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 2부 - 2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착한 남자 2부 - 2

이미지가 없습니다.



착한 남자 Ⅱ부 - 2




( 이번편 글이 엉망입니다. 야한 것도 안나오고........ㅜ.ㅠ 안 읽어도 되실 듯.)




“응 이제 출발하려고. 응. 알았어. 조심할게. 나도 사랑해.”

난 누나와 전화를 끊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조용히 시동이 걸리고 출발을 하려고 하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1학기 기말고사가 2주후면 시작하는데 전체 M.T를 간다는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만이면 상관없다. 참여 안하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O.T때부터 행사 참여 명단을 만든 건 뭐란 말인가?
물론 나도 잘 못하기는 했다. 한번도 행사에 나가지를 않았으니.
그렇다고 동기들이 다 있는 곳에서 나를 콕 집어 안 오면 동기들이 괴로울 거라는 건 무엇인가?
내가 안 가는 것 하고 내 동기들 하고 무슨 상관인가? 연대 책임은 얼어 죽을........

장소도 문제다. 어떻게 M.T를 설악산으로 갈 수 있지? 가서 주구장창 술만 먹고 올 텐데.
가까운 곳에도 모여서 술 먹을 곳은 많은데 왜 하필 설악산 까지 가서 술을 먹어야 하는지........

나는 어쩔 수 없이 차를 출발시키며 또 다시 한 숨을 내쉬었다. 이제 3일간은 누나를 만날 없다.
M.T가 2박 3일 동안이니 그 기간 동안은 꼼짝 없이 설악산에 붙들려 있어야 한다.
뭐 안 봐도 뻔하다. 밤새 술 먹고, 하루 종일 갤갤 거리다 다시 밤에 술 먹고....... 뻔한 스토리다. 그런 곳을 가야 하다니.......

그래도 아침 일찍 관광버스를 타고 간 사람들에 비해 나는 내 차를 이용해서 느지막이 출발하고 있다.
일찍 가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아 핑계를 대고 따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설악산으로 가는 길은 악전고투의 과정이었다.
끽 해야 누나랑 교외로 나가 바람 좀 쇄고 돌아오는 게 운전 경력이 전부인 내게 설악산으로 가는 길은 난코스 중의 난코스였다.
어떻게 도착하고 나니 내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오는 내내 초긴장 상태로 운전을 했더니 몸도 뻐근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쌓인 듯 했다.

“여. 오긴 왔네.”
“아... 안녕하세요.”
“크큭. 안 오는 게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 M.T는 재미있을 것 같아. 너 때문에. 크큭. 오늘 밤에 보자구.”

아 짜증이 인다.
이 녀석이 내가 여기까지 오는 수고를 하게 만든 과 부 학생회장이었다.
안 그래도 운전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오자마자 시비 거는 듯한 말투로 염장을 지르고 있었다.
난 애써 놈을 무시하면서 몇몇 되지는 않지만 알고 있는 동기들에게 향했다.

“야. 현수야. 왔구나. 자식 술 먹을 시간 맞춰서 온 거냐? 이제 시작할 것 같은데.”
“와와. 이 자식 술이 고팠군. 시간 칼인데.”

그렇게 두 명의 인사를 받고는 방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내가 아는 동기가 3명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두 명이 나와 같은 조에 편성 되서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방에 모여 있던 나머지 십여 명은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다.
같은 동기라도 학부제라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그 중에 특히 심한 케이스인 나는 아웃사이더인 양 몇몇만 아로 지냈다.

나로 인해 갑자기 방 분위기가 어색하게 변했고, 나는 일말의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는 일어서서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에... 처음 뵙겠습니다. 1학년인 권현수입니다. 에~ 그러니까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동기들을 많나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에~ 그리고 그러니까 음. 에~ 앞으로 잘 봐달라는 부탁을 드리고......또 에~ 앞으로 여러분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이 에~ 그러니까......”
“우~ 우~ 너무 길다. 앉아라.”
“우~ 우~ ‘에~’가 너무 많다. 앉아라.”

갑자기 나의 얼토당토않은 인사말에 방 안의 사람들이 합심 단결하여 나를 앉게 만들었다. 하여튼 한국 사람들의 단결력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그래도 덕택에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고, 나에게 친근히 대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자기 부 학생회장 놈이 방안으로 들어서자 방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대중적 분위기를 봐서는 썩 인기 있는 선배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놈이 어떻게 부 학생회장까지 됐는지........ 쓰벌이다.

“오호. 방은 잘 찾아 왔군. 내가 특별히 너는 우리 조로 집어넣었지. 즐거운 M.T를 보내자고. 크크”

그 때부터 나의 고난이 시작됐다.
그놈은 나를 ‘야’, ‘너’ 혹은 ‘이 자식’으로 부르면서 온갖 일을 시켰다.
일이래 봐야 떨어진 술을 가져오거나 술 따르기, 쓰레기 치우기 정도여서 어렵지는 않았지만 신경 거스리게 만드는 놈의 말투에 자꾸 치솟는 화를 억지로 삭이고 만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놈은 ‘야 일어나서 노래 한 번 해봐라.’, ‘춤도 한 번 춰봐라.’ 그러면서 선배의 당연한 권리인양 나를 귀찮게 만들었다. 놈의 이상한 요구에 나는 인상만 쓰면서 대꾸도 하지 않자 놈은 내 볼 따귀를 잡아 흔들었다.

“크크.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너 같은 놈들 한두 명 보는 줄 아냐? 과 행사라고는 나올 생각도 없고, 저 혼자 잘난척 하는 놈들이 하는 것 다 똑같지. 그래. 그렇게 인상 써봐라. 내가 졸업 할 때 까지 넌 괴로울 줄 알아 쌔꺄.”

내 볼을 잡고 흔드는 놈의 손에 힘이 점점 가해지고 나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짜증이 일었다.
그때 내 동기 몇 명이 일어나 내 대신이라며 노래하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원채 분위기가 안 좋아서 그들의 노력도 별반 소용이 없었지만, 놈의 시선을 나에게서 거두는 것은 성공했다.
자연스레 놈의 손도 떨어져 나가고 다시 술이 몇 순배 돌아가기 시작했다.

“어휴.”
“휴”

혼자 떠들며 술을 먹던 놈이 방에서 나가자 여기저기서 한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긴 시간동안 놈과 나의 눈치만 살피느라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에이 저 새끼는 빨리 졸업안하나. 씨팔. 야 너 괜찮냐?”

아까 그 놈 보다 두 학번 밑의 선배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나는 선배의 말에 빙그레 웃어줬다.

“뭐. 별로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래? 그럼 다행이자만 조심해라. 저 놈은 상대가 굽히지 않으면 더욱 지랄하는 놈이니까. 그리고 너도 웬만하면 싹싹하게 대 하고. 안 그러면 너만 힘들다.”

아! 그놈 인간성 개판인가 보네. 지 편 들어주는 놈이 하나도 없냐?
그런데 나는 왜 찍힌 거지? 행사 참석 안 했다고 그러나? 아니면 시범 케이스?

놈이 나가자 방안의 사람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서로 웃고 떠들며 건배를 연신 외치면서 술자리를 즐기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있고 없고가 이렇게 큰 차이를 가져 온 다는 사실을 그 날 처음 알았다.
나도 그들과 적당히 어울려 있다가 슬쩍 밖으로 나왔다.
갑갑한 방안에 있자니 놈에게 당한 울분이 줄어들지 않아 바람 좀 쇄고 싶었다.

하지만 밖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술이 되서 아무나 붙잡고 인사를 나누는 사람, 술 취한 여자를 자기가 돌봐준다며 싸우는 놈들, 벽을 붙잡고 먹을 것을 확인하는 놈들로 온통 정신이 없었다.

나는 그래도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수풀이 우거진 곳으로 발길을 향했다.
손가락 사이에는 빨갛게 타오르는 담배를 끼고, 서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머리위로 떨어질 듯한 별들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심호흡을 길게 하고는 서울과 다른 공기 냄새를 만끽한 후 다시 담배를 물었다.
애써 좋은 공기를 마시고는 담배를 무는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

잘 들리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방향이 숲 안쪽인 것을 보니 이번에 온 우리 과 학생들 일 것 같았다.
이런 밤중에 숲 속에 들어가서 할일이란 뻔한 것이었다.
괜히 생포르노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발을 숲 깊숙이 집어넣었다.
점점 다가갈수록 남녀의 말소리가 들렸다.

“제..제발 하지 말아요. 제발.”
“왜이래. 여기까지 따라온 건 뭐야? 너도 뻔히 알고 온 거 아냐?”
“아..아니에요. 제발......이제 그만 해주세요. 예?”
“야. 한 번 한거, 또 한다고 티가 덜나니? 좋은 말로 할 때 말 들어. 안 그러면 험한 꼴 당한다.”

가까이 다가가자 명확히 대화가 들렸다.
남자는 그 과 부 학생회장 놈 이었다.
그리고 여자의 목소리도 낯익은 것 같은데 누군지 알 수는 없었다.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놈은 여자의 가슴을 살살 만지면서 다른 한 손으로 여자의 바지를 벗기려하고 있었다.
여자의 뒷모습만 보여서 누구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제...제발. 그만 두세요.....정말....신...신고...할 거에요.”
“크크. 신고하시지. 증거가 있어야 할 거 아냐? 앙? 그리고 네가 여기까지 따라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강간이 아닐 수 가 있는 거야? 그러니 이 손 놓지?”

놈은 싫다는 여자를 억지로 눕히며 양손으로 바지를 벗기고 있었다.
여자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는지 여자의 바지가 조금씩 벗겨져 내려오고 있었다.

‘음. 어떻게 해야 하나?’
‘저 쌔끼 말대로 깊은 숲 속까지 따라 온 거 보면 저 년도 볼짱 다 본 년 같은데........’
‘그리고 이게 처음도 아닌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하지?’

난 남자가 나를 괴롭히던 그 선배가 아니었다면 모른 척 하고 뒤 돌아 갔을 것이다.
하지만 복수를 위한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건 분명히 강간이지?’
‘내가 여기서 놈을 조져도 범인을 잡은 것 뿐 이겠지?’

“어이 아가씨 도와줄까?”
“헉. 뭐야?”

놈은 여자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위로 여자의 하체를 만지다가 갑작스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살폈다.

“도..도와주세요.”

여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다급히 도움을 요청했다.
이제 여자의 동의도 있고 하니 나서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여, 선배. 하는 꼴이 가관이구만. 후배를 괴롭히는 것뿐만 아니라 강간도 하시나 보네.”
“너...너 이 쌔끼.”

놈이 나를 확인하자 말을 더듬으며 손가락질을 했다.
나는 비웃음을 날리며 여자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여자를 확인하고는 놈에게 향하던 발을 멈추고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저년이지?
내가 도와주려고 한 여자가 저년이라니.
말도 안나왔다.

“에이 씨팔. 그냥 갈 테니 재미나 봐라. 에이 진짜 재수 더럽게 없네. 씨팔.”
“뭐?”

난 바로 발길을 돌렸지만 놈이 나를 보내주지 않았다.
내 어깨를 잡은 놈의 손길이 느껴졌지만 난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놔. 개쌔기야.”
“뭐. 이 씨팔놈이. 선배를 개 좆으로 아나. 말끝마다 욕이야.”

화가 났는지 놈은 나를 돌려 세우며 주먹을 날렸지만 나는 고개를 숙여 간단히 피하고는 복부에 한 방 먹여버렸다.

“씨팔놈 간다는 사람을 왜 잡고 지랄이야. 지랄은. 개쌔끼야. 난 갈 테니 저 계집을 잡아먹던 똥간에 쳐박던 니 마음대로 해. 씨팔.”
“기...기다려. 현...수야.....”
“뭐야. 또.”

미애는 자신을 도와준다며 나타난 현수를 보고 할 말을 잃고 있었다.
우연히 같은 과에 들어온 현수를 보고 어떻게든 피해 다니던 노력이 물거품 되고 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미애는 현수와 현정에게 중죄인이었다.
지금 당장 따귀를 맞더라도 할 말이 없었다.
아니, 몇 대 맞고 용서를 빌 수 있다면 제발 그렇게 해 달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현정은 재수를 했다.
원래 자신보다 성적이 좋았었는데, 그 날의 충격 때문인지 자신은 대학에 들어왔고 현정은 시험을 망쳤다.

둘은 그 날의 사건 이후로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다가 이제는 타인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현정의 발밑에 엎디려 빌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미애에겐 용기가 없었다.
자신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닥치면 미애는 그 감당을 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현정과는 단 한마디의 말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현수가 들어왔다.
미애는 현수에게라도 용서를 빌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어서 현수를 보살피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미애에게는 용기가 없었다.
그날의 무시무시했던 현수를 생각하면 다가 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자신과 현수가 같은 학교, 과에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현정의 반응도 무서웠다.
미애는 현수를 피해 다니며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다행히 현수는 과의 모임에는 참여치 않았고, 과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이 강간당하려는 장면에서 뛰쳐나와 구해주려다가 자신을 확인하고는 미련 없이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현수는 자신을 부른 미애를 보면서 있는 인상, 없는 인상을 다 동원해서 인상을 구겼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다.
한 때 누나와 가장 친구여서, 집에 놀러 온 미애에게 상당히 호감도 갖고, 잘 따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안의 때문에 사랑하는 누나를 팔아먹은 저 여자를 구할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미..미안해...”
“흥. 일 없어. 둘이 재미나 많이 보셔.”
“현..현수야.”
“뭐야. 자꾸만.”
“도..도와줘.”
“뭐라고? 내가 뭘 잘못 들었나?”
“.........”
“미친 거 아냐? 도와 달라니? 누구한테 도와 달라는 거야? 내가 누군지 잊었나 보지? 나 현정이 누나 동생, 권현수야. 니가 팔아먹은 내 누나의 동생이라고. 씨팔년아.”
“미...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잘 못 한거 알고 있어. 어떻게든 사죄하고 싶어. 어떻게든....... 현정이와 너한테 잘못을 빌고 싶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거지? 제발 알려줘 현수야. 나 너..너무.. 괴로웠어. 그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더 힘들었어. 응? 현수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줘. 제발.”

미애는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마음껏 희뿌렸다.
언제나 두 남매 앞에 서기가 무서워 회피했고, 현정에 대한 죄책감과 현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눈을 피해 죽은 든 살던 자신이 서러웠다.
감정의 폭발로 현수에 대한 두려움도 잊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잊은 채 용서를 구걸하고 있었다.

현수도 가슴이 무거웠다.
애써 잊고 살던 그 기억들이 저 여자를 만나면서 자신의 뇌리를 강타하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는 누나의 모습이 망막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 때 자신이 조금만 빨리 도착했으면 누나는 그런 고통을 당하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다.
단순히 미애의 잘 못 만이 아니었다.
성연을 농락하느라 늦은 자신도, 친한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 의심 없이 남자들이 있는 집으로 들어간 누나도 잘못이 있었다.
하물며 미애는 누나보다 더한 고통을 받으며 그 놈들에게 당했을 터이고, 그동안 고통에 몸부림 쳤다지 않는가?

현수는 아직도 배를 움켜쥐고 쓰러져 있는 놈을 일으켜 세웠다.
오늘은 이 놈에게 화풀이라도 하지 않으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씨팔 쌔끼야. 이제 나한테 좆나게 맞는 거야. 알아? 그리고 뒤지게 맞고 신고해봐. 너도 강간범으로 바로 들어 갈 테니까. 응? 저년이 신고 안 할 거라고? 웃기지마. 저년은 나한테 큰 잘못을 저질러서 까라면 깔 수밖에 없어. 모르겠다고? 그럼 신고 해보면 알거 아냐. 그러니까 이제 좆나게 맞아봐라.”

난 그 뒤로 놈을 죽지 않을 만큼만 팼다.
내 울쩍한 마음을 그 놈에게 모두 풀고 싶은 마음에 장시간 놈을 괴롭혔다.

“헉헉. 씨팔. 너 또 후배 괴롭힌다는 소리만 들려봐. 다음에 진짜 죽일 줄 알아. 씨팔. 헉헉.”

내가 힘들어 지칠 때에야 나는 놈을 놓아 주었고, 놈은 아무 말도 못하고 픽 쓰러져 버렸다.
내 모습이 무서웠는지 미애는 옆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혀..현수야.....”

미애는 현수에게 다가가 피가 묻어 있는 손을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알 수 없었다. 미애는 현수가 무서웠다. 두려울 만큼 무서웠다.
하지만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옆으로 가서 현수의 손을 닦아 주고 있었다.

그런 매애에게 현수도 놀라고 있었다.
미애는 겁이 많고 소심했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당하면서도 신고도 못하고, 찍소리 못하면서 살아 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덜덜 떨면서도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닦아 주고 있었다.

“필요 없어.”

현수는 냉정하게 손을 뿌리치며 뒤돌아섰다.
돌아서며 보인 미애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현수가 미애에게 잘해 줄 이유는 없었다.
아무리 감정이 누그러졌어도 잘 대해 줄 필요를 찾을 수 없었다.

“왜 그렇게 살아? 응?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부당한 대우를 대했으면 경찰에 신고라도 할 것이지. 왜 그렇게 당하고 살아? 그러면 조용히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아?”

현수는 미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버렸다.
답답했다. 왜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하고 사는지. 그러니까 저런 날 파리들만 꼬여서 자신만 힘들어 지는 것을 모르는지.

“흑.흑. 무..무서워서....... 괜히 일이 크게 되는게 무서워서. 또 다른 사람들이 알가 무서워서. 흑.흑.”
“그렇게 쉬쉬 하다가 더 큰일이 생기는 거야. 알아? 그리고 사람들이 모르면 너 혼자 감당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계속 당하면 다른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해? 답답해. 정말 답답해. 그러다 주변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왜 몰라? 아니 그전에 그런 상황까지 안 되게 냉정히 거절하면 되잖아.”
“흑. 흑. 무서워. 무섭다고. 모든게 무서워. 지금의 너도 무섭단 말야. 흑.”
“.........”

현수는 답답했다. 자신이 지금 미애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윽박지르는 것도 아니었다.
조금 언성이 높지만 충분히 서로 언성을 높이며 대화를 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애는 내가 무서운지 덜덜 떨면서 계속 무섭다고만 외치고 있다.
대체 어떤 이제 까지 어떤 일들을 당했기에 저렇게 모든 것이 무섭다고만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현수는 미애를 숙소에 바래다주고 맞아 쓰러져 있던 선배를 사람들의 눈에 잘 띌 수 있는 곳에 옮겨 놓았다.
아무리 안 좋은 감정이 있어도,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만약 놈이 신고를 하더라도 미애를 잘 구워 삶으면 괜찮을 듯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현수는 학생회장을 찾아 갔다.

“안녕 하세요. 선배님.”
“응? 넌 또 뭐야?”

이른 아침이었지만 학생회장 옆에는 미애와 누군지 모르는 여학생이 서 있었다.
현수는 그녀들을 쳐다 도 안보고 학생회장과 얘기했다.

“저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아서요.”
“또? 넌 무슨 일인데? 혹시 아버님이 외국에서 오늘 급히 귀국하시는 거냐? 아니면 친척들 중에 안 좋은 일 생긴 분이라도 있는 거냐?”
“에? 무슨........,”
“휴 됐다. 지금 한 얘기는 요 두 녀석들이 한 거고. 넌 무슨 일 때문인데?”
“예. 어머님이 편찮으시다고 하셔서요. 집에 아무도 없어서 저라도 내려 가야 할 것 같아요.”
“뭐. 가족이 너 밖에 없어? 왜 네가 내려가?”
“아버님은 돌아가셨고, 누나는 지금 외국에 있어서요. 지금 국내에 저 밖에 없는 거죠.”

누나 미안. 그래도 여기 있기 싫은데 어떻게 하겠어.
누나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동생의 자리 피하기 핑계를 위해 한 몸 희생해서 거짓말 거리가 된 걸 용서해줘.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참, 너는 어떻게 갈 거냐? 얘들은 버스타고 간다는데.”
“예? 저는....... 차 가져 왔는데요.”
“잘 됐네. 얘들도 데리고 가라. 집까지 딱 모셔다 드려. 알겠지!”
“그..그게........예. 알겠습니다.”

휴 이상하게 꼬이는 기분이다.
별로 관련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서울까지 가는 머나먼 길을 같이해야 한다니.

“아...아니에요. 선배님. 전 버스 타고 가는 게 더 편해요.”

미애도 내가 불편한지 버스를 타고 가겠다고 말하는 이쁜 짓을 했다.

“에이. 선배님. 버스가 뭐가 편해요. 의자도 딱딱하고 시큼한 냄새도 날 텐데. 또 버스비도 아낄 수 있을 텐데, 우리 이 친구 차 타고 가요.”
“그..그렇지만........”
“에이. 그렇지만이 어디 있어요. 그렇게 해요. 그리고 반가워. 난 소영선이야. 같은 1학년 맞지? 앞으로 잘 부탁해.”

갑자기 나서서 따발총처럼 쏘아 대며 혼자서 결정해버리는 소영선이라는 동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둘을 내 차에 태워야 했다.

“현수야. 너 처음 보는 것 같아. 학교에 잘 안나와? 어디 살아? 꺄. 이 인형 이쁘다. 나 주면 안돼?”

내 옆자리에 앉은 영선이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이것저것 물어 보며 뒤에 앉은 미애와 나의 정신을 쏙 빼놓고 있었다.
그래도 귀엽게 생긴 얼굴로 방긋방긋 웃으며 얘기를 하는 모습이 밉지 않아 몇 마디씩 거들며 대화를 나누웠는데, 길이 점점 험해질수록 내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초행길에 이렇게 멀리 까지 나온 것도 처음인데 옆에서 떠들기까지 하자 평정심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좀. 조용히 해!”

버럭 소리를 지르는 내 소리에 미애는 놀라 딸꾹질 까지 하는 것 같았고, 영선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보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 버렸다.
정적과 같은 침묵이 차 안에 감돌았지만 조용해졌다고 내가 운전하기 편해진 것은 아니었다.
가끔 어깨를 들썩이며 아주 작게 훌쩍이는 영선이 때문에 아까 보다 더 힘들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으악 왜 우는 거지? 내가 소리 지른게 울 정도로 심했나? 아니면 미애처럼 모든 걸 무서워 하는 얘인가?
괜히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애매한 상황이 되 버렸다.
크 어제, 오늘 만난 여자는 모두 울려 버린 거네. 장하다 권현수. 대단하다 권현수

어색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음 휴게소에서 차를 대고는 운전에 익숙지 않은데 길이 험해서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다고 사과를 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시끄럽게 한 나도 잘못 이고. 하지만 숙녀한테 소리 질렀으니까 나중에 내 부탁 들어줘야해. 폰 번호 대.”
“***-****-****”
“후후. 나중에 아주 큰 부탁 할 테니까, 준비하도록 제군.”

언제 울었냐는 듯이 영선은 밝은 웃음을 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참 밝은 애 같은데........

우리는 그렇게 어렵게 서울로 돌아와서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집까지 데려다 줄 생각이었는데 둘 모두 괜찮다며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내렸다.



- 2부 2편 끝 -






----------------------------------------------------------------

으악. 미치겠네요. 이번 편은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너무 못 썼다. ㅠ.ㅜ
야한 것도 하나 안나오고 쩝.........
쓰면서도 계속 ‘이게 아닌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썼으니 오죽 하겠습니까.
걍 너그러이 다음 편들을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다음 편은 야한 것도 많이 집어넣고 더욱 신경쓰겠습니다.

글고 넘 오래 걸렸습니다. 1편 올리고 2편까지 오는데........ 죄송합니다.
글 쓸 여유도 없고, 써도 잘 되지도 않고..........
또 기분 안 좋은 사건도 생겼었죠.
작가님들이 훌훌 털어 버리시고 복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모 싸이트로 허접한 제 글 퍼가지 마세요. 분명히 미리 밝힙니다.
모 싸이트라고 해서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죠.

그럼 이만 꾸벅.


추천60 비추천 48
관련글
  • 24살 남자의 첫 경험 이야기
  • 외간 남자와 새댁_하
  • 외간 남자와 새댁_중
  • 외간 남자와 새댁_상
  • 3명의 남자 사이에서 - 하
  • 3명의 남자 사이에서 - 중
  • 3명의 남자 사이에서 - 상
  • 남자는 다 늑대
  • 나는 남자 스트리퍼
  • 남자친구의 절친
  • 실시간 핫 잇슈
  • 금단의 나날들 - 5부
  • 금단의 나날들 - 마지막편
  • 아내의 마사지 - 하편
  • 금단의 나날들 - 10부
  • 금단의 나날들-2부
  • 금단의 나날들 - 4부
  • 야유회 - 1편
  • 금단의 나날들 - 3부
  • 야유회 - 2편
  • 금단의 나날들-1부
  • 회사소개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