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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1/75]이브의 노트장[펀글]

[50] 제목 : ◈이브의 파트너◈ Ⅳ-(12) 아이스크림 정사(情事)

여자의 몸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망망한 대 우주와도 같은 것이다.
끊임없는 흥분과 쾌감이 온몸을 파도치며 희롱할 때, 무한한 우주가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와 나른한 의식은 무중력 상태를 유유히 떠다닌다.

"맑고 선명한 분홍빛이야.
윤기가 흐르고 흥분 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액체들이 샘처럼 솟아나고 있어.
여자의 육체가 우주라면, 이곳은 아름다운 은하계라고 할 수 있겠지.
후훗, 블랙홀도 있네?"

그는 재미있다는 듯 장난스레 웃으며 계곡 사이의 작은 동굴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기분 좋은 느낌...
내 몸의 빈 곳을 다른 사람이 채워주었을 때의 그 기분 좋은 짜릿함과 흥분...
그것은 그가 말하는 은하계를 날아다니는 기분일 것이다.

"당신이 나에게 노예가 되겠다고 했지만, 사실 별로 관심이 없어요.
내가 당신에게 몇 마디 명령을 내렸지만 큰 감흥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노예에서 갑자기 신분 상승해서 그런가? 후후...
차라리 노예 역할을 했던 것이 더 짜릿하고 기분 좋았던 것 같아요.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당신도 노예가 되기보다는 지배하는 역할을 했을 때 더 만족스럽지 않았나요?
그때의 당신 눈빛은 반짝이고 살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저 묵묵히 내가 시키는 대로 따라할 뿐이었죠.
당신을 긴장시키는 것은 당신이 누군가를 지배하고 점령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가 나의 몸에서 입술을 떼어내며 고개를 들었다.
활짝 웃고 있었다.
나의 말이 그의 기분이 좋아진 것이 틀림없었다.

"역시... 넌 섹스가 무엇인지 아는 여자야.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도 알고..."
"너무 좋아하지 말아요.
지금 이 순간은 시간이 짧으니까 서로 좋아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지, 제가
그 역할을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난 그런 역할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직 그 쪽으로 일깨워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적당히 새로운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색다른 것은 긴장과 초조함만 느껴질
뿐이니까요.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할 수 있도록 보류하는 거예요."

"아무렴 어때?
좋아! 마음에 들었어!
하지만 노예 역할을 맡기지는 않을게.
원한다면 거칠게 다뤄줄 수는 있어."

그의 눈에 야릇한 광채가 되살아났다.
극도의 욕망으로 타오를 때 그에게 나타나는 불꽃이었다.
나는 그가 지금 지독한 욕망과 흥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배고파요. 뭘 먹어야겠어요."

배고프다는 나의 말에 그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시계를 보았다.
그는 그럴 만도 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룸 서비스를 부탁했다.
과일과 저녁 식사를 주문한 그는 디저트로 아이스크림도 빼놓지 않았다.

룸 서비스를 기다리는 동안 샤워를 했다.
나의 몸에 뿌려졌던 그의 액체들과 타액을 깨끗하게 지워내고, 깊은 잠 끝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나른한 피로를 지워내고 맑은 정신을 되찾기 위해서 였다.

내가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나왔을 때는 장미 꽃 한 송이가 놓인 룸 서비스 웨건이
놓여져 있었다.

"배고프다고 했지? 먹자!
그러고 보니 나도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야!"

그는 테이블 위로 음식을 차려놓으며 군침을 삼켰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스테이크를 보자 참았던 식욕이 밀려왔다.

배가고픈 탓인지 게걸스럽게 스테이크를 먹어 치우는 그를 보며, 나의 몸을
삼켜버리던 그의 성욕을 떠올렸다.

"식욕과 성욕... 둘 중에 어떤 것이 먼저일까요?"

그는 빙긋이 웃고는 깨끗하게 비워진 스테이크 접시 위에 포크를 내려놓았다.
디저트 스푼을 들어 아이스크림을 뜨던 그가 음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인하프위크... 봤나?"

나인하프위크라는 말에 그가 무엇을 떠올리고 있는지 깨달았다.
나는 그의 표정을 살피며 입 속에 들어 있는 스테이크 조각만을 살강살강 씹어
삼켰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고깃조각이 굶주렸던 식욕을 채워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그는 그런 나의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의자에서 일어나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아이스크림이 담긴 스푼이 들려 있었다.
그의 손길이 입고 있던 목욕 가운에 닿았고, 가운이 스르르 흘러내리며 어깨가
드러났다.

젖은 머리칼에서 물기가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수건으로 머리를 싸맨 탓에
드러난 길고 하얀 목에 그의 손가락이 미끄러졌다.
귓불을 만지작거리던 그의 손길은 솜털을 쓸어 내리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목 언저리를 지나 옷섶을 풀어헤치기 위해 가슴께로 다가왔다.

그의 손가락에 잡힌 유두가 반응하며 단단하게 일어섰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내가 앉아 있는 의자를 돌려 자신과 마주하게 했다.
앞섶이 풀러진 가운 사이로 탐스러운 유방과 울창한 체모로 이루어진 숲이 그의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드러나 있었다.

스푼에 담겨진 아이스크림이 그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아이스크림을 봉해버린 입술을 가슴으로 가져왔다.
그의 입술이 유두 끝을 물어 삼키자 차가운 아이스크림의 감촉이 살갗을 자극했다.

[51] 제목 : ◈이브의 파트너◈ Ⅳ-(13) 야만적인 짐승과의 섹스

"영화는 가끔 우리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보여줌으로써 대리만족을 시켜주지.
관객들이 마음은 있지만 직접 체험하지 못하는 욕망들을 충족시켜 주거든.
그뿐이 아냐.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까지 가르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그런 의미에서 나인하프위크는 교과서 같은 영화야.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성적 욕망을 아름답게 표현 했으니까..."

끈적한 액체가 젖가슴 위를 적시며 흘러 내렸다.
그의 입 속에서 녹아 내린 아이스크림은 젖가슴을 맴돌아 유두 끝에 방울방울 맺혀
반짝였다.
그는 그것이 떨어지기 전에 혀끝을 내밀어 핥았다.

"맛이 아주 좋아.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는걸?"
"나도 해볼래요."

나의 말에 그가 아이스크림 볼을 내밀었다.
나는 이미 녹아내려 흐물거리는 아이스크림을 손가락으로 듬뿍 떠올렸다.
그는 팬티만을 입고 있었다.
팬티를 벗기려면 손을 이용해야만 할텐데 이미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쥐어져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나는 발가락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는 야릇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내 앞에 섰다.
그와 시선을 맞추며 의자에 앉은 자세로 발가락으로 천천히 그의 팬티를 끄집어
내리자 무성한 수풀 사이에서 거대하게 불거진 기둥이 드러났다.

발목 끝까지 그의 팬티를 끄집어내린 나는 손에 한 움큼 쥐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그의 페니스에 칠했다.
싸늘한 그것의 냉기가 닿자 그의 몸이 움찔거렸다.

단단한 기둥과 주머니에 달콤하고도 차가운 액체가 흘러내리자 그의 엉덩이를 잡아
다녀 입 가까이로 이끌었다.
혀끝을 달착지근한 액체의 흐름을 따라 그의 페니스를 아래에서 위로 움직였다.

"으음... 단맛이... 음..."

혀끝으로 아이스크림의 액체를 핥던 나는 그의 것을 아예 입 속으로 삼켜버렸다.
달착지근한 액체들이 입 속에서 황홀한 반란을 일으키며 타액과 뒤섞여 식도를
따라 흘러 내렸다.

혀끝으로 귀두 끝을 간지럽히자 그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나왔다.
꿈틀거리며 쾌감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가 나의 앞에 무릎을 맞대고 앉아 바닥으로
어깨를 떠밀었다.

침실 바닥에 눕혀진 나의 몸을 그가 부드럽게 쓸어 내렸다.
어느 틈엔가 그의 손에는 새콤한 오랜지가 쥐어져 있었고 그는 그것을 움켜쥐고는
나의 온 몸에 즙을 뿌렸다.
오렌지의 향기가 온 몸을 뒤덮었고, 주홍빛 그 액체에 나의 봉긋한 젖가슴과
아랫배와 얼굴이 물들었다.

그의 입술이 나의 얼굴에 뿌려진 오렌지 액체 부터 핥아 내렸다.
축축하고 따스한 그의 혀가 이마와 콧등을 지나 입술과 양 볼을 지나며 한 방울도
남김없이 그것을 먹어 치웠다.

그는 혓바닥을 길게 내밀어, 갈증에 시달린 수캐가 허겁지겁 물을 먹어 치울 때
처럼 나의 몸 구석구석을 핥았다.
혓바닥 전체가 뺨을 쓰다듬 듯 지나칠 때는 그에게 숨겨진 야성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의 그런 모습에서 굶주린 늑대의 모습을 보았다.

"아... 으음... 아아..."

턱밑 목선으로 그의 혀가 옮겨갔을 때였다.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이처럼 끈적하고 자극적인 쾌감은 없었다.
뱀처럼 흐물흐물 꿈틀거리는 그의 혀가 목선을 지나 두 개의 유방이 만드는
계곡으로 움직였다

그는 그곳에서 잠시 머무르며 혀끝으로 나의 가슴 위에서 고개를 세우고 있는
유두를 실컷 농락하고는 과즙을 모두 삼킨 뒤 또 다시 아랫배 쪽으로 움직였다.
간지러우면서도 지독한 쾌감에 눈을 뜰 수 없었다.

하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나의 몸에 뱀처럼 기어다니는 그의 혀를 바라보고
싶었다.
그것처럼 자극적인 모습은 없을 것만 같았다.
그가 나의 몸을 핥으며 쾌락의 늪으로 빠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다.

용기를 내어 눈을 똑바로 뜨고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그의 혀는 아랫배를
지나 좀더 아래쪽의 울창한 수풀 사이를 헤매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나와 마주쳤다.
그는 살짝 윙크를 해 보이고는 손가락으로 수풀을 더듬어 숨겨진 보석을 찾아
입술로 물어뜯었다.

분명 물어뜯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짜릿 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증이 팥알 만한 작은 돌기로부터 그토록 빠르게
온 몸으로 전이될 줄은 몰랐다.
나는 통증과 동반되는 쾌감에 몸을 떨며 나도 모르게 상체를 벌떡 일으켜 그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헉~!@#"

그의 혀가 나의 고통과는 아랑곳없다는 듯 격렬하게 계곡 사이를 움직였고,
그로 인한 쾌감은 나의 의식을 더욱 까무룩한 먼 우주까지 띄워보내는것만 같았다.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몸 전체에 퍼지는 쾌감의 흐름을 느껴 보았다.
전기가 가느다란 전선을 따라 곳곳으로 퍼지듯, 찌르르 몸이 떨려오며 쾌감이
퍼져나가는 그 느낌은 눈앞에 어둠 속의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것처럼 황홀하고
아름다웠다.

욕망으로 불타오르는 나의 몸 깊숙한 곳에서 빠르게 반응하며 뜨끈한 액체가
샘솟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액체는 분수처럼 흘러내려 허벅지를 적시고, 열사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그가 액체들을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액체들을 삼켜버린 그는 돌연 입술을 떼어내고는 손가락을 집어넣어, 꿀통 속의
꿀을 끄집어내는 사람처럼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입가에 남겨져 번들거리는 액체가 그의 모습을 더욱 야만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짐승 같았다.

"짐승 같은 놈..."

나도 모르게 나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그러나 그는 살기까지 띤 눈빛을 이글거리며 혀끝으로 자신의 입 주위를 핥았다.
쩝쩝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소름이 끼치도록 나를 흥분시켰다.
나는 지금 야만적인 짐승과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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