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11
11
민우는 나무등걸을 그 구멍 안으로 거세게 들이밀었다. 나무등걸은 이미 축축한 물기를 머금고 있었고, 영신의 구멍 역시 질척한 습기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그녀의 구멍이 머금은 작은 도토리는 터질 것만 같이 그의 나무등걸을 원하는 듯 봉긋 솟아올랐다.
민우는 입구에서 뜸을 들이지 않고 깊숙이 그 여린 구멍 속으로 자신의 강한 나무 등걸을 들이밀었다.
"아아..."
영신은 자신의 신음소리가 그녀의 술 취한 친구에게 들리지 않도록 자기가 벗어놓은흰 브레지어를 입 안으로 우겨 넣었다. 민우는 영신의 희고 부드러운 가랑이를 쳐들고 곡예를 하듯이 피스톤 운동을 강하게 했다. 민우가 깊숙이 그의 나무등걸을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그녀는 얼굴에 홍조를 띠면서 그의 반응을 보았다. 영신은 땀에 젖은 민우의 젖 꽃판과 겨드랑이를 혀로 핥는 일에도 열중했다.
민우는 어느 정도의 피스톤 운동을 한 뒤 검은 구멍 속에 들어 있는 도토리를 꺼내려는 듯 자신의 긴 혀를 도토리 앞에 갖다댔다. 영신은 신음소리도 내지 못한 채 울상을 짓는 것인지 희열에 가득 찬 표정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의 자극을 드러냈다. "물어 줘... 물어 줘..."
영신은 민우의 혀의 공략에 완전히 녹초가 된 뒤에도 거침없이 주문을 해댔다. 그 모습은 20세 청순한 처녀의 것이 더 이상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오랜 경험을 가진 직업여성과 견줄 만한 것이었다.
민우는 그렇게 술 취한 친구를 뒤로 한 채 둘만의 섹스란 행각을 벌였다.
학회실 밖에 심어져 있는 노송 가지가 그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살랑살랑 손가락을 내저었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경고, 아니면 그들에 대한 시기나 질투와도 같은 움직임이었다.
영미는 계속 아무것도 모른 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완전한 누명이었다. 하지만 민우는 영신과의 행위에 대한 어떠한 변명도 늘어놓을 수 없었다. 영신과의 행위 도중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과 선배와 동기들이었기 때문이다. 민우는 졸지에 순결한 영신을 강간한 강간범이 되어 있었고, 영신은 민우를 짐승 취급하는 듯 돌변한 눈빛으로 그를 경멸하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술 취해 잠에 빠져들었던 영미의 민우에 대한 배신감도 한몫했다. 민우는 선배들에게 집단 구타당한 것은 물론이고, 그를 옹호하지 않고 거세게 몰아부치는 동기들의 야멸찬 기운에 몰려 완전히 그로키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 개새끼. 니가 우리과에 골칫덩어리라는 그 놈이구나? 넌 우리 과의 수치 중에 수치고 인간 말종이야."
"이 신성한 학교 안에서 같은 과 친구를 강간해? 넌 짐승이야, 아니, 짐승 축에도 못 드는 놈이란 말이다."
민우를 좋아한 영신의 유혹에 의해 벌어진 일이었지만 민우는 영신의 변호를 들을 수 없었다. 도리어 그녀는 민우를 완전한 짐승으로 묘사해 놓고 나서 훌쩍거렸다. 모든 동정의 눈길이 그녀에게 쏟아졌고, 영미 역시 민우의 얼굴을 칼로 긁어 놓을 듯이매서운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 뒤로 민우는 마치 전염병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취급받았고, 더욱 더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떨어져 나갔다. 그의 여성 편력에 대한 소문을 무마시켜 주던 사람들도 이제는 더 이상 그의 편이 아니었다. 그 시선, 시선, 시선들...... 그것은 더욱 더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그를 옭아맸다. 결국 민우는 휴학을 했다. 민우는 누구의 도움도 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 학교를 떠나고 싶은 적당한 기회를 얻게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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