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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펜슈타인 2편. (0.1버젼) 2부 1~6편(2)

%내용이 너무 많아 분해해서 올립니다.%

- 지옥에 빠진 육체 -

" 아...아닙니다...제발... 전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어요... 아아, 아아아... 아으으으!... "


울펜슈타인 성의 악명높은 [취조용 의자]에 앉은 채, 다이앤은 그저 울부짖을 뿐이었다. 여전히 그녀는 짓지도 않은 죄를 부인했지만, 그때마다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절정으로 인해 거의 반죽음 상태로 몰리고 있었다.


" 아으으... "


취조용 의자에 앉은 지 단지 한두시간이 지났을 뿐이었지만, 이미 다이앤은 한계상황이었다. 그녀는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을 항변하는 것을 제외하고 그녀는 뭐든 고백했다. 여자로써는 차마 대답하기 힘든 수치스러운 질문들까지도 그녀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녀의 전신을 달리는 전기 충격에는 자비가 없었고, 그 압도적인 고통과 쾌감 앞에선 여성의 권리 따위도 없었다. 그저 전기충격과 그에따른 강제적인 절정에 따라 [조종]되어 이 상황을 보고 있을 누군가를 즐겁게 하는 울음과 비명만을 흘리는 것이 허락될 뿐.


하지만 다이앤은 하나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신속한 고백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아직도 취조용 의자에 묶여 있는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조국을 배신하지 않았다]라는 사실 한가지 말이다.


그런 그녀의 저항은 수 미터의 두께의 화강암과 콘트리트 벽을 사이에 두고 의자를 조작하고 있는 슈발츠(평상시 전기고문은 노예장 담당인데, 가끔씩 그가 순전히 취미생활 삼아 하곤 했다)를 지루하게 했다. 잠시 전기 충격을 멈춘 후 그는 기지개를 켰다.


" 제법 끈질긴데요. "


옆에서 보고 있던 나디아가 참다 못해 한마디 거들자 슈발츠는 빙긋 웃었다.


" 그리고 그게 진실일수도 있지. 너도 저러지 않았더냐? 울고불고, 똥오줌을 싸면서까지 조국에 대한 충성심만은 변하지 않을거라고 버텼었지. "


그제사 자신의 [올챙이]시절이 떠오른 나디아는 황급히 얼굴을 붉히며 무릎을 꿇었다.


" 하, 하지만 그것은 주인님을 몰랐을때의 건방진... 이, 이제 저는 완전히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인님 만을 따르는 충실한 노예입니다! 믿어주세요! "


거의 울상이 되어, 매달리는 듯한 시선을 보내 오는 나디아를 내려다 보며, 슈발츠는 다시 호쾌하게 웃었다. 그는 손을 뻗어 나디아의 쨈을 쓰다듬었다.


" 그래, 그래 지금은 그렇지. 그리고 넌 나에게도 무척 귀중한 노예다. "


" 아아...감사합니다. "


금새 감격하며 슈발츠의 손에 자신의 뺨을 부비는 나디아였다. 그의 손에 뺨을 부비는 그녀의 눈가엔 살짝 눈물이 맺혀 있었다.


" 그래, 오늘은 이쯤 해 둘까. 초반에 너무 망가뜨리면 재미가 없지... 노예 후보는 이제 감방에 돌려 두거라. "


" 네 주인님. "


나디아는 지체없이 일어나 독일식 경례를 해 보이고는 방을 나섰다. 그녀가 슈발츠와 머물던 조종실 밖에는 예의 두명의 거구의 군인들(알파, 베타)가 있었다.


" 따라와 알파, 베타. 취조실로 간다. "


두명은 여전히 아무말 없이 나디아를 따라나섰다.


.
.
.


-작전명 [문 라이트]-


소피가 다이앤이 게슈타포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은 피레네 산맥을 넘은 직후였다. 비록 옛 친구를 이용하려 들긴 했지만, 그녀는 다이앤이 처할 상황을 생각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프랑스로 넘어오고 나서도 정보의 누출의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거의 일주일 가까이 죽은듯이 숨어 지내야 했다. 나치의 간접 통치 하에서, 프랑스는 많은 것을 수탈당했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식의 자유였다. 나치가 정한 통금시간이 지나면 거리는 어두워졌고 쥐죽은듯이 조용해졌다. 파리 시가지 곳곳마다 세워진 경계 초소의 불빛만이 유일한 빛이었다.


파리의 아지트에서, 소피는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목표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작전명 [문 라이트]라 알려진 거대한 반란계획의 일부분을 맏게 되었다. 그것은 프랑스 내부의 독일군들 고위층을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목표였다. 구체적으로 소피가 담당하게 된 것은 그녀의 짧은 군사훈련경험을 살려 파리 시내의 [살롱 데 보르지아]라는 클럽(독일 장교들이 많이 모이는 고급클럽이었다)에 폭약을 설치하고, 그것을 이용해 독일 장교들을 폭사시키는 것이었다. (생존자를 향해 총탄 세례를 퍼부어주는 것은 보너스 미션) 소피와 그녀의 동료들의 살롱 공격은 이 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것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작전을 위해 소피는 이름을 바꾸고 신분을 가장한 채 살롱의 무희가 되었다. 원래 발레를 배웠던 몸이라, 그녀는 별로 어렵지 않게 무희를 가장할 수 있었다. 5월 1일로 예정된 디데이를 앞두고, 그녀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파리 생활을 그렇게 어수선하게 보내었다.


4월 30일 저녁, 마지막으로 무대 아래 설치된 폭약을 점검한 후, 자신의 숙소로 되돌아 가던 소피는 조금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검은 SS의 장교복을 입은 독일 군인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운전사가 검문에 응하는 동안 장교용 폭스바겐의 뒷좌석에 한가로이 앉아 수첩같은 것에 무엇인가를 적고 있었다. 그는 누가 보아도 게르만이 아님이 분명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독일군의 사병 중에는 이민족이 그리 드물지는 않았지만 장교들, 특히 저 [검은 제복]의 고위 장교단 중에서 독일인이 아닌 자는 소피로써는 처음 보았던 것이었다. 그녀는 그게 가능한지조차 몰랐다.


소피가 그렇게 시선을 빼앗겨 있는 동안(실상 그것은 1,2초 정도 되는 짧은 시간 동안이었다), 그 장교도 소피의 시선을 느꼈는지 메모를 그만두고 그녀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소피와 그의 시선은 허공에서 서로 마주쳤다. 소피는 엉겁결에 시선을 돌리고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그가 탄 차를 스쳐 지나갔지만, 한참 동안 그 시선이 머릿속에 떠나질 않았다.


미소를 짓고 있긴 했지만, 그의 시선엔 감정이 들어있지 않았다.


" 독일인이 아닌 SS 장교라니, 그럴리가 있나? 잘못 본거겠지. "


동료들은 소피의 이야기를 웃어 넘겼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이었으니. 잠자리에 들어서도 잊혀지지 않는 그 시선 때문에, 소피는 잠을 설쳐야 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도 시간은 가고, 내일은 오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거울 앞에서 화장을 고친 후,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 소피는 살롱으로 출근했다. 역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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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데 보르지아]의 입구에서 구데리안과 만난 슈발츠는 웃으며 그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장성 중에서는 젊고, 견실하기보다는 기발한 성격인 그와 슈발츠는 서로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


" 슈발츠 당신이 이런델 오다니, 별일이군. "


" 가끔은 이런델 와서 눈도 정화 시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구데리안은 그를 따라온 몆몆 장교들(그들은 육군본부에 참모들이었다)과 슈발츠를 서로 소개해 주었다. 원래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최근에 대서양 해전을 거치며 슈발츠의 이름은 그들에게도 알려져 있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후, 구데리안과 몆마디의 덕담을 나누며, 슈발츠는 살롱에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이 최고의 미인들로 이뤄진 전용 하렘(친위대)를 가진 슈발츠에게 살롱의 무희들이 눈에 찰 리는 없었다. 애시당초 오늘 살롱에 온것도 구데리안과 개인적으로 만나 부탁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소피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천박한 화장을 하고 있었지만, 디데이의 긴장 때문인지 유난히 돋보이고 있었다.


꽤 괜찮은데? 하는 생각에, 슈발츠의 시선은 자연스레 소피의 전신을 훝으며 품평을 시작했다. 그러던 소피와 슈발츠의 시선이 다시 허공에서 만났다. 비록 시선이 마주친 시간은 한 순간 이었지만, 그녀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불안해 하면서 유난히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슈발츠가 깨닫지 못할 리가 없었다.


" 감마. "


슈발츠는 그의 뒤에 시립해 있는 거구의 병사를 불렀다. 그의 운전기사 역할까지 도맏고 있는 이 병사는 알파, 베타라 불리웠던 병사와 쌍동이처럼 닮아 있었다.


"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살롱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무장한 자들을 찾아 봐라. 없다면 돌아오고. "


대답도 없이 몸을 돌려 살롱을 나서는 감마. 그를 보내놓고난 후, 슈발츠는 다시 구데리안과 담소를 나누며 술을 홀짝였다. 아직은 [수상함] 정도이니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희들이 무대를 떠나면서, 관객들(대부분 독일군 장교들이었지만, 프랑스의 돈많은 놈팽이들도 여럿 끼여 있었다).의 휘파람 소리와 박수소리가 살롱 안을 채우는 것을 보며, 슈발츠는 군인이란 어디나 같다는 생각에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급 살롱의 공연이라 보기엔 턱없이 격이 떨어질 지라도, 아무리 천박한 쇼라도 좋은 것이다. 여자라면.


조금 소란이 가라앉은 후, 다시 피아노 연주가 시작될 무렵, 구데리안은 슈발츠에게 말을 건네었다.


" 자네가 가져온 소련에서 만들었다는 새 전차에 대한 정보 말인데, 참모본부측에서는 대체 이런 괴물이 존재하기나 하냐더군. 육군본부는 지금 완전 난리가 났어. "


새 전차란 당연히 소련의 T-34를 말했다. 슈발츠는 이제 막 개발이 끝난 이 전차의 설계도를 입수해 총통과 육군병기 연구소에 제공했다. 모든 면에서 제국군의 주축이던 4호전차를 뛰어넘는 이 전차는 독일의 군부와 군산업계에 일종의 문화적인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 문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 전차는 사실상 우리를 향해 써먹으려던 물건이에요. 우크라이나에서 시제품이 생산됐으니까... "


구데리안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것을 지켜보며 슈발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 다행인 사실은, 그렇게 우리와 영국/미국 사이의 전쟁에서 어부지리만 취하려는 꼼수를 쓰던 스탈린이 일본 때문에 미국에 코가 꿰인 신세라는 겁니다. 영국도 잠잠해졌고, 당분간 우리와 소련이 적대할 일은 없겠지요. "


" 소련이 그렇게 코가 꿰여 있는 동안, 우리는 이 전차에 맞설 만한 병기를 만들어 내야 겠군... "


슈발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 병기 한두개로 전황을 뒤엎을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전차는 이제 육군의 가장 중요한 병기가 되어 있으니까. "


" 실은, 우리도... "


막 구데리안이 다시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슈발츠는 [뭔가]를 느꼈다. 이것은 수천의 전장을 빠져 나온 덕에 자연스레 몸에 배인 전투 감각 같은 것이었다. 그 감각이 상황의 절박함을 알려왔기 때문에 슈발츠는 지체없이 구데리안을 밀쳐 넘어뜨렸다.


콰콰쾅!!!


귀청을 떨어울리는 폭발음이 들려온 것은 바로 그 다음 순간이었다. 그와 함께, 살롱 내부가 폭음과 불꽂에 휩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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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귀가 얼얼하게 울리는 느낌을 받으며, 슈발츠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일어났다. 사방에 흩어진 피와 살점들이 보였고, 고기 타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쓰러진 구데리안은 기절했는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슈발츠가 제복에 묻은 먼지를 터는 동안, 자욱한 연기와 먼지를 헤치고 다가오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민간인 복장에 손에 든 것은 각종의 조잡한 화기들. 유명한 레지스탕스였다.


" 그래, 소위 그 [레지스탕스]라는 것이 고작 이정도인가? 적국의 병사들 뿐 아니라 자국의 민간인들까지 쉬는 곳에다 폭약이나 터트리는것? "


슈발츠가 유창한 프랑스어로 묻자, 그림자들의 움직임이 멈칫 했다. 그들은 아직 슈발츠의 모습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거리였다.


" ... 너희가 만든 업보를 겪어 보라. 버러지들. "


다음 순간, 슈발츠는 가장 가까운 레지스탕스의 눈앞에 서 있었다 빵모자를 쓰고, 배가 나온 중후한 인상의 중년 아저씨였다.


" 으헛!?... 크악! "


놀라서 헛바람을 내뿜던 그의 명치에 일격을 먹이자, 단번에 그는 내장에 든 모든 것을 토해내며 허공에 떴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슈발츠의 돌려차기가 날아와 다시 밀가루 반죽 뭉개듯이 그의 가슴뼈와 갈비뼈를 부숴 버리면서 벽을 향해 날려 붙여 버렸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인간의 몸이 총알처럼 허공을 빙빙 돌며 날아가는 광경에 놀란 다른 레지스탕스들이 뒤늦게 슈발츠를 향해 무기를 들었지만, 그들이 조준한 것은 허공이었다.


퍼석! 터엉! 콰직!


연속으로 세명이 시커먼 그림자가 자신을 덮친 직후 각각 턱 뼈와 가슴뼈, 두 팔의 뼈가 산산히 박살나는 경험을 했다. 아직도 자욱한 연기와 흙먼지 속에 있었을 뿐더러, 슈발츠의 속도는 그들이 눈으로 쫒아갈 수 없는 것이었다.


" 우, 우와아아아!... "


드드드득!... 드드드드득!...


그들중 중 스텐 경기관총을 든 자가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허공을 향해 총알을 뿌렸지만, 다음 순간 슈발츠의 몸은 허공에 떠 있었다.


퍼억!


" 우...우와아아아!... 괴물이다! "


공중에서 내려 찍은 발차기에 두개골이 납작해진 난사맨이 즉사하자, 남은 레지스탕스는 네명. 하지만 이제 슈발츠와 맞설 용기를 지닌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 모두 스스로의 무기를 내버리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 흥, 어딜? "


쓰러져 있는 시체의 발목을 잡은 슈발츠가 한손으로 시체를 휘둘러 던져서 한명을 맞추었다. 당연히 그는 쓰러졌고, 그 옆을 달리던 남자의 경우 허공에서 날아 덮친 슈발츠의 무릎찍기가 그의 척추를 부숴 버렸다.


" 크아아악!! "


" 우와악! "


가장 멀리 도망갈 수 있었던 자는 왠일인지 슈발츠가 쫒지 않았다. 아니 쫒을 필요가 없었다. 어느 틈엔가 그의 앞에 거구의 독일군 병사-감마라 불린-이 서 있었던 것이었다. 폭발에 휩쓸리기라도 했는지, 그의 군복은 넝마조각이 되어 있었지만, 그는 상처하나 없이 말짱해 보였다.


" 생포해라. 나머지 하나도. "


" 우, 우와악?! "


슈발츠의 명령에 따라 감마는 아주 간단히, 마치 어린애를 다루듯 그 레지스탕스의 손목을 비틀어 제압했다. 비로소, 슈발츠는 도망치지 않은 나머지 한명을 돌아보았다. 동료의 시신에 얻어맞고 비몽사몽 버둥 거리던 중이던 레지스탕스 옆으로 걸어가면서 슈발츠는 조용히 경고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 내가 허락하기 전까지, 움직이면 죽는다. "


거짓말처럼 그의 움직임이 완전히 멎었다. 어느 새 그의 바지는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슈발츠가 일부러 건드리지도 않고 세워둔 나머지 한명은 당연히 소피였다. 전투 개시 직전에, 그녀는 다시 한번 슈발츠의 시선에 노출되었고, 그녀는 마치 마치 마비되듯 그의 시선이 초래한 공포에 속박되어 버렸다. 동료들이 하나 둘 씩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그래, 오늘 우리는 많은 [동료]들을 잃었지만, 완전히 헛수고 한건 아니로군. "


공포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소피의 손에서 무기를 제거하는 슈발츠. 어느틈엔가 제압된 레지스탕스 두명을 옆구리에 낀 감마가 슈발츠의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때사 멀리서 초소의 경비병들이 모는 차량 소리가 들려왔다. [매번 경비대들은 한발 늦는단 말이야.]라는 생각을 하며 슈발츠는 웃었다.


" 그나저나, 실로 오랜만에 몸을 풀었군. 완전히는 아니지만... "


슈발츠가 기지개를 켜는 동안 달려오는 병사들이 하나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
.
.


폭약은 제법 고성능이었지만, 구데리안과 폭심지 외곽에 위치해 있던 몆몆 장교들은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와 동행한 프랑스 주둔군 사령부의 많은 젊은 참모들은 그런 행운을 누릴 수 없었다.


소피를 제외한 두명의 생존자들은 현장에서 체포되어 게슈타포에게 넘겨졌다. 그들의 [유능함]을 익히 알고 있는 슈발츠는 별다른 첨언을 붙이지 않고 자신이 제압한 레지스탕스들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소피만은 마치 처음부터 거기 없었다는 듯이 슈발츠가 소유한 파리 외곽의 별장으로 연행되었다.


" 그럼 게슈타포와 나 중 누가 빠른가 해볼까... "


등 뒤로 수갑이돌려 채워진 채, 의자에 앉혀진 소피와 시선을 마주친 후, 슈발츠는 빙긋 웃어 보였다. 그녀는 아직도 완전히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슈발츠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날아다니며 맨손으로 동료들을 때려죽이던 광경은 이미 그녀의 마음 속에 깊숙히 공포의 각인을 남기고 있었다.


" 정석적으로 시작해 보지. 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하면, 동료들 꼴은 나지 않도록 해주지. 아니면 수고롭지만 너는 내가 직접 부숴 준다. 새끼 발가락 끝에서부터 시작해 손가락까지, 관절은 많으니까. 일단 이름부터. "


" ...소피, 소피 보나시외... 입니다. "


심문 과정은 간단했다. 슈발츠는 묻고, 소피는 답했다. 그녀는 저항하기 불가능했고, 이미 충분히 공포에 질려 있었다. 그녀가 다른 때, 다른 장소에서 슈발츠를 보았다거나 그냥 체포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눈앞에서 사람이 부숴지고 허공을 날아가는 광경을 본 직후다. 그 충격은 그녀가 다른 생각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강제했다.


슈발츠는 단 한번도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소피로부터 그녀가 아는 모든 것들을 자백받을 수 있었다. 문 라이트 작전의 모든것들을 포함해서. 슈발츠는 동행한 감마를 불러서 문 라이트 작전에 관한 소피의 자백을 기록한 서류를 사령부에 급전으로 전달하도록 했다.


" 착하군. 헌데 지금보니 이름이 좀 낮이 익은데... 뭐였더라?... "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슈발츠는 비로소 소피의 이름이 다른 보고서에 올라왔던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것은 두군데였는데, 하나는 미국에서 보내어져 온 유럽에 파견한 공작원 명단이었고, 다른 하나는 새 친위대 대원으로 조교중인 다이앤에 대한 보고서 안에서였다. 다이앤은 미국의 스파이인 소피와 협조해 조국을 배신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을 언도받았었다.(비록, 사형 자체는 슈발츠의 농간에 따른 결과였지만)


" 소피, 혹시 [다이앤 뮐러]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아나?


소피의 눈이 잠깐 커지는 것을, 슈발츠는 놓치지 않았다. 잠시동안 뜸을 들이다가, 소피는 다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네, 다이앤은... 나의 친구... 입니다. "


" 그 [친구]가 너 때문에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언도받은건 알고 있나? "


다시한번 소피와 슈발츠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 속에는 놀라움과 죄책감이 가득했다.


" 몰 몰랐습니다. 체포당한것은... 알고 있었지만... "


" 그러고도 [친구]라 자칭할 수 있는건가? 일반적으로,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선 친구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 들거나, 혹은 친구가 자기 때문에 위험에 처했는데도 방관하고 외면하는 일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는데. 아니 사실 그건 인간으로써는 최하의 평가를 받게 하기에 족한 일이지. "


슈발츠의 비꼬는 말에, 소피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다.


" 좋아,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 이제 다 끝났으니 네 처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어떤가, 동료들은 아마도 사형 확정일텐데. 그들과 함께 죽을건가? "


소피는 [사형]이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때 죽음을 각오했던 그녀였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른 법이었다. 눈앞에서 슈발츠와 맞섰던 동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광경을 이미 충분히 보고 난 후였다. 거기에 다이앤의 사형 언도 소식이 그녀의 의지를 더더욱 허물어뜨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 제발... 죽고 싶지는...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


" 속죄하고 싶나? "


" 네..."


슈발츠는 일어나서 소피의 수갑을 풀어 주고, 다시 자리로 가서 앉았다. 소피의 시선이 다시 그와 마주쳤다. 소피는 그의 시선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고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라락...


소피가 천천히 뒤돌아서서 옷을 벗는 동안, 슈발츠는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그 광경을 감상했다. 이미 최고의 미인들의 나체를 수도 없이 감상했고, 또 감상하고 사는 그다. 하지만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벗는 여자는 독특한 흥취가 있었다. 옷을 벗는 소리, 점점 진해지는 여자의 체취도. 그 흥취를 더하는 요소였다.


" 돌아서라. "


슈발츠의 명령에 따라, 마침내 속옷까지 모두 벗어버린 소피는 두 팔로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려고 노력하면서 돌아섰다.


" 이... 이제 불을... "


" 아니, 불은 끄지 않는다.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리고, 두 다리를 어께 너비로 벌리고 서라. "


" 그런!... "


항의하려던 소피는 슈발츠의 시선을 다시 정면에서 느끼고 수그러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머뭇거리면서도 슈발츠의 명령대로 두 팔을 머리 뒤에 올리고 두 다리를 어께 너비로 벌렸다. 순식간에 그녀의 아름다운 나신의 모든 곳이 속속들이 슈발츠의 시선에 노출되었다.


" 아아...흑!...흑!... 이렇게... 이렇게 잔인할수가... "


수치심으로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고개를 숙인 소피는 눈물을 흘리며 울먹였다. 하지만 사실 그녀의 지옥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슈발츠에 눈에 전신을 속속들이 보인 후, 소피는 그를 따라 그의 침실로 갔다. 몸이 아닌 정신을 속박하는 공포와, 그 공포를 잊을 정도의 수치심 때문에, 소피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꼼짝도 하지 못하고 슈발츠의 발 뒤꿈치를 바라보며 그를 따랐다.


침대 앞에 서서, 소피는 다시 머뭇거렸다. 옷을 벗고 자신의 몸을 [바치는]것 까지는 받아들였지만, 처녀인 그녀는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뭘 해야할지 몰라 엉거주춤 서있는 것을 보며, 슈발츠는 한숨을 쉬었다.


" 이래서야, 규중처녀들이란... "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소피의 앞으로 다가간 슈발츠는 그대로 그녀의 턱을 붙잡고 키스했다.


" 아읍!... 응읍!... "


첫 키스를 갑작스럽게 빼앗긴 소피는 뇌가 저리는 느낌을 받으며 순식간에 가벼운 공황상태에 빠졌다. 입술을 떼어낸 후, 흐느적거리는 그녀를 침대 위에 밀어 넘어뜨린 슈발츠는 그녀를 잠깐 내버려 둔 채 자신의 옷을 벗었다. 게르만의 남성들의 우락부락한 근육 투성이의 몸은 아니었지만, 슈발츠의 벗은 몸을 보던 소피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내렸고, 그만 그의 자지를 보고야 말았다.


" 아... "


이제 거의 혼절하다시피 한 소피를 내려다보면서, 슈발츠는 그대로 두 손을 이용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 지체 없이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넣었다.


" 으아아악!... 아아악! "


슈발츠의 무지막지한 흉기(나 다름없는 그의 자지)는 소피의 처녀막을 별 어려움 없이 순식간에 찢고 들어왔다. 난생 처음 다른 남자의 물건을 삽입당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을 입은 소피는, 처녀막을 찢기우는 고통을 참아낼 여분의 정신력 같은 것이 없었다. 그녀는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비명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슈발츠는 잠시 동안 처녀를 함락시킨 상황을 즐겼다. 그리고 소피의 보지의 조임도.


" 아... 너, 너무 아픕니다! 빼 주세요!... 아으윽!... "


소피는 버둥거리며 벗어나려고 애써 보다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돌려 슈발츠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금새 눈물에 젖어버린 그녀의 애원하는 표정은 보통 남자라면 누구도 저항할 수 없을 만한 애처로운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소피에게는 참으로 안된 일이게도, 슈발츠는 [보통 남자]가 아니었다.


" 그래? 그럼 소원대로 해 주지. "


짖궂은 표정을 지으며, 슈발츠는 자신의 자지를 뒤로 빼내기 위해 힘을 주었다. 당연하게도 방금 처녀를 관통당한 소피는 생살이 찢어지는 감각을 다시 한번 더 맛보아야 했다.


" 으아아악!... 그, 그만! 멈춰, 멈춰 주세요!..."


" 뭐야, 빼 달라고 할때는 언제고, 이젠 멈춰 달라고? 제멋대로군, 그렇겐 안되겠어. "


" 아아악!!... "


인정사정 없이, 슈발츠는 허리를 당겨 자지를 거의 끝까지 뒤로 물렸다. 당연히 소피는 보지가 찢기우는 듯한 고통을 맛보며 자지러졌다. 보지 길숙한 곳에서부터 흘러나온 피가 슈발츠의 자지를 붉게 물들였다.


" 그리고... 난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성미가 아니라서 말이지. "


" 아으으으으!!!... "


다시 슈발츠는 허리를 밀어붙여, 소피의 자궁구까지 거의 닿을 정도로 깊숙히 다시 자지를 찔러넣었다. 마침내 슈발츠의 귀두가 소피의 자궁구까지 닿았을때, 소피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눈만 껌벅거렸다. 너무 고통스러워 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것이었다.


처음 두번을 그렇게 거칠게 진퇴운동을 한 후, 슈발츠는 잠시 시간 여유를 두고 소피를 뒤에서 안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그녀의 입술을 빼앗고 혀를 농락했다. 그의 두 손은 소피를 뒤에서부터 껴안은 채 그녀의 부드럽고 풍만한 유방을 점령해 희롱했다.


하체엔 고통, 상체엔 쾌감. 잠시동안, 소피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다만 팔을 몆번 허약하게 허우적거릴 뿐이었고, 처음의 비명이나 저항 같은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그녀가 보지로부터의 고통이 천천히 수그러드는 것을 느낄 무렵, 슈발츠는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명을 지르려던 소피는 곧 보지로부터 고통이 아닌 다른 감각이 슬금슬금 고개를 쳐드는 것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 아?...이건 무슨?... 아핫!... 앗!... 아픈데... 아흣!... 아픈데... 이상해져...아윽!...  "


슈발츠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밀어 엎어뜨린 후 그녀의 허리를 두 손으로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 무자비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 아으!... 아으윽!... 히익!... 아아아!!!... 응!... 아으응!!... "


마침내, 소피의 비명소리에 콧소리와 교태가 섞이기 시작하면서, 방안의 공기는 슬금슬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슈발츠에게 짐승같은 자세로 범해 지면서도 여전히 소피의 머리 한 구석에 남은 이성은 도망쳐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슈발츠의 자지에 관통당한 그녀의 몸과 본능은 머리의 명령을 거부했다. 오히려, 소피의 보지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슈발츠의 보조에 맞춰 그의 자지를 받아들이고, 조이며 여자의 기쁨을 증폭시키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한 쾌감은 소피의 이성을 착실하게 조금씩 쾌감으로 물들여 없에고 있는 중이었다.


" 아아아!... 아아아아앗!!!... 아으읏!...하으앙!... "


시간이 지나 가면서, 소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이제 완전히 교성으로 바뀐 허덕임으로 바뀌었고, 그녀의 머릿 속의 허약한 이성의 외침은 폭발적인 쾌감에 묻혀 사라졌다. 이제 그녀는 진심으로 슈발츠의 자지에 굴복해 버렸다. 이제 슈발츠의 자지가 그녀의 자궁을 찔러들어올 때 마다, 그녀의 보지는 핏방울 대신 분수처럼 음액을 튀겨냈고, 동시에 그녀는 작은 절정을 맞았다.


절정을 맞을때 눈앞에서 하얀 섬광이 번쩍이는 것을 느끼여, 괘감에 절어버린 소피의 흐릿한 의식 속에서 떠오른 마지막 생각은 [이제 죽는구나, 이런 쾌감 속에 죽는다면 그것도 좋겟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슈발츠의 자지를 조이며 자신이 이미 복종했고, 쾌감을 갈구한다는 것을 표시했다. 어서 죽여 달라며.


하지만 소피의 마지막 사고와는 달리, 그녀는 금방 죽지(?)않았다. 절정을 맞으면서도, 그녀의 머리와 보지 속에서 무언가 대단한 것이 점점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소피는 곧 알게 되었다. 그것이 지금 맞고 있는 작은 절정들을 초라하게 만들 만한 거대한 무엇가라는 것도. [그것]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기쁜 나머지 소피는 외쳤다.


" 아!... 아아아!!... 최고... 최고입니다!.... 저는 죽어요!... 죽는다구요오오옷!!!... "


촤아악!... 촤아아아악!...


화려하게 최고의 절정을 맞으며, 소피는 성대하게 조수를 뿜어냈다. 그리고 동시에, 또한 하체에 힘이 풀려 그동안 방광에 모여 있던 오줌도 한번에 같이 분출했다.


졸졸졸졸졸...


" 아... 아... 히.... 이... "


머릿속이 번개로 지져지는 느낌을 받으며, 소피는 눈을 까뒤집었다. 그녀의 전신에서 힘이 빠져나가면서 그때까지 상체를 지탱해 주던 팔이 힘없이 꺾여졌고, 자연스레 무릎을 세우고 상체는 땅바닥에 붙인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의식을 잃었다. 자신이 실금해서 오줌을 흘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지만 그것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끝은 아니었다. 아직 슈발츠는 만족하지 않았다. 긴 밤이 소피를 가다리고 있었고, 이튿날 먼동이 터올 무렵, 그녀는 더이상 [레지스탕스]가 아니게 되었다.


.
.
.


소피가 자백한지 이틀도 되지 않아서, 문 라이트 작전은 완벽하게 분쇄되었다. 이 작전에 참가한 각지의 레지스탕스들과 미국에서 보내져 온 스파이들은 거의 일망타진 되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각지에서 활발하던 레지스탕스 활동은 거의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문 라이트 작전 분쇄를 마지막으로, 2개월간 육군 수뇌부들을 만나고 프랑스의 조선창 등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자기 할일을 끝마친 슈발츠는 다시 자신의 영지인 울펜슈타인 성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울펜슈타인 성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로, 첫째는 열차를 타고 근처까지 가서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산을 오르는 방법이 있고, 둘째로는 직접 자동차를 몰고 산 중턱까지 가서 거기서 지하의 비밀 차고로 직행하는 방법이 있으며, 셋째는 비행기를 타고 성 외곽의 비행장에 직접 내리는 것이다.


슈발츠는 열차를 선택했다. 이번 귀로는 그야말로 느긋한 휴가였기 때문이었다.


특별열차가 파리에 도착하기까지는 아직 이틀간의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슈발츠는 그동안의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아직도 침대에서 엎어진 채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소피를 내버려 둔 채, 슈발츠는 일어나서 옷을 챙겨입었다. 그는 파리 외곽에 위치한 프랑스군의 야전병원에 입원한 구데리안을 문병할 생각이었다. 그가 막 옷을 다 챙겨입는 와중에, 소피가 정신을 차리고 조금씩 움직였다.


" 아... 으윽... "


" 잘 잤나? "


하지만 대답대신 소피는 입가로 힘없는 신음성만 흘려냈을 뿐이었다. 처녀인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지만, 애시당초 평범한 여자일 뿐인 그녀는 슈발츠의 하룻밤 상대를 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제로 그의 하룻밤 상대가 된 탓에, 그녀는 심신 양면으로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 윽... 으... "


의식을 잃은 후로부터 족히 3~4시간은 지났지만, 소피는 아직도 전신을 몽둥이로 골고루 얻어맞은 듯한 고통을 느꼈다. 슈발츠에게 범해졌던 보지는 아예 감각조차 없었고, 감각이 돌아오는 것 자체가 두려울 정도였다. 깨어나서도 한참을 비몽사몽 상태에서 헤멘 끝에, 겨우 소피는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손발에 차츰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녀는 몸을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곧바로 격렬한 고통이 뇌를 지지는 감각을 맛보았다.


" 아으윽!!... "


때마침 보지의 감각이 약간씩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소피는 생살이 져며지는 고통을 맛보며 잇몸에서 피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어야 했다. 하지만 악다문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고통의 신음성까지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고통에 시달리던 소피는 결국 몸을 일으키기를 포기하고 다시 아무렇게나 팔다리를 늘어뜨렸다.


" 음, 아무래도 데리고 나갈수는 없겠지. "


" 아윽... "


소피를 내려다보던 슈발츠는 그대로 기력을 잃은 그녀를 어께에 들쳐 메고 옆방으로 갔다. 거기엔 어제 그녀가 묶여 있던 의자와 탁자가 그대로 자리해 있었다. 슈발츠는 의자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창 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소피를 앉히고 그녀의 손을 다시 등 뒤로 돌려 수갑을 채웠다.그녀의 두 다리 역시도 의자 다리에 수갑이 채워져 고정되었다.


슈발츠가 그렇게 그녀를 의자에다 구속해 두는 동안, 소피는 반항하지 않았다. 아니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은 그녀는 반항할래야 반항할 힘도 기회도 없었다. 그저 절망감이 담긴 멍한 시선으로 슈발츠의 잔인한 처사를 지켜볼 뿐이었다.


완전히 소피를 의자에 붙박아둔 후, 슈발츠는 의자 째로 그녀를 창가로 옮겼다. 별장의 한쪽 측면을 완전히 차지한 유리 창 앞에 앉혀진 소피는 비로소 슈발츠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완만한 남향의 경사를 등지고 세워진 슈발츠의 별장은, 길을 따라 아래쪽의 마을에서부터는 꽤 거리가 있었지만, 누가 언덕으로 올라오는 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면 아주 쉽게 눈에 뜨이는 위치에 있었다. 게다가 주변은 양들을 치는 목동들이 좋아할 만한 푸른 목초지였다. 누군가 언덕받이로 올라오기만 하면, 나체로 의자에 묶여 있는 그녀의 몸은 쉽게 그들의 시선에 노출될 것이었다.


" 아...안돼, 이런짓을... 제발... "


밤새 슈발츠에게 시달리며 비명과 교성을 질러내느라 거의 쉬어버린 목소리로, 소피는 허약하게 애원했지만 슈발츠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로 곱게 키워졌고, 어제 까지만 해도 남자를 모르던 순진한 처녀였다. 레지스탕스가 되고 포로가 되면서 궂은 일도 각오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슈발츠의 처사는 그녀의 상상을 아득하게 뛰어 넘는 것이었다.


소피는 보지의 아픔까지 잊은 채 몸부림 쳤다. 하지만 아픔은 잊어도 기력은 그대로였고,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곧 그녀의 눈에는 안대가 채워졌다. 그것이 그녀의 불안감을 몆배로 증폭시켰다. 이제 거의 거의 반 광란 상태로, 소피는 애원했다. 제발 자신을 남에게 보이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슈발츠는 냉정했다.


" 아아... 아아아!... 아아아... "


" 그럼 즐거운 시간이 되길. "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는 소피를 내버려 둔 채, 슈발츠는 별장을 나섰다.


.
.
.


-유대인들-


" 그래, 레지스탕스였다고... "


구데리안은 이미 게슈타포로부터 상황 설명을 들은 상태였다. 그는 그가 개인적으로 유망하게 보고 있던 몆몆 장교들이 비명횡사한 것에 꽤나 낙담한 듯 보였다.


" 전쟁이니까요. 어디서나 병사들이 죽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


" 그렇긴 하지... 아 그러고보니 내가 전에 말하려 했던것 말인데, 지금 말해둬야겠군. "


" 무엇을 말씀하시려는 겁니까? "


잠시 주변을 확인한 후, 구데리안은 슈발츠에게 속삭였다.


" 자네가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영내에서의 치안 안정을 목적으로 새로 편성된 친위대들의 움직임에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네. 육군의 눈을 벗어나서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친위대와 관련해서 심상찮은 소문들이 떠돌고 있어. 유대인들을 재판없이 즉결처형 했다던가, 게토 구역에서 무단으로 체포해서 수용소로 보낸다던가 하는... 하지만 우린 공식적으로 아무런 손을 쓸 수가 없네. 전에는 손발이 맞지 않는 수준이었지만 이젠 완전히 별개의 군대로 행동하고 있어. 이건 좋지 않은 징조야. 자네의 SSI는 이 일과 관련이 있는가? "


슈발츠는 고개를 저었다.


" 전 아무런 연락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또한, 저의 명령 없이는 SSI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총통이시라 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


[심지어 총통이시라 해도]라는 대목에서 구데리안의 미간에 주름이 섰다.


" ...그렇다면 이건 총통이나 괴링의 꿍꿍이겠군. 아직 우리의 적은 강대하고 숫자도 많은데, 군대는 군대끼리, SS는 SS끼리 따로 노는군. "


구데리안의 미간에 다시 주름이 졌다. 슈발츠는 구데리안의 침대 옆에 놓여 있던 다른 문병자가 가져온 과일 바구니에서 오렌지 하나를 꺼내고 나서 말을 이었다.


" 어차피 SS는 총통께서 [군]과는 다른 목적으로 창설해 낸 무장집단입니다. SSI처럼 군과 함께 움직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래선 SS가 아니죠. "


" ... "


" 유대인 문제에 관해서도, 저번에 총통과 회견했을 때 의견을 교환한 적이 있지만, 총통도 독일의 적은 유대인이 아니란 사실은 아십니다. 돈과 정치적인 힘을 가진, [일부]의 유대인들이 독일의 적이지요. 문제는, 총통 측근의 실권자들이 가진 유대인에 대한 증오입니다.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는 타당한 이유가 있는 증오이긴 하지만, 그 집착은 상궤를 넘어서는 것이지요. 유대인들에 대한 무단 처형은 일전에 총통이 전보를 보내 막은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에 대한 격리와 집단 수용은 아무래도 어쩔 수 없겠지요. 전쟁 전부터 미국에 있는 유대인들의 독일에 대한 적대행위는 이미 도를 넘었으니까요. 그들에 의해 유럽의 유대인들이 집단행동을 보이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까요. "


" 만슈타인 원수는 어찌 생각하시던가? "


만슈타인은 요즘 아프리카 전선에 대한 구상 문제로 베를린의 총통 관저에 불려 가 있었다(슈발츠의 [진언]과 만슈타인의 조언의 내용이 그리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만슈타인의 성망과 영향력은 히틀러에게 지대했다). 그는 아프리카 전선을 담당할 사령관으로 프랑스 주둔군 사령관인 홀트를 내세우고, 참모격으로 롬멜을 종군시킬 것을 권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원정군 사령관으로, 총통은 롬멜을 점찍었으나 롬멜은 보급이나 후방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펼치는 경향이 강했다(반면, 홀트는 나이가 많은 탓도 있어서 보수적인 성격에, 전술도 견실한 경향이었다). 만슈타인은 롬멜의 지휘관으로써의 재능은 의심하지 않았으나 바로 그 점을 걱정했다. 북아프리카는 빈말로도 장거리 육상 보급이 용이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 만슈타인 원수는 SS가 [유대인 문제 해결 전문]으로 나서주는 것이 오히려 고마울거라 하시더군요. "


슈발츠의 농담 섞인 [진실]에 구데리안의 뺨에 새겨진 주름이 살짝 구부러졌다. 파편에 맞은 상처의 아픔이 밀려왔는데 슈발츠가 그를 웃긴 덕이었다. 어색한 표정으로 웃으면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긴 하지. 한 나라에 두개의 군대가 존재하는 것보다야 그쪽이 편하지... "


구데리안의 병실을 나서는 슈발츠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지금까지 독일은 무적이나 최강으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신화의 절반 이상은 우수한 전술, 기강이 잘 잡히고 사기가 높았으며 잘 훈련된 일반 병사, 구데리안이나 롬멜, 그리고 만슈타인 같은 유능한 지휘관의 개인적인 능력에 크게 의존한 것이거나 단지 환상일 뿐이었다. 실상은 소련에 비해서 딱히 우수하다고 할 수 없는 전차와,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해 아직 정규 함대나 교리의 편제조차 완성되지 않은 해군, 차량화되지 않아 보급을 말 등 가축에 의존하는 육군, 소형기 오타쿠인 사령관 덕에 비정상적으로 전투기와 경폭격기 중심으로 이뤄진 공군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SS라는, 군대에 투입되어야 할 자원을 잡아먹으면서 전쟁엔 거의 도움이 안되는 무장 집단까지...


이 불완전한 전력을 가지고 유럽에서 이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이었고 인간승리였다. 슈발츠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버 해협을 넘는 것까지 성공시켰고 영국을 함락시켰지만, 이제 대양을 건너 미국과 싸워야 하고. 종내엔 소련과도 싸워야 할것이었다. 스탈린은 나치즘을, 히틀러는 공산주의를 증오했으니.


이제, 이 문제가 많은 육군과 공군에겐 북아프리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슈발츠와 해군에겐 미국과 로열 네이비가 기다릴 대서양이란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슈발츠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이겨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받고 있지만, 진정한 난관은 지금부터였다. 그의 개입으로 바뀌어 버린 역사의 시간축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것인지, 슈발츠는 알지 못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정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재주와 자원만으로 싸워야 했다.


.
.
.


" 하아... 하아... "


입가로 흘러내리는 침, 전신으로부터 배어나온 땀은 그녀의 하얀 피부 위에 방울져 맺혀 있었고, 그에 더하야 하체엔 여러번의 실금 흔적 위로 애액의 줄기가 시냇물마냥 흘러내리고 있었다.


몆번이나 절정했는지 소피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단순히 눈을 가려진 채 노출된 것만으로도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그녀의 신체와 정신은 목동들의 딸랑이 소리나 개짖는 소리, 양들이 우는 소리, 심지어는 바람이 들판을 스치는 소리까지도 성적인 자극으로 받아들였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자극으로. 쾌감의 신음성을 흘려내다가 들키는 게 무서워 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상황도 그녀의 저항력을 떨어뜨렸다. 때문에, 소피는 이를 악물고 절정했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얼마나 심하게 이를 악물었던지, 악문 이빨 사이로 피가 배어나왔다.


잠시 정신을 차릴 때 마다, 소피는 소리를 죽여 울면서 후회했다. 레지스탕스가 된것도 후회했고, 친구를 배신한 것도 후회했고, 여자로 태어난 것까지 후회했다.


하지만 그런 후회는 오래가지 못했다. 슬프게도, 그녀는 조금의 인기척이나 바람소리에도 다시 깜짝 놀라고, 그 작은 소리를 단서로 삼아 그녀의 망상 속에서 수치는 부풀려지고 그만큼 쾌감은 커졌다. 그리고 그 쾌감은 다시 그녀로 하여금 이빨을 악물고 소리를 참도록 하고, 그 고통과 괴로움 때문에 쾌감은 다시 증폭되고, 점점 커진 고통과 망상은 마침내 그녀를 이성을 집어삼키며 뇌를 하얗게 태우는 쾌감의 절정으로 이끄는 것이었다.


주르륵... 주르르르...


실금해 다리를 타고 흐르는 오줌의 따뜻한 느낌까지도 그녀에겐 쾌감이었다.


이 연속 절정 쇼의 처음의 방아쇠도 오줌이었다.


방치된 상태에서 한시간이나 되었을까, 오줌이 누고 싶었지만 소피는 그럴 수 없었다. 누가 볼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그녀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뇨의와 싸웠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배설 욕구엔 이길 수 없는 법. 마침내 한계에 이르러 소변을 방출하기 위해 하체에 힘을 풀었을때, 소피는 귓전을 스치는 방울소리를 느꼈다.


딸랑...


누군가 자신이 오줌 싸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공포와 함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 정도의 작열하는 쾌감이 소피의 보지로부터 척추를 지나 뇌를 때렸다.


주르르... 촤아아아아!...


" 아...아으윽!... 으으으!! 응윽!... "


소변을 흘리며, 소피는 절정했다.


그리고 그 후로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소피는 분명히 기억하지 못했다. 간간히 정신이 들었을 때, 밀려오는 후회와 고통에 그녀는 울었지만, 그것도 그 때 뿐이었다. 누구도 보지 않는 언덕 위의 산장의 실내에서 발가벗겨진 채 의자에 묶인 상태로 상상만으로 절정하고 있는 그녀는, 이미 다시는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몆시간이나 지났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에 소피는 정신이 들었다.


뚜벅. 뚜벅...


익숙한 군화 소리가 오히려 그녀를 안심시켰다. 슈발츠가 돌아온 것이었다.


" 아, 이건 좀 심하군. "


슈발츠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안심은 확실한 안정감으로 바뀌었다.


"  당신이군요! 당신이에요!... "


기뻐하던 도중에 , 소피는 자신이 지금까지 흘려낸 오물들이 생각났다. 부끄러움과 함께, 그녀는 아랫도리가 저려 오는 감각을 느꼈다.


"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군. 프랑스 여잔 다 그런가? "


" 아... 미안해요... 어쩔수가... "


소피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소피는 포박에서 풀려났다.  팔다리가 풀려났을 때, 그녀는 머뭇거리며 눈가리개를 풀고싶어 했지만 슈발츠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직후, 그녀는 강인한 힘에 의해 자신이 들어올려지는 것을 느꼈다. 아직 눈이 가려진 상태는 그대로 였지만, 소피는 어린애처럼 그의 가슴에 고개을 묻고 얼굴을 부비댔다. 소피는 솔직하게 기뻐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어린애처럼 울었다. 이제 더이상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소피는 슈발츠에게 진심으로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슈발츠는 소피를 안아 든 채로 욕실로 옮겼다.


" 아!... "


욕실에 켜져 있는 백열등의 빛이 눈을 찌르는 감각에, 소피는 고통의 신음성을 냈다. 하지만 곧 눈은 괜찮아 졌다. 그녀는 눈앞에 타일 바닥과 벽, 그리고 욕조를 보고서야 비로소 자신이 욕실로 옮겨진 것을 알 수 있었다.


" 이제 여기서 넌 새로운 것을 배울거다. "


처녀를 잃었던 순간에서 아직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소피는 슈발츠가 말하는 바를 완벽하게 이해했고, 반항하지 않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반항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단지 노출의 수치에서 구출되었다는 이유 만으로 슈발츠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느끼고 있을 정도였고, 따라서 이미 그녀는 슈발츠에 대해서 만큼은 정상적으로 전후를 따져서 판단할 만한 의지나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소피는 얌전히 슈발츠의 손길에 따라 엎드렸다. 그녀를 엎드리게 시킨 후, 슈발츠는 장갑과 외투, 상의를 벗어 욕실 밖의 옷걸이에 걸어 두고, 다시 욕실로 돌아와 샤워를 켰다.


촤아아...


곧 더운물이 흘러나오며 욕실 안을 증기로 채우기 시작했다. 적당한 온도가 될 때 까지 온도를 조절한 후, 슈발츠는 샤워기를 사용해 소피를 씻기기 시작했다.


" 아... 응 "


따스한 물과, 슈발츠의 손길. 작은 소름이 돋은 채 조금씩 떨던 소피의 몸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남자를 모르던 여체는 어느새 슈발츠의 손에 닿는 것만으로 편안함과 소속감을 느끼고 있었다.


" 히익!... 아응..."


한순간 물줄기가 보지를 스치자, 소피는 갑자기 느껴진 강렬한 쾌감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같은 교성을 흘려냈다. 지금까지의 혹독한 쾌감의 폭풍 속에서 단련되며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그녀의 보지는, 그녀 자신도 모르는 새에 항상 발정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놀라 움찔거리는 엉덩이 위로 다시 슈발츠의 손이 쓸고 지나가자, 곧바로 안심한 소피는 얌전해진 애완 고양이 마냥 콧소리를 흘리며 무겁게 엉덩이를 흔드는 것이었다.


소피가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슈발츠의 손길에 훈련받는 [영광]을 누린 여자는 몆명 없었다. 대부분은 슈발츠에게 인도될 때 한번 그와 마주친 후, 노예를 조련하는 전문 조련사 역할을 하는 그의 친위대들에 의해 굴복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때문에 슈발츠가 직접 손을 댄(?) 노예들은 노예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지위가 높았고, 그런 의미에서 슈발츠가 휴가일때 그의 손에 직접 조교당한 소피는 어떤 의미에서 행운아라면 행운아라 할 수 있었다.


" 아... 응... "


하지만 그런 미래는 모른 채, 소피는 다만 지옥같은 부끄러움에서 벗어나서, 그리고 따스한 물과 남자의 부드러운 손길이 기쁠 뿐이었다. 슈발츠의 손길이 유방과 보지를 스쳐도, 소피는 그저 좋았다. 여자다운 부끄러움도 자존심도 다 내던진 채 슈발츠의 손길에 온몸을 맏긴 그녀의 마음은 마치 아이의 그것과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술이 취한 것 마냥 기분 좋은 혼미함에 빠져가는 그녀의 사지에선 점점 힘이 빠져 갔고, 그에 따라 그녀의 몸도 점점 샤워에 의해 따뜻해진 타일 바닥으로 늘어지듯이 들러붙어 갔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그녀의 몸에 묻은 오물들을 씻어낸 후, 슈발츠는 다시 욕실의 벽에 걸려 있던 장식장에서 자기로 된 세숫대야와 유리로 만들어진 거대한 주사기 모양의 관장기를 꺼냈다. 슈발츠의 손에 의해 정신이 아릿해진 소피의 흐릿한 시선에 그것들이 들어왔지만, 그녀는 그것들이 무엇을 위한 물건인지는 꿈에도 알 수 없었다.


" 엉덩이를 들어라. "


다시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소피의 엉덩이를 감상하던 슈발츠는 그녀가 거의 완전히 무릎을 세우는데 성공하자 손을 쩓어 그녀의 항문을 어루만졌다.


" 아힛!... 아응!... "


생전 처음으로 항문에 대한 자극을 받자 소피는 놀라 버둥거리며 비명을 흘려댔다. 하지만 슈발츠는 단호하게 그런 소피의 소극적인 저항을 제압했다.


" 심호홉을 해라. 배에 힘을 빼. "


슈발츠는 마치 애완용 동물을 다루듯이 소피를 다루었다. 한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면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그는 나머지 손을 사용해 세운 무릎 위로 소피의 몸을 끌어당겨 그녀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한 후, 다시 엉덩이를 쓸어주던 손을 이용해 그녀의 항문에 대한 침입을 재개했다. 동시에 그의 나머지 한쪽 팔은 소피의 양팔을 그녀의 등 뒤로 돌려 한데 붙잡아 제압했다.


" 아응윽!... 무, 무슨?... 아응!... "


능숙한 슈발츠의 손가락의 침입에, 그때까지 쾌감에 잠겨 비몽사몽하던 소피의 이성이 비로소 약간이나마 돌아왔다. 손가락의 항문에 대한 침입에 놀란 나머지 소피는 허겁지겁 슈발츠의 손길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것은 이미 뒤늦은 일이었다. 하루 종일 노출과 그로 인한 수치 절정에 시달렸던 그녀의 전신 근육은 물속에 들어간 것 마냥 무력하고 느리기 그지없었고, 두 팔을 제압당한 채 허리를 통해 체중의 대부분을 슈발츠에게 의지한 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아, 대체 무슨짓을?... 하, 하지마... 아하앗!... 아응! "


실랑이 중에 슈발츠의 검지의 끝마디가 소피의 항문 속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그 감각에, 소피는 거의 쇼크상태에 몰릴만큼 강렬한 쇼크에 빠졌다. 잊고 있었던 공포와 수치가 되살아났다. 그 공포와 수치는 그녀가 그날 낮에 하루종일 경험하고 느꼈던 여자로써의 공포와 수치가 아니라,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인간으로써의 수치였고 공포였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배설기관을 범해지는 수치와 공포.


그리고 변변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스스로의 처지에 대한 절망이 마치 하얀 종이 위에 검은 먹물이 번지듯이 소피의 마음 속을 물들여갔다.


 " 아아아!... 아아아아아!... "


소피는 단지 울부짖었다. 항문으로부터 쾌감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수치와 고통을 느끼면서 쾌감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혐오가 절망에 추가되어 그녀의 마음을 부수어 갔다. 슈발츠의 포로가 된 지 겨우 하루도 되지 않아, 상처투성이에 너덜너덜이 되어버렸던 그녀의 마음은 여기까지 와서는 정말로 완전히 산산히 부서져 나갔다.


" 아아... 아흐아... 아하아아아!... "


슈발츠의 손가락이 점점 더 항문 속 깊숙히 쳐들어 오는 동안, 망가져 버린 그녀의 얼굴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며, 그녀는 또한 웃었다. 방심한 채 바보같이 벌어진 함박웃음을 짓는 입속으로, 코에서 흘러내린 콧물이 스며들었다. 눈에서 흘러내리던 눈물도 이미 젖은 지 오래인 뺨의 경계를 타고 흐르며 그녀의 우아한 턱 선을 따라 흘러내리다 그녀의 턱 끝에서 방울져 맺혀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그 반대의 코스를 통해 입에 스며드는 콧물에 섞여들었다.


총체적인 파괴.


단순히 항문을 공략당했을 뿐인데, 그것도 직접적으로 자지에 의해 관통당하지도 않았고 손가락으로 희롱당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미 소피는 슈발츠 휘하의 어떤 노예보다도 더 심하게 정신적인 파괴를 당하고 있었다.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을)수치에 의해 쾌감을 느껴버리게 된 자신을 혐오한 나머지, 소피는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쪽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 아!... "


슈발츠의 검지손가락이 거의 다 소피의 항문 속에 잠길 무렵, 쾌락에 망가진 정신을 추스리지 못하고 몸을 뒤틀던 소피는 마침내 짧은 탄성과 함께 눈을 까뒤집었다. 의식을 잃었던 것이었다.


주르륵...


잠시의 간격을 두고, 소피의 보지 속에서부터 진한 애액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배와 보지에 힘을 주고 있었던 덕에 방출을 억제당하고 있었던 애액과 조수로, 뒤늦은 절정의 표시였다.


" 이런... "


비로소 소피의 얼굴을 살핀 슈발츠는 쓴웃음을 지었다. 의식이 없다면 조교할 수 없다. 슈발츠는 꺼내었던 관장기와 도기 세숫대야를 원래 위치에 정리해 두고 소피의 얼굴과 몸을 타월로 닦아준 다음 그녀를 다시 안아 들고 침대까지 데려갔다. 침대에 그녀를 누인 후, 담요를 덮어준 슈발츠는 기분 전환을 위해 외투를 다시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밖은 완연한 밤이었다. 기후가 온건한 프랑스의 봄은 밤 날씨도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언덕받이를 타고 내려오는 밤바람이 슈발츠의 옆을 스쳤다.


딸랑!...


방울소리를 낸 것은 슈발츠의 별장 끝에 매달린 작은 풍경(風鈴 : wind bell) 이었다. 그것은 고향 생각이 났던 슈발츠가 직접 만든 서툰 모조품이었지만, 바람이 불 때 마다 청량한 종소리를 낸다는 기본 기능에 충실하다는 점에선 원조에 전혀 뒤짐이 없는 물건이었다.


물론 눈이 가려진 소피는 이 풍경 소리를 양치기 개들의 목에 달린 방울 소리로 착각하고 지레 질질 싼 것이었다.


슈발츠가 눈을 돌리자,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특수한 코팅이 된 유리 창문이 한쪽 벽을 온통 차지한 별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소피는 내부가 온통 들여다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이 별장의 창문은 그 주인의 성격마냥 그 내부를 정탐하는 것이 불가능한 위치와 구조, 그리고 기술로 이뤄져 있었다.


" 그나저나, 앞으로 갈 길이 멀군 그래... "


시원한 밤바람을 즐기며 프랑스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슈발츠. 하지만 쾌적함과는 반대로 그의 머릿속은 어느 틈엔가 다시 전쟁으로 가득 차 복잡해지고 있었다.


.
.
.


화려하게 개전을 알린 41년 봄의 소련과는 달리, 41년 초의 대서양은 독일과 미&영 연합군이 서로를 노려만 보고 있는 상태로 지나고 있었다. U보트는 시대를 앞선 우수한 잠수함이었고 전쟁 초반에 실제로 영국 본토의 해군을 거의 항구에 붙박아 둘 정도의 위력을 보였지만, 결전 병기로 활용하기엔 애매한 병기라는데는 굳이 슈발츠의 의견이 아니라도 해군 장성들과 독일 지휘부의 생각이 일치해 있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주력으로 사용해 대양을 제압할 수상함이었는데, 원래 독일 수뇌부의 생각은 비스마르크와 그 자매함들을 다수 건조해 전함중심주의로 밀고나가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슈발츠의 등장과 그의 제안으로 해군이 실험적으로 실행한 베오울프 시리즈(초대형 항공모함)플랜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독일 해군은 본격적으로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장거리 타격 능력 중시의 함대 편성을 목표로 생산력을 끌어모으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계륵이 되는 비스마르크와 U보트는 어찌 되었나 하면, 비스마르크는 그 두터운 장갑을 살려 베오울프의 호위함으로, U보트는 독일 수뇌부들이 그 기술을 소련에 넘겨주고 석유와 철, 니켈 등 중요한 전략물자의 공급에 대한 유리한 무역협정을 얻어오기로 했다.


이 기술교환과 무역협정은 세가지 이점을 독일에게 가져다 주었다.


첫째, 스탈린은 겨울이 되면 대부분 얼어버리는 소련의 항구의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활동할 수 있는 강력한 해군을 손에 넣고 북극해와 태평양에서 미국의 전력을 붙박아두는 방패 역할을 자처하게 되었다. 이 말인즉슨 독일은 북극해를 방어하기 위해 쓸 손을 덜었다는 말이 된다. 가진 자원이 적고 생산력이 아직은 양대 강국(미국과 소련)에게 크게 뒤지는 독일에게 있어 전선 하나를 줄이는 것은 커다란 잇점이었다.


둘째, 원래는 독일을 신뢰하지 않고, 독일을 공격하기 위해 하나 하나 포석을 두고 있던 스탈린이(물론, 히틀러도 바바롯사 작전을 입안하면서 스탈린의 뒤통수를 치려고 마음먹었지만, 소련도 만만찮았다-실제 역사는 누가 선빵을 치느냐의 경쟁이랄까...)이 협정을 기점으로 독일과의 [동맹]을 사실상 확정짓고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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