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雨緣) (9)
반바지와 티 그리고 팬티까지, 달랑 3개인 내가 그것들을 훌렁훌렁 벗어버리는 동안, 수아는 겨우 블라우스 단추를 다 풀고서 어깨로부터 한쪽 소매를 빼내고 있었다.
옷이 스르르 미끄러져 다른 쪽 어깨에 걸리자 새하얀 등이 드러났다.
이미 수 차례 봤던 모습인데도 왠지 서럽게까지 느껴지는 너무나 깨끗하고 하얀 피부였다.
가녀린 몸매에다 군살까지 없어, 언뜻 매끈하게 빠진 10대 소년의 뒷모습처럼도 보인다.
물론, 정면으로 돌아서거나 하반신 쪽으로 내려가면, 상황이 180도로 달라지긴 하지만 말이다.
‘ 후후~ 그래, 저 연약해 보이는 몸에 내 허리가 작살이 날뻔했었지...’
문득, 민지에게 허리찜질까지 받아가면서 난리법석을 떨었던 일이 생각나 웃음이 나왔다.
가뜩이나 비좁아 보이는 등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옥죄고 있는 끈이 괜히 얄미워진다.
세탁기 위에다 접은 옷을 곱게 올려놓고서, 이젠 치마를 내리는 수아의 뒤로 소리 없이 다가섰다.
‘ 그것참...정말로 신기하단 말이야....’
여자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었다.
여린 몸을 따라 유연하게 흐르던 곡선이 급격한 경사를 일으켜 비대해지는데도, 불균형이 아니라 완벽한 조화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이건, 지금 치마가 흘러내리면서 드러나고 있는 저 멋진 엉덩이에게 바치는 찬미였다.
하기야 그렇게 따지자면 젖가슴도 마찬가지이기는 했다.
이 두 곳은 여체라는 잔잔한 물결 속에서 갑자기 구비치는 거센 파도이면서도, 역설적으로 여자를 부드럽고 포근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대표적인 상징들이었다.
발목에서 치마를 빼내기 위해 몸을 살짝 구부린, 수아의 탐스러운 엉덩이에 걸려있는 작은 천이 안쓰럽게만 느껴졌다.
풍요로운 살점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는 듯이, 팽팽하게 늘어져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역삼각형인 그 천의 한가운데를 따라 오목하게 패인 깊은 계곡으로 눈길이 저절로 박혀 든다.
자신도 모르게 더운 콧김이 쏟아지면서 아랫배에 달라붙을 것처럼 치솟은 성기가 끄덕거렸다.
슬쩍 내려다보자, 바보스런 표정의 외눈박이가 탐욕을 참지 못하고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욕망으로 안달하는 건 내 손도 마찬가지였다.
“ 어머? 오빠?”
치마를 올려놓는 수아의 겨드랑이 아래로 손을 쑥 집어넣어서 젖가슴을 거머쥐었다.
브래지어 위로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보드라운 감촉과 함께 놀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들썩거리는 그녀의 엉덩이가 가뜩이나 예민해진 내 성기를 건드리자 아찔해진다.
“ 내가 도와줄게..”
“ 제가 해도 되는데...”
“ 후후후~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면, 꼭 내 손으로 직접 벗기고만 싶었다.
여자의 옷이 벗겨질 때 사그락거리는 소리와 뽀얗게 보이는 살결의 유혹, 그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서이다.
특히 속옷일 경우에는 그 두근거리는 흥분이 더더욱 강한 게 당연했다.
“ 흐응~ 오빠, 꼭 애기 같아요~”
“ 하하~ 그래도 상관없어~”
“ 아이~ 참?”
수아가 어깨에서 빼낸 브래지어를 내려놓는 사이 잽싸게 젖가슴을 다시 거머쥐자, 몸을 뒤로 기대오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돌아서봐, 마저 벗겨줄게...”
“ 아, 아니에요, 제가 할게요..”
두 손에 가득한 말랑거리는 살을 만끽하며 귓가에다 속삭이자 수아가 당황해서 몸을 뒤챘다.
그러자, 그녀의 엉덩이에 닿은 귀두가 비벼지면서 쾌감이 밀려왔다.
목 안이 바짝바짝 타오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젖가슴을 거머쥔 손에 지그시 힘이 들어간다.
자칫 이 부드러운 살풍선을 터뜨리고만 말 것 같아, 조심스레 놓고는 어깨를 잡아서 그녀의 몸을 돌렸다.
‘ 내가 손을 치우니까 허전한 걸까? 아니면, 부끄러워서?’
젖가슴에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서 돌아선다.
눈이 마주쳤을 때 내가 고개를 흔들자, 잠깐 주춤하더니 손을 내리는 모습이 숨막히도록 매력적이었다.
빙긋이 웃는 내 모습에 시선을 피해 아래로 내렸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쳐들고서는 얼굴이 새빨개진다.
아마 하늘을 찌를 것처럼 치솟은 시커먼 기둥에 당황했을 것이다.
저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나를 정신 없이 빨아들이고만 있었다.
“ 후후~ 징그러워?”
“ 아, 아니에요!”
“ 그러면?”
고개를 빠르게 저으면서 부정을 한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모른 척해줘도 되련만, 달콤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자꾸 짓궂어진다.
“ 그, 그냥...놀라서...가슴도 두근거리고...”
“ 하하하~ 알았어...자~ 내가 벗겨줄 테니까 가만 있어...”
“ 오, 오빠...”
“ 내 어깨를 잡아, 넘어질라...”
“ 아~”
그녀의 손을 잡아서 내 어깨에다 놓아주고는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비틀하며 내 어깨를 거머쥐더니 균형을 바로 잡았다.
그 덕분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팬티를 잡고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골반에 살짝 걸려있던 작은 천의 가장 좁은 부분이 짙은 색으로 습기에 물들어있는 게 언뜻 보였다.
아마 이래서 수아는 당황했을 것이다.
저번의 일이 있었는데도, 아직은 부끄러움이 본능적으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모양이었다.
팬티가 사르르 미끄러져 내려오자 얇은 천 너머로 은은하게 비치던 검은 수풀이 먼저 드러났다.
입으로 불어보면 갈대처럼 부드럽게 살랑거릴 것만 같은 털이 윤기를 자르르 흘려내고 있었다.
자꾸만 그리로 다가가려는 입술을 겨우 억누르면서 손이 계속 아래쪽을 향했다.
덤불이 끝나고 팬티의 안쪽 면으로 반짝거리는 물기가 보였다.
그때, 후끈한 열기를 타고 진한 냄새가 밀려들면서, 빨간 속살이 흠뻑 젖은 채로 가늘게 떨고 있는 장면이 나타났다.
밝은 불빛 아래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직은 껍질 속에 숨어있는 작은 싹과, 고집스럽게 입을 꼭 다문 꽃잎의 바깥쪽 일부분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당장에 정액이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끌어내리던 팬티를 허벅지에서 멈춘 채, 멍하니 바라만 보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 ...보지...수아의 보지...’
마음 속으로 중얼거려보자 숨이 막혀오면서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 말을 밖으로 내뱉어보고 싶었지만 겨우 참았다.
당장에 서두를 문제가 아니었다.
조금씩, 천천히 익숙하게 만들면 된다.
얼굴을 저곳에다 파묻고 혀를 내미는 것도 당연히 나중의 일이었다.
“ 오..빠...이제는 그만...”
“ 아~ 그, 그래...”
내 어깨를 꽉 쥐고 있던 수아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서 급히 끌어내려 하나씩 들어주는 발목으로 빼냈다.
“ 후후후~ 이거 때문에 그렇게 뺐던 거야?”
“ 이, 이리 줘요...좀 있다가 빨게...”
일어서 손에 거머쥔 팬티의 번들거리는 안쪽 부분을 보여주자 수아가 화들짝 놀라 뺏어갔다.
허공에 남아서 코끝을 맴도는, 새콤달콤하면서도 끈적한 내음만이 가슴 속을 뜨겁게 달구었다.
“ 자~ 이리와...비누칠을 해줄게..”
“ 네..오빠....”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 나란히 서서 머리를 감고는, 비누를 손에 쥔 채로 수아를 당겼다.
새하얗게 반짝이는 몸이 전설 속에 나오는 인어가 아마 저런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따스한 살결이 비누가 닿자 마치 얼음판처럼 더욱 매끄럽기만 했다.
뒤쪽을 다 닦아주고는 그냥 뒤에서 안은 채 앞쪽으로 손을 돌렸다.
따스하고 미끈미끈한 살갗이 스치면서, 단단해진 기둥이 엉덩이를 찌르자 움찔거리는 게 느껴졌다.
“ 아~”
“ 좋아?”
“ 네...좋아요...”
“ 후후후~”
비눗기가 묻어 미끌미끌한 손으로 한쪽 젖가슴을 쥐어짜면서 미끄러지고, 다른 쪽은 단단한 비누로 젖꼭지를 비벼대자 신음을 토해내며 잔 경련을 일으킨다.
젖가슴을 쥐었던 손으로 비누에다 비벼서 다시 비누거품을 잔뜩 묻혔다.
그리고는, 설원을 활강하는 스키어처럼 날씬한 아랫배를 단숨에 미끄러져 가랑이로 파고 들었다.
“ 하아악~ 오빠~”
방심하고 있던 수아의 보드라운 꽃잎 사이로 숨어든 손가락에, 몸을 타고 흐르는 물기와 다른 미지근하면서도 미끈거리는 액체가 느껴졌다.
수아는 그 팔뚝을 두 손으로 붙들며, 가쁜 신음과 함께 하체를 크게 꿈틀거렸다.
파르르 떨리는 꽃잎, 그리고, 안쪽의 뭉쳐진 보드라운 살이 오물거리며 눈물을 흘려내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그곳에다 손끝을 대고 살며시 누르자, 멍울이 진 그 살이 스르르 벌어지면서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 오, 오빠, 거긴..”
“ 후후후~ 내가 해줄게...속까지 깨끗하게 씻어야 수아가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잖아?”
“ 아아~아~”
“ 아주 뜨거워...꿈틀거리고 보드라운 게...날 미치게 만드는 것 같아....”
“ 오...빠...아흑~”
중간손가락을 구부려 두 마디쯤을 집어넣자, 주름이 만져지면서 뜨거운 살이 조여온다.
손바닥에 비벼지는 젖은 음모와 손가락으로 눌린 음핵도 너무나 아찔한 흥분을 주고 있었다.
수아의 귓가에다 소곤거리면서 질 벽을 살짝 긁듯이 움직이자 가쁜 신음이 터져 나왔다.
“ 사랑해~ 수아야~”
“ 하아~ 사랑해요~~”
비누를 바닥에다 놓아버리고 수아의 얼굴을 잡아 돌려 키스를 하자, 내 팔뚝을 잡았던 그녀의 팔이 뒤로 돌아와서는 돌덩이처럼 단단해진 성기를 감싸 쥐었다.
“ 자, 아~ 해.”
“ 제가 먹을게요~”
“ 어서? 팔 아파...”
“ 네~ 호호~”
옆에 앉은 수아에게 고기쌈을 내밀자 밝게 웃으면서 입을 벌렸다.
모이를 받아먹는 병아리처럼 맛있게 삼켜서는, 빨간 입술을 꼭 다물고 꼭꼭 씹는 모습이 그렇게나 예쁠 수가 없다.
“ 자~ 안주를 먹었으니 이번엔 이거...”
“ 호호호~ 오빠는 언제 드시려고요?”
“ 후후후~ 먹는 걸 보고만 있어도 배가 저절로 부른 것 같은데?”
“ ..오빠...사랑해요...정말 너무, 너무...”
갑자기 수아가 내 목을 안으면서 키스를 해왔다.
손에 든 소주잔이 흔들려, 찰랑거리고 넘친 차가운 술이 손등을 타고 흘렀다.
하지만 그 느낌마저 너무나 감미로웠다.
이런 게 행복이 아니라면 영원히 행복해질 수가 없을 것이다.
“ 그런 거 처음이었어?”
“ 네? 아.....”
이제야 알아들었는지 목덜미까지 벌개진다.
수아의 이런 모습이 참 좋았다.
감정이 바로 드러나는 순진함, 나이나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이런 순수함이, 그 어떤 유혹보다 더 강하게 나를 매혹시킨다.
아까 욕실에서 둘 다 너무나 흥분을 했었다.
그 동안에 겨우 참고 참았던 서로에 대한 간절함이 봇물처럼 한꺼번에 터져 나온 탓이리라.
그렇게 붙어선 채로 키스와 함께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다가, 어느 순간 귀두 끝이 엉덩이 사이를 파고들면서 꽃잎에 파묻혔다.
놀라운 일은 그때 벌어졌다.
움찔하는 것 같던 수아가 그 상태에서 바로 귀두를 자신의 질구로 이끈 것이었다.
그러고서, 양손을 벽에다 짚으며 허리를 뒤로 내민 그녀를 난 미친 듯이 밀어 부쳤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정사를 치르는 것 같은, 짧았지만 아주 격렬한 순간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비와 인연이 너무나 많은 것만 같았다.
처음의 만남도, 첫 키스도, 그리고 첫 관계마저 모두가 온 세상을 적시는 듯한 비와 함께였었다.
주저하는 것 같은 수아의 모습에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질문이 잘못된 거였다.
마치, 과거를 추궁하는 것처럼 들렸을 게 분명했다.
“ 내 말은 많이 좋았냐는 뜻이야...아까 수아는 정말로 뜨거웠거든? 끊어지는 줄만 알았어...후후후~~”
“ 네?”
“ 하하하~”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소곤거리자, 눈알만 뒤룩거리는 수아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엄마의 무릎에 앉아있던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대화에서 언뜻 들은 말뜻이 너무나 궁금하긴 한데, 그 어린 마음에도 차마 끼어들지는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형상이었던 것이다.
그 애틋한 귀여움에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였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양다리를 벌리고는 내 품 안에다 완전히 끌어들여 꽉 안으면서 수아의 귀로 입술을 가져갔다.
“ 내 자지 말이야, 수아의 보지가 너무 꽉 조여서 잘리는 것 같았거든?”
“ ....오, 오..빠....그, 그...”
일부러 멈추지 않고 단숨에 말해버렸다.
순간 가만히 있던 수아가 크게 움찔하는 걸 꼭 붙들었다.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녀의 몸이 화끈화끈하게 열이 나며, 마치 난로를 껴안고 있는 것만 같았다.
“ 왜? 놀랐어?”
“ 그, 그게...”
“ 우리 둘뿐인데 왜 그렇게 당황을 해? 자~ 그냥 편안하게 내 말을 들어봐...알았지?”
“ ...네...”
눈을 마주치면 더 부끄러워할 것만 같아, 수아의 얼굴을 내 가슴에다 갖다 붙이고는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그러자, 수아가 얼굴을 더욱 깊게 파묻으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 자지, 보지...처음 들어봐? 아니지?”
“ ..네...”
“ 하하하~ 당연하겠지...국어사전에 나오는 표준말인데...”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움찔거리는 수아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저 나이가 되어서도 저런 흔한 말 한마디에 깜짝깜짝 놀라서 움츠린다.
이 정도면 다소곳한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 자~ 그러면 첫 번째 문제~ 그러면, 과연 이 말들이 나쁜 말일까?”
가능한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가벼운 말투로 물었다.
“ ...욕까지는 아니지만...”
“ 그래도 좋은 말은 아니다?”
“ ...네..그런 것 같아요...”
“ 후후후~~”
조금씩 대화가 이어지면서 수아의 목소리와 몸에서 긴장이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일단은 나름대로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대답 자체를 회피해버리면 억지로 강요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런 강제성은 내가 원하는 바도 아니었다.
“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엄연히 신체의 일부분을 가리키는 표준말인데...?
그걸 가리키는 욕은 따로 있지, 좆이니 씹이니 하는...그 정도는 수아도 알지?”
“ 네? 네....알아요...”
또다시 움찔움찔하는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한편으론 사랑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 기억을 잘 떠올려봐...아마, 아주 어릴 때는 그 말을 동네친구들하고 놀면서 썼을 거야...
그러다가, 부모님이나 어른들한테 그런 나쁜 말을 못쓰도록 혼이 났을 테고...”
“ ....네...맞아요...그런 기억이 나는 것도 같아요...”
당연한 일이었다.
누구나 그런 과정을 거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 거기서부터 잘못된 거야...”
“ 네에? 하지만...”
“ 후후후~ 내 말을 듣고 나면 이해가 갈 거야...”
그건 딱히 부모님들만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도 없다.
오랜 세월 유교문화의 영향을 받아온 우리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왜곡된 인식이었다.
우리네는 전통적으로 성이라는 걸, 추잡하고 부끄러운, 그래서 숨겨야 하는 것으로 치부해왔다.
“ 그렇다면 부부나 사랑하는 연인들도 모두 더러운 짓을 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해?”
“ 아...그건...절대로 아니에요...”
“ 그래...”
그런 설명과 함께 내가 던진 질문에 수아는 선선히 부정을 했다.
다시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어렵게 사용하는 말들도 결국에 따지고 보면 똑같은 걸 한자로 쓰는 것뿐이었다.
‘자지’와 ‘보지’는 나쁜 말, 해서는 안 되는 말로 가르칠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가려서 해야 한다고 알려줘야 한다.
우리 부모님들 또한 그렇게 세뇌가 돼있었기에, 아이에게 설명하기가 꺼려져 그런 식으로 잘못된 관념을 심어준 것이다.
“ 물론,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그러면 안 되겠지..
어쨌던, 그게 우리사회의 일반적인 통념이자 규범이고....
거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사전동의도 없이 그러는 건, 무례 정도를 떠나서 희롱이 될 테니까...
나도 그런 건 정말로 싫어해...솔직한 것과 무례한 걸 구분 못하는 짓은....
어떻게 생각해? 지금 난 솔직한 걸까? 무례한 걸까?”
수아가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다가 입을 열었다.
“ 우웅~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니까 솔직한 거에요...맞죠?”
“ 후후후~ 틀렸어..무례한 거야...”
“ 네? 하지만...”
어느덧 이야기에 빠져든 수아가 고개를 들고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더 이상은 부끄러워하지를 않았다.
“ 그 말이 무례한 게 아니고, 내 태도가 무례했던 거야...널 당황하게 만들었으니까...”
“ 아, 아니에요...오빠...”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머리 속으로 다시 한번 정리를 하고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우리 사이에도 지켜야 할 건 있어...상대를 배려하는 거...좀 전엔 내가 그걸 깬 거야..알았어?”
“ ...네...”
“ 미안해..수아야...”
“ 오빠...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 하하하~ 그건 우리의 마음을 이야기한 거고, 잘못된 행동은 당연히 사과를 해야지...”
“ ..너무 어려워요....”
“ 후후후~ 괜찮아..용서해주고 싶다면 그냥 내 사과를 받아들여주면 돼...”
“ 네...용서할게요...됐죠? 호호호~”
“ 그래...사랑해...쪽~”
밝게 웃는 수아의 입에다 입맞춤을 했다.
조금 전까지의 품 속으로 웅크리면서 파고들던 모습이 아니었기에 가슴이 뿌듯했다.
활짝 핀 꽃처럼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
“ 앞으로 우리 둘만 있을 때면, 난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
수아의 보지를 만지고 싶다. 내 자지를 넣고 싶다...이렇게...어때? 괜찮겠어?”
“ 아....네...”
다시 얼굴이 빨개지면서 시선을 피한다.
이래서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 내 눈치를 보느라 억지로 그럴 필요는 없어..
네 생각에 여전히 그런 것들이 꺼려진다면 그렇다고 내게 표현해...
전에 내가 그랬지? 네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하고 싶은 말도 자연스럽게 했으면 좋겠다고...”
“ 네...그랬어요...”
이제는 마무리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지금까지 자신 속에다 많은 걸 가두고 살아온, 수아의 짓눌린 영혼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수아가 진정으로 행복해져야 나 역시 그렇게 되는 것이다.
“ 자~ 솔직한 기분을 말해봐...그런 야한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니까 어때?”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
그러자, 수아 역시도 따스한 미소로 화답을 해왔다.
그 대답은 이미 대충 짐작이 가고 있었다.
“ 기분이 조금 이상하긴 해요...”
“ 어떻게?”
“ 그게...나쁘다거나 불쾌한 건 아니에요...”
“ 그래? 그러면 다행이네?”
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젖가슴에 있던 손이 밑으로 내려가 가랑이를 만지고 있는데도, 수아는 그걸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까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언젠가부터 반바지 위로도 습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 부끄럽긴 하지만...”
“ 하지만...?”
그녀가 말을 끊더니 촉촉하게 젖은 그 커다란 눈동자로 바라보면서, 갑자기 자신의 음부에 있던 내 손을 꾹 눌렀다.
그러자, 그곳이 벌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뜨거운 열기와 함께 물기가 가득 스며 나왔다.
“ 가슴이 두근두근하면서...여기...아니...보...지가 젖어와요...”
“ 익숙하지 않은 말을 억지로 하려고는 마...”
입술을 잘끈 깨물고는 그 말을 힘겹게 뱉는 수아에게 소곤거렸다.
“ 아니에요...오빠...굉장히 부끄럽긴 한데...막상 하고 나니까 왠지 후련해요...그리고, 가슴이 막 뛰어요..”
“ 후후후~ 그래...정말 잘했어...
나하고 있을 때는 그렇게 머리보다도 마음에서 시키는 대로 해...알았지?”
“ 네...오빠...”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수아의 얼굴이 많이 달라 보였다.
훨씬 아름답고 부드러워진 그 표정에서 순간적으로 광채가 비치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다.
아마 이게 수아의 본 모습일 거다.
아니, 아직은 완전히 그 껍질을 탈피하지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그 일부분만이라도 드러난 것 같았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얼굴을 어떻게 그냥 수수하다고만 느꼈는지, 스스로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갈 정도였다.
지금 내 눈에 콩깍지가 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 물어봐도 아름답다고 할 게 분명했다.
그러고 보면, 진철이 너스레를 떨었던 게 괜한 공치사는 아니었던가 보다.
역시, 그 녀석은 여자에 있어서는 나보다는 한참 고수임에 틀림이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 오빠, 술은 이제 그만해요...”
“ 그만 마시고 싶어?”
나지막한 수아의 목소리가 끈적하게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내 손을 누른 채로 자신의 하체를 꿈틀거려 음부를 강하게 비벼왔다.
“ 나중에...지금은 이걸 더 원해요...오빠의 자지...”
“ 하아~ 수아야~”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면서 또렷하게 내뱉고는 갑자기 기둥을 꽉 거머쥔다.
두 겹의 천을 뚫고도 그 손의 열기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곳으로부터 쾌감이 동심원을 그리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 꽉 잡아...떨어지지 않게...”
“ 오빠...사랑해요...”
“ 사랑해...”
거실 바닥에서 일어나 수아를 안아 들자 두 손으로 목을 껴안아왔다.
걸음을 옮기자 그 몸이 출렁거리면서 터지기 직전인 성기를 엉덩이가 건드려 아찔하게 만들었다.
몇 걸음이면 방인데도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 매에~ 맴맴~ 매~~ 매에~ 맴맴~ 맴맴~~’
간만에 비가 그쳤다고는 하지만, 이 이른 시간부터 매미가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면, 오늘은 많이 더울 모양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원하고 원했던 뿌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사랑하는 내 여자가 품에 안겨서 포근하게 잠든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첫만남에서도 이렇게 내 품에 안겨 잠들어있긴 했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진철의 원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두 경우는 지금과 전혀 달랐다.
한번은 당시엔 아직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었었고, 다른 때는 남의 집이었다.
이렇게 내 보금자리에서 내 연인을 안고 있는, 지금의 완벽한 행복과는 비교를 할 수가 없다.
“ 으~음~”
저 망할 매미녀석이 내 연인의 달콤한 잠마저 깨우려는가 보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달려나가 쫓아버리고만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내 팔을 베고 있는 이 아름다운 얼굴도 그랬지만, 한시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성기를 꼭 거머쥔 작고 보드라운 손 때문이었다.
‘ 후후후~ 수아가 그렇게나 뜨거울 줄이야....’
끝없이 나를 원하고 또 원하면서 마치 문어의 빨판처럼 빨아들였었다.
성기가 뿌리째 딸려나가는 것만 같은 아찔한 느낌이 들었었다.
새벽까지 그렇게나 많이 이걸 몸 속에다 품어놓고서도 못내 아쉬움이 남았던지, 잠을 자는 중에도 손에서 떼지 않는 수아는 정말 매혹적인 요정이었다.
“ 웅~ 오빠?”
“ 잘 잤어? 쪽~”
“ 하암~”
“ 후후후~ 쪽쪽~”
속눈썹이 살며시 열리더니 맑은 호수가 드러났다.
그리고서, 반짝거리는 눈빛을 맞춰온다.
저절로 입술이 달려나갔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촉감, 입맞춤을 하자 그 예쁜 입술을 작게 벌리고 하품을 하는 모습이 또다시 유혹을 했다.
하루 종일 입술을 맞대고 있어도 도저히 실증이 날 수가 없을 너무나 감미로운 느낌이었다.
“ 키스를 해줘요....”
“ 안녕? 내 사랑~”
“ 네...사랑해요~”
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먼저 입술을 덮쳐왔다.
말랑거리는 혀를 넣어와서는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느 사이에 단단해진 내 성기를 손으로 더듬었다.
귀두를 엄지로 부드럽게 문지르면서, 나머지 손가락이 기둥을 감싸고서 아래위로 흔드는 능숙한 손길이었다.
손을 아래로 밀어 넣자 허벅지를 벌려준다.
따스하고 매끄러운 살결이 벌어지면서 흥건한 물기가 만져졌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나 귀를 울리던 매미소리가 어느덧 아득하게만 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