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꿀물 - 18
병원의 입구부터 정복 차림의 의경들이 한두명 보이기 시작하더니 아버지를 따라간 중환자실의 문에는 의경 두 명과 사복 차림의 형사로 보이는 건장한 스포츠형 머리의 험상궂게 생긴 남자 두 명이 지키고 있었는데 그들에게 다가간 아버지가 뭐라고 말을 하자 이내 길을 터 주어 중환자실로 따라 들어간 연희는 ‘절대안정’ 이라는 푯말이 붙어있는 침상에서 김 경수란 이름을 발견하고는 두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지며 침상에 누워 있는 동생의 몰골을 샅샅이 살피기 시작 하였다.
붕대로 칭칭 감겨져 분간조차 할 수 없는 얼굴, 온몸에 난 상처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바세린거즈와 소독약으로 상처를 치료한 흔적들로 미루어 보아 결코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은
듯 보였다.
“아..아버지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연희가 당황스러워 하며 질문을 던지자 난감한 표정의 아버지는 무언가 결심이 선듯 연희응 향하여 고개를 돌려 두 손으로 연희의 오른손을 꼭 쥐면서 입을 열었다.
“휴...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될지...이 놈이 하는 짓이 하도 괘씸해서 내가 직접 경찰에 신고했단다. 해서 형사들이 이놈을 잡으러 갔는데 그걸 뿌리치고 도망치다가 차에 치였다는 구나.”
“네에...아버지가 신고를요?”
“그래. 아비로서 못할 짓이지만 그래도 이놈이 콩밥이라도 좀 먹고 나오면 정신 차릴 줄 알았건만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이야. 큰애 너나 이놈에게 상처만 남긴 것 같구나.”
“아버지.”
연희는 아버지의 고심과 번뇌가 이해가 되는 듯하였다. 그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볼 방법이 없어 자세히 알 길이 없었지만 아버지로써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 대한 연민과 내리사랑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었고, 그런 결정을 내리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 한 켠이 아리하게 아파오고 있었다.
환자들의 신음소리만 조금씩 둘리는 중환자실의 한쪽에 딸의 손을 잡고 사죄라도 하는 듯 지그시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수심이 가득 찬 아버지의 노안을 바라보던 연희는
‘그래 아무리 몹쓸 짓을 저질렀다고는 해도 내 동생이고 핏줄이니 아버지를 봐서라도 이제 그만 이 애에게 가지고 있던 노여움을 풀어 버리자. 그게 나나 아버지나 경수에게도 좋을지도 모르니’
“아버지!”
“큰애야”
연희가 아버지의 품으로 파고들며 눈시울을 적시자 연희의 심정을 알겠다는 듯 가만히 어깨를 토닥이며 마음으로 위로를 전하는 아버지는 비로써 마음의 짐을 덜은 듯 긴 한숨으로 지난 세월을 회고 하듯 그렇게 말없이 서 있었고 창살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부녀에 부딪혀 후광을 발하고 있었는데, 침상에 누워 있던 경수의 눈이 가늘게 파르르 떨리며 두 줄기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옆으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본 아버지가 경수의 손을 잡고 애타게 아들을 부르기 시작하였다.
“얘. 경수야 이제 정신이 든 거니. 애비다 눈 좀 떠 보거라.”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애타게 아들을 부르는 목소리는 그만 연희의 마음을 울리고 말았고
참았던 눈물이 양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 내려 턱에 고이더니 한 방울 두 방울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얘 아가. 나다 애비다 제발 눈 좀 떠 보거라.”
경수가 아버지의 애타는 바람을 느꼈는지 감겨져 있던 눈이 힘겹게 조금씩 떠지면서 고여 있던 눈물을 주르륵 쏟아 냈고 아버지는 경수의 손을 꼭 움켜쥐고는 그제야 안심이 된 듯 경수를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얘야. 니 큰누나도 왔단다. 니 잘못을 모두 용서 한다고 했으니 이제 너도 누나에게 용서를 빌어라. 이 애비가 죄가 너무 많아서 너희들이 이렇게 된 것이니 모든 죄는 이 애비가 감당 할 테니 이제 그만 누나에게 용서를 빌어라.”
경수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며 연희를 바라보았고 아버지는 연희의 치맛자락을 당겨 경수를 향하게 하였는데 참회하는 듯한 경수의 눈동자를 본 연희는 그동안 쌓였던 앙금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고 병상에 누워 있는 동생이 더없이 측은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경수야. 용서 할 것도 용서를 빌 것도 없어..우린 남매잖아...혈육이잖아. 그러니 빨리 완쾌해서 활짝 웃는 니 모습을 누나에게 보여줘 응.”
연희의 말에 경수의 눈동자가 격동을 일으키더니 흰자위까지 불게 충혈 되며 굵은 눈물을 연신 흘리며 사죄의 빛을 띄었다.
경수의 급격한 심정변화, 연희로써도 바로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겁탈하려 했던
동생이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동생의 이런 변화가 심적으로 상당한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어떻게 쟤가 이렇게 갑자기 변할 수가 있는 거지? 눈빛을 봐서는 거짓으로 이러는 것 같지는 않은데 혹시 아버지 때문은 아닐까? 이유야 어찌 됐건 이제라도 똑바로 살았으면 좋으련만.“
기실 경수의 심정변화는 형사를 피해 달아나려던 순간 차에 부딪혀 나뒹굴면서 생사의 기로에 선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사람이 죽음의 문 앞에 서게 되면 그동안 저질렀던 잘못을 뉘우치며 진심으로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게 되기도 한다는데 경수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차에 부딪치고 도로에 몸이 나뒹굴면서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비로써 그간의 잘못들이 머릿속에 회자되어 스스로도 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모든 잘못을 빌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래. 그래 경수야 누나 말대로 이젠 니 몸만 추스르면 된다. 알았지. 니 누나도 이젠 다 용서하지 않았니.”
다시 눈이 감기는 경수를 뒤로하고 연희와 아버지는 병실을 빠져 나와 병실의 맞은편에 마련된 면회 대기자용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큰애야..고맙구나..고마워.”
“아버지 이제 그만 하세요. 아버지가 자꾸 이러시니까 제가 더 송구스러워 져요. 그만 하세요. 남매지간에 용서할건 뭐있고 용서 받을 건 뭐가 있다고 자꾸 이러세요. 저 다 잊었어요.
그러니 아버지도 건강 생각 하셔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오냐...오냐...그래..그러자꾸나.”
“참 아버지 내일 수희도 퇴원하니까 이제 그만 청주에 미련 버리시고 서울로 올라오세요. 경수 간호야 올케한테 맡겨도 되니 엄마랑 같이 저희 집 근처로 이사 하시는 게 어때요?”
“그래. 니 생각은 고맙다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라야지.”
아버지로써도 참 난감한 사항이었다. 지금 사정으로야 그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모든 재산이 압류되어 버려 거지나 마찬가지인데다가 이제 겨우 경수와의 매듭을 푼 연희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기도 아버지로서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말을 꺼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 제가 봐 둔 집이 있는데요. 투 룸이라 방이 두 개고 거실이 없는 게 단점이지만 수희가 퇴원해서 두 분 모신다고 했으니 크게 불편하진 않으실 거에요. 아버지만 괜찮으시다면 내일 당장 계약하고 옮기도록 해요?”
연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저 빈 천장만 쳐다보며 한숨을 짓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연희는 지금 무슨 고민 때문에 말을 목하고 있는지를 짐작 할 수가 있었고 아예 확정을 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는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럼 내일 제가 가서 계약할께요. 아버진 그리 아시고 준비 하시구요.”
“휴...준비라고 할 게 뭐가 있겠니. 그저 몸만 가면 그뿐이란다.”
“그래도 준비 할 게 있을 거에요. 집으로 가요 아버지. 가서 보고 챙길 건 챙기고 해야죠.”
그렇게 부녀가 병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할 때쯤은 이미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다.
청주시 성안동 소재 친정집에 도착한 연희는 피곤에 겨워 힘들어 하는 아버지의 이부자리를 챙겨 드리고 나서 올케인 명숙과 함께 식탁에 마주앉았다.
“올케. 미안해 엄마가 저렇게 편찮은데 올케에게만 모든 걸 떠 맏겨놔서.”
“형님 그런 말씀 마세요. 어머님 편찮으신게 누구 때문인데요. 제가 더 송구스럽고 죄송해요.”
“너무 자책 하지 마 올케. 경수도 이제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까 앞으론 다 잘 될거야. 그러니 올케도 힘 내라구.”
“네. 형님. 아버님께선 다른 말씀은 없으셨어요? 저도 병원에 가보고 싶었는데..그이가 얼마나 다쳤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가봐야지. 당연히 가봐야지. 경수가 올케 마음 반만 알았어도 저런 사태까지는 안 갔을 텐데...어휴....”
연희와 명수의 대화는 한참이나 지속 되었고 친정 부모님을 서울로 모셔간다는 대목이 나왔을 때는 명숙이 고개 떨구곤 남편의 잘못으로 인하여 시부모에게 도리를 다 하지 못한 죄책감 때문인지 한참을 서럽게 흐느끼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의 형편으로는 더 이상 시부모님을 모시지 못함은 몰론 이거니와 자신과 딸인 채연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남편인 경수는 사고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이었고 시댁의 재산이란 재산은 모조리 압류가 되 버린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는 것 같아 지금 시누인 연희와 마주하고 앉은 자리가 마치 가시방석 같은 느낌이었다.
“형님 뜻이 정 그러시다면 하는 수 없지요. 염치없지만 아버님 어미님을 부탁 드릴께요.”
“올케. 올케에겐 시부모님이지만 내겐 부모님이야. 걱정 하지마. 잘 모실게.”
“형님께 너무 큰 짐만 안겨 드리는 것 같아 미안해요.”
어짜피 부모님이야 수희와 연희가 모신다지만 연희로서는 남겨진 올케의 걱정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휴....부모님이야 서울로 모시고 가면 되지만 이제 올케와 조카가 걱정이야.”
“형님 제 걱정은 하지마세요. 어떻게 되겠지요. 친정에 부탁해서 조그만 가게라도 하면 되니까요.”
“올케. 그럼 나도 여유가 좀 되면 도와줄게. 지금은 나도 벌여 놓은 게 있어서 얼마가 들어갈지 모르거든.”
“말씀만으로도 고마워요 형님.”
어느듯 창밖으로 어슴푸레 새벽이 밝아 오고 있었고 그렇게 시누와 올케는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우애를 다졌는데 지금의 이 결과가 훗날 성민이 또 다른 금단의 꿀물을 만끽하게 될 줄은 연희나 명숙 두 사람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였다.
날이 밝자 연희는 서둘러 다시 서울로 향했는데 마음속의 무거운 짐을 덜어 버려서 그런지 피곤함은 조금도 느낄 수 없었고 청명한 3월 중순의 하늘이 더없이 맑게만 느껴지며 이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 같은 기분에 상경하는 내내 마음이 편안 하였다.
지난 밤 무려 다섯 차례나 소희와 뜨거운 정사로 밤을 지샌 성민은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으악...며..몇시야. 아이고 큰일 났다.”
침대에서 튕기듯 상체를 일으킨 성민은 자신의 옆에서 아직도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소희를 발견 하였고 얼른 몸을 흔들어 깨우려다 고요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소희의 얼굴을 보고는 깨우려던 행동을 멈추고 살며시 볼에다 입맞춤을 하고는 조심스럽게 침대를 빠져 나가 욕실로 들어갔고 샤워기의 물소리가 들리자 소희의 눈이 살며시 떠지더니 방금 성민이 입맞춤을 한 볼을 손으로 쓰다듬다가는 흡족한 듯 세족히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찾아 입기 시작했다.
“어 소희야 언제 일어났어?”
욕실에서 세면을 마치고 나오던 성민이 소희를 발견 하고는 자고 있을 줄 알았는지 짐짓 놀란 듯 물었고
“방금 니가 뽀뽀하는 바람에 깼어...헤헤헤”
“하하 그랬니...너 자는 모습이 천사 같길래 그만...하하하”
“정말이니....나 너무 좋은거 있지...헤헤헤헤”
“응..정말이지...그나저나 우리 잘못하면 지각 하겠다 서두르자.”
“응...난 이제 씻기만 하면 돼.”
소희가 씻으러 간 사이 성민은 서둘러 등교 준비를 마쳤고 안방으로 들어가 연희의 양말을 하나 꺼내 와서 욕실 문 앞에서 소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욕실 문이 열리며 물기에 젖은 얼굴로 소희가 나오자 성민은 준비한 양말을 내밀었고 소희는 자상한 성민의 마음에 미소로 화답하며 성민의 입술에 쪼옥 하고 입맞춤을 선사 하였다.
“헤헤..고마워. 근데 이거 누구 꺼니?”
“응. 우리 엄마 꺼.”
“어머....이거 내가 신어도 될까?”
“괜찮아. 신어.”
소희가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성민이 양말과 같이 가져온 자신의 가방에서 샘플용 로션을 꺼내 바르고는 성민의 팔짱을 기고는 의기양양 한 듯 한 것 고조된 목소리로
“다 됐다..출발..고고고고 무브무브.”
그러면서 먼저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어 제끼고는 마치 첩보원 마냥 밖의 동태를 이러저리 살피더니 거실의 성민을 향해 손짓으로 수신호를 보내듯이 오라는 시늉을 하였고 그 모습을 본 성민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허리를 숙여 자세를 낮추더니 살금살금 소희를 지나 밖으로 나갔다.
‘덜컹...삐리릭’
현관문 닫히는 소리와 시근장치가 잠기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으며 성민과 소희는 나란히 팔짱을 낀 채 등교 길을 재촉 하였다.
성민의 학교 앞 정류장, 매번 성민과 소희가 잠시 헤어지는 장소, 소희가 버스에 올라 커브길을 돌아 완전히 사리지는 것을 지켜 본 성민은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 정문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 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올려오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빨간색 마티즈를 탄 최 순정 선생이 차창을 내리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성민을 부르고 있었다.
“어이 이 성민. 너 지각 하겠다 얼른 이리와 같이 가자.”
“어..선생님..그래도 돼요?”
“그럼 되고 말고지 얼른 와”
“네..감사합니다.”
성민은 불알에 요롱소리가 날듯 황망히 뛰어 조수석에 올라타 안전벨트를 메었고 그 사이 차는 부웅 소리를 내며 출발을 하였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성민이 다시한번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는 순간 까만색 스커트가 무릎 위 허벅지까지 올려져 있는 최 순정선생의 허벅지를 발견 하였는데 마치 피부가 투명한 듯 보이는 게 허벅지의 실핏줄까지도 보일만큼 곱고 부드러워 보였다.
최 순정선생의 차는 어느 듯 교직원 주차장으로 들어섰고 성민과 최 순정선생은 시계를 쳐다보고는 다행이라는 듯이 마주 쳐다보며 싱긋 웃고는 성민은 교실로 최 순정선생은 교무실로 향했는데
“성민아 이따 점심시간에 봐.”
최 순정선생의 목소리가 성민을 행해 들려왔고
“네..선생님. 오늘은 제가 한턱 쏠께요..히히”
“오..그래. 선생님 기대 해도 되는 거지?”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래봐야 음료순데요 뭘.”
“어머 얘 음료수가 어디니. 고마워.”
“네 이따뵈요.”
교실을 막 들어서는 성민을 동수가 다짜고짜 붙잡더니 행여나 다른 아이들이 들을세라 귓속말로 중얼거렸다.
“야! 너 어제 우리 누나랑 있었지?”
동수의 눈동자는 묘한 빛을 발하며 성민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신나고 재미난 모험담을 기다리는 듯 한 그런 눈동자였다.
“어?..그..게 그냥 어쩌다 보니...”
“히히 짜식...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니가 딱 그 고양이네.”
“히히히...그렇게 되는 건가. 그나저나 동수 넌 담탱이랑 어떻게 됐냐?”
“야 말 마라. 우리 담탱이 저년 아주 쥑여 놨잖냐.”
“오! 그래 너 재주 좋구나. 나도 좀 전수 해주라?”
“짜식은 그 방면은 니가 한 수 위잖아.”
성민과 동수는 자리에 앉아서 까지 끈적한 입담을 과시하며 서로의 무용담을 부러워하며 수업 준비를 하였고, 첫 수업 시간인 수학시간이 시작 되어 담임인 손 연주성생이 교실로 들어오자 동수가 성민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더니 책상 서랍 속에서 사각의 조그만 안테나가 달린 리모콘을 꺼내 보여주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쓰윽 날리고는 스위치를 켰고, 눈짓으로 담임인 손 연주를 보란 듯이 성민에게 신호를 주었는데, 그 신호를 따라 손 연주선생을 바라보자 일순간 표정이 약간 찡그려 지더니 학생들 쪽을 보고 있던 자세를 돌려 급하게 칠판에 필기를 시작하였는데 엉덩이가 뒤쪽으로 약간 빠진 듯 한 자세가 상당히 부자연스러워 보였고 조금씩 가늘게 떨리는 무릎의 상태로 보아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닌 듯 보였다.
“야 동수야 담탱이 왜 저러냐?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아냐 임마. 너 이게 뭔지 모르지?”
그러면서 동수가 성민에게 손에 들려져 있던 리모컨을 성민에게 옮겨 주었고 성민은 무심코 받아든 리모컨의 스위치를 Full이라고 쓰여진 위치가지 올렸는데 그 순간 손 연주선생이 입으로 헛바람을 내 뱉더니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반 아이들은 손 연주선생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 하여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얌마. 갑자기 최대로 올리면 어카냐. 빨리 낮춰.”
“어?...어....미안”
성민은 뭐가 미안한지도 모른 채 스위치를 다시 Empty쪽으로 옮기자 그제야 손 연주선생은 정신을 차린 듯 겨우 몸을 일으켜 다시 수업을 진행 하였는데 수업 도중 동수의 책상 앞에서 책상을 두어 번 툭 툭 치더니 몹시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수를 노려보다가 동수가 책상안의 리모컨을 보여주자 ‘흠..흠’ 그러며 헛기침을 하더니 이내 교탁 쪽으로 이동해 버렸다.
“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냐?”
“히히....설명 하자면 좀 길어. 잘 들어봐.”
동수의 장황한 설명이 시작되었다. 성민이 손 연주선생의 모을 달게 만들어 동수에게 넘기자 동수는 마치 생선을 본 고양이처럼 손 연주선생에게 달려들어 유린하기 시작 했는데
처음엔 그저 막연히 동경하던 여 선생의 보지를 따 먹는다는 기쁨에 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하고 끝내 버렸지만 두 번, 세 번 연달아 보지를 유린하자 손 연주선생은 예의 매조적인 성향이 발동해 동수에게 학대를 받으며 스스로 즐기기 시작했고 기어이 손 연주선생의 집에까지 동행하여 항문은 물론 목에다 개 줄을 묶어 질질 끌고 다니니 온 방바닥에 보짓물을 쭉 쭉 싸대기 까지 하였다는 이야길 들려주었고 동수의 이야기를 들은 성민은 놀라움에 입이 마물어 지지 않았다.
“근데 있잖아 담팅 년이 지 서랍에서 메추리알 같이 생긴 진동기를 꺼내더니 리모컨을 나한테 주면서 학교에 차고 갈 테니 리모컨으로 작동 시켜 달래지 뭐냐...히히 학생들 앞에서 한번 느껴 보고 싶대나 뭐 대나 하여튼 당팅 년 변탠 건 확실한 것 같아...킥킥킥킥”
“허억.....난 그냥 담팅이 좀 밝히는 여잔 줄로만 알았는데 그 정도일 줄이야...놀랬다.”
“나도 좀 놀라긴 했는데 어쨌거나 니 덕분에 담팅이를 완전 노리개로 부리잖냐...히히히”
성민은 속으로 담임인 손 연주와 엮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으나 동수의 앞이라 표현은 할 수가 없었지만 동수가 지금의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여 다행으로 여겨졌다.
오전 수업이 그럭저럭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향하던 성민에게 연희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들어 왔는데
‘서방님 지금 수희 퇴원 중...이따 봐’
성민도 연희의 문자 메시지를 보고서야 오늘이 바로 수희가 퇴원을 하는 날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수희에게 전화 한통이라도 해 주지 못함을 탓하고 있는 찰라에 누군가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상념에서 깨어나 뒤를 돌아보니 최 순정 선생이 고운 아미를 찡긋 거리며 눈인사를 한 후 성민에게 맑고 고운 청량제 같은 목소리로
“이 성민 너 뭘 그렇게 생각하니 너 땜에 줄이 한참이나 밀렸잖아.”
“어...이런.”
최 순정선생의 지적에 주위를 둘러 본 성민은 학생들의 원망에 찬 시선을 접할 수 가 있었고 재빨리 오른손을 이마에 붙여 머리를 굽신굽신 거리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고는 배식대에서 점심을 받아 당연하다는 듯이 최 순정선생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늘 반찬은 뭘 까나...한번 볼까.”
“뭐..매일 그게 그거죠 뭐..전 선생님 반찬이 더 궁금한데요?”
“아쭈! 너 성생님 반찬 모리는 건 아니지?”
“노리긴요. 저번에도 선생님이 먼저 주셨잖아요.”
“호호...하긴 노리는 건 아니네...내가 자진 상납했으니.”
“사...상납이라뇨....억울해요.”
“뭐. 억울하면 직접 가져가서 먹던가..호호호”
“정말이죠?”
최 순정선생과 성민과의 젓가락 싸움, 성민이 순정의 반찬을 집으랴 치면 성민의 젓가락 옆구리를 쳐서 반찬을 떨어뜨리는 순정과 기어이 반찬을 가져가고야 말겠다는 성민의 불꽃 튀기는 접전은거의 순정의 압승으로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었고
“에이..치사하게 안 먹고 말아요.”
성민은 토라진 듯 순정에게 투덜 걸리며 반찬을 포기 하겠다고 말을 하였는데
순정은 이런 성민을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젓가락으로 자신의 반찬을 짚어 성민의 식판에 옮겨 주었다.
“씨..선생님 결구 주실 거면서..저 약 올리신 거죠?”
“약 올리긴. 그냥 달라고 했으면 줬을 건데 말 안했잖아. 어서 먹기나 해.”
‘우걱우걱...쩝쩝쩝’
먹는 것으로 화를 풀 요량인 듯 성민은 개걸스럽게 밥과 반찬들을 비워 나갔고 순정이 채 반도 먹지 못 했을 때 이미 수저를 놓고 있었다.
“성민이 배 많이 고팠구나?”
“네...많이 고팠어요.”
성민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을 하였고 순정은 피식 실소를 터트리며 성민과 함게 수저를 놓고는 식당을 빠져 나와 교내 스탠드에 자리를 잡았고 성민은 아침에 한 약속을 지키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내 순정에게 건네며 옆자리에 앉았다.
“성민아.”
“네?”
“너...생각해 봤니?”
“뭘요?”
성민은 순정의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고 순정은 약간 실망한 기색의 눈빛으로 성민을 쳐다보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해바라기”
순정으로 해바라기라는 말을 듣자 성민은 이내 순정이 숙제라고한 말이 떠올랐는데 수희와 소희의 일 때문에 순정이 낸 숙제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던 터라 궁색한 변명을 할 밖에 도리가 없었다.
“저...그게요...알아 보려고는 했는데...”
“괜찮아..그냥 한 말이니까”
순정의 눈빛이 우수에 젖은 듯 깊이를 더하고 있었고 바라보는 방향은 학교를 넘어 형체만 희끗희끗 보이는 산 쪽을 향하고 있었다.
성민의 눈에 들어 온 순정의 눈동자 고요한 바다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을 담은 듯 바라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눈동자가 희미하게 흔들리며 습기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성민아.”
“왜요?”
“너 있지........내가 아는 누구랑 눈이 아주 많이 닮았다는 거 아니?”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선생님만 아시는 분이데.”
“그렇지...근데 그 사람...지금은 볼 수가 없어.”
“왜요?”
“나만 혼자 두고 아주 먼 곳으로 가버렸거든.”
“그럼 그 분 오시면 다시 만나시면 되겠네요.”
“아니..못 오셔 다시는 올 수가 없는 먼 곳으로 가셨거든. 지난겨울에 교통사고로”
성민은 순정의 말을 유추해 본 결과 순정이 말 한 사람은 죽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근데....성민이 널 처음 본 순간 그 사람이 생각나 버렸어...니 눈..그 사람이랑 너무 똑같거든.”
“음...그래서 저한테 잘 해 주시는 거군요.”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궁금하네요. 그 분.”
순정의 고개를 돌려 성민을 바라보니 홀린 듯 자신을 쳐다보는 성민의 눈과 마주쳤고 잊으려 잊으려 애를 써도 가슴 한 구석에 남아 기다림에 지쳐 매일 이불이 젖을 정도로 슬픈 눈물을 흘리게 했던 사람이 마주앉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
“아!....”
성민은 무의식중에 순정의 눈동자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짧은 감탄사를 듣고 정신을 차려보니 순정의 눈에서 두 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 양 볼을 적시고 있는 게 보였는데 세상의 모든 슬픔을 담은 듯 가슴이시려고 저려왔다.
그러다 문득 순정이 정신을 차렸는지 손등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는 고개를 돌며 외면 한 채 눈을 부비적 거리는 시늉을 하더니
“눈에 뭐가 들어 갔나봐 따끔 거리는 게 눈물이 다 나네.”
“선생님 그냥 우시고 싶으시면 우세요. 참지 않으셔도 돼요.”
성민은 그렇게 순정을 위로 하고 있었다.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슬퍼 보이는 순정을 어떻게든 위로하고 싶은 애틋한 심정만 들었다. 그것이 순정의 매력인지 마력인지 구분하기도 할 수도 없었지만 순정은 시나브로, 시나브로 성민의 가슴을 파고들고 있었다.
“성민아 그만 일어나자 점심시간 다 됐어.”
“네..선생님”
성민과 순정은 나란히 보행로를 따라 걷다가 갈림길에 들어서서 교실과 교무실로 향했는데 저만치 걸어가던 순정이 성민을 향해 뒤돌아서서 소리쳤다.
“성민아 해바라기는....기다림이야.”
그 외침 소리 때문에 지나가던 학생들이 성민과 순정을 번갈아 쳐다보며 묘한 시선을 던졌고 순정의 그 한마디가 몰고 올 파장은 두 사람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집으로 향한 성민은 소희의 전화를 받았지만 수희의 퇴원 소식을 알리고 학원에 가지 못한다고 하였고 실망한 소희는 또 토라진 듯 성민이 말하는 도중에 전화를 끓어 버리고 말았다.
“아휴....또 소흴 달래려면 죽어나겠구만...미쳐.”
성민과 소희의 첫날 밤 성민은 처음으로 코피를 흘렸고 마치 문어 빨판처럼 물어 당기는 수축력은 연희와 수희도 따라 갈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그런 소희의 토라진 기분을 달래 주려면 다시한번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에 은근히 소희에게 지레 겁을 먹을 지경이었다.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희와 수희가 식탁에서 대화를 하다가 반갑게 성민을 맞았는데 열려진 수희의 방문 안으로 짐 가방을 발견한 성민은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연희와 수희를 바라보자 연희가 성민의 의중을 파악하고는 조용히 입을 열어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서방님. 놀랄 것 없어 수희는 요 삼거리 옆에 원룸 건물로 옮길 거야. 청주에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셔 와서 같이 살게 될 거야.”
그러면서 그간 있었던 일들을 자세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 하였고 연희 이야기가 끝나자 모든 의구심이 풀린 성민은 한편으론 외삼촌의 뒤늦은 참회가 반갑기도 했으며 이제는 소희의 모친과의 일도 정리하면 되겠구나 생각 되었다.
“그럼 언제 이사 가는 건데?”
“수희는 내일 짐 옮기기로 했고 청주에선 아마도 주말쯤에 오실거야.”
“자기야. 나 나간다고 섭섭해 하기 없기다. 자기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 테니까. 내가 생각나면 언제든 전화 줘.”
“히히히...지금 벌써 생각나는데.”
“아휴~~저 색골.”
“호호호..아잉...자긴.”
연희의 못마땅해 하는 말과 수희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동시에 성민에게 들렸고 미처 연희를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이야기를 했던 성민은 난감해 하는 표정으로 연희를 쳐다봤는데 밀과는 다르게 성민에게 뭔가 잔뜩 기대하는 눈치인 것 같아 보여 내심 성민도 오늘밤이 기대가 되고 있었다.
“서방님 수희도 퇴원 했는데 오늘 저녁은 우리 근사하게 외식할까 어때?”
“야호!...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린데...난 무조건 콜.”
“나도 좋아 언니 우리 저녁 먹고 맥주도 한잔....좋지?”
“오케이 그럼 결정 했어....가자”
해가 서산으로 뉘역뉘역 넘어갈 즈음에 세 사람은 수희의 차에 올라 일전에 수희와 성민이 뜨거운 정사를 벌였던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식당에 도착한 성민 일행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홀의 모퉁이를 돌아 조그만 복도를 따라 가장 안쪽에 위치한 방으로 안내 되었는데 그 방은 전에 수희와 같이 뜨거운 정사를 벌였던 방의 바로 옆방이었다.
“어머! 세상에 무슨 식당에 이런 밀실이 다 있데니?”
연희의 한 마디에 성민과 수희는 서로를 쳐다보며 야릇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연희를 재촉하여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연희는 성민과 수희의 눈치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는
“니네들 분위기가 어째 좀 수상한데?”
“아냐 언니. 수상 하긴 뭐가 수상 하다고...”
“어...흠..흠”
수희의 부정하는 말에 성민은 그저 헛기침으로 대답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둘을 바라보는 연희는 아무래도 성민과 수희가 이 식당에 들른 적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벨을 눌러 음식을 주문하고 수희가 방에 딸린 화장실로 들어가자 연희는 성민을 채근하기 시작했는데.
“서방님. 우리 솔직하기로 약속 했지? 우리 사이엔 비밀 같은 건 없기로 했지?”
“어! 그랬지.”
“그럼 솔직하게 대답 해 줘. 이 식당 오늘 처음 온 게 아니지?”
“휴~맞어 처음 온 거 아냐.”
“맞지? 그럼 혹시 여기 와서 그거도 했어?”
연희의 질문은 당연히 섹스를 의미하고 있었고 그것을 눈치 챈 성민은 연희의 눈동자가 이글거리는 불꽃마냥 반짝 거리는 것을 확인 하고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짐짓 질문이 무엇을 뜻 하는지 모르겠다는 투로 대답을 하였다.
“그거? 그게 뭔데 자세히 말해야 내가 알아듣지.”
“쳇. 알면서 또 그러네. 몰라 말 안 해줘도 괜찮아. 꼭 지 엄말 놀려야 직성이 풀리남.”
“히히...그러게 똑바로 물어 보면 가르쳐 주지.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르쳐 줘.”
“아 몰라. 됐어.”
“에...김 연희씨 삐졌구나?”
“몰라 남이사 삐지던 말든.”
연희가 토라진 얼굴로 입을 삐죽일 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수희가 나왔고 팔짱을 낀 채 성민과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삐친 얼굴을 하고 있는 연희를 보고는
“언니.”
“왜?”
“언니가 생각 하는 게 맞아 나 여기서 성민이랑 그거 했어.”
수희가 연희의 질문에 대신 답변을 하자 삐치듯 토라졌던 연희는 굶주린 여우가 토끼를 잡아먹을 듯 한 시선으로 성민을 바라보자 성민은 뭔가 궁색한 변명이라도 해야 될 것만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는데 갑자기 연희의 얼굴을 양 손으로 붙잡더니 기습적인 키스를 감해 하고는
“연희도 그러길 바라는 구나. 맞지?”
“아..아니 뭐...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버렸다. 성민의 과감한 선택은 연희의 마음에 정곡을 찔렀고 은연중 자신의 마음이 들켜 버리자 연희는 이내 수동적인 자세를 자연스럽게 취하게 되어 버렸다. 자리를 바꿔 연희와 수희가 나란히 앉아 잇고 그녀들의 맞은편에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성민이 앉아 있었는데, 식탁 아래 발이 모여진 장소는 난데없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연희와 수희의 한쪽 발이 성민의 사타구니를 파고들어 서로 먼저 발가락으로 성민의 자지를 터치 하려는 듯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주문한 음식들이 들어 왔고 식탁에 그득하게 쌓인 반찬들과 유황오리는 성민의 식욕을 자극 왕성하게 자극하여 오리를 거의 혼자서 다 먹어치워 버렸지만 기실 연희와 수희의 목적은 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민이 오리를 먹든 말든 상관없이 여전히 발 싸움만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들 하시지.”
“어?...어”
“자기야 난 아직 못 만져 봤는데...”
연희의 즉각적인 수긍의 반응과 수희의 뾰로통한 말투로 미루어 보아 식탁 밑의 발 싸움은 연희의 우세로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 성민이 그런 그녀들의 달리 사이로 발을 집어넣으니
붙어 있던 다리사이가 스르륵 열려지며 연희의 오른다리와 수희의 왼다리가 서로 교차하여 포개졌는데 연희와 수희는 서로를 힐끗 쳐다보더니 피식 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런 그녀들의 표정은 성민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쳐흘렀고 음식을 향하는 젓가락질은 음식을 먹으려는지 아니면 흠 짓거리를 하려는지 도무지 짐작 할 수가 없었다.
“흐으으음”
연희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신음성이 터져 나왔고 뒤이어 수희의 입에서도 신음성이 터졌다.
“흐윽”
성민의 발이 그녀들의 가랑이 사이를 뚫고 벌려진 다리 사이의 끝자락에 위치한 깊고 깊은 골짜기의 옹달샘에 다다라 그 입구의 장막을 발가락으로 건드렸고 장막의 너머에 있는 뜨겁고 습한 옹달샘에서 꿀물이 흘러 장막을 적시며 서서히 그녀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기 시작하였다.
발가락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여 발등을 곧게 펴고 움찔 움찔 거렸고, 성민의 발가락이 꿈틀꿈틀 움직일 때 마다 아랫배의 깊은 음욕의 근원지에서 올라오는 헛바람이 입을 통하여 배출되어 뜨거운 바람을 마구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하아아아..”
“흐음.....흑...흐으윽”
이구동성으로 발하는 자매의 교성은 식당의 방안을 울리며 넘쳤고, 그녀들의 교성 소리는 어느듯 성민의 자지를 자극하여 바지의 앞섬을 불룩하게 만들었는데, 삼심동체라고나 할까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식탁을 한쪽으로 치워버리고는 엉겨 붙기 시작했는데 연희와 성민이 뜨거운 키스를 시작으로 성민의 손이 연희의 블라우스 앞섬을 헤치고 들어 풍만하고 탄력 넘치는 젖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고, 수희는 그런 성민의 바지를 풀어헤쳐 내리더니 실핏줄이 울퉁불퉁 불거져 튀어 나온 자지를 손으로 몇 차례 아래위를 훑더니 귀두를 혀로 살살 돌려 맛을 보고는 이내 입안으로 넣어 연신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빨기 시작 하였다.
“하아아암....쪼옥...쪽..후르릅”
“쭈읍...쭉,,,쭉...추르릅....흐읍....쭉...쭉”
위에서는 연희와 성민의 혀가 얽혀들며 타액과 타액을 교환하고 있었고, 연희의 젖가슴은 답답한 블라우스를 삐져나와 유두를 빳빳이 세운 채 성민의 손가락에 농락당하며 주물려지고 있었으며, 그 아래 수희는 성민의 자지를 한손으로 잡아 흔들며 입으로는 불알을 물고 당기기도 하고 혀로 핥기도 하며 흥건한 타액을 양껏 바르고 있었다.
“허억...후욱.”
성민도 두 여자의 공략이 참기 힘들었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기어이 헛바람과 함께 뜨거운 심음을 토해냈고 참고 있던 흥분을 마음껏 방출하기 시작하였다.
연희의 블라우스 단추를 모두 풀어 브래지어를 위로 젖혀 올리고는 유두를 깨물어 빨기도 하고 한손으론 다른 쪽 유방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다가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 스커트 자락을 걷어 올려 팬티를 들추고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이미 축축하게 젖어 버린 보지를 아래위로 문질러 대기 시작했고 수희도 팬티를 옆으로 젖혀 보짓물이 줄줄 흐르는 구멍을 성민의 자지에 조준을 하고는 그대로 위에서 내려앉듯이 보지속으로 쑤셔 넣어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응...하악...서방님....아흐윽...나 죽어....흐아앙”
“하악....자기야...하앙...하악....배 보지...보지가...흐응 뿌듯해....자기 자지가...내 보질 쑤시고 있어....하악...학”
“찌걱..찌걱..찌거덕...쑤걱...쑤걱..철퍽..철퍽.”
수희의 요분질 소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속 되었고 성민의 손가락은 연희의 보지 속을 유영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손가락 두 개가 보지 속으로 들어가 찔꺽찔꺽 소리를 내며
쑤셔대다가 급기야는 손가락 네 개가 보지를 좌우로 한껏 벌리고 들락거리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성민의 자지에 길들여져서인지 별 무리 없이 네 개의 손가락이 보지 속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보짓물을 빼내고 있었다.
“아흑...하윽....서방님 너무 좋아. 보지가...하흑...서방님 손가락이 보지 속에서...흐음...흐응..보지 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느껴져..하으으응”
“나도. 자기야 자기 자지가 너무 뜨거원...학...학...너무 뜨거워서 보지가 타는 것 같아. 하으으응”
연희와 수희는 그렇게 성민을 놓고 한 여자는 손가락에 녹아 나고 있었고 다른 한 여자는 자지로 녹아 나며 뜨거운 열락의 기운을 내뿜으며 방안을 뜨겁게 달구어 가고 있었다.
“후욱...이제 서로 바꿔 봐.”
성민이 연희와 수희의 교대를 원하자 수희가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 일어섰는데 순간 보짓물이 주르륵 하고 흘러 내려 허벅지를 타고 바닥으로 흘렀고 성민의 손이 빠진 연희의 보지에선 허연 애액이 작은 검품을 잔뜩 머그고 있었다.
성민이 바닥에 바로 누워 껄떡이는 자지를 세우고 있자 연희가 성민의 엉덩이 사이로 다리를 벌려 앉으며 한손으로 자지를 잡고 서서히 보지에 밀어 넣으며 입에선 뜨거운 교성을 터트렸다.
“하악....하음...흐으음....바로 이 맛이야...하음...서방님 자지가 연희 보지 속으로 들어왔어....하아아아...뜨거워...연희 보지가 타 들어 가는 것같아....하으으응”
‘철퍽..철퍽...찌거덩...쑤걱...퍽..퍽..퍽..퍼버벅..쑤걱...퍽..퍽..퍽‘
연희가 이내 요분질을 시작하자 이미 애액으로 흥건한 보지에선 요상한 소리를 내며 자지가 보였다 사라 졌다를 반복 하고 있었고, 좆대를 타고 흘러내린 보짓물은 회음부를 지나 항문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연희의 요분질이 시작되자 수희는 휴지로 흘러내린 보짓물을 닦아 내고는 성민의 얼굴 사이로 가랑이를 벌리고 앉아 보지를 얼굴에 디밀어 성민이 꿀물을 마시기 좋게 자세를 잡고는 연희와 마주 앉아 서로의 유방을 주물럭거리며 음욕을 불태우기 시작 하였다.
“하윽...흐음...하아아아”
“흐음....흐응......아흐흐흥”
‘후룹...후르릅...쭙..쭙...후르릅...“
뜨거운 교성 소리와 보지 빠는 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뤄 운율을 맞추며 세 남녀는 뜨거운 환락의 파티로 점점 더 깊게 빠져 들며 서로의 육체를 불태우려 절정을 향해 치달리고 있었다.
“허억...헉...헉...연...연희야 이제 나오려고 해.”
“그래 서방님 안에다...내 안에다 싸줘.....하아앙”
곧 숨 넘어 갈듯 한 소리로 헐떡거리던 연희가 성민이 이제 사정에 임박 했다는 말을 듣자
질내 사정을 원하며 요분질의 속도를 더욱 높였고 연희의 말을 들은 수희는 질내 사정의 위험성을 알고도 그것을 원하는 연희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희를 제지하고 나섰는데
“언니 그건 위험해...안에다 사게 하면 안돼.”
“하아...괜찮아....나....받고 싶어....우리 서방님 씨를 바도 싶단 말이야..하으으응”
연희의 갈망을 들은 수희는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근친의 향락에 빠져 있는 그녀들이라지만 마지막 보루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수희였다. 수희야 어짜피 임신이 불가능한 몸이지만 연희는 달랐기 때문에 항상 조심 하라고 직접 피임약 까지 마련해 준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연희의 태도는 한계점을 넘어선 어쩌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행동이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말리고 싶었다.
“안돼 언니. 그것만은 안돼.”
수희가 한참 정신줄을 놓고 요분질에 열중인 연희를 밀치며 성민과 분리 시켜려고 했고 막 보지에서 자지가 빠지는 순간 성민이 절정에 다다른 듯 하양 정액이 두 여인의 사이로 뜨겁게 분출되기 시작했다.
‘울컥...울컥....츅..츅..츅’
자지가 끄덕끄덕 거리며 남은 한 방울의 좆물 마저 짜내려는 듯 용을 써고 있었고 연희는 수희의 제지로 인하여 방바닥에 떨어지는 좆물을 보고는 표독스런 표정으로 수희를 째려보다가 한 순간 분을 참지 못하고 수희의 뺨을 강하게 후려 쳐 버렸다.
‘짝’ 소리와 함께 수희의 손이 얼굴을 감쌋고 뒤이어 연희의 원망에 가득 찬 말이 들려 왔다.
“니가 뭔데. 니가 뭔데 우리 사일 가롬 막는 거니?”
“언니.”
“난...성민일 사랑해 이 세상 누구보다 더. 그래서, 그래서 기꺼이 성민이 애를 갖고 싶단 말이야. 그런데 니가 뭔데 날 가로 막는 건데?”
한순간 뜨거웠던 방안의 열기는 차갑게 식어 버렸다.
두 자매의 한 남자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이제는 서로의 원망이 되어 가시돋힌 화살을 마구 쏘아대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언니..안돼. 그것만은 절대 안돼.”
“왜? 왜 안돼니?”
“언니 화 내지 말고 내말 잘 들어 봐. 나도 언니 심정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만약 언니가 성민이 애를 임신하게 되면 그건 파멸로 가는 지름길 이야. 언니 그걸 왜 몰라. 언니야 어떻게 되던 상관없다 쳐도. 성민인 성민이 어쩌려고 아직 앞날이 구만리 인데, 아직 채 꽃도 못 피워 봤는데 언니 때문에 성민이 인생까지 망치려고. 언니만 생각 하지 마. 우린 성민이 앞날도 생각 해 줘야지. 안 그래 언니?”
수희의 말을 듣던 연희는 그만 울음이 터져 버렸다.
자신의 기분만 생각하고 자신의 아들이자 지아비인 성민의 앞날은 생각지도 못한 자신이 부끄러워 졌고 그런 자신을 깨우쳐 준 동생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던 것이다.
한참을 서럽게 흐느끼고 있는 연희에게 성민이 다가가 볼을 매만지며 블라우스로 상체를 가려줬고, 그런 모자를 바라보며 수희는 다시 방에 딸린 화장실로 몸을 씻기 위해 들어갔다.
예정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집으로 향하는 성민과 자매들은 차 안에서 아무런 말도 없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각자의 머릿속의 생각들은 모두 제각각 이었다.
‘후...이제 어떡해야 하나? 언니나 성민일 꽨 건 난데, 어떡해든 이제 정상적으로 돌이킬 순 없겠지.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 갈 수도 없는 거잖아. 어떡하지.’
‘그래. 수희의 말이 맞아.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사는데
성민이가 없었으면 아마도 그 사람 따라 갔겠지. 그래 우리 성민일 생각 해야지. 그래 그건 너무 무리야.‘
자매의 생각은 같은 듯 하면서 도 서로 달랐다. 수희는 자신 때문에 성민과 연희를 근친이라는 함정에 빠뜨린 죄책감에 그 대책을 강구 하고 있었고 연희는 아들의 아이를 갖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지만 성민과의 쾌락만은 놓고 싶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각자 머릿속에 다른 생각들을 품고 있는 사이 어느듯 수희의 차는 집에 도착 하였고 지하 주차장을 향하여 스스륵 모습을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