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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우(1)

안녕하세요.. 튜브입니다.

지난번 저의 고백에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감사의 마음으로 글을 하나 올리려구요.

음 뭐 하나도 야하지 않고, 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만.... 잘 읽어 주심 감사하

겠습니다. 모두들 학창 시절에 기억에 남는 괴짜같은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을

겁니다.

영화 친구에서 중우 던가? 하여간 그런 이미지의 친구 말입니다.

제게도 그런 녀석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냥 중우 라고 부르겠습니다.

먼저 중우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키는 딱 중간 정도이고, 어깨가 딱 벌어졌습

니다.신체적 특징으로는 입술이 가공할 만한 크기라는 것, 그리고 그 입술의

크기 만큼이나 탐욕의 화신이랄 수 있는 녀석입니다. 실제로 고교 3 년 동안

도시락을 싸온 적이 없으며,(가난해서가 아닙니다) 늘 교복 뒷 주머니에 커다

란 포크를 하나 꽂고 다녔습니다. 중우는 도시락은 없지만 늘 점심 시간이랄

수 있죠. 그리고 공부는 반에서 중간 정도 했는데, 가방도 잘 가지고 다니지 않

는 것 치고는 상당한 머리를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온갖 잡기 이를테면

짤짤이(딸딸이 아님!!) 라든가, 금삭, 가위 바위 보 등에 능해서 집에갈 차비가

없어도 늘 차비에 간식비, 담배값 까지 벌어가곤 하던 녀석이었습니다. 잡설

이 길어졌는데, 이 녀석의 이러한 특징 보다도, 더욱 이 녀석을 특징 짓는 것

은 다름아닌 색욕입니다. 그의 색욕 앞에서는 학교의 내노라 하는 바람둥이 들

도 울고 감은 물론이었고, 우연찮게 괜찮은 여자애를 만났을때 그 애가, 너 중

우 알어? 라고 물으면 모두 깨끗이 포기할 정도 였지요. 병 걸릴까봐... 물론

이 친구를 둘러싼 재밌는 이야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오늘은 이 친구의 휴

가 때 사건을 한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명 이만원 사건이라고 하지요.

중우는 외모와 어울리게 특공대의 취사병이라는 힘든(?) 임무를 맡고 있었습

니다. 저 아래 지방에서 복무했고. 휴가도 아주 뜸했지요. 이 일은 중우가 일

병 휴가 때의 일입니다.

거의 사회에 팔 개월 정도 만에 나온 중우.. 오랜만이다 좋은 건수 있겠지? 라

고 뽕 맞은듯한 눈으로 말하는 녀석을 보며, 우리들은 초 긴장 상태가 되었습

니다. 그때 제가 생각했던건, 오늘 이 녀석 못하면 나 하고 라도 할 거다.....

이것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나이트로 향했습니다. 그때 모인 친

구들은 저 까지 모두 네 명. 사실 나이트에서 쇼부쳐서하기에는 많은 숫자이지

요. 우리는 무조건 중우를 밀어 주기로 무언의 합의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

데 마음을 먹고 가면 더 안 되더군요. 평소에는 잘만 되던 부킹이 중우와 함께

가니 거짓말 처럼 잠잠 하기만 한 겁니다. 아마 여자들도 테이블에서 늑대마

냥 자신들을 훑어보는중우를 보며 뭔가 본능적으로 위험 신호를 느꼈을 겁니

다. 두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진전이없자, 우리들은 웨이타에게 돈까지 찔러

주며, 중우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중드디어 오늘의 희생자가 저

희 테이블에 합석하였습니다. 당시 24 세의 아가씨 둘이었지요.

복장은 전형적인 나이트 용(?) 차림을 하고 있었고, 외모도 괜찮다고 생각 들

정도의 아가씨들 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의 한명이 과음했는지 거의 정신을

못 차리더군요.그녀를 유심히 관찰하는 중우를 보며, 전 그 아가씨에 대한 연

민을 느꼈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무대가 바뀌어 춤추러 나갈 때, 중우

는 할말이 있다며 그녀의 손을 잡고 못 나가게 막고 있었습니다. 음악이 끝나

고 돌아와 보니 역시 둘은 사라지고 없더군요. 혼자남은 친구는 어쩌냐고

삐삐치고( 그 당시는 다 삐삐였지요), 저희들은 그저 사라진 그녀에게 죄의식

을느낄 뿐이었습니다. 비로서 우리들은 할 일을 했다는 마음으로 좀 더 놀다

가 집으로 각자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중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부터는 중우가 말한 상황을 토대로 재구성

한 것입니다.

우리가 나감과 동시에 녀석은 거의 맛이 간 그녀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녀는

그 와중에도 어디 가는거냐고 따졌지만, 술 깨러 가자고 하면서 일단 밖으로

유인하는데 까지 성공했다고 합니다. 여차 여차 해서 여관들이 모인 곳까지 걸

어 왔는데, 완강히 거부하더랍니다.거기서 포기할 중우가 아니기에, 일단 앞

에 보이는 포장마차에서 아예 보내 버리기로 마음 먹고, 소주 한병과 오뎅인

가 하는 안주를 시켜 허겁지겁 그녀에게 먹게 하고 거의 맛 가있던 그녀를 완

전히 맛이 가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지금 부터였습니다.

평소에도 돈을 많이 가지고 다닐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녀석은 그날도 주머니

에는 단돈 이만 팔천원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포장마차에서 팔천원을

내고 나니 주머니에 남은 것은 단돈 이 만 원!!!

그리고 앞에 보이는 여관은 거의 성과 같은 수준의 러브 호텔이었고, 시간은

새벽을 지나 대실을 할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녀를 부축하고 혼자

고민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연락을 하려 해도, 너무 늦었고, 절대로 포기를

할 수는 없는중우.... 결국 결심을 하고 성(?)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러

자 일반 여관들과는 다르게양복을 입은 웨이타 같은 아저씨가 정중하게 맞아

주더랍니다..

중우는 최대한 난처한 표정을 하고, ` 저기요, 이 여자애가 제 친동생인데, 술

에 너무 취해서 집에 데려 갈 수가 없네요. 저희 집이 무척 엄하거든요. 근데,

저도 갑자기 연락을 받고 온 터라 지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래서 지금 수중

에 돈이 이만원 밖에 없어서 그런데, 죄송하지

만 이만원에 방 하나 얻을 수 없을까요.. 다 큰 처녀를 밖에서 재울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 웨이타 같은 아저씨는 중우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전부 듣고는,

` 저, 손님 여기 원래 이만원 인데요..` 라고 하더랍니다.

중우의 다양한 별명 중 이만원이라는 이름이 하나 더 생겨나는 순간이었습니

다. 중우의 이만원 사건은 여기서 끝입니다. 물론 중우는 이 만원 내고 들어가

서 팔개월 동안 쌓아 둔 것을 다 풀고 나왔다고 합니다. 아마 그 아가씨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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