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mc물] 언젠가 보았던, 그 여름날 4화 2/2
-2-
"후우~....후우~....."
아야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뿜어져 나온다.
요스케가 눈치채지 않게끔 조심스레 입 안에 모인 침을 삼킨다.
"야아....왜....하지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다른 한쪽 귀로 흘러나갈 뿐이다.
머뭇머뭇 연인의 눈치를 살피며 허벅지를 꼬아 문지른다.
(.....토우..이치로.....씨.....)
움찔 아야의 몸이 떨린다.
토우이치로를 생각한 순간, 뭔지 모를 감각이 뇌리에 떠올라, 아야의 몸에 왠지 말할 수 없는 야릇한 감각이 지나간다.
"으응...."
아야는 자신의 속옷이 젖고 있는걸 느꼈다.
(토우..이치로....씨....)
아야의 머릿속에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눈 앞에 토우이치로의 얼굴이 떠오르고, 두근 두근 심장이 두방망이 치는걸 아야는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바로 옆에 요스케씨가 있는데.
"아야!!"
크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 목소리는 그제서야 간신히 아야의 머리에 닿는다.
"어! 아! 요스케씨! 미, 미안해요!"
"..아니야, 화난게 아니니까"
아야는 바로 옆에 있는 요스케에게 미안한듯 머리를 숙인다. 요스케도 오늘 아야의 이상스런 행동에 묻는다.
"그렇지만 아야. 정말로 왜그래? 오늘 본 아야는 왠지 멍하다고 해야할까, 뭔가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고 할까.
하여튼 뭔가 이상해"
그런 요스케의 말에 아야는 움찔 몸을 떤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걸, 자신의 몸상태의 변화를 요스케가 눈치채지는 않을까. 싸늘한 공포가 등줄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공포 이상으로 요스케를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아야의 마음은 태풍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게 떨리고 있다.
(내....내가 지금..무슨 짓을...)
"그, 미안.....미안해요 정말....."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사과의 말을 꺼냈다.
그 사과에 담겨진 숨겨진 의미를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야, 화낸게 아니라. 왠지 오늘 아야가 피곤해 보이고..힘들어 보이는데.
아무말도 하지않고 힘들어 보여서 홧김에 그런거야.. 내가 미안"
조심스레 아야를 꼭 껴안는 요스케.
하지만 아야는 사랑하는 연인의 품 안에 안겨있으면서, 머리 한켠에선 어떤 남성의 모습이 지워지질 않는다.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과 공포를 느낀 아야의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그 떨림을 알아챈 요스케는 살그머니 아야를 몸에서 떼어 놓았다.
"아....."
아야의 목소리가 샌다.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듯한 눈비. 아쉬운듯한 신음소리. 그런 아야의 태도 하나하나에 요스케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아야, 정말 괜찮은거야? 역시 오늘 많이 아파보여"
마음 속을 들여다 보려는듯이 아야의 얼굴을 바라본 요스케는 아야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는걸 깨닫는다.
그 즉시 아야의 이마에 손바닥을 대고, 아야의 체온이 정상보다 뜨겁다는걸 알았다.
"아야! 열이 있잖아! 안돼. 누워야겠어"
그렇게 말하고, 요스케는 아야를 침대로 부축해 간다.
풀썩~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아야를 침대에 눕히고, 타올 찬물에 적셔 간호한다.
그렇게 바람같이 시간이 흐르고 밤이 깊어진다.
"......네.."
이불 안에서 아야의 힘없는 목소리를 듣고 요스케는 방을 나선다.
덜컹! 찰칵! 그리고, 정적이 방 안을 감싼다.
그 정적 속에서 한 인영이 천천히 움직였다.
뇌리를 떠나지 않는 토우이치로의 얼굴. 그리고 아주 천천히 본인도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깊은 어딘가에서 쾌감이 올라온다.
"하아...하아..........토우이치로....씨..."
이불 안에서 손이 나와, 머리 맡에 있는 휴대폰을 든다.
삐, 삐, 버튼을 눌리고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있는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일초가 일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지나간다. 딸칵! 떨리던 가슴이 순간 멈추고 차분한 목소리가 귀 속으로 들려 왔다.
"네, 토우이치로입니다"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려 온 순간, 아야는 단숨에 가벼운 절정에 도달한다.
균열에서 액체가 터져 나와, 속옷을 적셔간다.
가슴 안쪽에서 폭탄이 터진 것 같이 밀어닥친 쾌감에 전율하며 몸을 둥글게 말고 절정에 도달하면서도
휴대폰을 귀에서 떼고 있지 않다.
"어? 미네자키씨인가? 이런 시간에 무슨일이지?"
귀를 통해, 곧장 머리로 전해지는 그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을 뇌가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쾌감이 흘러나온다.
"하악! 으응, 네....토우이치로씨의 목소리가.....듣고 싶어서...."
"호오....그렇게 말하면 기쁜데. 미네자키씨 같이 젊고 예쁜 여자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영광이야"
상냥한 목소리. 그 목소리을 듣는것만으로 자신의 성감대를 애무하는듯한 감각.
두근, 두근 터질듯이 울리는 심장소리. 그 감각을 느끼면서, 아야는 흘러넘쳐 오는 자신의 바램을 깨달았다.
(토우이치로씨...보고 싶어.....)
뇌리에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 그 얼굴을 직접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진다.
"아아....저......토우이치로....씨"
"응?....왜그래?"
"그....내일...괜찮으시면 잠깐 만날 수 없을까요?"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자리잡는다. 그 침묵에 아야의 심장은 불안함에 두근 두근 울리고 있었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다.
"아, 미안. 내일은 일이 있어서 힘들겠는데...."
"그렇....습니까......."
그 말에 아야의 기분은 급다운한다.
노골적으로 실망이 드러난 목소리에 토우이치로는 큭큭 웃으며 말을 덧붙인다.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이라면 시간이 괜찮은데, 어때?"
"아..네.....이번주...금요일...."
그 말에 아야의 사고회로가 멈춘다.
"괜찮을까?"
"응, 네! 네! 괜찮습니다!"
대답을 촉구하는 토우이치로의 물음에 아야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그래, 좋아. 자, 그럼 자세한 시간은 내가 나중에 문자로 보낼께"
"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통화를 끊기고 아야는 휴대폰을 원래 위치에 돌려놓는다.
그리고, 꼬옥 자신의 몸을 껴안았다.
"....금요일...."
아야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 나온다.
"괜찮겠..지....."
자기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다시 몸을 꼭 껴안는다.
"토우...이치로...씨"
그 이름을 꺼내는 것 만으로도 왠지 기쁘고 가슴이 떨렸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얼굴. 그와 아울러 몸 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기분이 분출되는 것 같다.
아아.. 몸이 떨린다.
아야의 손이 다시 자신의 몸을 쓰다듬어 간다.
손가락이 스치는 곳에서 퍼져가는 쾌감. 그 쾌감에 손가락은 더더욱 활기차게 춤추기 시작한다.
하아하아 거친 호흡. 연인이 덮어준 이불이 답답하다는걸 느낀 아야는 몸 위을 덮고 있던 이불을 단숨에 내던진다.
(아, 시원해졌다..)
티셔츠 위로 가슴을 움켜쥔다. 그곳에서 흘러넘치는 쾌감에 몸을 진동시킨다.
"아앙........."
손이 움직이는대로 모습을 바꾸는 가슴.
넘쳐 나오는 쾌감에 만 몸이 젖혀져 간다.
"토우이치로.....씨! 으응!"
뇌리에 떠오르는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
그러나,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상상하는걸로는 이제 부족하다고 아야의 머리가 불만의 소리를 내지른다.
"..........."
스웨터를 벗고, 셔츠를 벗어 간다.
셔츠 아래의 브래지어의 후크를 푼다.
느슨해진 브래지어를 가슴 위로 밀어 올리고, 뽕긋 솟은 가슴에 손을 댄다.
움찔.
아야의 손가락이 가슴에 닿은 순간, 아야의 몸이 반응한다.
"후아아....."
몸을 진동시키면서 아야는 가슴을 주물러 간다.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씨!)
"토우이치로....씨!"
다리를 쭈욱 펴지고 전신 근육이 경직된다. 아야는 한층 더 큰 쾌감을 추구해 고간으로 손을 움직여 나간다.
고간에 손이 닿는 순간, 아야의 전신에 격렬한 쾌감이 밀려온다.
"아아!....후아~..후우~.."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아야는 속옷에 손을 댄다.
젖어있는 속옷. 그것을 살그머니 벗어 간다.
속옷과 비렬을 연결하는 실이 멀어져 가고 결국 끊어진다.
그리고 비렬로 아야는 손가락이 다가간다.
"아...쿠후...."
아야의 손가락이 비렬에 접하고 비비기 시작한다.
찌걱이는 애액 소리.
다물어진 비렬을 살그머니 벌리면, 그 안에서 애액이 흘러넘쳤다.
쿠츅쿠츅.
손가락 한 개가 균열을 열고 들어가 안을 휘저어 간다.
"아...아.아....토우이치로씨....."
아야의 머리 속에 토우이치로의 웃는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그 순간 자신의 질이 손가락을 꼭 조인다.
"은.........아!"
질육에 손가락을 문다. 거기에 아울러 아야의 몸의 떨림의 빈도, 그리고 회수가 빈번하게 되어간다.
"아, 아, 아, 아, 아, 아, 아!"
난폭하게 변해가는 숨소리. 거기에 비례해 가슴, 그리고 질육을 왕복하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빠르게 되간다.
벌벌 떨리는 몸. 거기에 마지막 일격으로 클리토리스를 연주했다.
"!!"
아야의 숨이 멈춤과 동시에 전신의 근육이 전부 수축했다.
잠시동안 시간이 멈춘듯 정지한 아야.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사라지는 전신의 힘, 그리고 서서히 의식이 누락되어 간다.
-3-
목요일, 요스케는 홀로 거리를 달리고 있다.
그 눈동자에는 기대과 초조함이 담겨있고 그 얼굴은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지, 기분 좋은 미소가 그려져 있다.
시간은 이미 9시가 가까운 저녁.
서두르지 않으면 문이 닫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력으로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며칠 전, 아야와 같이 걷던 상가. 그 변두리에 열려있는 상점.
요스케는 숨을 헐떡이며 그 문을 열었다.
"어서오렴"
"헉..헉...아, 네"
자신을 보고 상냥히 미소짓는 노파의 목소리가 조용한 가게 안에 퍼진다.
요스케는 가게가 열려 있는거에 안도하고 거친 숨을 고른다.
그리고, 간신히 숨을 정리하고 가게 안을 살펴보았다.
가게 안에는 자신이외의 사람의 그림자는 없다.
노파의 시선을 느끼면서, 요스케는 뛰어온 목적의 물건을 집어든다.
조용히 가게 안에 흐르고 있는 BGM. 그 원인을 손에 넣은 요스케는 카운터로 가지고 갔다.
"이걸로 주세요"
요스케가 노파에게 건넨 물건은 저번에 왔을 때, 아야와 찾아낸 오르골이었다.
"어머나"
노파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친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것이 나왔기 때문일까.
의문을 담은 눈으로 노파를 보는 요스케. 그런 자신을 향해, 노파는 미안한 듯이 말을 꺼낸다.
"미안하구나, 이건.. 파는 물건이 아니란다"
"네?....그치만...."
당황스러움에 아무말 못하고 오르골이 숨겨져 있던 곳을 가리키며, 몸짓으로 이유를 묻는다.
"미안하구나. 이 오르골은, 내 남편이 마지막으로 내게 준 선물이란다"
"아....."
노파의 쓸쓸한 목소리에 거칠게 일어나던 기세가 수그러든다.
그런 자신을 보고 노파는 말을 잇는다.
"내 남편은, 이런 물건 같은걸 직접 만드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단다.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하는 날이면 하루종일 시행 착오를 하면서도 만드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었어.
그런 사람이 어느날 이 오르골을 내게 주면서 고백을 했지"
그 추억을 떠올리는지, 노파는 후후 품위있게 웃는다. 그러나, 그 웃음은 금새 슬픔으로 물든다.
"우리가 결혼할 당시에는 결혼 반지는 물론 결혼식도 할 수 없었단다. 아주 혼란스러운 시대였기 때문에....
그 사람이 내게 남겨 준 것은 그 사람의 꿈이었던 이 가게와 이 오르골뿐이란다. 미안하구나"
".....그렇군요....."
노파의 말을 듣고, 요스케는 출구로 걸어간다.
"아, 대신...."
등 뒤로 들려오는 노파의 목소리. 그러나, 아쉬움에 젖은 요스케에게는 그 말은 닿지 않았다.
문을 열고 요스케는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그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어떡하지....당연히 살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을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다음 후보를 생각하지 않았었다.
"바보같으니, 아야의 생일은 내일인데. 미리 사놓지도 않았네. 빨리 선물을 고르지 않으면!"
(아직 거리에는 사람이 많이있어. 분명히 아직 영업중인 가게가 있을거야)
짝 짝 스스로의 뺨을 쳐, 아쉬움을 지우고 다시 상가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요스케의 생각을 비웃듯이, 선물을 파는 가게는 불이 켜져 있는 곳을 찾기 힘들다.
그 상황에 초조함이 다시 고개를 쳐든다.
(내일은 선물을 고를 시간 없다고!)
이런 자신에게 속으로 심한 욕을 퍼부은다.
허억 허억 숨을 헐떡이면서 달린다.
그러나, 열려 있는 가게라고 보이는 곳은, 음식점, 편의점, 술집같은 아야의 선물과는 무관한 장소.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선물을 살 수 있는 가게는 이미 문이 닫혀있어, 아야의 선물을 살 수 있는 장소가 없었다.
"허억..허억..."
실의에 빠져, 힘없이 요스케는 거리를 걷는다.
그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에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지나쳐간다.
다른 사람의 시선따윈 의식하지 못하고 사귀고 맞이하는 아야의 첫 생일을 맞이하면서 선물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자신을 떠올리고 절망상태에 빠져있다.
(내일 일정을 끝내면 아야의 집으로 가는걸로도 빠듯한 시간일텐데.....바보같이! 미리 사두었으면 좋았는데)
생각하며 걸어가는 요스케의 귀로 힘없는 부름이 들렸다.
"아, 여기 있었구나"
익숙한 상냥한 목소리.
"네..?"
요스케가 고개를 돌리면, 뒤엔 잡화상의 노파가 서 있었다.
"할머니....."
"말을 안듣고 가버려서 한참 찾았잖니.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말 들어봤니?"
노파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다가온다. 그 발 옆에는 제법 큰 고양이가 몸을 바짝 붙이고 따라오고 있었다.
"자, 손을 내밀어보렴"
노파는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물건을 살그머니 손에 올려주었다.
딱딱한 감촉. 노파의 손이 떨어진 후, 홀로 허공에 펴져있는 요스케의 손위에는 작은 사각형 모양의 상자가 남겨져 있었다.
"할머니, 이건...."
"열어 보렴"
노파가 말한대로 요스케는 상자를 연다. 그러면, 잔잔한 멜로디가 밤거리에 흐르기 시작한다.
이 곡은 분명 트로이 메라이였다.
"이건...."
"받으렴"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요스케에게 노파는 웃음을 지어준다.
"방금 전에 그 오르골은 나의 남편이 남겨준거라 팔 수 었다고 했지.
그 대신 이건 그 오르골을 찾아내 준 사람에게 주고 있는거란다.
저번에 예쁜 아가씨와 함께 왔을 때는 발견을 했지만 찾아내지는 못했잖니.
그래서 주지 않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카운터까지 가져와서 주는 거란다"
그러니까, 이건 너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노파는 다시 요스케의 손을 잡았다.
"그래서 후훗, 이건 저번에 같이온 아가씨에게 주겠지?"
후후 노파는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로 요스케를 본다.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의 감정을 들킨듯해 요스케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요스케의 변화에 노파는 웃었다.
"그러면, 예쁘게 포장해서 주어야되겠구나"
이리 따라오렴. 노파는 요스케와 고양이를 데리고, 가게로 돌아간다.
거부못할 힘을 느끼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요스케는 노파의 뒤를 따라 갔다.
한 가지 바뀐점은 예전부터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지금 옆에서 같이 할머니를 따라가고 있는 고양이가 왠일인지 아주 예뻐 보인다는 점이랄까.
"자, 다됐단다"
몇분 후. 요스케의 손에는 예쁘케 포장된 선물이 있었다.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서야 요스케는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아, 돈을"
당황해서,가방에서 지갑을 꺼내려고 하는 요스케. 그 행동을 노파가 말렸다.
그리고,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다.
"괜찮단다. 그 오르골 상자는 내 오르골을 찾아내준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있는 거란다.
내게 돈보다 소중한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게 해줬잖니. 돈은 필요 없어요"
"아....그래도"
노파의 말에 당황하는 나. 그런 날 향해, 노파는 즐거운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다음에 그 아가씨와 한번 더 와주겠니. 너희 두 사람은 왠지 나도 가끔 기억날거 같구나"
"네......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요스케는 노파에게 여러번 인사를 하고, 잡화상을 나왔다.
(어..?)
눈 앞에 떨어지는 하얀색 무언가.
하늘을 바라본다.
어두운 밤하늘에 하얀, 새하얀 눈들이 내리고 있다.
하얀 눈이 내리고 있는 거리.
그 눈은 마치 내일을 미리 축하하기 위해 하늘이 뿌려주는 선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