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문 上
“꼭 복수하고 말겠어. 반드시! 나의 영아를, 나의 영아를!”
정한은 두 주먹을 힘껏 쥐며 그렇게 외쳤다. 그런 그의 머리 속에는 방금 전 그가 본 광경이 떠나질 않았다. 그가 사랑하던 정말 자신의 목숨만큼 아끼던 영아, 사마영이 보여준 충격적인 모습은 도저히 머리 속을 떠날 것 같지 않았다.
정한은 화산파가 위치한 섬서성 외곽에 위치한 조그마한 신일문에 속한 무림인이었다. 그리고 무공 수련에 집중하느라 망나니가 많은 중소규모 문파의 제자치고는 비교적 예의바르고 문주와 선배들을 공경하는 평판이 좋은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방금까지는 말이다. 문제의 발단은 정한의 착한 심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문주의 부인인 유진경이 친정에 다녀오다가 마교도들에게 납치되어 버린 것이었다. 최근 세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마교도들의 준동은 구파일방을 비롯한 거대방파에게도 골칫거리였지만 아무래도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은 무력이 충분치 않은 신일문과 같은 중소방파들이었다. 문주인 신일일검 조영학은 아내 유진경에 대한 사랑도 깊었고, 일신의 무공 역시 내세울만한 심법이나 검결도 존재하지 않는 작은 방파의 문주라기에는 고강했지만 이미 몇 년 사이에 세력이 두 배 이상 거대해진 마교에 대항해 검을 뽑기에는 부족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몇 대에 걸쳐 내려온 문파와 그곳에 적을 두고 있는 문도들, 그리고 납치된 아내가 남겨둔 사랑스러운 두 딸을을 버리고 혼자서 마교가 위치한 십만대산으로 칼을 빼들고 돌격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여렸다.
그래서 조영학은 아내가 납치된 후 몇 달 동안 계속 수심에 잠겨 있었다. 근처에 있는 화산파에 도움을 청해보기도 하고 평소 가까이 지내던 문파의 문주들과 은거 기인들을 모아 세를 이루어 보려고 노력해 보기도 했지만 조그만 문파의 한 여인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게 아내의 생사도 알지 못한 채 깊은 슬픔에 잠겨 하루하루 몸이 여위어가며 가끔 처연한 눈빛을 하고 두 딸들을 바라보는 문주를 정한은 가만히 두고볼 수 없었던 것이다. 며칠을 고민하다 문주를 위로할 별 방법이 없음을 깨달은 정한은 그날 밤 근처 주점에서 평소에는 마실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고급 술을 구해 그저 문주의 시름을 달래줄 생각으로 문주의 침실로 향했었다. 물론 그러한 고민에 되돌아 온 것은 그가 사랑하던 사마영의 비참한 모습이었다.
“조영학, 네 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다. 젠장. 젠장!”
정한은 움켜쥔 주먹을 나무에 내려치며 다시 한 번 크게 외쳤다. 사마영, 정한이 사랑하고 그리고 앞으로 장래를 약속한 여인이었다. 올해로 열아홉, 정한보다 두 살 아래인 그녀는 정한처럼 신일문의 문도였다. 어릴 적 일어난 마교와 무당의 싸움 와중에 고아가 된 그녀는 문주인 조영학에 의해 구해진 후 신일문에서 그의 제자가 되어 성장했다. 특히 어린 시절의 고난의 결과인지 슬픔이 깃든 눈빛을 가진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반한 정한은 항상 그녀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해 왔다. 어린 시절부터 다정하게 보살펴 주고 나이가 든 후에도 항상 그녀를 바라보는 정한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인지 얼마전 드디어 사마영은 정한의 청혼을 승낙하고 그와 남은 세월을 살기로 약속했었다. 청혼을 승낙하던 밤 부끄럽게 볼을 붉히며 정한의 품에 안겨오던 사마영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물론 문주인 조영학 역시 두 제자의 결정을 축하해 주었었다.
그러나 당시 정한은 기쁨에 들떠 조영학의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했었다. 정한 스스로는 모르고 있었지만 당시 사마영의 표정 역시 결혼 허락을 얻고 즐거워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사실 그들의 표정은 방금 정한이 본 광경을 이해해야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었다.
몇 시진 전 고급 술을 구한 정한은 늦은 밤을 기다려 문주를 위로하러 가는 중이었다. 술을 마시며 문주의 슬픔을 달래줄 말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정한은 자신의 앞에 다른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 알아차렸다. 무엇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인지 정한이 자신의 기척을 숨기지 않고 걸어가는 인물을 뜻밖에도 성숙한 여인이었다.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요염하게 씰룩이며 걸어가는 여인은 바로 문주의 두 번째 제자이자 정한의 사매인 심요향이었다.
‘엇, 사매가 이 밤 중에 무슨 일이지?’
앞서 가는 사매를 부르려던 정한은 문득 사매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꼈다. 우선 사매가 이 늦은 시간에 함부로 밖에 돌아다닐리도 없을뿐더러 요염하게 걸어가는 사매의 뒷모습이 왠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던 것이다. 그런 의아함 때문에 정한은 잠시 조용히 뒤따라가며 사매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결정하였다. 룰론 만약 이 늦은 시간에 남자라도 만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었다는 것이 큰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건물 밖으로 나갈 것이라는 정한의 예상과는 다르게 심요향은 점점 더 문파의 중심으로 가서 마침내 애초에 정한이 목적했던 문주의 방 앞에 도착했다.
‘아니, 요향 사매가 도대체 이 늦은 시간에 문주에게 무슨 볼 일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사매가 풍기는 저 묘한 분위기는 도대체 무엇이지?“
이런 저런 의아한 생각이 정한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와중에 문주의 방 앞에 서 있던 심요향의 입이 열렸다.
“주인님, 천한 노예 요향이 도착했습니다.”
‘노.... 노예?’
“들어오너라.”
사매인 심요향의 입에서 나온 천한 노예라는 단어에 정한이 경악하고 있는 사이에 방 안에서는 문주의 말이 들렸고, 심요향은 그 소리를 듣고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문틈 안으로 보인 광경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정한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
“주인님, 좋아요. 저 죽을 것 같아요. 주인님, 더, 더 강하게 박아주세요. 제 뜨거운 보지가 찢어지도록 박아주세요.”
“하하하, 그래, 좌우간 이 보지를 이제 정한이 놈에게 줘야 한다니 무척 아까운 걸.”
“그래도 제 보지와 똥구멍의 주인님은 언제나 문주님이실거에요. 하악.”
꽤나 멀리 떨어진 정한에게도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가 열려진 문을 통해 뿜어져 나왔다. 조심스레 문을 연 심요향의 등 너머로 보이는 문주의 몸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다. 완전히 벌거벗은 채 침상에 걸터앉아 있는 문주의 위에는 한 여인이 안겨 열심히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매끈하게 빠진 허리선 위로 이리저리 긴 머리를 출렁거리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은 정한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것이었다. 아래 위로 들썩거리며 거대한 문주의 자지를 삼키고 있는 풍만한 엉덩이는 바로 정한이 꿈에서만 상상하던 여인의 그것이었다. 그렇게 핏발선 정한의 눈에 들어오는 광경 뿐만 아니라 정한의 귀에 들리는 뜨거운 소리 역시 바로 정한이 미래를 약속한 여인의 음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요향이 들어오는 것을 느낀 여인이 고개를 돌렸을 때, 정한의 눈에 들어온 여인의 얼굴은 틀림없이 사마영의 얼굴이었다. 물론 평소의 우수가 머물고 있는 눈이 아니라 뜨거운 열기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 큰 차이기는 했지만.
“요향, 요향. 내 똥구멍이 뜨거워. 하악. 뜨거워.”
“하하, 오늘 영아가 무척 뜨거운데. 요향. 뭐하느냐 빨리 영아의 똥구멍이라도 핥아 보아라. 이제 이렇게 마음놓고 즐길 수 없는 몸이 될 것이니 지금 부지런히 즐겨 놓아야 할 것이 아니냐.”
“알겠습니다. 주인님. 영아, 조금만 기다려.”
입은 기다리라고 하면서 이미 요향의 손은 들썩거리는 사마영의 항문으로 다가가 그곳을 지분거리고 있었다. 그러며 심요향은 한 손으로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전에 자주 그런 경험을 해보아서인지 심요향은 능숙하게 자신의 옷을 벗어 던졌고, 그러자 늘씬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이 정한의 눈에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깨끗하게 정리된 심요향의 보지와 순백의 둔부 역시 멀리 떨어진 정한의 눈에 똑똑히 박혀 들었다.
“아학, 아학, 그래 그렇게 더 세게 빨아줘. 주인님, 주인님. 제 보지가, 보지가 터질 것만 같아요. 뜨거워서 미칠 것 같아요. 아학.”
“하하하. 역시 영아 너는 똥구멍이 참 민감하구나. 걱정마라 오늘 밤에 네년의 똥구멍에도 내 자지를 박아 줄거니 말이다.”
문주의 위에서 요분질치는 사마영의 엉덩이에 심요향이 얼굴을 파묻었다. 곧 심요향의 혀가 사마영의 항문 위를 쪼기 시작하자 사마영의 입에서는 쾌락의 탄성이 새어나왔다. 항문을 자극당한 사마영의 보지가 더욱 조이기 시작했는지 문주는 사마영의 의미없는 말에 대답하며 기분좋은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심요향 역시 두 남녀의 음란한 모습을 보며 몸이 달아올랐는지 한 손을 자신의 보지로 가져가 그곳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밖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정한은 더 이상 그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고 결국 분노에 찬 표정으로 그곳에서 뛰쳐나가 문파 근처의 숲으로 내달렸다. 이미 문주를 위로해야겠다는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문주를 위해 준비해온 술은 바닥에 내팽겨친 후였다. 방 안의 문주와 사마영, 심요향의 웃음 소리가 뒤에서 울려퍼지는 가운데 밖으로 달려가는 정한의 눈가에는 맑은 눈물이 맺혀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조영학, 네놈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절대! 절대!”
정한은 주먹이 터져 피가 흐르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서 나무를 내리쳤다. 손에서 흘러내린 피가 팔뚝을 타고 흐르는 감촉을 느끼고서야 간신히 주먹을 멈추었다. 그렇지만 입에서는 끊이지 않고 문주인 조영학을 저주하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조영학을 저주하던 정한은 결국 마음을 굳혔는지 눈을 번뜩이며 자신의 결심을 토해 내었다.
“조영학, 오늘 내 목숨을 버려서라도 반드시 네놈의 목을 따고야 말겠다. 반드시 네놈을 죽여버리겠다고!”
“고작 죽이는 것 가지고 복수라고 할 수 있을까?”
“누... 누구냐!”
하늘을 쳐다보며 문주에게 복수의 다짐을 하는 정한의 귀에 낯선 사내의 음성이 들려왔다. 자신이 주위를 살필 겨를이 없었기는 하지만 방금 전까지만 해도 틀림없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터라 정한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러나 정한은 곧 눈에 들어온 사내의 모습에 왠지 모를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는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정한의 눈 앞에 서 있는 사내는 누가 보더라도 호감을 가지게 될 정도로 잘생긴 사내였던 것이다. 방금 전에 큰 충격을 받은 정한이었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자신이 여자라면 그에게 반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떠올렸을 정도였다. 게다가 비교적 큰 키에 듬직한 어께의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잠시 동안 정한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넋이 빠져있는 사이 앞에 서 있는 사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군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 문주라는 자를 죽이는 것이 복수는 아니라는 거야. 물론 그것도 그자를 죽일 때의 이야기이지만, 내가 봤을 때는 지금 당장 칼을 찾아 문주라는 자를 찾아간다고 해도 그 칼에 목이 떨어지는 것은 당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
사내의 정확한 지적에 정한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나름대로 열심히 수련을 해오기는 했지만 문주와의 차이는 아직 하늘과 땅 차이였다. 사내의 지적대로 칼을 빼들고 문주의 침실을 향해 달려간다고 해도 결국 그 칼 아래 목숨을 잃는 것은 자신이 될 터였다. 약혼녀인 사마영을 빼앗아간 문주에게 자신의 목숨마저 내주기에는 너무 억울한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무작정 칼을 들고 문주를 찾아가려했던 자신의 해동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런 한심한 표정하지 말게. 내가 그 문주라는 자에게 복수할 방법을 알려줄테니. 그러니 일단 그 문주라는 자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나의... 나의 영아를 능욕했소. 나에게 오기로 약속되어 있던 영아를 그 더러운 자가.... 흐윽. 여... 영아!”
사내의 질문에 대답하던 정한은 다시 그 장면을 떠올리고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낯선 사내를 만나면서 잠시 잊고 있었던 사마영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다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러한 정한의 모습을 보며 사내는 잠시 혀를 차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니 그 문주라는 자가 자네가 아끼는 여인을 능욕했다는 말인가? 그러면 무척 간단한 일 아닌가, 문주가 자네의 여인을 능욕했다면 자네 역시 문주가 아끼는 여인을 능욕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게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것이지.”
“그.... 그런!”
사내의 말을 듣는 순간 정한은 머릿속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와 동시에 문주가 가장 아끼는 두 딸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교도들에게 납치된 사모가 남기고 간 문주의 두 딸, 진옥과 선옥의 모습이. 올해로 열 아홉이 되는 성숙한 진옥과 열 일곱이 되는 발랄한 선옥, 이 두 명이라면 틀림없이 문주가 가장 아끼는 여인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들을 마치 문주가 사마영에게 했듯이 능욕할 수 있다면 문주에게 복수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곧 정한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그녀들을.... 나는 무공도 약하고, 다른 사람들 모르게 그녀들을 제압할 능력도 없는데........ 젠장!”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군. 마침 내가 신비한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
“신비한 물건이라니? 무엇을 말하는 것이요? 혹시 춘약이라도?”
얼굴을 찌푸리며 고작 춘약 따위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정한을 보며 사내는 훗하고 웃더니 허리춤의 주머니를 끌러 작은 바늘을 하나 꺼내었다.
“고작 춘약따위와 이것을 비교하지 말게. 이것은 옛 혈마의 유품이지. 이것으로 찔린 여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찌른 사내의 명령에 따르게되네. 그리고 찔린 횟수가 반복될수록 점점 자신의 이지를 잃어버리고 주인인 사내의 명령에 따르게되네. 효과는 내가 보장할 수 있지.”
“지금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내게 믿으라는 것이요?”
“못 믿겠다면 실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 주금화!”
사내가 숲 속을 향하여 외치자 수풀 안에서 금색 경장을 걸친 여인이 걸어나와 사내에게 고개를 숙였다. 놀랍게도 그 여인은 이름처럼 허리까지 내려오는 금빛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었다. 그렇게 걸어나온 여인의 턱을 들어올리며 사내는 다시 한 번 명령했다.
“옷을 벗어라!”
정한이 깜짝 놀라는 사이 금빛 머리의 여인은 정한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순식간에 옷을 벗어 던지고는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가슴과 보지를 가린 자세로 사내 앞에 섰다. 다시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사내는 정한에게 말했다.
“이제 믿겠나? 이년은 원래 저 서역쪽 왕국의 귀족 여인이었지. 물론 그 바늘에 네다섯번 찔린 이후 이렇게 내 노예로서 살고 있지만 말이야. 그러니 자네도 이 바늘만 있다면 문주가 사랑하는 여인들을 손 쉽게 능욕할 수 있을 것이네. 자, 이제 문주에게 복수를 하게나.”
그렇게 말하며 사내가 건내주는 바늘을 받아들고 정한은 눈을 탐욕으로 빛내며 신일문 쪽을 향하여 달려갔다. 그렇게 달려가는 정한을 바라보며 금빛머리의 주금화는 사내, 세영에게 입을 열었다.
“저자가 주인님의 뜻대로 잘 할 수 있을까요?”
“후후후, 저 놈이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지. 어차피 성공하든 실패하든 즐길 거리는 있으니 말이야. 물론 기왕이면 본좌의 뜻대로 움직여 주면 좋겠지.”
그렇게 말하며 세영은 주금화에게 다가가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세영의 의도를 알아챈 주금화는 기대감이 서린 눈을 빛내며 뒤의 나무기둥에 기대며 세영의 손에 잡힌 다리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러자 금빛 고리가 달린 그녀의 보지가 세영의 눈 앞에 활짝 열렸고, 곧 그곳으로 거대한 세영의 자지가 박혀 들어갔다. 아무런 전희가 없었음에도 세영에게 길들여진 주금화의 보지는 순식간에 애액을 쏟아내며 세영의 자지를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그렇게 정한이 떠나간 숲 속에서는 두 남녀가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바늘을 전해준 낯선 남자와 헤어진 정한은 광기에 번뜩이는 눈을 하고 신일문으로 향했다. 무엇인지 모를 음산한 기운을 풍기는 그의 모습은 섬뜩함을 넘어 공포마저 일으키고 있었지만 복수하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한 정한은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조영학, 네놈이 나의 영아에게 그렇게 했듯이 네놈의 두 딸년들은 내게 치욕을 당할거야. 나중에 그 모습을 보고 네놈이 어떤 심정일지 무척 기대가 되. 아마 지금의 나와 비슷한 감정이 되겠지. 후후후.”
그렇게 중얼거리며 신일문 안으로 들어서던 정한은 문득 바늘의 효과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잠깐, 이 바늘이 정말 어떤 여자든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까? 그런 바늘이라면 거의 신병이기에 가까운데, 그런 것을 나에게 이리 쉽게 주지는 않을텐데. 혹시 모르니 시험을 한 번 해보는 것이 좋겠군. 만약 그자가 말한대로 효과가 난다면 연습도 한 번 해볼겸 해서 말이지.”
그리 결심한 세영은 발걸음을 돌려 시비와 하인들이 거처하는 건물로 향했다. 순간 진옥과 선옥의 시비인 인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시비들 중에서도 문주가 사랑하는 두 딸들 곁에 있는 시비였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자주 거만하게 굴었기에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얼굴마저 반반한 축에 속했기에 평소 남자 문도들을 눈 아래로 보고 있었고, 정한 역시 그녀에게 알게모르게 무시를 당한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에는 자신과 사마영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따위 남자를 고르다니 사마영은 참으로 멍청하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을 전해 듣기도 했었다. 그 때 치밀어 오르던 울화까지 생각나자 정한은 망설임 없이 인향의 침실 앞에 섰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서자 어렴풋한 달빛 사이로 침상에 누워 있는 인향의 모습이 들어왔다. 평소의 거만한 표정이 아닌 평온하게 잠자는 모습을 보자 조금 마음이 약해지는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정한은 문주 위에서 쾌락의 교성을 질러대던 사마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문을 닫고 살금살금 침상 가까이로 다가갔다. 침상 곁에 선 정한은 마지막 마음의 결심을 하고서는 조심스럽게 단정한 모습으로 자는 인향의 팔에 바늘을 가져갔다.
“으음. 누... 누구얏!”
갑자기 팔에서 느껴진 따끔거리는 감각에 간신히 잠에서 깬 인향은 잠시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했지만 곧 자신의 침상 곁에 낯선 남자가 서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비명 비스무레한 고함을 질렀다. 정한은 인향이 너무나 쉽게 잠이 깨서 놀랐지만 이내 바늘을 준 남자의 말을 믿고는 크게 호통을 쳤다.
“인향! 소리를 지르지 말고 침상에서 내려와 내 앞에 서라!”
“도대체 무슨 소리... 이.... 이... 왜 내 몸이 제멋대로......?”
방금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던 정한은 정말 인향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자 당장 탐욕의 눈빛을 하기 시작했다. 반면 인향은 갑자기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일에 공포로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물론 자신의 몸을 탐욕스럽게 쓰다듬는 정한의 눈길 역시 인향의 공포심을 부채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반면 정한은 평소 시비답지 않게 도도하게 굴었던 인향의 무력한 모습을 보며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그녀의 얼굴로 뻗었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그.. 그만둬. 싫어. 손을 치워!”
“그럴 수는 없지, 이제 네년이 그렇게 도도한지 확인할 차례인데 말이야.”
“그러지마, 왜, 왜, 어떻게 이런 일이! 싫어! 하지마!”
정한은 그녀의 비명같은 외침을 들으며 굳어있는 인향의 얼굴을 한 번 쓰다듬었다. 그렇지만 이미 그의 눈에는 그녀의 얼굴이 아닌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처 정돈하지 못한 옷 때문에 어께를 반쯤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몸에 고정되어 있었다. 평소에 인향이 즐겨 입던 붉은 빛의 부드러운 가운은 한쪽 어께를 완전히 드러내고 있어 은근히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정한의 시선을 통해 그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자신이 이러한 옷을 즐겨 입은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그러한 후회는 때늦은 것이었고, 드러난 그녀의 쇄골과 반쯤 보이는 가슴 굴곡에 자극받은 정한은 손을 내려 그녀의 고급 가운을 잡아채 찢어 버렸다.
“꺄악-”
이번엔 순수한 인향의 비명이 울려퍼졌고 동시에 정한의 눈 앞에는 인향의 보기 좋은 나신이 그대로 드러났다. 역시나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연한 붉은 빛의 젖가리개와 고의가 밖으로 드러나고 동시에 적당한 크기의 가슴과 매끈하게 뻗은 다리 역시 밖으로 나왔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이미 하얗게 질린 인향의 얼굴을 바라보며 정한은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흐흐흐, 도도한 척은 다하더니 역시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군. 그러면 이제 무엇을 해볼까. 이대로는 조금 아쉬우니 그 가슴이라도 흔들어보는 것이 어때? 그러면 조금 흥분이 되려나? 하하하. 그래 한 번 가슴을 흔들며 나를 유혹해 보라고.”
“시..... 싫어! 싫어! 하지마! 왜 내가....”
“흐흐흐. 네년은 어차피 이제부터 내 명령에 무조건 따르게 되어있어. 흐흐.”
눈가에 슬픈 듯 눈물마저 그렁그렁하게 맺힌 채로 인향은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두 팔이 위로 들리며 가슴이 앞으로 도드라지기 시작하고, 허리는 요염하게 비틀리며 사내를 유혹하는 모습을 취하기 시작했다. 인향이 그렇게 허리를 흔드는 모습을 침을 삼키며 지켜보던 정한은 무엇인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더니 곧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가슴께로 손을 가져갔다.
“역시 이런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묶어 놓고 있으니 네년의 젖통이 흔들리는 것을 감상할 수 없잖아. 흐흐흐.”
“하지마, 제발. 그만둬.... 제발.”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나. 지금 네가 내 발앞에 엎드려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제.... 발 하지.... 마세요.”
정한을 말을 들은 인향이 절망적인 심정으로 존대를 하며 애원했다. 그러나 정한은 인향이 절망에 빠져 비굴한 행동을 하는 것을 바라고 있었을 뿐 전혀 그녀를 희롱하는 일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간절한 심정으로 애원하는 인향을 보고 씨익 웃으며 그녀의 젖가리개를 확 잡아 당겼다. 이어진 정한의 명령에 의해 인향은 그녀는 더욱 몸을 흔들었고 거추장스러운 것을 벗어버린 그녀의 가슴은 정한의 앞에서 덜렁거리기 시작했다. 뽀얀 젖가슴이 덜렁거리고 엉덩이가 요염하게 흔들거리는 것을 지켜보는 정한의 하복부는 어느 새에 불룩해져 있었고 계속해서 눈 앞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인향의 나신을 그냥 두기에는 정한의 자제심은 너무 나약했다.
“제발 그만뒤 주세요. 제발... 흑흑.”
“그 입을 조금 다물게 해야겠군. 쓸데없는 말을 중얼거리지 말고 이리와서 이거나 물고 있으라고.”
정한은 그렇게 말하며 침상에 걸터앉아 자신의 하의를 끌어내렸다. 곧 정한의 곧게 선 자지가 밖으로 드러나 그 위용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더 성이나 잔뜩 솟아 오른 자지를 장한이 자랑스럽게 내보이자, 인향은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정한의 명령에 따라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무릎으로 다가와 세영의 하복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한 눈은 정한의 자지에 고정되었고 곧 그녀의 붉은 입술이 벌어지며 정한의 자지를 입안에 머금었다.
“흐윽....”
처음 접해보는 쾌감에 정한의 신음성이 흘러나오고 역시 사내의 자지를 빠는 행위는 처음인 인향의 입 안에서 그의 자지는 더욱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인향의 자지빠는 솜씨는 서툴기 그지 없어서 단순히 입안에 자지를 넣고 빨아대는 수준이었지만 여인을 처음 경험하는 정한의 인내심은 그것보다 더욱 낮은 수준이었다. 게다가 평소 자신을 발아래로 보던 여인을 범한다는 생각과 그 여인의 나신을 보며 잔뜩 흥분해있던 정한은 순식간에 절정에 오를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거기다 서투르게나마 인향이 입술을 오므리며 강하게 정한의 자지를 빨아들이자 결국 정한은 허리를 곧게 펴며 하복부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한은 사정 직전에 그에게는 초인적인 자제심을 발휘하여 간신히 조금 참으며 손으로 인향의 머리를 잡아 뒤로 물러나게했다. 그 순간 긴장이 풀리며 정한은 강력하게 정액을 쏘아내었고 인향의 입안에서 방금 빠져나온 그의 자지는 그녀의 얼굴 위로 하얀 액체를 흩뿌렸다. 끈적한 사내의 냄새가 퍼지고 정한은 자신의 정액을 얼굴에 뒤집어쓴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인향의 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