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厚の野望 47
대상련의 긴급회의가 끝난 뒤, 며칠 안가 징세사가 정식으로 포고문을 내렸다. 요지는 소주부의 각 부성문府城門과 수로의 요지에 세관을 설치, 통행하는 상인들에게 닥치는 대로 상세를 거둬들였다. 이 조치는 소주부의 시민들을 하루도 못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만들었다.
당장 생활품의 가격부터 폭등하게 된 것이다. 세관에 뜯긴 만큼 손해를 안 보려면, 소비자한테 폭리를 취해 벌충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사흘도 못가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이 벌어지게 되었다. 폭리를 취하지 않는 일부 양심적인 상인들은 매물을 안고 발만 동동 굴렸다. 이렇다보니 결국 물류가 정체되는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저잣거리 민심이 급속도로 흔들리는 가운데 누군가가,
“대상련이 이번에 내려온 징세관과 합작을 해서 폭리를 취하려고 하고 있다!”
라는 유언비어를 조작했다. 출처가 관학 관계자라는 설이 있는데, 훨씬 힘을 입어 마른 들판에 불이 붙는 것처럼, 이에 부화뇌동한 소주 시민들은 대상련을 자연발생적으로 성토하기 시작했다.
“옛말에 상인이 도둑놈이라는데 아주 상도둑 놈이었구먼!”
“아닐세. 순 악질 날강도야. 듣자하니 상권에 방해된다고 복주를 쳤다며?”
“그게 상관인가 하관인가 하는 가문이 있던가.”
“어쨌든 그놈이 그 놈 아닌가?”
각 거리에 공론이 일고 혈기가 넘치는 자들 중에는 팔뚝 소매를 걷어붙이곤 했다. 소주 일대의 분위기가 악화되자 대상련 인사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우리가 징세관과 합작해서 폭리를 취한다니 이 일이 어찌 된 일입니까?”
“밖에 나가서 대상련 소속이라고 말하면 죽일 듯 한 기세입니다.”
우치명과 대상련의 중역들은 금보옥을 찾아와 하소연을 하였다. 금보옥은 흔들리는 수하들을 다잡듯이 의연히 대처했다.
“합작이라니, 같잖은 소리를 하세요!”
“하지만 밖에서 다들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저잣거리 소리에 달통하신 분들이 삼인성호三人成虎 란 속담은 모르는가요?”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소리로, 근거 없는 소문이라도 여러 사람이 입을 모으면 사실처럼 된다는 고사였다. 내공을 암암리에 운기, 기세를 피워 올리며 중역들의 혼백을 휘어잡은 금보옥은 서릿발처럼 명을 내렸다.
“일단은 물가부터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당장 생필품의 목록을 정리해서 통상가로 거래하세요.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모든 손해비용은 대상련이 감당합니다.”
엉킨 실타래를 쾌도난마로 처리하듯 금보옥은 다음 지시를 내렸다.
“통상 업무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으니, 임시 행회行會를 조직하겠습니다. 회는 회장 아래 당수를 둡니다. 조건은 대표적인 생필품 -곡물, 비단, 자기, 소금, 유리 등등-을 취급하는 상인들로 하고, 당수 아래는 행수를 둡니다. 행수는 아행(중개인)의 장長급에게만 맡기도록 하세요.”
각 분야에 독과점을 한 상인에게 매물賣物의 재고 관리와 감독을 시킨다면, 소주 내외의 거래선을 터주는 아행들에게는 유통 관리를 시키도록 한 것이다. 대상련이 상인연합체이다 보니, 남남이어야 할 이들도 계열사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중역들은 금보옥의 의도를 잠시 후 이해했다. 무저갱 속에 빠져 있다가 새벽빛을 발견한 사람처럼 조금은 차분해졌다. 임시 행회의 감찰과 회계에 대합 협의를 마치고 실행을 위해 속속히 퇴청하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금천효가 슬쩍 물었다.
“언니 분을 뵙는 건...”
“지금은 움직일 수 없어요.”
밀천회주인 우희선을 돌려 언급하자, 금보옥은 냉정하게 잘랐다. 잠깐의 무안도 잠시 금천효는 금보옥의 말에서 기미를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은?”
“네, 지금은요.”
그렇군, 하고 금천효는 평소로 돌아왔다. 뜻밖의 사태에 금천효도 당화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기민하게 반응하다 못해 대책까지 꾸려가는 금보옥을 보니 내막이 있는 것 같았다. 총관으로서 그것만 알면 충분했다. 이전이면 몇 마디 더 물어 볼 텐데도, 금천효는 자신의 태도가 전대 련주인 금대숭을 모실 때와 같이 변했음을 깨닫고는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금천효의 희망스러운 낙관과는 달리 밖의 상황은 절망적으로 변했다. 금보옥의 신속한 대응에 엿이라도 먹이듯 실용상단에서 이때다 하고 물건을 푼 것이다. 시중 가격보다 태반을 깎은 염가로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실용상단의 품목은 영세 상인들과 일용직 노동자부터 구매력을 잠식하더니 순식간에 범위를 확장해갔다.
설상가상으로 소주 지부 대인의 칙령이 내려왔다. 물가 폭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 준엄한 경고와 함께 보상으로 소주의 가교를 보수하라는 것이다. 지부 대인의 인장과 함께 태감의 수결 뿐만 아니라 관학의 장들의 수결들도 놓여 있었다. 이 문서는 관의 공문 차원을 넘어 소주 신사들의 압력이 곁들어진 셈이었다. 금보옥은 대담하게도 그 서신을 중역들이 보는 앞에서 그 자리에서 찢어 버렸다.
“이 자들은 대상련주가 소녀少女라고 감히 능멸하려 들 작정인가요?”
중역들 앞에서 금보옥은 노호성을 질렀다.
“보아하니, 담합은 우리가 아니라 그쪽에서 해놓고 누명을 씌울 작정이었군요. 조정에 품신할 대인을 보내겠어요. 어디 낙향한 태감 하나만 믿고 기세가 등등한 모양이신데, 제대로 해보자는 거죠. 이 시간부로 대상련의 재물을 모두 방출하겠습니다.”
“하오나,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면, 나중에 영업에 큰 지장이 생깁니다.”
“신용이 없으면 천만금을 지닌다 해도 거래를 못해요. 신용만 있으면 종이 쪼가리 하나로 만금을 살 수 있는 거고요. 이 기회에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모조리 뿌리 뽑을 작정이니,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이 하기에 달려있어요.”
금보옥은 그렇게 독려하여 중역들의 사기 저하를 오기와 발악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막대한 개인 비상금과 할아버지의 유산까지 손을 대며 쏟아 부음에도 금보옥의 조치는 현상유지에 불과했다. 소주 민심이 임계점을 돌파하기 직전에 가까스로 멈춘 정도랄까, 고전하는 대상련 곁에서 재미를 보는 것은 실용상단이었다.
실용상단은 박리다매 수법으로 염가로 내놓아 물량공세로 나섰다. 한편으로는 고리대에 한가락하는 이들을 긁어모았다. 대게는 유지 출신으로 앉아서 돈놀이하는 자들로 실용상단의 투자자들의 면면을 보고는 형식적인 거절을 두번 하고 바로 합류했다. 특히 강부자와 고소영이 맹활약하여 소주 뿐만 아니라 양주 일대에 난다긴다하는 이들을 절반 가까이 합류시켰다. 개중에는 대상련에 희망이 없다고 보거나 혹은 지분이 적다고 평소 앙앙불락하던 이들이 이탈한 경우도 있었다. 위기 때마다 금보옥의 신속한 조치가 내려짐에도, 대상련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출발은 고만고만하던 실용상단이 대상련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급격히 몸을 불린 것이다. 심우량을 비롯한 이들은 단기간에 이룬 성과에 흡족해 하였지만, 덕후는 만족하지 않았다.
“출자할 사람을 더 모아야하오! 작금 강남의 금은 보유는 대상련이 꽉 쥐고 있소. 우리들의 대금 거래와 결제 수단도 대상련의 전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 아니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오?”
“전표를 받는 족족히 전장에서 금은 현물로 돌려받아야하오. 없다면 기한을 분명히 정해서 차용증이나 보증서라도 받아야하오. 아니지, 우리 쪽에서 아예 전표를 사들입시다.”
“사들이다니?”
“부실화 시키자는 것이오. 대상련은 자금의 압박을 상당히 받고 있을 것이오. 금은이나 현물을 맡기고 전표를 끊겠다면 주저 없이 발행할 것이오. 하지만 상세로 인해 이윤은커녕, 손해도 충당해야 할 처지요. 거기다 교량도 설치해 줘야할 판이지. 우리가 맡긴 재화는 필시 그쪽으로 흘려갈 것이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말씀이군요!”
“옳거니! 말 한 번 잘하셨소이다. 대상련은 더 견딜 수 없고, 채불할 능력도 상실한 시점이러게요. 팔만한 것은 땅이나 집문서 아님 이권들 정도겠지. 우리가 그 이권을 사들일 수 있다면 대상련의 뒤를 잇는 것은 꿈도 아니오!”
덕후의 열변에 심우량을 비롯한 이들은 장밋빛 환상에 빠졌다. 덕후는 분위기를 띄우듯이 금자 1천 냥을 내놓았다. 그리고 벌써 승리라도 한 양, 대상련의 지분 분할의 판을 벌렸다. 일장춘몽에 빠진 이들은 얼마 안 있어 가산을 최대한 저당 잡거나 친인척까지 끌어들여 막대한 재화를 모았다. 몇몇 소심한 자나 자족하려는 이들은 소량만 내놓았는데 장보질도 그 중에 하나였다.
덕후는 이렇게 모은 재화에 대해 연판장을 만들어 공정하고 투명한 회계를 확실히 한다고 떠벌거리면서 뒤로는 심우량, 강우량, 이매가 등등과 야합을 가졌다. 적당히 욕망을 부추겨 성과금이라는 미명하에 적당히 떼어먹은 것이다.
실용상단이 예정대로 전표를 사들이기 시작하자, 당장 현물이 급했던 대상련은 예상대로 거절하지 않았다. 초여름에 접어들 무렵, 뜻밖의 사단이 벌어졌다. 강부자가 야합 때 받은 돈으로 땅을 과하게 사들인 것이 탈이 난 것이다. 원래라면 사건 말건 알바는 아니었으나 실용상단의 유력 주주 중에 하나이고, 혹시 자금에 손을 대지 않았을까하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심우량, 강부자, 이매가, 고소영들은 덕후에게 모였다.
여태까지 미루어 덕후의 꾀는 왕진(명 영종 때 환관. 명 후기에 위충헌이 있다면 전기에는 왕진이 있을 정도의 대간신)을 능가하고 남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덕후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강부자를 위로했다.
“시기가 안 좋았을 뿐, 땅을 산 게 뭐가 죄요. 풀이 죽을 것 없소!”
“후원회에서 회계 감사를 하고자하는 압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소. 이중장부 같은 걸로는 어림없을 거요.”
고소영이 우려스럽다는 듯 말하자 덕후는 고민을 하다가 무릎을 탁 쳤다.
“어쩌면 이게 기회가 돼서 대상련을 무너뜨릴 계기가 될지도 모르오.”
그 말에 다들 반색을 하니, 덕후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계획을 듣고 난 이들은 경악했다. 심우량은 사색이 되어서 반대했다.
“잘못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소!”
“어허, 전부 다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장부에 오차가 미미할 정도로만 맞출 정도로 빼돌리면 될 거 아니오. 그럼 다 같이 죽잔 말이오? 정말 실용상단을 이대로 해체해도 좋겠소?”
심우량의 주름진 얼굴이 흔들리더니, 끄응 하고 고개를 수그렸다. 몰락의 징조를 보이는 심씨의 수장으로, 대상련에게 심가장을 되찾겠다는 일념이 인간으로서 양심을 흔들었다. 심우량은 머뭇거리는 자신을 대하는 이매가, 고소영, 강부자의 시선이 묘하게 차가워짐을 느꼈다. 결국 무거운 한숨과 함께 심우량은 동의를 표했다.
덕후는 씩 웃으며 심우량의 우려를 털어내려는 듯 속삭였다.
“다 우리들이 사는 것이 우선 아니겠소.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요. 마음이 걸린다면 나중에 큰 사찰에 기부 좀 하면 될 것이고....”
이매가 ,고소영, 강부자도 저 마다 한 마디씩 하며 호응했다. 덕후가 “경강의 계”라고 명명한 극비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
청대 이후 호북과 호남으로 행정구역이 갈라지는 양자강 중류의 구역은 명대에는 호광으로 불리며 영호 세가의 영역이었다. 중원 최고의 곡창으로 유명하며 “호광미”라는 통칭이 붙은 곡물이 동으로는 양자강의 수운을 타고 강동을 경유하여 북경까지 운송되거나 서쪽으로는 섬서 지방까지 전달했다.
덕후의 제안은 운송되는 호광미에 수작을 부리자는 것이었다. 각 섬마다 일정량의 쌀을 조금씩 빼돌려 부족한 무게는 물에 담가 충당한다. 이렇게 되면 일시적으로 무게가 늘어나겠지만 결국 썩어버려 못 먹게 된다. 쌀은 운송하는 것은 외주 객상들이고, 이들은 십 년 이상 운송을 해온 탓에 대상련과 장기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실용 상단으로 이적시키 게 하는 한편, 성과금을 듬뿍 주어 사주시키는 것이다.
회유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대상련은 운송업이 독점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급적 경쟁자가 많도록 영세 운송업자를 끌어들였고, 이들의 이윤은 비교적 박한 편이었다. 소득이 안정적이고 중개인에게 사기 당하는 일은 없지만 사람은 원래 만족을 모르는 생물이다. 한 몫을 크게 벌 기회가 있으니 다섯에 셋은 마다하지 않았다.
지은 죄가 있는 강부자를 필두로 이매가, 고소영들이 열심히 운송업자들에게 로비한 결과 “경강의 계”는 착실히 실행되었다. 남직례를 지나 항주부로 이를 때, 스리슬쩍 담가 인수자에게 넘기고 결재를 받았다. 인수 담장자는 평소보다 쌀의 때깔이 지나치게 고운 것에 별 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 인계를 마쳤다. 그리고 호광미에서 경강미로 뒤바뀐 쌀은 각 양점(糧店)에 배달 되었다.
그리고 난리가 났다. 이전의 물가상승에 대한 반감까지 더해 살인까지 날 정도로 흉흉해졌다. 그리고 출처 모를 높으신 분이 흘렸다는 유언비어가 소주의 저자거리에 번지자 욕질뿐만 아니라 무언가 행동으로 표출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제 살 깎아먹고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중에 악재까지 터지자, 대상련은 조사단을 파견했지만 관련된 운송업자들은 계약에 손을 떼고 대상련을 이적한 상태였다.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시간도 없었다. 성난 시민들의 분노는 대상련 관계자라면 길거리에 폭행을 하거나 기물을 때려 부셨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직접 항의를 합시다!”
흥분한 군중들 가운데 누군가 외치자 옳소! 옳소! 하는 바람막이의 동의와 함께 우르르 심가장으로 몰려갔다. 군중 심리에 따라 성난 이들은 심가장 정문을 에워쌌다. 집단 항의를 하려는 태도에 심가장 측의 움직임도 달라 도검을 찬 호위무사들이 밖으로 나와, 얼굴에 긴장을 잔뜩 담은 채 무언의 저지선을 형성했다. 처음엔 백 명 정도 모인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삼삼오오 살을 붙여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촉즉발의 형국을 담장 위에서 엎드려 지켜보던 염미홍은 내려왔다. 그리고 거처로 들어가 간편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마지막으로 죽립을 썼다. 그리고 후문 쪽으로 향하더니 쪽문을 통해 거리로 빠져나갔다.
넓은 가도가 좁아라, 오가는 인파 속을 걷던 염미홍의 발길은 한적한 교외 쪽으로 향했다. 잠시간 멈춘 곳은 무망루 이었다. 점심나절이라 제법 북적거렸다. 입구에 서 있자 점소이가 다가왔다. 염미홍은 암구호 대신 가명을 올리자 점소이는 알았다는 듯 최상층으로 안내했다.
염미홍은 난간 쪽에 있는 탁자로 다가갔다. 서호의 수평선이 아스라이 보이고 덕후가 등받이에 비스듬히 기대며 바라보고 있었다. 염미홍은 인기척 대신 맞은 편 의자에 소리나게 앉았다.
“밥은 먹었어?”
“시켜만 주면 잘 먹을게.”
염미홍이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대꾸하자 덕후는 천장에 달린 줄을 당겼다. 짤랑~ 거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 점소이가 후다닥 다가왔다. 덕후는 몇 가지 요리를 주문 시켰다.
“대상련은 어때?”
“아, 난리도 아니야. 완전히 포위되기 전에 몰래 빠져 나온 거라니까? 련주가 자기 보면 각오 단단히 하래.”
“허어, 사전에 이야기 된 거잖아? 본인도 동의했고.”
“쯧쯧, 뺨 칠 때 살살하면, 아픈 게 그냥 사라지데? 곁에서 지켜보니까 나날이 말라가고 있더라”
“흠, 다이어트에 일조하다니 난 천재인가.”
덕후가 맨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리자 염미홍의 눈에는 진심이야? 하는 듯 어이없는 표정이 스쳐갔다. 실용상단의 공세가 시작되고서 금보옥은 쉴 날이 없었다. 어떨 때는 3일 꼬박 잠도 못 잤다. 항의하는 사람, 호소하는 사람, 이반하는 사람, 오만가지 인간들을 대하며 금보옥은 설득하거나 호소, 안 되면 호통을 쳤다. 잠시간 안정을 되찾았다하면 또 다른 데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터졌다. 덕후에게 접선이 있다고 하자 금보옥은 퀭한 눈으로 염미홍을 보다가 말없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천 마디 원한보다 그 제스처는 염미홍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본인이 아무소리 안했음에도 덕후에게 경고한 것이다.
“훗, 가운데 다리를 단련하고 있어. 일이 끝나면 마나님을 위로해드려야겠군.”
“나는 안 돼?”
염미홍이 다리를 꼬며 촉촉한 눈빛을 만들었다. 시달리지 않았을 뿐이지, 성관계를 안 하기에는 염미홍도 마찬가지다. 덕후는 잠시 회가 동하는 얼굴이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너까지 불똥 튀기 싫으면 그만 둬. 살신성인하려는 내 마음을 흔들지 마.”
“자기야~ 잠깐이면 되잖아?”
“에비~! 마귀야 물러 가거라!”
손바닥을 세워 이리저리 쫓는 시늉을 하자 염미홍의 입술이 댓 발은 나왔다. “쥐뿔이 잘도....”라고 투덜거리지만 덕후는 한 귀로 흘려보냈다. 마침 식사가 나왔기에 둘은 부지런히 젓가락질을 하였다. 느긋하게 먹고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때 염미홍이 물었다.
“언제까지 해?”
주어는 생략했지만 사태에 대한 간접적 질문이다.
“조만간.”
덕후는 짧게 대답하고는 바로 전음을 날렸다.
-진득하게 참는 데는 자신이 있다며? 왜 갑자기 묻는고?
-하지만 쌀을 불리는 건 너무 심했어. 못 먹게 된 게 많아서 쌀값이 세 배 폭등했다고. 계속 올라가는 추이야.
경강미로 바꾼 탓에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더 이상 시장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없기에 돈이 있는 자들은 소주에 남은 재고를 미리미리 사들이려 했고, 곡물상들은 암암리에 담합을 해서 창고를 쉽게 개방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쌀값은 미친 듯이 폭주할 기세를 보였다. 가장 최하층의 사람들은 벌써 굶주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군중들이 대상련의 소주 지부라 할 수 있는 심가장에 우르르 몰려간 것도 그런 까닭에서였다. 염미홍은 이러다가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폭동이 일어나면 위소의 군대가 출전할 수밖에 없고, 군비軍匪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합법적인 약탈을 자행할 것이다.
염미홍이 몸을 부르르 떨자, 덕후는 안심시키기 위해 소요의 내막을 설명해주었다. 실용상단은 장부의 수치대로 금액을 맞추는데 성공해서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와, 한 몫을 단단히 챙길 기회를 엿보려는 실용상단의 포석을 말이다. 듣고난 염미홍은 입을 딱 벌렸다.
-....자기 진짜 악랄하다. 월하가 어째서 자기를 꺼려하는지 알 거 같아.
-섭섭한 소리를 하네. 난 미리미리 단련할 기회를 주는 거라고. 진짜 적이라 봐. 이렇게 온건하게 안하지.
-온건하게?
도시 경제 하나를 거의 그로기 상태로 내몬 장본인이 할 소리가 아니다. 그럼에도 염미홍은 묘하게 납득이 갔다. 그라면 몇 배는 더 악랄한 수법을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멀쩡하게 생긴 인상과 달리 조져놓은 인생이 한 둘이던가.
-원래 쓰레기는 한 군데 모아놓으면 처리하기 쉬운 법이지. 지금은 먼지 떨이하는 도중이라고. 조금 있으면 거의 다 끝나갈 모양이다만....
-언제 나설 거야? 돌아가면 련주랑 월하한테 얘기 정도는 해야 돼.
-나는 안 나서. 이건 우리들이 전면에 나서서 해결할 사안이 아니야.
-그럼 따로 해결할 사람이 있단 말이야? 누군데? 또 여자?
눈초리가 매서워지는 염미홍의 반응을 즐기기라도 하듯 덕후의 목소리는 농조가 가득했다.
-으음, 여자도 있겠군.
-있겠군, 이라니?
-소주의 시민들이 해결 할 테니까.
-시민들이 왜...?
이들은 부외자가 아닌가. 염미홍은 고개를 갸웃했다.
-개개인이 하면 무모한 일이라도, 다수가 하면 대세가 되어버리거든.
-아리송한 소리네.
덕후는 더 이상 전음을 보내지 않고, 찻잔을 들어 혓바닥으로 얇게 스며드는 떫은맛을 음미했다. 염미홍은 미간을 좁히며 상념에 빠졌다. 평소라면 복잡하다고 집어치우겠지만, 소월하가 생각 좀 하고 살라고 구박을 주는 탓에, 머리 굴릴 기회라면 인상을 팍 쓰면서도 실행했다.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끙끙거리고 있는데 등 뒤에서 버럭 고함소리가 들렸다.
“뭐 이리 비싸?”
“아이고, 고객님. 요새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고작 몇 달 만에 들렀는데 이 미친 년 널뛰는 듯 한 가격은 뭐야? 바가지도 정도껏 씌워야 할 거 아냐! 내가 골방에 틀어박힌 생원이라고 우습게 보는 거냐?”
“아이고, 다른 데 가보세요. 다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어찌 생원 나으리를 속이겠습니까?”
다시 고함을 지르려는 생원을 옆의 생원이 말렸다.
“담 형이 참게.”
“하지만 박 형, 이 따위 수작질을 그냥 넘어가잔 말인가?”
“자네는 관학에서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모르겠네만, 도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 식대는 내가 같이 분담 할 테니 일단 앉아서 자시게나.”
“크흠, 면목 없군. 모처럼 한 턱 내려고 했더니....”
앉아 있던 박 생원이 만류하자 담 생원은 마지못해 앉았다. 박 생원이 몇 가지를 시키고 나자 두 생원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염미홍은 고민했던 것도 잠시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고, 덕후도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
박 생원은 사흥이란 이름로 후덕하게 생겼고, 담 생원은 죽현으로 눈매가 날카롭게 찢어져 한 성깔 할 것 같았다. 둘은 서로 안부와 소주의 분위기를 묻고 답하다가 생원답게 거인 시험에 대한 것으로 옮아갔다.
“나는 그만두고 사업이나 도와드릴 생각이네.”
“자네 재주라면 거인 시험은 문제없을 듯 하네만....”
담죽현이 은근히 만류하자 박사흥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체면치례로 하는 말이 아닐세. 박 형과 달리 나는 상인 출신이었으니까. 주판 튕기고 잔재주라면 몰라도 학문의 넓고 심오한 도리를 닦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네. 담 형도 나를 의식해서 막말하는 것은 그만 두었으면 하네.”
정곡을 찔린 듯 담죽현의 목소리가 한참 뒤에 이어졌다.
“박 형은 내 지기 일세. 혼자 괄시를 받는 것은 두고 볼 수 없지. 내가 같이 욕먹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그런 건가?”
“아니, 아니야. 내 담 형의 우정을 어찌 잊을 수 있나? 최근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 업이 다르더라도 도는 하나다.異業同道”
“무명서無名書를 읽었나?”
담죽현의 목소리에 못마땅한 기색이 어렸다. 금보옥이 선물한 이름 없는 저서는 소주의 식자들 사이에 조용한 유행을 이끌었다. 사농공상의 구분이 엄격했던 명초와 달리 중기 이후에는 이런 흐름이 무너졌다. 시장의 발달로 상업적 분위기가 고조된 탓이었다. 지주층만 과거에 응시한 것이 아니라 상업으로 크게 흥한 상인들이 투자의 일환으로 머리 좋은 자식을 과거에 응시하도록 했다. 실제로 자식이 관리로 출세한 덕분에 일문의 상권이 크게 확장한 사례가 있었다. 담죽현은 몰락한 신사로 자수성가형인 반면 박사흥은 후자였다.
“난 자네처럼 어렸을 때부터 몸에 베인 타고난 소양을 지닐 수 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흉내내야하고 그게 부담이 가네. 하지만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그렇고.....상인이 되면, 자네와 격이 맞지 않아 누가 될 것 같지 않아 고민했지.”
“격식 따위가 우리 우정에 장애가 될 것 같은가?”
“하하, 말은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을 걸세. 이런, 흥분하지 말게. 백이숙제가 돼서 고사리 캘 요량이 아니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걸세.”
박사흥은 술잔에 담긴 술을 비우더니 식도를 태우며 넘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빙글 돌렸다.
“하지만 세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마음에 달린 문제가 아닌가? 내 일이 비천하다면 비천한 것이고, 숭고하다면 숭고한 것이 아니냔 말일세.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리天理를 이해하고 실천하고자 하면 그게 학당이 아니라 저자거리라도 상관없지 않는가?”
박사흥은 이야기하다가 흥이 돋은 듯 목소리에 열기를 담았다.
“비록 장사치의 일이라도 거기에 맞게 학문을 한다면 도리를 깨우칠 수 있지 않겠는가? 장상將相이 치도의 포부를 밝히는 것처럼, 상인이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뜻을 가지고 저 나름대로 일조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담죽현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한참 만에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학장들은 무명서를 예서穢書(더러운 책)라고 못 박으셨네. 박학을 폄하하고 방향성 없이 허황된 소리라고 일축하고 계시네.”
“그렇게 말하면 나는 비루한 상인 나부랭이가 되겠군?”
“누가 나 담죽군의 친구를 나부랭이라고 하겠나!”
발끈하자 박사흥은 담죽군을 달랬다. 둘의 이야기는 다시 신변잡기로 흘렀다. 염미홍은 누군가 어깨를 흔들자 흠칫 놀라 반사적으로 손으로 치우며 상대를 보았다. 덕후가 손을 떨군 채 왜 이러나 싶은 얼굴로 있었다.
“몇 번 불렀는데 대답이 없어?”
“아? 미안. 좀 빠졌나 봐.”
염미홍은 덕후의 등을 밀며 무망루를 벗어났다. 둘은 거리를 말없이 거닐었다. 처음에는 보조를 맞추던 염미홍의 발길이 천천히 느려지더니 가교 위에서 그림자 하나의 간격을 남기고 멈춰 섰다. 아치를 거의 올라가던 덕후는
“자기.”
“왜?”
“나 같은 예인라도, 잡배들의 두목이라도 괜찮은 걸까?”
밑바닥 인생을 산 염미홍은 빈부귀천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우희선과 금보옥을 대할 때마다 가랑비에 젖는 것처럼 주눅이 들곤했다. 덕후의 내조(?)로 천하문주가 되고 장차 비빈이 되는 신분향상에도 어딘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그 때 담사흥이 취중에 흘린 말은 염미홍에게 잠든 정신이 확 깨는 충격이었다. 그의 논지를 확대하면, 장인, 점소이, 기녀들까지도 수양하기에 따라 주체로 긍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염미홍은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적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본능으로 희미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그 여파는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꿀지도 모른다. 그 막역한 두려움에 사고를 중단하고 덕후가 긍정하거나 아니면 부정해주길 바랬다.
“우리 마눌님이 받아들기 나름 아닐까?”
짐작했다는 듯 뒷짐을 지며 한 발 빠진다. 혼란스러워 하는 염미홍은 쫓기듯이 물었다.
“상공이 원하는 세상은 어떤 거야?”
금빛을 뿌리는 대기 속에서 덕후는 미동하지 않고 있었다. 한 순간 석상이 된 착각에 염미홍이 무심고 손을 내밀자 덕후의 입술이 달싹였다.
“내가 원하는 세상 같은 건 없어. 태어난 이후로 끝나버렸으니까.”
“무슨 소리야?”
“일생一生의 의미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이해를 못 하겠어.”
염미홍은 엄습한 불안감에 떨치듯이 고개를 거세게 흔들었다. 이제까지 분위기는 거짓말이라는 듯 덕후는 이전처럼 경박한 몸짓을 하였다.
“난 그냥 안부낙도하면 돼. 내 위치에 딱히 불만은 없거든.”
그건 사실이었다. 왕야의 입장에서 황제가 참언을 믿는 사태만 피하면 만수무강할 수 있다. 체제 전복을 해버린 프랑스 혁명이나, 명예혁명처럼 위로부터 개혁을 주동할 생각은 절대 없었다. 그에 대해 덕후는 자신의 시대가 아니라는 속편한 핑계를 댔다. 남을 한창 심각하게 만들었으면서도, 장본인은 이렇게 느긋함을 한 껏 뽐내자 염미홍은 비난했다.
“우와~무책임하다. 실은 아무 생각도 안한 거지?”
염미홍은 뛰어가 덕후의 팔을 잡아 팔짱을 꼈다. 옷감 사이로 느껴지는 덕후의 팔을 잡아 가슴팍에 고정시키듯이 끼웠다. 뭉클한 느낌에 덕후가 헤벌쭉해지자, 염미홍은 앙큼한 미소를 떠올리더니 바싹 붙였다. 체중이 쏠리자 덕후의 몸이 휘청 인다.
“똑바로 걸어!”
“쓸데없는 소리를 많이 들었더니 머리가 엄청~ 무거워졌어. 울 자기가 바래 다 줘.”
덕후가 몇 번 소매를 뿌리치려 했지만, 염미홍은 찰거머리처럼 붙었다. 그 바람에 서쪽으로 지는 해를 배경으로 거리를 갈지 걸음으로 취한 듯이 굽이치며 걸어갔다.
원래는 저번 주에 올리려는데, 노무현 전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일로 정신적으로 공황에 빠져서 손이 안 잡혔습니다. 생전에 그 분의 지지자는 아니었고, 적확하게 말하면 무관심&미온적 반대의 입장에 있었습니다. 글에 손을 놓고 여기저기 포털 돌아다니면서 마음을 정리하려 애썼고 오프로 분향소에도 다녀왔습니다. 낙방에는 종종 들릅니다만, 창번에도 여파가 미친 모양이군요. 업데이트가 적어진 것 같고 절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저도 고민했습니다만, 계속 쓰렵니다.
엔딩이나 후기에 밝힐 예정이었습니다만, 주인공 오덕후의 초상은 작가의 투영이 아닙니다.(어느 정도 이입은 들어갔겠습니다만....) 90년대 말, 학창시절이나 사회초년생으로 IMF를 겪었던 세대의 자화상들이 모델이었습니다.(IT, 인터넷의 여명기과 형성기를 겪었던 것도요.) 오타쿠에서 변종된 “오덕후” 그리고 “주인공” 이라는 일반명사(...)를 이름으로 정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었습니다. 스펙 공개 때, 전지전능하다고 적었습니다만, 이는 역으로 무지무능과 일맥상통합니다. (전인全人이 아니라고 댓글 단 적이 있지요.)
영웅문이나 로도스도전기 포함 판무소설이나 라이트노벨을 즐겨 읽는 편이고 기법에 영향을 받은 편이라서 -그리고 H에는 재능이 지지라도 없고- 성인무협라이트노벨이라고 같다 붙이면서 써 내리고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수단입니다. 우리 세대의 감성에 대한 저 나름대로의 답을 찾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외도外道라 해도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성공이라 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되씹어가는 사유가 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네이버3 독자 분들과 함께 피드백 되기를 소망했습니다만, 보여주는 것이 형편없다보니....orz)
뭐, 이렇게 적고 보니 대단히 거창하게 돼 버렸네요. 의욕만 앞서고 있는 상태라 여태 밝히지 못했고, 언급하는 지금도 대단히 민망스러운 기분입니다.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사유도 깊지 못하고, 의미를 온전히 독자한테 전달할 만큼 성숙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가볍게 풍자하듯 즐기면서 쓰자고 했는데......스스로 엉성한 필력에도 대충 눈감고 그렇게 해 왔는데....앞으론 마냥 이전과 같은 무책임한, 방종의 시각으로 조롱하듯 쓰기는 어려울 것 같더이다.
그래도, 이미 끝을 잡아놓고 시작한 글이기에, 스토리나 캐릭터 적으로는 큰 변함이 없을 겁니다. 두서없이 이리저리 말했습니다만, 덕후의 야망은 그냥 야설입니다. 아니, 야설 수준에는 훨씬 미달이니 그냥 습작용 성인소설이라 하겠습니다. 100화는 넘을 것 같고, 200화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나 독자들에게도 먼 길이라는 것을 아니, 서두르지 않고 담담히 가고자 합니다.
ps2 - 핏빛노을 / 3번의 의미입니다.
팥고물 / 실은 버벅거립니다. 본문에 밝혔듯이 능력부족이라....명대의 실상과 무협의 허구를 적당히 조화시켜야하는데 골치입니다; 모르는 걸 무작정 지어내기도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