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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기~ 1부

이 글은 습작으로 써내려간 글 입니다. 제목도 딱 와닫는 게 없어서 임시로 정했습니다. 시놉은 완성 됐는데 제목이 더 어렵더군요.;;;
이 글은 프롤로그만 빨리 지나가고, 글의 흐름은 엄청 느리게 지나갑니다.
제목에 막장을 넣었듯이 주인공의 스펙이 먼치킨이고(전작의 쥔공이 찌질이라 맘고생을 많이해서;;) 팬픽에 무척 흔한 그런 캐릭터지만 최대한 재미있게 써보겠습니다.
3인칭이고 팬픽란에 연재를 할지 말지를 고민했을 정도의 새로운 인물들만 나옵니다. 이미지 차용은 있어도 우리가 아는 연예인은 없다는 말이죠.
이미지에서 실재 아이돌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필력이 딸리면 그냥 막 등장 시킬수도... 어차피 막장이니까요~~ h씬은 필력 문제로 뜸하게 나올지 저도 모릅니다~
일단 지릅니다~



-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안돼!!"

연주가 가수가 되고 싶다며 연예 기획사의 원서를 집으로 가지고 왔을 때, 가장 크게 반대를 한 게 성우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성우는 자기편을 들어줄 걸로 생각했었는데, 가장 크게 반대를 하자 연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연주가 눈물을 흘리자 정훈은 성우의 고집이 못마땅해졌다.

"아빠, 하고 싶은 걸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한 게 아빠 아니야?"

정훈이 연주를 거들고 나서자 성우는 가슴이 철렁했다. 정훈이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모를까,
일단 말을 꺼내고 나서는 성우도 정훈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주가 지금 당장 가수가 되는 것도 아니고, 대회에 나가본다는데 그렇게 반대할 일이 뭐 있어?"

"정훈아, 연주가 대회에 나갔다가 우승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냐?"

"그럼 재능이 있다는 거니까 밀어주면 되겠네."

정훈의 간단한 정리로 성우의 고집은 꺾였고, 연주는 고맙다며 정훈에게 매달렸다.

정훈이 전국대회에 나갔다가 회복하기 어려운 부상을 입고, 축구를 그만둔 게 6개월 전이었다.
한동안 좌절에 빠져 멍하니 있을 때도 있었지만, 일상생활 하기에는 별문제가 없다는 의사의 말에
마음을 가다듬고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정훈은 고집도 세고 욕심도 많은 아이였다.
갖고 싶은 것은 가져야 직성이 풀렸고, 하고 싶은 것은 해야만 하는, 어떻게 보면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에 꼭 나갔어야 하는 아이였다.

그런 정훈에게 동생이라며 여자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정훈의 독점욕 때문에 부모는 걱정이 컸었다.
그런데, 정훈이 6살 되는 해에, 동생이라고 하고 집에 데려온 여자아이에게만은 정훈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정훈의 부모는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정훈의 양보는 동생에게만 해당됐고, 그 외의 다른 문제에서는 여전히 양보가 없는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훈이 아기였을 때, 돌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영재성을 드러냈고, 정훈의 부모는 그런 정훈을 애지중지했고,
어떻게 보면 그런 부모의 무조건 적인 사랑이 정훈의 독선을 키웠다고 볼 수도 있었다.

정훈이 재능을 공부에만 쏟지 않고 음악이나 운동 쪽으로 돌린 것은 부모의 영향이 컸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함께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엄마가 피아노를 들려주며 음악적 감수성을 키워줬다.
그런 정훈이 운동이나 음악 쪽으로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이기도 했다.

동생 연주가 집에 들어오면서 정훈의 고집이 연주에게는 양보를 하는 모습을 보였고, 커가면서 단호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동생에게 꼼짝 못하는 모습을 부모에게는 많이 보였다.

정훈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며 축구부에 입부를 했다.
취미삼아 운동하다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로 결심 한, 정훈을 아빠는 적극적으로 밀어줬고, 엄마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모습을 보였었다.


정훈이 부상을 입고 축구를 그만두자 아쉽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정훈의 음악성을 살리기로 선미는 생각했다.
정훈이 좌절에 빠졌을 때 선미가 피아노를 들려주며, 어렸을 때 정훈이 가졌던 음악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다.
선미의 작전은 그대로 들어맞은 것 같기는 했지만, 어쨋건 기타를 배우러 학원에 등록할 정도로 예전의 정훈으로 돌아왔다.


성우의 반대에도, 대회에 나간 연주는 댄스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고 집에 돌아왔다.
더는 반대할 명분을 갖지 못한 성우가 마지못해 허락했고, 연주는 그렇게 YP의 연습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훈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제는 못하게 된 축구에 대한 생각을 잊게 하려고 음악으로 관심을 돌리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음악에 미칠 듯이 빠져들어 간 정훈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선미였다.

한때는 피아니스트를 꿈꾸다가 성우를 만나며 그 꿈을 포기했던 선미는, 정훈을 피아니스트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지금의 정훈은 클래식이 아닌 대중음악에 빠져 있었다.
물론 피아노를 계속 배우고는 있었지만, 기본을 완벽하게 하려고 배우는 식이었다.


모처럼 정훈이 집에서 쉬는 데, 연주가 친구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왔다.

"오빠, 여기는 예리, 쟤는 은서, 둘은 나랑 동갑이고 저기 수희는 한 살 어려"

"그래? 엄마는 시장 갔으니 금방 올 거다. 그럼 잘 놀다가라."

얘들과 인사를 하고 정훈은 자기방으로 올라갔고, 뒤에 남은 연주가 친구들에게 뭐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오빠가 마음은 안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는 잘 안 어울려."

연주의 설명에도 정훈의 냉정하달까? "내 옆에 오지마"하는 것 같은 정훈의 분위기에 연주의 친구들은 약간은 겁을 먹은 상태였다.

"어휴! 하필이면 거실에 있을 게 뭐람!!"

연주가 친구들의 기분을 풀려고 노력하자, 한창때의 아이들이라 금방 기분을 풀고 수다를 떨 수 있었다.

 

*프롤로그가 너무 짧아   1부를 붙여 올립니다.

 

 

-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part 1



정훈이 학원에 들어오자 선생이 정훈에게 발성 연습을 시켰다.

"오늘은 기본 연습부터 시작하자."

정훈은 모든 것은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군말 없이 발성 연습부터 시작했고,
그런 정훈을 보컬선생과 처음 보는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
발성 연습이 끝나자 선생은 이것, 저것을 시켰고 정훈은 그런 선생의 말에 충실하게 따랐다.
정훈의 연습이 다 끝나자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정훈에게 명함을 건넸다.

"노래 잘 들었네. 명함을 보면 알겠지만 난 ST ent 김 실장이라고 하네."

"네, 그런데요?"

정훈이 덤덤하게 말하자 김 실장이라는 사람이 선생을 돌아보는 게 응원을 청하는 듯 보였다.

"정훈아! 내가 너를 위해 모셔온 분이야. 네가 배울 건 거의 다 배워서 좀 더 큰 데서 배웠으면 하고..."

선생의 말을 이어 김 실장이란 사람이 말을 했다.

"내가 보기에는 흠잡을 곳이 거의 없지만, 우리 회사에 계신 선생님들께 자네가 배워야 할 게 있을지도 모르네."

"그럼 배우죠."

김실장의 말에 정훈이 간단하게 그러자고 하자 선생과 김 실장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제가 배우는 데 필요한 게 따로 있나요?"

"자네는 미성년자라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하네. 그리고 계약도..."

"부모님께는 제가 허락을 받을 테니 그건 문제가 없고, 계약이라면?"

"우리 회사에 소속된다는 계약이지, 무료로 가르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음! 제가 선생님들을 먼저 만나볼 수 있습니까?"

"좋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오게, 그다음에 선생님들과 미팅을 주선하겠네."

정훈은 학원을 나서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더는 배울 게 없을 것 같아서 학원을 옮기려고 했는데, 마침 잘된 건가?"

정훈은 자기의 노래나 연주실력이 더 나아지기를 원했고, 마침 김 실장의 제의는 뭔가 부족한 듯했던 정훈의 음악에 대한 욕구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온 정훈이 성우에게 말하자 성우는 알았다며 허락을 했고, 이제는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들과 만나는 일만 남아있었다.

다음날 학교에서 나온 정훈은 김 실장이 오라는 곳으로 찾아갔다.
전화를 걸자 김 실장이 나와서 정훈을 데리고 간 곳은 ST의 녹음실이었다.
정훈과 김 실장이 녹음실로 들어서자, 한 사람이 김 실장에게 물어봤다.

"우리를 만나고 싶다고 한 사람이 저 친구입니까?"

"네, 일단 테스트 삼아 한 번 시켜보시죠?"

인사도 안 하고 테스트부터 시킨다고 하니, 듣고 있던 정훈은 짜증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다.

"자네는 녹음실 안으로 들어가게."

정훈이 녹음실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부르게 했고, 정훈은 잘 부르는 노래가 아닌,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다.

MR이 나오고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녹음실에서 노래를 듣던 사람들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노래가 가장 자신 있는 곡인가?"

하지만, 정훈을 녹음실로 밀어 넣은 사람만은 굳은 표정으로 정훈을 추궁했다.

"잘 부르는 노래는 따로 있지만, MR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정훈이 곡명을 말하자 MR이 없는지, 그 사람이 녹음실로 들어와 피아노를 연주했다.

"이 곡이 맞나?"

제목만 듣고 피아노를 연주하자, 정훈이 고개를 끄떡였다.

"네"

"내가 피아노로 반주를 할 테니, 노래를 해보게."

그 사람이 피아노로 반주를 하고,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녹음실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제각각으로 변했다. 반주를 끝낸 사람이 정훈에게 말을 건넸다.

"가르칠만한 보람이 있을 것 같군, 나에게 배워 보겠나."

"잘 부탁 합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는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자, 그 말을 듣고 있던 김 실장이 정훈과 선생을 데리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로 정훈과 선생이 들어가 앉자 미리 준비했었는지 들고 있던 서류를 정훈의 앞으로 밀었다.

"계약서 초본이네, 여기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수정하면 되고, 정훈군 부모님의 동의서를 첨부하면
계약을 하는 거네. 읽어보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전화로 알려주게."

정훈이 계약서를 읽어보고 몇 군데를 지적했다.

"연습생으로 계약하는 거군요."

"일단은 연습생부터 시작해야 하네. 아무래도 배워야 할 게 있을 테니."

"계약기간이 너무 길군요."

"그건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네. 7년은 돼야 우리도 일을할 수 있네."

"하나만 고쳐주시면 계약하겠습니다."

"뭔가?"

"회사의 방침에 따른다. 이 부분은 수정해야 할 것 같네요, 제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상호 협의해서 스케쥴을 정한다. 이 정도면 바로 계약 하겠습니다."

정훈의 말에 그자리에서 수정을 했고, 정훈이 가지고 온 상우의 도장과 인감증명으로 동의서를 작성 한뒤
계약을 마쳤다.

"잘 부탁합니다. 선생님. 김정훈입니다. 앞으로 정훈이라고 불러 주세요."

계약을 마치고 정훈은 깍듯하게 선생에게 인사를 했고, 선생도 기분 좋게 인사를 받았다.

"앞으로 열심히 해보자. 난 작곡가 이영철이라고 한다."

"이 계약은 우리 쪽에서도 많이 양보해서 작성해 놓은 건데, 거기다 제일 중요한 걸 추가했으니,
이제 난 회장님에게 죽었네."

김 실장이 웃으며 정훈에게 농담처럼 말하자 정훈도 그 부분은 엄청난 양보를 받은 걸 알고 있었기에,
김 실장에게 인사를 했다.

"양보하신 거 알고 있습니다. 가급 적이면 회사의 방침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자네에게 기대가 크네, 오늘은 회사를 둘러보고 선생님과 시간을 조정하겠네."

"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정훈이 회사를 돌아보게 안내하는 사람을 한 명 붙여주고, 김 실장과 선생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선생님 어떻습니까?"

"역시 직접 들으니까, 녹음으로 들은 것과는 큰 차이가 있네요. 대단합니다."

"우리 회사를 대표할 가수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회장님께서도 노래를 들어보고 무리한 조건도 받아줄 테니 무조건 계약하라고 하셨습니다."

"스케쥴까지 협의해야 한다니, 연습생에게 이런 계약을 하는 경우는 처음 들어봅니다."

"그만큼 회장님의 기대가 크시다는 말씀이겠지요. 트레이닝은 언제부터 하실 수 있으십니까?"

"정훈이의 실력은 거의 완성됐어요. 조금만 가다듬으면 충분합니다. 급한 건 노래가 아니라 다른 쪽 아닙니까?"

"그건 그렇지요. 하지만, 계약을 하게 된 이유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겠다고 한 것 같아..."

"정훈이를 가르칠 시간은 언제든지 비워놓을 테니 다른 트레이닝 스케쥴부터 짜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연습 스케쥴을 짜겠습니다."

학원에서 정훈이 연습을 시작할 때부터 녹음했고, 녹음된 정훈의 발성부터 노래까지 선생에게 들려주고
선생을 모셔올 수 있었다. 그만큼 정훈이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고, 회장도 전권을 김 실장에게 넘기면서까지 정훈과 계약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생은 작곡가로서도 일류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보컬트레이너로서의 가치가 훨씬 높았다.
빈 시간이 거의 없는 선생을 모셔오기 위해서 회장이 직접 나서서 정훈의 노래를 들려줬고 노래를 들은 선생이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쾌히 시간을 낸 것이었다.


정훈이 회사를 다 돌아보고 집으로 가겠다고 하자, 회사에서 차로 정훈을 집까지 데려다 줬다.
정훈이 집으로 돌아오자, 성우와 선미가 정훈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기로 했니?"

정훈의 계약서를 성우에게 주자, 다 읽어본 성우는 기가 막혔다.

"조건은 좋은 것 같은데 이렇게 급하게 해도 되니?"

"보컬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더 배우고 싶어서 계약 했어요."

"그래, 네가 알아서 했겠지. 그나저나 이젠 우리 집에 가수가 둘이나 나오는 건가?"

"뭐! 그럴지도 모르죠."

성우와 선미는 정훈을 믿기는 하지만 너무 급하게 일을 처리한 것은 아니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계약까지 하고 왔으니, 이제는 정훈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너를 믿는다."

"엄마도 믿어."

자기를 믿는 엄마와 아빠에게 정훈은 소파에서 일어서서 큰절을 드렸다.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할게요."

정훈의 손을 꼭 잡으며 선미가 덕담을 했다.

"성공하라고 부담은 안줄게, 성공을 하든 못하든 넌 내 아들이니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정훈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연습을 생각했다.

-배울 게 많아지네. 열심히 하자~




정훈이 학교에 가자 학교에는 ST로부터 협조 공문이 와 있었다.
최대한의 편의를 봐 달라는 공문에 학교에서는 혼쾌히 응했고, 오늘부터 오전 수업만 받으면 됐다.

점심도 먹지 않고 학교에서 나온 정훈이 ST에 가보기로 생각을 하고 ST로 향했다.
정훈이 회사에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가 정훈을 막았다.

"어디 가십니까?"

"오늘부터 나오기로 한 연습생인데요."

"이름이 어떻게 되죠?"

정훈이 이름을 불러주자 어디론가 연락을 하더니 정훈에게 들어가라며 비켜줬다.

"학원하고는 다르네? 들어가는데도 허락이 필요한 건가?"

정문에 들어서자 김 실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정훈에게 카드를 건네줬다.

"이건 출입카드니까 경비 보시는 분들이 정훈이를 알아볼 때까지 당분간 갖고 다니고,
오늘은 첫 날이니까 신체검사하고 연습 스케쥴을 짤거야, 그동안 다른 연습생들 연습이나 구경해."

정훈이 알았다고 하자 다른 사람을 불렀다.

"이 친구가 당분간 정훈이의 연습 스케쥴을 관리할 거야. 인사하게."

"안녕하십니까. 이기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연습생이 된 김정훈입니다. 편하게 이름 불러주세요."

아직 연습생인 정훈에게 매니저까지 붙여줄 정도로 ST에서는 정훈에게 특별대우를 해줬다.
지금은 임시로 매니저 역활을 하지만, 정훈이 데뷔를 하게 되면 정식으로 매니저로 활동하게 돼 있다며,
싹싹하게 구는 기영이 정훈은 마음에 들었다.

어제는 대충 훑어본 연습실로 기영이 정훈을 데리고 갔다.

"오늘부터 여기가 정훈의 연습실이야."

"좀 좁은 거 아니에요?"

"정훈이 혼자 쓸 거라 좁지는 않을 거야."

정훈 혼자 쓸 거라는 기영의 말에 알았다고 하고는, 정훈은 다른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구경을 했다.
정훈보다 어린아이들도 많았고,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도 몇 있었다.
그중에서 연습이 힘든지 땀을 많이 흘리는 여자아이들이 몇 명 보였다. 그들을 보자 연주가 생각이 난
정훈은 음료수라도 사주고 싶어 자판기를 찾았다.

"형 음료수 자판기 어디 있어요?"

"왜 목말라? 내가 뽑아올게."

"아니요, 저 애들이 땀을 많이 흘리기에 음료수나 하나 사주고 싶어서 그래요."

"현관 옆에 있어, 같이 가자."

사람 수에 맞춰 음료수를 뽑으려 하자 기영이 주의를 줬다.

"이온음료로 뽑아, 다른 음료는 먹으면 안돼."

"그럴게요, 땀을 많이 흘렸으니 이온음료가 좋겠죠."

"꼭 그래서만이 아니고, 음료수에도 당분이 들어 있어서 체중조절에 문제가 생겨."

기영이 말하자 그제야 알아들은 정훈이 기영에게 물었다.

"저도 체중조절 해야 하나요?"

"내가 보기에는 정훈이는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스케쥴 짠 다음에 실장님이 말씀하실 거야."

정훈은 야구를 할 때도 키에 비해 체중이 나가는 편이 아니었기에, 지금도 적당한 표준 체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 앞으로 얼마나 더 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키로도 충분했기에 더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정훈은 생각했다.

정훈이 여자아이들이 있는 연습실로 기영과 같이 들어가자, 난데없는 불청객의 침입으로 연습이 중단 됐다.

"누구세요?"

한 여자아이의 질문에 옆에 있던 기영이 대답했다.

"오늘부터 연습생으로 있기로 했다. 너희가 땀을 많이 흘려서 정훈이 음료수를 사왔으니 먹고 연습해."

기영의 말에 애들이 정훈에게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하나씩 들고 마셨다.

여자애들만 있는 연습실에서 나온 정훈은, 다른 연습실도 들어가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건네준 다음 기영과 같이 휴게실로 갔다.

"장난이 아니네요?"

"그렇지? 저런 연습을 6년 넘게 한 애들도 있어."

"저도 저렇게 연습하나요?"

"글쎄! 정훈이가 그룹으로 데뷔하게 되면 춤 연습도 해야 할 거야."

"저 그전에 부상을 입었는데, 다리가 아직 시원찮은데."

정훈의 말을 들은 기영이 정훈에게 급하게 물었다.
정훈이 전에 축구하다 부상을 입어 축구를 그만뒀다는 얘기를 듣고는 기영이 김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김 실장과 통화를 마친 기영이 정훈에게 말했다.

"정훈이는 솔로로 갈거 라고 신경 쓰지 말라네."

"그래요? 그룹은 부담이 좀 됐는데 잘됐네요."

"일단 체력측정은 하라고 하시니까 병원에 가보자."

기영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해서 체력측정을 받은 정훈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을 때,
기영이 검진표를 들고 정훈에게 걸어왔다.

"신장 182cm 몸무게 73kg 체 지방20 근 지구력... 이걸로 봐서는 체력이 아주 좋은데 다만 다리가 문제네."

"거의 완치 되긴 했는데, 몇 달은 조심해야 해요."

"회사로 돌아가자."

회사에 도착해서 올라가려는 기영에게 정훈이 말했다.

"저, 점심을 안 먹어서 밥 좀 먹고 올게요."

정훈이 밥을 아직 안 먹었다고 하자, 기영이 정훈을 데리고 회사 식당으로 갔다.

"이모 여기 밥 한 상 주세요."

-네!

"이모가 갖다 주시면 먹고 사무실로와. 난 실장님께 검진표 보여 드리고
있을게."

기영이 정훈에게 식권을 한 장 주고 올라가자, 쟁반을 들고온 아줌마가 정훈에게 인사를 하며 살갑게 굴었다.

"처음 보는 데? 언제부터 나왔어?"

"오늘 처음 나온 거에요? 근데 연습생들도 여기서 식사하나 봐요?"

"연습생들은 영양사님이 식단을 짜줘서, 식단에 맞춰서 식사해야 하니 여기서 먹지."

"아! 그렇군요. 잘 먹을게요."

아줌마가 주방으로 걸어가자 정훈은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맛있는데? 학교 급식보다는 훨씬 낫네."

정훈이 밥을 다 먹고 사무실로 올라가자, 김 실장이 기영과 정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 밥은 먹을 만해?”

“네, 학교급식보다 좋네요.”

“우선 일주일 시간표, 일주일 정도 해보고 조정하자.”

“네”

“오늘은 집에 돌아가도 돼.”

“구경 좀 더하다 갈게요.”

“이 매니저는 없어도 되지?”

“네, 연습하는 거 구경할 건데요. 뭐~”

정훈이 연습실로 내려와 남자들의 연습을 보고 있자, 한 아이가 정훈에게로 다가왔다.

“음료수 잘 먹었어요. 오늘부터 연습생으로 들어왔다면서요?”

“네, 내일부터 연습하라네요.”

“나는 17살인데 몇 살이에요?”

“18살이요.”

“나보다 형이네요, 정명호라고 해요. 잡 부탁합니다.”

“김정훈이라고 해요, 오히려 내가 잘 부탁해요.”

명호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자 정훈이 명호의 손을 잡으며 악수를 했다.

“그럼 내일부터 우리랑 같이 연습하는 건가요?”

“아니요, 저쪽에 있는 작은 연습실에서 하라던데요?”

정훈의 말에 명호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단독 연습실에서...”

명호가 말하자 어느새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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