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 9.3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도깨비 - 9.3

『오오오오~~ 이거 엄청난 일인걸?? 축하해!! 』


세아가 대군장에게 몸을 맡기고 있는 사이 지아는 자신의 처소의 침상위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제사장이 된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었고 누구나 기뻐해야할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나 지아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런 지아에게 지아의 몸에 봉인되어 있는 치우가 호들갑스럽게 말하고 있었다.




『으음.... 』

 

 

『지아 넌 기쁘지 않은거야?? 이건 엄청난 일이라구~~ 』

 

『아까... 부족회의에서.. 어머니가 날 차기 제사장이라고 말씀하셨을때.... 』


말을 하던 지아가 그때의 부족회의에서의 일을 떠올리는듯 말을 끊고 생각에 잠기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말이 끊어지자 궁금함에 답답했는지 치우가 지아의 대답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응?? 부족회의에서 뭐?? 아~ 그 대군장인가 뭔가 그 시커먼 놈이 씨부린걸 생각하고 있는거야?? 에이~ 신경쓰지마 그 자식 원래... 』

 

 

『세아를 봤어... 』

 

『뭐?? 세아?? 』

 

『응... 』

 

『그런데?? 』

 

『세아가... 어머니의 발표때문에.. 많이 놀란것 같아.. 몸도.. 많이 떨고... 』

 

『에이~ 뭘 그런것까지 신경써?? 오죽했으면 아줌마가 널 선택했을까? 더구나 그 아인 제사장감이 못 돼... 그건 너도 알잖아?? 』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

 

『그럼 뭐가 문젠데?? 』

 

『세아는.. 지금까지 나한테 어머니를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발표마저 들었을때 어떤 기분이었겠어?? 어쩌면.. 나나.. 어머니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끝나자마자 세아를 찿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걱정이 되서... 』

 

『캬캬캬캭 설마 그 아이가 자살이라도 할까봐 걱정하는거야?? 그 오만한 뚱땡이가? 』

 

『치우!! 너 말 가려서 하지 않을래??!! 』

 

『사실이잖... 』

 

『치우야!!!!!!!!! 』

 

『아..알았어.. 화낼 필요까지는... 』

 

『미..미안해.. 조금.. 신경이.. 날카로웠나봐.. 』

 

『아..아냐... 니 기분도 모르고.. 내가 말을 좀 심하게 하긴 했다.. 걱정하지마 내가 보기에 그 아이 그런 짓을 할 만한 아이는 아냐.. 아마 어디가서 뭐든 손에 잡히는대로 잔뜩 집어던지고 부수고 있을거야.. 』

 

『그런데 어머니는 왜..... 그러셨을까..? 』


지아는 어머니의 생각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지아는 제사장같은것에 욕심도 없었고 당연히 친 딸인 세아가 어머니의 뒤를 이어받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족회의에서 어머니의 발표는 지아에게도 놀라운 것이었다. 어째서일까..?? 왜 세아를 두고 나를...??




.
.
.



『지아 있느냐? 』

 

 

『아.. 네.. 』




지아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지아의 방밖에서 지긋이 나이가 들어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아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보고 재빨리 침상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허리를 숙여 예를 표했다.



『됐다.. 모자지간에.. 공식적인 자리도 아닌데 그리 예의 차릴 필요 없지 않느냐.. 』

 

 

『어머니.. 』


지아의 방을 찿아온 것은 지금의 제사장인 지아의 어머니였다. 지아의 어머니는 왜 그런 발표를 하셨는지 잔뜩 궁금하다는 얼굴을 하고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는 지아의 시선을 무시하고 하얀 천으로 둘둘 감겨있는 지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치우도 잘 있었느냐? 』

 

 

『에헤헤.. 제사장 아줌마 오랜만이네요? 』


제사장의 존재를 알아차린듯 불빛으로 말을 하듯 천에 감긴 지아의 손이 붉은 빛으로  깜박이듯이 물들었다 사라지며 치우의 음성이 들려왔다. 치우의 말에 지아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치우 너!! 어머니께 무슨 말버릇이야?? 』

 

 

『하하하핫.. 놔두거라.. 저게 천성인걸 어쩌겠니?? 』

 

『이히히히~ 역시 제사장 아줌마랑은 말이 통한다니까~ 』

 

『그나저나 이런 개구장이가 이렇게 봉인되어 있으니 답답해서 어쩌누?? 』

 

『히히히.. 그럼 제사장 아줌마가 위로해 줄래요?? 』


치우의 뜻밖의 말에 제사장도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치우가 말하는 위로란 의미가 무엇인지 제사장도 지아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치우의 말에 지아는 거의 패닉에 가까울 정도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말까지 더듬거리면서 소리쳤다.




『치..치우 너!! 너!!! 무..무슨.. 』

 

 

『푸하하핫!! 역시 치우 답구나!! 녀석!! 좋다!! 나보다 훨씬 많은 세월을 살아오신 어른이신데 원한다면 못할것도 없지!! 』




어머니의 말에 지아가 또한번 기절할 듯이 놀라고 당황하며 어쩔줄 몰라하며 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어..어머니 무..무슨 말씀을.. 』

 

 

『그렇지 않느냐? 내 비록 인간 세계에서는 나이가 좀 있다 허나.. 어찌 감히 몇 백.. 몇 천해를 살아온 도깨비의 나이와 비교할 수 있겠느냐? 후훗.. 혹시 아느냐?? 우리 치우에게는 이 늙은 에미도 아주~ 어린 영계로 보일런지?? 』

 

『어..어머니!! 』


아마도 제사장의 말을 누군가 들었다면 수십번은 기절하고도 남았을 일이었다. 때론 무섭고 위엄있는 그리고 때로는 한없이 자상한 제사장이 이런 농도짙은 농을 하고 있을거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딸로서 지금껏 어머니를 보아오던 지아 역시 어머니의 말에 당황하며 어쩔 줄 모를 정도였으니까...




『푸히히힛.. 나도 제사장 아줌마가 좋지만.. 그래도 몸은 지아께 훨씬 좋아요~ 그냥 없던걸로 할게요~ 』

 

 

『하하핫.. 그렇게도 지아가 좋으냐? 』

 

『그럼요~~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고~ 게다가 얼굴까지 이쁘고 세상에 이런.. 허걱!! 』




마치 직접 눈앞에서 지아의 벌거벗은 몸을 상상이라도 하는듯이 말하던 치우가 깜짝 놀라며 말을 끊었다.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버린 지아가 치우의 말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치우가 봉인되어 있는 팔을 째려보듯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핫.. 지아야.. 그거 알고 있느냐? 』

 

 

『무엇을 말입니까? 』

 

『성격은 많이 달라도 너와 치우가 잘 어울린다는 것 말이다.. 언제나 보면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나올정도로 말이야.. 후훗..  』

 

『그렇죠? 맞죠?? 제사장 아줌마도 그렇게 생각하죠?? 』

 

『어...어머니!! 』

 

『하하하하하핫... 』



 


어머니의 말에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는 지아의 표정을 보며 어머니는 유쾌하게 큰 소리를 내어 웃었다. 한참을 그렇게 웃으며 이야기하던 지아의 어머니가 웃음을 거두고 두 손으로 지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지아야.. 』

 

 

『네 어머니.. 』

 

『이제부터 난 네가 제사장의 자리를 물려받도록 의식을 준비해야하니 바쁠 것이야.. 아마도.. 네 어미로서 이렇게 너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구나.. 』

 

『어머니... 』


어머니의 말에 지아는 자신의 한 손을 잡고 있는 어머니의 두 손을 다른 손으로 감싸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그런 지아를 바라보며 조금은 자조섞인 말투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궁금하겠지.. 내가 왜 세아가 아닌 널 선택했는지... 』



지아는 그 이유가 궁금하면서도 어머니가 말씀하실때까지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네게 그 이유를 말하기전에.. 네게 고백하고 사죄해야할게 있단다.. 』

 

 

『어머니.. 사죄라니요... 무슨 그런 당치도 않은.. 』

 

『지아야.. 오늘 부족회의에서 대군장 그자의 막말때문에 마음 많이 상했지? 』




지아의 손을 잡고 있던 어머니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지아 역시 그런 어머니의 손을 힘있게 꼭 쥐며 대답했다.



『누가 뭐라하든.. 설사.. 어머니가 절 버리신다해도.. 어머니는 제 어머니이십니다.. 』

 

 

『그래.. 고맙구나.. 그렇게 생각해주니 너무도 고맙구나.. 세아가 네 반만 되었어도 좋으련만...』




지아의 손을 잡고 있는 어머니의 눈에서 물방울이 맺혀들기 시작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던 지아도 마음이 아려오는 것을 느끼며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쌓여가고 있었다.



『아까 부족회의에서도 말했듯이.. 비록 네가 내 배로 낳은 아이는 아니라하나.. 난 지금까지 너를 내 딸이 아니라고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

 

 

『알고 있습니다.. 어머니.. 언제나 어머니께 감사하고 있어요.. 』

 

『하지만.. 나도 한낱 어리석고 욕심많은 인간일 뿐인지라.. 그러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썼음에도.. 너와 세아를.. 똑같이 대해주지는 못했다... 세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다.. 철없고 생각이 부족한 아이지.. 그래서.. 너보단 부족한 세아에게 더 신경을 쓰는게 당연하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그렇게 난.. 세아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썼다.. 마음 한쪽에선 친 딸이기때문이라고 양심이 말하고 있는데도.. 애써 무시하며 너보단 세아를 챙기려 애썼음을.. 부정할 수는 없구나.. 』

 

『아..아니에요 어머니... 전 절대 그렇게 느끼지.. 』

 

『공식적으로는 세아가 시기심에 눈이 멀어 잘못한게 뻔히 보였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사적으로 난 세아의 잘못이 눈에 보임에도 세아의 편을 들어주었다.. 고맙게도.. 넌 그런 미련한 에미를 항상 이해해주었지.. 그러나.. 막상 세아는 그렇게 느끼지 않더구나.... 』

 

『오늘의 결정도 그렇다.. 너도 알다시피 넌 세상의 이치대로라면 벌써 오래전에 숨을 거뒀어야 할 아이였다.. 그런 너의 몸안에 도깨비가 봉인이 되어있기에 그가 너의 몸안에서 꺼지는 생명의 불에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기에 네가 지금까지 무사하게 살아 있을 수 있었다... 』

 

『허나.. 도깨비가 네 몸을 떠난다면.. 넌 얼마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한다... 아마도 제사장이 된다면 사람들 모르게 네가 도깨비의 봉인을 풀어야하는 일이 더 많아질테고.. 그건 네 생명을 깎아먹는 일이 되겠지... 난.. 그걸 알고있음에도.. 나를 이을 제사장으로 널 선택했다... 』

 

『세아보다 네가 제사장으로서의 자질이나 성품이 더욱 뛰어나다는 건 사실이지만.. 난 그 사실을 핑계로 거짓말을 했다... 내가 널 제사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세아보다 네가 제사장에 더 적합한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

 

『세아를... 내 딸.. 세아를... 보호해주고 싶어서였다... 』

 

『어..어머니.. 그..그게 무슨..?? 세아를 보호하다니요?? 』

 

『내가 정말 네 어미로서 진정으로 너를 생각했다면.. 난 너를 치우와 함께 부족에서 떠나보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너와 도깨비의 존재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자유롭게 살게 했어야 했을 것이야... 도깨비.... 그 존재와 역사를 모르는 세상사람들에게.. 도깨비는 그저 한낱 무서운 귀신일 뿐이야.. 아마도 부족사람들이 네가 부리는 것이 우리 부족의 수호령이 아닌 사실을 안다면.. 넌 곤란한 상황에 처할테고.. 설사 영원히 사람들이 그걸 모른다하더라도 제사장으로서 령들을.. 특히나 사를 품은 령들을 제거하기위해서는 도깨비의 봉인을 그만큼 풀어야하니.. 네 생명을 그만큼 줄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그럼에도 널 제사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세아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그것이 결코 세아에게 좋지 않게 작용하리라는 생각에서.. 그 아이를 보고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래서... 너를.. 제사장으로 추천한 것이야... 』

 

『이상한.. 낌새라니요?? 』

 

『얼마전에 알아낸 사실이지만.. 세아가 요즘 대군장쪽 사람들과 잦은 접촉을 하고 있는 듯 보이는구나... 』

 

『대군장을요?? 세아가요?? 』

 

『대군장.. 그 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부족따위는 어떻게되어도 상관없는 그런 남자다.. 야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남자지.. 그래서 그렇게 그를 멀리했건만... 』

 

『설마.. 대군장이 세아에게 무슨 짓이라도.. 』

 

『나도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만... 아무래도 세아가 내 친 딸이라는 이유로 다음 제사장은 세아가 될거라 생각한 대군장쪽 사람들이 세아에게 무슨 짓인가를 했거나 하려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 가 없었다.... 』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생각이 짧은 세아가 그들의 꿍꿍이에 넘어간다면.. 분명.. 세아가 제사장이 된 이후에 세아에게 큰 일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은 뻔한 일일테고.. 그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

 

『이 상황에서 세아를 보호하기위한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일찌감치 세아를 차기 제사장에서 제외시키는 것... 그러면.. 세아가 차기 제사장이 아니라는 것을 그쪽에서 깨닫는다면 무슨 수를 쓰고 있다면 그것을 중단할 것이고.. 이미 수를 써놨다하더라도 세아를 해하거나 할 이유는 없겠지... 어쩌면 세아가 아닌 네가 위험에 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를 그런 사지에 몰아넣으면서도... 나는.. 너란 아이를 잘 알기에.. 네가 제사장이 된다면.. 세아를 혹여나 세아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너는.. 세아를 보호해줄 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너를..... 제사장으로... 』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어머니의 말은 제사장이 아닌 어머니의 입장에서 당신의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딸을 보호하기위해 지아를... 친 딸이 아닌 지아를 그들의 창을 막아줄 아니.. 그들의 창을 대신 받아줄 방패로 내세웠다는 이야기였다. 그 뜻을 알아들은 지아였지만 배신감보다는 어머니의 눈물에서 지아는 세아 못지않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미..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지아야.. 못난... 미련한 어미가.... 』



지아는 어머니를 안아주었다. 분명.. 어머니는 세아를 더 사랑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까지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것도 어머니였고 그녀를 대하는 어머니에게서 사랑이 부족하다 느껴본 적도 없었다. 분명한 것은.. 그 크기를 떠나서 어머니는 지아를 딸로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지아 역시 그런 어머니를 사랑했다.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끼는 어머니를 안아주며 지아가 말했다.



『지켜줄게요.. 제 힘이 닿는 한... 제사장이 아니라... 어머니의 딸로서... 세아의 언니로서.. 그렇게 세아를 지켜줄게요.. 』

 

 

『고맙다.. 고맙다 지아야.. 그리고.. 너무나 미안하구나.. 네게 큰 짐을.. 』

 

『어머니.. 전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벌써 죽었을 몸이에요.. 그런 제가 아직까지 살아서.. 이렇게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모두 어머니가 계셨기에.. 그렇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까지 무엇보다 큰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

 

『지아야.. 』

 

『제가 얼마나 힘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젠 어머니께 그리고 세아에게 받은 마음을 갚아 나갈게요.. 어머니... 』

 

『지아야.. 』

 

『사랑해요... 고마워요... 어머니.. 』

 

『흐윽.. 지아야.. 』

 


그렇게 두 모녀는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한없이 울고 있었다. 친 딸인 세아가 대군장의 품에 안겨 어머니를 떠올리며 원망하고 있을 그 때.. 수양딸인 지아도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머니를..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고 있었다.




.
.
.
.
.
.
.
.
.
.
.
.
.
.
.
.
.
.
.
.
.



덜컥...



현지의 방문이 갑작스럽게 열리고 현지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현지의 침대위에 벌렁드러누워 옛 생각에 잠겨있던 치우가 문쪽을 돌아보았다. 방으로 들어온 현지는 들고있던 가방과 겉옷을 한쪽으로 던져놓고는 침대쪽으로 다가왔다.



『현지야.. 아까는 내가... 커헉!! 』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방으로 들어온 현지에게 오늘 낮의 일을 사과하려던 치우는 말을 제대로 꺼내지도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터벅터벅 침대쪽으로 걸어온 현지가 말을 꺼내던 치우를 보지못한듯이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져버렸고 그 덕분에 치우는 자신의 얼굴에 드리워지는 거대한 그림자와 함께 그대로 현지에게 깔려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치우의 얼굴은 엎어지듯이 그대로 침대위로 몸을 던진 현지의 가슴에 깔려 얼굴을 가슴에 파묻고 있는 꼴이 되어버렸다. 치우의 얼굴에 현지의 부드러운 가슴이 물컹거리며 느껴지고 있었다.



"으아아.. 이게 왠 떡이냐!!"

 


치우는 현지에게 사과하려는 것도 잊은 채 질식시킬듯이 치우의 얼굴을 눌러오는 풍성하고 말랑말랑한 현지의 가슴에 부비부비 얼굴을 부벼대고 있었다. 자신의 밑에 무엇이 깔려있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현지가 상체를 일으켰다.




『앗흐흥~ 행복해~~ 』

 


눈을 감고 현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황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허우적거리던 치우가 포근하고 물컹한 감촉이 얼굴에서 멀어지자 눈을 떴다. 치우를 깔고 앉은채 무표정하게 치우를 내려다보고있는 현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치우가 화들짝 놀란 얼굴을 하며 현지에게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드헉..!! 혀..현지야.. 나.. 난.. 그..그냥 네..네가 아무말없이.. 그러니까.. 』



안그래도 낮에 일로 기분이 좋지 않은 현지가 무표정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모습에 치우는 버벅거리며 말까지 더듬으면서 현지에게 자신이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것이 아님을 애써 설명하려 했지만 치우의 말을 듣고있기나 한건지 현지의 표정은 무표정한채 변하지 않았다.



『저기.. 그러니까... 미안..해... 』



치우가 한껏 불쌍해보이는 표정을 하고 현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현지는 치우의 사과에도 기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여전히 무표정한 모습으로 치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정말 미안해.. 그러니까 화 풀어.. 응?? 화가 안풀리면 풀릴때까지 때려도 좋... 』

 

 

『더워... 』

 

『응?? 』




애써 현지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불쌍한 표정도 지어보이고 사과하면서 애써 노력하고 있는 치우의 허리위에 올라타고 무표정하게 치우를 내려다보던 현지가 치우의 말을 끊고 짧게 한마디 던졌다. 그런데 그 말은 치우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미워도 아니고.. 뜬금없이 덥다니..??



"잘못..들었나??"



치우가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있을 때 갑자기 현지가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것을 본 치우는 깜짝 놀라며 얼굴을 가리며 생각했다.



세상에 무슨 계집애가 아무리 때려도 좋다고 했기로서니 곧바로 손을 번쩍 치켜드느냔 말이다!!!



들어올린 손이 곧바로 치우에게 떨어져내릴거라 생각하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치우에게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자 살짝 눈을 뜨고 얼굴을 가린 두 팔 사이의 틈으로 현지를 바라보았다.



『더헉!!!! 』

 


치우는 또다시 깜짝 놀랐다. 자신을 때리려고 손을 들어올린줄 알았던 현지가 입고있던 하얀 티셔츠를 벗어던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치우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 눈에 이런 광경이 보일리는 없겠지만 만약 누군가 이 광경을 봤다면 분명 현지가 치우를 덮치고 있는거라 생각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광경이었다. 평소같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달려들었을 치우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랐다. 조금 전 치우의 생각대로 치우를 죽도록 패도 시원치 않을 판에 치우위에 올라타고 스스로 옷을 벗어던지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야!!! 너..!! 너..!! 왜..!! 왜그래!!! 』

 


치우가 더듬거리며 소리치자 티를 벗어던지고 하얀 브라로 가슴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한 현지가 치우를 다시 내려다 보았다.




『어라?? 치우네..? 너 거기서 뭐하는고야?? 』

 

 

『뭐..뭐냐!! 이제 알아본거냣!! 』

 

『이히~~~!! 』

 

『왜..왜 그런 음흉한 웃음을 하는 거야!! 』


갑자기 현지가 치우의 얼굴쪽으로 두 손을 쑤욱 내밀었다. 당황한 치우가 두 눈을 크게 뜨고 현지를 바라보자 현지는 씨익 웃더니 치우의 볼을 양쪽으로 주욱~~ 잡아당겼다. 치우의 볼이 고무줄처럼 길게 양쪽으로 늘어지면서 볼록거울에 비치는 사람의 얼굴처럼 치우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변해갔다.




찰싹~~!!!

 

 

『으아악!!! 』



 


고무줄처럼 힘껏 양쪽으로 잡아당긴 치우의 양 볼을 놓아주자 정말로 고무줄처럼 치우의 얼굴이 찰싹 소리를 내며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히~!! 복수했다~~ 변태도깨비~~!! 』

 

 

『뭐..뭐얏??!! 』

 

『한번만 더 그르믄... 혼~~~난다~~ 아라찌?? 』

 

『응?? 너.. 나 용서해주는거야?? 』

 

『치이.. 바보.. 바보도깨비... 』


치우는 멍한 눈으로 현지를 바라보았다.
현지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눈동자는 이미 풀려있었다.




『너.. 술먹었냐?? 』

 

 

『으으으응~~~ 』

 

『야!! 서현지!! 너 지금 술주정하는거야??!! 』

 

『으으으응~~~~ 』

 

『야!!!! 』

 

『나 술먹었다~~? 우와~~ 목이 막 타들어가는거 같은거야~~ 』

 

『허헛.. 이거 참.. 계집애가 술먹고 자알~~하는 짓이다!! 』




치우는 기가막힌듯이 현지를 올려다보았다. 현지는 양 볼이 붉게 상기된 채 히죽 웃으며 치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치우를 바라보던 현지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불쌍..하잖아...  』

 

 

『뭐가?? 』

 

『은경이가... 은경이가... 너무.. 불쌍하잖아... 』


그 말을 끝낸 현지가 또다시 그대로 치우쪽으로 쓰러져버렸다. 또다시 치우의 얼굴이 이번엔 브라차림의 현지의 가슴에 파묻혔지만 치우는 그대로 현지의 몸위를 뚫고 일어서서는 현지를 내려다보았다. 잠꼬대라도 하는듯 현지가 중얼거렸다.




『미안해서... 은경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나 어떡해... 』



중얼거리던 현지의 말소리가 잦아들면서 금방 잠이 들어버렸는지 낮은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치우가 현지의 옆으로 누워 현지의 머리를 들고 자신의 팔을 베어주면서 현지의 얼굴을 살짝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주자 현지가 잠결에 치우에게로 살며시 안겨왔다. 치우 역시 그런 현지를 살짝 안아주었다. 현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치우는 안됐다는 생각과 자는 모습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잠들어있는 현지의 등을 천천히 토닥거려주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정말... 』



그렇게 현지는 치우의 품에 안겨 쌔근거리며 잠이 들었고 치우는 한참동안이나 잠이들어있는 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지를 바라보던 치우가 피식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도.. 술먹고 귀신한테 꼬장 피운 애는 역사상 네가 처음일거다.... 』


 


 


 




추천77 비추천 33
관련글
  • 여신의 몰락-3
  • 여신의 몰락-2
  • 실화 브금)우리나라 미해결 사건들
  • 실화 [청구야담] 퇴계를 낳은 산실
  • 단편 빨간 당구공의 비밀
  • 여신의 몰락-1
  • 미스테리 미스테리한 의문사들.
  •  움찔하는 마술 ㅋㅋ
  • 사건/사고 섬 노예
  •  ★VIP밤놀공간 메뉴 오픈~!!(소위,레벨9이상 사용가능)
  • 실시간 핫 잇슈
  • 영국 교환 학생
  • 야썰 새엄마와의정사신1
  • 1970년 서울 - 프롤로그
  • 음탕한 여자친구의 비밀(단편)
  • 나의 어느날 - 5편
  • 이씨 집안의 둘째 며느리 상편
  • 1970년 서울 - 1부
  • 과동기가 조건만남녀
  • 2CH 밝혀지지 않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
  • 실화 베스트에 간 신점 얘기 보니까 국어선생님이 사주보러가셨던 이야기
  •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