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와룡강님의 기인천년 1권 7장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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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와룡강님의 기인천년 1권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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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七 章 羅漢心訣


고검추,
그는 깊고도 긴 심연 같은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나는 순간 그는 뼈마디가 녹아 버린 듯 전신이 노곤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뿌듯함이 그의 가슴을 가득 채웠다.
밤새 고검추는 옥여상의 드넓은 육체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끝없이 빨아들이는 옥여상의 깊디 깊은 심연,
고검추는 도대체 몇 차례나 옥여상의 품 속에 폭발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는 지쳐 그대로 옥여상의 따스하고 풍만한 몸 위에 늘어져 잠 속에 빠져 들었다.
잠든 자신을 푸근하게 감싸는 옥여상의 손길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백모님...!)
고검추는 문득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어느 덧 밖은 아침이었다.
눈부신 햇살이 등나무 덩쿨 사이로 비쳐 들고 있었다.
한데,
없었다.
옥여상의 모습은 동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고검추의 몸에는 의복이 단정이 입혀져 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 깔린 마른 풀 위에 점점이 검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바로 옥여상의 파과의 흔적이엇다.
고검추는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어디 가신 것일까?)
그의 머리맡,
몇 가지 물건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잘 접은 손수건 한 장,
낡은 비단 표지의 비급 한 권,
그리고,
옷자락을 찢어 종이를 대신한 지편 한 장이 전부였다.
"......!"
고검추는 조심스럽게 옷자락의 지편을 집어 들었다.
그 디에는 검붉은 색으로 쓰인 글이 가득하 있었다.
아마도 옥여상은 자신의 파과로 흘린 피로 글을 쓴 듯했다.

<귀여운 추아야, 네가 잠이 깨면 떠나기 힘들어 질까봐 몰래 떠난다.>

섬세한 필체의 글,
바로 옥여상이 떠나며 남긴 것이엇다.
고검추는 착잡한 심정을 금치 못하며 글을 읽어 내려갔다.

<만일 북해(北海)에서 만년화리를 잡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담세황은 음흉한 놈이니 네가 결코 백모와 깊은 관계가 있는 사이임을 들켜서는 안된다.
장보도와 함께 있는 비급은 백모가 우연히 얻은 불문의 절학이다.
극히 양강한 성질의 절기인데다 마공을 연마한 백모에게는 맞지 않는지라 그 동안 지니고만 있었다.
우리 구천마교(九天魔敎)의 마공들은 아주 실전적이고 패도적인지라 네게 전수해 주고 싶지만 담세황이 눈치챌까 두려워 그만 둔다.
건강하거라.
백모의 품과 마음은 영원히 네 것이란다.
귀여운 추아야....>

옥여상의 글은 그렇게 끝나 있었다.
길지 않은 글이나 그 글에는 옥여상이 고검추를 아끼는 마음이 구절구절 담겨 있었다.
옥여상으로서는 긴 인생을 통해 처음으로 마음을 연 상대가 고검추인 것이다.
비록 어머니와 아들이 되고도 남을 나이 차이가 있긴 하지만,
(백모님.....!)
고검추는 옥여상의 혈서에 얼굴을 부볐다.
그윽한 옥여상의 살내음이 느껴지는 듯했다.
(제발 돌아가지 마십시요! 그래야 추아가 백모님께 입은 하해 같은 은혜를 갚을 기회가 있을 테니!)
고검추의 두 눈에 물기가 서렸다.
그윽한 눈빛의 옥여상의 모습이 눈앞에 선연하게 떠올랏기 때문이다.
잠시 후,
고검추는 옥여상의 혈서를 잘 접어 내려 놓고 그녀가 남긴 두 가지의 물건을 살펴 보았다.
수건,
빛이 많이 바랜 손수건 이에는 어지러운 도형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
장보도!
그렇다.
그것이야말로 사대신검(四大神劍)의 하나인 복마신검(伏魔神劍)이 감추어진 장소를 표시해 놓은 장보도(藏寶圖)였다.
그것을 그린 사람은 다름아닌 고검추 자신의 생부인 것이다.
고검추는 두 눈 가득 신광을 번득이며 내심 중얼거렸다.
(복마신검은 반드시 내 손으로 찾아낸다. 그래야만 아버님의 신상에 얽힌 추문을 해결할 수 있을테니!)
그는 장보도를 바라보며 굳게 맹세했다.

<나한심결(羅漢心訣)>

비단 표지의 비급의 이름은 그러했다.
그 안에는 단 삼초의 장법이 수록되어 있었다.
이름하여 나한삼식(羅漢三式)-----!
하나,
그것은 결코 평범한 장법이 아니었다.
그것은 초식이라기 보다 일종의 심법(心法)이었다.
진기를 내치고 거두는 심오한 방법이 그것이었다.
다시 말해 나한삼식(羅漢三式)은 세 가지 내공심법인 것이다.
무공에 문외한인 고검추로서는 나한삼식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다.
하나,
옥여상이 특별히 남긴 비급이니 능히 천하를 위진할 수 있을것이다.
구성의 헌원태을신강과 나한삼식이면 일단 양모 반옥경의 복수를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문득,
(어머님이 주신 것이 있었지!)
고검추는 반옥경이 준 옥함을 떠올렸다.
그것은 그의 옆에 놓여 있었다.
고검추는 그 목함의 뚜껑을 열어 보았다.
목함 안,
하나의 륜(輪)이 들어 있었다.
직경 반자 정도,
륜의 중앙에는 한 마디 붕조(鵬鳥)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그 조각은 아주 정교하여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했다.
또한,
붕조의 눈알은 타는 듯 붉은 구슬을 박아서 더욱 더 생생한 생명감을 느끼게 했다.
고검추는 륜에 새겨진 붕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어머님의 출신이 붕조를 상징으로 삼는 가문일까?)
그는 눈을 빛내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붕조가 자신의 외가가 어딘지 밝혀줄 유일한 단서였기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보석이다. 병기(兵器)라기 보다는 의식에 사용하는 제기가 아닐까?)
고검추는 내심 중얼거리며 자신도 모르게 붕조의 눈에 박힌 붉은 구슬을 손가락으로 눌렸다.
순간,
철.....컹!
돌연 날카로운 소성과 함께 그저 둥그스름 하기만 하던 륜의 외곽으로 날카로운 톱니바퀴들이 불쑥 튀어 나왔다.
그 칼날들은 종이처럼 얇았으며 얼굴이 비칠 정도로 새파란 윤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
고검추는 으스스한 한기에 절로 몸을 떨었다.
그는 한눈에 그 톱니바퀴 모양의 날들이 무쇠도 흙베듯 하는 위력을 지녔음을 깨달았다.
(훌륭한 놈이다. 이것을 사용하는 방법만 알면 유용한 호신수단이 되겠어!)
그는 눈을 빛내며 구슬을 다시 한 번 눌렀다.
그러자,
철컹....거이잉!
예의 날들은 즉시 륜 안에 접혀 들어갔다.
(이제.... 떠날 때다!)
고검추는 옥여상이 남긴 장보도와 비급들을 륜과 함께 품 속에 갈무리했다.
이어,
그는 한 차례 석실을 돌아보았다.
문득,
바닥에 흩어져 있는 선연한 혈화(血花)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어른으로 만들어준 은발마모(銀髮魔母) 옥여상(玉如霜)......
새삼 고검추는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겼다.
(백모님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그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양모 반옥경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옥교주에게 무참히 겁탈당하던 양모....
고검추의 눈꼬리가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편히 잠드십시오. 어머님의 원수인 지옥교주는 반드시 소자의 손으로 처단하겠습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굳게 맹세했다.
이어,
그는 몸을 돌려 동굴 밖으로 달려 나갔다.
"우....!"
그는 달려나가며 한소리 장소성을 터뜨렸다.
온갖 울분과 회한이 서린 장소,
장소의 여운과 함께 고검추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 갔다.
이내 동굴 안에는 적막이 찾아 들엇다.
고검추를 어린 소년에서 어엿한 사내로 만들어준 이 동굴에....


X X X


쏴아.....
비(雨).
폭우였다.
장대발 같은 빛줄기가 기세좋게 내리퍼붓고 있었다.
토지묘(土地廟)
한 채의 퇴막한 토지묘가 폭우 속에 음산하게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낡고 흉흉한 토지묘(土地廟),
문득,
"휴! 지독하게 퍼붓는군!"
토지묘 안에서 나직한 한숨이 흘러 나왔다.
토지묘 안,
오랫 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듯 주위는 온통 거미줄 투성이였다.
신단에는 먼지가 자욱하게 쌓여 있었으며 토지신의 신상은 비스듬히 쓰러져 있었다.
토지묘의 문간,
한 명의 소년이 앉아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루한 옷차림의 소년,
하나,
그는 영준한 용모에 아주 초롱초롱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고검추(高劍秋).
바로 그였다.
이곳은 섬서와 하남성(河南省)의 경계인 신개령(新開嶺)이었다.
고검추는 기련산을 떠난 지 두 달여만에 이곳 신개령에 이른 것이다.
이제 보름 정도만 더 가면 십자단혈맹(十字丹血盟)이 자리한 하남성 복우산(伏牛山)에 이를 수 있었다.
그는 양모 반옥경의 유언대로 십자단혈맹의 철봉황(鐵鳳凰)이란 여인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그러다 늦여름의 변덕스런 날씨로 인해 이곳 토지묘에 같힌 것이었다.
이곳으로 오는 동안 고검추는 은발마모 옥여상이 남긴 나한심결(羅漢心訣)을 열심히 연마했다.
현재 그는 나한삼식(羅漢三式)중 제일식 뇌음개벽(雷音開闢)을 어느 정도 수습한 상태였다.
고검추는 토지묘의 문간에 기대앉은 채 내심 염두를 굴렸다.
(철봉황은 어떤 여인일까? 어머니는 왜 그녀를 찾아가라 하셨을까?)
그는 쏟아진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한데 그때,
쏴-----아!
돌연 멀리서 빗줄기를 뚫고 검은 인영이 질주해 오는 것이 보였다.
고검추는 흠칫했다.
(누굴까? 이런 산중에....)
그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며 벌떡 일어섰다.
양모 반옥경이 자신의 눈 앞에서 무참하게 유린 당하는 것을 본 이래 그는 본능적으로 인간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되엇다.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나... 조심하는 것이 좋다!)
고검추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어,
슥!
그는 급히 문가에서 물러서 신단 뒤로 몸을 숨겼다.
직후,
쐐-----액!
한 줄기 선풍과 함께 토지묘 안으로 한명의 인물이 뛰어 들었다.
중년 사내,
그 자는 평범한 용모의 중년 사내였다.
한데,
그 자의 옆구리,
한 명의 여인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것도 보통의 여자가 아니라 비구니가 아닌가?
나이는 삼십 세 전후 정도,
그녀는 실로 대단한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파르라니 깎은 머리,
여승의 풍만한 몸에는 회색가사가 걸쳐져 있었다.
그 회색가사는 빗물에 젖어 몸에 착 달라 붙어 있어 육감적인 몸의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그때,
"흐흐.... 이쯤이면 그 사나운 계집도 못 쫓아 오겠지!"
중년사내는 문가에 붙어서 밖을 내다보며 음침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이어,
그 자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여승을 던지듯 바닥에 누였다.
혼절한 여승의 물에 젖은 회색 가사 속으로 풍만한 육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다.
"흐흐....!"
사내는 욕정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여승을 노려 보며 가볍게 지력을 날렸다.
팟!
"으음....!"
여승은 한 차례 전신을 부르르 떨며 신음을 발했다.
이어,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흐윽!"
여승은 아연하여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사내의 음탕한 눈이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지 않은가?
여승은 그 자의 음탕한 시선에 지금 자신의 처지가 어떠한지를 깨닫고 전율했다.
하나,
그녀는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조차 없었다.
그녀는 혼혈만 풀렸을 뿐 연마혈은 여전히 제압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 아미타불! 천면.... 음마(千面淫魔)! 시주는 감히 우리 십자단혈맹(十字丹血盟)에 죄를 지을 작정인가요?"
여승은 싸늘한 음성으로 사내를 질책했다.
하나 그녀의 음성은 은은하게 떨려 나왔다.
그때,
신장 뒤에 숨어 있던 고검추는 흠칫 놀랐다.
(십자단혈맹! 저 스님이 십자단혈맹의 문하란 말인가?)
십자단혈맹(十字丹血盟)-------!
자신의 생부인 철사자 고창룡의 사문(師門).
정파백도의 대결맹인 십자단혈맹(十字丹血盟)의 여인을 뜻밖의 장소에서 보게 된 것이었다.
고검추가 은은한 놀라움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흐흐.... 십자단혈맹의 이름 따위로 본좌를 겁주려 해도 소용없다.자운(紫雲)!"
천면음마(千面淫魔)라 불리운 중년 사내가 히죽 웃으며 음험하게 말했다.
"너는 십자단혈맹의 신진정예들인 호정십검(護正十劍)의 일 인이니...
도룡곡(屠龍谷)이라는 이름을 모르지는 않겠지?"
순간,
"도... 룡곡(屠龍谷)!"
자운(紫雲)이라 불린 여승의 안색이 일변했다.
그녀는 십자단혈맹의 요인 중 한 명이었다.
따라서,
도룡곡(屠龍谷)이라는 문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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