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2_1편.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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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2_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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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1378년의 한해는 바쁜 시기였다. 슈발츠는 상단의 은행업이 한창 확대가도에 있었고, 스자스 탐은 자기의 은밀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한편으로는 슌 7세를 추적하는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스자스 탐과 슈발츠의 [동맹]이 느슨해진건 아니다. 오히려 헬베티아를 연락책으로 하여, 두명 사이의 정보교환은 좀 더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스자스 탐은 슈발츠를 실로 훌륭한 [무기]로 생각하고 활용하고 있었다. 이때쯤엔 슈발츠도 일이 돌아가는 정황을 대충 꿰고 있었기 때문에, 스자스 탐이 꾸미는 일을 약간 비틀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는 중이기도 했다. 그리고 때마침 그에게는 안성맞춤의 패가 들어와 있었다. 바로 헬베티아였다.


헬베티아는 원래 자신의 의지로 스자스 탐의 제자로 들어간 딥 이마스카리인(언더다크에 거주하는 인간 아종) 마법사였다. 마법에 대한 그녀의 탐구열은 스스로를 언데드화 시키는데 동의할 정도로 강했지만, 최근에 와서 그녀는 몆가지 문제 때문에 점점 회의적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첫번째로, 유니콘의 서 안에 갇혀 있을때 겪은 무서운 경험이 그녀의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마법 연구에 탐닉하는 버릇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두번째로, 슈발츠에 의해 구해진 후로 그의 영웅적인 업적과 풍모에 크게 감화되는 바가 있었다.(이건 사실 절반 이상은 오해로 인해 형성된 영웅상이지만)


세번째로, 스자스 탐이 꾸미는 음모에 대해 점점 많이 알게 되면 될수록, 이용당하고 살해당할(혹은 그보다 더한 결말을 맞을) 뿐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커졌다.


스자스 탐은 자신이 [도구]라고 생각하는 상대에게 필요없는 부차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지만, 재능도 있고 눈치도 빠른 그녀는 그가 꾸미는 음모에 대해 스자스 탐이 제공한 이상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슈발츠와 계속해서 만남을 갖는 동안, 스자스 탐에게서 벗어나는 것만이 최선의 길임을 확신하게 된 헬베티아는 그 정보를 슈발츠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몆번의 은근하고 은밀한 의사 타진 후, 슈발츠는 헬베티아가 정한 모처(그녀만의 비밀 아지트였다)에서 그녀를 만나고 있었다. 그곳은 태이 마운트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아니 태이 변경의 지저에 위치한 오래된 신전이었는데, 언더다크와 연결된 단단한 암반들 사이를 파서 만든 구조였다. 또한 다른 태이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탐지에 대해 상당히 강력한 보호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 와 주셨군요. "


" 이런 식으로 초대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그보다 왜 태이가 아니라 이런 곳에 오라고 했소? "


"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계시겠지만, 오늘은 저의 스승인 스자스 탐의 명령으로 모신게 아니에요. 이 초대는 제 의지지요. "


밀담이라. 듣는 것 정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 슈발츠는 계속해 보라는 뜻으로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헬베티아는 크게 한번 숨을 들이쉰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


" 내 스승인 스자스 탐은 당신을 [무기]로 이용하고 있어요. "


스자스 탐은 자신의 수족이 되어 주는 하수인들을 [무기]로 부르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강력한 국가인 태이의 지배자인 줄키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물이다. 슈발츠를 도구 취급하는 정도는, 그것이 이득이 되는 한도 내에서라면 얼마든지 용납해 줄 용의가 있었다(약간 열받긴 하지만). 하지만 이어진 헬베티아의 말은 슈발츠를 [약간] 이상으로 열받게 만들기에 족한 것이었다.


" 전에 죽은 칼라디아라는 부인... 그분이 죽었을 때 그들이 타고온 배를 수배한 것도 스자스 탐이에요. 당신이 놓쳤던 배는 바로 유능한 해적이자 협잡꾼인 [사에몬 하바리언]의 배에요. 이번 일을 위해 당신과 시어릭 교도들을 철천지 원수로 만들 필요가 있어서 꾸민 일이에요. "


내해에서 모든 해적이 사라졌냐면, 그렇지는 않았다. 슈발츠의 정기 상선단을 이용하지 않는 배들은 아직 많았다. 특히 밀수업을 하는 배들이 그랬다. 그런 배들은 종종 해적들이 사냥하기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는데, 특히 밀수를 조직적으로 해 오전 젠타림이 사실상 붕괴된 이후엔 더 그랬다. 일부 밀수업자들은 아예 해적들과 결탁하는 방식으로 살길을 찾기도 했다. 칼라디나로 암살자를 실어날랐던 배도 그런 해적선이나 밀수선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슈발츠의 상단과 관계된 바가 없었고, 따라서 추적할 단서가 없었다. 칼라드네이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썼던 암살자들은 그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내어 철저히 말살 했지만,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타고 온 배를 추적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헬베티아에서 범인의 정보가 제공된 것이다. 이어서 헬베티아가 건네 주는 계약 서류들과 몆가지 물증은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게다가 사에몬이라는 이름은 플로라의 일로 상당히 친숙한 이름이 아닌가. 죽였다고 여긴 자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슈발츠는 어떻게 죽음에서 부활하는지 그 비밀을 캐내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슈발츠는 팔짱을 낀 손을 풀고 헬베티아 앞에 섰다. 그의 두 눈동자가 수은으로 만들어진 것과 같이 변하면서, 그 안에서부터 은은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변신으로 모습은 바꾸어도, 눈동자는 가장 본성을 감추기 어려운 부분이라, 이렇게 가끔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가 내 뿜는 무시무시한 살기에, 헬베티아는 숨이 막힐 정도로 압도당해 두어 걸음이나 뒤로 물러서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녀는 아직까지 슈발츠를 엘프로 알고 있었지만, 비로소 그녀는 자신의 눈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는 그것을 뛰어넘는 무엇인가였다. 그리고 심지어 스자스 탐의 앞에서조차 느껴보지 못했던 무시무시한 공포가 밀려왔다.


[들었나]/슈발츠


[네...주인님]/노예들


모든 노예들은 텔레파시로 전해진 슈발츠의 분노를 느끼면서 두려움에 떨고, 한편으로는 일종의 감동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었다. 죽은지 몆해나 지났음에도, 칼라드네이의 이름은 슈발츠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그녀를 해친 자들에 대한 추적도 보복도 결코 멈출 의도가 없다는 점을 슈발츠가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칼라드네이가 그럴진데,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해코지를 당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곧바로 내려진 텔레파시 지령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젤라노라에겐 가능한한 모든 예지술과 수정구 마법으로 사에몬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임무가 맏겨졌고, 알루시아에겐 사에몬 토벌을 위해 선단에서 빼낼 전력의 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20개 소대(즉, 500명)의 새로운 용병들을 모집해 훈련시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젤로나에겐 젤라노라를 도우면서 사에몬 하바리안을 추적해 [생포]하기 위해 특별한 포획 도구를 만들라는 지령이 떨어졌고, 세실루아에겐 그동안 예비대를 이끌고 해 지휘를 담당하도록 했다. 또한 플로라는 다른 노예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임시로 상단의 다른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순간적으로 텔레파시로 지령을 끝마친 슈발츠는 다시 불타는 시선을 헬베티아 쪽으로 돌렸다.


" 그 정보가 진실이라면, 나는 귀부인에게 값기 힘든 빚을 진 셈이다. 그것과 교환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 힘과 재력이 미치는 한도 내에서 들어주겠다. "


" 간단하지만 어려운 두가지 부탁이에요. "


첫째는 당연히 스자스 탐에게서 몸을 빼낸 후 신변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자신의 몸을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것이었다. 뱀파이어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슈발츠는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헬베티아가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었지만, 곧이어 이어진 그녀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헬베티아는 엄연히 말하면 [절반만 뱀파이어]였다.


절정에 이른 마법적 기예를 가진 마법사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자력으로(혹은 조력을 받아) 불사의 비법을 완성하면 리치나 뱀파이어, 심지어는 웜_뎃_워크(에벌레 떼의 군집으로 이뤄진 언데드. 가장 역겨운 형태의 [영생]이지만 그만큼 강력하다)로 변하게 된다.


하지만 헬베티아는 자력으로 뱀파이어가 된게 아니라, 스자스 탐에 의해 의식을 시전받고 그리 된 것이다. 그리고 스자스 탐은 자신이 언데드로 만든 자들을 제약하기 위해 일부러 완전한 변화가 아니라, 절반 쯤에서 언데드 화가 멈추도록 하는 자신만의 비전을 개발해 두고 있었다.


그 비전에 의해 변화된 헬베티아는 늙지 않는 몸을 얻었다. 태양광 아래서 피부가 따끔거리는 고통 정도는 느끼지만, 일반적인 다른 뱀파이어들처럼 격렬하게 불타올라 사라지지 않는다. 그 대신 그녀는 뱀파이어같은 육체의 강인함은 없다(재생능력은 비슷한 수준이다). 뱀파이어만큼이나 감각이 강렬해지지만 대신 정기적으로 피를 마셔야 하고, 그럼에도 영양의 대부분은 인간의 음식에 의존해야 한다. 숨쉴 필요가 없는 시체인 뱀파이어는 익사하지 않지만, 절반은 살아있고 심장도 뛰고 피도 돌며 당연하게도 숨을 쉬는 그녀는 익사할 수 있다. 뱀파이어는 안개나 늑대로 변신하고, 야수를 부릴 수 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한다.


그야말로 죽은것도 산것도 아닌 상태인 것이다. 처음에 헬베티아는 연구를 위한 시간을 얻기 위해 영생이 필요했지만, 스자스 탐이 보장한건 영생이 아니었다. 이 불길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슈발츠는 헬베티아를 내려다 보았다. 다른 위저드와 달리 태이의 래드 위저드들은 전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그만큼 제약도 심하다. 그녀는 강령술사이면서 변화사이고, 금지 학파는 소속술과 소환술, 조종술이었다. 스자스 탐의 언데드 변화의 비법은 강령술과 소속술이 혼합된 것인 모양으로, 소속술은 그녀에겐 금기시되는 주제였다. 이 금기는 꽤나 강력해서, 만약 이것을 깨면 마법을 시전하는 능력을 모두 잃게 될 위험성도 있었다. 슈발츠의 노예 중 젤로나는 특별한 전공이 없는 위저드였고, 젤라노라는 예지술을 전공으로 하고 강령술과 조종술을 금기로 삼은 예지술사였다. 심령술이 금시 되는 젤라노라는 몰라도 젤로나는 스자스 탐의 비전을 입수한다면 그것의 연구를 통해 비전을 반대로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마법사였다.


거기까지 염두에 둔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인 후, 손을 내밀어 헬베티아에게 악수를 청했다. 젤로나는 그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새로운 동맹이 탄생했다.


하지만 스자스 탐은 그 속을 짐작하기 힘든 존재다. 그를 속이기 위해서는 슈발츠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 동맹자인 헬베티아가 어디까지 신용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문제도 시급했다. 필요에 따라 자기 편을 바꾸는 자들을, 슈발츠는 결코 완전히 신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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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츠와 해적의 관계는 특별했다. 슈발츠는 해적들에게 자신의 노예가 될지도 모르는 여자(마렌 랄)를 잃었던 기억이 있지만, 또한 해적들을 이용해 데일랜드를 위협하던 젠틀 킵을 봉쇄하고 몰락시켰다. 그리고 자신을 따르는 해적들을 모아 첫 해군을 창설했다. 슈발츠의 정기 함대의 함선의 선장들 대부분은 그렇게 슈발츠에게 투항한 해적들이었다. 그들을 통해 슈발츠는 해적 군도를 제패하고 사유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슈발츠가 해적 군도를 사유화했다고 해적을 내해에서 완전히 퇴치한 것은 아니었다. 해적 군도를 기점으로 한 해적 활동은 근절되었지만, 내해 연안의 해적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그들은 강력한 방비가 되어 있는 슈발츠의 [선단]을 노리는 대신, 밀수업자들을 털거나 스스로 밀수업에 뛰어들거나, 혹은 연안의 다른 고을들을 침입해 약탈했다.


물론 이런 [장사]는 그전에도 하고 있던 짓이지만, 슈발츠의 상단의 등장으로 상선을 터는 일이 더이상 여의치 않게 되자 이쪽으로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점이 예전과의 차이점이었다. 특히 연안털이의 경우 강한 해군을 가지고 해상 순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샘비아나 연안 방비가 잘 되어 있는 코르미르를 제외한 내해 전역이 피해를 보고 있었다. 한 대담한 해적 두목은 배에 슈발츠의 상단기를 올리고 웨스트 게이트의 항구 안으로 들어와 시가지를 약탈하고 사람을 납치해 갔을 정도였다. 물론 그 건방진 작자는 슈발트의 보복부대에 의해 체포되어 칼라디나의 성벽에 걸리는 신세가 되었지만, 연안털이 해적은 점점 수도 많아지고 대담해지고 있었다.


해적의 습격을 받아 피해를 입은 자들에겐 안된 일이지만, 본래 슈발츠는 그 해적들을 끝까지 추적해 해결할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다. 명예도 이미 충분하고 부도 이미 충분했다. 게다가 정기 상선단의 안전은 난공불락이고, 어떤 해적도 슈발츠의 상단에 거역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다시 공세로 나가는 것은 가진 자원의 낭비라 여겨졌다.


하지만 이런 [방치] 속에서, 해적들은 슈발츠에게 빼앗긴 해적 군도에서 가졌던 세력 이상의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내해 남쪽 연안의 도시나 마을들 중 많은 곳이 약탈을 면하기 위해 각기 다른 몆몆의 해적들에게 연공금까지 지불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연공금 지불이란건 결국 약자가 스스로 약자임을 인정하는 꼴이라서, 안전을 돈으로 사는 형태 중에서도 최악의 형태였다.


슈발츠가 사에몬 하바리안이 해적들 사이에서 몸을 숨겨 다니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 시기는, 이렇게 해적 군도에서 쫒겨나온 해적들과 토박이 해적들이 연공금까지 받아 가며 터미쉬 북부의 복잡한 해안선이 만든 은신처에 몸을 숨긴 채 지나가는 상선을 털거나 멀리 용의 해안까지 원정을 가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어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사에몬이 원래부터 해적질을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가 아직도 내해와 검의 해안의 해적들 사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검의 해안은 모르지만 내해 연안의 해적은 슈발츠의 사정범위 안이었다.


본격적인 토벌은 DR 1379년부터 시작되게 되지만, 그에 앞서 사전 작업을 위해 슈발츠는 일단 순풍을 맞으면 이틀 혹은 사흘 거리에 있는 터미쉬 북부 연안의 해적들에게 웨스트게이트를 공격하거나 사에몬 하바리안을 원조하면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그는 아직도 웨스트게이트의 보호자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말로해서 들어먹을 작자들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모든 일에는 명분이 중요한 법이다.


하지만 해적들은 제법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은 슈발츠의 권고를 무시했고, 해적 두목 중의 하나는 보내진 전언자의 코와 귀를 잘라서 슈발츠에게로 되돌려보내는 짓을 해 왔다. [외교적 해결]은 실패였다.


슈발츠는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곧바로 다음 작업에 착수했다. DR 13787년 겨울이 가기 전에, 슈발츠는 칼라디나에 웨스트 게이트를 포함한 내해 남부 연안의 도시들의 대표자들을 초빙해 협약을 맺었다. 슈발츠가 해군을 동원해 그들의 도시를 해적들로부터 지켜주는 대신, 그들은 슈발츠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슈발츠의 상단의 선박에 대해 기항요금을 면제하며 도시에 설치한 슈발츠 상단의 상관의 유지비를 부담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는 쌍방의 입장에서 모두 이득이 되는 조약이었다. 해적들로부터 자력으로 방위가 되지 않는 도시들은 군사적 보호를 얻었고, 슈발츠는 무역기지와 그것을 유지할 비용을 얻고, 동시에 보다 적은 기항요금으로 다른 상단에 비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호를 받는 쪽에서도 해적에게 연공금을 주는 것 보다는 슈발츠 상단의 상관 유지비를 대는 쪽이 압도적으로 저렴했음은 물론이다.


DR 1379년 봄이 되자 마자 슈발츠는 행동을 개시했다. 이 해의 봄 정기 선단에서 2척씩 6척의 군선들을 가려 뽑고, 거기에 미리 알루시아에게 맏겨 훈련시켜 둔 500명의 용병을 태운 10척의 전선을 투입해서 16척의 갤리선으로 토벌함대를 만든 후, 웨스트게이트 항구에서부터 연안을 따라 동쪽으로 전진하면서 해적들을 만나면 해전을 걸어 침몰시키고 연안에 위치한 그 본거지까지 쫒아가 토벌했다. 심지어 소형선으로 갈아타고 강을 거스러 올라가 도망치는 해적들을 기병으로 추격해 때려잡기까지 한 적극적이고 과감한 공세로 일관한 3개월이었다.


애시당초 해적이란건 전투보다는 약탈이나 강도질에 전문화된 무리다. 해안지대의 치안 능력을 갖추지 못한 국가들의 연안을 약탈하거나 빈약한 방어능력을 지닌 상선을 털 정도의 능력 정도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전투를 준비하고 바다든 육지든 교전을 피하지 않는 슈발츠의 해군 같은 무장집단에겐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무장하는 시민병 보다 훨씬 상대할 가치가 없는 상대였다.


용의 해안과 내해에 면한 터미쉬 북부 해안은 이 군사행동 한번으로 평화로워졌다. 슈발츠는 봄이 다 지나가기도 전에 연안해적이 빈발하던 내해 남부 해역과 그 연안을 완전히 평정해버렸던 것이다. 해적들에게 시달리던 내해 남안의 주민들은 슈발츠를 신이라고까지 부르며 경배했다.


양떼처럼 이리저리 쫒겨다닌 끝에 항복한 해적들에겐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가족들에겐 노예로써의 여생이 남아 있었다. 보통 유능한 해적들을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이던 슈발츠였지만, 이번엔 초기에 눈치를 채고 재빨리 항복한 몆몆 해적 외에는 부하로 인정하지 않았다. 해적질에 종사하던 남자들은 예외없이 참살되고, 노예 신세가 된 여자와 아이들이 울면서 태이나 여타 다른 노예제 국가의 상인들에게 팔려나가는 동안, 두목급 해적들은 예외없이 그 가족들과 함께 칼라디나의 성벽에 내걸렸다. 슈발츠에게 반항한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눈으로 똑똑히 보고 깨달으라는 의미였다.


참고로 다른 선한 군주들이 염려하는 점 중 하나였지만, 슈발츠는 자신의 영지 내에서 노예제와 그 매매를 인정하고 있었다. 칼라디나 뿐이긴 했지만 노예를 사고파는 시장도 있었다. 다만 해적 군도 내에서는 노예라도 자신의 재산을 모을 수 있도록 인정했고, 주인이라도 노예들을 함부로 해칠 수 없도록 엄격하게 법적인 제한을 두었다. 누구든 사사로이 노예를 처벌하는 자들은 처벌 받았다. 하지만 노예시장에서 팔려나가는 자들은 팔려나간 곳의 법에 내맏겨졌다.


그렇게 내해 남안에 대한 해적 토벌은 성공적으로 깔끔하게 끝을 맺었다. 슈발츠는 먼저 약속을 이행했고, 상대도 약속을 지켰다. 협약에 참가했던 도시들은 슈발츠 상단의 상관을 열었고, 그 유지비를 제공했으며, 기항요금을 반액만 받았다. 해적 토벌을 위해 편성한 함대는 이듬해 봄부터 정기 선단으로 편성되었다. 칼라디나에서 출발하는 정기 상선단이 4개가 된 것이다(첫해엔 8척만 출발했다). 그리고 새로이 생겨난 남쪽 연안 루트를 따라 줄줄이 생겨난 슈발츠 상단의 상관 소재지를 징검돌 삼아 내해 남부를 평정하듯이 운항하기 시작했다.


상관의 확보는 곧 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슈발츠 상단의 이번 군사행동은 슈발츠 상단에게도 대단한 이득을 주었지만, 항해의 어려움과 해적들의 공포 때문에 그동안 내해 교역에서 소극적인 입장이던 북부의 군소 무역상들도 이 [개항]된 도시들로 진출해 가기 시작했다.


그럼 정작 그 무역은 어떠했는가.


칼림샨을 필두로 해서, 페이룬의 남부 세계는 북부가 탐을 낼 만한 사치품들의 보고였다. 향료와 비단, 조금세공 제품이나 보석 세공품들이 이들의 주요 수출품이었는데, 특히 향료는 한번 그것을 실험해보고 나면 다시는 그것 없이 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말해지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공급은 늘 부족했다. 육로 운송은 무엇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기하 급수적으로 오르는 수송 비용 때문에 아무리 향료가 비싸다 해도 이문을 남기기 어려웠고, 짐마차가 주 운송수단인 만큼 수송량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슈발츠 덕에 내해 남부 연안이 안전해져서 웨스트 게이트 등의 연안 도시에 운송해 두기만 하면 북부의 상인들이 앞다투어 구입해 해로로 실어 나르는 상황이 되었다. 당연하지만 배는 짐마차보다 훨씬 많은 짐을 더 빨리 실어나를 수 있다.


운송이 간편해지고 수송비가 줄었으니 가격도 싸졌다. 이제 데일랜드의 나무꾼이 돼지고기에 후추를 쳐서 먹는 것이 꿈이 아니게 된 것이다. 예전엔 셈비아의 상인들에게나 허락되었던 사치였다. 그때까지 검소한 입맛에 만족하고 있던 내해 북부 연안의 주민들에게 향료는 필수품이 되어갔다.


북부의 수출품은 주로 말과 광석과 철제품들이었다. 특히 북부산 준마는 기골이 장대하고 생김새가 맵시가 있어서 군마와 승용마로 귀하게 여겨졌다. 또한 철제품을 만드는 기술 역시 북부가 뛰어나서 농기구에서부터 갑옷까지 다양한 철제품이 거래되었다. 또한 혈석을 비롯한 보석 원석들도 북부의 수출품이기도 했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이 다시 다양한 세공품으로 되돌아왔다.


슈발츠는 이런 기존 시장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지는 않았다. 거래량이 커진 만큼 그런 물건도 취급하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의 점유율을 확대하진 않았다. 그가 특별히 타인을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류의 경쟁은 쓸데없는 소모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데일 엘프들의 세공품과 터스크의 목재를 교역했던 그다. 시장은 더 넓어졌고 상품은 더 많아졌다. 그가 새로이 고안하거나 개척할 상품은 얼마든지 있었다.


해적 포로들을 심문한 결과, 슈발츠는 내해 남안에 위치해 있던 사에몬의 아지트 몆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에몬의 부하를 죽이고 사에몬의 보물을 빼앗을수는 있었지만, 사에몬을 잡을수는 없었다. 또한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광범위한 예지술 마법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사에몬은 마법으로 탐지해낼 수도 없었다. 결국 사에몬에 대한 추적은 검의 해안 쪽으로 무대를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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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역시 누구누구의 열화와 같은 호응에 답하고자, 역시 아직도 캐릭터 시트는 다 못짠 상태로 계속해서 본편만 업 중입니다. 시트 짜기는 웰케 귀찮은지 OTL...  즐감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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