상께로 바싹 당겨 앉았다.

그는 병상 기록 철을 펴고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 장씩 넘기면서 기록을 검토하였다.
"아직 고쳐 쓰지 않았군."하며 혼잣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 속기체로 있군요. 그의 간호원 외에 그의 혁신적인 필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자 무엇이 적혀 있는지 봅시다."

그녀는 고개를 치켜 들었다.

"화장실에 다녀오셨습니까?"

"아직요."

"그럼 제가 이 기록을 읽을 동안 욕실로 가셔서 소변을 병에 담아서 병리실에 두고 오십시오."

베라는 그 방을 나와 화장실로 갔다.
잠시 후에 그녀는 다시 다알리 박사 옆에 앉았다.

"이제 확실히 알 것 같아요. 부인께서 아시다시피 해결해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네."
그녀는 소심하게 대답했다.

"지난번 오셨을 때 이후로 기분이 어떠세요? 부인께서 여행을 꽤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좀 나아졌습니까?"

"많이요."

"좋습니다." 다알리 박사는 일어났다.

"이 문제에 들어가지 전에 어디한번 진찰 해 봅시다. 절 따라오세요."

베라는 다음 방의 진찰실로 그녀를 따라갔다.
"어떻게 하시는지 아시죠. 옷을 벗으세요. 옷걸이는 저 쪽에 있고, 가운은 테이블에, 시트는 그 옆에 있어요. 그러고 나서 진찰대 위로 올라가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다알리 박사는 그녀를 조그마한 방에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베라는 재빨리 옷을 벗으면서 이 산부인과 의사가 무엇을 찾고 있을까가 몹시 궁금하였다.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서서 가운을 걸쳤다.
그 가운은 등 뒤가 트여 있고 기장은 무릎까지 밖에 오지 않았다.
그녀는 목욕수건보다 조금 큰 시트 자락을 펴서 진찰대 위에 올라가 무릎을 가렸다.

그 순간 다알리 박사가 진찰실로 부산스럽게 들어왔다.
"자 진찰해 봅시다." 그녀는 베라가 반듯이 눕자 말했다.
"조금 아래로 누우실까요."
베라는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렸고 다알리 박사는 그녀가 진찰대에 양쪽 발을 고정하는 데 도와주었다.

다알리 박사는 머리전등을 조절하면서 물었다.
"출혈은 어떻습니까, 부인. 아직도 출혈을 하시나요?"

출혈! 그것이었다.
그녀는 첫번째 실마리를 잡은 것이다.

"네, 출혈이 있었죠. 옷을 얼룩지게 하면서요. 불규칙적이었는데 차츰 줄어들다가 닷새 전에 완전히 멈추었어요."

다알리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참 잘 됐군요. 사데크 박사께서 바라던 바였어요."
다알리 박사는 투명장갑을 오른쪽 손에 끼고 있었다.
그는 간호원에게서 플라스틱으로 된 따뜻한 검사경을 받아 들었다.
시이트 자락을 들고 베라의 다리 사이를 들여다보았다.
베라는 그가 염증이나 상처난 부위를 찾느라고 대음순, 소음순 등 외부 생식기 부분을 검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때 베라는 그녀의 음순이 벌어지면서 검사경이 질 속으로 들어가고 검사경의 날개 깃이 열려 질의 벽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
다알리 박사가 간호원과 자신에게 들리도록 음성을 낮추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경부는 고르고, 견실하며 핑크 색이군. 지난번 왔을 때 세포조직을 채취했어."

반듯이 누운 채 베라는 그녀의 상태에 관한 나머지 실마리를 알아내려 하였다.
출혈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럼 그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녀는 그녀의 질 속에 들어가 있는 검사경을 의식했다.
어쨌든 모스크바와 키에프에서 비슷한 골반 검사를 받았을 때는 그 검사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기는 여자다.
자연은 이 세상 모든 여자에게 복잡한 생식 체계를 부여한 것이다.
진찰은 때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이며 또 분별 있는 행동인 것이다.
그러나 플라스틱 기구가 그녀의 질에서 빠져 나오는 지금 이 순간은 부자연스럽고 위험한 것 같았다.
자기는 외국인으로 적국의 낯선 땅에서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그것도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인으로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질이 그녀의 정체를 폭로할 것인가?

그녀는 모서리를 쳤다.
다알리 박사는
"죄송합니다. 브래드포드 부인."하고 말했다.
베라는 검사경이 몸 밖으로 나왔고 박사의 손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난소와 내부 조직을 눌러서 비정상적인 곳을 찾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다알리 박사의 미소 띤 얼굴을 보았다.
"다 끝났습니다. 걱정하실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는 장갑을 벗어서 싱크대 옆 쓰레기통에 버렸다.
"옷을 입으시고 제 방으로 오십시오. 몇 말씀 나누게요."

베라는 안심이 되어 일어나 앉고 박사는 진찰실을 나갔다.
그녀는 간호원이 의사를 따라 나가기를 기다렸다.
혼자가 되자, 시트와 가운을 벗고 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스스로 경계를 게을리 않고 그녀의 행동을 잘 수행해 내기를 바라면서 산부인과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앉자 다알리 박사는 전화 걸던 것을 끝내고 그녀를 향해 돌아앉았다.

"브래드포드 부인 나쁜 소식과 기쁜 소식 두 가지입니다."
그녀의 표정은 무거워 보였다.
"나쁜 소식부터 끝냅시다. 우인께서 모스크바로 떠나신 뒤에 병리검사실에서 부인의 임신에 대한 보고를 받았습니다.
우인께서 떠나시기 전에 하루밖에 계시지 않았기 때문에 사데크 박사에게 다시 보이실 시간이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는 전화로 보고 드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첫번째 검사에서는 부인께서 임신하신 듯한 징후가 보였습니다만 오늘 검사는 부인께서 임신하시지 않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일을 종종 있습니다."

베라는 한마디 한마디를 숨을 죽이고 듣고 있다가 오늘 방문 목적을 알고서는 안도의 숨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는 빌리 브래드포드로서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빌리 브래드포드는 임신하기를 원했는데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얼굴을 돌리고 핸드백을 더듬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다알리 박사는 그녀의 팔을 붙잡고 동정어린 말로 위로하고 있었다.
"부인의 기분을 잘 알겠어요. 그러나 부인, 제 말을 믿으십시오. 이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부인과 대통령 각하께서 아기를 원하신다면 바라시는대로 낳으실 수 있다는 것을 약속드릴 수 있어요.
중요한 사실은 부인께서는 건강하시고 임신이 가능하시며 꼭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마워요. 꼭 아기를 가지고 싶었는데."하고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알리 박사는 다시 책상에 걸터앉았다.
"이젠 좋은 소식을 말씀드리죠.
출혈 상태 말씀인데요."
그는 책상 위에 있는 검사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조금도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출혈은 닷새 전에 그쳤고 지금은 아주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입니다."

베라는 큰 무거운 덩어리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가볍고 상쾌해졌다.
의혹의 구름이 말끔히 씻어지는 것 같았다.
아무런 대책이 없었는데도 썩 잘 해낸 것이다.
그러나 출혈 상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기쁨을 보이면서도 임신이 되지 않았다는 슬픔의 표시는 계속 나타내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녀는 빌리 브래드포드라야 하니까.

"그 말씀을 들으니 반갑군요, 박사님. 출혈에도 신경이 쓰였으니까요."

"이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썩 좋아졌으니까요."

"감사합니다."

베라가 떠날 채비를 하자 박사가 그녀를 의자에 다시 앉혔다.
"특별한 소식이 있어요."

베라는 어떤 소식일까 궁금히 여기면서 기다렸다.

"사데크 박사의 기록에서 알았습니다만, 박사께서 여섯 주일 동안 성생활을 하셔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앞으로 사 주일을 더 기다려야 되는데, 부인의 상태가 아주 양호하셔서 오늘이라도 성생활을 하셔도 되겠습니다.
5일 후에 하시면 다시 임신하실 기회도 생길 거예요. 그건 부인을 기쁘게 해드리는 말씀일 것 같군요."

"성생활이라구요? --- 5일만에?"

"그렇습니다."

베라는 애써 침착하려 했으나 자꾸만 마음이 엇갈려지고 있었다.

"매우 반가운 말씀이군요, 남편께 말씀드리는 걸 기다릴 수가 없군요."
그녀는 5일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기로 하였다.
아직 사 주일을 더 기다려야 된다고 거짓말을 하리라 생각했다.
그는 모를거야, 그 길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각하께 이미 말씀 드린걸요.
이 놀라운 사실을 부인을 위하여 덮어둘 걸 그랬군요, 각하께서는 부인이 여기로 오시는 동안에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진찰을 기다릴 수가 없으셨나 보죠.
부인을 진찰한 뒤 전화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기 때문에 부인이 옷을 입는 동안 각하께 전화를 드렸어요.
각하께서는 임신에 대해 약간 실망하셨으나 출혈 문제에 대하여는 안심하셨어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일주일 이내에 부인과 정상적인 관계를 다시 가질 수 있어 기뻐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베라는 말하기가 거북하였다.
"아신다면 할 수 없죠.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박사님."

하나도 고맙지 않다. 이 훼방꾼 같은 녀석 하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비밀 경호원과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면서 그녀는 마음의 균형을 잃었고 이 예측할 수 없는 일에 현기증이 났다.
얼음처럼 차가운 공포가 그녀를 엄습하였다.
그녀가 처한 상황은 점점 좋지 않게 되어갔다.
산부인과 진찰이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물인 것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훨씬 더 무서운 함정에 직면한 것이다.
그것은 알렉스도, KGB도 예상치 못한 방해물이다.
5일 후에 대통령과의 섹스, 진짜와 바꿔치기 하고 도망할 때까지 아직도 이주일 이상 그와 함께 지내야 한다.

7년동안 대통령은 거의 매일 빌리와 잠자리를 같이 해오고 있지 않은가, 그는 아마 그녀를 데리고 무슨 짓을 하든지간에 적어도 일주일에 3~4회쯤 섹스를 했을 것이다.
잠자리에서 함께라면 서로의 신체 부분을 - 돌출부와 융기부를 너무나 잘 알 것이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이제 빌리가 아닌 자기가 대통령의 상대방이라니, 이는 정말 간담이 서늘한 일이다.
빌리는 잠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자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희는 얼마 동안 하며 얼마나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가?
얼마나 결렬하게 반응해야 하나?
얼마나 변태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페니스를 입에 댈까?
보지에 혀를 댔을까?
여자는 무엇을 어떻게 하며 남자가 여자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

베라는 세 사람의 남자와 섹스를 했는데 그들은 각각 다른 괴상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의 괴벽은 무엇이며 빌리의 괴벽은 무엇일까?

이것은 바로 악몽이었다.
그녀가 회상컨데 긴 훈련 기간 중에 알렉스와 KGB는 빌리 브래드포드의 잠자리 버릇을 알아내려고 계속 노력해 왔었다.
알렉스는 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의 확신은 점점 줄어들었었다.
필요한 정보가 없이는 <세컨드 레이디> 공작은 진행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들의 모든 노력은 허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그들에게 행운이 터졌다.
대통령이 그의 정부에게 육 주일 동안 부인과 섹스를 할 수 없다는 것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베라는 자기와 알렉스와 페트로브가 느꼈던 기쁨과 안도가 순간에 떠올랐다.
빌리의 잠자리에서의 성행동이 더 이상 문젯거리가 되지 않으므로 이 공작은 방해물이 없이 실시 할 준비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 베라는 출발점으로 다시 되돌아와 있다.
KGB가 알아내지 못했던 정보가 다시 필요한 것이다.
그 정보 없이는 이 상황은 그 이전의 어떤 상황보다 더욱 나빴다.
왜냐하면 자기는 이 시점에서 빌리로 실제 행동해야 하는데 그것도 대통령과 섹스해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는데도 아무것도 아는 게 없으니 말이다.

육욕적인 지식 없이는 그녀는 패할 것이다.
자기 쪽에서 한 가지라도 빌리와 틀린 동작을 하거나 특징 없는 동작이나 반응을 보이면 그는 놀라고 어리둥절해 하면서 의심할 것이다.
질문을 퍼부을 것이며 의심을 하다가 그가 잘 아는 여체, 즉 진짜 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넌 빌리가 아니야. 대체 넌 누구냐?"
그렇게 되면 끝장나는것이다.
공작도, 그녀 자신도.
이것은 단순한 비상사태가 아니다.
아주 절망적인 상태이기도 하다.

그녀는 백악관에 혼자 있게 되면 곧 요기사 모리스나 의전국의 프레드 윌리스와 접선해야 한다.
아니, 그들로는 안돼.
그녀가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전화다.
두 번 틀린 번호를 돌리는 것.
그러면 구원자가 나타날 것이다.
모리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그 밖의 다른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간에 모스크바에 있는 페트로브에게 연락할 것이다.

페트로브 장군님,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단 한 가지.
미 합중국의 대통령 영부인은 잠자리에 들 때 대통령과 어떻게 섹스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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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KGB는 대통령 영부인인 빌리 브래드포드의 섹스형태를 어떻게 알아 낼 수 있을까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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