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10
9월 1일 월
어젯밤에 마지막 신칸센을 타고 돌아와, 오늘은 전근전의 인수인계 등으로, 너무 바쁜 탓에 확실히 지쳤습니다. 체력이 떨어진 것을 절실히 깨달으며, 여행을 다녀온 시기가 나빴다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더운물에 들어가있는 것을 좋아해서 샤워를 마치고,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전화가 울렸습니다. 노다한테서 온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노다에게, 여행을 갈 정도로 부부 사이가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고, 제가 원래대로 돌아갈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 어제 오면서 모두가 알고 있는 여행선물을 사서, 아내한테 가져가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이유로, 노다가 아직 아내를 좋아한다면, 설령 상대가 남편이라고 해도, 육체관계를 가지는 것은 분해하면서, 전화를 걸어 올거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전화기를 들자 역시 예상한대로 노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가르쳐준 대로 여관엘 갔다온 것 같던데. 미스즈씨가 사람들한테 선물한 과자를, 나도 하나 받았어. 게다가 본사로 돌아 온다더만 잘됐네. 우리들이 갔던 온천에 갔다 온 것 같은데, 어디 여관에 묵었어? 유카타는 좋지? 마음이 바뀌어서 부부관계도 가졌던 것 같고. 미스즈씨가 지난 주보다 밝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도 바로 알겠더라고.”
노다는 아직 포기하지 않고, 아내를 매일처럼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리고, 하나 더 충고해 두겠지만, 관계를 가진 것 정도로 안심하지마. 미스즈씨는 나와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구. 벌써 잊어 버렸을 리가 없지. 어떤 일인지는 들어서 알고 있는거지? 미스즈씨가 이것저것 잘 해주던가?”
노다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아내와 관계를 가질 턱이 없다고 우습게 봤겠지요. 평소보다 강한 말투에서, 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노다가 아내를 자기 것으로 하고 싶기 때문에, 저에 대한 대항심을 가진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전부터, 아내를 향한 마음보다 저에 대한 대항심 쪽이, 더 강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내는 다시 한번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안 것 같다. 동정이었을 뿐,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안 것 같다. 아내의 불륜 상대가, 여자에게 동정받는 꼴이라니, 나보다 한참 모자란 한심한 남자라서 다행이야. 그것보다, 네 쪽은 어때? 헤어진 부인과 조금은 잘 지낼 수 있게 된 거야? 그 부인의 상태라면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미련이 있는거지?”
“미련 따위 전혀 없어. 내가 이혼을 바랬는데? 그리고 요전에, 미요코랑, 마치 뭔가 있었다는 듯한 말투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하던데?”
노다는 이혼한 현실에 익숙해진건지, 아내라고 말하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름을 들은 적은 있었습니다만, 신경 쓰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잊고 있었는데, 이 때 미요코라는 이름이었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미요코가 그렇게 말했어? 미안, 경칭도 안 붙였네. 아, 상관없구나. 너하고는 더 이상 관계없는 일이잖아.”
“,,,,,,,,,,,,,,,,, 아무말도 듣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부부로 지낸 나는, 얼굴을 보기만해도 알 수 있어.”
“불륜하고 있어도, 바로 눈치채지 못했으면서? 뭐라고 하든 간에, 헤어진 너한테는 이제 관계없는 일이야.”
“나한테는 관계없지만, 그런 짓을 하고 우리들처럼 되지 않길 바라며, 당신들을 생각해서 말했을 뿐이야. 함께 살게 됐다고 해서, 방심하고 있으면 나도 모른다고. 당신과 육체관계가 돌아온 것 때문에, 반대로 나와의 일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전화를 하고 있을 때는 고집을 부리게 됩니다만, 진짜 유치한 말싸움입니다. 노다와 저는 닮았는지도 모릅니다. 이 같은 것을 일부러 전화해서, 경계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상책이라곤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는거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노다의 마지막에 한 말은, 역시 신경쓰입니다. 아내가 노다를 향해 좋아하는 감정은, 이제 없다고 믿고 싶지만, 만약 애정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다와의 쾌락을 떠올려, 위험한 다리를 건너면서까지, 인생을 걸면서까지, 다시 관계를 가져버리는 것이, 실제로 있을 수 있을까요.
9월 5일 금
일요일부터 본사근무가 되어서 내일 이사를 하게 됩니다. 매일 저녁 조금씩이라도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려고 생각했지만, 그 후로 아내와 노다의 일이 신경 쓰여, 오늘도 돌아오자마자 PC앞에 앉아 불륜이나 SM에 대한 것만 조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사업자가 전부 알아서 해줄 테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지만, 역시 중요한 것만은 제 스스로 짐을 꾸리려 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오전중으로 마치고, 낮에는 퇴근시켜 준 덕분에 저녁에는 중요한 것들의 정리가 끝나, 캔맥주를 들고, 다시 PC로 향해버렸습니다. 모든게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사이트에는, 애정과는 상관없이 그런 행위를 즐기고 있는 편이 많이 있어서, 불안은 더욱더 커질 뿐입니다. 사진이 있는 페이지에는, 거기에 찍혀있는 여자가 아내로 보여, 분함과 외로움을 느꼈습니다만, 미요코씨도 이런 것을 당했었나 라고 생각하자, 흥분도 되는 복잡한 심경입니다.
9월 6일 토
확실히 이사업자는 빨라서, 오후 4에는 전부 집으로 옮겨졌습니다. 잠시 동안 떨어져 있었을 뿐으로, 게다가 간혹 돌아오기도 했는데, 오늘부터 여기서 생활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신선한 기분이 듭니다. 1주일 만에 만난 아내는, 지난 주 저와 하나가 된 탓인지, 이전처럼은 아닙니다만 밝아져 있었습니다. 밝은 모습의 아내를 바랬으면서도, 아직 아내를 용서하는 것이 안 되는 저는, 밝아진 것은 밝아진 것대로, 이제 이걸로 이번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좋은 기분은 아니였습니다. 저는 저자신도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밤이 되어, 아내는 저의 침대에 들어와 안겨왔습니다. 이제 두 번 다시 아내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 밤이라도 안고 싶습니다만, 역시 여행지와는 달리, 현실에서 배신 당한 것을 생각하면 안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미요코씨를 떠올리면서 한다고 하는, 그 때 사용했던 방법도 쓸 마음이 들지 않고, 이사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아내의 행위는 단순한 성욕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내와의 정을 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을 고쳐, 외로운 얼굴로 자기 침대로 돌아가려 하는 아내를, 끌어당겨 키스하며,
“미스즈. 지금 내 기분을 솔직하게 말할 테니까, 너도 솔직하게 말해줬음 좋겠어. 나는 아직 이스즈의 일을 용서하고 있지 않아. 물론 용서 할려고 노력하고 있고, 원래 부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아직 너와 노다의 일을 떠올려 난처한 때가 있어. 분해서 잠도 못자는 때도 있고. 지난 주는 여행이라는 이유도 있어서 널 안을 수가 있었지만, 현실로 돌아오니, 역시 네가 녀석에게 안겨있는 모습이 떠올라버려. 녀석에게 묶여서 기뻐하고 있는 너의 얼굴이 떠올라버려. 나도 널 안고 싶어. 안아서 너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 하지만 그게 안돼. 너는 어때? 내가 안아주지 않으면 못참겠어? 또 다른 남자에게 달려갈 것 같아? 노다와의 관계가 돌아올 것 같아?”
지금 기분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생각했습니다만, 다른 여자를 떠올리며 섹스를 했다는 것은 말할 수 없었습니다.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을 배신하는 일은 이제 안 할거에요. 그것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할거에요,,,,,,,,,,,,, 단지,,,,,,,,,,,, 음란한 여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아지고 싶은 때가 있어요,,,,,,,,,,, 솔직한 마음이에요. 미안해요.”
“그렇군. 너는 별 거 아닌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너무 신경 쓰였던 것이 있어. 미스즈한테는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알고 싶어.”
“,,,,,,,,,,, 뭔가요?”
“나랑 녀석을 비교해서 어때? 녀석이랑 했을 때가 기분 좋았어? 지난주는 어땠어? 오랜만에 나랑 하고 어땠어? 녀석이랑 하는 편이 기분 좋았어?”
“,,,,,,,,,,,,,,,,, 당신과 하는 것이,,,,,,,,,,,,, 좋았어요,,,,,,,”
“말하기 어려운 것 같네. 사실을 가르쳐줘. 녀석이랑 하는 것이 좋았지? 나하고의 섹스는 유치하다고 생각했지? 어딘가 부족했지?”
“그렇지 않아요. 잘은 모르겠지만, 당신과 하는 편이 편안한 느낌이 있었어요. 말로 잘 표현할 수 없지만, 당신과는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기분이 좋은 느낌이 남았어요.”
“그건, 녀석과 관계를 가진 후, 죄책감이 있었기 때문이잖아? 만약 내가 녀석과의 관계를 허락하거나, 나와 헤어져 아무하고도 거리낌 없이 섹스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녀석 쪽이 기분 좋다는 거 아니야?”
바보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노다와의 섹스가 기분이 좋았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말할 리가 없습니다. 저와의 섹스가 더 좋다는 말을 해도, 납득 될 리가 없었습니다. 노다랑 하는 것이 기분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무서운 주제에,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납득 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또 아내에게 욕설을 퍼붓고, 아내를 괴롭히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내뿐만 아니라, 제가 제 자신을 괴롭혀선 아무것도 얻을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고선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내를 괴롭히는 것처럼, 결국, 제가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입니다.
“네가 피운 바람이 나한테 들켜서, 죄책감이 들었다면서, 왜 계속 관계를 계속했나. 그것도 여행까지 가고. 상대가 선생이라고 속였으니까,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한 거겠지? 녀석을 좋아했다손 치더라도 보통 못하는 것이 정상 아니야? 좋아했던 것뿐이야? 안기고 싶다고, 기분 좋은 일들을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고 생각 안 했어? 이것이 들키면, 나와는 끝이라는 생각은 없었어? 나하고는 끝나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력이 있었다는 거겠지? 솔직하게 말해봐.”
“,,,,,,,,,,,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과장님보다도 당신을 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당신이 몰랐다면, 계속 만났을지도 몰라요. 계속 과장을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육체 관계만은 끊을 작정이었어요. 과장님이 여행을 가자고 권했을 때, 더 이상 당신을 배신하는 일은 못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들킨지 얼마 안됐으니까, 반대로 남편은 방심하고 있다. 선생님은 마크 당할지 몰라도, 설마 상대가 나라고는 생각 안한다. 언제 헤어지게 되더라도 좋게끔, 추억을 만들고 싶다. 들킬 일은 절대 없다’ 그런 말을 들었지만, 함께 외박을 하게 되면 또 관계를 가지게 되어버릴 것 같아서, 강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후에도 계속 거절했었지만 ‘평생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싶다. 잊혀지지 않는 하룻밤으로 해주고 싶다. 반드시 앚혀지지 않는 밤으로 만들어 주겠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마지막으로 관두자라는 마음 약한 생각이,,,,,,,,,, 미안해요.”
“기대했던 거야? 생각과는 정반대로 몸이 원했던 거야? 나한테 안 들켰어도 마지막이 될 수 있었겠어?”
“당신한테 들켜서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저는,,,,,,,, 그 날 아침 과장님에게 ‘어때? 날 잊을 수 있겠어? 관계를 끊는 것이 가능하겠어? 미스즈의 몸이 이런 것을 잊을 수가 있겠어?’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저는 대답할 수가 없었어요. 미안해요. 당신에게 들켜서 다행이에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아내는 울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말해줬다는 것에 기쁘기도 했습니다만, 이야기의 내용에는 당연히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화를 내면, 이후 솔직한 말을 하지 못하게 될거라 생각해, 화를 참으며,
“지금까지, 나는 질문만 해대고, 미스즈는 사과만 할 뿐이다. 미스즈도 나한테 묻고 싶은 것이 있어? 화 안낼 테니, 의문스러운 것이 있으면, 뭐든지 물어줘.”
“아니요. 저는 당신한테 질문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에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말하지 말고, 뭐든지 좋아.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보려면,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뭐든지 물어봐.”
“그렇다면,,,,,,, 하나만 괜찮을까요? 제가 당신을 배신했을 때, 과장님이 말하기도 했지만, 당신의 화가 조금이나마 누그러지는 것처럼, 상대가 선생님이라는 것에는 약했습니다. 상대가 과장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당신의 분노나 낙담하는 모습은, 상대가 선생님일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건, 과장과 제가 마음의 연결도 있었기 때문인가요? 배신한 그 위에다 거짓말을 해서, 이중으로 당신을 배신했기 때문인가요?”
“상대를 속여가며, 계속 만나고 있었다는 것. 노다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다는 것. 양쪽 모두야. 그리고,,,,,,,,,,,”
“그리고 뭔가요? 앗, 미안해요. 제가 당신한테 캐물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닌데, 죄송해요.”
처음은 이 두 가지가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화만 났을 뿐, 제대로 정리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선생과는 달리 나랑 헤어져 같이 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나, 젊음에 이끌린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보다 연상이었다는 것 등은 이것저것 생각했습니다만, 또 하나, 아내한테 말하다 말은, 내가 하지 않았던 섹스를 하고, 나 이외의 남자로 인해 아내가 바뀌었다는 것. 나에게는 엿보지도 못하게 한 세계를 다른 남자에게 보여줬다는 것도, 큰 것 같습니다. 아내의 마음뿐 아니라 몸도 붙들어 매기 위해, 그 이상의 쾌감을 주던지, 아니면 이 일을 잊게 한다. 또는 아내를 참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내가 경험한 그 이상의 쾌감을 주는 것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이 없기는커녕, 지금은 껴안는 것조차 혐오감이 있으니까요.
9월 7일 일
어젯밤의 일로, 여행 전만큼은 아니지만, 아내는 다시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와버렸습니다. 어젯밤 대화를 후회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걸어보았습니다만, 어딘지 어색해서 대화가 계속되지 않습니다.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와 버린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해, 오늘밤은 제가 유혹해 볼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밤이 되면 그럴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래선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침대에서 눈을 감고, 미요코씨를 떠올리면서, 인터넷에서 봤던 다양한 장면을 미요코씨로 바꿨보았지만, 이제 미요코씨의 기억도 어렴풋해, 얼굴도 분명히 떠오르지 않고, 아내의 얼굴로 바꿔져 버려 역효과입니다. 저는 포기하고, 아내에게 등을 돌려 자려고 했지만, 아내와 노다의 일이 다양하게 떠올라 잘 수가 없습니다. 그런 중 아내의 침대에서 괴로워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와서, 살며시 몸을 뒤척이는 척해 실눈을 뜨고 보았더니, 아내는 저에게 등을 돌리고, 괴로운 듯한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불빛이 희미해, 배라도 아픈 건가 싶어서 다가가니, 이불이 부스럭부스럭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내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게 된 순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느닷없이 이불을 걷어버렸습니다. 아내는 저의 존재를 깨닫고, 허둥지둥 무릎까지 내리고 있던 팬티를 올리면서,
“싫어~, 보지마, 보지마, 갑자기 너무해요. 안돼~ 싫어~”
이런 것을 하고 있는 아내를 보는 것은 처음으로, 잠시동안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미안. 내가 실수했어.”
무언가 엄청나게 못된 짓을 해버린 기분이 들고, 봐서는 안될 것을 봐버린 기분이 들어, 제 자신의 심장 소리만 들려옵니다. 아내 이상으로 저도 동요하며, 이불을 원래대로 덮어주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아내에게 등을 돌린 모습으로, 아내의 침대에 나란히 누워버렸습니다. 아내도 충격이었는지,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미스즈, 내가 잘못했어,,,,,,,,,,,,,,”
아내가 울음을 그쳤을 무렵 저도 조금 냉정해져, 무엇을 떠올리면서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어 졌습니다만, 저를 생각하고 있었을 가능성은 없을 테니, 생각으로 그쳤습니다. 저 자신도, 결혼한 후 자위를 한 적은 있지만, 아내를 생각하면서 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를 보거나, 잡지를 보거나, 최근엔 이 나이에 부끄럽습니다만, 부임처에에서 인터넷을 보면서, 미요코씨를 상상하며 했습니다. 아내가, 노다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다와의 행위를 떠올리며 하고 있었다는 것은 상상이 갑니다. 절 포함해, 아무한테도 안기지 못했던 요 수개월, 아내는 가끔씩 하고 있었겠지요. 제가 부임처에 있고 아내 혼자였을 때, 매일 밤 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대로는, 노다와 했던 행위에 대한 생각이, 강해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지금의 저에게는 보통의 섹스조차 내키질 않습니다.
“미스즈. 정말 미안해. 아무것도 부끄러워할 것 없어.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너에게 숨긴 것이 있다. 너를 안을 수는 없으면서 미안하지만, 최근에는, 여기 돌아오기 전에 부임처에 했었어.”
아내가 등을 돌리고 있는 저를 안아 왔기 때문에, 아내 쪽으로 몸을 돌려, 서로 껴안고 잠을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