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2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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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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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실명 연예인은 나오지 않고 이미지만 차용 합니다.

-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part 1

명호가 말하자 어느새 주변에 와서 얘기를 듣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정훈이 모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연습실을 나왔다.

"단독연습실이 대단한 건가?"

정훈이 생각할 때는 그룹으로 데뷔를 하려면, 단체안무를 맞춰야 하니 큰 연습실이 필요한 거고,
자기는 솔로로 데뷔한다니 혼자 연습해야 해서 작은 걸 준줄 알았는데, 저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듯 했다.

기분이 이상해진 정훈이 기영에게 전화를 하자 기영이 전화를 받았다.

"정훈인데요!"

"지금 어디 있어? 금방 내려갈게."

"저 이제 집에 갈려고요. 내려오지 마세요."

"아니야, 내가 데려다 줄게."

"그러지 마세요, 혼자 가도 돼요. 그럼 끊을게요."

생각보다 회사에서 자기를 밀어준다는 생각이 들자 정훈은 회사의 호의가 부담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정훈은 음악이 좋아서, 자기를 가르쳐줄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온 것뿐인데, 생각보다 일이 커지는 것 같아 답답했다.

"어차피 계약은 한 거고,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니 차라리 즐기면서 하자."

정훈이 집에 들어오자 연주가 와 있었다. 연주는 정훈이 ST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ST에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부랴부랴 온 것이었다.

"오빠!"

"언제 왔니?"

"ST에 연습생으로 들어갔다며?"

"그래."

"어떻게 들어갔어? 거기 아무나 안 받아주는데?"

"나 다니는 학원 선생님이 소개 시켜 주셨다."

"왜 나만 모르고 있었지? 나 집에서 왕따였어?"

연주가 우는 시늉을 하자, 정훈이 그게 아니라며 급하게 대답을 했다.

"그저께 보고 어제 계약했어,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 너에게 말할 시간이 없었던 거야."

정훈의 말을 듣고 연주는 생각에 빠졌다.

"오빠 말대로라면 보컬선생님이 추천한 지 하루 만에 계약했다는 건데? 오빠네 학원선생님이 능력이
있나 보다."

연주가 생각에 잠겨 있자, 정훈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연주가 생각을 정리하고 앞을 보자, 정훈이 없어진 걸 그제야 알고 정훈을 찾으러 방으로 갔다.

정훈이 침대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연주가 들어왔다.

"왜 또?"

"말하다가 그냥 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

"니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옷 갈아입으러 들어왔지."

"그래도~"

"할 말 없으면 나가라, 옷 갈아입고 씻어야 하니까."

"알았어 그럼 씻고 나와."

정훈이 씻고 거실로 나가자 연주가 선미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정훈을 본 연주는 옆으로 몸을 틀어 자리를 조금 내주고는 앉으라며 손짓을 했다.
정훈이 소파에 앉자 연주가 정훈에게 말을 했다.

"엄마에게 얘기를 들으니 계약 조건이 무척 좋다던데?"

"내가 뭘 아니? 아빠에게 들은 대로 얘기한 건데."

선미가 서둘러 연주의 말을 막자, 연주는 정훈에게 자기를 따라오라는 눈짓을 보냈다.
연주가 자기방으로 들어가자, 정훈은 연주를 뒤따라 연주의 방에 들어갔다.

"더는 할 말이 없으니 묻지 마라."

"그 얘기 하려고 한 거 아니야."

"근데 왜?"

"지난번에 집에 왔던 내 친구들 기억나?"

"아니? 난 사람 자세히 안 보잖아."

정훈의 말에 연주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에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실은..."

"실은 뭐?"

"그날 온 애 중에 은서라는 애가 있는데, 그 애가 오빠를 만나고 싶대."

"만나서 뭐 하려고?"

연주는 정훈이 눈치 없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눈치가 없을 줄은 미처 몰랐었다.

"뭐하긴!!!! 남자 여자 만나서 뭐하겠어?"

연주가 소리를 지르자 정훈의 얼굴이 짜증이 난 얼굴로 바뀌어 갔고, 그런 정훈을 보며 연주가 얼른 말을 했다.

"은서가 오빠를 소개 시켜 달래. 그 애는 취향도 별나!"

연주의 말을 들은 정훈은 은서란 애가 누군지 궁금해졌다. 여태껏 자기가 좋다고 한 애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소개 시켜 달라는 애는 은서가 처음이었다.

"그래? 그럼 소개 시켜 줘봐. 한 번 만나나 보지 뭐."

"정말이야? 오키!! 내일 저녁에 시간 낼 수 있어?"

"내일은 연습시작하는 첫날이라 좀 그렇고 토요일 저녁에 보자고 해."

"알았어, 그럼 약속 잡는 거다."

"그래, 말 다 끝났으면 나, 간다."

정훈은 연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을 나갔다.


ST에서의 첫 연습은 기본적인 리듬감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했다. 정훈이 몸치는 아니었지만,
학원에서는 노래와 기타를 배웠지 무용이나 춤을 배운 게 아니어서, 몸으로 리듬을 타는 것부터 시작을 했다.
정훈의 다리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무리하지 않게 하려니,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곤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정훈이 연습을 마치고 쉬는데, 명호가 연습실로 들어왔다.

"형,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여긴 웬일로?"

"연습한다기에 궁금해서요, 그리고 말 놓으세요.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건데..."

"그래, 그럼 말 놓을게."

명호는 외모에 비해 유들유들하고 친화력이 있는 애였다.
겉으로 보기엔 성격이 날카롭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생긴 애가, 저렇게 친근하게 다가오니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정훈은 생각했다.

"근데, 형 춤이나 무용은 안 배웠어요?"

"응, 춤이나 무용은 관심이 좀 없어서..."

"어쩐지 가장 기초만 계속 하더라니, 그래도 리듬감만 익히는 건 조금 이상한데요?"

"전에 축구하다 부상을 입어서 아직 심하게 움직이면 안돼."

정훈이 부상입은 사실을 얘기해주자 그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 명호가 고개를 끄떡였다.
명호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기영이 연습실에 들어왔다.

"넌 명호구나. 연습 안 하고 여긴 어쩐 일이야."

"정훈이형 연습하는 거 보고 있었어요."

"그래? 정훈이는 지금 이 선생님 오셔서 보컬 트레이닝 받으러 가야되."

"네, 전 이만 가볼게요."

"명호야 나중에 또 보자."

정훈이 기영과 함께 보컬 트레이닝실에 들어가자 이 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서 와."

짧은 인사만 하고 바로 연습을 시작하는 이 선생을 보고, 기영이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이 선생은 일단 기본부터 정훈의 상태를 체크 하고, 발성부터 다시 시키기 시작했다.
2시간 정도의 트레이닝이 끝나자 정훈의 목은 잠기기 직전이었고, 그런 정훈에게 이 선생이 지적을 했다.

"지금 당장 데뷔를 해도 될 정도로 잘 다듬긴 했는데, 기본 발성부터 몇 가지 고쳐야 할 점이 보인다.

"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겠습니다."

"겨우 이 정도에 목이 잠긴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니까, 앞으로 서서히 고쳐나가자.
첫날이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목을 쓰기 전에는 아까 가르쳐줬던 기본 발성으로 충분히 풀고 목을 써라.
오늘 수고했다."

"선생님이 고생하셨죠. 감사합니다."

이 선생이 나가자 기영이 기다렸다는 듯, 트레이닝 룸으로 들어왔다.

"이 선생님에게 큰 야단 안 맞고 트레이닝 받은 건 정훈이 네가 처음일 거야."

"네?"

"노래 잘 부른다고 소문난 가수들도 가끔 선생님에게 트레이닝을 받을 때가 있거든, 그런데 처음부터 엄청나게 굴리신다고 소문이 났어."

"네~"

정훈은 말할 기운도 없어 기영의 말에 짧게 대답을 하고 소파에 축 처져 있었다.

"이제 연습실로 가서 몸 좀 풀면 오늘 일과는 끝이야."

"네"

정훈은 연습실로 향했고 기영은 볼일이 있다며 사무실로 갔다.
정훈이 연습실에 들어가자 무용선생이 와 있었다.

"오늘은 첫날이라 몸을 풀어야 내일 연습을 할 수 있어, 지금 가르쳐 주는 동작은 매일 연습 시작하기 전 하고,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꼭 하고 가야 해."

선생이 시키는 대로 몸 풀기 연습을 하고 나니, 연습을 마치고 바닥에 누워 있던 다른 연습생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지금은 운동을 거의 안 하지만, 체력이라면 자신이 있던 정훈은 겨우 이 정도로 지치는 자기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일부터는 새벽에 일어나서 뒷산이라도 올라가야겠네."

아직은 달리는 게 무리라 집 뒤에 있는 조그만 산이라도 올라야겠다고 정훈은 결심했다.
부상을 입었어도 약간의 운동은 가능했을 텐데, 한 번 빠지면 뒤도 안 돌아보는 정훈의 성격상,
운동을 거의 안 했었던 표시가 이런 데서 나는가보다 싶은 정훈이었다.

정훈을 데려다 주러 차를 몰고 정훈의 집에 가며, 기영이 얘기를 했다.

"이 선생님이 정훈이에게 아주 만족하신 모양이야."

"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고 실장님에게 정훈의 칭찬을 잔뜩 하시더라고."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건데요, 뭐~"

"그래도, 그 시키는 대로 하기가 어렵다는 얘기지. 연습은 할만해?"

"처음이라 그런지 힘드네요, 체력이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내일 새벽부터 뒷산이라도 올라가려고요."

"아직 다리가 다 낫지 않았다며? 무리하다가 더 심해지지않게 조심해."

"네"

정훈을 집 앞에 내려주고 기영이 돌아갔고, 정훈은 집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정훈이 눈을 뜨니 새벽이었다. 어제 연습이 무척 힘들었던지 밥도 먹지않고 잠이 든 정훈은,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이 들었다.

정훈은 어제 결심한 대로 산에 가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데도 많은 사람이 산 위로 올라가고 있었고, 벌써 산을 다 돌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낮은 산이었지만 평지를 걷는 것하고는 달라, 산을 절반가량 올랐을 때 정훈은 다리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무리하지 말라는 기영의 말이 떠올라 그 자리에서 조금 쉰 후,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천천히 산을 내려와서 집을 도착할 때까지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집에 들어와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 다리를 담 궜다. 5분 정도 있으니 통증이 서서히 약해졌고,
10여 분이 지나자 완전히 사라졌다.

"어제 리듬감을 익히느라 피곤한데다 오늘 산에 오른 게 무리였나 보네. 오늘 연습은 쉬어야 할 것 같은데?"

정훈이 욕실에서 나와 시간을 보니 7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시간이 이르기는 하지만 몸이 안 좋으면 바로 전화하라는 기영의 말을 생각하곤 기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영의 목소리가 잠긴 게 자다가 받은 것 같았다.

"응,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정훈이 산에 오르다 통증을 느낀 걸 이야기하자 기영이 병원에 가보자며 당장 온다고 했다.

"형, 통증이 가라앉았으니 아침 먹고 가보죠?"

"그래, 그러면 9시까지 갈 테니 식사하고 준비하고 있어."

정훈은 통화를 마치고 주방으로 갔다. 선미가 아침식사를 식탁에 차려 놓았고, 성우와 연주가 벌써 식탁에 앉아있었다.
정훈이 자리에 앉자, 식사가 시작됐고 밥을 먹으며 성우가 정훈에게 물었다.

"새벽에 나가는 거 같던데 어디 갔었니?"

"연습하다 보니 체력이 부족하더라고요, 체력도 기를 겸 뒷산에 갔었어요."

"조심해,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면 악화 될 수 있어."

"네."

식사를 한 후 정훈이 방에서 옷을 입고 기영을 기다리고 있는데, 연주가 학교에 같이 가자며 정훈을 불렀다.

"연주야, 오늘은 혼자 가라, 병원에 가봐야 해서 같이 못 가겠다."

정훈의 말에 연주가 깜짝 놀라 방으로 들어왔다.

"병원에는 왜? 아직 한참 남은 거 같은데."

"앞으로 많이 움직여야 하는데, 미리 검진을 받으려고."

정훈의 말에 연주가 알았다며 방을 나갔다.


기영과 병원에 도착하자 접수를 미리 했는지 바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는 검사를 해보자며 진료를 마쳤고, 정훈은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남아 있었고,
기영은 회사에 들어갔다 온다며 자리를 떴다.

검사를 마치고 기영과 회사에 들어오자 사무실로 김 실장을 만나러 갔다.
김 실장은 정훈의 상태에 대해 물어보더니, 검사결과가 오후면 나오니 결과를 보고 스케쥴을 조정하자며 오늘은 쉬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왔다며 김 실장이 정훈을 사무실로 불렀다.
자리에 앉자 정훈의 몸 상태에 대해 김 실장이 얘기를 시작했다.

"별 문제는 없다더군, 아직 완치가 안 됐는데 무리를 해서 피곤이 쌓였대, 며칠 쉬면 괜찮다는군."

김 실장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정훈의 걱정을 많이 했었던 모양이었다.
춤은 다리가 좋아지면 배우기로 하고, 당분간은 이 선생님에게만 배우라고 말하는 김 실장을 보며
정훈도 안심이 됐다.

이 선생님은 무척 바쁜 분이라 정훈에게만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정훈이 기영과 의논을 하니, 춤 연습도 못할 거 차라리 이 선생님의 사무실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기영이 물어왔다.
내일은 토요일이라, 월요일부터 그러기로 하고 기영이 스케쥴표를 조정했다.


이 선생님과 하는 연습이 정훈에게는 매우 즐거웠다. 모르는 걸 배우는 것도 그렇고,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도 선생님이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면 새로운 게 튀어나왔다.
이 선생님도 정훈을 가르치는 게 재미있었다. 하나씩 가르칠 때마다 마른논이 물을 빨아 들이 듯
흡수를 하고 응용까지 해내는 정훈을 보며 이 선생은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군자삼락 중에 총명한 제자를 가르치는 재미가 들어 있다던데 옛말이 틀린 게 없다는걸 정훈을 가르치며 느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훈이 연습을 마치고 샤워까지 끝내고 나오자, 기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약속 있다고 했지?"

"네"

"데려다 줄 테니 가자."

만난 지 며칠뿐이 안 됐는데도 기영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걸 정훈은 느끼고 있었다.
기영이 정훈에게 친근하게 굴고 여러 가지 면에서 보살펴주자,
타인에게는 일정한 벽을 쌓아놓고 대하는 정훈의 마음도 기영에게는 어느 정도는 풀어지고 있었다.

"누구랑 약속이야?"

"동생이 누구를 소개 시켜 준다네요."

"동생이면 YP에 연습생으로 있는 여동생?"

"네, 같이 연습하는 친구를 만나게 해준다더군요."

"여자겠네?"

"네"

정훈의 대답에 기영이 좀 생각하는 거 같더니 얘기를 했다.

"정훈이는 상관없지만, YP는 연습생이 남자 만나는 걸 금지하고 있을 텐데."

"그래요?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

"계약할 때 그런 조건을 단다는 걸로 알고 있어, YP만이 아니고 업계에서는 거의 다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계약서에 그런 조항을 못 봤는데?

"정훈이는 스케쥴도 협의해서 정한다는 조항이 있을 정도로 특별대우를 해주니까 그렇지만, 일반 연습생이야 다르지."

"동생 친구 만난다고 생각하죠, 뭐!~"

정훈이 쉽게 대답하자, 기영이 뭔가 말을 할 듯하다 입을 다물었다.
정훈은 자잘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라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정훈이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연주가 친구와 나와있었다.
정훈은 연주가 앉아있는 자리로 가서 앉으며 인사를 했다.

"일찍 나왔네?"

"우리도 금방 왔어, 얘는 지난번에 집에서 봤지? 은서라고 내 둘도 없는 친구야."

"안녕하세요."

"잘 지냈어?"

정훈이 지난번에 봤을 때는 애들이 여럿이었고, 동생 친구라 신경도 안 썼지만 오늘은 일종의 소개팅이라 은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옅은 화장을 해서 그런지 무척 예뻤고 옷도 잘 꾸미고 나왔다.

"뭘 그렇게 쳐다봐, 은서 무안해서 얼굴도 못 들잖아."

"어? 아~ 지난번하고 달라 보여서 맞나 하고 확인한 거야."

"웃기셔~ "

정훈이 장난처럼 지나치려고 하자 연주가 비웃었다.

"정말이야, 오늘은 정말 예쁘게 하고 나왔네."

"그거야 연습 끝나고 놀러 온 거라 생얼에 옷도 교복 입고 왔지만, 오늘은 오빠 만나러 왔는데 신경 쓰고 나와서 그런 거지."

정훈이 예쁘다고 하자 은서는 고개를 못 들고 있었고, 그런 은서에게 연주가 쫑알거렸다.

"얘가 성격이 안 그런데 오늘은 오빠 앞이라 내숭떠는 건가? 은서야 고개 들어봐~"

"내가 뭘~~"

고개를 숙인 체 은서가 대답하자 연주가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

은서의 옅은 화장이 겉에 받쳐입은 녹색의 가디건과 매우 잘 어울렸다.

"저녁 안 먹었지?"

연주의 횡포에서 은서도 구할 겸 배도 고프고 해서, 식사를 시키고는 은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첫인상과는 다르게 은서는 명랑한 아이였다. 정훈이 물어보면 대답도 잘하고 궁금하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왔다. 정훈의 성격이 음악을 하며 많이 부드러워졌다고는 해도,
이렇게 묻고 답하기에는 부담스러울 텐데도,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하는 은서에게 정훈의 마음도 조금씩 열려 갔다.


연주가 식사만 하고 집에 가자, 정훈과 은서는 어색한 침묵에 빠져 있었다.
분위기를 살리는 연주가 없자 정훈은 어떤 얘기를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고 말도 없이 앉아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은서야?"

"네?"

"영화 좋아하니? 영화나 한 편 보러 갈래?"

"네"

어색하게 있는 것보다는 영화나 보자는 마음에 정훈과 은서는 가까운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은서를 집에 바래주러 가며 휴대폰 번호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이 다 연습하느라고 시간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시간 나는대로 연락을 해서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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