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소환술의 잘못된 사용법 제4장 일본과 이세계와 -21화-
제4장 일본과 이세계와
21화 대정령과 스레시아시와 그리고 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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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흐르는 산의 화구로는 류코짱과 내 지팡이에 분승해서 향할거야
아, 내 지팡이는 하늘을 나는 빗자루가 아니라 하늘을 나는 지팡이입니다. 류코짱을 탈때는 목에 바구니를 달아서, 그 안에 들어가 이동하는 것인데, 이번에 내가 준비한 바구니는 세 사람용이야.
뭐, 무리하게 네 사람이 타도 타지못할 건 없다. 그래도 그러면 완전 만원버스가 되버리니까 말야.
결국, 류코짱의 바구니에는 이치미야와 산나이가 타고, 니이제키가 나와 둘이서 타고 싶다고 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응응, 출발전에는 바구니 주변과 지팡이 끝에 바람막이부적을 붙이는 것도 잊지 않고. 이 바람막이부적은 방풍대신. 류코짱도 내 지팡이도 시속 2백킬로정도는 나오니까 말야. 그냥 날아가는 것은 조금 힘들다.
"제대로 붙잡고 있어."
"응."
꾸욱
같은 약속된 대화도 물론 했지만서도.
등에 니이제키의 가슴 봉우리가 닿아, 조금 두근두근했다.
"나가미네군, 왜 그래?"
"응? 아-, 에 그러니까 말야. 왜라고 할까....그, 이쪽 이야기야. 그러니까 신경쓰지마."
"으, 응...."
지금 와서 등뒤에 가슴이 닿아서 두근두근했다고는 말할 수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부끄럽다. 셋이서 같은 침대에서 잤다던가, 등을 끌어안게 한적도 몇번이나 있는데, 둘만이 있는 시츄에이션이 특별한걸까.
음, 불찰
아아,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문자그대로, 순식간에 도착입니다.
하지만, 화구 상공을 선회하고 있던 참에 갑자기 불기둥이 솟은 것은 깜짝 놀랬다고. 지팡이로 날고 있는데 갑자기 눈 앞에 푸화악! 인걸. 내 뒤에 타고 있던 니이제키가 불쌍할 정도로 비명을 질렀다.
솟아오른 불기둥은 화구에서 3,4미터정도 정도 됬을까. 그것이 우리들 눈앞에서 사람형태로 변해간다. 가브리님의 사역신, 불흐르는 산의 대정령이다.
너무나 과격한 마중에 내가 항의하자 "크하하. 용서해, 작은거였어. 가브리가 좀 환영해주라기에 그말대로 했을뿐이야" 라고 말했다. 우우, 아무리 봐도 본인(본령? 본신?)이 즐기고 계시고 있지만 말야, 이거. 애당초 "환영"의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가브리 녀석이 세세한 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말야. 내 주의로 환영해주었어."
아 그러십니까.
대정령님도 최근 그다지 분출을 하지 못하니까 나를 놀려서 스트레스 해소한 것이 틀림없겠지. 응, 그건 반드시 그렇다.
기분을 일전해 불흐르는 산을 내려다보자, 화구에서는 지금도 쉴새없이 용암이 흘러나오고 있다. "불흐르는 산"의 이름은 과장이 아닙니다. 대정령님이 진정된 것으로 커다란 분화는 가라앉았지만, 소규모의 분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회수만이라면 옛날보다도 늘어난 모양.
"어쩔 수 없잖아. 나에게 분화라는 것은 말이야, 작은 것이 똥을 참는 것 같은거야."
"즉 지금까지는 일부러 변비에 걸리셨던겁니까?"
"시끄럽구만. 적당히 쌓아서 내는 것이 기분좋다고. 젠장, 가브리 자식.....내 유일한 즐거움을...."
오오 무서워. 가브리님, 이후로도 오래 살아주세요. 뭐, 가브리님도 불로불사의 열매를 먹고 있다고 하니까, 어지간한 일이 없는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정상에서 망원경으로 스렌시아 시를 바라보는 것은 호평이었다. 마침 타이밍 좋게도 스렌시아 항에는 시의 상선단이 귀항한 참이라, 망원경너머로도 상당한 볼거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불흐르는 산의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장소에는 화산호수가 있지만, 그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기뻐해준 모양. 홋수가에 핀 고산식물같은 꽃에는 모두 감동했습니다.
그 초원을 배경으로 네명과 한 마리가 기념사진.
네, 뭐라고 할까 일본에선 공개할 수 없는 사진이 찍혔습니다.
잠깐 정정. 네명과 한마리와 한 정령입니다. 먼 배경에 대정령님까지 제대로 찍혀져 계셨다. V사인은 누구한테 배운건가요?
"이거, 사진가게에서 프린트를 부탁하면 무슨 말을 들을거같아. 괜찮으려나."
"그때는 말야, 『이건 CG입니다』라고 주장해."
"그렇네요. 아마도 그걸로 납득해주지 않을까요. 다른 수도 생각나지 않고."
"그럼 내 차림은 코스프레인가 뭔가야?"
"응응, 코스프레......푸흡, 푸흐흐흐흐흡........아하, 아하하하핫."
잠깐 이치미야, 반응이 좀 과하지 않아?
"루, 루리짱, 괜찮아?"
"코스프레......나가미네군, 코스프레......힉....힉."
뭐가 그렇게 웃긴건지, 몸을 ㄱ자로 굽혀 초원위를 웃으며 뒹구는 이치미야.
<<저기, 루리코짱. 적당해 하지 않으면 나중에 침대위에서, 다른 의미로 히-히-말하게 해줄거야?>>
"그치만, 그치만....메이....,메.....드차림이 생각......나서, 미안, 잠깐 기다려.....읏, 크크크...힉...."
정말, 이젠 몰라.
점심은 동굴앞의 돈대에서 가브리님과 함께 먹었습니다.
역시 니이제키만으로 사인분을 준비하는 것은 여러모로 큰일이었던 것인지, 점심 도시락은 니이제키와 산나이가 분담해서 만든 모양입니다. 거기에 가브리님의 바베큐가 더해져서, 상당히 호화롭게 되었다구요.
특히 두 사람의 도시락은 구성도 예뻐서 정말로 맛있어보여. 주먹밥, 닭튀김, 문어비엔나에 계란프라이, 감자샐러드와 샌드위치, 푸르츠까지.
한변 가브리님의 바베큐는 3센치4센치는 될듯한 두꺼운 고기를 간장과 올리브유로 마리네(*1)를 해서, 미디엄레어로 구운 것. 남은 마리네액은 곁들인 양파를 볶는데 재사용. 숯불로 구운 간장의 냄새가 향기롭다. 응, 이건 이걸로 맛있어 보인다구요. 고기 옆에 찐감자에 나이프로 칼자국을 내 버터를 얹어, 너무나도 남자의 요리라는 느낌. 바로 전부 구워서 그릇에 담아 내는 스타일은 지구에서 소위 미국식 바베큐에 가까울지도.
하지만 그 가브리님, 담는 것은 무관심한듯 구운 것을 접시에 척척 쌓을 뿐입니다. 구운 고기를 그대로는 역시 먹기 힘들기에, 지금은 포트나씨가 얕게 잘라나눠주고 있다. 잘라 나누기 전에 조금 놔둬서 여열로 익히는 것이 맛있게 먹는 비결이라는 모양입니다.
"사실은 잘라 나누지 말고 그대로 뜯는 게 맛있는데 말이야."
아니, 여기에 있는 멤버중 그게 가능한 건 분명 가브리님과, 그리고....류코짱정도?
그 류코짱은 산처럼 쌓인 해동참치를 맛있게 삼키고 있다.
참치를 일단 입에 물고, 그걸 본능인건지 두번, 세번정도 고개를 흔들어 바닥에 부딪힌다. 참치가 저항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나서 (아니, 원래 죽어있으니까 저항같은 걸 할리가 없지만) 지면에 비비고 비비면서 삼키기 쉽도록 각도를 조절, 그리고나서 하늘을 쳐다보고 꿀꺽꿀꺽하고 목을 울려가며 혀도 구사하면서 마신다.
언제나 그렇지만 류코짱의 먹는 법은 맛있어보인다. 저 식사법을 보고 있으면 언젠가 뭔가로 흉내를 내보고 싶어진다. 물론 보통 고기와 생선을 통쨰로 삼키는 건 나로썬 무리니까, 시험한다면 아이스크림이나 뭔갈로 말야.
"아니 하지만, 카호짱과 미야짱이 만든 도시락은 굉장하군. 먹어치우는 게 아까울정도야. 뷔로도령이 옛날이 있던 곳에선 낮에 이런걸 먹는게 당연한건가?"
"에? 저, 저기...일본에선 의외로 보통이 아닐까하고...."
가브리님의 질문에 니이제키가 황송한 모습으로 대답한다.
거기에 이치미야의 태클이 들어왔습니다.
"아니 기다려, 이게 어딜 봐도 보통이란거야. 카호도 미야도 너무 분발했어."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라?
나를 빼고 모두의 대화가 평범하게 성립하는 건 어째서?
그래서, 잘보니 가브리님이 통역 귀걸이를 몸에 달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화구를 견학하는 동안 융통성있게 신경쓴 모양이다.
"그건다 해도 대단하네. 이거 정말 둘이서 만든거야?"
"나는 살짝 어머니가 도와주셨어. 아, 주먹밥은 내가 만든거야. 그래도, 형태가 나빠서 부끄러운걸."
아니아니 정말로 맛있습니다.
계란프라이도 일품이고, 이것도 니이제키의 수제라는 모양.
"계란프라이도 간은 어머니한테서 들은대로 했을뿐이니까..."
아니아니 겸손을. 레시피를 들은 것만으로 제대로 만들 수 있다면 지금쯤 누구라도 명 요리사라니까.
덧붙여 산나이는 요리가 익숙한 모양으로 닭튀김도 정말로 맛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음~, 이건 숙련된 기술이라구요? 바깥은 바삭삭하고 안은 육즙이 가득. 나도 배우고 싶을 정도.
아무래도 양친이 맞벌이라 귀가가 늦어서, 저녁은 대체로 항상 산나이와 남동생씨가 준비했다고 합니다.
"산나이도 재색겸비라고 생각은 했지만, 요리까지 맛있다는 건 몰랐어. 분명 좋은 신부가 될 수 있을거야."
"정말, 부끄러운 말은 그만해주세요. 게다가 이건, 필요에 쫓겨 배운것뿐이니까...."
"그렇대. 저기, 이치미야?"
"뭐, 뭐야, 나가미네군? 히죽히죽거리면서 이상한 얼굴.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확실히 말하는게 어때?"
이치미야가 볼을 부풀리고 나를 노려본다.
흥이다-. 방금전까지의 복수야.
그래도, "윽, 설마 여기서 요리를 못하는 건 나뿐이야....?" 라는 중얼거림은 못들은 걸로 해줄게. 무사의 인정으로.
이래저래 점심식사를 마치고, 식사휴식도 거쳐서, 불흐르는 산에서 하늘을 나는 지팡이와 류코짱으로 오분좀넘게 도착한 스레시아 시.
볼을 스치는 바람에서 바닷물의 냄새가 납니다.
우선 류코짱과 함께 시의 상공을 한바퀴 돈다.
스렌시아시는 또다른 이름을 흰 벽의 도시라 불리고 있다. 상공에서 시를 내다보면, 하얀벽의 건물 하나하나가 오후의 태양을 받아 빛나, 그 모습은 실로 "흰벽"이란 별명이 어울리는 아름다움이다. 그런 하얀색 일색의 거리가 동서 약4킬로, 남북으로 2킬로정도의 반원모양으로 펼쳐져있다. 도시인구는 5,6만정도였던가.
항구에 선수를 향한 삼단도선의 함대는 스렌시아 해군의 정예다. 그 주변을 왕래하는 여러 사이즈의 범선은 그 다수가 상선과 어선같은 민간선이겠지. 불흐르는 산에서 보였던 시영 무역선단이 항구에서 짐을 내리고 있다. 동쪽에서 온 소형범선은 뭘까. 어선이려나, 아니면 긴 항해에서 돌아온 모험상인의 배인걸까.
항 중앙에 수정으로 만든 거대한 돔형태건조물-바다의 정령을 모시는 신전-이 보인다. 신전 앞에는 광장이 있고, 신전을 사이에 좌우로 시청사와 평의회의 의사당이 서있다. 중앙광장에서 북으로 향해 대로와 대운하가 나란히 뻗어있다. 이 대로는 시의 성벽을 끼고 대륙중앙으로 계속되는 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시가지에 류코짱을 내리는 것은 역시 곤란하기에 성문앞 광장에 내린다. 그만 류코짱을 중앙광장에 내려버리면 큰소동이 되니까 말야. 우선 시바깥에 내리도록 할거야.
정말로, 여기까지는 즐거웠었지만 말야.....
우리들은 성문앞의 빈 장소에 내려섰다.
도시안에서 북쪽으로 가도로, 혹은 북쪽으로 도시로, 많은 사람과 말, 마차가 오가고 있다.
사람들의 복장은 모직의 관두의나 양모 토가라던가 여러가지다.
비단 옷을 입고 마차에 흔들거리고 있는 것은 확실히 이 마을에서 상당한 유력자였을터.
뒤에 몇명의 종을 데리고 있다. 지금 마을에서 나온, 기장이 긴 아마옷 상의에 바지를 입은 저 사람은 동쪽에서의 상인이려나.
그런 사람들을 뒤로하고, 자 지금부터 스렌시아시에 들어가자라고 하려는 시점에서, 우리들 곁을 한대의 마차가 지나갔다.
그 짐칸은 철창으로 둘러싸여, 마치 동물원의 감옥인가 뭔가인가. 감옥 안에 있는 것은 절망한듯한 모습으로 웅크린 몇명의 소녀들.
우와, 괜한 걸 봤다. 왜 이런때에 노예마차같은 걸 보게되는걸까.
감옥 안에서 한명의 소녀가 얼굴을 들었다. 긴 은발머리가 어깨에서 흘러내린다. 머리끝쪽을 향해 갈수록 은에서 연분홍색으로 그러데이션한다. 길고 아름다운 머리. 아아, 저 머리는 기억에 있어.
그 노예아가씨와 내 눈이 맞는다. 인상적인 다갈색의 눈동자.
그녀의 머리는 어머니한테서의 유전이라 들었다. 인간같지 않은 그 머리색은 그녀가 샘물의 정령의 피를 이었기 떄문이라고 모친쪽의 조상이 샘물의 여요정이었다고. 미묘하게 뾰족한 귀끝도 같은 혈통에 의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테피리즈 타슈탈리아, 사리스슨 지방의 영주 다로리 경의 딸.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이쪽세계에서의 소꿉친구.
어째서....?
어쨰서, 테피가 노예마차 안에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