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1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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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가 중학교에 입학한지 얼마안되었을 무렵...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 당시의 지애는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를바없는 착하고 귀여운 조금씩 외모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그런 평범한 중학교 1학년 소녀였다. 그렇게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던 어느날 앞으로 지애를 보통의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중학교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 하나 발생해버리고 말았다.
수업이 끝나고 청소를 마친 지애가 피곤한 느낌에 조금만 앉아있다가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책상에 앉아있다가 깜박 잠이들고 말았다. 모두가 귀가해버린 교실에서 눈을 뜬 지애가 시간을 보고 황급히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가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자신의 반 학생중 하나가 몇명의 같은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뺨을 맞고 있었다. 지애가 들은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한 여자아이가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뺨을 맞을때마다나는 소리였다. 그렇게 소리가 울리도록 몇번이나 뺨을 맞고 있음에도 맞고 있는 여학생은 어떤 반항이나 저항도 하지 않고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깜짝 놀란 지애가 그들에게 다가가 뺨을 맞고 있는 아이를 감싸며 소리쳤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
갑작스런 지애의 등장에 맞고 있던 아이도 때리고 있던 아이도 조금 놀란듯한 얼굴로 지애를 바라보았으나 이내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가며 지애에게 말했다.
『그러는 넌 뭔데 남의 일에 끼어드는거야? 』
『니네반?? 푸훗.. 야..야.. 입학한지 얼마 안되서 잘 모르나 본데.. 그냥 가라.. 』
지애가 자신의 반아이가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뛰어나가며 말을 했지만 때리던 아이들은 오히려 어이가 없다는듯한 표정으로 지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툭 밀면서 그냥 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거 안보여?? 난 니 선배야 이년아!!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좋은말 할때 꺼져!! 』
한 여학생이 지애의 말에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름표를 가르키며 말을 하자 지애는 그 학생의 이름표를 바라보았다.
『정..애..리..? 』
노란색의 이름표위에는 검은 글씨로 정애리라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각 학년마다 이름표의 색을 다르게 해놓은 학교의 시스템상 노란색의 이름표를 차고 있는 정애리라는 여학생은 분명 지애의 학교선배임이 분명했다.
『서..선배면 다에요??!! 선배면 마음대로 후배들 때려도 되는거냐구요!! 』
짜아아악!!!
『아악!! 』
지애가 말을 끝내는 순간 애리의 뺨이 옆으로 돌아가며 지애의 몸이 뒤로 넘어졌다. 정애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여학생이 갑자기 지애의 뺨을 때린것이었다.
『어디서 건방지게 선배한테 대들어?? 』
갑작스러운 공격에 뒤로 넘어진 지애가 애리를 노려보며 주위에 있던 주먹만한 돌을 집어들며 애리에게 말했다.
『해..해볼테면 덤벼봐!!! 서..선배면 다야??!!! 』
『아..오늘 재수 드럽게 없네.. 이지애?? 야..너 앞으로 고생좀 할거다..응? 아..재수없어.. 야.. 가자.. 』
지애를 바라보던 정애리라는 여학생은 지애의 이름표를 보고 협박하듯 말하고는 조금전 까지 뺨을 맞던 아이의 얼굴에 침을 뱉어내더니 같이있던 아이들과 발길을 돌리고 돌아갔다. 지애는 돌아가는 여학생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울컥하는 마음에 손에 잡히는 대로 돌까지 집어들었던 지애였지만 정말 자신에게 그들이 덤벼들까봐 마음한켠으로는 겁을 먹고 있었던 지애였기에 그들이 그렇게 돌아가준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왜그런지 지애는 아이들과 어울리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친하게 같이 지내던 친구들도 자신을 멀리하는것 같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려하면 아이들은 자신을 피하고 멀어지려고만 했다. 지애는 기분탓이려니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이들이 자신을 피하는 행동은 심해져갔고 어느 순간부터 지애의 옆자리는 늘 비어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애는 자신이 그렇게 된게 그때 정애리와의 그 일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 정애리라는 여학생.. 아버지가 무슨 연구소인가의 소장으로 학교에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인듯 했고 정애리를 필두로 몇몇의 부유하고 권력이 있는 집 아이들이 그룹을 만들어 어울려 다니며 학교 아이들이 자기 발아래 있는것처럼 자기들 마음내키는대로 행동하고 다녔었다. 그리고 지애는 그런 애중에 하필이면 가장 지독한 한 명을 건드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애가 구하려고 들었던 그 아이.. 그 아이조차도 지애를 피했다. 그렇게 지애는 학교내에서 혼자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지애는 고립되기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누구와도 대화를 하려하지 않은채 방에서만 틀어박혀 매일같이 외로움에 떨어야만 했다.
2학년으로 올라가고 지애는 반아이들이 바뀌면서 그래도 조금의 희망을 가져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책상속에 넣어두고 간 책이 너덜너덜하게 칼에 찢겨있는 것을 보고 지애는 집에가서 밤새도록 울어야만 했다. 그렇게 2학년이 되고 몇일이 지난 어느날 지각을 했는지 어느 한 여학생이 아침조회시간에 살금살금 들어와 맨뒷자리에 있는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다. 서지희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는 키는 좀 작은 편이었지만 예쁘장한 얼굴에 큰 눈때문에 귀여워 보이는 여자애로 1학년때 지애와 같은 반이었었다. 공부도 운동도 잘하는데다 성격도 항상 밝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항상 혼자였던 지애로서는 너무도 부러운 그런 아이였다. 비록 조회시간에 살금살금 들어오느라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지만 어차피 조회시간이 끝나면 다른 자리로 가버릴거라 지애는 생각했다. 그런데 조회가 끝나고 1교시 2교시가 지나도 지희는 자리를 옮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어제와 다르게 지각을 하지 않은 지희가 또다시 지애의 옆에 앉았다.
『왜..여기에...앉는거야..? 』
『음...사실대로 말해도 돼? 그래도 화 안낼거야? 』
지애는 지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역시 무슨 생각이 있어서 자신의 옆에 앉은것이 맞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인기도 많은 아이가 공개적으로 따돌림당하고 있는 자신의 옆에 앉아야할 이유는 없었다. 아마도 있다면 무언가 자신을 괴롭힐 무슨 생각이 있기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지희가 말을 이었다.
『사실은.. 2학년이 되니까.. 다들 모르는 애들이라..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애들은 전부 저렇게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고.. 니가 그래도 가장 나랑 친하니까.. 그래서.. 』
지희는 더 친한 아이가 없어서 지애옆에 앉았다는게 조금은 미안한듯 웃어보이며 지애에게 말했고 지애는 지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조금은 기쁜 마음이 들었다. 자신이 언제나 부러워하던 아이가 지금 자신이 가장 친하다고 말하고 있다는것이 왠지 믿겨지지가 않았다. 하지만 지애가 처음 왕따당한 아이를 구하고 자신이 왕따가 된것처럼.. 지희라는 아이도 자신과 같이 있다가 아이들에게 따돌림 받는것 같으면 아마도 다른 아이들처럼 자신을 피할거라는 생각이 들자 지애는 다시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이자리에 앉지마.. 』
『이 자리에 앉으면.. 너도..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할거야... 나처럼.. 』
지희가 계속해서 자신의 옆에 앉아서 자신의 친구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지애였지만 어차피 지희는 다른 자리로 옮겨갈것이었고 그나마 이게 하루라도 자신의 옆에 앉아있어준 그리고 자신이 반에서 가장 친한 사람이라고 말해준 지희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말했다.
『뭐.. 그럼 너랑 친구하면 돼지 뭐.. 』
그리고 그날 이후 지희는 1학년때 같은 반아이였거나 새롭게 친하게 된 친구들의 옆자리가 비어있어도 계속해서 지애의 옆에 앉아주었다. 그리고 워낙에 인기가 많던 지희여서그런지 지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지희에게 와서 말을 걸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지애에게 말을 걸어주는 아이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지애도 서서히 왕따생활에서 벗어나는듯 싶었다. 그렇게 지희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거워지기 시작하던 어느날 학교 전체가 술렁일만한 큰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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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르르르르륵...
생수병에 담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생수병의 좁은 입구를 나와 춤을추듯이 흔들리며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물이 지애의 머리로 쏟아지고 있었다. 머리에서부터 얼굴로 그리고 그녀의 교복을 적시며 생수병에 있는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지만 지애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꼼작도 할 수 없었다. 정애리.. 그녀가 지애의 반에 찿아왔던 것이었다.
『요즘 살만하다며? 덥지? 내가 시원하게 해줄게.. 』
그렇게 애리는 생수병에 있는 물을 앉아있는 지애의 머리위로 쏟아부어내고 있었다. 교실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애리나 애리와 같이 온 아이들을 말리려 드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학교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스로 엘리트그룹인듯이 행세하고 다니는 그들을 싫어했지만 선생님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었고 몇 번인가 그 그룹의 아이들에게 저항하다 하교길에 누군가에게 죽도록 폭행을 당하고 입원했던 몇몇 아이들을 봐왔던 아이들이기에 아무도 그들을 말리지 못했다.
그런데 누군가 갑자기 생수병을 잡고 있던 애리의 손을 잡고 생수병을 뺏어들었다. 애리도 학생들도 모두 놀라 생수병을 뺏어든 아이를 쳐다보았다. 지희였다. 생수병을 뺏어든 지희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생수병을 애리의 머리에 쏟아부으며 말했다.
『지애만 더운건 아니잖아..? 너도 더울텐데..... 』
머리로부터 쏟아지는 물을 맞는 애리의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주먹을 꽉 쥔 손으로 지희가 들고 쏟아붓던 생수병을 신경질적으로 쳐내며 말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
『선배면.... 선배대접 받고 싶으면 선배답게 행동해!!! 』
조용조용 이야기하던 지희가 화가난듯한 얼굴로 애리에게 소리치듯 말했다. 교실내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도 미동도 없이 긴장감만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애리의 손이 들려지는듯 싶더니 순식간에 지희의 뺨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짜아악....
손바닥과 뺨이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가 정적이 감도는 교실내에서 울려 퍼졌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뺨을 맞고 고개를 돌린것은 지희가 아닌 애리였다. 손을 들고 지희의 뺨을 때리려던 애리의 손이 지희의 손에의해 가로막히고 오히려 지희가 애리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던 것이다. 애리는 지희에게 맞은 뺨에 손을 대고 몸을 부르르 떨며 지희를 노려보았지만 그 이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또한번.. 내 친구를 괴롭히면.. 그땐 나도 가만히 있지만은 안을거야!! 』
『너..너 이년!! 두고보자!!! 평생 오늘 일을 후회하게 만들어줄테니까!!!! 』
몸을 떨며 지희에게 말하던 애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지희의 반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동안 교실에 감돌고 있던 긴장감과 정적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아이들이 지희에게 우르르 몰려들었다.
『지희야 괜찮아?? 』
지희는 몰려든 아이들에게 잠깐 웃어보이고는 자리에 앉아 손수건을 꺼내 지애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했다.
『지애야 괜찮아? 』
『으..으응.. 』
지애는 자신의 얼굴을 닦아주는 지희를 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심장이 터져나가 버릴것만 같았다. 애리에게 물을 맞으면서도 수치감이나 굴욕감보다 지희가 애리때문에 자신을 떠나버릴것만같은 기분에 무섭다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는데 지희는 애리의 그런 모습을 보고 겁을 먹기는 커녕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구해주었다. 자신을 구해준것도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무엇보다 지금 지애의 심장이 터져버릴듯이 뛰고 애리가 돌아갔음에도 눈물이 끊이지 않고 흐르는 이유는 지희의 말때문이었다. 마지막에 지희가 애리에게 했던 말.. 내 친구라는 말... 그 단어 하나가 이렇게도 사람의 심장을 터질듯이 뛰게 만들 수 있다는걸 지애는 그날 처음 알았다.
그렇게 애리가 지희에게 뺨을 맞고 돌아가고 그 사실은 금새 학교내에 퍼지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인기가 많았던 지희였지만 이제 학교내에서 지희의 이름을 모르는 학생들이 없을정도로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소식을 듣고 통쾌해했으며 지희를 우상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리와 애리가 속해있는 그룹의 아이들도 지금까지 학교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아이들인만큼 만만하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애리는 지희라는 그 아이를 절대 그대로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지희라는 아이의 인기가 높아진데다 딱히 친하게 어울려다니는 아이들이 없어 그런 아이들을 위협하고 협박해 지애같은 애들처럼 왕따를 시키거나 할수는 없겠지만 이대로 넘길 수만은 없었다. 자신이 받은 치욕과 굴욕이상을 지희에게 안겨줄 작정으로 애리는 이를 갈고 있었다. 그리고 십여일이 지난 어느 날 정말 큰 사건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지희의 일로 잔뜩이나 화가 나있던 애리와 그 그룹의 아이들이 하지말아야할일까지 벌이고 만 것이었다.
어느날 지애의 반에 애리의 그룹아이들을 추종하는 아이들이 찿아왔다. 그리고 청소하고 있던 지애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다짜고짜 지애를 교사의 건물과 별개로 있던 강당으로 끌고 갔다. 강당은 작은 운동경기장처럼 배구나 농구등을 할 수 있는 나무재질의 바닥의 넓은 공간이 있었고 2층으로 많은 사람들이 앉아 강당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계단형식으로 돌로 만들어진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곳에는 애리와 애리의 그룹의 아이들 그리고 정체를 모르는 건장한 네명의 남자들이 끌려오는 지애를 기다리고 있었고 험악하게 끌려가는 지애를 본 아이들도 강당의 2층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강당에 지희가 소식들 듣고 황급히 달려왔다.
『내가 후회하게 될거라고 그랬지? 』
강당으로 들어서는 지희를 보며 애리가 말을 했다.
『다시한번 내 친구를 괴롭히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그랬지!!! 』
애리쪽으로 다가가는 지희의 손에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들고온 목검이 들려져 있었다. 지희가 애리쪽으로 가까워 오자 애리의 근처에 있던 네명의 남자가 지희의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손봐줘야 된다는 년이 이 년이야? 』
『생각보다 반반한데 그래? 』
지희의 앞으로 다가서는 남자들을 보고는 목검을 양손으로 잡고 턱을 조금 내리며 오른 발을 반보정도 앞으로 내딛는 자세를 취하고 정면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남자키치고는 큰 키라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짧게 깎은 머리에 험악한 인상은 조직폭력배들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을만한 외모였고 몸의 군데군데 맷집을 위해 일부러 찌운듯한 살들이 드러나보였다.
『어이쿠.. 무서워라!! 이 아가씨 뭐 좀 배운 모양이네 크킄 』
조용히 긴장감이 감도는 강당내에서 그들 네명만은 긴장감이 없는듯 자세도 잡지 않은채 농담을 하며 웃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지희의 정면에 있는 남자가 지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는 순간 지희의 발이 바닥을 차며 빠르게 남자의 앞으로 나아가 남자의 머리를 목검으로 내리치고는 그대로 수평으로 선을 그으며 오른쪽에서 달려오는 남자의 목부분을 강타했다.
『커허억.. 』
신음소리를 내며 두명의 남자가 무릎을 꿇자 지희가 빠르게 뒤쪽으로 살짝 물러나며 쓰러지지 않은 두명쪽을 향해 몸을 돌렸다. 세번째 남자가 지희를 향해 주먹을 내뻗는 순간 지희가 뒤쪽으로 물러나며 남자의 내뻗은 손목을 쳐내는가 싶은 순간 빠르게 앞으로 차고나가 남자의 어깨를 목검으로 내리찍었다. 그걸 보고 있던 네번째 남자가 지희를 향해 움직이려했지만 어느새 지희의 목검은 그 남자의 얼굴을 겨냥하고 있었다.
나머지 남자들이 다시 일어나 지희를 포위하듯 지희의 주위를 천천히 돌고 있었고 지희 역시 그들의 포위안에서 반보씩 움직이며 그들을 주시하고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다시 남자들이 지희를 향해 움직여왔지만 그럴때마다 남자들을 향해 내미는 목검에 의해 남자들은 쉽게 지희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번이고 지희가 남자들이 다가오는 것을 목검으로 쳐낼때마다 2층에서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아이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흘러나오며 모든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버린듯 손에 땀을쥐고 지희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자들도 수적으로 우세한데다 싸움판에서 꽤나 몸을 굴린 사람들인듯 쉽게 헛점을 내주거나 쓰러지지 않고 있었고 팽팽하게 서로를 견제하며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던 힘의 균형이 어느 순간 깨어져 버렸다. 남자들 중 한명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테니스 공을 주어 지희에게 던지자 다른 남자들도 주머니에서 동전같은 것을 꺼내 지희에게 한꺼번에 집어던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피하느라 잠시 자세가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않고 지희의 뒤에 있던 남자가 달려들어 지희의 팔과함께 지희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그것을 본 정면의 남자가 지희에게 달려왔으나 지희가 두발을 들어 남자의 가슴을 차버리며 밀어내고 발이 땅에 닿자 한 발을 들어 힘껏 뒤에서 자신을 끌어안은 남자의 발등을 발뒷꿈치로 찍어버리자 남자는 고통을 못이기고 지희를 놓아주었고 그 틈을 타서 지희는 발로 남자의 사타구니를 세게 걷어차버렸다.
그렇게 앞에서 달려오는 남자와 뒤에서 지희를 잡고 있는 남자를 해결한 지희였지만 옆에서 다가오는 다른 남자의 공격은 피하지 못했다. 옆에서 다가온 남자가 주먹으로 지희의 얼굴을 강타하자 지희의 몸이 밀려나며 바닥으로 넘어졌고 그 순간 그 근처에 있던 남자가 지희가 목검을 들고 있는 손을 구둣발로 누르고 짓이기기 시작했다.
『흐윽... 』
지희가 손이 짓이겨지는 고통에 목검을 손에서 놓자 구둣발로 지희의 손을 짓밟던 남자가 목검을 집어들어 엎어지듯 누워있는 지희의 등을 향해 강하게 내리쳤다.
『아악..!! 』
짧은 지희의 비명과 함께 지희의 머리가 등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들어올려졌다. 그렇게 네명의 남자가 넘어져있는 지희의 몸을 발로 밟고 짓이기기 시작했고 지희는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흘려내고 있었다. 한참동안 분풀이하듯 지희를 짓밟던 남자들이 지희에게서 발을 떼고 애리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이제 뭘하면 되는거지? 』
애리가 입가에 비릿한 웃음을 띄우며 말하자 남자들은 약간 의외의 요구라는듯이 애리를 향해 다시 물었다.
『어이~ 이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데서 그래도 되는거야? 』
애리의 말에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쓰러져있는 지희를 바라보고는 목검을 들어 지희의 베이지색 치마를 목검으로 걷어올리기 시작했다. 하얗고 매끄러운 지희의 다리를 덮고 있던 베이지색 스커트가 목검에의해 허리쪽으로 들어올려지자 다리와는 다른 또다른 하얀색의 팬티가 지희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가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의 목검이 그런 지희의 아름다운 엉덩이를 희롱하듯 두개의 언덕사이에 난 골을 향해 지긋이 내려 누르자 팬티가 목검의 끝에 걸리며 지희의 엉덩이사이의 골속으로 파묻혀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윽.. 』
지희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고 몸을 꿈틀거리며 상체를 일으키려하자 다른 남자가 발을 들어 일어서려는듯 움직이는 지희의 등을 눌렀고 지희는 꿈틀거리면서도 남자의 발아래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2층에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은 안타까운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희의 엉덩이를 누르고 있던 목검이 지희의 허리쪽으로 올라가 지희의 팬티고무줄이 있는 라인에서 멈추고 팬티를 끌어내리듯 천천히 아래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목검이 이동함에따라 지희의 하얀 팬티가 완만한 브이자를 이루며 밑으로 조금씩 내려오고 팬티에 가려져있던 하얀 지희의 살들과 엉덩이 사이의 골의 어두운부분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애리의 옆에서 무릎이 꿇린채 앉아있던 지애가 지희를 향해 달려들더니 목검을 들고 있는 남자를 밀치고는 지희의 들어올려진 치마를 황급히 내리고 지희의 위쪽으로 지희를 보호하듯이 꼭 끌어안은채 엎어졌다.
『지..지애야.. 』
지희가 희미하게 지애의 이름을 부르자 지애는 울면서 지희에게 말했다.
『미..미안해 지희야.. 미안해.. 』
『빨리 그년 떼어내버려!!! 』
남자가 그런 지애의 모습을 보며 비아냥 거리듯 말하자 애리가 화가난듯이 소리쳤고 남자들은 지희를 붙잡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지애를 발로 짓밟고 구타하며 힘으로 억지로 떼어내버렸다. 그리고 지희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넣고 안아들듯이 지희를 일으켜 세웠다.
『잠깐... 』
애리가 남자들의 행동을 잠시 중지시키고 남자가 일으켜세운 지희에게로 다가가 지희의 얼굴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어때..이제 좀 후회가 돼? 』
애리의 말에 지희는 오히려 희미하게 웃어보이는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년이!! 』
퍼억..!!!
애리가 지희의 웃는 모습에 화가난듯 손을들어 지희의 뺨을 때리려는 그 순간 지희의 발이 애리의 복부를 강하게 밀어차버렸다. 그러자 애리의 몸이 바닥으로 넘어지며 몇바퀴 구르고 엎어져 버렸다. 치마가 들어올려질정도로 흉하게 바닥에서 굴러버린 애리가 몸을 일으키며 잔뜩 화가난 목소리로 미친듯이 외쳤다.
『저년 다 벗겨버려!!! 다시는 대들지 못하게 짓밟고 부셔버렷!!!! 』
애리의 말을 들은 남자가 지희의 목부분에 있는 브라우스를 잡고 그대로 밑으로 잡아내렸다. "부우욱"하는 천이 찢겨나가는 소리와 함께 브라우스 단추가 사방으로 튀어나가고 브라우스 안에 숨겨져 있던 지희의 하얗고 매끄러운 복부와 하얀 브라에 쌓인 탄력있는 가슴이 양쪽으로 벌어진 브라우스 사이로 나타났다.
『오우.. 이년 어린년 주제에 죽여주는데? 』
브라우스를 찢어내버린 남자가 한 손으로 지희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자 지희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지애는 쓰러져서 한 남자의 발에 밟힌채로 그런 지희를 바라보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고 지희의 가슴을 움켜쥔 남자가 가슴에서 손을떼고 치마를 벗겨내려 지희의 하체쪽으로 손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잠시후면 지희의 치마마저도 지희에게서 벗겨져 나갈 그때 무언가가 남자들이 있는 그곳으로 날아왔다. 어떤 한 남학생이 주위에 있는 것을 집어 던진것이었다. 그 남학생의 영향의 행동에 다른 학생들도 하나가 되어 그들에게 주머니에 있는것 주위에 있는것 가리지 않고 던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가 날아오더니 두개 세개 그 수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2층에 있던 학생들이 주위에 있는 공이나 쓰레기들 그리고 자신들의 주머니에 있는 동전같은것들을 꺼내 그들을 향해 던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나가라~!! 깡패들은 학교에서 나가라!!! 』
『깡패새끼들은 물러가라!! 』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용기를 얻었는지 아이들은 깡패들은 물러가라고 소리를 치며 주위에 있는것들을 그들을 향해 마구잡이로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당황하던 남자들이 자신들 주위에 떨어진것을 2층으로 다시 집어던지며 험악한 욕을 해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남자들이 던지는 물건을 이리저리로 우르르 몰려다니며 피하기 시작했다. 지희의 목검을 들고 있던 남자가 2층을 향해 목검을 집어던지던 그 때 무언가 강하게 마루바닥을 치는 소리가 났고 커다란 소리에 강당이 다시 일순간 조용해지더니 강당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쪽으로 집중이 되었다.
그곳에는 또 한명의 여자가 서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를 보자 조용하던 아이들이 일제히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주 길다란 목검같은것을 들고 강당의 입구에서 지희와 남자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여자.. 지희의 선생님이자 검도 사범인 최경희였다.
『저건 또 뭐야? 왜 이 학교는 이렇게 기집년들이 설치는거야? 』
남자의 말을들은 최경희가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학교나 성당같은 곳은 아주 신성한 곳이야.... 경찰들조차 범죄자들을 잡으러 학교에 들어올때는 상당히 신중을 기하는 그런 곳이란말야.. 너희같은 깡패들이 설칠만한 그런 더러운 장소가 아니야 학교는... 』
어이없어 하는 남자의 말에 옆에 있는 남자가 깐죽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남자들은 일으켜 세운 지희를 그대로 바닥에 내팽겨치다시피하고는 최경희를 향해 다가갔다.
『한번 해보겠다는거야? 』
『크크크 내 좃을 걸고 하는 말이다 어쩔래?? 』
학생들은 모두 최경희와 남자들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럼 실패하면 니껀 잘리는거네..? 』
최경희의 말에 화가난듯 달려들려하던 갑자기 남자가 멈칫했다. 그리고 나머지 세명의 남자도 주춤거리며 뒤쪽으로 몇발 물러나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앞에 있던 최경희가 남자가 달려들 태세를 취하자마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몽둥이같은것을 수평으로 든채로 두손으로 잡고 한쪽을 잡아당기듯 한쪽으로 밀어내자 검은색의 나무재질속에서 빛을 내며 날카로운 날이 서있는 검이 뽑혀져 나왔다. 최경희가 들고 온 물건은 그냥 단순한 목검이 아닌 진검이었던 것이었다. 진검을 꺼내드는 순간 최경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눈이 상당히 날카로워지며 남자들을 노려보는듯한 눈으로 순식간에 바뀌어버렸다.
『저..저거.. 』
『난 이 학교의 선생이기도 하지만 저기 누워있는 아이에게 검도를 가르쳐준 스승이기도 하지... 저 아이의 실력을 봤다면 진지하게 덤비는게 좋을거야.. 아차하면.. 손이든 발이든 목이든.. 잘려나갈테니까..!!! 』
최경희는 진검을 뽑아들고 천천히 남자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고 최경희가 나아가는 만큼 남자들은 뒤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최경희의 눈빛은 분명 상대를 죽일것까지 각오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아..이런 씨발.. 어린년 하나만 처리하면 된다더니 뭐가 이렇게 복잡해?? 』
남자중에 하나가 애리를 바라보며 말했지만 애리를 비롯한 애리의 그룹에 있는 아이들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학교에 있는 선생들중에 이런 일에 끼어들 선생이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것도 하필이면 최경희였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최경희의 실력이라면 거기다 진검까지 들고 있다면 지희에게도 한동안 애를 먹은 이 남자들이 지희의 스승격인 최경희를 제압하기는 어려운 일일테고 제압한다하더라도 최경희는 선생님인 이상 최경희에게까지 손을 대버리면 그때는 정말 자신들만으로는 아니 부모님까지 동원한다해도 최소한 조용하게 처리하기에는 일이 너무 커져버릴 것이었다.
『에이 씨발.. 쪽팔리게.. 어이 선생.. 당신 밤길 조심하슈.. 가자.. 』
겁을먹어버린듯한 애리와 애리의 패거리들을 보고있던 네명의 남자들중 한 명이 말하며 강당의 바깥쪽을 향하자 나머지 세명의 남자도 밖을향해 걸어나갔고 아이들은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 일로 학교전체가 잠시동안 시끄러웠지만 애리를 비롯한 아이들의 부모는 이미 너무 많은 아이들이 이 사건을 목격했고 선생까지 사건에 관계되어버린만큼 그냥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조용하게 무마시킬수가 없었다. 결국, 애리와 그 아이들이 지희와 지애에게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는 사과를 하는 동시에 학교전체에 사과를 하거나 전학을 가버려야만 했고 징계도 피할 수는 없었다.
그 이후 깡패들 앞에서도 자신의 몸을 던져 서로를 구하려고 했던 지희와 지애의 우정을 많은 아이들이 부러워했고 지희는 아이들 사이에서 특히나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인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사건이후 아무도 지애를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렇게 지희와 지애는 학교의 모든 아이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친구가 되었었다.
자신에게 엄청난 수모감을 안겨주었다는 생각에 지희에게 복수하려는 애리..
애리와 그 그룹아이들에게 고용된 네명의 건달들..
그리고...
친구를 구하기위해 강당으로 달려온 지희..
지희를 구하기위해 진검을 가지고 강당으로 들어선 경희..
그리고 지희를 구하고픈 마음에 가장 먼저 건달들에게 무언가를 집어던진 정찬...
그곳에 있던 몇 명의 인물들 각자의 생각들이 얽히고 설켜 한 중학교의 조그만 강당에서 이 작은 사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개짓과도 같이 시작된 이 사건....
이것이 차후에 엄청나고도 거대한 폭풍을 만들어낼 시발점이 되고있다는 것은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아주 오래전 있었던 아이들끼리의 마찰이 조금 커져버린 이 사건.....
지금은 아무도 쉽게 기억하지 못하고 시간속에 묻혀있던 그 일이 세상을 뒤흔들기위해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그때 이미 신화속에는 나오지 않은 전쟁...
두번째의 티타노마키아가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