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해지는 여자들 제2장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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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야스런 내용이 없어 전체 다 한꺼번에 올립니다.
제3장부터 기대해주세요....
제2장
제1화
중학교사란 하는 직업은, 곁에서 보는 것처럼 편한 것은 아니다. 교과서를 읽고 흑판에 문자를 쓰고 정기적으로 시험을 실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불안정한 나이의 아이들과 부닥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밖까지 활동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필요도 있다.
특히, 도시권에 사는 아이들은 복잡하고 과도한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옛날과는 달라, 집과 학교만이 그들 세계의 모두는 아니다.
교사는 자신들이 아이였던 시대와 지금의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과의 갭에 항상 시달리고 있다. 개중에는, 지금도 옛날과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현실에 흥미가 없든 지, 진짜 무신경한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쿠스다 아미는 화장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며 장시간에 걸친 말다툼으로 아파오는 목으로부터 한숨을 토해냈다.
오늘의 직원회의는 완전히 화가 나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화가 치민다.
의제가 「원조교제를 한 당학교의 학생에 관한 처분 및 사후 대책」인 것이다. 중학생의 매춘이 상식적인 행위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것이 알려지면 일관된 교육과 높은 성적을 자랑하고 있는 명문 사립 여자학교의 명성에 상처가 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후 대책의 방법이 「우리학교의 창립정신은 학생을 현모양처로 만들기 위한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현모양처? 현대 일본의 어디를 가더라도, 그렇게 산 화석과 같은 대용품이 발견된다는 것일까? 원래, 현모양처라고 하는 남성 사회의 이상형을 재현한 여성이 세상에 존재했던 적이 있는 것일까?
남자들은 항상 여성을 집안에 감금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도 대다수의 남자들은 여성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일반기업은 물론이고, 공적으로 평등이 보장되어야 할 교사의 사회조차 남녀 차별은 안보이는 실과 같이 둘러지고 있다. 거기서 목소리를 높여 페미니스틱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용이한 것은 아니다.
아미는 양손을 하복부에 대어 냄새제거제의 향기가 감도는 공기를 코로부터 빨아들였다.
거울안의 화장하지 않은 여성의 얼굴에는, 피로가 진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지만, 큰 검은 눈동자는 빛을 잃지 않았다. 현상에 절망해 허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과격한 의견을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빠르다.
대학동창인 feminist 동료중에는 「매춘은 남권 사회의 상식을 위협하는, 여성의 유효한 공격 수단의 하나이다」라고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들 중 매춘을 생활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것도 알고 있다.
뒤집으면, 원조교제라고 칭해 남자에게 자신의 육체를 강매하는 소녀들 중에는, 사회에 있어서의 여성권리의 확대를 의식해 행동하고 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는 것이 된다.
문제는, 확실히 그 점에 있다.
어째서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말 좋아했던 역사의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교직면허를 취득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진 소녀들에게 혼자서라도 페미니즘에 접할 기회를 주려는 열의가 있었기 때문이야말로, 일부러 여자학교로 교편을 맡은 것은 아니었던 것일까?
아미는 경직된 양 무릎에 힘을 빼고 빠른 걸음에 화장실의 문을 빠져 나갔다.
격론의 무대가 된 교원실에 이어지는 복도는 봄의 석양을 받아 오렌지색으로 빛나고 있다. 창밖의 운동장으로부터 어린아이 티를 갓 벗은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미가 같은 나이의 시기에 열중하던 것은 독일과 영국의 역사였다. 부모님이 열렬한 Protestant였던 것이, 그녀의 기호에 큰 영향을 가져오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미의 취미는 당시부터 꽤 남달랐다. 보통, 역사에 흥미를 가지는 소녀라면 일본사나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갖거나, 조금 다르다해도 그리스 ․ 로마 역사에 빠져드는 것, 기껏해야 그 정도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호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청교도 혁명이나 30년 전쟁의 영웅의 이름을 알고 있는 친구를 찾아내는 것은 모래밭으로부터 동전을 찾아 해매는 정도일 것이다.
아미가 고독에 강하고 소수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녀의 취미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시절에 페미니즘의 존재를 알아, 여권신장 운동에 참가할 결의를 했던 것도, feminist가 일본사회에 있어서 소수파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혹시, 자신은 minority이기로 안심감을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다수라는 이름의 대해에 삼켜지는 것보다, 작아도 강한 정으로 연결된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2화
아미는 집게 손가락으로 아랫 입술을 가볍게 두드리며 지금까지의 경과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을 구상하였다.
직원회의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원조교제를 한 학생은 불쌍하지만 그녀의 퇴학은 피할 수 없다.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예의 바보스러운 현모양처 교육과정을 시기를 봐서 움츠리게 하는 것 정도다.
그 것을 위해서는 미리 동조자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혼자서 반론을 말해도, 교장과 그의 추종자들은 꿈쩍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고립되어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 질 지 모른다.
아미는 감색의 슈트에 싸인 신체를 직원실에 살그머니 숨긴다. 불과 1시간전까지 충격적인 사건의 탓으로 열기를 띠고 있던 장소도 지금은 적막하게 아주 조용해져 있다.
소등은 되어 있지 않았지만 넓은 실내에 사람의 기색은 없다. 벽에 고정된 큰 화이트 보드가 형광등의 빛을 반사해 무기질인 빛을 발하고 있다.
아미는 자신의 책상이 있는 장소까지 걸어가서 원통형의 머그컵에 손을 대었다. 입가로 두께운 용기를 기울이면 식은 커피가 시든 목을 치료해 준다.
자리에 앉은 아미는 몸을 의자의 등받이에 젖히고, 책꽂이에 늘어져 있던 책중에서 한 권의 논문집을 뽑아 들었다. B5판 변형 사이즈의 -아무래도 아마추어가 디자인 한 것 같은- 장정의 책에는 태고딕체으로 「여성학 연구」라고 하는 멋도 치장도 없는 타이틀이 인쇄되어 있었다.
여성학이라고 하는 학구상의 장르가 확립된 것은 바로 최근의 일이다. 페미니즘, 즉 여권 신장론의 관점으로부터 모든 방법으로 여성을 둘러싼 사회구조를 고찰, 비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미가 여성학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 것은, 근대사 연구, 특히 막스․웨버의 관점과 저분법론(?)이었다. 그녀는 웨버의 저작인 「지배의 사회학」에 감명을 받아 근대사회는 징병제에 의해 일반 시민이 군대적인 규율을 습득하고, 그것을 가정에 연결되어 시작되었다고 하는 논설을, 메이지 이후의 일본사에 응용하여 남녀 차별을 취급한 역사의 견해를 역사학과 여성학의 쌍방으로 제시했다.
아미가 가지고 있는 몇개의 논문은 대학시절에 소속된 근대사 연구의 써클이,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동인지에 발표되었다. 그녀에 있어서 의외였던 것은 그 논문을 맨 먼저 평가해 주었던 사람이 남존여비를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인물이라고 소문난 일본 경제사의 조교수였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경제사를 전공하지 않은 계집아이가 대학교수 레이스의 대항마가 되었으니 유리한 존재라고 생각되었던 것이 원인이었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된 신임 여교사가 쓴 논문은 조교수의 추천을 받아 정식 학회지에 게재되게 되었다.
그 것 만으로도, 학술계에 적을 둔 사람으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사건이었던 것이지만, 행운의 여신은 잇달아서 아미에게 미소지었다.
이번은 여성학의 권위자로서 이름이 알려져 있는 미에다 히데코라고 하는 교수가 논문의 재게재를 허락해 달라고 요구해 왔던 것이다. 아미는 히데코의 제의을 쾌히 승낙했다. 야나기타 구니오의 민족학을 베이스로 여성학을 전개하는 히데코를, 일류의 학자로서 또한 feminist의 선배로서 깊이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미에게 뿐아니라, 히데코는 학계의 feminist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베스트셀러가 된 저작을 가져, 강연의 의뢰는 끟이지 않고,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준 있는 남자논객들을 위축시킨다. 게다가 「여성학 연구」의 촉탁 편집자이기도 하다.
그런 히데코로부터 권유를 받는다고 하는 것 자체가 아미에게는 꿈같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환상은 아닌 증거로 그녀의 논문과 얼굴 사진이 「여성학 연구」에 게재되어 있다.
아미는 논문집을 열고 인쇄된 자신의 얼굴을 몇번이나 다시 보았다. 목차를 지나 저자 소개의 페이지의 일각에는 「쿠스다 아미」란 이름위에 가는 테두리선이 있고 그 안에 긴 흑발을 간편하게 묶은 무뚝뚝한 젊은 여자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좀 더 릴렉스 한 표정의 사진을 편집부에 건네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건방진 태도를 취하는 애송이라고 생각되면 손해가 아닐까?
아니, feminist중에는 화장을 하거나 몸을 치장하는 것을 「남성에게 잘 보일려고 한다」라는 이유로 덮어 놓고 싫어하는 그룹도 있다. 조금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는 편이 두려운 존재의 투사로서 받아들여 주기 쉬울 것이다.
아미는 논문집을 접고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편집부의 이야기에 의하면 논문의 평가는 대체로 높은 것 같다. 히데코 교수로부터는, 다음번 작품을 쓰도록 격려의 전화를 받고 있다.
「쿠스다씨. 당신에게는 기대하고 있어요」
「징병제가 농촌 사회에 남녀 차별을 가져왔다고 하는 주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야. 나도 그렇지만, 여성은 군대의 조직 제도같은 것에 흥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쿠스다씨의 논문은 자극적이었어」
「다음 논문은 이번 논문과 관계 있는 테마가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일본의 군대가 가져온 남녀 차별 정책에 대해서라든지. 물론, 논문이 완성되면 「여성학 연구」에 게재시켜 주겠어요」
「쿠스다씨. 몇번이나 말하는 것이지만, 나는 정말로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어. 당신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재능을 느껴요」
아미는 논문집을 책상 위에 놓고 차거워진 커피를 목에 흘려 넣었다.
동경하는 인물에게 칭찬을 받는 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기도 하고 중압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히데코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테마를 어떻게 논거하면 좋을까?
아미가 머그 컵을 한 손에 들고 생각에 빠져 있으면, 교원실의 문이 안쪽으로 열려 엷은 황색 슈트를 입은 몸집이 작은 여교사가 얼굴을 내비친다.
여교사는 천천히 직원실을 둘러보며 살금살금 아미가 앉아 있는 의자에 가까워져 간다.
동료의 기색을 눈치챈 아미는 책상사이의 통로를 돌아보았다. 아미의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 눈을 마주친 여교사는 얼어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앗, 시마츠 선생님」
아미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여교사의 이름을 불렀다. 여교사는 당황하며 아미로부터 눈을 떼고 간신히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말한다.
「아, 그, 쿠스다 선생님」
「무엇인가 용무가 있습니까?」
「아………는, 네」
여교사는 의미도 없이 얼굴을 붉히고 등을 굽혀 머리를 늘어뜨린다. 아미는 학교에서 단 한사람의 후배 교사에게 옛식의 그윽한 인사를 돌려준다.
제3화
시마츠묘자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아미는 어느새 그녀에게 사랑스런 감정을 느껴 버린다. 직장에서 서로 알게 된 지 1년 조금 지난 정도 인데 마치 연년생의 여동생과 같은 착각이 든다.
실제로 2명의 관계는 친구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멀고 타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가깝다.
아미가 묘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그녀가 서도와 고전과목 교사이며, 이 학교 졸업생인 것, 부친과 이사장이 구면의 관계였기 때문에 이 학교에 오게 된 것, 천연기념물일 정도로 구식 일본여성이라고 하는 것 정도로 그 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아미도 묘자에게 털어 놓았던 것은 자신이 사회과목 교사인 것, 이 학교의 졸업생은 아닌 것, 채용시험을 거쳐 교사 자리를 얻은 것, 페미니즘 운동에 참가하는 것 정도로 그 외의 사정에 대해서는 모두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자가 아미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그녀가 하는 짓의 하나하나가 싱싱하고 청순함이 흘러넘치고 수줍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교직을 감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걱정하는 동시에 이런 애가 결혼하면 남편이 하라는 대로 하는 아내가 될 것이다라고 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직원회의에서도 묘자는 끝까지 한마디도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책상앞에 앉아 몸도 움직이지 않고 얼굴을 아래로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어떤 용무입니까?」
아미는 고의로 딱딱한 어조로 말을 걸어 묘자의 반응을 보았다. 묘자는 머뭇머뭇 거리며 시선을 마루에 떨어뜨린 채로, 독백을 중얼거리는 듯이 용건을 말했다.
「아, 그, 쿠스다 선생님은………페미니즘에 참가하고 계시죠?」
「그 정확하지는 않지만………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그, 내가 고문을 맡고 있는 서도부에 니키 시서리라고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니키? 어디선가 들은 이름이군요」
「아, 네. 중학 1학년, 2학년 내내 최우수 학생입니다. 금년도, 최우수 학생으로 선택되지 않을까라고, 사에키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생각났습니다. 우리반 아이가 니키 선배, 니키 선배라고 얘기하였기 때문에 나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구, 쿠스다 선생님은 1년 D조 담임이지요?」
「그렇습니다만?」
「그, 니키는 후배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뭐든지 할 수 있을테니까………」
묘자는 회화의 도중에 우물거리며 처음으로 아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20살이 넘은 여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동안에는 곤혹의 색을 간파할 수 있다.
아미는 묘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순간에 감지했다.
「니키씨는, 페미니즘에 흥미가 있습니까?」
「네. 아무래도, 쿠스다 선생님과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렇습니까?」
아미는 갈채를 외치고 싶은 충동을 억눌르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거동을 보였다. 마침내 자신의 노력이 보답받을 때가 온 것이다.
역사수업중에 기회 있을 때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말했던 것도, 여름 방학의 추천도서의 하나로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을 소개했던 것도, 모두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걱정인 것은, 니키라고 하는 소녀가 중학 3학년으로, 직접 수업을 맡았던 적이 없다는 점이지만, 대충 후배로부터 자신의 이름을 들어서 알았을 것이다.
그것보다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눈앞에 있는 묘자의 태도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녀는 니키가 페미니즘에 흥미를 가진 것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묘자가 나쁜 여성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보수적인 생각의 소유자로 이사장의 연고로 학교에 취직한 것을 잊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 놓여졌을 때 어떠한 대답을 해야 할 것일까?
아미는 머그 컵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한쪽의 집게손가락으로 아랫 입술을 두드렸다.
최선의 방법은 묘자에게도 이번 일에 껴 주는 것이지만 주의 깊은 그녀가 그렇게 간단하게 승낙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렇게 회화를 주고받고 있는 순간마저 경계심을 전면에 까아두고 있다.
묘자와 협력 관계를 가질 수 있으면 예의 현모양처 교육을 폐지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무엇보다도 교내에서의 페미니즘 학습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동료로 끌어들일 수가 있는 것일까?
아미는 잠시 망설인 후 가죽으로 된 회전의자에서 일어섰다. 키가 큰 아미가 일어서자 몸집이 작은 묘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알았어요, 시마츠 선생님」
아미는 희미하게 가슴을 젖히며 한 팔을 허리에 얹었다. 아미의 위압적인 자세를 앞에 두고 묘자는 재빠르게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니키씨와 이야기하게 해 주세요. 다만, 그 때 시마츠 선생님께서도 동석해 주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네? 예?」
아미의 뜻밖의 제안에 묘자는 몇번이나 두 눈을 깜박이고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얼굴을 들어 올린다.
「아, 그………」
「시마츠 선생님이 말씀하시고 싶은 것을 압니다. 선생님은, 내가 페미니즘을 통해서 니키씨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걱정하는 군요?」
「, 그런 것………」
「아닙니까?」
아미는 다그치듯이 묘자에게 질문을 하면서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여기서 묘자가 싫다고 말하면 그녀는 니키의 불신감을 살 것이다. 니키는 후배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아도 학생에게 업신여겨지기 쉽상인 묘자의 교사로서의 평가가 나빠지는 것은 틀림없다.
만약 묘자가 좋다고 말하면, 그것은 그래서 일 것이다. 묘자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신에게 손해가 없다. 조금 간사한 방식이지만 이정도 지독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평상시의 묘자에게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것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묘자는 그 자리에서 굳어진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흐려진 소리로 무슨 말인가 중얼거리고 있다. 아미는 재빠르게 묘자에게 다가가 공갈을 포함한 낮은 음색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마츠 선생님이 나를 거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 아닙니다. 다만………」
「다만, 무엇입니까?」
「………쿠스다 선생님이 무섭습니다. 오늘의 직원회의에서도 큰 소리를 내 교장 선생님과 언쟁을 벌려 싸우는 것을 보았으니까………」
「 나는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했을 뿐입니다」
「 그렇지만, 상대는 교장 선생님입니다」
「상대가 교장 선생님이라고 해서 내가 양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쿠스다 선생님은 강하네요………」
묘자는 그렇게 말한 후 입을 다물고 슬픈 듯 한 기색을 눈동자안에 떠오르게 한다. 아미는 이마에 손을 대고 형광등이 켜진 교원실의 천정을 올려 보았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라고 한 것은 어디의 누구였던 가? 그렇다 하더라도 묘자의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계속..
2장 다 올리려고 했는 데 한꺼번에 할려니 좀 힘드네요.
배도 고프고... 내일 올릴께요.
제3장부터 기대해주세요....
제2장
제1화
중학교사란 하는 직업은, 곁에서 보는 것처럼 편한 것은 아니다. 교과서를 읽고 흑판에 문자를 쓰고 정기적으로 시험을 실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불안정한 나이의 아이들과 부닥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밖까지 활동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필요도 있다.
특히, 도시권에 사는 아이들은 복잡하고 과도한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옛날과는 달라, 집과 학교만이 그들 세계의 모두는 아니다.
교사는 자신들이 아이였던 시대와 지금의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과의 갭에 항상 시달리고 있다. 개중에는, 지금도 옛날과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현실에 흥미가 없든 지, 진짜 무신경한 것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쿠스다 아미는 화장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며 장시간에 걸친 말다툼으로 아파오는 목으로부터 한숨을 토해냈다.
오늘의 직원회의는 완전히 화가 나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화가 치민다.
의제가 「원조교제를 한 당학교의 학생에 관한 처분 및 사후 대책」인 것이다. 중학생의 매춘이 상식적인 행위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것이 알려지면 일관된 교육과 높은 성적을 자랑하고 있는 명문 사립 여자학교의 명성에 상처가 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사후 대책의 방법이 「우리학교의 창립정신은 학생을 현모양처로 만들기 위한 교육을 철저하게 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현모양처? 현대 일본의 어디를 가더라도, 그렇게 산 화석과 같은 대용품이 발견된다는 것일까? 원래, 현모양처라고 하는 남성 사회의 이상형을 재현한 여성이 세상에 존재했던 적이 있는 것일까?
남자들은 항상 여성을 집안에 감금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도 대다수의 남자들은 여성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일반기업은 물론이고, 공적으로 평등이 보장되어야 할 교사의 사회조차 남녀 차별은 안보이는 실과 같이 둘러지고 있다. 거기서 목소리를 높여 페미니스틱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용이한 것은 아니다.
아미는 양손을 하복부에 대어 냄새제거제의 향기가 감도는 공기를 코로부터 빨아들였다.
거울안의 화장하지 않은 여성의 얼굴에는, 피로가 진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지만, 큰 검은 눈동자는 빛을 잃지 않았다. 현상에 절망해 허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과격한 의견을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빠르다.
대학동창인 feminist 동료중에는 「매춘은 남권 사회의 상식을 위협하는, 여성의 유효한 공격 수단의 하나이다」라고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들 중 매춘을 생활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것도 알고 있다.
뒤집으면, 원조교제라고 칭해 남자에게 자신의 육체를 강매하는 소녀들 중에는, 사회에 있어서의 여성권리의 확대를 의식해 행동하고 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는 것이 된다.
문제는, 확실히 그 점에 있다.
어째서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말 좋아했던 역사의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교직면허를 취득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여진 소녀들에게 혼자서라도 페미니즘에 접할 기회를 주려는 열의가 있었기 때문이야말로, 일부러 여자학교로 교편을 맡은 것은 아니었던 것일까?
아미는 경직된 양 무릎에 힘을 빼고 빠른 걸음에 화장실의 문을 빠져 나갔다.
격론의 무대가 된 교원실에 이어지는 복도는 봄의 석양을 받아 오렌지색으로 빛나고 있다. 창밖의 운동장으로부터 어린아이 티를 갓 벗은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미가 같은 나이의 시기에 열중하던 것은 독일과 영국의 역사였다. 부모님이 열렬한 Protestant였던 것이, 그녀의 기호에 큰 영향을 가져오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미의 취미는 당시부터 꽤 남달랐다. 보통, 역사에 흥미를 가지는 소녀라면 일본사나 중국 역사에 관심을 갖거나, 조금 다르다해도 그리스 ․ 로마 역사에 빠져드는 것, 기껏해야 그 정도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호걸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청교도 혁명이나 30년 전쟁의 영웅의 이름을 알고 있는 친구를 찾아내는 것은 모래밭으로부터 동전을 찾아 해매는 정도일 것이다.
아미가 고독에 강하고 소수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녀의 취미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시절에 페미니즘의 존재를 알아, 여권신장 운동에 참가할 결의를 했던 것도, feminist가 일본사회에 있어서 소수파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혹시, 자신은 minority이기로 안심감을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다수라는 이름의 대해에 삼켜지는 것보다, 작아도 강한 정으로 연결된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2화
아미는 집게 손가락으로 아랫 입술을 가볍게 두드리며 지금까지의 경과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을 구상하였다.
직원회의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원조교제를 한 학생은 불쌍하지만 그녀의 퇴학은 피할 수 없다.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예의 바보스러운 현모양처 교육과정을 시기를 봐서 움츠리게 하는 것 정도다.
그 것을 위해서는 미리 동조자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혼자서 반론을 말해도, 교장과 그의 추종자들은 꿈쩍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고립되어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 질 지 모른다.
아미는 감색의 슈트에 싸인 신체를 직원실에 살그머니 숨긴다. 불과 1시간전까지 충격적인 사건의 탓으로 열기를 띠고 있던 장소도 지금은 적막하게 아주 조용해져 있다.
소등은 되어 있지 않았지만 넓은 실내에 사람의 기색은 없다. 벽에 고정된 큰 화이트 보드가 형광등의 빛을 반사해 무기질인 빛을 발하고 있다.
아미는 자신의 책상이 있는 장소까지 걸어가서 원통형의 머그컵에 손을 대었다. 입가로 두께운 용기를 기울이면 식은 커피가 시든 목을 치료해 준다.
자리에 앉은 아미는 몸을 의자의 등받이에 젖히고, 책꽂이에 늘어져 있던 책중에서 한 권의 논문집을 뽑아 들었다. B5판 변형 사이즈의 -아무래도 아마추어가 디자인 한 것 같은- 장정의 책에는 태고딕체으로 「여성학 연구」라고 하는 멋도 치장도 없는 타이틀이 인쇄되어 있었다.
여성학이라고 하는 학구상의 장르가 확립된 것은 바로 최근의 일이다. 페미니즘, 즉 여권 신장론의 관점으로부터 모든 방법으로 여성을 둘러싼 사회구조를 고찰, 비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미가 여성학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 것은, 근대사 연구, 특히 막스․웨버의 관점과 저분법론(?)이었다. 그녀는 웨버의 저작인 「지배의 사회학」에 감명을 받아 근대사회는 징병제에 의해 일반 시민이 군대적인 규율을 습득하고, 그것을 가정에 연결되어 시작되었다고 하는 논설을, 메이지 이후의 일본사에 응용하여 남녀 차별을 취급한 역사의 견해를 역사학과 여성학의 쌍방으로 제시했다.
아미가 가지고 있는 몇개의 논문은 대학시절에 소속된 근대사 연구의 써클이,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동인지에 발표되었다. 그녀에 있어서 의외였던 것은 그 논문을 맨 먼저 평가해 주었던 사람이 남존여비를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인물이라고 소문난 일본 경제사의 조교수였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경제사를 전공하지 않은 계집아이가 대학교수 레이스의 대항마가 되었으니 유리한 존재라고 생각되었던 것이 원인이었는 지도 모른다. 어쨌든,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된 신임 여교사가 쓴 논문은 조교수의 추천을 받아 정식 학회지에 게재되게 되었다.
그 것 만으로도, 학술계에 적을 둔 사람으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사건이었던 것이지만, 행운의 여신은 잇달아서 아미에게 미소지었다.
이번은 여성학의 권위자로서 이름이 알려져 있는 미에다 히데코라고 하는 교수가 논문의 재게재를 허락해 달라고 요구해 왔던 것이다. 아미는 히데코의 제의을 쾌히 승낙했다. 야나기타 구니오의 민족학을 베이스로 여성학을 전개하는 히데코를, 일류의 학자로서 또한 feminist의 선배로서 깊이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미에게 뿐아니라, 히데코는 학계의 feminist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베스트셀러가 된 저작을 가져, 강연의 의뢰는 끟이지 않고, 심야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준 있는 남자논객들을 위축시킨다. 게다가 「여성학 연구」의 촉탁 편집자이기도 하다.
그런 히데코로부터 권유를 받는다고 하는 것 자체가 아미에게는 꿈같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환상은 아닌 증거로 그녀의 논문과 얼굴 사진이 「여성학 연구」에 게재되어 있다.
아미는 논문집을 열고 인쇄된 자신의 얼굴을 몇번이나 다시 보았다. 목차를 지나 저자 소개의 페이지의 일각에는 「쿠스다 아미」란 이름위에 가는 테두리선이 있고 그 안에 긴 흑발을 간편하게 묶은 무뚝뚝한 젊은 여자의 얼굴이 비치고 있다.
좀 더 릴렉스 한 표정의 사진을 편집부에 건네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건방진 태도를 취하는 애송이라고 생각되면 손해가 아닐까?
아니, feminist중에는 화장을 하거나 몸을 치장하는 것을 「남성에게 잘 보일려고 한다」라는 이유로 덮어 놓고 싫어하는 그룹도 있다. 조금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는 편이 두려운 존재의 투사로서 받아들여 주기 쉬울 것이다.
아미는 논문집을 접고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편집부의 이야기에 의하면 논문의 평가는 대체로 높은 것 같다. 히데코 교수로부터는, 다음번 작품을 쓰도록 격려의 전화를 받고 있다.
「쿠스다씨. 당신에게는 기대하고 있어요」
「징병제가 농촌 사회에 남녀 차별을 가져왔다고 하는 주장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이야. 나도 그렇지만, 여성은 군대의 조직 제도같은 것에 흥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쿠스다씨의 논문은 자극적이었어」
「다음 논문은 이번 논문과 관계 있는 테마가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일본의 군대가 가져온 남녀 차별 정책에 대해서라든지. 물론, 논문이 완성되면 「여성학 연구」에 게재시켜 주겠어요」
「쿠스다씨. 몇번이나 말하는 것이지만, 나는 정말로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어. 당신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재능을 느껴요」
아미는 논문집을 책상 위에 놓고 차거워진 커피를 목에 흘려 넣었다.
동경하는 인물에게 칭찬을 받는 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일이기도 하고 중압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히데코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테마를 어떻게 논거하면 좋을까?
아미가 머그 컵을 한 손에 들고 생각에 빠져 있으면, 교원실의 문이 안쪽으로 열려 엷은 황색 슈트를 입은 몸집이 작은 여교사가 얼굴을 내비친다.
여교사는 천천히 직원실을 둘러보며 살금살금 아미가 앉아 있는 의자에 가까워져 간다.
동료의 기색을 눈치챈 아미는 책상사이의 통로를 돌아보았다. 아미의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 눈을 마주친 여교사는 얼어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앗, 시마츠 선생님」
아미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여교사의 이름을 불렀다. 여교사는 당황하며 아미로부터 눈을 떼고 간신히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말한다.
「아, 그, 쿠스다 선생님」
「무엇인가 용무가 있습니까?」
「아………는, 네」
여교사는 의미도 없이 얼굴을 붉히고 등을 굽혀 머리를 늘어뜨린다. 아미는 학교에서 단 한사람의 후배 교사에게 옛식의 그윽한 인사를 돌려준다.
제3화
시마츠묘자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아미는 어느새 그녀에게 사랑스런 감정을 느껴 버린다. 직장에서 서로 알게 된 지 1년 조금 지난 정도 인데 마치 연년생의 여동생과 같은 착각이 든다.
실제로 2명의 관계는 친구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멀고 타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가깝다.
아미가 묘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그녀가 서도와 고전과목 교사이며, 이 학교 졸업생인 것, 부친과 이사장이 구면의 관계였기 때문에 이 학교에 오게 된 것, 천연기념물일 정도로 구식 일본여성이라고 하는 것 정도로 그 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아미도 묘자에게 털어 놓았던 것은 자신이 사회과목 교사인 것, 이 학교의 졸업생은 아닌 것, 채용시험을 거쳐 교사 자리를 얻은 것, 페미니즘 운동에 참가하는 것 정도로 그 외의 사정에 대해서는 모두 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자가 아미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그녀가 하는 짓의 하나하나가 싱싱하고 청순함이 흘러넘치고 수줍음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교직을 감당해낼 수 있을 것인가 걱정하는 동시에 이런 애가 결혼하면 남편이 하라는 대로 하는 아내가 될 것이다라고 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의 직원회의에서도 묘자는 끝까지 한마디도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입을 다물고 책상앞에 앉아 몸도 움직이지 않고 얼굴을 아래로 향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어떤 용무입니까?」
아미는 고의로 딱딱한 어조로 말을 걸어 묘자의 반응을 보았다. 묘자는 머뭇머뭇 거리며 시선을 마루에 떨어뜨린 채로, 독백을 중얼거리는 듯이 용건을 말했다.
「아, 그, 쿠스다 선생님은………페미니즘에 참가하고 계시죠?」
「그 정확하지는 않지만………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그, 내가 고문을 맡고 있는 서도부에 니키 시서리라고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니키? 어디선가 들은 이름이군요」
「아, 네. 중학 1학년, 2학년 내내 최우수 학생입니다. 금년도, 최우수 학생으로 선택되지 않을까라고, 사에키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아………생각났습니다. 우리반 아이가 니키 선배, 니키 선배라고 얘기하였기 때문에 나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구, 쿠스다 선생님은 1년 D조 담임이지요?」
「그렇습니다만?」
「그, 니키는 후배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뭐든지 할 수 있을테니까………」
묘자는 회화의 도중에 우물거리며 처음으로 아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20살이 넘은 여성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동안에는 곤혹의 색을 간파할 수 있다.
아미는 묘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순간에 감지했다.
「니키씨는, 페미니즘에 흥미가 있습니까?」
「네. 아무래도, 쿠스다 선생님과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그렇습니까?」
아미는 갈채를 외치고 싶은 충동을 억눌르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거동을 보였다. 마침내 자신의 노력이 보답받을 때가 온 것이다.
역사수업중에 기회 있을 때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말했던 것도, 여름 방학의 추천도서의 하나로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을 소개했던 것도, 모두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걱정인 것은, 니키라고 하는 소녀가 중학 3학년으로, 직접 수업을 맡았던 적이 없다는 점이지만, 대충 후배로부터 자신의 이름을 들어서 알았을 것이다.
그것보다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눈앞에 있는 묘자의 태도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녀는 니키가 페미니즘에 흥미를 가진 것에 대해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묘자가 나쁜 여성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보수적인 생각의 소유자로 이사장의 연고로 학교에 취직한 것을 잊을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 놓여졌을 때 어떠한 대답을 해야 할 것일까?
아미는 머그 컵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한쪽의 집게손가락으로 아랫 입술을 두드렸다.
최선의 방법은 묘자에게도 이번 일에 껴 주는 것이지만 주의 깊은 그녀가 그렇게 간단하게 승낙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렇게 회화를 주고받고 있는 순간마저 경계심을 전면에 까아두고 있다.
묘자와 협력 관계를 가질 수 있으면 예의 현모양처 교육을 폐지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무엇보다도 교내에서의 페미니즘 학습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동료로 끌어들일 수가 있는 것일까?
아미는 잠시 망설인 후 가죽으로 된 회전의자에서 일어섰다. 키가 큰 아미가 일어서자 몸집이 작은 묘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알았어요, 시마츠 선생님」
아미는 희미하게 가슴을 젖히며 한 팔을 허리에 얹었다. 아미의 위압적인 자세를 앞에 두고 묘자는 재빠르게 시선을 아래로 향한다.
「니키씨와 이야기하게 해 주세요. 다만, 그 때 시마츠 선생님께서도 동석해 주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네? 예?」
아미의 뜻밖의 제안에 묘자는 몇번이나 두 눈을 깜박이고 여우에게 홀린 것 같은 얼굴을 들어 올린다.
「아, 그………」
「시마츠 선생님이 말씀하시고 싶은 것을 압니다. 선생님은, 내가 페미니즘을 통해서 니키씨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걱정하는 군요?」
「, 그런 것………」
「아닙니까?」
아미는 다그치듯이 묘자에게 질문을 하면서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여기서 묘자가 싫다고 말하면 그녀는 니키의 불신감을 살 것이다. 니키는 후배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아도 학생에게 업신여겨지기 쉽상인 묘자의 교사로서의 평가가 나빠지는 것은 틀림없다.
만약 묘자가 좋다고 말하면, 그것은 그래서 일 것이다. 묘자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신에게 손해가 없다. 조금 간사한 방식이지만 이정도 지독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평상시의 묘자에게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것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묘자는 그 자리에서 굳어진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흐려진 소리로 무슨 말인가 중얼거리고 있다. 아미는 재빠르게 묘자에게 다가가 공갈을 포함한 낮은 음색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마츠 선생님이 나를 거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 아닙니다. 다만………」
「다만, 무엇입니까?」
「………쿠스다 선생님이 무섭습니다. 오늘의 직원회의에서도 큰 소리를 내 교장 선생님과 언쟁을 벌려 싸우는 것을 보았으니까………」
「 나는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장했을 뿐입니다」
「 그렇지만, 상대는 교장 선생님입니다」
「상대가 교장 선생님이라고 해서 내가 양보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쿠스다 선생님은 강하네요………」
묘자는 그렇게 말한 후 입을 다물고 슬픈 듯 한 기색을 눈동자안에 떠오르게 한다. 아미는 이마에 손을 대고 형광등이 켜진 교원실의 천정을 올려 보았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라고 한 것은 어디의 누구였던 가? 그렇다 하더라도 묘자의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계속..
2장 다 올리려고 했는 데 한꺼번에 할려니 좀 힘드네요.
배도 고프고... 내일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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