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긴 막장 이야기~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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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긴 이야기 part 1
정훈이 은서를 집에 바래다주고 집에 돌아오니 연주가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디 어디 갔었어?"
"영화보고 바로 헤어졌어."
"은서 예쁘지? 마음에 들어?"
"응, 성격도 좋고..."
"그러면, 앞으로 사귈 거야?"
"그래."
담담하게 수긍하는 정훈에게 연주는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표정은 뭐냐?"
"내가 알던 오빠랑 다른 거 같아서 말이지"
"용건 끝났으면 가라! 피곤해서 씻고 자야겠다."
정훈은 연주를 내 쫓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정훈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니 기영이 와 있었다.
차에 타니 기영이 스케쥴표를 정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요번 주는 이 선생님 사무실에서 연습하고, 다음 주부터 회사에서 할 거야."
"헬스도 해야 해요?"
"가수도 체력이 있어야 노래가 잘 나오지, 연기자 지망하는 애들처럼 몸짱 만드는 거 아니니까, 좀 쉬울 거야.
너 다리 물리 치료겸 한다고 생각해도 되고."
"네"
식사를 하고 영철의 사무실에 도착하니 영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보다는 사무실이 컸고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어서 와라, 이리 앉아."
"안녕하셨어요."
정훈이 자리에 앉으며 인사를 하자, 영철이 인사를 받으며 하며 연습 스케쥴에 대해 말했다.
"네가 일주일간 우리 사무실로 나온다고 해서, 나도 오후 스케쥴은 다 비웠다."
"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주일간 빡 시게 굴릴 거니까 각오해라."
"네"
영철이 말을 끝내고 정훈을 녹음실로 데리고 갔다. 회사 녹음실처럼 장비가 좋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정훈이 보기에는 썩 괜찮아 보였다.
"사무실에 녹음실까지 있네요."
"음반 녹음용이 아니고 보컬 연습용이야. 라이브로 듣는 것 하고 음색이 다른 사람도 있어서."
영철은 악보를 정훈에게 주며 발성 연습을 한 다음, 이 곡으로 연습하라고 시키고는 녹음실 밖으로 나갔다.
정훈은 발성 연습을 하고 악보를 따라 불러 봤다. 한참을 연습하고 있으니 영철이 들어와 녹음 준비를 하고 정훈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시켰다.
"실제 녹음이랑 별 차이 없으니까, 지금 앨범을 녹음한다고 생각하고 불러봐라."
말을 마치고 영철이 MR을 틀자 정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정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몇 소절 부르지도 않았는데 영철이 화를 내며 MR을 정지 시켰다.
"감정이입은 안 하나? 일단 허밍으로 해봐."
정훈은 그날 노래는 몇 소절 불러 보지도 못하고 연습이 끝날 때까지 허밍만 하다 집으로 왔다.
다음 날 정훈이 사무실에 들어가니 다른 악보를 주며 노래를 부르라고 한 다음 허밍을 시켰다.
연습이 끝나고 기영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영철이 정훈에게 과제를 내줬다.
"정훈이에게 가장 큰 문제는 감정 이입이 안 되는 게 문젠데, 요번 주는 사무실 나오지 말고 놀러다녀."
"네?"
"놀이공원도 가보고 박물관도 가보고, 아! 여자친구 있으면 같이 다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다녀."
"그게..."
정훈이 어물거리자 영철이 단정하듯 말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감정이 메말랐어. 가수가 열정만 가지고 된다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 절반은 다 가수 하겠다는 말 나와.
가수는 말이야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 가사에 감정을 입힐 줄 알아야 제대로 된 가수가 되는 거야.
지금 정훈이 너는 감정이입이 거의 안 되고 있으니까, 일단 감정부터 입혀보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에서 기영이 영철에게 물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라고,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그래도 잘 안되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냉정하게 돌아가라는 영철의 말에 기영과 정훈은 사무실을 나왔다.
기영이 정훈을 집에 내려주고 사무실로 김 실장과 얘기한다며 돌아갔다.
정훈이 생각해보니 참 재미없게 살았단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고등학생이 들었으면 짱돌로 몰매 맞을 생각이지만,
태어나서부터 한 거라고는 공부, 축구, 지금은 음악 이것밖에는 한 게 없었다.
가족들 말고는 친구들과 놀러 간 적도 없었고, 휴일이라고 놀러다닌 적도 없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가족들 말고는 정훈의 주변에 타인을 들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선생님이 뭘 말하는지 알 것도 같네."
정훈은 사물을 항상 객관적이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는 방관자 입장에 서 있었다.
기억이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정훈은 당분간 학교도 가지 않고 영철이 내준 과제를 수행하는 걸 우선의 목표로 삼았다.
박물관도 가보고, 그림의 의미도 모르지만 그림도 감상하고, 주변의 모든 걸 느껴보기로 했다.
여러편의 영화를 봤고, 많은 연극도 감상했다. 뮤지컬도 봤고, 오페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정훈은 자기에게 부족한 그 어떤 걸 채우지 못했다. 아니 아무 느낌도 없었다.
정훈은 인터넷에 있는 관광지를 찾아 무작정 떠나 보기로 했다. 한참을 찾아 여러 개를 골라놓고 보니 그중에 동해 쪽이 끌렸다.
지갑만 갖고 나와 동해로 가는 기차를 탔다. 바닷가가 보이는 정동진에 내려 바닷가를 걸어보기도 하고 횟집에서 회를 먹어 보기도 했다.
정훈이 밤늦게 해변을 걸으니 많은 사람이 해변에 나와 있었다.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아이들과 노는 것을 보니, 정훈의 입가에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올랐고,
다정한 연인이 사랑을 속삭이는 걸 볼 때, 정훈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걸 느끼기도 했다.
한 떼의 아이들이 모래밭에서 친구들과 장난치는 걸 봤을 때, 정훈은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그 무언가가 깨져나가는 걸 느꼈다.
해변에 밤새 앉아 있었다. 먼동이 터올 때쯤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해돋이를 보러 온 몇 사람만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둡던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가 뜰 때, 말로는 표현 못 할 그 장관에 여태껏 느끼지 못했던 어떤 감정이 해가 온누리를 밝히듯 가슴속을 밝혀왔다.
집에 돌아오니 몹시 피곤했다. 기차에서 자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는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
기영에게 집에 왔다고 전화하고는 잠에 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내려가니 기영이 와 있었다.
정훈이 바다구경 간다는 한마디만 하고 훌쩍 떠났으니 기영이 답답했을 수도 있다고 정훈은 생각이 들었다.
"일찍 왔네요?"
"어디 갔었어? 휴대폰도 놔두고."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서 동해에 갔었어요."
기영이 정훈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 정훈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훈의 주변인물들과 정훈에 대해서 많은 걸 물어보기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는 정훈에 대해 파악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정훈은 며칠 전의 정훈과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달라 보였다.
"다친 데 없으니 됐다. 앞으로는 휴대폰은 꼭 지니고 다녀."
"네"
"기다릴 테니 식사하고 와. 학교에 데려다 줄게."
"학교는 오늘까지 빠질게요, 이 선생님 사무실에 가요."
"잠깐만 기다려봐. 오늘 시간이 비나 전화하고 있을 테니, 밥부터 먹고 와"
정훈이 식사를 하러 주방에 들어가는 걸 보고 기영은 영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선생님 정훈이 매니접니다. 아침부터 전화 드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정훈이는 돌아왔나요?
"네, 어제저녁에 왔습니다. 정훈이가 지금 선생님 사무실에 가자고 하는데, 오늘 시간 있으신가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아! 사무실 나가 있을 테니 데리고 오세요.
정훈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약속 잡혔으니까 씻고 나오라고 하고는 기영이 밖으로 나갔다.
정훈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영철이 나와 있었다. 영철은 정훈의 행적을 물어보더니 녹음실로 정훈을 데려갔다.
정훈이 녹음실로 가자 목을 풀게 하더니 영철이 몇 장의 악보를 정훈에게 건넸다.
"이거 지난번 악보니까 MR 없이 불러봐."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이번에는 MR을 틀고 부르게 했다.
정훈이 쉬지 않고 계속 노래를 부르는 동안, 영철이 기계를 조정하며 음을 맞추는가 싶더니 정훈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기영씨! 차 빼요. 회사 들어갑시다."
영문을 모르는 기영은 영철이 시키는 대로 차를 빼서 현관입구에 댔다. 정훈과 함께 차에 탄 영철이 기영에게 말했다.
"궁금해도 기다려요. 회사에 들어가서 김 실장과 같이 들어야 하니."
"네"
어리둥절하기는 정훈도 마찬가지였지만, 영철이 시킨 대로 하겠다고 했었기 때문에 궁금한 걸 참고 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정훈에게는 보컬 연습실에 가 있으라고 하고는, 영철과 기영은 김 실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뛰어갔다.
정훈이 보컬 연습실에 들어가자 여자 아이들이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다.
"누구 신데 함부로 들어오신 거죠?"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갑자기 추궁을 당하자 정훈이 대답을 못 하고 있자,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보컬 트레이너에게 말했다.
"연습생이에요, 저 오빠."
"그래? 난 처음 보는데?"
"연습생으로 온지 한 달 정도 됐을 거에요?"
"연습생이 맞더라도 다른 사람 연습하는데 왜 들어온 거죠?"
"이영철 작곡가님이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시던데요?"
"그래요? 그럼 의자에 앉아서 구경이나 하고 있어요."
정훈이 영철 핑계를 대자 보컬 트레이너는 정훈에게서 신경을 끊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이들의 트레이닝을 한참 구경하다 보니,
트레이닝 중 아이들이 틀렸을 때 보컬 트레이너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거의 다 알 수 있었다.
"심심하니 별걸 다 외우는군, 쟤는 다른 아이하고 노래하는 수준이 다른 데, 왜 보컬 트레이닝을 같이 받는 거지?"
아까 연습생이라고 말해준 여자아이의 이름만 모르고 다 알게 됐을 때, 그 아이가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한참을 더 기다리니 기영이 정훈을 불렀다.
"왜 여기 있어? 한참 찾았잖아."
"보컬 연습실에 가 있으라 그랬잖아요?"
"거기는 단체 트레이닝실이잖아. 이 쪽이 개인 실이고."
"아! 지난번에 저기서 해서 저기인 줄 알았어요."
정훈이 보컬 트레이닝실에 들어가자 김 실장과 영철, 그리고 한 번인가 본 사장이 와 있었다.
"일단, 처음부터 가겠습니다."
영철이 말을 하자 사장이 그러라고 했고, 영철이 정훈에게 간단하게 발성연습을 시켰고 끝나자 악보를 주며 노래를 불러보라고 시켰다.
MR을 틀고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노래를 듣더니, 정훈의 노래가 끝나자 표정이 밝아지며 영철에게 악수를 청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장 작업 들어가기로 하죠."
사장과 김 실장이 연습실을 나가자 영철이 정훈에게 말했다.
"일단 연습 좀 하고 바로 앨범을 녹음하기로 했다."
영철이 말을 들은 정훈은 얼떨떨했다. 감정이 안 실린다고 야단맞은 게 일주일도 안 됐는데 녹음이라니?
"그게 무슨? 고등학교 졸업 후에 데뷔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정훈이 묻자 옆에 있던 기영이 대답했다.
"앨범만 나오는 거야. 방송이나 정식활동은 3학년 올라가서 하고, 미리 인지도를 쌓는 방향으로 홍보하기로 기획방향을 잡았어."
"그러면, 녹음만 하고 다른 건 안 해도 되는 건가요?"
"그래, 올해까지는 최대한 자유를 줄 테니, 그동안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걸 경험해봐.
앨범이 나온 후부터는 일주일에 2일은 회사에 나오고,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 하도록 하고."
정훈이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는 몰라도, 전보다는 감정이입이 잘된다고 느꼈던 영철은 지금 앨범을 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영철은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김 실장과 사장에게 말했고, 정훈의 노래를 녹음한 데모 테이프를 들려줬다.
사장과 김 실장은 데모 테이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라이브도 한 번 들어보라는 영철을 따라 연습실로 내려왔다.
라이브로 정훈의 노래를 들은 사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더는 미루지 않아도 된다고 느낀 사장에 의해 정훈의 앨범녹음이 결정됐다.
앨범이 나오고 일주일 정도는 그런 노래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지나갔다.
회사에서도 억지로 홍보를 하려고 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노래가 퍼지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정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 앨범은 정훈의 활동 방향을 잡기 위한 시장조사 성격의, 테스트 앨범이라고 기영이 말했으니 신경을 쓸 일이 없었다.
회사에서는 정훈의 노래를 라디오 위주의 홍보를 하기로 기획을 했다.
ST 소속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프로에서 한두 번 정훈의 노래를 틀었고,
노래를 들어보고 좋다고 느낀 청취자들이 정훈의 노래를 신청하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한 달 남짓 걸렸다.
기획사에서 신인을 데뷔시킬 때는 미리 손을 써서 TV출연도 시키고, 라디오에도 내보내고, 사전에 어느 정도 작업을 하게 마련이고,
특히 ST의 경우는 신인을 띄울 만큼 띄운 다음에 앨범을 내는 게 일반적인 홍보 전략인데, 정훈의 경우는 ST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며 서서히 노래가 알려져도 정훈 하고는 하 등의 관계가 없어 보였다.
회사에 나와서 친해진 아이들의 얘기를 들으며 놀다가, 시간이 되면 집에 들어가는 게 정훈의 하루 일과였고, 기영도 그런 정훈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오빠, 요즘에 라디오에서 오빠 노래 많이 나오던데?"
정훈이 여자애들이 연습하고 있은 연습실에 들어가자, 희연이 정훈이 들어오자 말을 걸었다.
"그래? 난 라디오는 안 들어서..."
"오빠 노래는 주로 라디오에서 나오는데, 그걸 안 들어?"
"시끄러! 임마, 연습이나 해. 내가 알기에는 너희 내년에 데뷔한다고 그러는 거 같던데, 이래서 되겠어."
"치! 할 말 없으니까..."
정훈이 한마디 하자 희연은 입을 삐죽이면서 연습을 마치고 쉬던 애들에게로 돌아갔다.
반년 이상 얼굴을 봤어도 정훈에게 스스럼없게 구는 여자애는 희연이 유일했다.
귀여운 얼굴에 노래도 잘 부르고, 스스럼없게 구는 희연을 보면 연주가 생각이나 동생 처럼 생각이 됐다.
친하지는 않아도 힘들게 연습하는 애들을 보면 정훈은 애들이 늘 측은했다.
아무리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지만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하고 싶은 것도 못 하며 연습만 하는 애들이 안쓰럽기만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안무를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고는 음료수나 사주려고 정훈은 밖으로 나왔다.
자판기에서 이온음료를 뽑아 여자애들에게 주고는 남자연습실로 들어가서 음료수를 건넸다.
"형, 잘 마실게요."
명호가 봉투를 받으며 인사를 했고, 정훈보다 어린애들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명호가 봉투를 다른 애에게 넘기고 캔 뚜껑을 따서 정훈에게 음료수를 권했다.
"형도 드세요."
"난 먹고 왔어, 목 마를 텐데 얼른 마셔라."
"근데, 형?"
"왜?"
"요즘에 형이 부른 노래가 뜨고 있던데 방송 안 해요?"
"그래? 난 모르겠는데."
"원래 노래가 뜨기 전에 방송에 나가야 하는데, 형은 노래가 뜨는데도 모르겠다니 좀 이상해요."
"내년이나 돼야 정식으로 활동할 거야. 올해는 앨범만 내기로 얘기가 돼 있어."
"그래도 아쉽잖아요."
명호의 말에 정훈이 웃으며 연습 잘하란 말을 해주고는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우리가 아는 연예인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지 않으니 몰입이 잘 안 되는군요.
스토리도 진부하고 흔한데다 몰입도 안 되니 누가 이 글을 보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참고 보시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죄송합니다.
정훈이 은서를 집에 바래다주고 집에 돌아오니 연주가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디 어디 갔었어?"
"영화보고 바로 헤어졌어."
"은서 예쁘지? 마음에 들어?"
"응, 성격도 좋고..."
"그러면, 앞으로 사귈 거야?"
"그래."
담담하게 수긍하는 정훈에게 연주는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표정은 뭐냐?"
"내가 알던 오빠랑 다른 거 같아서 말이지"
"용건 끝났으면 가라! 피곤해서 씻고 자야겠다."
정훈은 연주를 내 쫓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정훈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니 기영이 와 있었다.
차에 타니 기영이 스케쥴표를 정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요번 주는 이 선생님 사무실에서 연습하고, 다음 주부터 회사에서 할 거야."
"헬스도 해야 해요?"
"가수도 체력이 있어야 노래가 잘 나오지, 연기자 지망하는 애들처럼 몸짱 만드는 거 아니니까, 좀 쉬울 거야.
너 다리 물리 치료겸 한다고 생각해도 되고."
"네"
식사를 하고 영철의 사무실에 도착하니 영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보다는 사무실이 컸고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어서 와라, 이리 앉아."
"안녕하셨어요."
정훈이 자리에 앉으며 인사를 하자, 영철이 인사를 받으며 하며 연습 스케쥴에 대해 말했다.
"네가 일주일간 우리 사무실로 나온다고 해서, 나도 오후 스케쥴은 다 비웠다."
"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주일간 빡 시게 굴릴 거니까 각오해라."
"네"
영철이 말을 끝내고 정훈을 녹음실로 데리고 갔다. 회사 녹음실처럼 장비가 좋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정훈이 보기에는 썩 괜찮아 보였다.
"사무실에 녹음실까지 있네요."
"음반 녹음용이 아니고 보컬 연습용이야. 라이브로 듣는 것 하고 음색이 다른 사람도 있어서."
영철은 악보를 정훈에게 주며 발성 연습을 한 다음, 이 곡으로 연습하라고 시키고는 녹음실 밖으로 나갔다.
정훈은 발성 연습을 하고 악보를 따라 불러 봤다. 한참을 연습하고 있으니 영철이 들어와 녹음 준비를 하고 정훈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시켰다.
"실제 녹음이랑 별 차이 없으니까, 지금 앨범을 녹음한다고 생각하고 불러봐라."
말을 마치고 영철이 MR을 틀자 정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정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몇 소절 부르지도 않았는데 영철이 화를 내며 MR을 정지 시켰다.
"감정이입은 안 하나? 일단 허밍으로 해봐."
정훈은 그날 노래는 몇 소절 불러 보지도 못하고 연습이 끝날 때까지 허밍만 하다 집으로 왔다.
다음 날 정훈이 사무실에 들어가니 다른 악보를 주며 노래를 부르라고 한 다음 허밍을 시켰다.
연습이 끝나고 기영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 영철이 정훈에게 과제를 내줬다.
"정훈이에게 가장 큰 문제는 감정 이입이 안 되는 게 문젠데, 요번 주는 사무실 나오지 말고 놀러다녀."
"네?"
"놀이공원도 가보고 박물관도 가보고, 아! 여자친구 있으면 같이 다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다녀."
"그게..."
정훈이 어물거리자 영철이 단정하듯 말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감정이 메말랐어. 가수가 열정만 가지고 된다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 절반은 다 가수 하겠다는 말 나와.
가수는 말이야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 가사에 감정을 입힐 줄 알아야 제대로 된 가수가 되는 거야.
지금 정훈이 너는 감정이입이 거의 안 되고 있으니까, 일단 감정부터 입혀보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에서 기영이 영철에게 물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라고,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그래도 잘 안되면 나도 어쩔 수 없어."
냉정하게 돌아가라는 영철의 말에 기영과 정훈은 사무실을 나왔다.
기영이 정훈을 집에 내려주고 사무실로 김 실장과 얘기한다며 돌아갔다.
정훈이 생각해보니 참 재미없게 살았단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고등학생이 들었으면 짱돌로 몰매 맞을 생각이지만,
태어나서부터 한 거라고는 공부, 축구, 지금은 음악 이것밖에는 한 게 없었다.
가족들 말고는 친구들과 놀러 간 적도 없었고, 휴일이라고 놀러다닌 적도 없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가족들 말고는 정훈의 주변에 타인을 들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선생님이 뭘 말하는지 알 것도 같네."
정훈은 사물을 항상 객관적이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는 방관자 입장에 서 있었다.
기억이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정훈은 당분간 학교도 가지 않고 영철이 내준 과제를 수행하는 걸 우선의 목표로 삼았다.
박물관도 가보고, 그림의 의미도 모르지만 그림도 감상하고, 주변의 모든 걸 느껴보기로 했다.
여러편의 영화를 봤고, 많은 연극도 감상했다. 뮤지컬도 봤고, 오페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정훈은 자기에게 부족한 그 어떤 걸 채우지 못했다. 아니 아무 느낌도 없었다.
정훈은 인터넷에 있는 관광지를 찾아 무작정 떠나 보기로 했다. 한참을 찾아 여러 개를 골라놓고 보니 그중에 동해 쪽이 끌렸다.
지갑만 갖고 나와 동해로 가는 기차를 탔다. 바닷가가 보이는 정동진에 내려 바닷가를 걸어보기도 하고 횟집에서 회를 먹어 보기도 했다.
정훈이 밤늦게 해변을 걸으니 많은 사람이 해변에 나와 있었다.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아이들과 노는 것을 보니, 정훈의 입가에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올랐고,
다정한 연인이 사랑을 속삭이는 걸 볼 때, 정훈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걸 느끼기도 했다.
한 떼의 아이들이 모래밭에서 친구들과 장난치는 걸 봤을 때, 정훈은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그 무언가가 깨져나가는 걸 느꼈다.
해변에 밤새 앉아 있었다. 먼동이 터올 때쯤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해돋이를 보러 온 몇 사람만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둡던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가 뜰 때, 말로는 표현 못 할 그 장관에 여태껏 느끼지 못했던 어떤 감정이 해가 온누리를 밝히듯 가슴속을 밝혀왔다.
집에 돌아오니 몹시 피곤했다. 기차에서 자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는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
기영에게 집에 왔다고 전화하고는 잠에 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내려가니 기영이 와 있었다.
정훈이 바다구경 간다는 한마디만 하고 훌쩍 떠났으니 기영이 답답했을 수도 있다고 정훈은 생각이 들었다.
"일찍 왔네요?"
"어디 갔었어? 휴대폰도 놔두고."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서 동해에 갔었어요."
기영이 정훈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 정훈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훈의 주변인물들과 정훈에 대해서 많은 걸 물어보기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는 정훈에 대해 파악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정훈은 며칠 전의 정훈과 어딘지 모르게 조금은 달라 보였다.
"다친 데 없으니 됐다. 앞으로는 휴대폰은 꼭 지니고 다녀."
"네"
"기다릴 테니 식사하고 와. 학교에 데려다 줄게."
"학교는 오늘까지 빠질게요, 이 선생님 사무실에 가요."
"잠깐만 기다려봐. 오늘 시간이 비나 전화하고 있을 테니, 밥부터 먹고 와"
정훈이 식사를 하러 주방에 들어가는 걸 보고 기영은 영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선생님 정훈이 매니접니다. 아침부터 전화 드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정훈이는 돌아왔나요?
"네, 어제저녁에 왔습니다. 정훈이가 지금 선생님 사무실에 가자고 하는데, 오늘 시간 있으신가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아! 사무실 나가 있을 테니 데리고 오세요.
정훈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약속 잡혔으니까 씻고 나오라고 하고는 기영이 밖으로 나갔다.
정훈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영철이 나와 있었다. 영철은 정훈의 행적을 물어보더니 녹음실로 정훈을 데려갔다.
정훈이 녹음실로 가자 목을 풀게 하더니 영철이 몇 장의 악보를 정훈에게 건넸다.
"이거 지난번 악보니까 MR 없이 불러봐."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이번에는 MR을 틀고 부르게 했다.
정훈이 쉬지 않고 계속 노래를 부르는 동안, 영철이 기계를 조정하며 음을 맞추는가 싶더니 정훈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기영씨! 차 빼요. 회사 들어갑시다."
영문을 모르는 기영은 영철이 시키는 대로 차를 빼서 현관입구에 댔다. 정훈과 함께 차에 탄 영철이 기영에게 말했다.
"궁금해도 기다려요. 회사에 들어가서 김 실장과 같이 들어야 하니."
"네"
어리둥절하기는 정훈도 마찬가지였지만, 영철이 시킨 대로 하겠다고 했었기 때문에 궁금한 걸 참고 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정훈에게는 보컬 연습실에 가 있으라고 하고는, 영철과 기영은 김 실장을 만나러 사무실로 뛰어갔다.
정훈이 보컬 연습실에 들어가자 여자 아이들이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다.
"누구 신데 함부로 들어오신 거죠?"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들어왔는데 갑자기 추궁을 당하자 정훈이 대답을 못 하고 있자,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보컬 트레이너에게 말했다.
"연습생이에요, 저 오빠."
"그래? 난 처음 보는데?"
"연습생으로 온지 한 달 정도 됐을 거에요?"
"연습생이 맞더라도 다른 사람 연습하는데 왜 들어온 거죠?"
"이영철 작곡가님이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시던데요?"
"그래요? 그럼 의자에 앉아서 구경이나 하고 있어요."
정훈이 영철 핑계를 대자 보컬 트레이너는 정훈에게서 신경을 끊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이들의 트레이닝을 한참 구경하다 보니,
트레이닝 중 아이들이 틀렸을 때 보컬 트레이너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거의 다 알 수 있었다.
"심심하니 별걸 다 외우는군, 쟤는 다른 아이하고 노래하는 수준이 다른 데, 왜 보컬 트레이닝을 같이 받는 거지?"
아까 연습생이라고 말해준 여자아이의 이름만 모르고 다 알게 됐을 때, 그 아이가 노래를 잘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한참을 더 기다리니 기영이 정훈을 불렀다.
"왜 여기 있어? 한참 찾았잖아."
"보컬 연습실에 가 있으라 그랬잖아요?"
"거기는 단체 트레이닝실이잖아. 이 쪽이 개인 실이고."
"아! 지난번에 저기서 해서 저기인 줄 알았어요."
정훈이 보컬 트레이닝실에 들어가자 김 실장과 영철, 그리고 한 번인가 본 사장이 와 있었다.
"일단, 처음부터 가겠습니다."
영철이 말을 하자 사장이 그러라고 했고, 영철이 정훈에게 간단하게 발성연습을 시켰고 끝나자 악보를 주며 노래를 불러보라고 시켰다.
MR을 틀고 정훈이 노래를 부르자 사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노래를 듣더니, 정훈의 노래가 끝나자 표정이 밝아지며 영철에게 악수를 청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당장 작업 들어가기로 하죠."
사장과 김 실장이 연습실을 나가자 영철이 정훈에게 말했다.
"일단 연습 좀 하고 바로 앨범을 녹음하기로 했다."
영철이 말을 들은 정훈은 얼떨떨했다. 감정이 안 실린다고 야단맞은 게 일주일도 안 됐는데 녹음이라니?
"그게 무슨? 고등학교 졸업 후에 데뷔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정훈이 묻자 옆에 있던 기영이 대답했다.
"앨범만 나오는 거야. 방송이나 정식활동은 3학년 올라가서 하고, 미리 인지도를 쌓는 방향으로 홍보하기로 기획방향을 잡았어."
"그러면, 녹음만 하고 다른 건 안 해도 되는 건가요?"
"그래, 올해까지는 최대한 자유를 줄 테니, 그동안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걸 경험해봐.
앨범이 나온 후부터는 일주일에 2일은 회사에 나오고, 언제든지 연락이 가능 하도록 하고."
정훈이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느꼈는지는 몰라도, 전보다는 감정이입이 잘된다고 느꼈던 영철은 지금 앨범을 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영철은 자기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김 실장과 사장에게 말했고, 정훈의 노래를 녹음한 데모 테이프를 들려줬다.
사장과 김 실장은 데모 테이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나 라이브도 한 번 들어보라는 영철을 따라 연습실로 내려왔다.
라이브로 정훈의 노래를 들은 사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더는 미루지 않아도 된다고 느낀 사장에 의해 정훈의 앨범녹음이 결정됐다.
앨범이 나오고 일주일 정도는 그런 노래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지나갔다.
회사에서도 억지로 홍보를 하려고 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노래가 퍼지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정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 앨범은 정훈의 활동 방향을 잡기 위한 시장조사 성격의, 테스트 앨범이라고 기영이 말했으니 신경을 쓸 일이 없었다.
회사에서는 정훈의 노래를 라디오 위주의 홍보를 하기로 기획을 했다.
ST 소속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프로에서 한두 번 정훈의 노래를 틀었고,
노래를 들어보고 좋다고 느낀 청취자들이 정훈의 노래를 신청하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한 달 남짓 걸렸다.
기획사에서 신인을 데뷔시킬 때는 미리 손을 써서 TV출연도 시키고, 라디오에도 내보내고, 사전에 어느 정도 작업을 하게 마련이고,
특히 ST의 경우는 신인을 띄울 만큼 띄운 다음에 앨범을 내는 게 일반적인 홍보 전략인데, 정훈의 경우는 ST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며 서서히 노래가 알려져도 정훈 하고는 하 등의 관계가 없어 보였다.
회사에 나와서 친해진 아이들의 얘기를 들으며 놀다가, 시간이 되면 집에 들어가는 게 정훈의 하루 일과였고, 기영도 그런 정훈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오빠, 요즘에 라디오에서 오빠 노래 많이 나오던데?"
정훈이 여자애들이 연습하고 있은 연습실에 들어가자, 희연이 정훈이 들어오자 말을 걸었다.
"그래? 난 라디오는 안 들어서..."
"오빠 노래는 주로 라디오에서 나오는데, 그걸 안 들어?"
"시끄러! 임마, 연습이나 해. 내가 알기에는 너희 내년에 데뷔한다고 그러는 거 같던데, 이래서 되겠어."
"치! 할 말 없으니까..."
정훈이 한마디 하자 희연은 입을 삐죽이면서 연습을 마치고 쉬던 애들에게로 돌아갔다.
반년 이상 얼굴을 봤어도 정훈에게 스스럼없게 구는 여자애는 희연이 유일했다.
귀여운 얼굴에 노래도 잘 부르고, 스스럼없게 구는 희연을 보면 연주가 생각이나 동생 처럼 생각이 됐다.
친하지는 않아도 힘들게 연습하는 애들을 보면 정훈은 애들이 늘 측은했다.
아무리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지만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하고 싶은 것도 못 하며 연습만 하는 애들이 안쓰럽기만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안무를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고는 음료수나 사주려고 정훈은 밖으로 나왔다.
자판기에서 이온음료를 뽑아 여자애들에게 주고는 남자연습실로 들어가서 음료수를 건넸다.
"형, 잘 마실게요."
명호가 봉투를 받으며 인사를 했고, 정훈보다 어린애들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명호가 봉투를 다른 애에게 넘기고 캔 뚜껑을 따서 정훈에게 음료수를 권했다.
"형도 드세요."
"난 먹고 왔어, 목 마를 텐데 얼른 마셔라."
"근데, 형?"
"왜?"
"요즘에 형이 부른 노래가 뜨고 있던데 방송 안 해요?"
"그래? 난 모르겠는데."
"원래 노래가 뜨기 전에 방송에 나가야 하는데, 형은 노래가 뜨는데도 모르겠다니 좀 이상해요."
"내년이나 돼야 정식으로 활동할 거야. 올해는 앨범만 내기로 얘기가 돼 있어."
"그래도 아쉽잖아요."
명호의 말에 정훈이 웃으며 연습 잘하란 말을 해주고는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우리가 아는 연예인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지 않으니 몰입이 잘 안 되는군요.
스토리도 진부하고 흔한데다 몰입도 안 되니 누가 이 글을 보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참고 보시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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