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추억3권-7.여대생의 밤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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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여대생의 밤화장
두 사람은 아파트를 나왔다. 십 분 정도 걸었을 쯤에 묘우미는 마사오의 앞으로 몸을 돌려 서며 가방을 내려놓고 양팔을 마사오의 목에 둘렸다.
“키스해 줘.”
마사오는 묘우미의 등을 감싸며 입맞춤을 했다. 정열이 솟았다. 이론을 버리는 그 모습에서 ‘사랑스런 여자’를 느꼈다. 길거리의 행인들이 옆을 지나갔다. 그러나 묘우미는 오로지 마사오의 입술을 빠는 데만 열중해 있었다. 입술을 뗀 묘우미는 마사오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모르는 남자와 함께 잔다는 건 잘못된 거지?”
“물론입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나 외에는 안 돼, 하고 말해 줘.”
순순히 마사오는 그 말을 복창했다.
‘지금 이 사람은 연사이 아닌 것 같아.’
마사오는 묘우미의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어 넓적다리를 애무하면서 거슬러 올라갔다. 비겨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건 내 거예요.”
“아!”
묘우미는 바싹 안기며 마사오를 포옹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지금의 묘우미의 기분에는 알맞은 말일 것이다.
포옹한 채 걷고 있자 빈 택시가 멈우었다. 두 사람은 차도로 나가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 속에서 묘우는 마사오의 어깨를 기대고는 한 손을 마사오의 허벅지 위에 놓고 말했다.
“당신 방에선 잘 수있어?”
“일반 가정집 이층을 빌린 거라서 어렵습니다.”
“그렇겠지. 역시 오늘밤은 돌아가야겠구나. 내일은 토요일이고 그리고…….”
“예.”
“토요일에 난 강의가 없어. 당신은?”
“오전 수업입니다.”
“수업에 들어갈 거야?”
“가야죠.”
“그러면 열두 시에 만나. 나는 도서관에 갈 거야.”
“일부러?”
“만나고 싶으니까. 싫어?”
“아닙니다 열두 시 정각에, 오늘 그 장소로.”
“이제 오늘처럼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게.”
묘우미는 더욱더 어린애처럼 솔직하졌다. 처음 만났을 때가 어른스러웠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씨와 헤어져 곧바로 하숙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은 닫혀져 있었고 안에서 나와 열어 준 사람은 평소처럼 노파가 아니라 찌에였다.
“지금 와요? 오늘 밤도 자고 들어오나 했죠.”
“아니오. 그렇게 자주 외박을 하지는 않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첫 번째 기둥에 편지꽂이가 있었다. 마사오에게 온 우편물이 그 안에 들어 있게 된다. 횐 봉투가 있었다. 마사오에게 온 것이었다. 다에꼬의 글씨였다.
그것을 빼어 주머니에 넣으며 마사오는 아무 뜻 없이 물었다.
“할머니요?”
“목욕하고 계셔요. 이제부턴 가끔 물을 데우기로 했어요. 마사오 씨도 일요일에는 이용하세요.”
오늘 아침에 이어 지금까지는 없던 대화였다.
‘조용한 여자였는데, 이제 나와 친해졌다는 건가?’
마사오를 보는 눈에 언뜻 색기를 풍기고 말에도 여유가 있었다. 의외의 느낌에 마사오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이 사람은 미망인이다.’
가슴이 소용돌이치는 걸 깨달았다. 문득 눈앞에 선 사람이 단순한 주인 집 며느리가 아니라, 여자라는 걸 의식했던 것이다.
“고맙습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숙이고 계단을 급히 올라갔다.
이튼날 학교 강의실에서 흥미 있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학과 친구인 찌넨이 수업 중에 마사오의 옆에 바싹 다가앉으며 귀에 속삭였다.
“너, 여자를 품고 싶지 않니?”
“무슨 소리야?”
“여기 이 여자 어때?‘
사진 한 장을 마사오의 노트 위에 놓았다. 명함 크기의 상반신 사진이었다. 반 소매에 흰 볼라우스 차림으로 두 갈래로 땋아 가슴에 드리우고 있었다. 상당히 어려 보이는 소녀였다.
“아직 아이잖아?”
“열아홉 살이야. 고등학교를 나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내 여자 친구의 친구야.”
“음. 이 애가 뭐라고 하는데?”
“남자를 구해 달래. 나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적당한 남자를 물색해 달라고 내 친구가 이 사진을 주었어. 과의아이들 몇몇을 생각했지만 조금 전에 너를 보자마자 너라면 적당하겠다고 생각했지.”
“귀ㅇ여운데. 이 얼굴이면 남자를 만드는 데 어렵지 않을 겻 같은데. 본인이 가만히 있어도 남자가 다가올 텐데.”
“아니, 이 애는 애인을 원하는 게 아냐. 뒤끝이 없는 남자를 사귀고 싶다는 거지. 보기에는 얌전해도 불량소녀야. 한번 착실한 학생과 즐기고 싶은 모양이야.”
“응? 아니, 그럼 벌써 몇 남자를 안다는 거야?”
“응. 여자는 겉모습만으로는 몰라.”
“너, 스님 아들 주제에 그런 비린내 나는 중매를 해도 돼?”
“아버지는 스님이지만 난 아니야. 우리 아버지도 여자가 많아. 후처도 있는 걸. 이 애의 번뇌를 정화시켜 줄 남자를 찾는 것도 부처의 길이야, 히히히, 사실은 내가 상대를 하고 싶지만 여자 친구가 허락하질 않아.”
“어쨌든 만나기나 해 보지. 면접해서 불합격될지도 몰르니까.”
“좋아. 그러면 다음 주 중에 실행토록 하자. 이 사진은 네가 갖고 있어.”
마사오는 사진을 전철 정기권 속에 넣었다.
“이 사진의 애가 그렇다면 너의 여자 친구도 그런 애?”
“맞아. 여름방학에 신주꾸에서 만났어. 역시 서로 놀이야. 오늘 밤도 내 방에 자러 올 거야.”
“난 네가 여자에 대해선 결백할 거라고 생각햇는데 의외로군.”
“여자를 뛰어넘기 위해선 마음껏 여자와 놀아야 돼. 착실하고 순진한 녀석이 여자에게 빠진다구.”
열두 시 정각에 마사오는 묘우미와의 약속 장소로 갔다. 묘우미는 가방을 무릎 위에 놓고 벤치에 앉아 시계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일부러 약속 시간에 늦는 법인데 묘우미는 그런 잔재주를 부리는 자절한 여자는 아니었다. 정확했다.
두 사람이 간단히 저녁을 먹고 주점에 들러 정종을 몇 잔씩 마셨을 때는 거의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그 다음에 묘우미의 제안으로 기꾸가 있는 여관으로 향한 것은 지금까지의 둘의 관계로 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현관에서 두 사람을 맞아들인 건 예상대로 기꾸였다. 전날 밤 기꾸는 다음에 ㄴ혼자 오라고 마사오에게 속삭였었다. 그걸 마사오가 잊을 리가 없었다. 혹시 기꾸가 변덕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마사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또 와 볼 작정이었다. 기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가 있었고 어쩌면 정열적인 남녀의 방 모습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보자 기꾸는 한 순간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어머! 어서오세요. 자, 들어오세요.”
그녀는 슬리퍼 방향을 바꾸어 주었다. 마사오는 말했다.
“묵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숙박해도 될까요?”
“예. 괜찮아요. 우리 집은 토요일엔 오후부터 이 시간대까지가 많죠. 이제부터는 그리 많지 않아요.”
처음에 왔을 때와 똑같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오늘밤도 술 좀 마신 것 같은데요?”
“조금요.”
“그러면 좀더 마시겠어요?”
“아니, 사양하겠습니다. 그렇게 항상 대접을 받을 수도 없고 정식으로 주문하면 비싸잖아요.”
“그런 걱정은 말고. 아가씨, 어때요? 한 시간 정도라면 제가 방해해도 되죠?”
“그럼요. 저도 오늘밤에는 재미있는 얘길 듣고 싶어요.”
기꾸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이 여덟 시 삼십 분. 두 분은 목욕탕에 가서 같이 목욕하고 있어요. 열한 시쯤 방해를 할게요. 술이 마시고 싶어지면 전화해요. 전화가 없으면 드시지 않는 걸로 알게요.”
이윽고 마사오와 묘우미는 함께 목욕탕에 들어갔다. 마사오의 제안에 묘우미도 혼쾌히 승낙한 것이었다.
먼저 마사오가 재빨리 벗고 탕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가 먼저 탕 안에 들어가면 부끄러움이 덜할 테지만 마사오는 일부러, 묘우미가 어떻게 나올지 보고 싶었기 때문에 먼저 들어간 것이었다. 탕 안에 몸을 담그고 마사오는 유리문 쪽을 쳐다보았다. 흐릿한 유리문 너머로 그림자가 나타났다. 살색이었다. 환상적인 기분이 마사오를 감쌌다. 욕정보다도 심리적인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문이 열렸다. 묘우미는 역시 수건을 들지 않았다. 양어깨를 움츠리며 가슴을 가리려고 하지 않았고 하복부의 삼각지대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두 손을 허리에 댄 자세로 다가왔다. 떨어져서 보니 듬성듬성한 비모가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
욕조까지 와서야 몸을 움츠리며 비로소 가슴과 비부를 가렸다. 그 뺨은 붉고 눈은 촉촉했다. 쪼그리고 앉으며 묘우미는 눈을 살짝 흘기고 말했다.
“저쪽을 봐.”
아마 비부를 씼는 걸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마사오는 돌아앉았다. 물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 세 번 물을 끼얹고 난 후 묘우미는 거침없이 탕 안으로 들어왔다. 물이 넘쳐흘렀다.
마사오는 다시 돌아앉아 묘우미의 흰 가슴을 보았다. 더운 김이 서려 습기가 찬 밝은 전등빛을 받아 수면은 흔들리고 젖가슴의 구릉이 어른거렸다. 마사오의 손길이 묘우미의 젖가슴에 가 닿았다.
“우리 관계가 이렇게 빨리 진행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가능하면 빨리 성숙한 여성이 되고 싶어. 시간을 끌면 발전이 없어. 시루고도 그렇게 말했어.”
“하기야 남자에 대해선 그 사람이 훨씬 선배니까요.”
“시루꼬뿐만이 아니야. 다른 애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더라구.”
마사오는 계속 젖가슴을 애무했다. 점점 유두가 경직되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요청에 따라 몸을 일으껴세우고 젖가슴이 물 속에서 밖으로 드러났다. 피부가 빛나고 파란 핏줄이 환상적으로 드러나 보였다.
“예쁘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남자는 자기에게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나 봐.”
“아니, 유아적 본능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 같아요. 태어나자마자 빨았으니까요.”
마사오는 상체를 낮추고 묘우미의 젖꼭지를 살짝 몰었다. 묘우미는 가슴을 젖히고 마사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사오는 가볍게 깨물고 장난을 쳤다.
“장시간 목욕은 바빠. 빨리 씻어. 등을 닦아줄게.”
마사오는 유두에서 입을 뗐다.
“등을 닦아 준다구요?”
“응? 왜 이상한 얼굴을 하지?”
“당신이 그런 말을 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까?”
“응? 당연하잖아?”
“보통의 여자라면 그렇지만…….”
뒷말은 입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그러면 부탁합니다.”
마사오는 일어섰다. 마사오의 부풀대로 부풀어오른 몸은 묘우미의 어깨에 손을 댔을 때부터 완전히 경직되어 상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건 묘우미의 눈 위치와 똑같은 높이였다. 묘우미는 입을 다물며 정면에서 마사오의 몸을 응시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더 확실히 살펴보려는 모습이었다. 부끄러움은 전혀 느끼지 않는 듯했다.
오른손이 물에서 나와 부드럽게 잡았다. 점점 힘이 들어갔다.
“맥박이 힘차게 뛰네.”
“묘우미 씨 때문입니다.”
“저 아줌마, 당신의 이걸 노릴지도 몰라.”
“아닙니다. 항상 혼자니까 말 상대가 필요한 거죠.”
“아니. 내 생각이 맞을 거야. 그렇지만 난 싫어. 오늘은 안 돼.”
“물론입니다.”
묘우미는 왼손을 점가했다. 관찰하는 태도였지만 순진한 여자의 요염함이 배어나왔다.
“글 쓸 때부터 계속 이것 생각만 했어.”
“그래요?”
“막상 알고 보니 여러 가지 상상했던 것과는 훨씬 다르더군. 난 지금까지 남자를 체험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적이 없어.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해. 모르는 것 썼으면 망신할 뻔했지.”
“어디가 상상과 다르죠?”
“이렇게 크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어. 더 작고 맞춤할 거라고 생각했지.”
첫 체험의 여자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한다. 남자를 맞이하는 자신의 화원이 실제보다 훨씬 좁다고 믿는 것이다.
감각적인 쾌감과, 보고 있다는 심리적 즐거움이 동시에 마사오를 휩쌌다.
“그리고?”
“여기가 이상해.”
묘우미는 원추형 부분을 가리켰다. 그건 전등 빛을 반사하여 긴장되어 있으므로 윤기가 났다.
‘첫 경험한 감사을 정직하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여자는 거의 없어. 그걸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 졌을 땐 첫 인상의 대부분을 잊어버리지. 지금 난 퍽 유별나고 보기 드문 여자와 대화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왜 여기는 다르지? 다른 곳이라면 피부가 벗겨지면 아프잖아.”
마사오는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자기 몸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응? 그렇게 말하니 그렇긴 하군요.”
“할례가 뭔지?”
“잘 모르지만 아이 때 이렇게 하는 걸 겁니다.”
“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는데 굳이 통증을 주지?”
“글세, 빨리 발달시킬지도 모르죠. 할례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까?”
“책에서 읽었어. 대강 알아. 우리 나라에서서는 하지 않지? 그래서 이렇지 않겠거니 생각했어.”
“대부분의 소녀가 그렇게 생각하나요?”
“글세? 어떤 친구에게 불으니 어렸을 때 아버지 것을 볼 기회가 몇 번 있었대. 난 없었어. 아버비와 목욕탕에 같이 들어간 기억이 없거든.”
다시 한번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렇게 되지 않는 남자도 몇 사람에 한 명 꼴로 있어요.”
“왜?”
“체질이지요. 그런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는 게 좋죠. 자극이 약해집니다.”
마사오는 포경의 마이너스 점도 설명했다.
“그래도 애인이 돼서 체험해 보기 전에는 모르잖아. 어떻게 알아?”
“물으면 되죠.”
“그건 싫어.”
묘우미는 윤이 나는 그곳에 입술을 댔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턱을 어루 만졌다.
“어떤 친구는 첫 인상이 징그럽다고 했지만 난 그렇지 않았어. 소박한 조각 예술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원시인의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안 거야.”
둘은 물 속에 앉아 포옹하며 정열적인 키스를 했다. 마사오의 오른손은 묘우미으 허벅지로 내려가 비경에 닿았다. 평상시의상태가 아니었다. 마사오를 갖고 장난친 때문인지 꽃잎의 내부는 놀랄 만큼 넘쳐흐르고 있었다.
“나, 마사오를 보자마자 흥분했었어.”
묘우미는 낮게 신음하며 안겨왔다. 다리가 움직이고 탕 안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었다.
“그만해. 등을 닦아 줄게.”
“그러죠.”
두 사람은 탕에서 나왔다. 마사오는 앉음 대에 앉고 묘우미가 그 등뒤에 섰다.
“신혼 초야에 함께 목욕을 할까?”
“글쎄요. 정말 초야(初夜)라면 신부가 부끄러워하는 게 보통이겠죠.”
묘우미는 마사오의 등을 닦기 시작했다. 너무 부드러웠다.
“더 세게 해주십시오.”
“등이 넓구나.”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앞엔 유듀, 가슴뼈, 배꼽 등 기복이 많잖아요.”
“한번 남자으 등을 닦아주고 싶었어.”
“왜요?”
“어른이 된 기분일 테니까.”
묘우미는 마사오의 등을 다 닦고 나자 두 사람은 다시 물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와서 이번에는 마사오가 묘우미의 앞으로 왔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다리를 벌리려고 했다. 묘우미는 고개를 저으며 저항했다.
“이상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아.”
“이상하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돼요.”
싫다고 저항하는 걸 겨우 설득하여 다리를 벌리게 했다.
“왜?”
“깨끗한 물로 닦으려구요. 가장자리만 할게요.”
선홍색 세계가 펼쳐졌다. 꽃싹의 돌기는 도드라져 보였고 꽃잎은 매혹적이었다. 새 물을 받아 화구에 넘쳐 있는 점액을 닦았다. 그러나 또 다시 안쪽에서 배어나와 점액이 투명하게 빛났다.
“다른 여자와 특별히 다른 점은?”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죠.”
“남자는 여자를 일일이 다 기억해?”
“그럼요.”
“이것만 보고 날 알 수 있어?”
“예. 몇백 명이 있다고 해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
“예.”
마사오는 거짓말을 했다. 자기를 주장하고 싶어하는 묘우미의 자존심을 세워 주려는 것이었다.
긴 목욕이 되었다. 마사오에게는 전혀 없었던 일이었다. 묘우미의 반응이나 말이 신선했기 때문이었다. 욕실에서 나와 마사오는 그대로 이불 속에 들어가고 묘우미는 거울 앞에 앉았다. 가방에서 뭔가 꺼내 얼굴 손질을 시작했다.
‘여대생도 밤화장을 하나?’
역시 여자였다. 담배를 피우면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아파트를 나왔다. 십 분 정도 걸었을 쯤에 묘우미는 마사오의 앞으로 몸을 돌려 서며 가방을 내려놓고 양팔을 마사오의 목에 둘렸다.
“키스해 줘.”
마사오는 묘우미의 등을 감싸며 입맞춤을 했다. 정열이 솟았다. 이론을 버리는 그 모습에서 ‘사랑스런 여자’를 느꼈다. 길거리의 행인들이 옆을 지나갔다. 그러나 묘우미는 오로지 마사오의 입술을 빠는 데만 열중해 있었다. 입술을 뗀 묘우미는 마사오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모르는 남자와 함께 잔다는 건 잘못된 거지?”
“물론입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나 외에는 안 돼, 하고 말해 줘.”
순순히 마사오는 그 말을 복창했다.
‘지금 이 사람은 연사이 아닌 것 같아.’
마사오는 묘우미의 스커트 안으로 손을 넣어 넓적다리를 애무하면서 거슬러 올라갔다. 비겨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건 내 거예요.”
“아!”
묘우미는 바싹 안기며 마사오를 포옹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지금의 묘우미의 기분에는 알맞은 말일 것이다.
포옹한 채 걷고 있자 빈 택시가 멈우었다. 두 사람은 차도로 나가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 속에서 묘우는 마사오의 어깨를 기대고는 한 손을 마사오의 허벅지 위에 놓고 말했다.
“당신 방에선 잘 수있어?”
“일반 가정집 이층을 빌린 거라서 어렵습니다.”
“그렇겠지. 역시 오늘밤은 돌아가야겠구나. 내일은 토요일이고 그리고…….”
“예.”
“토요일에 난 강의가 없어. 당신은?”
“오전 수업입니다.”
“수업에 들어갈 거야?”
“가야죠.”
“그러면 열두 시에 만나. 나는 도서관에 갈 거야.”
“일부러?”
“만나고 싶으니까. 싫어?”
“아닙니다 열두 시 정각에, 오늘 그 장소로.”
“이제 오늘처럼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게.”
묘우미는 더욱더 어린애처럼 솔직하졌다. 처음 만났을 때가 어른스러웠었다.
마사오는 묘우미씨와 헤어져 곧바로 하숙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은 닫혀져 있었고 안에서 나와 열어 준 사람은 평소처럼 노파가 아니라 찌에였다.
“지금 와요? 오늘 밤도 자고 들어오나 했죠.”
“아니오. 그렇게 자주 외박을 하지는 않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첫 번째 기둥에 편지꽂이가 있었다. 마사오에게 온 우편물이 그 안에 들어 있게 된다. 횐 봉투가 있었다. 마사오에게 온 것이었다. 다에꼬의 글씨였다.
그것을 빼어 주머니에 넣으며 마사오는 아무 뜻 없이 물었다.
“할머니요?”
“목욕하고 계셔요. 이제부턴 가끔 물을 데우기로 했어요. 마사오 씨도 일요일에는 이용하세요.”
오늘 아침에 이어 지금까지는 없던 대화였다.
‘조용한 여자였는데, 이제 나와 친해졌다는 건가?’
마사오를 보는 눈에 언뜻 색기를 풍기고 말에도 여유가 있었다. 의외의 느낌에 마사오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이 사람은 미망인이다.’
가슴이 소용돌이치는 걸 깨달았다. 문득 눈앞에 선 사람이 단순한 주인 집 며느리가 아니라, 여자라는 걸 의식했던 것이다.
“고맙습니다.”
마사오는 고개를 숙이고 계단을 급히 올라갔다.
이튼날 학교 강의실에서 흥미 있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학과 친구인 찌넨이 수업 중에 마사오의 옆에 바싹 다가앉으며 귀에 속삭였다.
“너, 여자를 품고 싶지 않니?”
“무슨 소리야?”
“여기 이 여자 어때?‘
사진 한 장을 마사오의 노트 위에 놓았다. 명함 크기의 상반신 사진이었다. 반 소매에 흰 볼라우스 차림으로 두 갈래로 땋아 가슴에 드리우고 있었다. 상당히 어려 보이는 소녀였다.
“아직 아이잖아?”
“열아홉 살이야. 고등학교를 나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내 여자 친구의 친구야.”
“음. 이 애가 뭐라고 하는데?”
“남자를 구해 달래. 나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적당한 남자를 물색해 달라고 내 친구가 이 사진을 주었어. 과의아이들 몇몇을 생각했지만 조금 전에 너를 보자마자 너라면 적당하겠다고 생각했지.”
“귀ㅇ여운데. 이 얼굴이면 남자를 만드는 데 어렵지 않을 겻 같은데. 본인이 가만히 있어도 남자가 다가올 텐데.”
“아니, 이 애는 애인을 원하는 게 아냐. 뒤끝이 없는 남자를 사귀고 싶다는 거지. 보기에는 얌전해도 불량소녀야. 한번 착실한 학생과 즐기고 싶은 모양이야.”
“응? 아니, 그럼 벌써 몇 남자를 안다는 거야?”
“응. 여자는 겉모습만으로는 몰라.”
“너, 스님 아들 주제에 그런 비린내 나는 중매를 해도 돼?”
“아버지는 스님이지만 난 아니야. 우리 아버지도 여자가 많아. 후처도 있는 걸. 이 애의 번뇌를 정화시켜 줄 남자를 찾는 것도 부처의 길이야, 히히히, 사실은 내가 상대를 하고 싶지만 여자 친구가 허락하질 않아.”
“어쨌든 만나기나 해 보지. 면접해서 불합격될지도 몰르니까.”
“좋아. 그러면 다음 주 중에 실행토록 하자. 이 사진은 네가 갖고 있어.”
마사오는 사진을 전철 정기권 속에 넣었다.
“이 사진의 애가 그렇다면 너의 여자 친구도 그런 애?”
“맞아. 여름방학에 신주꾸에서 만났어. 역시 서로 놀이야. 오늘 밤도 내 방에 자러 올 거야.”
“난 네가 여자에 대해선 결백할 거라고 생각햇는데 의외로군.”
“여자를 뛰어넘기 위해선 마음껏 여자와 놀아야 돼. 착실하고 순진한 녀석이 여자에게 빠진다구.”
열두 시 정각에 마사오는 묘우미와의 약속 장소로 갔다. 묘우미는 가방을 무릎 위에 놓고 벤치에 앉아 시계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일부러 약속 시간에 늦는 법인데 묘우미는 그런 잔재주를 부리는 자절한 여자는 아니었다. 정확했다.
두 사람이 간단히 저녁을 먹고 주점에 들러 정종을 몇 잔씩 마셨을 때는 거의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다. 그 다음에 묘우미의 제안으로 기꾸가 있는 여관으로 향한 것은 지금까지의 둘의 관계로 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현관에서 두 사람을 맞아들인 건 예상대로 기꾸였다. 전날 밤 기꾸는 다음에 ㄴ혼자 오라고 마사오에게 속삭였었다. 그걸 마사오가 잊을 리가 없었다. 혹시 기꾸가 변덕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마사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또 와 볼 작정이었다. 기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가 있었고 어쩌면 정열적인 남녀의 방 모습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보자 기꾸는 한 순간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어머! 어서오세요. 자, 들어오세요.”
그녀는 슬리퍼 방향을 바꾸어 주었다. 마사오는 말했다.
“묵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숙박해도 될까요?”
“예. 괜찮아요. 우리 집은 토요일엔 오후부터 이 시간대까지가 많죠. 이제부터는 그리 많지 않아요.”
처음에 왔을 때와 똑같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오늘밤도 술 좀 마신 것 같은데요?”
“조금요.”
“그러면 좀더 마시겠어요?”
“아니, 사양하겠습니다. 그렇게 항상 대접을 받을 수도 없고 정식으로 주문하면 비싸잖아요.”
“그런 걱정은 말고. 아가씨, 어때요? 한 시간 정도라면 제가 방해해도 되죠?”
“그럼요. 저도 오늘밤에는 재미있는 얘길 듣고 싶어요.”
기꾸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지금이 여덟 시 삼십 분. 두 분은 목욕탕에 가서 같이 목욕하고 있어요. 열한 시쯤 방해를 할게요. 술이 마시고 싶어지면 전화해요. 전화가 없으면 드시지 않는 걸로 알게요.”
이윽고 마사오와 묘우미는 함께 목욕탕에 들어갔다. 마사오의 제안에 묘우미도 혼쾌히 승낙한 것이었다.
먼저 마사오가 재빨리 벗고 탕 안으로 들어갔다. 여자가 먼저 탕 안에 들어가면 부끄러움이 덜할 테지만 마사오는 일부러, 묘우미가 어떻게 나올지 보고 싶었기 때문에 먼저 들어간 것이었다. 탕 안에 몸을 담그고 마사오는 유리문 쪽을 쳐다보았다. 흐릿한 유리문 너머로 그림자가 나타났다. 살색이었다. 환상적인 기분이 마사오를 감쌌다. 욕정보다도 심리적인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문이 열렸다. 묘우미는 역시 수건을 들지 않았다. 양어깨를 움츠리며 가슴을 가리려고 하지 않았고 하복부의 삼각지대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두 손을 허리에 댄 자세로 다가왔다. 떨어져서 보니 듬성듬성한 비모가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
욕조까지 와서야 몸을 움츠리며 비로소 가슴과 비부를 가렸다. 그 뺨은 붉고 눈은 촉촉했다. 쪼그리고 앉으며 묘우미는 눈을 살짝 흘기고 말했다.
“저쪽을 봐.”
아마 비부를 씼는 걸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마사오는 돌아앉았다. 물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 세 번 물을 끼얹고 난 후 묘우미는 거침없이 탕 안으로 들어왔다. 물이 넘쳐흘렀다.
마사오는 다시 돌아앉아 묘우미의 흰 가슴을 보았다. 더운 김이 서려 습기가 찬 밝은 전등빛을 받아 수면은 흔들리고 젖가슴의 구릉이 어른거렸다. 마사오의 손길이 묘우미의 젖가슴에 가 닿았다.
“우리 관계가 이렇게 빨리 진행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가능하면 빨리 성숙한 여성이 되고 싶어. 시간을 끌면 발전이 없어. 시루고도 그렇게 말했어.”
“하기야 남자에 대해선 그 사람이 훨씬 선배니까요.”
“시루꼬뿐만이 아니야. 다른 애들도 모두 같은 생각이더라구.”
마사오는 계속 젖가슴을 애무했다. 점점 유두가 경직되었다.
묘우미가 마사오의 요청에 따라 몸을 일으껴세우고 젖가슴이 물 속에서 밖으로 드러났다. 피부가 빛나고 파란 핏줄이 환상적으로 드러나 보였다.
“예쁘다!”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남자는 자기에게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나 봐.”
“아니, 유아적 본능이 몸에 배어서 그런 것 같아요. 태어나자마자 빨았으니까요.”
마사오는 상체를 낮추고 묘우미의 젖꼭지를 살짝 몰었다. 묘우미는 가슴을 젖히고 마사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마사오는 가볍게 깨물고 장난을 쳤다.
“장시간 목욕은 바빠. 빨리 씻어. 등을 닦아줄게.”
마사오는 유두에서 입을 뗐다.
“등을 닦아 준다구요?”
“응? 왜 이상한 얼굴을 하지?”
“당신이 그런 말을 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괜찮습니까?”
“응? 당연하잖아?”
“보통의 여자라면 그렇지만…….”
뒷말은 입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그러면 부탁합니다.”
마사오는 일어섰다. 마사오의 부풀대로 부풀어오른 몸은 묘우미의 어깨에 손을 댔을 때부터 완전히 경직되어 상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건 묘우미의 눈 위치와 똑같은 높이였다. 묘우미는 입을 다물며 정면에서 마사오의 몸을 응시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더 확실히 살펴보려는 모습이었다. 부끄러움은 전혀 느끼지 않는 듯했다.
오른손이 물에서 나와 부드럽게 잡았다. 점점 힘이 들어갔다.
“맥박이 힘차게 뛰네.”
“묘우미 씨 때문입니다.”
“저 아줌마, 당신의 이걸 노릴지도 몰라.”
“아닙니다. 항상 혼자니까 말 상대가 필요한 거죠.”
“아니. 내 생각이 맞을 거야. 그렇지만 난 싫어. 오늘은 안 돼.”
“물론입니다.”
묘우미는 왼손을 점가했다. 관찰하는 태도였지만 순진한 여자의 요염함이 배어나왔다.
“글 쓸 때부터 계속 이것 생각만 했어.”
“그래요?”
“막상 알고 보니 여러 가지 상상했던 것과는 훨씬 다르더군. 난 지금까지 남자를 체험한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적이 없어.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해. 모르는 것 썼으면 망신할 뻔했지.”
“어디가 상상과 다르죠?”
“이렇게 크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어. 더 작고 맞춤할 거라고 생각했지.”
첫 체험의 여자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한다. 남자를 맞이하는 자신의 화원이 실제보다 훨씬 좁다고 믿는 것이다.
감각적인 쾌감과, 보고 있다는 심리적 즐거움이 동시에 마사오를 휩쌌다.
“그리고?”
“여기가 이상해.”
묘우미는 원추형 부분을 가리켰다. 그건 전등 빛을 반사하여 긴장되어 있으므로 윤기가 났다.
‘첫 경험한 감사을 정직하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여자는 거의 없어. 그걸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 졌을 땐 첫 인상의 대부분을 잊어버리지. 지금 난 퍽 유별나고 보기 드문 여자와 대화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
“왜 여기는 다르지? 다른 곳이라면 피부가 벗겨지면 아프잖아.”
마사오는 신선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자기 몸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응? 그렇게 말하니 그렇긴 하군요.”
“할례가 뭔지?”
“잘 모르지만 아이 때 이렇게 하는 걸 겁니다.”
“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되는데 굳이 통증을 주지?”
“글세, 빨리 발달시킬지도 모르죠. 할례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까?”
“책에서 읽었어. 대강 알아. 우리 나라에서서는 하지 않지? 그래서 이렇지 않겠거니 생각했어.”
“대부분의 소녀가 그렇게 생각하나요?”
“글세? 어떤 친구에게 불으니 어렸을 때 아버지 것을 볼 기회가 몇 번 있었대. 난 없었어. 아버비와 목욕탕에 같이 들어간 기억이 없거든.”
다시 한번 묘우미는 마사오의 몸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렇게 되지 않는 남자도 몇 사람에 한 명 꼴로 있어요.”
“왜?”
“체질이지요. 그런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는 게 좋죠. 자극이 약해집니다.”
마사오는 포경의 마이너스 점도 설명했다.
“그래도 애인이 돼서 체험해 보기 전에는 모르잖아. 어떻게 알아?”
“물으면 되죠.”
“그건 싫어.”
묘우미는 윤이 나는 그곳에 입술을 댔다. 마사오는 묘우미의 턱을 어루 만졌다.
“어떤 친구는 첫 인상이 징그럽다고 했지만 난 그렇지 않았어. 소박한 조각 예술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원시인의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안 거야.”
둘은 물 속에 앉아 포옹하며 정열적인 키스를 했다. 마사오의 오른손은 묘우미으 허벅지로 내려가 비경에 닿았다. 평상시의상태가 아니었다. 마사오를 갖고 장난친 때문인지 꽃잎의 내부는 놀랄 만큼 넘쳐흐르고 있었다.
“나, 마사오를 보자마자 흥분했었어.”
묘우미는 낮게 신음하며 안겨왔다. 다리가 움직이고 탕 안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었다.
“그만해. 등을 닦아 줄게.”
“그러죠.”
두 사람은 탕에서 나왔다. 마사오는 앉음 대에 앉고 묘우미가 그 등뒤에 섰다.
“신혼 초야에 함께 목욕을 할까?”
“글쎄요. 정말 초야(初夜)라면 신부가 부끄러워하는 게 보통이겠죠.”
묘우미는 마사오의 등을 닦기 시작했다. 너무 부드러웠다.
“더 세게 해주십시오.”
“등이 넓구나.”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앞엔 유듀, 가슴뼈, 배꼽 등 기복이 많잖아요.”
“한번 남자으 등을 닦아주고 싶었어.”
“왜요?”
“어른이 된 기분일 테니까.”
묘우미는 마사오의 등을 다 닦고 나자 두 사람은 다시 물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와서 이번에는 마사오가 묘우미의 앞으로 왔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다리를 벌리려고 했다. 묘우미는 고개를 저으며 저항했다.
“이상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아.”
“이상하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돼요.”
싫다고 저항하는 걸 겨우 설득하여 다리를 벌리게 했다.
“왜?”
“깨끗한 물로 닦으려구요. 가장자리만 할게요.”
선홍색 세계가 펼쳐졌다. 꽃싹의 돌기는 도드라져 보였고 꽃잎은 매혹적이었다. 새 물을 받아 화구에 넘쳐 있는 점액을 닦았다. 그러나 또 다시 안쪽에서 배어나와 점액이 투명하게 빛났다.
“다른 여자와 특별히 다른 점은?”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죠.”
“남자는 여자를 일일이 다 기억해?”
“그럼요.”
“이것만 보고 날 알 수 있어?”
“예. 몇백 명이 있다고 해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정말?”
“예.”
마사오는 거짓말을 했다. 자기를 주장하고 싶어하는 묘우미의 자존심을 세워 주려는 것이었다.
긴 목욕이 되었다. 마사오에게는 전혀 없었던 일이었다. 묘우미의 반응이나 말이 신선했기 때문이었다. 욕실에서 나와 마사오는 그대로 이불 속에 들어가고 묘우미는 거울 앞에 앉았다. 가방에서 뭔가 꺼내 얼굴 손질을 시작했다.
‘여대생도 밤화장을 하나?’
역시 여자였다. 담배를 피우면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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