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너 또다른 세상-25
(25)
퇴근시간 무렵에 김광태 사장이 보낸 사람이라며 예쁘고 다부져 보이는 아가씨가 왔다.
" 회장님! 서울씨앤에스 2급 경호원 김민정입니다. "
" 음, 알아봤어? "
" 네, 조사해본 결과는 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명진군의 엄마는 36세이며, 이름은
정정희입니다. 성*여대 가정학과 출신이고, 6개월 전부터 유원캐피탈 본사사옥 청소부
로 있으며 월 98만원을 받고있습니다."
" 그애, 아빠는? "
" 네, 38세이며, 유광옥이라 합니다. 2년 전에 인터넷 관련 큐원싸이 라는 회사에 이사로
있으면서 콘텐츠 개발에 실패해서 모든 재산을 날린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는데 사기 당한 것은 아니고 그 큐원을 창업했던 7사람 모두
손해 봤습니다. 지금은 심장병으로 집에서 요양중인데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 수고했다. 그 정도면 되었다. "
" 네, 그럼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
" 김민정이라고 했지? "
" 네, 회장님! "
" 몸도 다부지고, 인상이 좋아 보이는데... 하는 운동이 뭐야? "
" 네, 태권도 4단, 합기도 2단, 궁중무술 2급입니다. "
" 시집은 갔어? "
" 아닙니다. 아직 어립니다. "
" 김사장 신임이 두터운 것 같은데... 개인경호 파트로 나오면 어때? "
" 네? 개인경호... 우리들 희망사항입니다. "
" 그래, 저기 좀 앉아있어... "
" 아영아! 김광태 사장 좀 바꿔라! "
" 네, 사장님! "
" 사장님! 김 사장님 전화 대기중입니다. "
" 광태냐? "
" 네, 형수님! "
" 너, 내일부터 내 수행비서를 여기 와 있는 김민정으로 바꿔라! "
" 아, 알겠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
" 이, 미친 자식! 그래 형수님! 형수님! 하면서도 시집간 곽 양을 수행비서로 그냥 두면
내가 마음 편하겠냐? 그 애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 아차! 이...이런.. 죄송합니다. 이런.."
" 곽 양도 여기서 고생 많이 했으니까 복귀하면 그 애 원하는 대로 보내 줘. "
" 네, 형수님! "
" 음, 김 양! 이야기 다 들었지? "
" 네, 회장님! 감사합니다. 충성을 다 해 모시겠습니다. "
" 혼자 하숙하고 있다고 했지? "
" 네, 회장님! "
" 오늘 중으로... 이사오도록 하고 내일부터 수행하는데 지장 없도록 해라. "
" 네? 오늘 중으로?? "
" 아영아! 여기 와있는 김민정이 내일부터 내 수행비서로 일 할거니 차질 없도록
오늘 중으로 짐 옮겨주고 외모도 갖추어 주고... 알아서 해라! "
" 네, 사장님! "
" 김민정! 잘 부탁해! 비서실 관리비서 만나서 의논해라.."
경숙은 김미정과 악수를 하고 김아영에게 보냈다.
**
밤 10시 20분...
김민정은 난생 처음 푹신한 침대에 옷을 입은 체 벌렁 들어 누워 꿈을 꾸고 있었다.
" 내일부터 수행비서 해라! "
이 한마디가 이렇게 바뀌어 버린 것을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지금 들어 누워있는 공간은 24평으로 부모님이랑 4식구 모두 함께 살았던 집보다도 더
넓고..., 옷장, 책상, 침대 모든 것이 최고급인데, 식사는 도우미 아줌마가 별도로 있어서
손에 물 한 방울 적시지 않아도 된단다.
오늘 관리비서가 대리고 다니면서 사준 옷만 정장 세 벌에 스커트 석장... 브라우스에서
속 팬티... 모두 여성들이 부러워하는 경&민 브랜드다.
다른 사람 보다 어깨가 넓어 옷맵시가 잘 나오지 않아 내일 사장님에게 꾸중들을 것
같다고 걱정을 하며, 내일 시간 나는 대로 맞춤코너에서 몇 벌 맞추어 주겠으니 혹시
사장님이 뭐라 말씀하시면 이야기 좀 잘해달라고 오히려 부탁까지 하였다.
민정은 벌거벗은체 팬티도 이것저것 입어보고 정장도 번갈아 입어보며 거울에 비춰보고
심지어 한꺼번에 세 컬레나 사준 구두까지 신어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같이 쇼핑을 하면서 관리비서가 귀뜸해 준 월급도 직장에서 받는 월급 외에 여기서 특별
수당 명목으로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직장에서 같은 동료들이 수다를 떨 때 누구나 꿈꾸는 것은 김경숙 회장님 같은 사람 보디
가드로 진출하는 것인데 정통으로 자기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전에 수행비서였던 곽 양이 시집갈 때 축의금 천만원을 받았다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어 자기도 잘 보여서 시집갈 때까지 버티어 보겠다고 생각하는데
전화(나중에 알고 보니 인터폰)가 왔다.
" 네, 김민정입니다. "
" 오, 새로 온 김양인가? 나 생활도우미야... 좋아하는 음식은 뭐고, 몇시쯤 조반을 먹는지
알으켜 주어야 준비할텐데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내가 걸었어.."
" 네? 그것까지? "
" 응, 여긴 맞춤식사를 준비해 드리거든... 그리고 빨랫감은 아무 대나 던져버리지 말고
욕실 옆에 있는 뚜껑 있는 통에 넣어주면 좋겠어.."
" 네? 빨래까지? "
민정이 좋아하는 음식을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했더니 도우미 아줌마는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으셨다.
다음날 아침 7시쯤 1층 주방으로 내려갔더니 제복을 입은 경비원 두 사람과 민호 보디
가드로 나와있는 세 사람이 식사 하다가 민지가 들어서자 모두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 어서 오세요, 김 비서.. "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식탁에 앉자 마음씨 좋게 보이는 관리 도우미 아줌마가
음식을 내 놓는데,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들이다. 또 놀랐다.
또한 민정은 모르고 있지만 거기에 있던 세 사람 모두 민지를 부러워하고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잘 부탁한다고." 하였다.
식사를 끝내고 일어서려는데 안면이 있는 정민지 사장 수행비서 권은희가 들어오다
민정을 보고 활짝 웃으며 반갑게 악수하였다.
" 김민정! 축하한다. 어떻게 정통으로 뚫었냐?"
" 뚫기는... 딱 한번보고 사장님에게 "내일부터 내 수행비서다." 한마디가 끝이던데..."
" 허긴, 넌 얼굴 받쳐주지, 몸매, 운동, 수행능력 뭐 빠지는게 있냐? "
" 왜 아침부터 비행기 태우냐? "
" 너, 있을 때 이 은희도 잘 봐주라... "
" 도와줄게 있으면..."
" 고맙다. "
민정이 방으로 들어와 워밍업으로 몸을 풀고 까만 정장으로 갈아입어 거울을 보며
달라진 모습에 만족스러워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이때 경비원 아저씨가 본체에서 찾는다고 본체로 올라가 보라는 연락이 왔다.
3층 건물인 본체에 들어선 민정은 조심스러웠다.
" 김 비서 이리 와서 인사해라! "
" 안녕하십니까! 김 민정입니다. "
" 음, 포스윈 하고 비오리 정민지 사장이고, 요놈이 큰아들 장민수, 둘째 장민호, 막내
장진희... 그리고 이 두 분은 집안일 도맡아 해주시는 여사님이시다. "
민정이 일일이 허리를 꾸부리며 공손히 인사를 하자 모두 반겨 주었다.
이때 진희가 궁굼 하여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 언니! 힘 쌔? 팔씨름 잘해? "
" 어... 힘은 쌘데...왜? "
" 호호호... 그럼 우리 민수 오빠랑 한번 해봐... 우리 집에서 짱이야.."
" 정말 민정이 힘 쌔냐? 그럼 진짜로 민수랑 한번 해봐! "
" 에이, 엄마! 누난 여자잖아요... "
" 아들! 누나는 태권도4단에 합기도2단, 그리고 궁중무술 달인이야... 여자라고 깔보지마! "
" 어? 누나! 엄마 이야기 정말이야? "
" 응, 누나 운동도 잘해..."
" 호오~ 우리 민수 오늘 임자 만났다... 그래도 이모는 민수 응원해 줄게..."
" 누나! 걱정마... 진희랑 나는 누나 응원 해줄게... 으라차차 김민정...화이팅!"
" 그럼, 엄마랑 이모는 민수 응원해야겠네... 파이팅! 장민수! "
민호가 도우미 아줌마를 보며 누구를 응원할거냐고 한다.
" 아줌마는 누구 응원 할거야? "
" 음, 우리는 한 사람씩 나누어서 응원할게... "
" 그럼 3판2승이야... 진희야 너가 심판해! "
" 알았어... 오빠! "
진희가 숟가락 하나를 들고 거실로 모두 나왔다.
민정은 느닷없는 팔씨름에 어리둥절하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이 있었다.
" 에! 에~ 지금부터 장민수 오빠와 김민정 언니간에 팔씨름 대회를 에..에! 개최
하겠습니다. 청코너 무전 무승 장민수~~ 그리고 홍코너 무전 무승 김민정~~!! "
아침 식사하다 말고 두 사람의 팔씨름에 한바탕 웃고 떠들며 야단이다.
결과는 싱겁게 끝났다.
민수 손을 처음 잡고 손목 힘을 측정해 보니 팔목을 잡고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겨우 이기는 척 하면서 두 번을 이기고 세 번째는 져 주었다.
" 우와! 누나 짱이다... "
" 엄마! 정말 누나 힘 엄청 쌔... 누나가 일부러 힘쓰는 척 하는 거야.. 후아~ "
" 큰오빠! 정말 그렇게 언니 힘 쌔? "
" 응, 누나 양보해 준거지? "
" 아냐... 민수도 엄청 잘하는데..."
" 뭐? 그럼, 민정이 너 정말로 민수 팔목 잡고 해봐...내가 이기면 선물 하나 줄게..."
" 네? "
" 누나! 정말 내 팔목 잡고 해봐... 엄마는 내가 팔목 잡고도 이기는데... "
정말 민수 팔목을 잡고 팔씨름하는 민정의 힘은 여자로서는 장사 였다.
팽팽하던 균형은 경험과 지구력이 강한 민정의 승리로 돌아갔다.
" 누나! 오늘은 졌는데... 한달 후에 다시 해... 그동안 팔 운동 많이 할거야..."
" 호호호, 언제든지 도전해...이 누나는 항상 대기중이니까..."
진희는 힘이 장사인 민정이 신기한지 엉덩이 팔.. 여기저기 만지고 찔러보고 하다가 감탄
을 한다.
" 우와~ 엄마! 언니 몸이 돌처럼 단단해..엉덩이..팔.. 전부 돌처럼 단단해.. "
" 어디...어? 정말이네 돌이다 돌... 어? 얼굴은 단단 안해..? "
민호도 민정이 팔과 엉덩이 얼굴을 만져보다 감탄을 한다.
" 언니! 오늘 내 생일에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그 시간에 집에 있을 거지? "
" 엄마가 집에 있는데 언니가 어디 가겠니? "
" 호호호... "
처음으로 경숙이 출근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민정은 긴장
되었다. 경비 아저씨가 거수 경례를 하고 자동차가 멈추자 젭 싸게 튀어나와 주변을
살펴보고 경비원이 문을 열어주어 내릴 때까지 수칙대로 행동했다.
15층에 있는 사장실 문으로 들어서고 관리비서가 가방을 받으면 임무는 끝나는 것이다.
비서실에 마련된 자신의 자리에 앉아 긴장을 풀고 있는데, 관리비서인 김아영이 나와
민정에게 물어본다.
" 사장님 출근하면서 다른 이야기 없었어? "
" 네, 없었는데요..."
" 휴우~ 다행이다. 지금 입고있는 의상 색상은 맞는데, 활동하기에 좀 불편하니까 별도로
맞추어 주라고 하네.. 지금 시간 있어? "
" 어? 잘 모르겠는데요? "
" 호호호, 뭐야? 민정이 출근하면서 스케쥴을 파악해서 우리에게 알려주어야 미리 준비
하지... 사장님 터프하니까 마음 편하게 물어볼 것 다 물어보고 그래.. 알았지? "
" 네, 언니! 처음이라 죄송해요... "
" 죄송이라니? 어제 이야기했잖아.. 나이가 두 살 많아 언니지만 같은비서야, 자꾸 그런
말 쓰면 언니 화낸다. "
" 네, 언니! 죄송..."
" 또 그런다... 그럼 너 힘 쌘줄 알지만, 언니가 때려준다... 호호호. "
" 히히히.. "
" 내가 스케쥴 알아볼게..."
사장실에 들어갔다 온 아영은 한 시간 정도 시간 여유가 있고, 어디 심부름 보낼 곳이
있으니 의상실에 갔다오라고 알려주었다.
" 민정아! 차 마시고 가.. 어제 갔던 의상실말고 3층 오른쪽에 있어... 김부장님을 찾으면
알아서 해 줄거야... 사장님이 직접 전화했으니까..."
김부장님은 40대로 첫 인상이 이런 분야의 전문가라는 느낌이 드는 여인이었다.
밀실에서 브라자 팬티까지 전부 벗고 나체로 정확한 체형을 확인하고 되었다고 하였다.
그 체형을 확인하는데 걸린 시간만 30분이 걸렸다.
경숙은 민정에게 어제 조사하였던 유명진의 엄마가 일하는 곳에 가서, 같은 반에 유명진
의 단짝친구 장진희 엄마가 오늘 중으로 전화를 주던지, 시간이 있으면 점심시간 전에
이곳으로 모시고 오라고 지시하며 명함 한 장을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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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은 어제 한번 왔다간 장소라 쉽게 유명진 엄마를 만날 수 있었다.
하는 일이 청소하는 일이어서 계속 쓰레기 비우고 청소도 하여야 한다는 명진의
엄마에게 민정은 끈질기게 설득을 하여보았다.
그러나 하던 일을 누가 대신 하여야 한다며 거절하던 명진 엄마도 민정이 건내 준
명함을 보고 명진의 엄마 정정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아해 한다.
" 아! 자모회 회장님께서...왜 나를...?? "
" 네, 뵙지는 않았지만 명진의 초등하교 자모회 회장님이신 것은 통지문을 읽어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시고... "
" 그럼 잘 되었네요... 우리 회장님 따님 장진희 하고 유명진 아드님은 단짝이고 매우
친한 친구인가 봐요... 일단 인사도 할 겸 만나보시죠? 여사님! "
" ... ... "
" 여사님께 득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될 일이야 있겠습니까?
" 그...그렇기는 합니다만...여기 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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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희는 경숙을 만나러 처음 타본 외제차는 전혀 흔들림이 없어 멀미도 생기지 않자
돈이 참 좋기는 좋구나... 속으로 푸념을 하며 부띠끄에 도착하였다.
사장실에서 만난 경숙을 보고 또 한번 놀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40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탈랜트보다 더 예쁘고 귀티 나는
여인이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것이 아닌가..
" 어서 오세요... 정정희 여사님! "
" 네?, 명진의 엄마 정정희입니다...? "
" 우리 진희가 크면 명진이 에게 시집간다고 했더니 명진이가 퇴짜 놨다면서요, 호호"
" 무슨 말씀이신지? "
" 우선 앉으세요... "
정희는 조심스럽게 권하는 의자에 앉으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경숙은 인터폰으로 차를 갖고 오도록 하였다.
차를 마시며 경숙은 유명진의 신발 이야기부터 어제 사람을 시켜 알아본 일까지 전부
말 해주고 뭔가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말까지 더듬거리며 떨고있던 정희도 진희가 시집가겠다고 했다가 퇴짜 맞은
이야기를 하며 농담으로 "사부인" 이라고 부르자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다.
정정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숙에게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명진의 아빠도 큰 병에 걸린 것이 아니고 사업한다고 농촌에 있는 부모님 집까지 모두
날려 마음고생으로 생긴 병이어서 일자리만 찾으면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으니까
아무곳이나 일자리 하나 찾아주시면 좋겠다며 부탁을 하였다.
인터폰과 전화가 같이 이용될 수 있는 장치여서 저쪽 이야기도 모두 스피커로 들린다.
" 아영아! 한국케시피익 장영달 사장 연결해라. "
" 네, 사장님! "
" 사장님! 장영달 사장님 영결되었습니다. "
" 장 사장님! 안녕하셨어요? "
" 네, 회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전화를 다 주시고... "
" 음, 본론만 이야기할게요.. 인터넷 콘텐츠분야 전문가인데 거기에 자리하나 마련해
보세요.. 케리어 검증은 되지 않았으니까 임원은 말고... "
" 아, 알겠습니다. 임원이 아니라면? "
" 우선 기획분야나, 개발부서 쪽이 나을 것 같은데.... "
" 직책은 어떻게? 부장 정도면 어떻습니까? "
" 부장? 부장은 연봉이 얼마나 되나요? "
" 평균 5천4백 정도 됩니다. "
정정희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숨이 다 막힌다.
2년 동안 이력서를 낸 곳만 50곳이 넘지만 연봉 2천은 고사하고 지금도 백수인데...
부장 직책에다 뭐, 연봉이 5천4백만원 ?
" 패이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다들 그래요? "
" 네, 다 비슷합니다. "
" 아, 잠깐! "
" 연봉 5천4백만원 정도인데 괜찮아요? "
" 네, 사모님! 너무 과분합니다. "
경숙은 정희 의견을 들어보고 다시 장영달 사장에게 말한다.
" 장 사장님 그렇게 결정할게요... 언제부터 나가면 되는 거죠? "
" 내부에서 결정 할 문제도 좀 있고, 준비 기간도 있어서 5일 후인 월요일부터 출근하면
않되겠습니까? "
"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
" 네, 회장님! 여기에 한번 와 보시지 않으십니까? 포스윈은 방송으로 잘 봤습니다. "
" 장 사장님이 잘 하시는데 민폐 끼쳐서 되겠습니까? "
" 네? 회장님! 무슨 말씀을...? "
" 호호호, 한번 들릴게요. "
" 감사합니다. 회장님! "
전화를 끈고 정희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한국케시피익은 코스닥 상장기업이고, IT 관련회사인데 명진의 아빠가 인터넷콘텐츠
분야에 경험이 있었으니 적응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고,
비록 연봉은 작아서 5천4백만원 이지만... 능력이 인정되면 임원으로 승진시키도록
할 테니까 준비해서 월요일부터 출근 해 보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임용하기 전에 요구하는 절차가 있을지 모르니까 사전에 사장을
만나서 인사도 드리고 이쪽 요구사항도 전달해야 착오 없을 것 같다는 조언까지 해
주었더니, 소리내어 흐느끼며 고맙다는 이야기를 열 번도 더 한다.
" 회장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
" 호호호, 우리 사부인님, 그만 하시죠... 그런데, 그 청소 일은 아무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그만 두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
" 네, 부채가 좀 있어서... 조금만 더 하고... "
" 흠... 가만있자... 음... 그럼... 정 여사는 전공 한게 뭐예요? 경력이라든지... "
" 네, 저요? 졸업해서 명진이 출산할 때까지 회사에서 재무관리를 5년정도 했습니다. "
" 음, 그럼.. 내가 다른 직장을 찾아 드리지요. "
" 아영아! 포스윈 정사장 바꾸어라."
" 네, 사장님! "
" 정사장님 연결되 있습니다. "
" 민지냐! 포스윈에 재무관리 경력자 자리 하나 만들어라. "
" 언니! 갑자기 왜? "
" 어제 진희가 웃겼던 단짝 명진의 엄마가 직장에 좀 다니고 싶다고 해서 그런다. "
" 호호호, 그 사부인? "
" 그래, 사부인님... "
" 알았어... 내일부터? "
" 아니 다음주 월요일부터 정식 출근하도록 해! "
" 알았어요... 연봉은 얼마로 책정하면 되겠어요? "
" 사무직 경력자 평균 연봉이 얼마냐? "
" 음, 다... 다른데 음, 3천8백쯤 되네... 언니가 결정하세요. 그럼 따르겠습니다."
" 알았어, 위화감 있으니까 통일시켜... 그리고 오후에 진희 생일잔치 까먹지 안았지? "
" 언니!! 조카 생일잔치에 이모가 빠지면 되요? 섭섭하게..."
" 알았다... 너 미국산 큰 인형 잊지마... 미국에서 포장 한 것처럼 위장하고.. "
" 다, 준비해 두었어요. 언니! "
" 잘했다."
" 호호호, 누구 동생인데요... "
" 미친년! "
" 호호호... 엉덩이 크게 하고싶당~ "
" 끈는다. "
정정희는 뭐가 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경숙의 이야기를 듣고 다리에 힘이 풀리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 포스윈은 코스닥 상장 엔테인트먼트 회사인데, 거기 재무관리 업무를 해 보세요. "
" 회장님! 꾸.. 꿈꾸는 것 같아서... "
" 연봉은 비슷한 업무 하는 사람들 평균이 3천8백이라고 하니까 청소일 하는 것보다는
좀 나을 것 같으니 내일부터 청소일 그만둬도 되는 거죠? "
" 네, 회장님! 감사합니다. "
" 여기 명함 두 장을 드릴 테니까 사장님 찾아가서 내가 전화했던 사람이라고 하세요."
" 네, 회장님! "
" 그리고 이력서, 자기소개서 같은걸 요구할지 모르니까 미리 준비하시고요. "
" 네, 회장님! "
" 둘다 출근하면 시간이 없을 테니까 시간이 있을 때 두 분이 여행이라도 다니면서
그동안 쌓인 스테레스도 풀고 명진이 에게 신경도 많이 쓰시고요..."
" 네... 감사합니다. "
" 명진이 공부도 잘 하고 생각도 어린애 닮지 않게 깊은 것 같던데 동생도 그래요? "
" 네, 명진이 동생도 착합니다. "
" 아참! 그러네..? 점심 같이 하고 우리 집에 가시죠... 오늘 우리막내 진희 생일이어서
명진이도 초청했다고 하던데 아들도 만나고, 정희씨 근무 할 포스윈 정민지 사장이
같이 있으니까 만나보고..."
" 아...아닙니다..."
" 아니, 왜요? "
" 일 하다보니 작업복 차림이고... 또,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
" 아, 그거요... 잠깐! 지금 시간이... 음, 여기서 준비하고 가면 되겠네..."
" 네, 사장님! "
5분도 되지 않아 30대로 보이는 멋진 글레머 여인이 들어왔다.
" 사장님! 찾으셨어요? "
" 응, 김부장! 지금 11시 10분이거든... 12시 20분까지 이분 사무직 여성 컨셉에 맞게
셋팅 시켜드리고 머리도 손 좀 봐드리고 해라... 올 프리다 ! "
" 네, 사장님! 하지만 셋팅 시간이 좀..? .
" 그럼 김 부장! 나 점심 굶기고 싶다는 이야기냐? "
" 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
" 손님! 저랑 같이 가시지요.."
" 네? 어딜... "
" 호호호... 김 부장 따라가 보세요..."
" 네? 네.. ? "
+++ 오늘 약속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