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륜 - 10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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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륜 - 10

14.



희진은 악동들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남자에게 봉사를 한 후 방으로 향했다.


찰랑찰랑.


그녀가 네발로 기어갈 때 마다 찰랑거리며 고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나는 곳은 가슴 쪽이 아니었다.


바로 그녀의 보지 근처였다.


그녀의 보지 대음순 양쪽에는 하나씩의 고리가 달렸고, 그 위의 클리토리스에도 작은 바늘 형태의 피어싱이 꽂혀 있었다.


피어싱의 위치가 위치인지라 고리가 흔들릴 때 마다 희진은 아찔한 통증을 느껴야만 했다.


보지의 피어싱은 바로 악동을 쫓았던 남자가 한 짓이었다.


희진은 처음엔 그가 자신을 도와주려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접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자는 악동들보다 더욱 가혹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그는 악동들 네명이 쏟아 부은 정액보다 더욱 많은 정액을 그녀의 몸에 배출했고, 더욱 심한 행위들을 서슴치 않았다.


또한 사정 직후 자지가 서지 않을 때는 갖가지 가혹행위들로 그녀를 고문했다.


그의 가혹행위는 악동들보다 더욱 잔인했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보지에 세 개의 피어싱까지 꽂아 넣었다.


그러고 나서도 그는 한참 동안이나 희진을 농락했다.


보지, 항문, 입을 제외하고도 눈, 귀, 코까지. 희진의 몸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그의 정액 받이로 사용되었다.


그탓에 희진은 눈이 따갑고 숨을 쉴 때 마다 찝찌르한 정액 냄새가 밀려 들어 구토가 일어났다.


기이한 것은 그런 가혹하기 짝이 없는 행위 가운데서도, 이상하게 남자에게서 애정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로 애정이었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희진 역시 남자에게 가혹 행위를 당하면서 종종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행위를 모두 받아 들이기엔 그 정도가 너무 심했기에, 희진의 몸은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희진은 자신의 방까지 힘겹게 기어서 겨우 침대에 몸을 눕혔다.


온몸이 정액에 뒤덮였지만, 씻을 기운 조차도 없었다.


그녀는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 지 몰랐다.


희진은 꿈속에서 지옥에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지옥에서 펄펄 끓어 오르는 가마솥에 집어 넣어져 온몸이 뜨겁게 익어 가는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그 뜨거운 열기에 몇 번이나 비명을 질렀다.


그러다 그녀의 옆에 그리운 얼굴이 나타났다.


"민재씨. 소영아. 수빈아!"


그녀의 가족들이 옆에 나타난 것이다.


그들은 희진의 손을 꼭 잡은 채로 함께 고통스러워 했다.


자신 때문에 가족들까지 지옥에 와야 했다는 생각에 희진은 눈물을 흘렸다.


차라리 그녀 혼자 이 지옥을 겪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울고 또 울었다.


오직 우는 것만이 그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듯이 끊임 없이 울었다.


어느 순간, 부드러운 손길이 그녀의 눈에 흐르던 눈물을 닦아 주었다.


희진은 그 손길에 포근함을 느꼈다.


더 이상 지옥의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희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세연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희진은 그녀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세연은 혀로 희진의 눈물을 핥고 있던 중이었다.


그제야 자신을 지옥에서 구해준 손길이 바로 세연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깼어?"


그녀의 물음에 희진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쇳덩이라도 올려 놓았는지 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세연이 일어나려 끙끙대는 희진이 어깨를 눌렀다.


"그대로 있어."


"주, 주인님. 어떻게......"


"널 찾으러 왔다가, 니가 엉망이 되서 기절해 있는 걸 봤어.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해서 치료를 한 거야."


세연은 대충 간단히 말했지만, 깔끔해져 있는 몸과 보송보송한 침대 시트를 보면 그녀 혼자 많은 일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희진은 자신에 대한 세연의 애정을 느끼며 감동했다.


"주인님..."


그녀의 말에 세연이 눈을 흘기며 뾰루퉁하게 말했다.


"또 주인님이라니. 자꾸 그렇게 부르면 나 그냥 가버린다?"


그녀의 말에 희진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다신 안 그럴게요. 옆에 있어 주세요."


세연은 피식 웃으며 희진을 안아 주었다.


"칫. 바보. 내가 애인을 두고 가긴 어딜 가? 걱정하지 말고 쉬어."


그녀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희진도 그녀를 꼭 껴안았다.


"고마워요. 여보."


희진의 말에 세연은 그녀를 더욱 꽉 안아 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끌어 안은 채로 체온을 나누었다.


다음 날이 되자 희진은 몸이 거의 나았다.


세연의 말로는 이전에 눈을 뜨기 전에 꼬박 이틀을 기절해 있었다고 했다.


윤박사의 말로는 갑작스럽게 무리해서 몸이 놀란데다, 피어싱 때문에 감염 증상까지 있었다고 한다.


특히 보지나 유두는 워낙에 쉽게 감염이 되는 곳인데, 위생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무턱대고 피어싱 장착을 해서 자칫 큰일 날뻔 했다고 한다.


그러나 희진은 자신이 잘못될 수도 있었다는 말보다 세연이 이틀동안 꼬박 자신의 곁을 지켜 주었다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하아. 세연 주인님. 고마워요."


희진은 속으로 세연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한편, 세연은 피어싱을 볼 때 마다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어떤 놈들이 예쁜 몸에다......"


그녀의 반응에 희진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보기 싫어요?"


"네 몸이 워낙 예뻐서 보기 싫진 않은데, 그래도 불편 하잖아."


"이제 적응 되서 괜찮아요. 보기 싫지 않으면 그냥 하고 다닐게요. 그래도 주인님이 달아 주신 건데......"


희진의 말에 세연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들려서 피어싱을 본 28번은 세연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어? 피어싱 했네?"


"네. 다른 주인님들이 해주셔서......"


"깔깔깔. 잘 어울린다. 너 같은 년한테 딱 어울려. 유두랑 보지 피어싱이라니. 너 그거 달고 다니면서 느끼는 거 아냐?"


28번은 깔깔거리며 희진의 클리토리스에 달린 피어싱을 툭툭 쳐보았다.


그러자 희진의 보지에서 찍 하고 오줌이 쏟아진다.


"어?"


그냥 장난 삼아 쳐보았던 28번이 놀라서 자기 손에 묻은 오줌과 희진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희진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사실 그녀가 세연에게 피어싱을 빼지 않겠다고 한것도 이것 때문이었다.


유두에 달린 피어싱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보지에 달린 피어싱은 움직일 때 마다 보지를 자극했다.


특히 클리토리스의 경우에는 움직이는 내내 자극이 전해져 항상 보짓물이 흥건 했다.


어쩌다 건드리기라도 하면 온몸이 짜릿해질 정도의 쾌감이 전해질 정도였다.


지금도 28번이 살짝 건드린 정도로 오줌까지 지렸으니 그 쾌감을 알만했다.


이미 그런 쾌감을 느낀 희진은 어지간하면 피어싱을 빼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 스스로 피어싱을 한 모습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기도 했다.


이전까진 순둥이에 약하기만 한 몸뚱이였다면, 이젠 뭔가 훈장 같은 것을 단것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피어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28번은 단번에 그녀의 이유를 알아 챈 것이다.


"깔깔깔. 그럼 그렇지. 밝히는 년이 어딜 가겠어? 내가 좀 더 기분 좋게 해줄까?"


28번은 희진의 대음순에 걸린 피어싱을 엄지와 중지에 걸어 좌우로 벌렸다.


피어싱이 벌어지자 자연스레 보지도 벌어졌다.


28번은 반대 손으로는 희진의 클리토리스에 박힌 피어싱을 톡톡 튕겼다.


그 자극이 너무 강해 희진은 누운 채로 허리를 들어 올리며 애원했다.


"아흑. 어린 주인님. 살살......"


그러나 28번은 희진의 부탁 따위는 들어 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희진의 피어싱을 이리저리 잡아 당기고 튕기면서 가지고 놀았다.


28번의 단순한 손장난 몇 번에 희진은 세번이나 보짓물을 쏟아내고 두번이나 오줌을 지렸다.


희진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쾌감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속으로 피어싱을 빼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희진의 절정을 몇 차례나 끌어낸 28번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보지 위에 딜도를 부착하고는 희진에게 삽입했다.


28번은 이십여분 동안 행위에 몰두했다.


"허억허억. 썅년아. 나 이제 싼다."


"흐흐으응. 주인님 저도 싸요."


"헛. 씨발년. 벌써 몇 번 째 싸는거야?"


"아잉. 몰라요. 주인님이 그렇게 만들었 잖아요."


희진의 교태섞인 애교가 결정적인 자극이 되었는지 28번의 보짓물이 허벅지를 타고 주르륵 흘러 내렸다.


거의 동시에 희진 역시 다시 한 번 보짓물을 쏟아 냈다.


함께 절정을 맞은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하아앙. 어린 주인님. 사랑해요."


희진의 고백에 28번은 코웃음을 쳤다.


"미친년. 너 같은 개년이 사랑은 무슨."


그러나 얼굴 한 편으로는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은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세연이 눈살을 찌푸리고, 28번이 피어싱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주었다면, 희진을 찾는 네 명 중 한 명인 창고지기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오잉? 보지 피어싱이라니. 누군진 몰라도 멋진 걸 했군."


창고지기는 희진의 피어싱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더니 벌떡 일어나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겼다.


"내가 질 수야 없지. 피어싱보다 더욱 멋진 걸 해주마!"


희진은 그대로 창고지기에게 끌려갔다.


창고지기는 자신이 일하는 창고로 희진을 끌고 가더니, 그녀를 넓찍한 테이블에 똑바로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사지를 끈으로 묶었다.


"주, 주인님?"


희진이 영문을 알 수 없어 부르자, 창고지기는 잔득 흥분한 얼굴로 후다닥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이윽고 그가 가지고 나온 것은 마치 작은 재봉틀처럼 생긴 이상한 금속기계였다.


"흐흐흐흐. 이걸 언제 써먹나 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오다니. 조금 따갑더라도 참아라."


창고지기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기계를 희진의 하복부로 가져갔다.


위이이잉.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희진은 배꼽 아래 부근에 화끈한 고통을 느꼈다.


"꺄아아악!"


희진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치려 했다.


창고지기가 두툼한 손으로 그녀의 배를 짓누르며 소리쳤다.


"가만 있어!"


언제나 명령에 반응하는 희진이었기에 이번에도 역시 자신도 모르게 몸부림을 멈췄다.


굳은 듯 멈춘 그녀의 아랫배에 뭔가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기계음이 멈춘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였다.


희진은 고통을 참느라 녹초가 되어 있었다.


창고지기는 희진의 배를 소독한 후 닦아 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풀어 주며 말했다.


"흐흐흐. 보면 너무 멋져서 놀랄 거다. 그럼 내일 보자."


창고지기는 자신만만해하며 희진을 보내 주었다.


방에 돌아와 자신의 배를 본 희진은 깜짝 놀랐다.


배꼽 밑, 둔부 바로 위쪽에 붉게 입술을 벌리고 있는 보지 문신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보지는 마치 처녀의 것과 같이 붉고 깨끗했다.


크기는 5센치 정도 밖엔 되지 않았지만, 하얀 피부에 빨간색으로 그려 놓아 매우 눈에 띄었다.


"아아. 이런 저질스러운 문신을......"


창고지기가 저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내일 또 보자고 하지 않았던가?


희진은 시름에 잠긴 한숨을 쉬었다.


그녀로서는 창고지기에게 따질 수도, 그렇다고 그를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저 다음 날 새겨지는 문신은 양호한 수준이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그녀의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기다리지 못해 직접 데리러 온 창고지기는 희진을 끌고 가더니 이번엔 테이블 위에 엎어지게 하고 묶었다.


그리고는 예의 그 문신기로 희진의 엉덩이 골짜기 바로 위에다 뭔가를 그려 나갔다.


위이이이잉.


희진은 격렬하게 도는 모터 소리와 바늘 소리에 눈을 질끈 감았다.


고통보다 창고지기가 대체 뭘 그릴지가 더욱 두려웠다.


마침내 작업을 마친 창고지기는 크게 만족하여 껄껄 웃었다.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 나온 희진은 급히 방으로 돌아가 화장대에 엉덩이를 비춰 보았다.


그리고 제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녀의 엉덩이 골짜기 바로 위에는 노란색의 우람한 자지문신이 당당히 새겨져 있었다.


배에는 보지, 엉덩이에는 자지.


저질도 이런 저질이 없었다.


희진은 절망했다.


피어싱이야 언제든지 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문신은 그렇게 간단히 없앨 수가 없지 않은가?


만약 집에 돌아 간다 해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이 문신을 어떻게 숨길 수 있을까?


문신을 들킨다면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까?


문신을 보고 나를 혐오하진 않을까?


수만가지 걱정들이 고개를 쳐든다.


희진이 넋을 놓고 주저 앉아 있을 때, 세연이 들어왔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그녀의 물음에 희진은 울먹이며 문신을 가리켰다.


문신을 본 세연이 이를 바드득 갈았다.


"개새끼. 그 새끼가 변태 같은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잠깐만 기다려. 내가 복수해 줄게."


세연은 그 길로 칼을 들고 창고지기에게 달려가 그의 등과 배를 찔러 버렸다.


창고지기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평생 팔을 쓰지 못하는 불구가 되었다.


그 일로 지옥회가 떠들썩 해졌다.


세연이 이곳에서 아무리 자유롭다 해도 엄연히 노예 신분이었고, 창고지기는 그녀보다 높은 등급이었다.


그런데 노예가 주인을 찌르는 일이 일어났으니, 발칵 뒤집힐만 했다.


다른 노예였다면 아마 즉석에서 심판을 받고 죽을 때 까지 끔찍한 고문을 받게 될 것이다.


아마 죽을 때도 더할 수 없이 비참하게 죽을 터였다.


그러나 문제는 세연의 주인이 윤박사라는 것이다.


윤박사는 지옥회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연을 무엇보다 사랑했다.


물론 그 사랑이 일반적인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아니긴 했지만, 어쨌든 그녀를 아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세연은 노예이지만, 창고지기 같은 하급 고용인보다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지옥회의 많은 간부들은 세연의 처분을 놓고 왈가왈부 했다.


그 와중에도 윤박사는 침묵을 지킨 채 세연을 처벌하자고 주장하는 자들의 얼굴만을 노려보고 있었다.


탁상공론이 계속 되는 가운데 옥주가 나타났다.


"없었던 일로 하되, 노예년은 앞으로 윤박사에게서 스무 걸음 이상 떨어지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워라."


옥주의 판결에 처벌을 주장하던 자들은 입도 벙긋 하지 못했다.


밖에서는 나르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권력을 지닌 자들이었지만, 옥주에게 대항하는 것만큼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옥회를 알고, 옥주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의 말은 곧 법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 수 밖에 없었다.


손쉽게 판결을 내린 옥주는 윤박사를 흘깃 돌아보았다.


윤박사는 옥주의 시선에 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 세연에 대한 처벌 회의가 벌어지기 전에 그는 옥주를 찾아갔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세연을 살려 달라고 빌었다.


덕분에 세연은 하극상을 하고도 큰 처벌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옥주가 나가고 나자 윤박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처벌을 주장하던 자들을 노려보며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들 생각은 잘 알았소. 앞으로 이 윤일헌에게 호의적인 태도는 기대치 마시오."


처벌을 주장하던 자들이 뜨끔하여 그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들은 세연에 대한 윤박사의 애정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연을 처벌하여 윤박사로 하여금 이곳을 떠나거나, 최소한 옥주와의 사이가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윤박사와 옥주간에 모종의 만남이 있어서 계획이 무산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이번 회의는 시작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는 회의였다.


윤박사는 회의가 열리는 동안 자신이 적으로 삼아야 할 상대를 골라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윤박사와 적대하게 된 자들은 서로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윤박사의 재능도 꺼림칙하긴 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그들 중에 윤박사보다 작은 권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이 염려하는 것은 윤박사가 여전히 옥주의 오른팔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정말 좋지 않았다.


"젠장. 별 시답잖은 노예랑 고용인 때문에 괜히 큰 적만 만들었어. 당분간 숨 죽이고 지내야 겠군."


그들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그렇게 세연의 처벌은 미약한 수준으로 판결났다.


소식을 전해 들은 희진은 세연에게 너무도 미안하고, 또 너무도 고마워서 어찌해야 할 지를 몰랐다.


어떻게든 세연을 만나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세연은 그녀를 만나러 올 수가 없었다.


듣기로는 그녀는 발목 한쪽에 성범죄자들이 차는 것 같은 전자신호기를 달고 있어서 윤박사에게서 조금만 떨어져도 곧장 잡혀간다고 했다.


그래서 희진을 만나러 올 수가 없는 것이다.


희진 역시 윤박사의 방에는 갈 수가 없었다.


윤박사가 아무도 접근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려 놓았기 때문이다.


희진은 결국 마음 속으로만 세연에게 감사를 표시할 수 밖에 없었다.


"세연 주인님...고마워요. 주인님은 영원히 제 서방님이에요."


세연과 함께 희진을 찾지 못하게 된 사람은 또 있었다.


그녀에게 문신을 새겼다가 칼에 맞은 창고지기였다.


그는 노예에게 문신을 새긴 죄 밖에 없는데도, 지옥회에서 추방을 당했다.


불구의 몸으로 추방을 당했으니, 상당히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될 것임이 예상 되었다.


그 즈음에 청소부 노인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듣기로는 너무 연로해져 일을 그만 둔 것이라고 했다.


이제 희진을 찾는 것은 오직 28번 뿐이었다.


28번은 세연의 빈자리까지 자신이 채워 주겠다는 듯 더욱 희진에게 몰입했다.


희진은 매일 그녀의 공세에 몇 차례나 까무러 쳐야 했다.


희진은 그녀가 자신을 찾아 주는 마지막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더욱 셩심성의껏 28번을 모셨다.


많은 일이 일어나며 한 달 정도가 지났다.


그 동안 희진은 복도에서 더욱 많은 주인들에게 봉사를 해야 했다.


바로 엉덩이 골에 새겨진 문신 때문이었다.


자지 문신은 복도를 기어 가노라면 어디서든 눈에 띄었다.


그래서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던 사내들까지 그녀를 불러 세웠다.


덕분에 복도를 기어 다니는 동안 희진의 보지와 항문에는 거의 항상 몇 명분의 정액이 차있었다.


가끔씩 이전날 악동들을 쫓아 주었던 38번 사내도 볼 수 있었다.


희진은 그의 번호를 알아보고 인사를 했지만, 사내는 침울한 얼굴로 그녀를 본체 만체 지나가 버렸다.


최근에 봤을 때는 38번의 어깨가 매우 움츠러 들었고, 몸도 많이 왜소해져 있었다.


희진은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에게 관심이 가고 신경을 쓰였지만, 그녀 같은 노예가 상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보름이 지났다.


희진은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다.


성노예로서의 일과도, 또한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것도 모두 수월해 졌다.


이제는 엉덩이를 흔들며 복도를 돌아 다니다 보면 묘한 기대감까지 치밀어 올랐다.


누가 빨리 불러 세워서 자신의 보지를 쑤셔 주기를 원하는 기대감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방에 돌아오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졌다.


지옥회에 잡혀 오기 전에도 느끼지 못했었던 편안함이었다.


또한 28번의 품에 안겨 쾌락에 흐느낄 때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다.


28번과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을 버려도 상관 없을 것 같았다.


28번과의 지독한 쾌락의 늪은 그녀로서는 도저히 헤어날 수 없었다.


희진은 모든 생활을 안정적으로 느꼈다.


지금으로서는 과연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 고민되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고 해도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 할 것 같았다.


가족이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다.


가족은 지금도 미치도록 보고 싶고 그리웠다.


하지만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 역시 그녀의 인생이 되어 있었다.


가족과 함께 보낸 이십년이라는 시간에는 비교 할 수 없는 짧은 시간 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겪은 일들은 지난 이십년동안 겪은 일들의 몇 십배였다.


그녀는 이제 와서 이 모든 생활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든 쾌락들을 버릴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다.


집에 돌아가면 이곳에서 느꼈던 극한의 쾌락들은 모두 묻어 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미 깨어나 버린 쾌락의 감정들이 묻어 둔다고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쾌락 못지 않게 중요한 두 사람.


28번과 세연.


도저히 두 주인들을 버리고 싶지가 않았다.


희진은 이제 그들을 보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특히 28번.


세연에 대한 감정은 정말 애틋한 풋사랑 같았다.


가슴을 살포시 적셔오는 따뜻한 사랑이지만, 모두가 한 번쯤은 이별을 겪을 그런 사랑이었다.


희진 역시 세연과의 이별은 받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28번과의 관계는 그와 달랐다.


처음엔 철저히 쾌락으로 만들어진 관계였지만, 나중에는 그 쾌락이 진짜 쾌락인지 아니면 사랑하기 때문에 쾌락을 느끼게 된 것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쾌락이든 사랑이든, 분명 한 것은 28번을 절대로 잊을 수가 없을 거라는 점이다.


28번에게 받은 마음이든 아니면, 그녀에게 조교받은 육체든 상관 없었다.


희진은 영혼까지 완전히 28번의 노예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사로 잡힌 철저한 노예.


몸이 적응을 하여 편안을 찾자 오만가지 잡념들이 밀려 들었다.


희진은 복잡해진 머리를 비우기 위해 보지에 손을 가져 갔다.


"하아악."


그녀 스스로 만들어 내는 쾌락의 열기가 방안을 덥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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