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mc물] 언젠가 보았던, 그 여름날 2화 1/2
제02화:두 사람의 만남
-1-
크리스마스부터 한달 후.
연말에는 요스케씨가 친가로 가야했기에 함께 있을 수 없었지만,
최소 3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서로의 사랑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는 거리는 곳곳에 낮과는 다른 어두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어두운 거리 속을 걸으며 아야는 서둘러 집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블라우스 위로 갈색 스웨터를 껴입었고, 그 위에 코트를 걸쳐 입고 있다.
다리에 신고 있는 부츠 아래로는 검은 레깅스가 코트 틈새에서는 한장의 스커트가 하반신을 차가운 바람에서 지켜주고 있다.
그리고, 가슴 팍에는 한줄기 빛. 은빛 넥크리스가 어두운 길을 비춰주는 가로등 빛에 빛나고 있었다.
(춥다.....)
하얀 입김을 내쉬면서, 뚜벅뚜벅 길을 걷는다.
오늘은 더이상 해야할 일은 없지만, 오늘따라 지나친 추위탓인지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전방을 막는 장애물이 생긴다.
자신이 걸어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세 사람.
그 세사람의 외향은 각자의 개성이 존중해야 한다고 세상에 외치는듯 TV에서나 보던 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얼굴 곳곳에 피어스가 붙어 있다.
"흐응, 거기 너 혼자야?"
"야, 이 멍청아. 그렇게 말하는게 아니라니까, 잘봐, 저기 우리들이랑 재미있는데 놀아 가지 않을래?"
"바로 저기, 맛있는 가게가 있어"
왼쪽에서부터, 금, 적, 녹. 마치 브라운 관에서 나온듯한 색의 머리를 하고 있다.
걸려든 사냥감을 놓칠 생각이 없는 것인지, 어느샌가 그 세 명은 이미 아야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걸 눈치챈, 아야의 눈동자에서 공포가 떠오른다. 재빨리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 보지만, 몇몇있던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에 관계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멀리서 자신을 보던 사람들도 무관심한척 가던 길을 재촉하고 있다.
"바로 저기야, 저기"
금발이 한점의 빛도 없는 골목을 가르키면서 입술에 자리한 피어스를 핥짝 핥는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는 나쁜사람 아니라고~ 그렇게 무서워 하지마"
적발이 씨익 웃으면서 장난을 걸듯 친근하게 말한다. 그 목소리는 온화하고, 입가에 미소를 보이고 있지만, 그 눈은 사냥감을 어떻게 요리할까 감정하고 있는 짐승의 눈이었다.
"그래 그래, 기분이 좋게 해줄뿐이야. 큭큭, 빨리 가자"
녹색 장발 머리를 한 남자가 아야의 팔을 잡는다. 이미 아야의 의사는 신경쓰고 있지 않았다.
"놔, 놔주세요!"
"괜찮아, 괜찮아"
녹색 장발머리와 적발이 아야의 몸을 양쪽에서 제압하여, 골목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금발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하하, 별일아니니까 신경들 끄세요"
위협적인 목소리로 외친다.
그 말을 정말 믿고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량배들의 외모에 겁을 먹었는지.. 끌려가는 여자를 도와주는 손길을 뻗지 못하고 모두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
단 한 명만 제외하고.
"이것 봐, 그만두지 그래. 지금 니들 눈엔 저게 좋아하는걸로 보이나"
그 구경꾼 안에서 한 명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날쌔고 강인한 외모. 각진 턱과 무표정한 얼굴에는 마디마디 잔주름이 보인다. 약간 구릿빛의 피부는 남성적인 매력을 더해주고 있고, 장신에 군살 한점없는 근육은 한눈에 강하다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런 방해자의 등장에 불량배들의 예정에는 없었던일.
"뭐야, 이 자식은?"
금발이 남자가 자신들을 방해한 정의의 사도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아 올린다.
"죽고싶냐? 이 멍청이가! 두둘겨 맞고 싶지 않으면 빨리 꺼지시지!"
그런 남자를 빤히 노려보던 남자는 금발 불량배의 손을 뿌리치고, 복싱을 파이팅 자세를 잡는다.
"OK. 그렇다면, 네가 맞을 수 있다는 각오도 충분히 되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금발을 도발한다.
그 도발에 간단히 넘어간 금발은 남자를 향해, 주먹을 치켜 든다.
지켜보던 사람들과 아야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개자식! 넌 죽었----!!"
하지만 금발은 들어올린 그 주먹은 물론 무엇보다 빠르게 상대를 위협하고 공격하던 말조차 끝맺는 일조차도 할 수 없었다.
"커억....."
신음 소리를 흘리며, 금발의 몸이 붕괴된다.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아버린 아야는 물론 흥미롭게 지켜보던 주변 여성과 남성들도 그 순간 무슨일이 일어난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금발이 붕괴되는 광경을 본 적색, 녹색머리 불량배는 멍한 눈초리로 보고있다.
"이봐"
"아"
그 빈틈을 놓치지않고, 남자는 아야의 손을 붙잡고 달려간다.
"이런 씨! 도망간다!"
"이새끼! 도망칠 수 있을거 같냐!"
뒤에서 들리는 불량배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남자와 아야는 마치 미로처럼 복잡한 골목을 달려간다.
그렇게 달려나가던 남자는 아야의 손을 잡고 어떤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딸랑~)
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손님을 왔음을 알리는 맑은 종소리가 가게를 울린다.
(쾅!)
난폭하게 문을 닫은 두 명은 거친 숨을 몰아쉰다.
"뭐야, 토우씨 놀랐잖아. 갑자기 그렇게 들어오면 어떻해"
그곳은 찻집이었다. 카운터와 테이블석에 손님의 모습은 없다.
카운터 안에서 에이프런을 입은 여성이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미안하다. 이 아가씨가 위험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이쪽으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에게 토우라고 불린 남성은 가볍게 사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괜찮나" 라고 아야에게 말을 건다.
그제야 아야는 혼란에서 풀려난다.
"아, 그.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꼭 이 은혜 잊지않고 갚겠습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아야는 뒤를 돌아, 가게를 나오려고 한다.
"이봐, 잠깐 기다려"
그 발걸음을 토우씨는 멈추었다.
놀라 뒤돌아 보는 아야에 토우씨는 성실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 저놈들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저런 놈들은 패거리가 있으니 찾고있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을게 분명해.
지금 그놈들은 열이 뻗쳐 찾고 있을테니까. 잠깐 여기서 시간을 보내면서 저놈들이 지치고 날때쯤 돌아가는 편이 좋다.
혹시 급한 일이 있다면 택시를 불러줄 수도 있어"
"아, 아니에요. 시간은 괜찮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그러면, 잠깐 여기서 시간을 때우다 가도 괜찮아요"
토우의 말에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이 말했다.
그 말에 아야의 얼굴이 당황한 얼굴로 변해간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여기에 오면...."
"아, 그거라면 괜찮다. 나도, 여기 단골들도 격투기를 배운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놈들이 오면, 유우씨가 연락하면 모두 순식간에 여기로 와줄테니까, 안심해도 좋다"
그렇게 말하며 토우씨는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내쪽으로 뒤돌아 보며 말한다.
"그리고, 나에게 사과할 시간을 줘.
근사하게 등장만했지, 결국 내가 한 것이라곤 널 달리게 시킨 것 뿐이다.
그 사과의 커피 한 잔도 대접받아 주지 않으면 내 체면이 안선다고"
"어머나, 토우씨에게 체면이란게 있었나요?"
남자의 말을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이 활짝 웃으며 받는다.
그 말에 토우씨는 쓴웃음을 짓는다.
"이봐 이봐 너무한데, 유이씨. 일단 나에게도 면목도 책임이라는게 있다고"
"그래. 아가씨, 남자라고 하는 생물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생물이니까.
부디 저런 남자라도 사과를 받아주는게 어떨까요?"
"후후후, 네"
유이라고 불린 여성의 말에 수긍하며, 아야는 카운터자리에 도착한다.
"자, 그럼 유이씨. 나랑 이분에게 평소 먹는걸로 부탁해"
"알았어, 토우씨.자, 조금 기다리고 있어줘요~"
토우씨의 말에 에이프런 여성은 카운터 아래에서부터 원두와 알수없는 기계 같은 것을 꺼낸다.
그리고, 그 원두를 기계안에 넣고 옆에 붙어있는 손잡이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한다.
(그그극 그그극)
그제서야, 그 물건의 용도를 아야는 깨달았다.
"아, 여기서 원두를 직접 가시는 건가요? 뭔가 전문적이네요"
"응, 여기엔 약간의 조건이 있어요. 중요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건 귀가해서 하고 있지만, 이렇게 직접해서 먹으면 커피가 더 맛있답니다"
"유이씨가 끊여주는 커피맛은 일품이다. 나는 이 맛을 처음 본 순간부터 유이씨의 팬이 되버렸지"
"아이참, 토우씨(아버지)도 참 아부가 너무 심하다니까"
유이씨는 아부가 싫진 않는지 화사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보던 아야는 계속해서 떠올랐던 궁금증을 다시 치솟아 곤란한 얼굴로 커피를 제조하고 있는 에이프런을 입은 여성을 보고 있다.
"어머나, 왜그러세요?"
"아뇨. 그게 토우씨(아버지)라니....."
앞치마 차림의 여성으로부터 물음. 그 물음에 곤란한 얼굴을 한 아야는 두 사람을 비교해본다.
눈앞의 남성은 자신이나 요스케보다 몇살 연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늙었다고 할정도는 절대 아니다.
그런데다, 아무리봐도 눈앞의 남자는 유이씨 나이의 딸이 있을 수 있는 연령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라고 부른다는 점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 해답은 눈앞의 남성에서 의해서 곧바로 해결되었다.
"아, 오해했나보군. 유이씨가 날 토우라고 부르는건 그게 내 작명이기 때문이야.
내 본명은 게토우 이치로라고 하는데. 게토우 이치로는 너무 길잖아?
그러니까, 날 아는 몇명의 사람들은 모두 날 "토우씨"라고 불러.
날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런 오해가 생겨버리지"
"아, 그런거군요. 미안해요. 착각했네요"
"괜찮다. 모두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당연한거니. 일일이 사과할 필요 없다"
사과하는 아야에게 담담히 말하는 토우이치로. 말하는사이 그 옆의, 카운터에는 새로운 장비가 놓여져 있었다.
두 개의 플라스크를 붙인 것 같은 모습의 장비.
아래쪽 플라스크에는 물이 들어가 있고 그 밑에는 알코올 램프가 불이 붙어있다. 위의 플라스크에는 갈아진 원두가 들어가 있어, 수증기가 모이면 커피가 아래 플라스크로 추출되는 구조다.
"그래 그래, 신경쓰지마요 아가씨. 이름을 밝히고 이런 반응을 보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니까요"
"아, 네...."
에이프런 모습의 여성은 아야에 그렇게 말하며, 생긋 웃었다.
그런 여성의 얼굴에 아야는 당혹해 한 채로 말끝을 흐린다.
"그런데, 당신의 이름은? 자, 아직 이름을 듣지 못했는데"
"아, 네. 저는 미네자키 아야라고 합니다"
"아야, 아야씨라고 불러야 되는건가요? 아쉽네요~ 제가 토우씨에게 유이씨라고 불리고 있지만,
제 본명은 유이야라고 해요. 카토 유이야.
아깝다~ 아야씨와 한 글자 차인것도 그렇고 여기서 이렇게 만났던 것이 인연인데.
이 언니가 맛있는 공짜커피를 대접해도 괜찮겠죠?"
"이봐, 이봐, 그러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쓴웃음 토하며 토우이치로는 말한다.
그런 토우이치로의 표정에 아야는 푸웃 미소를 터뜨린다.
따뜻한 분위기가 이 장소를 감싼다.
그런 부드러운 분위기 가운데, 유이야는 불에서 분리해 놓은 장치의 위쪽 플라스크를 뺀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아래쪽 플라스크에 추출된 커피를 컵에 따라, 아야에게 보지 않는틈에 다른 한 쪽 컵에 무언가 액체를 한 방울 넣는다. 그리고, 두 사람 앞으로 서빙한다.
몰래 넣은 액체가 들어있지 않은 잔을 토우이치로에게.. 들어가 있는 컵을 아야에게로, 각자에게 컵을 건네주고 싱긋웃으며 권한다.
"으음. 역시, 유이씨가 만든 커피는 향기로부터 남다르군"
그렇게 칭찬하면서, 토우이치로는 잔을 들고 향을 음미하며 마신다. 그러면서도, 눈으로는 몰래 아야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있다.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아야는 테이블 위에 있던 설탕과 밀크를 넣고 가볍게 젓는다.그리고, 컵과 접시를 손에 들고 부드럽게 얼굴에 접근시킨다.
"정말 좋은 향기..."
가볍게 커피의 향을 맡는다. 그리고 후우, 숨을 내쉬면서 한 모금을 마신다.
(꿀꺽)
입에 있던 내용물을 삼킨다. 그 얼굴에는 기쁨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정말 맛있어...."
살그머니, 컵과 접시를 테이블에 두고, 감탄의 눈으로 유이를 올려다본다.
"정말 맛있어요! 유이씨. 커피를 전문가가 만들면 이렇게 맛있는 거군요.
지금까지, 커피는 별로 마시지 않았는데 유이씨 팬이 될거 같아요. 다음에도 꼭 올게요"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기쁘네요. 다음에도 꼭 오세요"
"네!"
그렇게 말하고, 아야는 다시 한입 커피를 마신다.
(꿀꺽,꿀꺽)
계속 감탄성을 내뱉으며 눈깜짝할새 한 컵을 비웠다.
아쉬운 얼굴로 컵을 내려놓는다. 그 빈 컵을 치우며 유우는 살짝 아야를 살핀다.
"한잔 더 먹을래요?"
"아, 네!"
그 말에 아야는 기쁜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아야의 행동에 유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플라스크에 남아 있는 커피를 컵에 부어간다. 그리고, 천천히 아야에게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아야는 기쁜듯이 컵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달콤한 향기를 내는 커피는 입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꿀꺽,꿀꺽)
검은 액체가 흘려 들어갈수록 카페는 따뜻한, 아야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기분은 사라지고 토우와 유우의 눈빛에서 분위기가 변해간다.
처음처럼 눈녹듯이 한컵을 비운 아야가 달콤한 숨을 내쉬며 감탄한다.
"하아, 블랙커피도 이렇게 맛있다....내가 지금껏 먹었던 커피는 비교도 되지 않을정도로......어?"
갑작스런 감각.
머리가 띵하는 감각과 함께 앞이 희미하게 보인다, 머리 속의 전등을 누군가 전원을 켰다,껐다 반복하는 느낌. 점점 깜박임의 회수가 증가해 간다.
"왜그래? 괜찮은가?"
토우이치로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들린다.
뚫어져라 아야의 얼굴을 들여다 본다. 그러나, 그 시선은 차갑게 가라앉아 아야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었다.
테이블로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하고, 무거워진 머리를 도리도리 휘젓는다.
며칠 잠을 못잔 것 같은 몽롱한 상태. 쏟아지는 잠이 이런 상태에 의문을 품을 새도없이 아야의 사고를 전부 까맣게 칠해진다.
끝없이 밀려오는 검은 물결에 휩쓸린 아야의 이성은 점점 흩어져간다.
"아...뭔가...이상.....머리가....뿌옇게...."
"그럴땐, 그 감각에 몸을 맡겨보면 괜찮아질거다. 그리고 정말 기분이 좋을거다. 어때, 그렇지?"
들려오는 토우이치로의 말.
머리 속에 스치는 자신을 구해준 그의 믿음직한 모습을 떠올린 아야는 고민하는 기색없이 그 목소리를 따라간다.
무언가에 저항하듯 찡그리고 있던 아야의 표정이 점차 편해진다.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던 유우의 얼굴엔 점점 환한 미소가 띄워지며 사뿐사뿐 현관으로 걸어간다.그리고, 걸려 있는 OPEN 표지판을 Close로 뒤집는다.
카페의 문이 닫히고 커튼이 쳐진다.
이 곳은 더이상 사람들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없앤다.
"그래, 그렇게 몸을 내맡기면 기분이 좋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생각할 필요없다.
자, 들려 오는 목소리에 몸을 맡기면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자...눈이 감긴다..."
"응...네...."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라, 아야의 눈이 감긴다.
그런 아야에게 가까워지고, 토우이치로는 하얀 목덜미에 손가락이 기어간다.
"느껴져?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느껴지는 대로 받아 들일수록 기분이 좋다"
목덜미를 기어다니던 손가락이 어깨로, 거침없이 어깨를 지나 뽕긋히 솟은 가슴으로 토우이치로의 손가락이 아무런 제지없이 어루만지며 이동한다. 가슴위를 어루만지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린다.
"기분.......좋다...."
"그래, 기분이 좋다. 기분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너는 점점 너는 깊은 마음 속으로 아무도 본적없는 마음속으로 한층 한층 내려간다.
나도 유우도 옆에 있다. 그러니까, 무섭지 않다. 그리고 부끄럽지도 않다. 그러니까 두려워말고 마음껏 기분 좋아져도 괜찮다"
점점 토우이치로우의 말이 아야를 제어해간다. 그리고, 빙글빙글 아야의 머리를 잡아 돌리기 시작한다.
"느껴봐, 세상이 빙글 빙글 돌고있다. 어지럽다. 더 더 지금보다 더 밑으로 떨어져 간다"
그 때, 딸랑! 하는 소리가 점내에 울렸다. 가게 문앞에 Close가 붙어있음에도 문을 열고 들어온 인물은 세 사람이다.
바로 인물들의 특징은 금발, 적발, 녹발의 머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다 됐습니까?"
금발이 그렇게 말을하며 슬그머니 점내로 들어 온다.
그 뒤에 서있던 적발과 녹발머리는 눈을 감고 있는 아야를 발정난 짐승의 눈으로 무섭게 바라보고 있다.
"에에...걸린거 같은데?"
"토우씨. 이 년, 이제 먹어도 됩니까?"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지, 콧김을 난폭하게 뿜으면서 녹발머리가 아야에게로 손을 뻗는다.
그 손을 토우이치로가 제거한다.
"멍청한 자식.아직 안돼. 지금부터 최면을 깊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너희들의 목적은 이게 아닌가"
세 명을 차갑게 노려보며, 토우이치로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엔짜리 지폐 10매 꺼내, 얻어맞은 손이 아픈 듯 찌푸린 표정으로 털고 있는 녹색 머리에게 던진다.
"자, 이번 수당이다. 너희가 알아서 나눠가져라"
"쳇.. 당연히 받을건 받는거고 좋은게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토우이치로씨, 두 년이나 있는데. 한 년만 저희한테 주세요"
펄럭펄럭 지폐를 세면서 녹발머리가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그 모습에 혀를 차던, 토우이치로는 카운터에 앉아있는 유우에게 눈짓을 보낸다.
유우은 고개를 끄덕이고 녹발 머리에게 걸어간다.
"자, 그럼 이 누나가 상대해줘도 괜찮을까요?"
녹발 머리의 귀 속으로 입김을 내뿜는 유우. 그 야릇한 감각에 움찔 녹발머리의 몸이 떨렸다.
"에! 유우씨가? 당연하지!"
"자, 이리오세요. 다같이 즐겨요"
환호성을 지르는 세 명을 데리고, 유우는 카페 안 휴게실로 사라져 간다. 그 사라져가는 순간 토우이치로를 살짝 보는 그 얼굴에는 여기는 믿고 맡겨주세요 라고 써있다.
모두 나가는걸 확인한 토우이치로는 의자에 파묻힌 아야를 껴안아, 벽 옆의 소파로 되어있는 자리에 아야를 앉게 했다.
그리고, 테이블을 소파에서 멀리 밀어내어 좁지만 간신히 앉을 공간을 만들어 내, 아야의 앞에 자리한다.
"후우, 후우"
일정한 리듬으로 조용히 호흡하고 있는 아야. 간신히 조용해진 실내에 만족하며 아야의 머리를 다시잡아 빙빙돌리며 말을 해간다.
"다시,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다시 어지러워 진다. 저항하면 더 어지럽고 속이 불편해진다. 세상에 몸을 맡기면 어지러움이
사라진다. 그리고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아, 정말.. 기분....좋다...."
"그래, 기분이 좋다. 좀 더 기분 좋아지고 싶지?"
"네.....되고....싶다"
토우이치로의 질문에 아야는 희미하게 소리를 흘린다.
그 대답을 재차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머리를 돌리는 행동을 멈추었다.
의지하게 하도록(듯이) 해, 토우이치로우는 아야의 귀에 속삭여 간다.
"셋을 세면, 너는 더욱 더 깊게 밑으로 가라앉아 간다. 그곳은 네 마음의 가장 깊은 안쪽.
마음의 가장 밑바닥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없다. 그곳에는 네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있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곳에 있다. 그 모든 것들은 모두 네 편이다.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네....행복하다....."
"그래, 행복하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곳은 네 마음 안이니까,
지금 그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모두 네 마음의 소리다. 모든건 네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것 들이다.
이해했으면 고개를 끄떡인다"
(..끄덕..)
아야의 머리가 천천히 세로로 움직인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토우이치로는 카운트를 센다.
"하나... 둘... 셋"
"자, 너는 이제 깊게 깊게 가라앉아 간다.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 좋으면 좋을수록, 깊게 깊게 너의 마음 안으로 가라앉아 간다. 너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다.
더 기분 좋아지고 싶다. 그러니까.. 더 깊게 가라앉아 간다"
"기분...좋게.....되고...싶다"
"깊고 깊게 가라앉아 간다. 매우 기분이 좋다. 더 기분 좋아지고 싶으니 깊게 가라앉아 간다"
"가라앉는다....가라앉는다....."
아야의 입이 희미하게 움직인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와 달콤한 유혹에 아야는 스스로 깊고 싶은 늪으로 가라앉아 간다.
이미, 그곳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깊고 깊게 가라앉아 간다. 지금, 들리는 소리는 너의 마음이 생각하는 일. 생각하는 일은 네가 마음으로 진정 바라고 있는 일. 그러니, 거역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나의 마음.....바라고 있는 것...."
아야의 입으로부터 말이 되풀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공손하게 잡는다.
"자, 너는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걸을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하며, 아야를 소파에서 일으켜 세운다.
일으켜진 아야의 몸은 무기력하게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나, 금새라도 넘어질듯 몸이 흔들리지만 넘어지지 않고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서있다.
"지금부터 너는 걷기 시작한다. 한걸음 한걸음 진행될 때마다, 조금더 마음 속 깊은곳으로 걸어간다"
토우이치로는 아야의 손을 이끌고 걸어간다.
카페의 안쪽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 들려오는 수컷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방을 그대로 지나 빈 방으로 걸어간다.
(드르륵)
문을 열어, 방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은 심플한 방이었다.
방 한가운데에 큰 침대가 자리잡고 있는 썰렁한 방.
그 방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침대로 토우이치로는 아야를 유도해, 거기에 앉게 했다.
"자, 이곳는 너의 마음이다. 매우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너의 소망. 마음속에서 바라고 있는 일이다"
" 나의....마음.....바라고 있다....."
"지금부터 셋을 세면 너는 눈을 뜬다. 그렇지만, 그 때 너는 소프양이 되어 있다.
여기는 소프랜드, 그리고, 너는 소프양. 눈앞에는 네 손님이 있다.
온힘을 다해 눈앞의 손님에게 봉사를 하자. 손님이 손가락을 울릴 때마다 너는 몸과 마음이 뜨겁게 되어간다.
깨어난 뒤에 지금 말한 일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된다. 알았으면 대답한다"
"....네"
아야가 대답한 것을 듣고, 토우이치로는 천천히 말한다.
"하나.. 둘.. 셋!"
움찔! 한차례 몸을 경련하고 천천히 아야의 눈동자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