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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역]천사의 그림도구 Phase-6 INVOKE

【분&미호코편】
Phase-6 INVOKE

 서점을 나온 분과 미호코는,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햇빛은 이미 많이 저물어 있다. 어둠으로 바뀌기 직전의 마지막 빛을 발하는 석양의
다홍색이, 옆에서 걷고 있는 미호코의 옆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분은 심장 박동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물론 갑작스
럽게 나타난 미호코로 인해 당황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귀엽다‥‥)

 겨우 일년동안 만나지 않았던 것 뿐인데 미호코가 몰라 볼정도로 아름다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분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몸매 자체는 중학생 때부터 변함없지만 세라복에 싸인 그 육체에서는, 분명한 여자
의 향기가 감돌고 있다.
 걸으면서도 시선은 무심코 그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에 가 버린다.
 절조없이 이상한 표정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분은 일부러 무뚝뚝한 얼굴로 걸었
다.

 10분쯤 걸어가자 작은 공원이 보였다. 미호코는 뒤를 돌아 보고, 웃으며 분을 공
원으로 이끌었다.

「기억하고 있어? 이 공원.」

 조금 앞으러 걸어간 미호코가 품인가 그리운 듯 말했다.

「‥‥아‥‥.」

 희미한 목소리로 분은 대답했다.
 그 공원은, 중학생 때, 분과 미호코가 자주 다니던 장소였다.
 근처는 어슴푸레한 어둠이 가라앉기 시작하고 있었다. 미호코는 한쪽 구석에 있는
벤치에 걸터앉았다. 분도 그녀 옆에 앉았다.

「‥‥어재서?」

 긴 침묵이 흐른 뒤, 분은 겨우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어째서지, 미호코.」
「음―. 왜라고 할만한 건 없지만.」

 커다란 눈동자가, 분의 얼굴을 들여다 봤다.
 키호코와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자 분은 두근두근 거렸다.
 중학 졸업과 동시에 헤어졌다고는 해도 그것은 분이 일방적으로 차였을 뿐이다.
 그리고 일년동안 만나지 않았지만 분은 쭉 미호코를 잊은 것도, 싫어하게 된 것도
아니었다.
 얼마 안 되는 침묵이 흐르고 미호코는 말을 이었다.

「‥‥나와 섹스하지 않을래?」

 갑작스런 말에, 분은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동시에 무언가 참을 수 없는 것이 복받쳐 왔다.

「‥‥뭐야, 그말은‥‥.」

 시선을 돌리며 분은 신음하듯 말했다.

「뭐야 갑자기.‥‥나를 놀리는 거야? 왜 그러는 거지‥‥.일년전, 나를 버린 건,
너야‥‥!」
「분‥‥?」

 한 번 끓어오른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1년동안 계속 맘에 담아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 같았다.
 분은 주먹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방을 들고 떠나가려는 손을 미호코가 붙잡았다.

「놔.」

 소리를 지르며 미호코의 손을 떨쳐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미호코는 힘껏 손을 잡고
분을 올려다 보았다.
 그 표정은 진지했다.

「‥‥미안해. 하지만 분, 내 얘기 좀 들어줘.」
 그렇게 설득하는 미호코의 목소리에는 놀리는 것 같은 느낌은 없었다.
 한숨을 쉬며 분은 다시 미호코의 옆에 앉았다.




「‥‥계기는. 시시한 것이었어.」

 미호코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같은 클래스에서 친한 친구 둘이. 연달아서 첫경험을 마쳐 버렸어. 우리들은 다섯
명이 함께 붙어 다녔는데
얼마뒤에 또 다른 애가 처녀를 버려 버리고, 경험이 없는 건 나와 마미 둘만 남아 버
렸어.」
「‥‥그래서? 그 애들에게 지고 싶지 않아,가까이 있는 나를 선택했다는 얘기야?

 어느새 짜증스러운 말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분은 자신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정
말로 미호코에 대한 분노인지는 알수 없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미호코는 고개를 숙였다.

「그 애들 세 명 모두,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과 첫경험을 했어.」

 분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라면 누구랑 하고 싶은지, 생각했어.」
 
천천히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랬더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분 밖에 없었어.‥‥고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사이
가 좋아진 남자도 있는데‥‥.」

 그녀는 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도 그 눈을 마주봤다.

「이제야 깨달았어. 역시 나는 아직 너를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치 못한 고백에 분은 당황했다. 조금 전까지 솟구치던, 분노같은 무거운 감정들
이 안으로 가라앉아 갔다.
 다른 곳으로 돌렸던 시선을 다시 똑바로 했다.

「좋아해, 분. 너를.」

 똑바로 분을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희미하게 눈물이 비친 것 같았다.
 그러나, 분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전개에 머리가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전에, 너에게 심한 짓을 해 버렸어.‥‥그러니까‥‥네가 원한
다면‥‥.」

미호코의 몸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이런 고백을 하기 위해서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던 것이 틀림없다. 그 두려움을 숨기
기 위해, 애써 밝게 행동한 건가?
 분은 말없이 미호코를 끌어안았다.
 분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모습이 되어, 미호코는 뺨을 붉혔다.서로의 심장박동이 교
차한다.
 천천히 미호코가 얼굴을 들었다.
 눈감은 그 입술에, 분은 살그머니 자신의 입술을 겹쳐 갔다.
 가볍게 입술을 접촉하는 키스. 중학생 때, 둘이서 주고 받던 키스다.
 그대로 분은 강하게 입술을 눌렀다. 혀끝으로 미호코의 입술을 더듬자 그녀의 신체
가 작게 떨렸다.
 몇번 그렇게 하자 이윽고 미호코는 분의 혀를 받아 들였다.
 침입한 분의 혀는 닫혀진 이빨을 노크 하듯이 만졌다. 방어가 무너지고 혀는 더욱
안쪽으로 침입했다.
 분의 혀를 맞아들인 미호코는 어색하게 스스로의 혀를 엉켜왔다.
 난폭하고, 부자연스럽게 돌아다니는 그 움직임에, 미호코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그것은 어른의 키스였기 때문이다.
‥‥어느새인가 분은 어른의 키스를 알고 있었다‥‥.

(언제, 누구와‥‥?)
 가벼운 아픔이 가슴에 느껴졌다. 겉모습은 옛날과 변하지 않은 것 같아도, 분은 확
실히 어른으로의 단계를 밟고 있다.
 그에 대한 외로움과 지금 이 순간 입맞춤을 주고 받고 있는 기쁨이 함께 섞여
미호코의 마음을 어지럽혀 간다.
 이윽고 입술이 떨어졌다.
 미호코의 머리 속은 멍해져 있었다.
 천천히 분이 몸을 떼어 놓았다.

「미안‥‥나‥‥.」

 무엇을 사과한 것일까. 분은 눈을 돌렸다.

「나‥‥이제 싫어져 버린거야?」

 쓸쓸한 듯 미호코가 중얼거린다.

「아냐.‥‥그렇게 아니야.‥‥그렇지만, 나‥‥.」

 고개를 든 미호코와 시선이 마주쳤다. 분은 말을 이었다.

「미호코의 기분은 대단히, 기뻐‥‥.하지만, 여기서 이대로 흘러가버린다 것은,
어쩐지 비겁한 생각이 들어.」
「비겁‥‥하다고‥‥?」

 후~, 하고 한숨을 돌리고, 분은 말을 계속했다.

「나도, 쭉 너를, 잊고 있었던건 아니야.」

 어느덧, 주변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가로등의 등불의 밝게 둘을 비춘다.

「너에게 차이고 난후에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무것도‥‥너는 용기를
내서 나를 만나러 와 줬어. 거기에 응석부린 다는 건, 역시 교활한 짓이라고 생각해
‥‥.」
「분‥‥.」

 살며시 미호코의 손이 분의 손위에 겹쳐졌다.
 그대로 미호코는, 한번 더 분에게 입맞춤 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미호코는 분의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옷 위로 그녀의 유방에 닿은 순간 분은 당황해서 손을 잡아 빼려고 했지만 미호코
는 잡은 채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입술을 떼고 미호코는 미소지었다.

「괜찮아, 분. 그래도‥‥.지금은 이제, 너의 여자친구로 돌아올 수 없어도 괜찮아‥
‥.」
「미호코‥‥.」
「‥‥너에게, 안기고 싶은거야.‥‥지금 뿐이라도 좋아‥‥너의 것이 되고 싶어‥
‥.너를, 내 것으로 하고 싶어‥‥.」

 분은 분명히 보았다. 진심을 고백하는 미호코의 눈동자에 확실히 눈물이 빛나고 있
는 것을.

「‥‥괜찮아? 정말로, 그래도‥‥.」

 미호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별빛아래 두 사람의 생각은 가속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지금을 서로의 가슴에 영원히 새기는 것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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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해주세요 -_-;;;;;;;;; 날림번역, 속도부진..
공부해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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