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雨緣) (21)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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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雨緣)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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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아니, 그 느낌마저도 꿈결같이 몽롱하기만 했다.


그건 한겨울 밤 차가운 조각달빛 아래에 서서 바라본, 끝없이 펼쳐지는 눈 덮인 설원이었다.


새하얀 나신이 감동을 넘어서 알 수 없는 서글픔으로 가슴을 뭉클하게까지 만든다.


‘비너스의 탄생’ 캔버스로부터 막 걸어 나온 여신이 내 눈앞에 드러누운 것만 같다.


어쩌면, 가슴과 음부를 양손으로 살짝 가린 저 포즈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 너무 아름다워...”


“ 하~ 삼촌..그만해...부끄러워...”


 


내가 넋이 빠진 것처럼 멍하니 바라보다 중얼거리자, 민지가 달뜬 숨결을 토하며 소곤거렸다.


아직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촉촉한 눈자위가 발그레하게 물들어 기이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눈부신 백색과 은은한 붉은 빛, 차가움과 뜨거움을 상징하는 정반대의 두 빛깔인데도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마치 눈 속에서 피어난 매화처럼 현란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 손을 치워봐..민지야...보고 싶어...”


“ 삼..촌...”


 


힘겹게 흘러나오는 그녀의 음성도 어느덧 축축하다.


젖은 눈, 젖은 음성, 그리고 이제 곧 저 손이 치워지면 젖다 못해서 넘쳐버린 그곳이 보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 물기를 빨아들이는 습자지처럼 눅눅해진다.


 


“ 하아~ 창피해....”


 


민지가 작은 한숨과 함께 들릴 듯 말 듯하게 쫑알거렸다.


 


‘ 만져지는 것보다 보여지는 게 더 부끄러운 걸까?’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지금 그녀의 태도를 보면 분명히 그런 것 같았다.


여자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완전히 알 수만 있다면, 세상 모든 이치를 깨우칠 수 있을 거라는 누군가의 농담이 얼핏 떠올랐다.


아마 그래서, 그 신비로움으로 남자를 더더욱 매혹시키는 걸 거다.


 


비록 아주 작은 면적이었지만 나를 너무나 안타깝게 하던 두 손이 드디어 서서히 비켜섰다.


탐스럽게 솟아올라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젖가슴 중앙의 작은 열매가 예쁜 분홍빛깔로 유혹을 했다.


저절로 침이 고인다.


입술로 살짝 머금기만 해도 향긋한 내음과 함께 달콤한 과즙을 주르르 흘려낼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것도 아래쪽의 손이 치워지면서 나타난 새로운 유혹 때문에 금새 빛이 바래버렸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수풀이 자리한 얕은 언덕 바로 밑으로, 깊게 패인 협곡의 한가운데에서 피어난 새빨간 장미가 모든 걸 잊게 만들었다.


아직은 완전히 개화를 못해 바깥쪽의 꽃잎만 살짝 내비쳤지만, 이슬이 맺혀 반짝거리는 매끄러운 살결이 숨을 멈추게 했다.


 


“ 삼촌~ 안아줘~ 키스...어서~”


“ 민지야...”


 


턱이 반쯤 빠져서 침을 질질 흘리는 듯한 내 모습에, 민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기쁜 미소를 지었다.


미끈한 두 팔을 내게로 길게 뻗으며 칭얼거리는 애교에서 야릇한 색기까지 느껴졌다.


그러자, 심장이 ‘쿵’ 하고 울리며 성기의 혈관이 한꺼번에 모조리 터져나가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녀의 팔이 목을 감아오는 동시에 입술을 맞대면서 손을 아래로 미끄러뜨렸다.


가지런히 붙은 허벅지의 안쪽을 더듬자 움찔하고는 살며시 벌려준다.


얼음판처럼 매끄러운 피부가 따스하게 달라붙는 감촉이 손바닥에 분가루라도 묻어날 것만 같았다.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살갗을 타고 위쪽으로 향하자 대기의 온도부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니, 장마철 공기같이 축축한 습기까지도 잔뜩 머금고 있었다.


손을 스치는 그녀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면서 혀를 더욱 강하게 빨아온다.


 


“ 으으응~ 응~”


 


미끈미끈하고 하늘거리는 속살이 내 손끝에다 그 뜨거움을 전하는 순간, 민지의 몸이 크게 출렁거리며 비음이 흘러나왔다.


열기가 느껴지는 그곳을 움켜쥐듯이 손바닥으로 감쌌다.


 


‘ ...너무 부드러워...뜨겁고 축축하고...’


 


살랑거리는 부드러운 털, 톡 튀어나온 작은 싹, 그리고 손가락에 달라붙어 잘게 떨고 있는 두 장의 꽃잎파리, 이런 감촉이 너무나 생생해서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 같았다.


손 안에서 옴찔거리는 그곳을 천천히 탐험하기 시작했다.


손가락 끝으로 수줍게 입을 다문 꽃잎을 타고 미끄러지자 흐느적거리고 벌어지면서 그 매끄러움과 부드러움을 전해준다.


그때, 두 꽃잎의 사이가 크게 움찔하며 미지근한 액체가 밀려나오는 게 느껴졌다.


위쪽의 새싹을 향하려던 손가락이 나도 모르게 급선회를 해서 그리로 기어갔다.


 


‘ 여기...’


 


가장 깊이 숨어있던 연약한 점막을 더듬어 몽실몽실하게 살이 조금 뭉친 곳에 닿았다.  


바로 거기에서 느른한 액체가 조금씩 새나오고 있었다.


너무나 부드러워 자칫 상처를 낼까 두렵기까지 한 살점을 손가락 끝으로 누르자,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천천히 벌어진다.


 


‘ 보지 구멍...’


 


궁극의 목적지가 있는 입구였다.


암팡지게 꼭 다물려 쉽게 침범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 사실일까?’


 


이렇게나 작은 것도 거부하는데 다른 누군가를 이미 받아들였다는 말이 왠지 믿기지가 않는다.


오늘밤 민지가 황당한 자작극을 벌였던 것처럼, 내 질투심을 자극하려는 거짓말일 거라는 생각이 은근히 들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성기가 ‘징징~’ 울리면서 진동을 하는 것만 같다.


 


“ 흐응~ 응~응~”


 


민지의 콧소리가 높아지면서 목을 꽉 조여왔다.


자신의 몸 속으로 내 일부가 들어선다는 사실이 동요를 일으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에 그녀의 하체가 덩달아 흔들리면서, 조심스럽게 입구를 확인하고 있던 내 손가락이 한마디쯤 쑥 들어가버렸다.


손가락 끝에다 대일밴드를 감은 것처럼 빡빡한 조임이 느껴졌다.


아니, 그보다는 갓난아기가 엄마의 젖꼭지를 빨면 이럴 것이다.


보드라운 살들이 오물거리면서 강하게 조이고 빨아들이는, 그리고 따스하면서도 축축한 느낌이었다.


그녀의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손가락을 문 근육마저 딱딱하게 굳어왔다.


하지만, 그 안에서 미끈거리는 윤활유가 손가락의 전진을 재촉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지루하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밀어 넣었다.


 


‘ 아~! 역시....’


 


뭘 기대했던 걸까? 조심스러웠던 손동작은 결국 민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발버둥에 지나지 않았던가 보다.


두 번째 마디를 지나 손가락의 2/3 가까이 들어갈 때까지도, 그런 내 조심성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무런 장애물과 만나지 못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처음부터 뭔가를 찾듯이 손가락 끝으로 더듬거리는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며 오히려 미안함까지 가져 놓고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아름다운 여체가 나 혼자만의 것이었기를 바란 거다.


그래서, 눈물로 고백까지 한 그녀의 진실이 사실은 거짓말일 거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였던 것이다.


허탈했다. 그리고, 약간은 우스워졌다.


물론 그건 민지가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해서였다.


 


‘ 미안해, 민지야....’


 


그렇다고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다시 한번 스스로의 이중적인 면에 대해 깨닫게 함으로써 많은 잡념을 사라지게 해주었다.


그렇다.


난 그저 평범한 보통의 남자일 뿐이었다.


적당히 양심적이면서, 한편 본능적으로 자신부터 먼저 챙기는 이기심이 있었다.


머리로는 순수와 순정을 갈구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은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속물근성이 숨쉰다.


그때그때마다 순간적인 실수를 하고서 지나면 후회와 자책으로 괴로워하는 일을 반복한다.


잘난 척, 대단한 척 꾸밀 필요나 이유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의 난 마음과 몸이 일치되어 민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게 다였다.


 


“ 하아~ 삼..촌...”


“ 민지야...”


 


입술을 떼어낸 민지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속삭였다.


여전히 그녀의 깊은 곳에 버티고 있는 내 손가락을 조이는 힘이 더 강해진다.


의식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가져오는 자연스러운 반응, 그래서 더욱더 아찔하고 달콤한 흥분을 던져주었다.


 


“ 삼촌도...벗어...그리고 불도 좀...”


“ 그래, 알았어...”


 


그러고 보니 내가 많이 무신경했던 것 같았다.


내 욕심만 차리느라 이렇게 환한 불빛 아래서 민지가 느낄 수치심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 하윽~”


 


손가락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질의 근육이 붙들며 매달렸다.


그리고, 좁은 그곳을 빠져 나오는 순간 ‘뽁’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민지에게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 사, 삼촌~! 빨리 불부터 좀...”


“ 그, 그래...”


 


손가락에 느껴지는 선듯함에 나도 모르게 내려다보자 끈적한 액체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런 내 행동에 민지가 당황으로 얼굴이 새빨개져 이불을 당겨 덮으면서 소리를 빽 내질렀다.


 


‘ 후후후~ 너무 사랑스러워...’


 


약한 실내등만 남겨두고는 서둘러 옷을 벗었다.


완전히 젖어버려 척척해진 팬티가 귀두에 달라붙어있다가 떨어지면서 짜릿한 쾌감을 부른다.


희미한 불빛으로도 진득한 액체가 끄덕거리는 귀두에서 바닥으로 길게 늘어지는 모습이 똑똑히 보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다리마저 후들거리는 느낌이었다.


 


‘ 그래...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어...’


 


언뜻 수아가 떠오르면서 가슴 한구석이 콱 막혀오는 것 같았지만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 애를 썼다.


모든 걸 뒤바꾸겠다는 마음이 든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히 뭔가 크게 변화가 올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흘러갈지는 나도 모른다.


어쨌던 수아를 계속 머리 속에 떠올린다면 그건 두 여자 모두를 모욕하는 짓이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침대 속으로 들어섰다.


이제는 두 사람 다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내 속에 남아있던 장막을 모두 걷어버린다는 무의식적인 의미였는지, 자신도 모르게 민지가 덮었던 이불을 당겨서 아래로 던져버렸다.


그리고서, 그녀의 위에다 몸을 실었다.


 


“ 민지야...”


“ 삼촌...”


 


따스한 온기와 함께 부드러운 여체 속으로 내 온몸이 스며들 것만 같다.


둘 사이에 끼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기둥이 너무나 뜨겁게 느껴진다.


서로를 불러보고는 녹일 것처럼 시선을 마주치자, 그녀의 다리가 벌어지면서 내 하체가 그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살랑거리며 아랫배를 간질이는 음모의 감촉과 함께 귀두에 닿는 촉촉한 속살들이 아찔하기만 하다.


이제는 민지를 가진다는 게 정말로 실감이 나고 있었다.


 


“ 느껴져?”


“ 으, 응...삼촌...”


 


하체를 움직여 귀두로 꽃잎을 비비자, 민지의 몸이 움찔거리고는 그 눈빛이 더욱 깊어진다.


 


“ 무섭지 않아?”


“ ..조금...하지만, 너무 두근거려...기뻐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숨결을 토해내며 민지가 달뜬 목소리로 소근거렸다.


기존의 청순하고 단아하던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고 성숙한 여자의 유혹이 확 밀려든다.


별다른 준비가 따로 필요 없을 만큼 그녀의 음부 일대는 이미 질퍽해져 있었다.


 


“ 아~”


 


귀두에 찰싹 달라붙어있던 꽃잎을 슬쩍 헤치면서 허리를 밀어보자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미끄러운 속살을 타고 내려간 성기의 끝이 지그시 벌어지는 어딘가로 가라앉는다.


맞닿은 구멍과 구멍, 외눈박이가 눈을 부릅뜨고 저 신비로운 동굴의 입구를 탐색하고 있었다.


옴찔옴찔 수축을 하는 움직임이 민감한 귀두로 느껴지며 나를 숨가쁘게 만들었다.


 


“ 사랑해...민지야...”


“ 하아~ 삼촌~ 사랑해~ 해줘...어서...심장이 터질 것 같아...”


 


내 허리를 안은 민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아니, 손만이 아니라 온몸을 파르르 떨면서 눈동자까지 흔들리는 게 보였다.


팔꿈치로 짚고 버티던 상체를 내려 키스를 하는 것과 동시에 천천히 하체를 밀었다.


‘헉~’ 하고 급한 숨을 들이키는 민지가 혀를 강하게 빨면서, 내 허리 속을 파고들것처럼 손가락으로 아프게 쥐어왔다.


 


‘ 너무 좁아...’


 


손가락 하나도 그렇게 꽉 조였는데 오죽하랴.


가장 크고 둥근 머리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지, 서서히 벌어지던 구멍이 빠듯하게 힘을 주면서 밀어내려고 했다.


그리고, 참으로 치졸한 감정이었지만 그 저항이 나를 무척이나 기쁘게 만들었다.


 


“ 흐으으~”


 


그녀의 허벅지가 가련하게 떨면서 맞붙은 입술 사이로도 신음이 흘러나올 정도로 힘들어 한다.


어느덧 머리의 반 이상이 안으로 들어서면서, 최대한으로 확장된 질구의 근육이 마치 끊어질 듯 팽팽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쑥 빨려 드는 감각과 함께, 뜨거운 살들에 포위를 당하면서 귀두 바로 아래쪽의 홈을 질구가 단단히 붙들었다.


왜 문득 아이를 낳는 장면을 떠올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아의 머리가 빠져 나오기까지 힘든 산고를 겪다가 그것만 지나면 수월해지는, 물론 지금은 그와 반대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긴 했다.


잠시 멈추고 입술을 떼어냈다.


 


“ 아프지 않아?”


“ 아으~ 조금...하지만...좋아...삼촌이 내 속에 가득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콧잔등에는 잔주름이 잡혀있는데도 민지는 감격으로 가슴 벅차했다.


 


“ 완전히 들어가면 더 아플지도 몰라...”


“ 괜찮아...아니, 빨리 그렇게 해줘...사랑해...”


“ 이제부터는 네가 아무리 아파해도 멈추지 않을 거야...”


“ 어서~ 빨리~ 삼초온~”


“ 사랑해~ 민지야~”


“ 아악~ 흡~ 읍~”


 


멈추었던 허리에 힘을 넣자 꽉 막혀있던 안쪽의 살들이 강제로 길을 내주면서 뻐근한 느낌까지 만들었다.


민지가 자신도 모르게 토해내는 비명을 입술로 막아 삼키고서 끝까지 밀어 넣었다.


두 사람의 음모가 뒤엉켜 사그락거리는 감촉과 함께 도톰한 두덩이 느껴졌다.


뿌리까지 완전히 잠겨버린 성기로, 갑작스런 침입자에 놀라 호들갑을 떠는 뜨거운 속살의 움직임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제는 정말로 하나가 된 것이었다.


 


‘ 들어갔어...민지 안에...민지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가 완전히 들어갔어...’


 


이 황홀한 느낌과 가슴이 터질 듯한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아마 그건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다.


숨이 막혀와 자칫 기절을 해버릴까 두려울 지경이었다.


딱딱하게 굳어서 성기를 괴사시킬 것처럼 압박하던 질 벽이 서서히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 하으으~ 삼초~온~”


 


천천히 허리를 빼내자 민지가 입술을 떼면서 간절하게 외쳤다.


끝부분만 남기고 다 빠져 나온 기둥이 공기에 닿으면서 흥건하게 묻은 물기로 선듯했다.


 


“ 민지야...”


“ 아흑~”


 


이번에는 단숨에 허리를 내리자 미끄러운 애액을 타고 끝까지 박혔다.


온몸을 퍼덕거리면서 비명을 토해내는 민지의 입술을 다시 덮고 허리에다 본격적으로 리듬을 넣기 시작했다.


 


 


“ 많이 힘들었지?”


“ ...행복해...꿈만 같아...사랑해...삼촌...”


 


뜨거운 열풍이 지나가고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속삭였다.


사실 나 역시도 꿈만 같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정말로 꿈일지도 모른다.


 


“ 미안해...민지야...”


“ 아니, 삼촌, 그러지마...”


 


사랑을 나누고 난 다음에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미안하다는 말이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민지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자르듯이 말했다.


놀라 쳐다보자 그나마 화가 났다거나 슬픈 기색이 있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 이젠 용기가 생겼어...자신감도 들고...”


“ 민..지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왠지 전쟁이라도 선포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 걱정하지마, 삼촌...”


“ 으, 응?”


“ 그렇다고 삼촌을 포기한다는 이야긴 아니야...”


“ 그, 그건...”


 


확실히 난 여자들의 이런 말투에 잘 적응을 못하는 모양이었다.


수아에게도 그러더니 지금도 한마디 한마디에 오르락내리락 한다.


어쩌면 지은 죄가 많아서 제 발이 저린 탓이리라.


 


“ 오늘 같은 바보짓을 다시 하지는 않을 자신이 생겼다는 거야...고마워, 삼촌...


  이제부터는 나도 정말로 노력할 거야...


  전처럼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삼촌을 나한테 푹 빠지게 만들 거야...각오해~”


“ 하...하...무서운데?”


“ 사랑해...”


“ 사랑해...민지야...”


 


내 부담을 덜어주려고 조금은 장난스럽게까지 이야기하는데, 차마 여기다 대놓고 미안하다느니 그러지 마라는 둥의 말을 던질 수는 없었다.


민지는 정말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녀의 다짐처럼 어쩌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얼핏 들었다.


지금만해도 전과는 전혀 다른 도발적이고 자신만만한 모습이 내 마음을 마구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또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건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아래쪽을 아파하는 민지와 함께 모텔을 나설 때가 벌써 4시 가까운 시간이었다.


그래도 그 사이에 비가 그쳤다는 게 조금은 기분을 가볍게 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봇물처럼 밀려들었지만 최소한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잊으려고 애를 썼다.


 


“ 아직도 많이 아파?”


“ 웅~ 약간 뻐근한 정도? 하지만...”


“ 하지만?”


 


택시에서 내려 집을 향해 걸으며 소곤거렸다.


만취한 민지와 이렇게 이 골목길을 걷다가 갑자기 키스를 했던 게 문득 떠올랐다.


둘 사이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탓인지 그리 오래된 기억도 아닌데 아주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 ..아직도 삼촌이 내 안에 있는 것만 같아...그래서...정말 좋은 느낌이야...사랑해...”


“ 사랑해...민지야...쪽~”


 


아무도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빨리 둘러보고는 입을 맞췄다.


민지가 말하는 성교통, 그게 내 마음을 짜르르 울리면서 달콤하게 만들었다.


보통 첫 파과를 겪고서 느낀다는 걸 들은 기억이 난 탓이다.


왠지 내가 그녀의 첫 남자가 된 기분이었다.


 


“ 참...예지가 많이 걱정했을 텐데...”


“ 괜찮아...내가 전화했었어..삼촌..”


“ 뭐? 어, 언제?”


“ 삼촌이 잠들었을 때...”


 


안도감보다는 걱정부터 생겼다.


들어가는 걸 들키지만 않으면 적당히 각자가 핑계를 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내심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기야, 민지는 예지의 마음을 전혀 모르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 뭐...라고 했는데?”


 


그래도 설마 둘이서 모텔로 왔다는 이야기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 삼촌이랑 같이 있으니까 걱정 말라고...”


“ 그랬더니 예지가 알았대?”


“ 으, 응...그게...”


 


왠지 슬슬 불안감이 밀려온다.


 


“ 어쩌면...못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 ...허.....”


 


말문이 탁 막혀버렸다.


그렇지만 민지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아마 예지는 제 언니의 마음을 예전부터 알았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민지는 동생의 깊은 속을 전혀 몰랐을 것이고.


 


‘ ...예지...그 아이에게는...정말로 못할 짓만 하는구나...나란 놈은...’


 


가뜩이나 수아의 일로 마음에다 상처를 입혔었다.


 


“ 들어가자...일단 눈이라도 조금 붙여야 일어나서 움직이지...


게다가 아직도 좀 아프다며? 빨리 누워야지...”


“ 으, 응..삼촌..”


 


대문 앞에 서자 나도 모르게 주춤거려졌다.


지금 한 이야기는 민지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거실에서 TV 불빛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처럼 오도카니 앉아있는 예지의 모습, 외롭고 쓸쓸한 냄새가 확 밀려들면서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 ...이제와?”


“ 으, 응...아직 안 잤구나?”


“ ...비는 안 맞았어?”


“ 지금은 그쳤어....”


 


텅 빈 눈동자, 그리고 바싹 말라버린 듯한 힘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 모습에 내 가슴 속까지도 쩍쩍 갈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심결에 대답을 하다가 아차 싶었다.


 


‘ 그냥 오다 보니 말랐다고 하면 될 것을....’


 


비가 오는 동안 다른 곳에 있었다는 소리 밖에 안 된다.


물론, 그렇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짐작을 하는 것하고 본인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것 하고는 천양지차다.


아니나 다를까, 흐릿하기만 하던 예지의 눈동자에서 순간적으로 슬픈 빛이 스치더니 아랫입술을 꼭 깨무는 게 보였다.


 


“ 삼촌, 빨리 들어가서 자, 그래야 출근을 할 거 아냐?”


“ 그, 그래...민지 너도 잘자...예지도...”


“ 응~ 민지 뭐해? 언제까지 TV를 볼 거야? 빨리 들어와...”


“ 으, 응...알았어, 언니..삼촌...잘자..”


 


당당하기만 한 민지가 부러우면서도 조금은 야속하기까지 했다.


어째 언니가 돼서는 상처받은 동생의 마음도 알아채지 못한단 말인가?


어쩌면 동생을 보기에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더 저러는지도 모른다.


예지의 감정을 알고 있는 건 나뿐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의 원인 또한 나였다.


민지를 탓할 일이 아니었다.


엉거주춤 일어서서 TV를 끄고 민지를 따라 안방으로 향하는 예지의 축 쳐진 어깨가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다.


 


어차피 자기에도 애매한 시간이었다.


자칫 잠들었다가는 제시간에 깨기가 힘들었다.


더군다나 두 아이 모두 지금에야 잠자리에 들었으니 깨워주기를 부탁한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아니, 그보다는 도저히 이대로 잠들 수가 없었다.


 


“ 후우~”


 


열어둔 창 밖으로 사라지는 담배연기가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만 같다.


 


‘ 민지, 예지....수아....”


 


무심결에 되뇌어보다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번번히 느끼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으로 간사했다.


간밤부터 조금 전까지 몇 가지 일들을 겪고 나서 자신도 모르게 순위를 매기는 모양새였다.


 


“ 이 놈아, 이 놈아~ 내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


 


다른 때와는 달리 입 안에다 쓴 맛만 잔뜩 안겨준 담배를 비벼 끄고서, 침대 위로 등을 내던지며 중얼거려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 그보다 더 묵직한 가슴, 그리고 생각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게 실타래처럼 뒤엉킨 머리 속까지 지금의 상황들이 한없이 답답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으로 야릇한 흥분이 느껴지는 걸 보면 나도 제대로 된 인간은 아닌 모양이었다.


길게 한숨을 내쉬는 순간 눈이 저절로 감겨왔다.


이러다가는 지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하루 월차를 내버릴까 하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깨지 않았으면 싶었다.


하지만 역시 그건 그저 비겁한 현실도피일 뿐이다.


 


‘ 일단 자자...졸리면 자는 거야...그리고 깨서 다시 생각을 해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자마자 잠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그리고, 그 파도가 채 다시 쓸려나가기도 전에 까무룩 해졌다.


 


 


 


언제나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전조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게 경우에 따라 다 다르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뒤늦게야 그걸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평상시에 그런 신호를 무심하게 넘기곤 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아마 흔히 말하는 ‘폭풍전야’라고 일컬어지는 걸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마조마했던 심정과는 달리 순탄하게만, 아니, 짜릿하게 흘러가는 상황을 그저 즐기기만 했다.


수아와 전과 다름없는 평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장담처럼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민지가 종종 사무실 앞으로 찾아오자 데이트와 함께 모텔에서의 뜨거운 정사를 가졌다.


그나마 가장 걱정을 했던 예지는 그때처럼 다음날부터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나쁜 짓에는 쉽게 익숙해진다고 했던가? 민지와의 육체적 관계도 횟수가 거듭되면서 죄책감 같은 건 점점 더 사라지고 그 달콤함에 빠져들고 있었다.


하지만, 온 세상이 나만을 위해 돌아가는 것 같은 과분한 행복이 존재할 리가 없었다.


꿈만 같던 짧은 밀월의 계절이 지나가고, 가을의 풍요로움이 한창일 때 폭풍우가 밀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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