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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ental Matrix - 捌 -

 


 


the Oriental Matrix


 



第貳章 - 奇緣重重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말하라면, 기분 좋은 가실거림과 함께 사랑하는 여인의 벗은 살결을 느끼며, 그녀의 품 속에서 눈을 뜨는 것이리라. 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상큼한 유실의 살결에 어리광 부리듯 부비적거리자, 아직 깨지 못한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며 그간 겪었던 꿈결과도 같은 말도 안되는 경험들이 하나 둘 주마등처럼 스치기 시작한다. 선녀옷 아가씨의 등장, 그녀의 죽음, 피, 요원, 그리고 동굴, 청심록, 부서진 청룡도...

 

  하지만 지금 나를 기분 좋게 감싸고 있는 것은 풍만한 여인의 유실과 나를 익숙하게 안고있는 나신의 살결이다. 나를 이렇게 안아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을 떠올려 본다. 눈을 뜨지 않고도 익숙하게 유실 끝에 매달린 작은 알맹이를 찾아 물 수 있다. 아담한 유두를 혀끝으로 베어 문 순간 맞닿은 살결에서 느껴지는 작은 전율.

  그래. 그 모든 게 다 내 부질없는 꿈이었던 것 같다. 빌어먹을 만큼 현실 같은 꿈이었던 거야. 눈을 뜨면, 짝지가 보일테지.. 그리곤 내게 말하겠지. 무슨 꿈을 그렇게 요란하게 꾸느냐고. 사랑한다고. 보고싶었다고.

 

  그나저나... 바디로션을 바꿨나, 체취가 왠지 익숙하지 않다. 힘겹게 들어올린 눈꺼풀을 지나 나의 시야에 들어온 건 언제나 아름다운 그녀의 삼단같은 은회색 머릿...... 뭐야 이거. 잠시만. 은회색!? 지금 뭐하자는 거야! 내 짝지의 머릿결은 이따위 은회색이 아니야! 검다고! 검은색! 매직파마해서 적당히 웨이브진 검은색이란 말이다!

 

  "안녕히 주무셨나요."

  보통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간다고 여성의 미성(美聲)을 표현하는데, 진짜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될 걸? 패닉에 빠져가던 내 정신줄을 잡아준 건 약간 차갑고 끈적끈적한 낯선 여자의 목소리였다.

 

  "누...누구신가요... 아... 그게 제가 간밤에 술을 과하게 한 것 같지도 않고, 특별한 항정신성약물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귀신이 곡하는 소리도 들은 바가 없는데, 전 정말로 작금의 사태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을......"
  "삼단공을 이루시느라 심력을 많이 쏟으셨던 모양입니다. 사흘 밤낮을 주무셨습니다."
  "아... 예...... 예~에?"

 

  가장 근간의 시점에 비슷한 경험을 생각해본다. 낯선 천장, 이름 모를 여인네의 살결, 익숙치 않은 머릿결...과 약간의 숙취는 옵션......이었던 상황이었는데 이건 마치... 더군다나 삼단공... 이 귀에 착착 붙는 명사는...

 

  "빌어먹을 꿈이랑 같은 배경이잖아... 식빵."

  "예?"

  "아... 아닙니다. 아... 정말 죄송한데 부탁 한가지 드려도 될까요?"

  "하명(下命)하세요."

 

  우주로 향하는 정신줄을 간신이 부여잡고 이리저리 굴린 눈알이 들어온 장면은, 제발 꿈이었으면 하고 바랐던 낡은 석실과 내 눈앞의 탐스러운 여인의 유실, 그리고 내 눈어림까지 어지럽게 늘어져 내려온 은회색 머리카락. 목소리의 주인공은 마치 아이를 안듯 자신의 품에 나를 꼭 끌어안고 내가 잠에서 깰 때 까지 이렇게 기다린 모양이다. 그나저나... 하명이라니, 왠지 오덕의 냄새가 묻어나는 단어야...

 

  "아... 그게... 죄송한데 제가 좀 일어나도 될까요."

 

  아놔!! 병신!! 이럴 때 더더욱 오덕스럽게 "감히 네가 내 몸에 손을 대느냐!" 이런 또라이같은 대사를 한 번 뿜어보는건데!! 이사이를 뚫고 튀어나온 건 역시나 바보같은 말투라니...

 

  "아...... 예."

 

  어쩐지 약간의 여운을 남긴 말투를 뒤로하고 나를 부드럽게 감싸안고 있던 그녀의 두 팔이 서서히 내려간다. 그냥 잠시라도 더 파묻혀 있을 걸 그랬나... 가슴 하나만은 우리 짝지랑 착각할 만큼 바람직(?)했는데 말이야. 이젠 간이 왠만큼 면역이 생겼는지, 갑자기 왠 여자가 날 떡하니 품에안고 있어도 놀라지도 않는다. 졸지에 오체분시도 당해봤는데 이정도야 애교지 푸흘흘흘. 굳은 근육을 풀고자 하는 의지가 일자 단전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혈맥들이 일제히 주위로 진기를 휘돌려 근육을 이완시켜준다. 제기랄... 확실히 꿈이 아니었다. 단전이 사라진다는 세 번째 단계. 그리고 청심공...

 

  충분히 진기의 움직임만으로 몸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원래 내 습관에 익숙한 근육의 움직임이 좋다. 아니... 사실은 여인의 살결이 아쉬워서 조금 더 비비적 거려 보려......헐!

 

  "!!!!!!!!!"

  "........."

  "......"

  "어찌 그렇게 절 뚫어져라 보시옵니까."

 

  풍성하고 탐스럽게 자라난 은회색 머릿결, 귀여운 얼굴의 윤곽, 약간은 날카로워 보이는 눈썹과 눈매, 색기(色氣)가 짙게 묻어있는 눈꼬리와 붉은 입술... 예전 짝지의 E컵 가슴과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탄력있는 가슴, 160은 겨우 되어 보이는 아담한 키, 그리고.. 무모(無毛)! 왠만한 연애인 두엇은 자괴감에 몰아넣고도 남을 우물(尤物)... 아니 요뮬(妖物)이라니... 허이고... 보살, 내 앞에 이런 월척(?)이 지금 홀랑 벗고 다소곳하게 앉아서 날 보고 "잡아잡수"랍니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이우...

 

  "저... 그... 그게... 누구신지... 여긴 원래 저 혼자 있던... 그게... 아니 여긴 진세가... 그..."

  "전처럼 말씀 편하게 놓으셔도 됩니다. 주인님."

  "뭐...!! 뭣이라!!"

 

  아! 내가 전생에 무슨 공덕이 있어서... 제기랄, 이 모든게 다 꿈이라고 해도 감지덕지다. 주인님이라니... 크흐흐흐흐... 이제 야메떼, 스고이만 있으면 완전 풀코스로구먼. 므흐흐흐흐... 그나저나 도데체 넌 누구니... 이 계곡에 내가 알기론 "살아있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아는데... 전처럼 말을 편하게 놓으란다, 내가 이런 사람을 알았던가!?

 

  "봉인이 깨어진 제 모습은 처음 보여드리는 거네요..."

  "봉인? 그리고, 전처럼 이라니... 원래 알던 사이였다는...말?"

 

  이어진 그녀의 말은 놀라움이었다. 그녀의 정체는 바로 정신을 잃던 순간 가루로 화하며 눈부신 푸른 빛을 내었던 청룡도! 물론, 나는 의도하지 않게 청룡도해의 7초를 참오하다 생긴 일이지만... 원래 3단공의 전력에 해당하는 진기의 압력이 청룡도 전체에 가해지면 그녀에게 가해졌던 천형과도 같았던 봉인이 풀어진단다. 그녀가 봉인으로 인해 칼의 모습으로 세상에 남은 것이 어느덧 천년 이상. 봉인을 푼 것은 속세에서는내가 처음이라고 한다. 봉인을 풀면 내 영혼에 자기가 귀속된다나 뭐라나... 관우 늙은이... 이 사실을 알고 진세의 전환점을 3단공으로 잡았던 것인가...

 

  "그렇다면... 너의 전 주인이었던 관우님은 어쩨서 너의 봉인을 열어주지 않았지? 그분도 말년에 삼단공을 이루셨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야... 그렇다면 너의 봉인도 역시 깨어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촉의 장군이었던 시절을 후회하시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엔가 저를 갖고는 다니시되 사용하신 적은 없습니다. 3단공이 낼 수 있는 10성 이상의 진기의 압력이 전해져야 하는데... 그랬던 적이..."

  "그럼 원래 사람이었던거야? 어쩌다가 칼의 모습으로..."

  "제 본체는 등선(登仙)한 청룡의 육신으로 이루어졌지요. 칼의 모습도, 지금 이 모습도, 모두 제 본래의 모습이랍니다. 다만, 오랜 시간동안 칼의 영혼이었던지라 사람의 모습으로 현신(現身)하는 것이 속세에서는 처음일 뿐이지요.."

 

  이어진 사실 또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나에게 청심록을 남긴 사람이 진짜 219년에 육손에게 패해 죽은 것으로 알려진 관우가 맞다는 사실이고, 마지막 싸움 이전에 맞은 독화살로 인한 중독을 완전하게 치료하지 못하여 마지막 싸움에서 제대로 무위(武威)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 결국 독이 심각하게 발작하여 모처에서 운기를 하게된 그를 지키기 위해 관평과 주창이 그를 가장하여 대신 죽음을 맞게 된 것. 우연히 2단공의 단서를 잡아 상처를 회복하였으나, 운공에 빠져 시간을 잊은 기간이 무려 4년 이상. 장비와 유비의 비보(悲報)에 차마 자신의 생환을 밝히지 못하고 이곳 백두산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냈다는 것. 그리고...

 

  "뭐야!?"

  "마지막으로 보았던 연호가 건흥이니, 2년부터 지금까지 천이백년 가까이 흐른 것이 맞습니다."

  "건흥 원년이 장무 3년이니. 223년이면... 지금이 거의 1420년대라는 말이냐!"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으나, 정확히는 1194년이 흘렀습니다."

  "제기랄. 그럼 올해가 1417년이란 말이잖아... 이런 망할!"

 

  그럼 내 짝지는 아직 태어나려면 600년도 넘게 남았고, 나라는 인간은 정확히 600년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날아왔다는 말이 된다. 내 사랑하는 사람들, 아버지, 엄마, 짝지, 친구놈들, 두 번다시 볼 수 없다는 말인가... 아무리 이를 악다물어봐도, 피가 나올 정도로 혀끝을 씹어보아도 욕지기가 새어나오고 콧날이 시큰해진다. 이제... 이 세상엔 나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거야? 아... 아닌가.

 

  "너... 시간을 뛰어넘는 방법 같은 건 모르냐?"

  "예에? 시간을 뛰어넘다니요... 선계(仙界)의 신선이라도 그런 건 못할겁니다."

  "이름이 뭐지... 너..."

  "주인께서 정해주시면 앞으로 그게 제 이름이랍니다."

  "......연... 청연(靑緣)이라고 하자."

  "청연... 청연... 알겠습니다."

  "내 귀속물이라고 했었지..."

  "네. 제 육신과 영혼 모두 주인님의...우읍"

 

  나를 부수어 버릴 듯 몰아치는 철저한 고독감의 파고와 함께 내 눈 앞에 보이는 내 사람이라 말하는 여체(女體)에 대한 엄청난 성욕(性慾)이 나의 이성을 지배한다. 한 팔로 허리를 휘감고, 한 팔로 머리채를 움켜잡곤, 상대의 의사따위는 묻지 않는 과격한 입맞춤과 욕정에 검게 물든 나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한 그녀의 눈동자에 가득 비추어진다. 넌 내꺼다. 적어도 너 만은 내 것으로 만들거야. 아까 울음을 참기위해 깨물었던 혀의 상처가 그녀의 입속을 휘젓는 저돌적인 움직임에 자극받았는지 입안이 온통 비릿한 선혈의 향기다.

 

  "웁으... 하으웁... 으흥..."

 

  원래 이렇게 민감한 여체인지 부드러운 애무나 배려따위는 없는 일방적인 키스에도 야릇한 비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머리채를 움켜쥔 오른손을 내려 내 가슴에 일그러진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고 주무른다.

 

  "흐아앙! 허으응!"

 

  가슴을 이리 저리 움직일 때 마다 그녀의 음란한 탄성이 내 입안에 울린다. 혓바닥의 피는 거의 멎은 것 같은데 아직도 입안에는 혈향(血香)이 가득하다. 나의 혀를 이리저리 피하듯 움직이고 있지만 내 혀가 자신의 혀를 스치는 순간마다 허리에 잔경련이 있을 정도로 흥분하고 있다. 이렇게 음탕한 몸이라니... 크흐흐흐.

 

  "주인...주인님... 하으아아앙!"

 

  가슴을 터트릴 듯 쥐어짜던 오른손을 엉덩이 뒤로 넘겨서 그녀의 음핵(陰核)을 짚는다는 것이 질 입구로 손가락이 미끄러져 들어가고 말았다. 아니, 음핵을 짚으려는 손가락이 질구로 미끄러져 들어갈 정도로 끈적한 애액이 그녀의 민보지를 온통 뒤덮고 있었다. 질 입구를 휘저으니 왼손에 휘어잡힌 허리가 발작적으로 튀어오른다.

 

  "찔쩍, 찔꺽, 쭈즙, 질컥..."

  "하으, 하으앙, 아하아아앙."

  "음탕한년이로구나. 입맞춤만으로 이렇게 젖어들다니."

  "그거...아흥... 주인님... 흐으윽, 피 때무...읍...아흐읍..."

  "쭙, 쭈읍, 쭙.."

 

  닥쳐라. 이유따위 듣고싶지 않아. 넌 음탕한 년이야. 내 손가락에, 내 자지에 울부짖는 탕녀(蕩女)로 만들어주마. 이렇게 입술로 네 입술을 덮어도 비음으로, 입술사이로 쉴새 없이 교성이 새어나오는 년이란 말이야!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제기라알!

 

  그녀를 석실의 벽으로 밀어붙이곤, 왼팔로 그녀의 오른 다리를 들어올린다. 그녀의 꽃잎 아래에 있는 성난 자지에 그녀가 흘려낸 점액들이 방울져 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체를 조금 더 올리자 발기한 좆대의 등부분과 그녀의 민보지가 비져진다. 엄청난 애액, 그냥 박아넣어도 되겠다.

 

  "으흐흥... 으흥... 하으응."

  "음탕한년. 줄줄 흘리는구나."

  "아하아아아아아악!"

 

  하체를 내려 귀두를 그녀의 입구에 맞추곤 허벅지 힘으로 한번에 밀어넣었다. 귀두와 좆대가 뭔가를 찢어버릴 듯 늘어뜨리며 박혀들어간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배려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아볼 수 없는 과격한 박음질에 그녀의 보지속살이 오그라드는 것이 느껴진다.

 

  "하응.. 아학.. 아...아파..응.. 하응.."

  "아프다는 년이 왜 보지는 더 조으면서 물까지 싸대."

  "지걱, 지걱, 절꺽, 찌걱, 찌걱."

 

  보지에서 들려오는 난잡한 음악이 살의 마찰음이 아닌 점액질을 치대는 소리로 바뀌어 갈 즈음, 그녀의 속살과 내 왼팔에 들린 발가락이 경련하듯 오므라들었다 펴지기 시작했다. 벌써 가는건가. 흘러내린 점액이 자지뿌리와 불알을 온통 적시고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허으윽.. 으그그그그그..."

  "퍽, 지컥, 지컥, 퍽, 퍽, 지컥.."

  "주인은 만족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가는거냐.."

  "하아악, 아아아아앙.."

 

  그녀의 두 다리를 모두 안아들고 빠르게 왕복해서 완전히 절정에 오르게 한 후에 바닥에 누워서 그녀를 내 자지위에 앉혔다. 아직도 절정의 여운에 내 좆대를 감싸쥐었다 놓는 것이 느껴진다.

 

  "철썩."

  "아학!"

  "허리 움직여."

  "아흐앙, 흐아, 흥앗!"

  "찌거업, 쭙읍, 질퍽.."

 

  역시 색녀는 타고나는 것이라 했다. 자신도 모르게 사내의 좆을 물고 어떻게 허리를 굴려야 할지를 천성적으로 몸이 알고있는 것 같다. 한참을 움직이던 그녀가 어느새 내 위로 쓰러진다. 아래에서 쳐올려주니 이젠 겨우 숨소리만 내는 것이 거의 끝에 왔나보다. 이젠 거의 좆대를 물어놓고 놓아주질 않는데 나도 버틸 재간이 없다.

 

  "하아...하아..."

  "턱, 턱, 턱, 턱"

  "으음..."

 

  습관적으로 자지를 빼어서 손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녀는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 모양인지 눈을 감고 숨만 가쁘게 내어쉬고 있는 것을, 훌쩍 안아들곤 호숫가로 향했다. 무릎께를 조금 넘는 물에 내려놓고 온몸을 조금씩 씻어주었는데, 진기를 이용해서 주변의 물을 차갑지 않게 살짝 덥혀주었던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차갑다고 하지 않고 조용히 몸을 맡기는 모습이었다.

 

  몸의 물기를 진기로 떨어주곤 물가에 앉혀놓고 역시나 예의 수영으로 몸의 땀과 흙먼지를 씻어내고 있는데, 물가를 바라보니 삼매진화의 수법으로 머리의 물기를 말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강제로 범했다는 미안한 기분이 들어 전혀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본다. 미안한 마음은... 그 만큼 잘해주면 되겠지.

 

  "무공을 할 줄 알았어?"

  "제 본체 안에는 청룡의 심장이 잠자고 있었지요. 주인님께서 그걸 깨워주셨답니다. 2단공 초입 정도의 진기는 무리없이 끌어다 쓸 수있습니다. 몸을 말리는 정도의 재주는 충분히 부릴 수 있어요."

  "내공은 충분하겠고... 그럼 다른 기술은...?"

  "주인님이 알고계신 무공 대부분을 오래전 관우님 때 부터 보아온지라, 저도 알고는 있습니다. 따로 허락하신다면 그 무공은 익혀두겠습니다."

  "그럼 청룡보의 산보(散步)와 은보(隱步), 그리고 묵룡뢰(墨龍雷)를 익혀두었으면 좋겠어."

  "하명하신대로."

 

  빠르고 가벼운 걸음인 산보, 그리고 몸을 숨기는 재주인 은보, 그리고 탄강(彈綱)을 비도처럼 부릴 수 있는 묵룡뢰 정도라면 어디가서도 제 한 몸 뺄 수 있는 재주는 되겠지. 어차피 그 이상은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어줍잖은 남자의 자존심이랄까. 뭔가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기분.

 

  그나저나 정말 뜨거운 몸이다. 과격한 입맞춤 정도로 허벅지가 다 젖을 만큼 흘러대다니. 허리가 가늘고 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하면 보지도 명기라는데, 그 말이 진짜인지 도톰하게 살이오른 속살이 그렇게 쫄깃할 수가 없다. 그런 여자(아니 칼인가)가 날 주인님으로 모시겠다니... 주인님 다운 말투를 보여줘야겠지?

 

  "그리고... 관우님의 바람대로 3단공을 이루었으니, 나는 오늘 바깥 세상으로 나갈 것이다."

  "예. 주인님."

  "그래서 말인데... 당분간은 네가 칼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

 

  단 한 번도 내 말에 싫은 내색을 하지 않던 그녀가 이번에는 무슨 이유인지 대답을 망설이고 있다. 어쩌면 1194년을 일일이 셀 만큼 그녀 또한 사람 곁을 떠나 너무도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다시 저주받았던 그 모습으로 돌아가기가 싫은지도 모르지...

 

  "싫으니?"

  "예......"

 

  잔뜩 풀이 죽어선 내 말에 얼른 따르지 못하고 싫은 내색을 했다는 것이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까만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 조금 더 다그쳤다간 울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도 어쩌랴.

 

  "어쩔 수 없단다. 옷을 구할 때 까지는 조금만 참으렴. 다른 남자가 내 여자 속살을 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예?"

  "남이 내 여자 속살을 쳐다보는 꼴 못보겠다는 말이다."

  "그러시다면..."

 

  고개숙인 그녀의 입꼬리가 살풋 올라가는가 싶더니 어느 새 예전의 청룡도의 모습으로 허공에 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날 부분이 예전과 다르게 푸른 반사광이 보인다는 것과, 전에 칼을 쥐었을 때와는 다르게 마치 그녀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자르르르르릉"

  "내 고향은 해동땅이란다. 지금은 아마 조선이라는 나라일게다. 네가 세상에 있을 때는 고구려나 백제, 신라가 그 땅에 있었겠지. 요동을 아우르던 그 나라들은 이제는 작은 반도에 위축되어 있다. 난 고향으로 가지 않겠다. 대륙 땅에 남아 고향을 위해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웅..우우웅"

  "여기가 백두산이라 했으니,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요동을 지나 북경으로 향할 수 있다. 네가 대륙을 다닐 때에는 유주 연군, 공손찬이 다스리던 땅이었을거야. 지금의 황제는 그곳에 있다."

 

  일전에 나를 끝 없이 안쪽으로 보내던 진세 앞에 서자, 진세의 기운 흐름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생문(生門)의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얼토당토않은 일에 휘말려 얼토당토 않은 시간으로 날아오고 말았다. 내가 가진 인간 한계까지의 능력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최대한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단편적으로 뇌에 저장했던 지식들이 정신능력의 개방으로 이젠 도서관에서 보는 정보처럼 쉽게 꺼내 쓸 수 있고, 관우의 생애를 살펴보더라도 충분히 일세를 풍미할 수 있는 무공을 얻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나를 이곳으로 날려버린 빌어먹을 운명이 내게 뭘 바라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곳에서의 삶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실연의 아픔에 질질대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지.

 

  스물 세 살, 고웅(高雄)! 강호(江湖)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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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말씀드린 첫 번째 여자케릭터가 등장했습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약간 오덕스럽게 주인님 주인님 하는 설정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원래 H씬은 예정에 없었는데...

전회차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격하게 삽입하였습니다.

 

더불어 주인공의 이름이 처음 등장합니다.

고웅(高雄)입니다.

이 이름의 연원은 나~중에. 아~~~주 나중에 밝혀드리겠습니다.

 

일단 짧게는 몇 가지의 스토리를 잡아 두었으니,

당분간은 연중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쿨럭.

정말 반응 보는 재미에 글 올린답니다...

 

 

성원과 성실연재는 비례한다능...

성원과 H씬의 질도 비례한다능...

 

 

ps. 주인공의 행보를 정해주세요.

1. 단동까지 강으로 이동

2. 장춘까지 육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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