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16 -
<16부>
#1-음공의 기초?
“저기요...”
“뭐냐?”
“이게 정말 효과가 있긴 한겁니까?”
“어쭈루?지금 반항하는 거여?”
“...아뇨...”
“그럼 계속해”
준은 한숨을 푹 하고 쉬었다.본격적으로 수련에 들어간거 까지는 좋았다.뭔일인지 그들이 서있는 야산에는 사람 한명 지나다니질 않았다.유희가 마법진을 쳐놓은 것을 알리가 없는 준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수련에 집중할수는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몇시간째 김노인이 주구장창 뮤즈를 불어 소리만 내도록 시킨것에 있었다.조금이라도 소리가 끊어지면 어김없이 이마에서 불꽃이 튄다.피하려고 해도 준은 김노인이 어떤 경로로 자신의 마빡을 후려치는지 알수조차 없었다.
“저기.이 수련의 이유라도 좀 들을수 있을까요?”
“이유우?”
“네...네...”
김노인은 괜시리 눈썹을 씰룩해 보이더니 이내 바위위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준을 바라보았다.
“그게 알고 싶은거냐?”
“네.좀 알고 배워야 능률이 오르죠.”
“군인은 이유도 모르고 삽질하는데도 땅 잘만 판다.”
“.........”
한쪽에서 가볍게 몸을 풀던 세라도,메모라이징 중이던 유나와 마유미도,먹을 과일 없나 소나무 사이를 두리번거리던 노아도,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리미도 모두 김노인을 바라보았다.그는 몇번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무릇 음공이란 것은,음율과 기공을 하나로 융합.대기중의 음율과 본인 고유의 음율을 결합함에 그 기본이 있다.”
준은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김노인을 바라보았다.김노인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또한 그것은 단지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그것을 무(武)로 화해야만 하는 아주 고도의 술법이기도 하다.즉,니가 하고 있는건 음공이 아니라 그냥 마나를 음파로써 배출하는것 단지 그것 하나뿐이란 거다.한마디로 야매라 할수 있지.”
“아 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거 같냐?”
“그럼 정식 음공을 배워야죠.”
“틀렸다.”
“그럼요?”
“그냥 니 방식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거다.”
“어째서요?”
“가르치기 귀찮거든.”
“........”
초희와 유희는 애초에 기대조차 안했다는 표정으로 먼산만 바라볼뿐이었다.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는 준일행을 본 김노인은 말을 이었다.
“허나.그것이 약한것이라고는 할수 없다.너 역시 대지의 기운에 네 마나를 불어넣는것 하나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으니까.이제 내가 가르칠것은 네 힘의 컨트롤뿐이다.”
“컨트롤이요?”
“그래.본토발음으로는 컨츄로울.”
“...근데 그걸로 강해질수 있는 겁니...아앗!”
준은 말을 채 끝마치지 못하고 또 이마를 움켜쥐었다.생각하면 할수록 신기한 일이었다.김노인과 자신의 거리는 몇미터 떨어져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어떻게 하는지 자신의 꿀밤을 정확하게 가격하고 있었다.문제는 어떤 식으로 때렸는지 그 자체를 준이 알수가 없다는것뿐.
“짜식이 갈켜달라고 질질 쌀때는 언제고 의심을 해? 내 이름을 걸고 말하는데,넌 분명히 강해질수 있다.”
“그럼 왜 계속 뮤즈를 불어제끼는 연습만 하는거죠?”
“당연한거아니냐?계속해서 음공을 펼치기 위해선 폐활량이 필수니까.게다가 넌 담배를 피워서 그런지 폐활량도 저질이더만.”
준은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지만,김노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어차피 뮤즈를 불어 술법을 행한다고 한다면,계속 술법을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계속 뮤즈를 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문제는 다룰수 있는 마나량의 월등함에 비해,그가 지속할수 있는 폐활량이 따라주질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건 단순한 폐활량 훈련이 아니다.너와 니 악기가 하나가 되기 위한 훈련이기도 하지.”
“뮤즈와 하나가 된다고요?”
“그래.음공술사에게 악기가 갖는 의미는 매우크다.단지 무기뿐만이 아니야.악기는 곧 자신의 팔과 다리와 같은것이 바로 음공을 사용하는 자들이지.”
“하지만..”
준은 말은 쉬운것이라고 하려다가 그만두었다김노인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아니,틀린곳이란 없어 보였다.하지만 그것이 말하는 것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준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가령...이런거지.”
김노인의 손이 허리춤으로 가는가 싶더니 이내 그의 허리에 있던 자그마한 피리가 마치 한마리의 새처럼 쏜살같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후우우우웅..
‘맙소사..’
준은 그자리에서 굳어 버렸다.허공으로 날려진 피리에서 묘한 소리가 나며,자신의 전신을 옥죄여 왔기 때문이었다.준은 그 소리를 듣는순간 마치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수 없었다.
따악!
이윽고 부메랑처럼 돌아온 김노인의 피리는 정확하게 준의 뒷통수를 가격하고는 마술처럼 김노인의 손에 안착했다.그제서야 준은 팔을 올려 자신이 가격당한 뒷통수를 어루만질수 있었다.
“이제 알겠냐?”
“이거..도대체 뭔가요?이것도 음공이란 겁니까?”
“그럼 뭐겠냐?”
연신 뒷통수를 부여잡고 있는 준과,익살스런 표정으로 앞에 서있는 김노인을 연거푸 바라보던 세라의눈이 크게 떠졌다.
‘피리에 마나를 실어 날려서 공중에서 연주를 하게 했어..’
믿을순 없지만 사실이었다.게다가 그 연주는 무슨 술법인지 준의 전신을 움켜쥔듯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세라에게 있어서는 충격에 가까운 술법이었다.
“와아...”
원래 다른일에는 관심이 없는 노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감탄사를 내뱉으며 김노인을 바라보았다.
“알겠냐?알았으면 이제 시킨거 계속해.”
준은 그저 입닥치고 뮤즈를 불수밖에 없었다.어찌하랴.이런 기본적인것을 하지 않으면 김노인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줄리가 없는 것이니까.
#2.세라, 최고의 적수를 만나다.
“허억..허억..”
김노인은 얼굴이 벌게져서는 헉헉 거리는 준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야.너 악기 불어본적있는건 맞냐?뭐 이렇게 체력이 저질이야?”
“저..죄송한데 이거 지금 한시간째 불고 있어요.쉬지도 않...”
따악!
준은 이제 비명도 못지르고 머리통만 움켜쥐는수밖에 없었다.가르침을 받는 것이니,세라 역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안타까운 표정으로 준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딱 한명.노아만이 쿡쿡 거리며 웃음을 참고 있긴 했지만.
‘으으..두고보자 노아..딸기우유 공급을 반으로 줄일테다.’
준은 실없는 생각을 하며 다시금 뮤즈를 잡았다.계속해서 준만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페어리들.시간이 지나면서 김노인은 점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더니,아예 유희의 무릎위로 드러눕고 있었다.
“그럼.저희도 흩어져서 수련을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시간이 지나자 참다못해 세라가 말을 했지만,김노인은 듣고 있지도 않은듯 쎄근거리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그런 그 대신에 초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안돼.경계를 쳐놨으니,그 밖으로 나가면 일반인들의 눈에 띌 테니까.”
“그럼 저희들은 계속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건가요?”
“그래야겠지.”
“저희역시 수련이 필요합니다.”
“그건 내가 알바 아니야.정 그렇다면 여기서 수련하던지.”
차가운 초희의 말에 세라는 입을 일자로 다물었고,유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대놓고 불만을 표시했다.세라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었지만,왠지 싸잡혀서 무시당하는 것만 같아 기분이 상했다.
“이봐!무슨 말을 그딴식으로..”
“그만해 유나.”
묵묵히 자습에 열중하고 있던 준이 저지하자,유나는 입술이 삐죽 나와서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준은 다시금 뮤즈에 입을 가져갔고,세라는 그런 준을 잠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블랙나이트입니다.이렇게 좁은 결계에서 검을 휘둘렀다가는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이 갈 것입니다.”
“오늘 하루 한다고 해서 그 실력에 엄청난 진보가 붙는 것은 아닐테지.”
여전히 돌아오는 차가운 말에 세라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눈밑으로 가면이 덮혀있는 흑색의 무녀.초희는 묵묵히 그런 세라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저를 무시하는 발언 같습니다만.”
“만약 그렇다면?”
챠르릉.
이윽고 세라의 검집에서 그녀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는 블랙소드가 모습을 드러내었고,장내는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물들었다.초희는 그런 세라의 모습을 무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아이 참!자는데 뭐가 그리들 시끄럽냐?”
준은 벌떡 일어나며 흡사 아침에 자명종 소리를 듣고 깬 것만 같은 표정을 짓는 김노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야 초희.왜 또 시비를 걸고 그래?”
“시비라니요.주의를 주었을 뿐입니다.”
김노인은 냉정한 얼굴로 초희를 바라보는 세라와,무복을 휘날리며 가만히 서있는 초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그는 살짝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이녀석의 페어리들도,뭔가를 배워간다면 나쁠게 없겠지.’
생각을 정리한 그는,세라와 초희와의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것도 모른채로 열심히 뮤즈를 불어제끼는 준쪽으로 손을 들어 그를 저지시켰다.
“너.이쪽으로 올라오거라.”
“네에?”
“잠시 휴식이다.”
준은 어리둥절 하면서도,이윽고 뮤즈를 짧게 만들고는 김노인과 유희,초희가 서있던 큰 바위위로 올라왔다.김노인은 초희쪽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어떻냐 초희.세라라는 아이와 잠시 비무를 해보지 않겠어?”
“글쎄요.별로 내키지는 않습니다만.”
김노인의 말에 준일행은 살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오직 세라만이 바라던 바라는 듯이 살짝 검을 틀어쥐었을 뿐이었다.
“저기요 싸부.그게 무슨말씀이세요?”
“저기 세라라는 아이도,수련을 원하고 있으니까 말이야.초희와 겨룬다면 좋은 공부가 될것이다.그 참에 니 저질체력도 좀 쉬게 할겸.”
이윽고 김노인은 초희쪽으로 다시금 고개를 돌리고는 말했다.
“초희.저 아이의 공부를 위한것이니,니가 수고좀 해줘야겠다.다만 너무 과하게 하진 말고.”
다분히 세라쪽이 걱정된다는 듯한 뉘앙스에 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준의 눈에는 그저 김노인이 세라를 평범한 블랙나이트로 오해하고 있는것처럼 보일 뿐이었다.그도 그럴것이,세라는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적어도 그의 페어리로써 자신의 옆에 있던 시간들 안에서는. 그녀는 크룬과의 접전에서도 단 한번도 무릎을 꿇은 적이 없는 검사였기 때문이었다.
세라역시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거만한 성격은 아니지만,맹세코 자신이 이렇게 무시당할 정도의 실력이라곤 상상해 본적도 없었다. 초희는 김노인의 말을 듣고는 사뿐히 바위 밑으로 내려가 세라의 앞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섰다.
“다른 아이들도,이쪽으로 올라오너라.”
김노인의 말에 준도 고개를 끄덕였고,이윽고 세라를 제외한 준의 페어리들은 하나둘 관람석(?)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라의 공격은 너무 큰데..”
리미의 중얼거림에 김노인은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 말려므나.저기 있는 유희가 잘 막아줄테니까.”
김노인의 말에 유희의 고운 얼굴은 삽시간에 똥씹은 표정이 되었지만,그는 절대 유희쪽을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시작하렴.”
김노인의 말에 세라는 예를 갖춰 살짝 초희에게 목례를 했고,초희는 그저 가만히 서서 세라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럼.가겠습니다.”
세라는 검신을 올려 공격자세를 취했다.
‘어떤 페어리인진 모르지만.보여주고 말겠어.주인님과 함께 만들어온 결실을.’
생각을 마친 세라의 몸이 엄청나게 빠른속도로 초희쪽을 향해갔다.초희는 너무나 여유롭게 품안에서 무복의 안에서 목도를 꺼내들었다.
‘목도?검을 든 세라를 저딴걸로 막을수 있을리가 없...’
준은 이윽고 입을 쩌억 하고 벌렸다.세라의 검이 변칙적으로 움직이며 초희의 온몸을 노리고 있었고,초희는 여유로운 동작으로 세라의 검의 운용을 모두 봉쇄하고 있었다.마치 다음 공격이 어디란 것을 알고 있다는 듯,세라의 공격은 이미 한수앞서서 방어되고 있었다. 그런 초희의 모습을 보며 놀라지 않는 것은 김노인과 유희 뿐이었다.
‘그렇다면!’
세라의 몸이 우아한 회전을 그리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초희와 거리를 벌린 세라는 다시금 빠른 속도로 초희쪽으로 접근했고,그녀의 몸은 마치 아름다운 빛무리를 보는 것처럼 우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청랑십이검 연환기 (靑狼十二劍 連環技) 해상비조무(海上飛鳥舞)-
이름 그대로 바다의 능선위에서 날아가는 새들의 춤처럼,세라의 공격은 엄청난 변칙을 보이며 초희의 전신으로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순간,초희의 까만 눈망울이 살짝 붉게 변하기 시작했고,더불에 세라의 눈은 불신으로 물들었다.
콰콰콰콰콰쾅!
“말도 안돼..”
무인도에서 세라의 수련을 봐왔던 리미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반경의 빽빽하게 메워 바늘한땀의 헛점도 없이 공격하는 세라의 검무를,초희는 모두 피해내고는 여유롭게 목도를 고쳐쥐고 있었다.
#3.더블워커(double walker)
가장 충격이 큰 것은 세라 본인이었다.그녀는 살짝 떨려오기 까지 하는 손목을 살짝 비틀며 다시 자세를 바로 잡았다.
“꽤 쓸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군.”
초희는 조용히 중얼거렸고,이내 장내는 경악으로 물들었다.초희의 모습이,점점 세라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오직 한사람,김 노인만이 희미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초희 녀석.꽤나 세라의 기술이 맘에들었던 모양이군.카피를 하려 하다니.’
리미는 벌떡 일어났다.그녀의 눈망울이 커지며,마치 거울처럼 세라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초희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건!”
“뭐..뭐야.왜 세라와 똑같은 모습으로...마법인거야?리미?”
준의 물음에도 리미는 입술을 꼭 깨문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이윽고 마치 퍼즐조각이 부숴지듯,세라로 변했던 초희의 모습이 부서지며,다시 본래의 흑색무복차림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말도 안돼.프로센에서도 아예 찾아보기도 힘든...’
“왜그래 리미?도대체 뭐인거야?”
준은 유나와 마유미를 바라보았지만,그녀들 역시 고개를 저으며 멍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리미는 여전히 놀란 표정을 한채로,조용히 중얼거렸다.
“더블...워커.”
‘어떻게 된거지?’
세라는 검으로 경계하며 침착해 지려 애썼다.상대가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이란 실로 불쾌하기 그지 없는 것이었다.초희는 이번에 자신의 차례라는 듯,자세를 고쳐잡는가 싶더니 이내 무서운 쪽으로 세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온다...!’
세라는 최대한 안력을 집중했고,초희의 목도는 무서운 속도로 세라에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타타타탁!
세라는 필사적으로 검을 휘두르며 초희의 맹공을 막아내었다.간혹가다 반격을 하기 위해 검을 뻗으면,초희는 너무나 유연하게 몸을 비틀어 세라의 공격을 피해내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정리한 세라는 위에서 아래로 크게 베어 올렸고,초희가 살짝 뒤로 몸을 틀어 피하는 사이 재빨리 뒤로 빠지며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청랑십이검 질풍 야랑(靑狼十二劍 迭風野狼)-
세라의 검에 넘실대던 검기가,순식간에 빗방울처럼 가는 수천 가닥의 검기가 되어 초희쪽으로 폭사되었다.세라는 그녀가 큰 공격을 방어하느라 정신이 없을때에 기습공격을 할 작정이었다.하지만 세라는 그대로 몸이 굳어질수 밖에 없었다.
콰콰콰콰쾅!
순식간이었다.
초희의 목도에서,세라의 것과 똑같은 동양무예의 초식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은 세라가 시전한 질풍야랑이라는 초식과 한치의 오차없이 똑같은 것이었다. 세라가 쏟아낸 수천가닥의 바늘과도 같은 검기들은,초희의 검기와 맞부딪혀 모두 허공에서 폭발음만 남긴채 사라져 버렸다.
“뭐..뭐야 저거..”
준은 그저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밖에 할수 없었다.이 순간만큼은 철없는 노아도 그 큰 눈망울을 껌벅거리며 세라와 초희를 바라볼 뿐이었다.
“리미..너 뭔가 알고 있는거야?”
리미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조용히 닦아내었다.여전히 충격으로 몸이 굳어버린 세라를 보며 리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더블워커..그녀는 더블워커라는 페어리입니다.”
“더블워커?”
“독일어로는 도플갱어라고도 하지요.”
“뭐어?”
준은 머리를 한대 맞은 듯한 충격이 들어 되묻고 말았다.리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프로센에서의 더블워커란.거의 멸종된 어느 종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프로센에서 보이지 않았지요.그런데 페어리로써 이 세계에 왔을줄은..”
리미의 말을 듣고서야 유나와 마유미 역시 놀라운 표정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준은 재촉하듯 리미에게 물었다.
“그럼..도플..아니, 더블 워커라는 건..도대체 어떤거야?”
“더블워커는 상대의 외모를 똑같이 따라하는것 이외에도,말도 안될 정도로 강력한 체술이 그 특징입니다.그리고 덧붙여서..”
리미가 뜸을 들이자,준은 침을 꼴깍 삼키며 리미를 바라보았다.몸을 풀듯 천천히 팔을 휘둘러 보이는 초희를 보며,리미는 조용히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체술을 쓰는 상대의 기술을 모두 복사할수 있습니다.그것도 상대방이 운용하는 마나의 배열까지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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