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과 17년만의 만남(3)
오늘 낮 문화센터에서 영어를 강의하고 집에 들어 와 있으니 육촌 언니의 딸이 놀러 왔다.
촌수는 좀 멀었지만 가까이 살아서인지 자주 왕래를 하였고 특히 그 조카인 영선은
명란 이모를 보고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을 가졌고 현재는 여중 교사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명란을 잘 따르고 명란도 그녀를 친 딸같이, 동생같이 대해 주었다.
[ 이모. 오늘 조금만 놀다 갈께요 ]
[ 많이 놀다 가도 돼. 요즘 바쁘지? ]
[ 네..그냥 그렇죠. 이모는 어떠세요? ]
[ 나야 하는 일이 있니? 그냥 소일거리 하며 지내고 있어.]
말을 하고 그녀를 새삼스레 보니 스물 여덟의 한창 팔팔한 나이에다가 미모까지 있어
부러운데 자신도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었다.
요즘 아가씨들은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한데 조카도 그런 타입이었으며 자신감도 있고
자신의 장점을 내 세울 줄도 알았다.
언제나 자신을 숙이고 살았던 자신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았다.
[ 영선이도 시집 가야 하는데… 사귀는 사람은 있어? ]
[ 그러게요. 호호…저도 결혼을 하긴 해야 하는데… 이모가 남자 하나 소개 시켜 주세요 ]
[ 너 정도면 남자들이 줄을 설 것 같은데? 관심 있어 하는 남자 없어? ]
[ 관심을 두는 남자들이야 제법 되지만… 남잘 믿을 수 있어야죠! ]
영선이 과거가 생각난 듯 작은 소리로 뇌까린다.
[ 그 때, 그 남자는 그 뒤에 소식 모르지? ]
[ 가끔 들리긴 하는데… 잘 살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 그녀의 목소리가 잦아 든다.
한창 때 사귀었던 남자가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는 바람에
영선은 이별의 쓴 맛을 보았고 동아 심줄처럼 자신을 향해 사랑을 전하던 그 남자의 변신에
이제는 쉽사리 남자를 믿을 수 조차 없었다.
[ 다 잊어 버려. 너 같은 애를 버린 그 놈이 복이 없는 거지! 내가 네 신랑감 알아 볼게]
[ 호호..이모가 구해 준다면 전 만사 오케이에요. 하나 구해 주세요 ]
[ 알았어. 근데… 넌 너보다 나이가 좀 많은 사람은 어떠니? ] 조심스레 물어 본다.
[ 얼마나 많은데요? ]
[ 서른 다섯 정도? 나이가 너무 많지? ]
[ 그런 사람이 있어요? 어떤 사람인데요? ]
[ 아..아니. 있다기 보다는 나이 많은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싶어서. ]
[ 호호..전 또 이모가 그런 사람을 안다고 하는 줄 알았죠. 그 정도 나이야 괜찮은 거 아녜요? ]
[ 호호..너도 많이 변했네? 전엔 세 살 정도 차이만 나도 많다고 하더니만? ]
[ 나이가 조금 드니 그게 별 거 없어지던데요. 나이보다는 여자 입장에서 믿을 수 있는 남자가 좋죠]
[ 그래. 알았어. 내가 한 번 알아 볼게. ]
영선이 가고 나서 애들을 재우고는 방안에 누워 영선을 생각해 보니 참 예쁘고 참한 조카다.
예전에 죽고 못 살 정도로 좋아하던 남자가 그녀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만 하지 않았다면
이미 결혼하여 애도 있을 터인데 그런 이별을 겪어 의기소침한 그녀가 안되어 보였다.
외모도 괜찮고 몸매도 빠지지 않은 애인데…
아까 왔을 때만 해도 젖가슴도 풍만하고 키도 제법 크고 몸매도 쭉 빠진 그녀를 보며
속으로 부러워 할 정도였으니 명란이 생각해도 정말 괜찮은 아가씨였다.
근데… 난 왜 그녀에게 현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을까?
그 생각을 하니 현도의 얼굴이 머리에 떠 오른다.
그와 등산했던 것, 놀이 공원에 갔던 것, 오페라 구경하던 것, 야유회 간 일, 그리고 노래방…
그러고 보니 봄 동안 그와 참 자주 만났던 것 같다.
‘ 어머. 내가 그렇게 현도와 자주 만났었나? ‘
그 만날 기회에 명란은 자신이 줄곧 즐거워 해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지러운 생각의 실타래를 뒤로 하고 잠이 들어선 다음 날 오후에 문화센터에 가서 강의를 하고 나니
강의를 듣는 몇 아줌마가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기에 따라 갔다.
스승의 날이 내일이지만 강의가 오늘 있어 미리 식사대접을 하고 싶었단다.
[ 선생님. 선생님은 아직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 보이세요. 같은 여자로서 부러워요! ]
[ 호호.. 제가 보기에 준이 엄마가 더 젊어 보이시는 걸요? ]
[ 무슨 말씀을. 정이 엄마. 내가 그래 보여? ]
[ 자기도 좀 그렇고 선생님도 나이에 비해 고우신 거에요 ]
[ 호호..고마워요. 이거 식사대접에 말 대접까지 받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
[ 선생님도 별 말씀을 다하시네요. 근데 선생님 외롭지 않으세요? ]
[ 글쎄요. 남편이 멀리 가 있으니 외롭긴 하죠. 그래도 어떡하겠어요? ]
[ 호호.. 선생님. 애인 사귀어 외로움을 덜어 보세요. ]
[ 애인이라뇨? ]
[ 호호… 남자들은 밖에서 재미 볼 거 다 보고… 혹시 알아요?
선생님 남편 분도 외국에서 가만히 있겠어요? 뭔가 다른 재미를 보실 지도! ]
[ 정이 엄마. 선생님한테 그런 소리를 다하고 그래. 호호…근데 틀린 말은 아니다.
선생님. 정말 애인 한 번 사귀어 보세요. 선생님 같으면 남자들이 줄을 서겠다! 호호 ]
[ 호호… 관심 없어요. ]
[ 어머! 선생님도 여자인데 왜 우리가 모르겠어요? 외로우시죠? 여기 준이 엄마도 남편이
지방에 근무하기 때문에 외로웠는데 애인 사귀고 나서 얼굴 핀 것 좀 보세요. 호호 ]
[ 어머! 준이 엄마. 애인 사귀세요? ]
[ 자긴 선생님 앞에서 그런 소리를 다하고 있어? 부끄럽게시리. ]
[ 호호…부끄러워 하긴. 애인 있다고 늘 자랑하던 사람이 누군데 그래? ]
[ 그래도 자기한테 이야기 하는 것 하고 선생님한테 이야기 하는 것 하고 같아? ]
[ 호호..재미 있네요. 근데 애인은 어떤 사람인데요? ]
[ 호호.. 준이 엄마 애인은 대학 후배래요. 대학 4학년 때부터 신입으로 들어 온 1학년생이
누나 , 누나 하며 따라 다녔는데 서로 결혼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가끔 만나 오다
애인이 되어 버렸나 봐요! 잘 생겼던데요.]
[ 어머. 정이 엄마는 얼굴을 보셨어요? ]
[ 호호.. 둘이 아파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가 저한테 딱 걸렸죠. 그러니 준이 엄마가
저한테 순순히 털어 놓을 수 밖에 없죠 ]
준이 엄마가 후배인 연하의 남자와 애인관계를 맺었다는 것에 대해 관심이 가는 명란이었다.
[ 준이 엄마. 후배면.. 조금 어려 보이고 마음 맞춰 주려면 힘들지 않아요? ]
[ 호호.. 아니에요. 선생님. 예전에야 세 살 적으면 엄청났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젊으니 힘도 있고 그 남자한테 의지하게 되는 제가 되던걸요. 호호 ]
[ 선생님. 그건 준이 엄마 말이 맞아요. 우리 나이에 젊은 애인을 두는 것도 능력이지. 호호 ]
[ 사귀어 보니 어때요? ] 명란이 궁금해 묻자 준이 엄마가 이야기 한다.
처음에는 나이 적은 후배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아이 낳고 나이가 듦에 따라 그까짓 나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그를 만나면서 젊은 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이었단다.
그를 후배에서 남자로 생각하는 순간 오랜 동안의 만남은 코드가 바뀌어
그와의 정을 쌓았던 세월이 되었고 특히 남편과의 소원한 성 생활, 그것도 가끔 있는 일인데
이미 남자를 알아 뜨거워진 몸을 그가 식혀 주니 너무 좋았더란 얘기였다.
어느새 옷을 입고, 몸매를 가꾸고,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그를 향해 준비하는 자신을 알게 되었단다.
[ 호호..준이 엄마, 마치 연인을 그리워 하는 것 같이 이야기를 하네? 그렇게 좋아? ]
[ 호호…그럼 좋지. 선생님도 외로우시면 한 번 애인을 사귀어 보세요 ]
[ 호호.. 전 관심 없어요. 정이 엄마도 애인 있으세요? ]
[ 전 아직 없는데 준이 엄마가 조만간 소개 시켜 준대요. 호호..너무 기대 되요]
[ 호호…참.]
집으로 오는 동안 준이 엄마와 현도를 생각해 보니 일정 부분 자신도 그런 것 같았다.
현도를 보면서 점점 남자로 느끼고 그에게 마음을 의지하는 자신이 아닌가!
‘ 젊은 애인이라….’
집에 바로 오려다 오랜만에 백화점에 들어가 산뜻한 속옷과 화장품 몇 개를 산다.
오늘 선주를 만났다.
부산에서 서울에 다니러 온 선주를 만나 오랜만에 뜨겁게 섹스를 하였고
그녀는 전보다 더 강한 힘으로 그에게 안겨 들었다.
자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한 번 만났을 때 더 욕심이 난다는 그녀였다.
그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의 급한 전화에 부리나케 병원으로 가니
선생님이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 선생님. 정국이는 어때요? 상태가 어느 정도예요? ]
[ 많이 심하진 않아. 지금 검사하고 있는데 조금 기다려야 하나 봐.]
[ 얼마나 놀라셨어요? ]
[ 그래. 차 사고 났다는 전화를 받고 얼마나 놀랐던지. 사고차 주인이 합의를 하자 하는데
난 그런 경험도 없고. 그래서 달리 연락할 곳도 없어 박군한테 연락했어. 바쁜데 미안해! ]
[ 아녜요. 당연히 제가 와 봐야죠 ]
아들이 아파트 앞에서 놀다 차에 치였다는 말을 듣고 놀라 정신없이 와 보니 많이 다치지는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혹시 후유증이라도 있을까, 보이지 않은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박군의 눈에 안스러웠다.
얼마 안 있어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외상 외에는 특별히 문제 되는 곳이 없다며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차량 주인과는 보험과 합의 일부를 해 주고
원만하게 끝낸 다음에 간단한 치료 후 정국이를 데리고 선생님 댁으로 갔다.
[ 오늘 고마워. 너무 너무 고마워 ]
[ 별 말씀을 다하세요. 그만하기 다행이에요. ]
[ 응. 아파트 앞이라 차가 천천히 가서 그렇지 대로변이라면…생각만 해도 끔찍해! ]
[ 이제 마음 놓으세요 ]
[ 응! ]
그녀가 힘든 지 그의 몸에 기대고
그는 그런 선생님의 몸을 팔을 둘러 살며시 안아 준다.
선생님의 아들 정국이의 일이 있고 나서 선생님은 더 많이 현도에게 기대는 것 같았다.
집안에 남편이 없으니 기둥이 없는 것 같고 세파를 그렇게 겪어 보지 않은 선생님인지라
조금 어려운 일도 크게 와 닿았으며 그럴 때면 선생님은 현도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니 늘 미안해 하는 선생님이었고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가진 선생님이 좀 가벼운 마음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현도였다.
[ 이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이거 한 번 입어 보세요 ]
백화점 매장 점원이 현도에게 양복 하나를 추천하고 그 옆에 선생님이 서 계셨다.
현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 선생님이 사양하는 그를 억지로 끌고 와선 양복을 사 주겠다고 하여
와선 양복을 입어 보고 있는 것이다.
[ 어떠세요? 사모님. 남편 분이 참 멋쟁이세요. 옷이 잘 어울리네요. ]
‘ 남편’이라는 직원의 말에 얼굴이 붉어지는 선생님이다.
[ 네.. 참 잘 어울리네요. 어때? ]
[ 이걸로 하죠. 이거 주세요. ]
[ 네.. 고맙습니다 ] 점원이 선생님에게서 카드를 받아 계산하러 가선 얼마 후 돌아 왔고
아래층으로 내려 가다 현도는 선생님을 이끌고 숙녀복 매장으로 간다.
[ 저도 선생님에게 하나 사 드리고 싶어요 ]
[ 싫어. ] 가지 않으려는 그녀를 억지로 끌고 매장으로 가서 그녀가 고르는 것을 본다.
[ 싫은데… 그럼 박군이 하나 골라 줘. ]
그가 계절에 맞게 화사한 블라우스와 치마를 골라 주니 선생님은 맘에 들어 하신다.
옷을 갈아 입고 나온 그녀를 보고 현도의 입이 함지박만 해지고
그런 그를 보고 부끄러워 하는 선생님이다.
[ 고마워. 요즘 내가 너무 많이 박군한테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고마워 ]
[ 별 말씀을 다하세요. 그런 말씀 하시면 저 서운합니다. 하하 ]
[ 알았어. 그런 말 안 할게! 근데 오늘 내가 박군한테 양복 사 준다는 게 더 비싼 내 옷을
사고 말았어. 괜히 오자고 했나 봐! ]
[ 전 양복 선물 받아 기쁜데요? 아까 선생님 옷 입으신 거 보니 너무 미인이시더라! 하하 ]
[ 박군도. 놀리기는. 나이 들은 선생님이 뭐가 미인이라고..]
[ 하하…아까 못 들으셨어요? 저보고 남편이래잖아요? ]
[ 호호… 그 아가씨도 참 사람 볼 줄 몰라. 나야 즐겁긴 하지만! ]
[ 아뇨. 그 아가씨 눈썰미가 보통이 넘던걸요? 하하..근데 정국이는 상처가 다 나았어요? ]
[ 응. 이제 말끔해지고 상처 자국만 조금 남아 있어. 그 때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떨리는지! ]
[ 이제 좋은 일만 일어 날 건데요. 걱정마세요 ]
[ 그래…그래야지. 박군도 결혼해야 하는데 아직도 애인 없어? ]
[ 하하… 제 애인은 옆에 계시잖아요? 선생님. ]
[ 아~이! 놀리긴. ] 그의 말에 그의 팔을 가볍게 치면서도 즐거워하는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요즘 자신을 대하는 것이 예전과 달리 많이 편해졌다.
마치 친 누이처럼 그를 대함에 스스럼이 없어지고 편안하게 대해 주니 좋았고
선생님과 자주 만날 수 있어 그것이 행복했다.
이제는 그의 팔짱를 끼는 것도 자연스럽고 한 선생님인데… 선생님은 자신을 마치 동생같이 여기는지
아님 남자로 여기는지 궁금해진다.
선생님의 몸을 훔쳐 보아도 한 번 눈을 흘기고 마는 선생님인데…
[ 정혜야. 방학도 되고 했으니 휴가를 가야 하는데 외숙모하고 같이 갈까? ]
[ 엄마. 올해는 외숙모하고 가지 말고 현도 아저씨랑 가면 안돼? ]
[ 엄마… 그래. 그래. 나도 그 아저씨하고 가고 싶어! ] 정국이 끼어 들며 현도와 가잔다.
[ 너희들, 그 아저씨하고 휴가 가면 좋겠니? ]
[ 응! ] 두 애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
현도에게 말하여 동해안으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제법 큰 콘도가 예약되어 있는지라 네 명이 묵기에는 부족함이 없었고 바다도 가까워
휴가를 보내기에는 더 없이 좋았다.
뜨거운 햇볕 아래 아이들과 현도는 해수욕장에 들어가 놀고 선생님은 반바지와 티를 입고
해수욕장 바깥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에게 들어 오라는 정혜의 손짓에 그들의 가까이에 간 선생님은 물에 발만 담궈서는
아이들과 장난을 치면서도 수영복을 입은 현도의 사타구니를 언뜻 쳐다 보곤 얼굴을 붉힌다.
그의 수영복을 입은 아랫도리가 볼록하게 솟아 있다.
저녁 식사를 하고 현도는 지친 정국이를 업고 정혜의 손을 붙잡고 콘도로 돌아 오는데
그 뒤를 따르는 선생님의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씻고 노래방이며 밤 거리를 즐기며 다니다가 다시 콘도로 들어 오니 10시가 이미 되었다.
하루 종일 노느라 피곤에 젖은 아이들이고 이불을 펴 주자 잠이 드는데…
[ 얘. 정혜야. 엄마하고 아저씨하고 요 밖에 가서 술 한잔 하고 올 테니 정국이 잘 봐? ]
[ 으..응? 엄마 알았어. 문 잠가 주고 나가.]
둘이 밖으로 나와 백사장이 보이는 근처에서 술을 마신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마치 초저녁같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백사장을 거닐고
끼리 끼리 모여 여름 밤을 즐기고 있었다.
술을 많이 못하는 선생님이 일어나자 하여 백사장을 거니니
발바닥에 닿는 모래의 감촉이 부드럽고 밀려 드는 파도 소리가 인파의 소리에 섞여 들린다.
현도가 날씨가 조금 쌀쌀해진 것 같아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끌어 안자
선생님은 고개를 들어 한 번 보고는 앞을 보고 걷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소나무 숲이 보이고
거기에도 사람이 많이 있었다.
소나무 숲으로 들어 가니 여름 바람소리가 솔잎을 건드리고 제법 서늘한 기운이 들어
어깨를 잡고 있는 현도의 손에 나시를 입은 선생님의 어깨가 찬 기운이 도는 것 같아
그녀의 어깨를 비벼 주자 선생님이 그를 보고 빙긋이 웃으신다.
지갑 때문에 겉옷을 입고 나온 현도는 옷을 벗어 선생님에게 걸쳐 주니
선생님이 팔을 벌려 옷을 어깨에 덮고는 그의 팔짱을 끼어 오는데
부드럽고도 풍만한 젖가슴이 얇은 옷을 통해 그의 팔에 전해져 온다.
[ 어떤 땐 동생 같고, 어떤 땐 오빠 같고, 어떤 땐 제자 같고, 어떤 땐.. 남편 같아! ]
[ 저도 그래요. 선생님이 누나 같기도 하고 선생님 같기도 하고 애인 같기도 해요! ]
[ 호호…애인은 조금 그렇다! ]
걷다가 빈 의자가 있어 앉았고 여전히 선생님은 그의 팔을 잡고 있었다.
[ 선생님은… 교수님이 외국에 가 계셔서 쓸쓸하시겠어요 ]
[ 어쩔 수 없지. 나야 애들이라도 있지만 박군은 아무도 없으니 더할 거 아냐? ]
[ 저야 줄곧 혼자였는데요. 이미 이력이 났어요 ]
[ 그럼 안되지. 정말 빨리 장가 가야 하는데… 나이가 적은 여자는 어때? ]
[ 하하…어느 정도나요? ]
[ 일곱살 정도 아래? ]
[ 제가 도둑놈 되는 거 아녜요? ]
[ 그런 게 어딨어? 그럼 박군 팔짱 끼고 있는 나도 도둑 심보네? 호호 ]
[ 선생님은 괜찮아요. 당사자인 제가 좋다고 하는데요. ]
[ 좋아? ]
[ 그럼요. 선생님하고 데이트 하는 것이 어디 쉽나요? 행복하죠 ]
[ 호호… 아마 젊은 아가씨 만나면 난 쳐다도 안 볼걸? ]
[ 제가 그럴 리 있나요? 선생님은 언제나 제 마음속에 고운 모습으로 계세요 ]
[ 호호…듣기 싫지는 않네. 실은 내 육촌 언니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스물 여덟이고
지금 교사를 하고 있어. 애도 참하고 예쁜데 한가지.. 과거 상처가 남아 있어. ]
[ 상처라뇨? ]
[ 응.. 전에 한 남자를 깊게 사귀었는데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여 떠나 가서
남자를 잘 믿지 못하고 아직까지 마음에 그 상처를 담아 두고 있나 봐. ]
[ 네… 그런 경우는 많죠. 근데 그런 이야기는 숨기셔도 될텐데? ]
[ 조카도 중요하고 박군도 나한텐 중요한 사람이잖아. 숨긴다면 조카한텐 좋겠지만
박군한테는 내가 속이는 것이 되고. 박군… 과거 경험 있는 여자라도 괜찮아? ]
[ 요즘 과거 사귀어 보지 않은 젊은 사람들이 있을까요? 다 그런걸요 ]
[ 말하는 걸 보니… 박군도 그런 경험 있어? ]
[ 저도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청춘을 지내 왔겠어요? 하하… ]
[ 그럼. 내가 조카 소개 시켜 줄게 ]
[ 아직…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죠. 제가 다음에 말씀 드리면 그 때 소개 시켜 주세요 ]
[ 알았어. 우리 걸을까? ]
다시 걷는 두 사람이었고 얼마 후 콘도로 돌아와 보니 애들은 잘 자고 있었다.
씻고 나서 별 할 일이 없던 현도는 티브이를 보다 냉장고에 갖다 놓은 맥주를 꺼내
잔에 거품을 내며 따라서는 마시고 있는데 선생님이 나오신다.
씻고 나온 선생님의 얼굴이 하얗고 잠옷인지, 겉옷인지 얇은 옷이 잘 어울린다.
[ 뭐하고 있어? 혼자 술 마시고 있네? ]
[ 네… 선생님 치마 입으시니 너무 멋지세요. 하하…여기 한 잔 드세요 ]
치마를 입은 모습을 그가 보며 말하자 그의 말에 쑥스러워 하며 잔을 든다.
다리야 어쩔 수 없지만 무릎 위의 허벅지를 가리려 옷을 내리려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선생님이 여자임을 알게 되고 둘만이 오붓하게 거실에 있으니
마치 연인과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호호… 박군도 남자인가 봐. 그래도 선생님 옷 입은 것을 훔쳐 보는 것은 너무했다. ]
[ 하하… 그럼 제가 남자가 아닌 줄 아셨어요? 아름다운 여자분 보면 눈이 가게 마련이죠 ]
[ 피~이! 박군 또 입에 침 바르기 시작했네. 술이나 한 잔 더 줘! ]
[ 네 ]
술을 두 잔 마시니 아까의 술까지 합쳐 조금씩 취기가 오르고 집을 떠나 멀리 와
선생님과 둘만이, 그리고 제자라 해도 남자와 있다는 생각에 야릇한 기분이 드는 두 사람이었고
얼마 마신 후 선생님이 서둘러 방안으로 들어 갔다.
방안에 누워 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해 보곤
아까 밤에 백사장을 거닐던 모습도 회상해 본다.
그의 팔짱을 끼고 자신보다 키가 큰 그를 올려다 보면 든든한 느낌이 들고 안심이 된다.
남편이 없는 자신과 아이들을 그가 꼭 보호해 줄고 같아 보이고
그 울타리 속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금, 저 방에 그가 누워 있을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고 현도는 아이들을 데리고 주변의 들과 숲으로 다니면서
놀았고 아이들도 개울에 있는 물고기를 보곤 즐거워했다.
콘도에 돌아 와 보니 선생님이 깨끗이 청소를 해 놓고 기다리고 계셔
다시 수영복을 준비하고 백사장으로 나갔다.
어젠 수영을 하지 않으시던 선생님이 수영복은 입지 않고 어제 그 차림새로 물에 들어와
수영을 하시는데 물에 젖어 선생님의 몸의 윤곽이 뚜렷하게 나왔고
그것을 현도가 보자 부끄러워 하는 선생님이다.
튜브를 2개 띄어 애들이 하나씩 잡아 수영을 하고 현도와 선생님은 각 각 아이들 하나를 맡아
밀어 주는데 같은 곳에서 뱅뱅 도니 선생님과 몸이 부딪힌다.
선생님의 다리가 때로 현도의 다리에 와 닿고 선생님의 허리를 손으로 감기도 한다.
한동안의 물놀이를 하는 도중 현도는 선생님의 물에 젖은 브래지어의 모습과 풍만한 젖가슴과
때론 옷이 붙어 도톰함의 윤곽을 보여 주는 사타구니를 훔쳐 보기도 하였고
선생님은 그런 현도의 눈을 부끄러움으로 보면서도 싫지 않았다.
오후 들어서도 물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아이들 땜에 부득이 해수욕장에 머물면서
뜨거운 태양이 서쪽으로 어느 정도 넘어갈 즈음 해수욕장에서 나왔다.
차를 끌고 바닷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적당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 오니
이제 막 해가 떨어지려 한다.
[ 엄마, 아저씨. 우리 노래방 가요 ] 큰 애가 말해 노래방에 가서 아이들이 먼저 다투어 노래를 부른다.
그것을 흐뭇하게 지켜 보고 있는 선생님이고 그 선생님을 지켜보는 현도도 흐뭇해진다.
콘도에 돌아와 아이들과 노는데 큰 애가 말한다.
[ 엄마. 오늘은 아저씨하고 나가서 술 안 마셔요? ]
[ 왜? 엄마가 술 마시러 나가면 좋겠니? ]
[ 아저씨가 오늘 하루 종일 우리하고 놀아 준다고 아저씬 제대로 놀지도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 엄마랑 나가 놀다 오세요. 우린 우리끼리 잘 놀 수 있어요 ]
[ 하하… 이 아저씬 정혜하고 정국이하고 노는 게 재미 있었는데? ]
[ 우리하고 노신다고 아저씬 잘 못 노셨잖아요. 아저씬 아까 예전 이야기 하실 때 보니
술도 잘 마신 것 같은데… 갔다 오세요. ]
[ 애들이… 엄마가 술 마시면 좋겠니? ]
[ 아저씨하고 마시면 괜찮아요. 아저씨. 우리 엄마 잘 데리고 오세요]
[ 호호…애들이 다 컸네! 아이구! 내 새끼들! ]
선생님이 애들을 안아 주곤 둘이서 나왔다.
[ 큰 애가 중학생이라도 벌써 다 큰 것 같아요. 엄마 데이트 하고 오라는 걸 보면! ]
[ 어머! 데이트라니? 아까 박군하고 술 한 잔 하고 오라고 하잖아? ]
[ 하하…그게 그거죠. 선생님 우리 어디로 데이트 하러 갈까요? ]
[ 호호…데이트라… 여기 주변에 유명한 관광지 해변이 있는데 거기 갈까? ]
현도가 차를 몰아 그 해변으로 가니 밤인데도 사람들이 많고 데이트 하는 젊은 연인들도
곳곳에서 짝을 이뤄 즐겁게 놀고 있었다.
[ 아까 거기보다 여기가 훨씬 나은데요? 구경할 것도 많고. ]
[ 호호…그러고 보면 박군도 응큼해? ] 해변가 나무 밑에서 키스를 하는 커플을 보며 하는 말이다.
선생님이 그의 팔짱을 끼고 그는 그녀의 몸을 이끌면서 거닐었다.
백사장 바닷물이 닿는 곳 까지 가선 밀려 드는 바닷물에 도망쳐 나오는 선생님을 붙잡다
그녀의 몸을 안아 버리는 모습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이 그의 팔짱을 끼고 나무 의자에 앉아 있는데 주변의 커플들이 크게 떠들기도 하고
어떤 커플은 술을 마셔 주정을 하고 술 마신 남자를 여자가 달래기도 하며
또 어떤 커플은 서로 붙잡고 키스하기에 바쁘다.
그가 팔을 빼어 그녀의 뒤로 팔을 뻗어 주니 그녀가 그의 팔에 기대어 앉는데
팔에 조금 힘을 가하자 그녀가 약간 안기는 모습이 되었다.
그녀의 어깨를 비벼 주자 따스한 지 그를 쳐다보곤 웃는다.
그의 허벅지를 짚고 있는 그녀가 그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고 편안하게 어두운 밤바다를 보고 있다.
[ 마치 데이트 하는 것 같애! ]
[ 지금 데이트 하는 거에요. 선생님과 저 둘이서. ]
[ 그런 기분 들어? 사십 넘은 나이에 이런 기분이라니]
[ 하하..선생님. 그 사십, 사십…자꾸 이야기 하지 마세요. 저도 곧 있으면 사십이에요 ]
[ 아직 멀었잖아. 밤바다가 참 좋다! ]
[ 그렇죠? ]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에 기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호호… 제자였던 사람이 무례하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기분이 좋은 이유는 뭘까? ]
[ 기분 좋으세요? ]
[ 응! ]
그녀는 그녀의 웨이브진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가끔 그녀의 어깨를 주물러 주는데
팔꿈치에 그녀의 브래지어 끈의 윤곽이 와 닿는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꿈꾸듯이 한 동안 바다를 바라 보던 선생님이 묻는다.
[ 박군은…지금 애인과 데이트 하고 있다면 뭘 제일 하고 싶어? ]
[ 이런 밤에, 이런 바닷가라면… 애인하고 키스하고 싶죠! ]
[ 키스하고 싶어? ]
[ 네! ]
그러자 선생님이 그의 어깨에 기대었던 머리를 살며시 돌려 위로 본다.
[ 애인이 아니고 선생님이라도 괜찮아? ]
머리를 끄덕이자 선생님은 눈을 감는다.
그는 얼굴을 돌려 그녀의 도톰해 보이는 입술에 얼굴을 가까이 다가 가는데
접근할수록 선생님의 얼굴 자장이 와 닿는 것 같았다.
그가 조심스레 그의 입술을 선생님의 입술에 포개자
두 개의 입술이 서로의 입술을 마주하고 대고 있으니 선생님의 얼굴의 매끄러운
감촉 하나까지도 그에게 와 닿는 듯 하다.
도톰하고 말랑한 선생님의 입술을 입술로 눌러보고 그 부드러움을 느끼면서
입술로 선생님의 아랫입술을 물고 빨아 본다.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에서 부드럽게 침에 섞여 빨리자
선생님의 몸이 더 그에게 기대어 오고 그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 당겼다.
번갈아 빨아 보면서…그녀의 입술 맛을 보고 나자
그녀도 지긋이 그의 입술 하나를 베어 물었다.
선생님의 그 사소한 적극적인 행위가 현도를 들뜨게 만든다.
입술을 떼고 난 선생님이 숨을 약간 거칠게 쉬면서 다시 그에게 기대 바다를 본다.
[ 이럴 땐, 선생님도 조금 쓸모가 있지? ]
[ 선생님이 애인이었으면 좋겠어요 ]
[ 호호…그건 힘들잖아. 우리 걸을까? ]
선생님과 다시 걸으면서 나무 사이로 들어 갔는데 아까 그 키스의 여운이 아직도
현도의 입술에 남아 있었고 선생님의 물컹한 가슴의 느낌이 여전히 팔에 와 닿는다.
무성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 나무 기둥 사이로 몸이 가려지자
나무를 피해 걸어가던 현도가 걸음을 멈추고는 그녀를 돌아 보고는
의아해 하는 그녀를 끌어 안자 그녀의 몸이 그의 품안으로 들어 온다.
[ 잠시만 이렇게 안고 있게 해 주세요 ]
숨결이 고르지 못한 그의 말에 그녀가 가만히 안겨 있다가 그의 허리를 껴 안는다.
그의 품안에 완전히 들어 온 그녀의 몸을 감싸 안듯이 안고
가슴을 밀치고 있는 풍만한 젖가슴의 감촉을 느끼면서 그녀의 입술을 얼굴을 다가 가자
그녀도 입술을 가까이 하여 서로의 입술을 비비기 시작하였다.
소나무 사이에 가려 다른 사람들이 지켜 보지 않는다는 것도 이럴 땐 괜찮았다.
입술을 움직여 그녀의 입안을 들어가려 하자 그녀의 입이 그것은 막았다.
그러나 그의 끊임 없는 노크에 선생님의 입술이 굴복을 하면서 입을 열어 주는데
그의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가선 입천장을 간지럽히자 그녀는 허리의 팔을 풀고
그의 목을 감으면서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혀를 감아 터치하면서 그는 뒤의 소나무에 기대고 끌어 안자
그녀는 발돋움을 하며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고 그의 발기된 사타구니는
선생님의 사타구니에 닿아 밀치고 있는 모양이 되어 선생님이 그것을 느꼈는지
엉덩이를 뒤로 하려는 것을 현도의 한 팔이 그녀의 허리 아래 부분을 강하게 끌어 안자
그녀의 사타구니에 여지 없이 그의 발기된 물건이 닿았다.
그녀의 혀를 물고 빨자 아래의 그 부끄러운 모습을 가리려는지
선생님도 그의 혀를 잡아 마주 빨아 오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진다.
그가 소나무에 기댄 채로 다시 그녀를 안자 그녀는 목의 팔을 풀고는
허리를 감아 그 부드러운 몸을 기대어 온다.
[ 박군은… 내가 여자로 느껴져? ]
[ 네… 갈수록 선생님이 여자로 느껴지네요. ]
[ 하~아! 그러면 안되는데! ]
그가 그녀의 등과 허리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손을 조금씩 움직이고 그녀는 그대로
그의 품안에 기대어 있다.
잠시 후 떨어져서 소나무 숲에서 나오니 사람들이 많이 있어 부끄러운 짓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두 사람의 얼굴이 어둠 속에서 발개진다.
차를 타고 콘도로 돌아 와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를 안으니 그녀가 몸을 기대어 오다
엘리베이터의 도착음에 깜짝 놀라 떨어진다.
씻고 방안에 누워 있던 현도는 조금 전의 선생님과의 포옹 그리고 키스를 음미해 보며
그 달콤함의 꿈에 빠져 들다 잠이 오지 않아 조심스럽게 나와선 거실 탁자에 술을 내놓고
잔을 홀짝이며 마시고 있었다.
점점 현도에게 기대어져 가는 자신을 놀라운 눈으로 보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의 눈과 그의 듬직한 몸을 보고 있노라면 갸냘픈 자신이 보호 받는 느낌이 들고
또한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를 느끼며 새삼 자신이 여자임을 알게 된다.
오랜만에 자신의 사타구니 부분으로 젊은 남자의 그것이 닿았다.
딱딱함과 힘 있는 그것이 자신의 아래를 누를 때 자신도 모르게
애액이 흘러 나와 팬티를 적셨는데…
그의 품안에 안겨 있을 때 흥분보다는… 편안함을 느꼈다.
남자의 품안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이러다 정말 내가 그의 애인이 될 지도 몰라…’
언뜻 든 그 생각만으로도 갑자기 몸에 열이 오르면서 숨결이 거칠어져
손으로 젖가슴을 쥐어 보고 사타구니를 쓰다듬어 보는데
정말 남자의 손이 오랫동안 닿지 않았다.
‘ 하~아! 연하의 남자를, 그것도 제자였던 남자를 애인으로? 말도 안돼!
더구나 남편과 애들이 있는 유부녀인 내가? ‘
점점 더 깊어져 가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오늘의 일을 놓고 본다면
혹시, 정말 혹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몸이 비비꼬여진다.
갈증이 안다.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거실에 나가니 그가 혼자 바다를 보며 술을 마시고 있다.
[ 술 마시고 있어? 나도 한 잔 줘! ]
[ 아직 안 주무셨어요? 여기 오셔서 한 잔 하세요. 밤바람이 시원해요 ]
[ 응… 무슨 생각해? ]
[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앉아 있어요 ]
[ 그래… ]
술을 마시며 둘이 한 동안 말이 없다.
밤 바람이 조금씩 강하게 불더니 밤비가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다.
후두둑 떨어지는 소나기에 저 아래 바닥에 있는 땅에서 흙 내음이 기둥을 타고 올라 와
그들의 코에 기분 좋은 감각을 실어다 준다.
[ 비가 오나 보네! ]
선생님이 일어서 창가로 밖을 내다 보자
그는 그녀의 뒤로 가 그녀의 어깨를 잡으면서 그녀의 얼굴 옆에 자신의 얼굴을 싣는다.
[ 비가 오니 좋죠? ]
[ 응… 시원해서 더 좋아! ]
그가 그녀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대고 여전히 앞을 바라보면서도
선생님의 얼굴의 매끈함과 밤 화장 내음을 느끼고 있다.
[ 박군은… 점점 더 나하고 가까워져 안되겠다! 그치? ]
[ 안되다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 나하고 가까워질 게 아니라 결혼할 여자를 만나야 하는데… ]
[ 결혼 안하고 살아도 괜찮잖아요? 지금껏 잘 살아 왔는데.]
[ 호호..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시골 부모님도 박군이 결혼하길 기다리고 계실걸?]
[ 지금은 그런 거 생각 안나요. ]
[ 그럼 뭐가 생각나? ]
[ 선생님! ]
[ 박군.. 정말 큰 일 났다! ] 하면서 뒤 돌아 그의 눈을 보며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그도 그녀의 몸을 안으면서 그녀의 입술을 부드럽게 빨고 핥아 애무를 해 주자
그녀의 몸이 그의 품안에서 파닥거린다.
[ 선생님. 제 방에서 5분만 있다 가세요 ]
[ 방에서 키스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안돼.]
[ 키스 외에는 안 할게요. ]
[ 정말이지? ]
[ 네! ]
방에 들어간 그는 억지로 선생님을 침대에 눕게 하고 팔을 베어 주며
그녀를 안고 키스를 하였다.
한 동안의 키스로 혀가 얼얼할 정도가 되어 떨어졌다.
[ 총각이 왜 그렇게 키스를 잘해? 의심스러워. ]
[ 우리 선생님 좋으셨나 보네요. 앞으로 자주 해 드려요? ]
[ 유부녀가 총각 키스 자주 받아 뭐 하려고? 호호 ]
[ 기분 좋은 거죠. 뭐 다른 거 있겠어요? ]
그가 그녀를 끌어 당겨 품안으로 넣곤 팔베개를 해주자 그녀의 몸이 들어 온다.
[ 박군. 나 안고 있다고 딴 생각하지 마! ]
[ 딴 생각은요. 그냥 선생님 안고 있기만 해도 벅찬데! ]
[ 난… 아까도 그렇지만 박군 품이 참 편안하게 느껴져! ]
[ 저도 그래요. 안고만 있어도 잠이 올 정도로 기분이 좋아요 ]
그는 팔을 베 주어 그의 가까이 와 있는 그녀의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손을 스치듯 지나가자 선생님이 기분 좋아 하신다.
손가락으로 도톰한 입술을 간지럽히자 선생님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그의 품에 머리를 파 묻는다.
[ 그러지 마. 자꾸 그러면 나 박군 애인 삼고 싶어져. ]
[ 정말요? 그럼 계속 해야겠네? ]
[ 아~이! 짖궂긴. 나이 많은 내가 박군 애인 삼는다 하니 겁 안나? ]
[ 겁나긴요? 오히려 기뻐 날 뛰어야 할 판에! 정말 애인 삼아 주실래요? ]
[ 싫어.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 들이다니! ]
[ 그럼 선생님이 애인 안 삼아 주시면 제가 선생님 애인 삼아 드릴까요? ]
[ 호호…조삼모사네? 정말 선생님 애인 삼고 싶어?]
[ 그럼요. 전에도 몇 번 말했잖아요? ]
[ 그럼… 한 번 고려해 볼까? 간혹 안아주고 키스해 주는 애인이면 괜찮을 것 같은데…호호]
[ 하하…그럼 그런 한도 내에서 제가 이제부터 선생님 애인 할 겁니다?! ]
[ 박군은 제대로 된 애인 만나야 하지 않아?]
[ 선생님 안고 키스하는 것만 해도 다른 어떤 여자보다 황홀하고 좋아요 ]
[ 정말 큰일 났네! 이를 어떡하니? ]
[ 어떡하긴요. 선생님한테 애인 노릇 해야죠 ]
그가 안은 팔을 구부려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 대곤 키스를 하자 그녀도 거부 하지 않고
그의 품에 밀착하며 그의 입술을 부딪혀 키스 한다.
그녀의 혀를 빨아 들이자 그녀의 다리가 그의 위로 올라와 걸쳐지고
풍만한 젖가슴이 그의 가슴에 짓눌러진다.
등을 안던 손을 스르르 푸니 겨드랑이 사이로 가게 되고 손에 브래지어 윤곽이 잡혀
가슴이 뛰고 흥분이 되는데 그것으로 만족 못한 그가 팔에 힘을 가해 그녀를 위로 올리니
그녀의 몸이 현도의 몸 위에 엎드려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이 되었다.
[ 하~아! 자세가 너무 이상해. 무겁지 않아? ]
[ 전혀요. 선생님 몸이 제 위에 있으니 기분 좋은 무게감을 느끼는데요? ]
[ 이건 애인 목록에 없잖아? 이런 게 어딨어? ]
[ 하하..선생님도. 횟집에 가면 회만 있나요? 스께다시도 딸려 나오는 걸요. ]
[ 비유를 해도! ]
그녀도 그 자세가 좋은지 편안하게 그의 가슴에 얼굴을 옆으로 대고 엎드려 있고
현도는 그런 그녀의 등을 감싸 안아 주었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있는 선생님의 숨결이 고르지 못하고
아래에서는 그의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솟아 그녀의 사타구니를 밀치자
그녀는 몸을 좀 더 위로 하여 다리 사이로 피하다가 그것도 이상한지 다시 내려 와서는
그의 팔을 베고 누워 그를 보고 있는다.
[ 젊은 애인 있으니 좋으네. 나 이만 가 볼게. 애들도 잘 자는지 보고! ]
그녀는 그에게 입술에 키스를 하곤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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