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24 부
**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수정편 제 24 부 ** [수정일. 2006 년 3 월.]
제 8 장. 연인(戀人)이 되고 여인(女人)이 되다. 3.
늦은밤.. 아무도 모르게 자혜궁(慈惠宮)을 다시찾은 상관명의 앞에 공주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비연선원에서 바쁜날들을 보내고 있던 어느날, 상관명은 광진호위를 통해 급히 다녀가 주었으
면 하는 공주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것이다.
한동안 말없이 상관명의 얼굴을 바라보던 자혜공주(慈惠公主)가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
「상관공자님, 조정의 일때문에 오시라고 해서 죄송합니다.」
「무슨 말씀을.. 무슨 일이든 의논을 하시겠다면 당연히 와야지요.」
「고맙습니다. 공자님. 드릴 말씀은 요즈음 너무나 달라진 추밀원의 수장 조평환 때문에 고심
(苦心)을 하다, 공자님의 고견을 들을까 하여 이곳으로 와 주시기를 바란 것입니다.」
이제는 조그마한 사안 하나라도 상관명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그의 마음에 기대어 의논하고
싶어하는 자혜공주(慈惠公主)였다.
그러한 마음을 익히 알고 있는 상관명이라, 연락을 받자 그 즉시 이곳으로 찾아와 서로 마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달라진 것입니까..?」
상관명은 공주의 말에 내심 긴장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 며칠간 언뜻 이해하지 못할 강호
의 풍문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터라 공주의 말에 어떤 변화를 감지했던 것이다.
「예 공자님, 안하무인 거칠 것 없던 조평환의 행동이 근래에 들어 지극히 소심해져 몸을 사
리며 사방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양반이 그렇게 소심해 졌다면 오히려 다루기가 쉬운 모습이 아닙니까..? 조평환의 어떤
변화가 공주님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드는 것입니까..?」
「공자님..! 오히려 조평환이 힘을 가진 그의 모습 그대로 설쳐대고 억누르며 권력을 휘두른
다면 저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처럼 그 상황 그대로 주의깊게 살피며 대처
를 하면 되니까요. 그러나 그의 모습이 변한다는 것은 자신이 극히 조심을 해야 될만큼 모종
의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더욱 염려(念慮)가 되는 점입니다.」
자혜공주의 말은 분명 사리에 맞았다. 충분히 생각하고 근거를 찾아 판단한 말, 역시 공주의
명석한 두뇌로 분석하고 생각한 관점을 상관명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었다.
「알았습니다. 내가 조평환의 주변을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상관명의 대답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자혜공주의 얼굴에는 걱정의 빛이 사라지고 미소가 떠올
랐다.
* * * * * * * * * *
화정(華庭)연못옆 나무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까지 잠든 깊은 밤,
아늑한 자혜궁(慈惠宮)에 마련된 둘만의 회합에서,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려 의견을 나눈 대면
을 끝내고 돌아가려는 상관명의 앞을 막아선 자혜공주가 응석 부리듯 손을 내민 것이다.
「공자님의 말씀덕에 마음속의 불안이 한결 사라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언제나 제곁에서 저를
지켜주셔야만 합니다.」
「당연한 말을.. 내가 어찌 공주의 심려(心慮)를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호호.. 안심이다. 이제 저의 번민(繁悶)은 모두 공자님께 맡깁니다.」
웃음을 가득 머금고 살며시 상관명의 품속을 파고드는 자혜공주의 얼굴은 상관명이 자신의 곁
에 있어 안심이 된다는 듯 평안(平安;아무런 걱정이 없음)함이 충만해 있었다.
「어헉.. 고 공주..」
품속을 파고드는 공주의 향기에 당황해 움츠러 드는 상광명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며 따뜻한
입술로 상관명의 말문을 막아버리는 자혜공주였다.
두사람 사이에 타오르고 있던 열기가 점점 뜨거워져 갔다.
자혜공주의 입술을 타고 흐르는 색향(色香)은 점점 향내를 짙게 만들어 눈앞에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으음.. 으으음..!」
공주의 입술이 살며시 열리며 입안 깊숙히 상관명의 혀를 받아들인다.
옷이 거추장스러웠다. 하늘거리는 공주의 화려한 옷자락이 한 꺼풀씩 벗겨져갔다.
몸을 감추고 있던 옷가지 들이 모두 사라지고 남아있는 두 조각의 천..!
젖무덤을 가리고 있던 분홍빛 천이 떨어져 내리고, 허벅지 안의 계곡을 부끄럽게 가리고 있던
마지막 천조각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상관명의 눈앞에 눈부신 자혜공주(慈惠公主)의 알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었다.
「부.. 부끄러워요.. 공자님, 불.. 불을 꺼주세요..!」
부끄러움에 귀밑까지 발개진 얼굴을 두 손바닥으로 가리며 화려한 휘장이 둘러진 침상으로
뛰어드는 공주의 나신(裸身)은 순백하고 투명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두눈을 꼭 감고 침상에 반드시 누워있는 공주의 몸을 황홀한 듯 한동안 바라보던 상관명이
천천히 공주의 나신(裸身) 곁으로 다가갔다.
그릇을 엎어 놓은 듯한 두개의 유방이 봉긋 솟아올라 가늘게 경련을 하고 있었다.
상관명은 그 정상에 앵두처럼 동그랗게 달려 있는 젖꼭지를 입속에 덥석 머금었다.
「학.. 하흑..!」
공주의 입에서 억눌린 숨소리가 터졌다.
손을 고간(股間)으로 가져가 그 깊은 곳을 찾아 더듬었다.
부드러운 음모의 감각이 손바닥에 느껴진다.
이미 그 탐스러운 구릉은 부풀어 올라 온기(溫氣)를 한껏 머금고 있었다.
어루만지며 그 동굴속 깊이 파고 드는 상관명의 손가락..!
「하학.. 고.. 공자님..!」
공주의 다리가 꿈틀거렸다.
손바닥이 구릉을 스쳐 지나가고 그 깊은 속에 숨어 있는 조그만 돌기를 손가락으로 희롱을
하는 감미로운 감각을 견디지 못해 온몸을 비틀고 있는 것이었다.
고개를 돌려 옥을 깍아 놓은 듯 투명하고 아름다운 다리사이로 다가간 상관명은 두 손으로
공주의 무릎을 양옆으로 벌렸다.
「흐흑..! 그.. 그 곳.. 안되요, 보면 부끄러워요..!」
그런 공주의 목소리가 더욱 감미롭게 귓전을 부채질 했다.
얼굴을 허벅지 사이로 가져가 그 속에 묻어 부드러운 입술로 계곡을 삼켜 버렸다.
「악.. 아악.. 하지마.. 부.. 부끄러워.. 으으으..!」
계곡의 깊은 동굴속에서 뜨거운 음수(陰水)가 흘러 나오며 공주의 입에서는 참지 못할 신음이
터졌다.
「고.. 공자님 어서..!」
상관명은 천천히 공주의 복부위로 다가가 불같이 뜨거워진 양경(陽莖)을 음수가 흘러 미끄러
워진 계곡속으로 밀어 넣었다.
「악.. 아악.. 아퍼..!」
불에 달군 송곳이 찔러오듯 하는 파과(破瓜)의 격통(激痛)을 이기지 못해 공주의 손톱이 상
관명의 등을 사정없이 할퀴며 파고 들었다.
「아악.. 미.. 미워.. 제.. 제발 천천히..!」
공주는 두팔을 벌려 상관명을 끌어 않으며 더욱 깊이 상관명의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 * * * * * * * * *
격정(激情)의 밤이 지나고 새벽이 찾아온 자혜궁(慈惠宮)..!
새하얀 침상위에는 빨간 파과(破瓜)의 혈(血)자국이 점점이 남아 있고 초야의 통증은 걸음걸
이조차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으나 상관명을 위해 따뜻한 차를 준비한 자혜공주였다.
에게 가져왔다.
「어.. 공주.. 일찍 일어 났구려..!」
공주의 아름다운 옥용(玉容)은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오라버니.. 보향차(補香茶)입니다. 어서 드세요..!」
「어어어.. 공주.. 오라버니라니..!」
순박하고 청순한 미(美)를 보이던 자혜공주(慈惠公主)은 얼굴에는 이제 여인의 향기를 듬뿍
머금고 있었다.
「상관공자님..! 지난날에는 공자님을 연모(戀慕)하는 연인(戀人)이 되고 싶었고 오늘은 공자
님의 사랑을 저의 몸 깊이 받아들여 한사람 여인(女人)이 된 자혜(慈惠)입니다. 이제 저는 공
자님을 은애(恩愛;깊은 은혜와 사랑)하는 한 여인의 마음으로 공자님을 오라버니라 부른 것입
니다. 오라버니도 저를 공주라 여기지 말고 혜(惠)아 라고 불러주세요..!」
상관명의 앞에서 살며시 고개를 숙이며 사랑을 표현하는 자혜공주의 마음이었다.
* * * * * * * * * *
마주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상관명과 자혜공주(慈惠公主) 두사람은 오랜 세월 마음속 깊
이 담아둔 그리움을 이제는 마음껏 서로의 정(情)으로 나눌 수 있는 오늘을 기뻐하며 얼굴가
득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라버니.. 이젠 자주 자혜궁(慈惠宮)에 들려 강호의 정세를 말씀해 주세요.」
더 이상 떨어져 있기 싫다는 은근한 표현이었다.
「하하하.. 공주.. 아니 혜(惠)누이, 그러다 호위들에게 들키면 어찌 하려고..?」
「걱정 없어요.. 지난밤만 해도 오라버니께서 차음공(遮音功)을 펼쳐 제 방안의 모든 소음이
문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막지 않았던가요..?」
자혜공주(慈惠公主)의 얼굴은 그저 기쁨에 들떠 생글거렸다.
「알았소 누이, 그 보다 지금부터 혜(惠)누이의 움직임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오. 아무런 내색 없이 모든 사람들과의 유대를 전과 같이 해야 하리다.」
「내색없이..? 오라버니를 보고 있을 때도..? 그렇게는 안될 것 같은데..?」
상관명은 재미있다는 듯 생글거리며 말하는 공주를 보며 정색을 했다.
「혜(惠)누이.. 농담이 아니오. 그들의 복심(腹心)을 밝혀낼 때 까지 혜(惠)누이는 지금처럼
서문인걸(西門仁杰)부녀와 친밀히 지내며 그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오.」
비록 강호(江湖)의 경험은 부족하지만 황궁(皇宮)에서 자라오며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일들
이 모두 권력을 서로 차지하려는 조정 신료(臣僚;신하)들의 음모가 아니었던가..!
자혜공주(慈惠公主)의 두뇌는 명석했다. 상관명이 강조하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모를 리가 없었다.
「알았어요, 오라버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퉁명스러운 어투였다.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한껏 귀여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한 말에 정색을 하는 상관명
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는 자혜공주(慈惠公主)였다.
「하하하.. 미안.. 미안하오. 허나 워낙 사안이 중요하다 보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주의 입에서 불평 섞인 대답이 흘러 나왔다.
「피이.. 저 보다 그일이 더 중요하단 말이지요..? 알았어요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서 시키
는 대로 할께요.」
화가난 표정은 아니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자혜공주(慈惠公主)는 다만 상관명에게 한껏 교태(嬌態)가득한
어리광을 부려보는 것이었다.
「하하하.. 고맙소. 그럼 나는 광진(光振)호위가 혜(惠)누이를 찾아오기 전에 황궁(皇宮)을
벗어나야 겠소이다.」
「벌써 가시려고요..?」
서운함을 이기지 못하는 자혜공주(慈惠公主)의 마음이었다.
「하하하.. 좀 있으면 먼동이 틀 건데 궁중시위(宮中侍衛)위들에게 들키면 어찌 하려고..?
광진(光振)호위도 곧 찾아 들 것인데..!」
아직 어두운 자혜궁(慈惠宮)의 새벽하늘을 날아 멀리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공주
의 귓전에 상관명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공주, 아니 혜(惠)누이..! 그대의 연심(戀心) 마음 깊이 간직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