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厚の野望 6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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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厚の野望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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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덕후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전신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추운 것을 느끼지 못했다. 덕후는 가만히 바지춤 아래를 끌렀다. 몽정은 하지 않았다.


“찝찝함은 면했구만...”


낮게 한숨을 쉬면서 덕후는 몸을 일으켰다. 내공을 끌어올리며 안력을 약간 돋우니 막사 안쪽에서 소월하와 마라가 사이좋게 껴안고 자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 여행 후에 술을 마시니 노독을 푸는 과정에서 반주마냥 코를 골았다.


소월하의 허벅지 위쪽까지 말아 올라가 탐스러운 허벅지가 보이자 덕후는 음심이 동했다. 자는 과정에서 소월하가 답답하다고 해서 덕후는 혹시 섹스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해서 옷을 벗으라고 은근히 부추겼다. 소월하는 옷을 벗었다. 단 겉옷은 입고 내의만.


덕분에 속바지 없이 미끈한 각선미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얻었지만, 마라라는 장애꾼이 있어 도로 치맛단을 내려주는 선에서 만족해야했다.


“딸이 웬수여....”


덕후는 이대로 눕기보다 찬물 좀 한 바가지 뒤집어 씌우고 싶었다. 에어컨이 없는 시대로 오니까 현대문명의 이기가 절실하게 그리워져 초기형 에이컨이라도 보급해보면 어떨까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 자기 관자놀이 부근을 시간차를 두며 치기 시작했다.


전자는 전지전능의 스킬로 자기 주변 기온을 낮추면 된다는 것이고, 후자는 이대로 찝찝함을 즐겨보자는 마음에서였다. 덕후가 막사를 나오니 희붐한 때이었다. 밤새 술과 축제를 진창 즐겨서인지 서 있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한창의 청춘들이 모였기에 며칠 밤낮을 즐길 수 있지만, 덕후 일행이 막판에 합류해서인지 파장 분위기만 남은 것이다.


덕후는 딴 생각을 하며 계속 사색에 잠겼다. 전자나 후자냐 마음의 기울기에 따라 걸음걸이도 좌우로 흔들려 술에 덜 깬 인간마냥 갈지 걸음으로 오락가락하였다. 인적 없이 수풀이 우거진 곳에 이르렀을 때였다. 스샥 하는 풀이 거칠게 쓸어 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덕후가 고개를 돌릴 때 무언가 시커먼 것이 자신을 와락 덮쳤다.


“사람 살....”


깜짝 놀란 표정의 덕후가 소리를 지르려하자,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벌린 입안으로 쓰윽 넘어갔다. 무언가 농축액 같은 비릿한 맛이었다.


“꺼억?”


쓰러진 상태에서 무심코 삼킨 덕후가 트림을 하자 그 위에 올라탄 무언가는 바싹 덕후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막 소녀의 티를 벗어나는 여인이었다. 치렁한 긴 머리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어 목 아래 가슴 판으로 막 젖살이 빠지기 시작한 뺨의 감촉이 느껴졌다. 같이 쓰러지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든 손에는 가늘면서 탄력적인 허리가 잡혀졌다.


문득 삼킨 무언가가 식도와 위장을 타고 기이한 열기를 체내로 확산시켰다. 주로 하반신 부근이었다. 금욕 아닌 금욕으로 축 늘어져 있던 똘똘이가 승천하는 용처럼 우뚝 섰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듯이 바싹 밀착한 소녀의 옥문 부근을 틱틱 두드렸다.


미지의 존재에 소녀가 바싹 얼었다. 덕후를 붙잡은 손과 다리를 감은 발에 힘이 가해졌다.


‘끄악!’


즉각적으로 발휘를 하다니 무공이 아니라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타고난 신력(神力)인 듯 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졸려 죽을 것 같아서 자유로운 한쪽 팔로 겨드랑이 언저리를 찔렀다. 정확한 타동은 못해도 진기가 담긴 손가락이 혈도 부위를 자극하자 소녀는 감전된 개구리마냥 상체를 발딱 일으켰다.


그 다음에는 차분히 앉아 이야기를....하는 게 상식이지만, 덕후의 행동은 그 반대였다. 몸을 일으키면서 소녀를 밑에 깔게 한 것이었다. 자신이 먹은 약의 성분이 각성제라는 점도 있지만, 소녀랑 반드시 정사를 나누어야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맹수처럼 덮쳤던 소녀가 작은 새처럼 파들파들 떤다. 덕후는 자연스럽게 가학심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겉으로는 이성을 잃은 것마냥 소녀의 몸을 탐했다.


소녀는 태초의 몸 그대로였다. 캐러멜처럼 달콤한 피부색과 은하수와 같은 은발이 신체의 은밀한 곡선을 타고 허리 아래까지 흐르고 있었다. 발그레한 뺨과 초점을 잃고 반쯤 감은 눈. 그리고 달뜬 신음. 야생의 정령이 갑자기 뛰어나온 듯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그녀에게 내재해 있었다.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그녀는-.


‘우문 자미.’


탄생 그 자체로 숭고함을 약속받은 소녀. 허나 숭고함을 위해 평범한 인간이 누려야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신녀. 참회하는 듯한 표정이 덕후의 얼굴을 스쳐갔다. 덕후는 짧은 감상을 저 편으로 묻어버리고 우문 자미의 마력에 이끌린 듯이 그녀의 목에 얼굴을 가져갔다. 코가 목 아래와 쇄골 부위 그리고 아담한 가슴의 윗 부분으로  이동하는 동안 덕후는 상대를 탐색하였다.


그녀에게 풍기는 것은 사향 주머니를 찬 여자의 체취가 아니라 숲의 체향이었다. 강렬하게 찌르는 나무진의 싱그러운 냄새. 그리고 부패한 듯한 시큼함도 동반하여, 식욕과 같은 성욕이 당겨지자 덕후는 입을 벌려 이 끝으로 유두를 살짝 긁듯이 물었다.


“아!”


우문 자미의 입이 살짝 벌렸으나 스스로 놀란 듯 한 손으로 입을 막았다. 덕후는 기다리지 않았다. 춘약을 먹은 사람이 느긋하게 애무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거칠게 우문 자미의 전신을 탐해갔다. 가슴 끝의 유두를 번갈았을 뿐만 아니라 가슴골을 타고 오목한 배꼽, 그리고 아래의 불두덩까지 거침없이 내려갔다. 덕후가 침샘을 활성화 시켜 침으로 우 전신을 거미줄처럼 칠해가는 동안, 자미의 몸은 덕후의 애무에 나비처럼 파닥거렸다.


“아아아아아”


스스로 입을 막으며 신음을 억누른 것도 잠시, 강신降神을 위한 최음제는 우문 자미 내부에서 쾌락원을 깨우쳐갔다. 하울링과 같은 교성이 새벽 공기를 타고 사방으로 퍼져갔다. 덕후는 다급해졌다. 이 소리를 듣고 누군가 오면 산통을 깬다. 좀 더 애무할 시간도 없이 성난 자지를 우문자지의 젖어들기 시작한 보지 안으로 진입하였다.


“아아아아아아-악!”


쾌 진격한 분신이 찌르기에 자미는 교성 끝에 꺾어지는 듯한 비명을 올렸다. 자신의 계곡에 덕후의 두툼한 분신이 비집고 들어오자 무언가 안에서 툭 터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생살을 찢는 아픔이 정수리까지 관통하는 것 같았다.


“아우, 아우우...”


고통을 호소하는 신음이 우문 자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덕후는 우문 자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엉덩이를 격하게 흔들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춘약에 취한 상태여야 했다. 덕후의 움직임에 거기에 맞춰 우문 자미의 동체도 흔들렸다. 덕후의 정낭 깊은 곳에서 백탁액이 끓기 시작해 질벽으로 질주한 귀두의 눈을 통해 벌컥벌컥 토해내기 시작했다.


짧은 애무로 달아올랐던 몸이 파과로 차게 식는 듯한 아픔 속에 허우적 거리다가 뜨거운 정액을 맞이하였다. 풀무질과 같은 덕후의 리드미컬한 피스톤질에 우문 자미의 심신은 연련되는 것처럼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마와 콧날로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어느 샌가 덕후의 목에 매달려 절정의 신음을 토해냈다.


육괴와 육괴 안에서 연신 토해내는 육즙이 질과 자궁을 뿌듯이 매우는 것 같았다. 우문 자미의 전신은 달궈졌고, 거친 첫 방문으로 놀랐던 육혈이 질액을 흘리기 시작했다. 우문 자미의 입에서는 달뜬 신음이 흘러나오며 덕후의 목에 매달렸다. 둘은 어느새 서로 마주보고 앉으면서 절정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찾아온 일체의 파국. 최후의 사정을 마치자 감전 된 듯 우문자미의 몸이 잔뜩 경직 되었다. 덕후는 가만히 안은 상태에서 우문 자미의 등을 쓸어내렸다. 남녀가 토해낸 음액 아래로 붉은 혈흔이 섞여 내린다. 처녀혈, 덕후는 다른 마누라들과 달리 정복의 성취감보다는 씁쓸함을 먼저 느꼈다.


잠시 후 우문 자미의 손이 덕후의 가슴을 가볍게 밀쳤다. 놓아달라는 신호였다. 덕후는 우문 자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마라의 요요한 적안과 다른 신비로운 자안紫眼이었다. 넋을 잃은 듯 보던 덕후의 입가에 짓궂은 장난기가 맴돌았다. ]


“뽀뽀 해주면 놓아주겠소~”
 
덕후가 눈을 감고 입술을 삐죽 내밀자 우문 자미는 멍하니 상대를 보았다. 초면인 상대에게 강신용 각성제를 먹이고 교합한 자신의 행위만큼 기상천외한 것은 없다고 여겼는데, 상대가 은근히 한술 뜬다. 아까의 아픔과 쾌감을 돌려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되어 심통이 난 우문 자미는 덕후를 휙 밀치며 퉁기듯 일어섰다. 그러나 가랑이를 오므리며 도로 주저앉았다.


“아!”


실컷 유린당한 보지에서 자지를 빼자마자 삭혔던 아픔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상대를 보니 그러게,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쮸쥬~하며 입술을 내밀었다. 하반신의 자지를 덜렁 드러낸 채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입술을 조류 마냥 내밀고 있다.


우문 자미는 간단히 그를 무시하기로 하고 근처에 있는 나무 위로 엉거주춤 걸어가 옷을 입었다. 보자기의 안쪽, 깨끗한 부분으로 정사의 흔적을 닦아내고 옷을 입었다. 팔과 어깨를 시원하게 노출한 나시 같은 상의에 핫팬츠처럼 짧은 반바지를 입고, 어깨로 가로질러 허리에서 감는 식의 탄띠 주머니를 찼다. 붕대 같이 긴 천 두 개를 꺼내더니 발꿈치와 발등, 발가락 부위는 남겨놓고 나머지 부위는 압박하여 감싸 올렸다. 마지막으로 끈을 양 팔에 감았다. 그리고 길쭉한 철 막대기를 집어 들고는 덕후 쪽을 보았다. 반드시 우문 자미가 키스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는 듯 그 모양 그대로 이었다.


보통 소녀라면 혐오감에 치를 떨 바바리맨 포즈였지만, 자미는 보통 여염집 소녀와는 상식의 궤가 다른 편이다. 덕후의 표정과 자세가 워낙 우스꽝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장난기가 치밀었다. 자미는 고양이 걸음으로 기척 없이 접근하더니 덕후의 입술에 길쭉한 철 막대기 끝 부분을 대었다.


차가운 감촉이 닿자 덕후는 읭? 하는 표정을 지었고, 입을 떡 벌리는 바람에 총구 끝 부분을 머금게 되었다. 기겁하여 두 손을 번쩍 든 상대를 보며 자미는 키득 웃었다.


“....뭐하는 짓이냐?”


그 순간 둘 사이에 삭발을 한 남자가 등장했다. 상의를 살짝 걸친 상태로 뺨에서 시작된 문신을 지닌 이, 우문 천강이었다. 말수가 별로 많지 않고 감정의 동요가 거의 없는 그의 눈에 어이없음이 담겨 있었다. 우문 자미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달려왔더니만, 웬 남자가 하반신만 덜렁 드러낸 채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고, 자미는 그 남자의 입에다가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옷부터 입게 해라.”


천강은 조용히 말했다. 폭발 직전의 분위기를 느꼈음인가, 덕후는 후다닥 바지를 추슬러 올렸다. 덕후를 가만히 노려보던 천강의 몸이 일순 환영처럼 흔들렸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10보를 압축하여 덕후의 얼굴을 향해 쇠메와 같은 주먹을 휘둘렀다. 절정의 솜씨라 덕후는 인지 못한 듯 멍하니 있었고, 둘 사이에 있던 우문 자미가 움직였다. 주먹의 궤도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댄 것이다.


이대로 누이의 얼굴을 박살 낼 수 없었던 천강은 신형을 우뚝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워낙 지척이라 기세까지 완전히 수습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후폭풍이 자미의 머리칼과 덕후의 옷자락을 나부끼게 만들었다.


“무슨 뜻이냐?”


천강의 흉흉한 태세를 보고 자신이 삼도천으로 넘어갈 뻔했음을 안 덕후는 사색이 되어 식은땀을 마구 흘렸다. 우문 자미는 쇠 막대기를 허리춤에 세우더니 손짓으로 무어라고 복잡하게 수화를 그렸다.


“.....하, 네 입장을 자각하고 있는 거냐?”


천강의 어이없는 표정과 대조적으로 자미는 강경한 얼굴로 수화를 하였다.


“......관여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외인이 네 신상에 대해 구설수에 올리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


우문 자미는 더 이상 수화를 보내지 않았다. 다만 발끝으로 쇠 막대기의 밑 부분을 차올리더니 어느 순간 사격 자세로 막대기의 끝을 천강에게 향하였다.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적의를 받자 천강은 내심에서 들끓는 살기를 인지했다. 만약 적대 의사를 보인이가 자미만 아니었으면 살기가 시키는 대로 단숨에 오장육부를 으깨고 사지를 뜯어버렸으리라. 그런 천강의 심사는 알 바 아니라는 듯 자미는 맹수 사냥꾼처럼 한 톨의 동요도 비치지 않은 채 조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주님!”


평정을 가장하고 있지만 다급함을 다 숨기지 못한 음성, 장우가 달려와 천강의 배후에 부복하였다. 평소의 여유 있는 태도가 아니라 잔뜩 당황한 듯 했다.


“봤나?”


천강은 고개를 돌아보지 않았다. 장우는 등골이 오싹했다. 면전에 삼대 조상 욕을 들어도 화를 내지 않는 왕이지만, 한 번 노하면 일문의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도륙 내버리는 성정이었다. 그리고 과묵한 천강이 말이 많아지고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지는 것은 오직 자미와 연관 된 일이었다. 가주가 급히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왔지만, 자신이 동행시킨 덕후의 모습과 자미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천강이 그를 죽이려는 태도에 모종의 확신으로 굳었다. 하지만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만들어서는 안 되었다.


“잠깐만, 잠시만 진정하여 주십시오!”


덕후를 위해서가 아니라, 천강과 자미의 사이가 더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장우는 필사적으로 간언하였다. 장우의 말에 먼저 반응한 것은 자미였다. 쇠 막대기의 끝을 내리고 천강으로부터 시선을 피했다. 지금의 사태와 자기는 연관 없음을 주장하듯이 먼 산을 본다.


“저, 저 그러니까. 신녀님이 명하신 것을 구하러....”


장우는 마른 침을 삼키고 뜬금없이 덕후와 만난 일을 설명했다. 그 자신이 달변가라 이렇게 두서 없는 소리는 진정시킬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보통 사람과 달리 왕의 뒤집어진 성격이 어떤 상태인지 5준악 중에서 가장 잘 아는 장우에겐 이게 최선이었다. 만약 자신이 똑 부러지게 미끈거리며 변명했으면 꼭지 돈 모드의 천강은 장우의 목을 짓밟아 그대로 분질러버렸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감정에 호소하도록, 필사적인 모습이 천강의 가슴에 와 닿도록 애원해야한다. 실제로 장우는 저승에 한 발을 걸친 심정으로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했고, 하는 동안 천강의 분노는 가라 앉았다.


“그만!”


천강은 신경질적으로 장우의 수다를 잘랐다.


“출발 시각이 다가온다. 알아서 정리하라.”


장우에게 위임한 천강은 등을 돌렸다. 그러자 나무의 주름을 세던 자미가 갑자기 천강의 앞을 가로막았다. 쇠 막대기를 품에 안고 천강에게 도발적인 시선을 보냈다. 한 손으로 수화를 보냈는데 천강은 두 눈을 부릅뜨다가 약하게 실소하였다.


“우리가 가는 건 아이 장난이 아니다. 허락할 수 없어. 신녀라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제나 올려라. 비용은 장우가 대줄 것이야.”


자미는 고개를 흔들더니 총구를 천강에게 대었다.


“....그런다고 변하는 것은 없어. 내가 정말로 그게 무서워서 그러는 줄 아느냐?”


자미는 천강을 노려보았다. 천강은 고개를 흔들다가 정색하였다.


“좋다. 한 번 쏴보려무나. 내게 맞으면 동행을 허락하지.”
“가주님!”


장우가 튕기듯이 일어서며 반대하자 천강은 장우의 멱살을 나꿔 채더니 땅에 패대기쳤다. 반사적으로 낙법을 펼쳤지만 장우는 워낙 강한 내리치기에 끄윽, 하는 묵직한 신음으로 자벌레 마냥 몸을 비틀어댔다.


“해봐, 겨누는 시늉만 하지 말고. 불을 붙여야 쏴진다는 정도는 안다.”
 
천강이 이를 드러내며 도발하자 자미는 양팔에 감은 끈 끝부분을 살짝 잡아 당기더니, 엄지와 검지를 심지에 대고 가볍게 비볐다. 치직 하는 소음과 함께 화승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양강지력을 담은 순간 마찰로 발화점을 만든 것이다. 천강은 무공을 쓰지 않는 걸음으로 성큼 다가갔다. 열 보에서 일곱, 여섯, 다섯으로 줄어들었을 때 화승은 화문 안의 화약에 불씨를 전달했고, 폭발력은 그대로 탄환을 벼락처럼 밀어냈다. 


“탕!”


총구에서 불이 뿜어지자 천강은 고개를 휙 돌렸다. 태연한 척 걸어가도 사전에 총구의 방향을 가늠했기에 피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실패로 돌아갔을 때 자미의 대응은 빨랐다. 땅을 박차 뒤로 뜀과 동시에 탄띠에 있는 죽통을 꺼냈다. 엽전만큼 좁은 죽통의 위아래 부분은 기름먹인 종이로 덮어져 있는데 자미는 그 죽통을 총구에 붙였다.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자 종이가 찢어지면서 반대편 종이도 압력을 이기지 못해 찢어졌다. 빈틈없이 맞대어져 있어 죽통에 담긴 화약과 탄환은 그대로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미는 땅에 던지듯이 끝 부분을 내리찍더니 들어 올리며 불붙인 화승을 다시 대었다.


자미가 다시 화승에 불을 붙여 재장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눈을 다섯 번 깜짝할 사이였다. 속사를 위해 중간에 생략한 과정이 적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2차 사격으로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우문 자미가 지칠 때까지 같은 과정의 반복이라 생각한 천강은 방법을 바꿨다.


“탕!”


2차 사격 직후에 자미가 다시 거리를 유유히 벌리는 동안, 천강은 후읍, 하고 내공을 급히 끌어 모았다. 풍랑에 흔들리는 조각배를 한 방에 잡기 위해 거악이 쏜살같이 쏘아지는 듯한 기세였다. 산사태를 만난 것처럼 압도적으로 몰아치는 듯한 천강의 살기에 톱니바퀴처럼 착착 맞물리는 본능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우문 자미의 3차 장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천강의 검이 총구의 끝을 잡더니 툭 건드렸다. 총이 땅에 떨어지면서 우문 자미도 덩달아 무너졌다. 천강은 승리의 기쁨도 없이 가라앉은 눈으로 우문 자미를 내려 보았다. 상심한 동생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위로할수록 그것은 우문 자미에게 더한 상처를 주는 것이다. 천강은 그대로 우문 자미를 지나쳤다.


멀어지는 천강의 등을 멍하니 보던 우문 자미는 떨어진 죽통과 총을 집어 들었다. 재 장전을 시도하였만, 1차, 2차 때와 달리 손은 수전증에 걸린 것 마냥 떨리고 있었고, 표정은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다시 점화하여 목표를 거누었을 때는 천강의 등이 저 멀리 보였을 뿐이다.


“안 됩니다!”


천강이 워낙 인정사정없이 패대기쳤기 때문에 몸을 다 추슬리지 못한 장우는 급한 대로 한 줌의 진기를 실어 땅을 치며 말렸다. 청각이 전무한 우문 자미였지만 통각, 진동이나 파장에는 범인에 비해 무척 예민했다.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우문 자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멍하니 있었다. 화승의 심지가 거의 다 타들어갈 때 우문 자미는 총을 내렸다. 총구는 자신의 턱 아래에 가만히 대었다. 눈물 젖은 얼굴로 표정은 무언가 홀린 듯 했다. 심지가 화문에 닿을 때 둘이 우문 자미를 향해 몸을 날렸다.


“안 되오!”


덕후는 우문 자미의 허리를 안고 장우는 긴 발로 총을 걷어찼다. 탕! 소리와 함께 탄환은 허공을 향해 날았다. 허리를 껴안은 자세에서 덕후는 침을 튀기며 우문 자미를 설득했다.


“죽으려하다니 그 무슨 짓이오! 생명은 소중한 법이오!”
 
입으로는 근엄하게 말했지만 손은 허리와 엉덩이 부근을 슬쩍슬쩍 쓰담듬고 있다. 자미의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덕후는 자기 말에 취한 듯이 나불나불 거렸다. 손은 여전히 자미의 은밀한 곳을 더듬더듬, 자미는 아까의 자살 갈등은 어디론가 날려버리고 주먹을 꽉 쥐고 덕후의 눈을 퍽 하니 후려쳤다.


 


 


 


 


 


 



월간 연재의 단점은 끊어진 감각을 잇는데 엿 같다는 점이군요. 저번과 저저번에 오류가 있는데, 건기 때문에 겨울 무렵에 강남을 나왔는데, 도착해서는 갑자기 우기가 얼마 남지 않는 시점으로 넘어갔군요. 대충 11월 경, 건기로 정정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우문 자미가 가진 것은 화승총입니다. 중국과 우리나라 사극에 친숙한 대포나 총통이 아니라 임진왜란 때 쓰였던 철포로 보시면 됩니다. 유효사거리는 100m이내고, 즉살력은 50m, 평범한 숙련자(?)가 쓰면 십중팔구 명중률은 30m 이내로 잡고 있습니다.


철포에 참고한 자료는 조선의 무기와 역사군상의 뎃뽀 관련입니다. 총 쏘는 츠자가 있으면 좋겠다-. 라고 막연히 기획을 했는데 쓰다보니 설명과 묘사가 번거롭군요. 꼬박 정석대로 장전하면 순살이니 생략해야하고....죽통은 물건너에서는 하야고라고 부르는 원팩을 참고 했습니다.
 
케릭터 프로파일.


우문 자미


능  력 : 무공 55(93) 지력 40(80) 정치 10(60) - ( )은 철포 및 강신 같은 특수 보정을 더했을 시.
모티브 : 스즈키 시게히데(=사이가 마고이치로), 시모즈마 라이렌
내  력 :
광서 계림 태생. 부친은 전대 가주, 모친은 요족의 샤먼. 천강과 이복 관계.
어릴 때부터 신격을 위한 모르모트로 청각과 발성을 영구히 박탈 당했다. 독둔술과 수화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은 가능.
비전은 샤먼의 강신 주술과 접목한 천응도해경千應圖解經.
은발자안으로 라틴 혼혈계(?) 미소녀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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