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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이 가장 쉬웠어요 - 마지막회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 무협은 제가 쓰는 소설중에 가장 아끼는 글 중에 하나입니다. 지금 결말은
아주 급하게 설정대로 써서 개판 오분전이라 글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지만요. -_-;
선우영의 내연의 여인은 딱 두명 빼고 다 죽습니다. 한명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는 여인이
고, 다른 한 명은 선우영 곁을 스스로 떠난 여인이지요. 결국 곁에 있던 여인들은 다 죽는 셈입니다.
처름부터 이걸 설정하고 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요. 죽이기로 작정하고 쓴 소설이라 등장인물
150여명 중에 살아 남는 사람은 20명도 안됩니다. 
 선우영이 설정대로 30 여명과 관계는 맺지만 하렘은 아닙니다. 서로간의 거래를 위해 관계를 한
것도 있고, 어딘가에 침투하기 위해 관계를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30여명의 여인과 한다고 해서
하렘의 느낌은 부족합니다. 뭐 결론은 등장인물은 거의 다 죽지만요. 그리고 복수하는 겁니다. 복수
하는 과정에서 선우영이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밝혀져서 황실과 무림 양쪽의 공적이 되어 도망다
니게 되고, 결국 자신이 데리고 있던 군대를 요국에 투항시켜 전향하게 되지요. 
 그리고 대송을 말살시키는데 가장 앞서서 칼을 휘두르게 됩니다.


드디어 끝났습니다. 전편의 글은 이곳에 남겨 놓고 싶지 않아 다 지웠습니다.
이렇게 결말만 올리게 되었지만, 그래도 약속을 지키게 되어 홀가분 하네요.
무거운 짐을 벗어 놓으니 이렇게 속시원한데 그동안 미친짓을..ㅋㅋ 
그럼 안녕히 계세요.

무공이 가장 쉬웠어요 - 마지막회

 붉은 색 주단목으로 장식된 화려한 의자에 앉아 있는 중년인은, 자신을 향해 똑바로 걸어오는 남자
를 턱에 손을 괸 채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중년인의 뒤에서 어두운 그림자 몇 개가 나타나, 걸어
오는 남자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공기를 찢는 듯한 파공성이 대전안을 울리고, 진듯한 피향이
스쳐지나간다.

"크으윽...."
"앞뒤 구분도 못하는 버러지 같은 것들. 다 죽여 버리겠다."


 자신의 수하가 죽어가는 것도 눈하나 깜짝하기 않고 지켜보던 중년인은, 턱을 괴고 있던 주먹을 살
짝 펼친 후 손가락을 그를 향해 가르켰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화가 풀린다면, 얼마든지 하게. 수십, 수백명을 모아줄 수도 있으니까. 후후"
"다 죽어 버린 중영대를 믿고 하는 말인가 본데.. 내가 혼자 이곳에 왔을 거라고 생각하나? 폐하라
불어드리오리까? 아니면 전하라 불러드리오리까? 그것도 아니면.."


 선우영은 허리춤에 패검되어 있던 용호검을 용상에 앉아 있는 대송 3대 황제 진종을 향해 뽑았다.
그의 분노가 어떠한지 지금 그의 곤두서있는 머리카락이 그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
때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중영대 수밀부사가 그의 무례함을 꾸짖으며 그에게 칼을 내질렀다.


"감히! 폐하의 안전이다."
"개새끼들은 닥쳐!"


 날아오는 검을 향해 선우영이 면피우선의 초식을 사용해 검을 휘둘러 친 후, 허리에 힘을 주며 주
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울리며 대전안의 나무 장식들이 가루가 되어 터져 나
가기 시작했다. 피곤죽이 되어 날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용상에 앉아 있는 진종은 잠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났다 사라진다. 애써 침착함을 되찾은 그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선우영을 향해 꾸며
진 미소를 보여주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날 죽이는 것이 너에게 쉬울지는 모르나.."
"닥쳐!"
 
 선우영이 내지르는 칼끝이 용포를 가르고 지나가고, 베어진 용포 사이의 하얀 비단옷이 붉은 꽃잎
이 물들었다가 바람에 날아가듯 흐르기 시작했다.


"크윽.. 큭큭. 넌 날 죽이지 못할텐데.. 잘 알지 않나? 이름이라도 불러 줄까?"
"닥쳐! 닥치라고 했다."


 대전 바닥을 향해 늘어져 있던 용호검이 진종의 심장을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고, 칼날을 손에 움켜
쥐도 있는 그의 손에 피가 물 흐르듯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분노에 붉게 물들어 있는 선우영과 비릿
한 웃음을 짓고 있는 진종의 눈이 공중에서 마주치기 시작했다.


"날 죽이면, 네 어미는.. 큭윽.."
"그렇게 날 비웃으며 죽어라. 어차피 대송의 명맥은 여기서 끝이 나니.. "


 진종의 가슴에 박혀 피분수를 만들고 있는 옹호검을 비틀면서 조금전의 말을 계속 잇고 있었다.


"이 검은 그녀들의 복수이고.."
"크으윽..  "
"이 검은 네 계략에 죽은 우리 남로정벌대 모두의 복수이다."
"크아악..."


 힘주어 비틀고 있던 용호검이 진종의 가슴뼈와 척추를 부수고 용상에 박혀버리고, 그의 입에서는
진득한 피거품이 일어나고 있었다. 마지막의 발악인지 진종은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고 선우
영을 바라보았다.


"너..네가 패륜을.. "
"오늘 송대는 끝이 난다고 했다. 황궁의 모든 씨를 도륙내고 소금에 절려 요국에 가지고 갈 것이다."
"제..제발.."


 이제는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는 선우영이, 그의 귀에 대고 나지막히 말을 했다.


"네 아들놈은 기름 솥에 삶아 버리고, 딸년들은 병사들의 노리개로 던져 버리겠다. 잘 가거라."


 그 말을 끝으로 용상에 박혀있던 칼을 뽑은 선우영은 열리지 않는 입에 억지로 힘을 주며 무언가
말을 하는 그의 목을 망설이지 않고 내쳐버렸다. 썩은 호박이 바닥에 떨어져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
고, 혀끝을 아리게 하는 진한 피향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진종의 몸통
과 질퍽한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핏줄기를 바라보고 있던 선우영은, 고개를 천정으로 돌린 후 하내
듯이 소리쳤다.


"누구 없느냐!"
"소장 타무르, 장군의 부름에 왔나이다."


 피묻은 검을 진종의 옷에 닦은 선우영은 고개를 돌려 부복하고 있는 자신의 수하 타무르를 바라보
았다. 그가 입고 있는 가죽 갑주에 진득하게 묻어있는 피칠갑에, 그가 조금전까지 어떤 전장을 넘어
왔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상황은?"
"황궁을 탈출하는 자들을 주살하는 중입니다. 남자는 척살. 여인은 포획중입니다."
"모든 것을 불태운 후 폐하께서 계신 본대로 회군한다."
"예. 장군."


 선우영이 대전밖을 나가자 피비린내 나는 아귀다툼이 일어나고 있었다. 팔다리가 잘린 채 괴로움
에 젖어 몸무림치고 있는 금군들의 부상자들과 시체들 사이로, 요국의 군사들이 여인들을 많이 차지
하기 위해 서로 싸우고 있는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전각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는 것이 보였고, 어제까지만 해도 화려했을 법한 중경성은 지옥도를 방불케 하는 광
경에 선우영은 잠시 얼굴을 찌푸린채 뒤에 시립하고 있는 타무르에게 명령했다.


"해가 지기 전에 도성을 빠져나간다. 준비하라."
"명 받드오이다.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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