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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티타노마키아 - 1부(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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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애...야? 』

 


난간을 오르는 지애를 바라보던 지희가 지애를 부르며 문을 열고 지애가 서 있는 난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지애의 발이 난간위로 떠오르는 동시에 지애의 몸이 옥상의 바깥쪽으로 벗어나 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지희의 몸이 순간적으로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안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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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가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지희가 지애에게 달려가고 있을 그 시간...

 

 

운동장 한 구석의 어둡게 그늘진 곳에서 정찬이 학교건물의 옥상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점심시간 이전 쉬는 시간에 정찬은 지애를 불러냈다. 그리고 지애에게 애리에게서 받아 미리 복사해둔 옥상의 열쇠를 쥐어주며 강력한 암시와 함께 최면을 걸었다. 점심시간에 옥상에 가서 옥상의 문을 열면 꽃으로 가득 차 있는 아주 넓은 꽃밭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꽃밭을 향해 계속 걸어가다보면 아주 행복해하는 지희를 볼 수 있을거라고.. 그게 지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며 지애가 지희의 친구로 있기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최면을 걸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운동장의 한 구석에서 옥상을 바라보고 있던 정찬은 옥상쪽에 작게 나타나는 인영을 볼 수 있었다. 멀리 있어서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정찬은 이미 그 사람이 누구라는걸 알고 있었다.



정찬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학교내의 반반한 아이들은 몇 번씩 안아봤지만 사실 가장 안아보고싶은 사람.. 지희만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마음만 먹는다면 다른 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쉽게 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지희를 안는다는 의미가 없었다. 능력을 사용해 지희를 안았다해도 돌아서버리면 지희는 그것을 기억해내지 못할테고 최면을 걸어 정찬의 뜻대로 지희를 움직이게 만든다고 해도 이미 그 시점에서 지희는 정찬이 알고 있는 지희가 아닌 그저 얼굴 반반하고 몸매 좋은 한 명의 여자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능력을 얻기전까지 거의 인간관계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정찬으로서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지희에게 다가가야할지 그 방법을 알 수 없었다. 또한, 다가가기만 하면 지희가 자신의 것이 되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정찬은 그저 지희를 바라보고만 있어야만했다. 정찬이 상대를 조정할 능력이 있음에도 자신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조정하거나 최면을 걸어 그 빈도나 강도를 낮추긴 했어도 자신을 절대 괴롭히지 않게까지는 하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도 그런 일이 아예 없으면 그만큼 지희와 마주칠 일이 없을거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희를 볼때마다 답답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희를 바라봐야만 하던 어느 날.. 정찬이 또다시 지희에게 구해지던 그 날 정찬은 지애가 지희에게 정찬과 어울리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고 순간 지애라는 아이가 자신과 지희가 가까워지는걸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찬은 지애를 없애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애에게 접근하려했다. 그런데 정찬이 지애에게 접근하는 순간 지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지애의 모습에 정찬은 문득 지희와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하나 떠올리게 됐다.



바로 지애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일단, 지애에게 최면으로 암시를 걸어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지애에게 접근해 자신도 같이 그들과 함께 동행해 지희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그 이후 지애를 자살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지희의 단짝이라고 불릴만큼 친한 친구였으니 그런 지애의 자살은 지희를 슬프게 할 것이었고 정찬이 지희의 슬픔을 다독이며 지희에게 다가가 지애의 빈자리를 자신이 채워준다면 분명 지희를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계획을 위해 지애가 몸을 던지기위해 옥상으로 올라가 서 있는 것이었다.



멀리서 작은 그림자와같이 보이는 인영의 모습이 옥상에서 벗어나 공중에 떠버린 순간 정찬의 입에서는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정찬의 입에서 미소가 배어나오는 싶은 순간 정찬의 얼굴이 굳어지며 입에서 배어나오는듯하던 미소도 사라져버렸다. 정찬이 바라보는 학교옥상밖으로 뛰어들듯이 공중에 떠버렸던 사람의 인영이 한순간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이게 어떻게..?? 』



정찬은 두 손을 들어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학교옥상쪽을 바라보더니 학교건물을 향해 급하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잠시후 옥상에 이르는 계단의 끝에 다다른 정찬은 열려있는 옥상의 문을 볼 수 있었고 문의 열쇠구멍에 꽂혀져 있었고 그 열쇠는 분명 자신이 몇시간전에 지애에게 건네주었던 열쇠임이 분명했다. 정찬이 문을 열고 옥상바깥쪽으로 나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옥상이라 바람이 지상보다 조금 더 강하게 불며 정찬의 머리를 헝클어트리고 있었지만 주위에 바람이외의 존재는 찿아볼 수 없었다. 정찬은 조금 전 열쇠구멍에서 뽑아내어 들고 있던 열쇠를 내려다 보았다.



『분명.. 잘못 본건 아니야..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



옥상의 문이 열려져있고 그 옥상문의 열쇠구멍에 꽂혀져 있는 열쇠가 자신이 지애에게 건내준 옥상문의 열쇠라는건 분명 운동장에서 자신이 본 것이 잘못본게 아니라는 이야기였고 지애는 여기에 올라왔고 옥상에서 몸을 내던진게 확실하다는 이야기였다. 지애라 생각된 그 인영이 옥상에서 몸을 뛰어내리듯 몸을 던진것은 분명하지만 사라져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이것도.. 내 능력인가?"



정찬은 다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자신의 능력을 우연하게 깨달은것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다른 능력이 발현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정찬에게 들었던 것이었다.



"아..아냐... 그건 아냐.."

 


하지만 정찬은 이내 머리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했다. 자신의 능력을 알고 능력자들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면서 NH(논휴먼-Non Human)이 아닌 이상 어떤 능력자가 한가지를 초과하는 특수능력을 가지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없었다는 것을 알았었다. 이미 자신에게는 상대방을 컨트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상 그리고 NH가 아닌 이상 그렇게 사람을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능력이 있을리는 없었다.




"내가 아니라면.... 서...설마..???"



정찬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오늘 본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고 분명히 자신이 잘못본 착각이나 환영같은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신의 또다른 능력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자신과 같은 능력자가 있다는 것..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찬이 직접 옥상에서 지애의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고 직접 뛰어내리라는 명령을 하는 대신 일부러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시간을 들여 지애를 최면에 건 이유는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한 학생이 있는 시간에 자신이 옥상에 있었다는 것이 만에하나 발견되어버려지면 곤란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일부러 운동장에까지 나와서 본 정찬이었기에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하지 못한탓에 자신의 생각을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해 두는 편이 만약을 위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최우선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은 능력자의 짓인지.. 아니라면 무엇때문에 지금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해야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능력자라면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또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찬은 옥상의 문을 걸어잠그고 다시 지애의 반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애의 반에서는 지애를 찿아볼 수 없었고 그 시간이후로 지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음날.. 정찬은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지애가 아직 살아있다는 그리고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38 -




지희가 지애의 집을 찿아갔다 공원에서 정찬을 만나 정찬의 집에 처음 온 날.....

 

 

 


『자 이거 마시면 그래도 기분이 많이 나아질거야.... 』

 

『응...고마워.. 』


정찬의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던 지희가 방문이 열리자 문쪽을 바라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들고온 정찬이 가져온 차를 지희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야.. 이거 향이 너무 좋다.. 무슨 차야? 』

 

 

『쟈스민 차야.. 맛도 괜찮고.. 답답하거나 불안할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차래.. 』

 

『일부러.. 신경써준 거구나? 』

 

『엄마가 정신과 의사라 그런지 집에 그런 차들을 많이 가져와서.. 가져온것뿐이야 』


정찬은 차의 향을 음미하고 있는 지희의 모습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희보다 예쁘고 귀여운 아이도 세상엔 얼마든지 있을테지만 왠지 정찬에게 지희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러기에 능력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멀리서 바라만 봐야했었는데 이렇게 단 둘이 한 방에 있을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 온 것이었다. 비록 지희의 마음이 내켜서가 아닌 정찬의 계획에 의해서 이렇게 된 것이지만 같은 공간에 단 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찬은 두근두근거리고 있었다.




『고마워.. 난 해준것도 없는데.. 』

 

 

『그런 소리하지마.. 엄마가 되도록 빨리 오신다고 했으니까 조금 기다리면 오실거야 』

 

『천천히 오셔도 돼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는 것만도 너무 고마운데.. 』


정찬은 지희를 보며 웃어보였고 지희도 정찬에게 살짝 웃어보이며 다시 차를 마셨다.
잠시의 대화가 끝나자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이 많네? 거기다 대부분 정신과 관련한 책하고.. 능력자들에 관계된 책들 뿐이네? 』

 

 

『응.. 정신과 관련한 책이라고 해봐야 내가 읽는건 거의 없고 거의 엄마책이야.. 난 봐도 무슨말인지 거의 모르는 것들이고...  그리고 능력자들에 관한 책들은 내가 관심이 있어서 그냥 취미로 모은것들이야 』

 

『정말? 나도 능력자들에 관해 관심이 많은데.. 』




차를 마시며 부러운듯이 책장에 있는 책들을 보며 말하는 지희를 보고 정찬은 조금 놀랐다. 지희를 집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우면서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그렇다고 책을 다 치우고 다시 다른 책을 가져다 놓기도 어렵고 무슨 책을 꽂아놔야할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았기에 일단은 그대로 둔 것이었는데 지희가 오히려 그것에 더 관심이 있는듯한 말을 하자 어쩌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지희라는 아이는 자신과 짝을 이루도록 신이 정해준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보고 싶은게 있으면 빌려가도 돼.. 아니면 우리집에 놀러와서 봐도 돼고.. 』

 

 

『정말?? 』

 

『응.. 난 대충 한번씩은 본 책들이니까.. 그런데 그냥 막 있는대로 모으다보니까 전문적인 연구에 관한것들도 있어서 아마 그런 부분은 봐도 잘 모를거야 』

 

『정찬이 니가 이런걸 좋아하는 줄 정말 몰랐어.. 』

 

『나도 네가 이런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줄은 몰랐는데? 』

 

『그런데 아빠는 뭐하시는 분이야? 』

 

『아빠는 안계셔.. 』

 

『아.. 미안해.... 』

 

『아냐..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 뭐.. 』

 

『어쩌면 우린 참 비슷한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

 

『또 뭐가 비슷한데? 』

 

『나도.. 아빠가 없거든.. 』

 

『이리 앉아봐.. 』


정찬이 차를 다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하던 지희의 손을 이끌고 지희를 자신의 의자에 않히고서는 정찬은 지희의 등뒤에 서서는 가만히 지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갑작스러운 정찬의 행동에 그리고 갑작스럽게 자신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정찬의 손길에 조금 놀란듯 지희의 몸이 움찔거렸다. 정찬은 그런 지희의 모습이 귀엽고 순진하게 느껴져 살짝 웃음이 지어지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할까봐 무서워? 』

 

 

『아..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냥 조금 놀라서.. 』

 

『엄마한테 배운게 있거든.. 이렇게하면 조금 더 긴장을 풀 수있고 마음도 편해진대.. 』




말과함께 정찬의 손이 지희의 교복브라우스위에서 천천히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주희에게서 최면에 관한 것을 배우면서 정찬은 사람이 쉽게 최면에 빠져들게 하는 방법이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방법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연구해 왔었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분명 이런것들이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를 지금 정찬은 지희에게 사용하고 있었다. 예전에 주희가 애리에게 사용했던 것처럼...



『지애가 가끔씩 주물러줄때는 시원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들어.. 사람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지 몰랐어.. 』

 

 

『어때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거같아? 』

 

『응.. 조금 편한 기분도 들고..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거 같아.... 』

 

『그리고..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는것 같아.. 』


정찬은 지희의 말에 웃으며 계속해서 지희의 어깨와 부드럽게 까맣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는 하얀 목덜미를 맛사지해주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허브향을 느낀듯한 모양이었다. 지희를 방에 데려오기전 정찬은 최면효과에 도움이 되는 허브향을 쉽게 느낄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방전체에 뿌려놓았었고 차를 타러 간 사이에 자신의 손에도 허브향을 조금 뿌려놓았던 것이었다. 그 향을 지희는 지금에서야 알아채고 있는듯 싶었다.




『날 처음 봤을때 무슨 생각을 했어? 』

 

 

『잘 모르겠어.. 그냥.. 나쁜아이같진 않았는데.. 조금은 외로워.. 보였던거 같아.. 』

 

『지금은 어때? 』

 

『좋은 사람같아.. 왠지 따뜻하고.. 편안하고.... 』

 

『우린 비슷한게 참 많은것 같아.. 그렇지? 』

 

『응.. 』

 

『비슷한 사람끼리 친해지면 참 좋을거 같은데.. 어때? 』

 

『응.. 나도 좋을거 같아.. 』

 

『어때? 나랑 있으니까 편안하고 기분이 너무 좋지? 』

 

『응... 그런데 나..자꾸... 졸린 것 같아... 』

 

『나한테 기댈래? 편안하게? 』

 

『그래도..돼? 』

 

『물론이지.. 』

 

『고마워... 』


정찬이 말하면서 살짝 지희의 옆으로 다가가자 지희의 머리가 정찬의 다리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러자 정찬이 지희의 머리를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지애때문에 얼굴에 한가득 걱정의 빛을 띄고 있던 지희가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잠들듯이 정찬에게 기대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있던 정찬이 허리를 숙이고 지희의 귀에 조용하게 속삭였다.




『넌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내 생각을 떠올리게 될거야.... 그리고 성적인 흥분감같은 감정을 느낄때도 내 생각을 떠올리게 될거야..  』

 

 

『그렇게 천천히 나에게 의지하고 조금씩 친구이상의 남자로 생각하면서 결국은 날 사랑하게 될거야.. 그렇지 지희야? 』

 

『응... 』




잠에 빠져든듯이 있던 지희의 작고 붉은 입술이 조그맣게 열리고 들릴듯말듯한 아주 작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소리에 정찬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잠시후 자신에게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어버린 지희를 안아들고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얀 양말을 신은 지희의 다리가 커다란 굴곡없이 길게 뻗어 있었다. 지희의 키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지만 지희의 경우 다리가 상당히 긴 편이어서 전체적으로 같은 키의 아이들보다 커보이는 편이고 다른아이들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어도 다른아이들 보다 훨씬 옷의 맵시가 좋은 편이었다. 정찬이 손을 들어 지희의 다리에 살며시 가져다 대자 부드럽고 매끈한 느낌이 손을통해 그대로 정찬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정찬은 그런 부드러운 느낌을 음미하며 조금씩 손을 지희의 허벅지쪽으로 옮겨갔다. 종아리에서는 근육에 의해 탄력적이고 매끄러운 느낌이 강했다면 허벅지쪽은 종아리쪽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거의 치마끝단의 살짝 안쪽까지 올라간 손이 잠시 멈추며 정찬이 고개를 들어 누워있는 지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찬이 자신의 다리를 만지고 있는것도 모른채 지희는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잠이 들어 있었다. 지희의 얼굴을 보고 난 정찬이 지희의 치마를 허리쪽으로 살며시 들춰 올렸다. 특별히 자신이 과격하게 지희를 만진다거나 섹스를 시도하지 않는 이상 지희가 깰 확율은 거의 없을것이라는 것을 정찬은 알고 있었다. 오히려 천천히 애무하듯 지희의 성감을 자극하면 그 황홀감은 분명 조금은 약에 영향을 받은 지희가 잠들기전에 자신에게 편안함과 좋은 느낌을 느끼고 있었던 지희의 정찬에 대한 생각은 분명 정찬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었다.



정찬은 지희에게 타준 쟈스민차에 델타나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라는 성분의 약물을 몰래 같이 섞어서 타두었다. 흔히 THC라고 불리는 이 성분은 대마초의 주성분인 향정신성 화학물질로 복용시 환각상태나 마음을 쉽게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물질이었다. 그것이 들어있는 차를 마신 지희는 정찬이 이끄는 편안한 느낌에 몸을 맡기면서 정찬의 말을 반쯤은 무의식적인 상태로 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정찬이 계획한 것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강한 자극이나 고통을 느끼면 지희가 눈을 뜰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정도로 작은 흥분감정도에는 지희가 쉽게 깨어나지는 않을것이었다.



한쪽에 작은 캐릭터모양이 그려져있는 귀여운 하늘색의 팬티가 들어올려진 치마밑에서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정찬이 한손가락을 지희의 팬티위로 가져다대고 살며시 위아래로 움직이자 팬티아래 숨어있던 지희의 다리사이의 작은 균열의 윤곽이 팬티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찬이 숨을 고르고 침을 삼키며 손가락하나를 천천히 지희의 팬티속으로 밀어넣어 보았다. 그러자 지희의 몸이 잠시 떨리는듯한 느낌과 함께 닫혀있던 지희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손가락에서 전해져오는 지희의 속살의 느낌으로 그 모습을 상상하듯 정찬이 눈을 살짝 감은채 천천히 지희의 균열사이의 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 움직이자 지희의 입이 조금 더 벌어지며 정찬의 손가락에 지희의 애액인듯한 액체의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애액의 느낌과 함께 정찬은 지희의 팬티속에서 손을 빼고 들추었던 치마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더 이상가면 자칫 지희가 나중에 깨어났을때 팬티가 젖어있는 것을 의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지희의 옷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정찬이 지희의 얼굴쪽으로 가서 아까 정찬의 손길의 여파로 아직 살짝 벌어져있는 입에 조용히 입술을 가져다대자 따뜻한 지희의 숨결이 정찬에게 전해져왔다. 지희에게서 입을 뗀 정찬이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고 뒤로 물러나 의자에 앉아 잠이 들어있는 지희를 바라보았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되도록 지희에게만은 이렇게 약을 사용하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것도 자제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계획대로 지애가 죽지 않은데다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 이상 지희에게 들일 시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었다. 더구나 지금은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문제까지 있는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비록 지희에게 최면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애리나 지애에게 사용한것과는 달랐다. 지애나 애리의 경우 최면을 걸었다기보다 최면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그들의 머리속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펜으로 새겨넣듯이 강제로 집어넣은 것이었고 지금 지희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최면요법을 사용했을 뿐이었다. 효과차이야 지애나 애리에 비해 상당히 미미하겠지만 오늘의 일은 앞으로 지희를 만나가면서 지희의 마음의 변화에 상당히 큰 작용을 할것이라고 정찬은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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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은 주희와 이야기하는 지희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애를 걱정하는 지희의 순수함이 조금 더 지희를 사랑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었고 그런 느낌과 함께 조금 전 지희의 음부에서 느꼈던 부드러움이 떠올랐다. 지희와 주희는 금방 친해진듯 웃으며 서로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지희가 잠들어 있는 사이 주희가 최대한 자신의 엄마처럼 편하고 좋게 느껴지도록.. 그리고 대화를 하는동안 은연중에 정찬이 남자친구인것 처럼 느껴지도록 대화를 하도록 지시를 받고 연습까지 한 것을 지희는 모르고 있었다.


 


 


 


 


 


 


 


 


 


 

 

 

 

 

 

 

 

 

 

 

 

- 39 -


지희가 점심시간 정찬을 불러내 구교사에서 첫 키스를 하게 된 날....


 

정찬은 작은 보자기를 펼치고 그 위에 도시락을 내려놓고 있는 지희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정찬이 괜찮다고 하는 지희의 손을 잡고 구교사 안쪽의 교실로 데리고 들어왔던 것이다. 지희가 2단으로 된 찬합의 뚜껑을 열고 하나로 쌓아올려진 찬합을 분리해서 나누어 놓았다. 한쪽에는 샌드위치와 샐러드가 있었고 다른쪽에는 초밥류와 튀김류가 같이 들어있었다.




『아직도 화가 안풀린거야? 』



정찬이 찬합을 펼쳐놓았음에도 손을 대지 않자 지희가 조심스럽게 정찬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찬은 찬합안의 내용물을 보던 내심 놀라고 있었다. 그저 잘해야 김밥정도일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내용물의 종류가 다양했기때문이었다.



『아..아니.. 그런데 이걸 네가 직접 다 한거야? 』

 

 

『응..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이것저것 해봤는데.. 』

 

『이런것도 할 줄 알아? 』

 


정찬은 이 많은 것을 지희가 직접했다는 소리에 조금은 놀라고 있었다. 성적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상위권으로 공부도 잘하는 아이인데다 전반적으로 지희에 대한 이미지가 싸움을 잘하는 강한 아이라는 이미지때문인지 요리같은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어릴때부터 엄마랑 둘이서만 살았으니까... 』

 


정찬은 얼마전 지희가 집에 왔을때 자신도 엄마밖에 없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여자아이이고 어렸을때 아버지를 잃었다고 했으니까 어쩌면 이런게 익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뭐하시는데? 』

 

 

『번역하는 일을 하고 계셔.. 』

 

『번역? 』

 

『응.. 나 태어나기전에 미국에 계셨었나봐.. 그때는 기자생활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나때문에.... 』


엄마이야기가 나오자 지희가 말끝을 흐리며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지희의 엄마에 대해서는 처음듣는 이야기여서 정확한것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희는 엄마가 자신때문에 엄마의 생활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찬이 지희의 옆으로 가깝게 다가가 앉으며 위로하듯 말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해? 』

 

 

『전에.. 너네집에 갔을때 너네 엄마보고 잠깐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어.. 돈도 잘 버시는것 같고 젊고 멋지신거 같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

 

『그런데? 』

 

『그런데 집에 가서 엄마를 보니까 너무 미안한거야.. 나만 아니었으면 어쩌면 너네 엄마 못지않은 멋진 기자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딸때문에 당신의 꿈을 포기하신 분인데.. 딸이라는 애는 다른 엄마를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엄마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




지희의 눈에서 작은 물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정찬의 어머니야 어차피 자신과는 관계도 없고 이미 자신의 노예나 마찬가지였으니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지만 지희는 엄마를 많이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어쩌면..지희가 엄마를 그렇게나 생각하고 있다면 지희의 엄마란 사람은 나중에 혹시나 지희가 정찬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때 지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히든카드가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정찬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지희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살짝 자신쪽으로 잡아당기자 지희의 몸이 정찬에게 기대듯한 모습이 되었다. 전에 정찬이 돈을 빼앗길때 느꼈던 향긋한 샴푸내음이 정찬의 마음을 더욱 더 지희와 가깝게 있고 싶게 만들고 있었다.



『미안해.. 너한테 별 얘기를 다하네 내가.. 아마 네가 너무 편해서 그런가봐.. 』



지희가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어 정찬을 바라 보았다. 지희가 고개를 들어 정찬을 바라보자 향긋한 샴푸내음에 도취되어 지희의 머리를 내려다보고있던 정찬의 눈이 지희의 눈과 마주쳤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지희를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정찬의 심장이 금방이라도 지희에게 들릴듯이 두근거리면서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방금전까지 어머니 생각으로 촉촉하게 젖어있는 지희의 눈과 입술에 정찬이 빨려들어갈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희도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정찬의 얼굴을 바라보는 상황에 닿자 깜짝 놀랐는지 촉촉한 눈이 동그랗게 커져 있었다.

 


 


지희가 생각외의 상황에 놀라서 몸을 빼려는듯 지희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서부터 지희가 천천히 빠져나가려는듯한 힘이 느껴지고 지희의 얼굴이 멀어지려고 하자 정찬은 이대로 자신의 품에서 지희가 빠져나가는것이 아쉬워 자신의 능력을 발동시켜버리고 말았다.




『...????!!!! 』

 


정찬이 능력을 발동시키는 순간 정찬은 평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할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일종의 반탄력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능력이 상대에게 파고들어가는 느낌이 아닌 튕겨져나오는듯한 느낌을 받은것이었다. 지금껏 능력을 사용하면서 처음 느낀 느낌이었다. 정찬은 다시 지희의 눈을 바라보며 최대한 집중해서 다시한번 능력을 사용하자 지희의 몸이 약간 떨리는듯하더니 그제서야 지희가 얼굴을 천천히 정찬에게 가까이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가까워져오는 지희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여전히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고 그런 지희의 모습을 참을 수 없었던 정찬이 지희의 붉은 입술을 자신의 입으로 덮어갔다.




정찬의 입이 지희의 입술에 닿는 순간 지희는 놀란듯 동그랗게 뜨고 있는 눈을 감았고 정찬도 지희에게 발동시킨 자신의 능력을 해제시켜버렸다. 조금만 움직이면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인데다 멀어져가는 지희의 얼굴이 너무 아쉬웠기때문에 능력을 사용하긴 했지만 오래도록 능력을 유지시키면 지희가 무언가 눈치를 챌지도 모르는 일인데다 지희의 자신에 대한 마음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정찬이 천천히 혀를 내밀어 부드러운 지희의 입술을 열고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능력을 해제시켰음에도 지희의 몸은 정찬이 느낄 수 있을만큼 떨리고 있었으며 지희의 혀는 움직이지 않았다. 비록 오늘의 일은 정찬이 계획한것이 아니라 우연히 벌어지게 된 일이었지만 운좋게도 이런 상황이 연출이 되어버려 내심 좋아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지희의 혀를 느끼자 아직도 지희에게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할듯 싶었다.



그렇게 정찬이 아쉬워하고 있을때 지희의 혀가 약간 움직이면서 정찬의 혀를 살짝 감아돌기 시작했다. 비록 아주 소극적이고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지만 분명 지희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한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정찬의 혀에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놀라움과 기쁨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하늘높이 뛰어올라버리고 싶은 생각까지 들정도로 정찬은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구교사의 한 교실에서 그렇게 조용하고도 긴 키스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랫동안의 키스가 끝나고 정찬의 혀가 지희의 입에서 빠져나왔지만 지희는 쉽게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지희가 고개를 숙이고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미..미안해.. 』

 

지희는 자신이 정찬에게 키스를 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발갛게 상기된 볼을 하고서는 고개를 숙인채 조그만 목소리로 정찬에게 말했다.

 

『처음..이야? 』

 

정찬의 물음에 지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남자친구 사귀어본적이 한번도 없는거야? 』

 

또다시 지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지희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는건 이미 지애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지금껏 한번도 남자를 사귀어본적이 없다는건 몰랐었고 의외였다. 특별히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은건 사실이었지만 지희를 좋아하는 남자들도 상당히 많다는건 정찬도 알고 있었기에 남자를 사귀어 본 경험정도는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정찬이었다. 지희는 무슨 큰 죄를 지은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앉아 있었다. 정찬은 그런 지희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여 두팔을 벌려 지희를 안아주었다.

 

『자..잠깐만.. 』

 

지희는 정찬이 자신을 끌어안자 정찬의 품안에서 정찬을 밀어내며 벗어나려고 하기 시작하자 정찬이 지희를 놓아주며 말했다.

 

『왜? 내가 싫어? 』

 

『아..아니 그런건 아닌데.. 』

 

『그럼 왜 거부하는거야? 』

 

『저..정찬아.. 난 네가 좋아... 편하고.. 따뜻하고.. 상냥하고.. 하..하지만... 그게 이성간의 사랑같은 그런.. 느낌은 아닌거 같아.. 』

 

『니가 생각하는 이성간의 사랑이라는건 어떤건데? 』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널 좋아하는 느낌은.. 이성간의 사랑같은 느낌은 아닌거 같아.. 지애같이 편하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친구같은 느낌... 』

 

『지애하고 키스해본적 있어? 』

 

『그..그야 당연히 없지.. 』

 

『그럼 왜 나한테 키스한거야? 』

 

『그...그건..... 』

 

『그건..나도 잘..모르겠어.. 』

 

『나도 지희 너가 좋아.. 나 역시 왜 너와 키스했는지 잘 모르겠어 』

 

지희가 얼굴을 들고 정찬을 바라보았다. 정찬과의 키스가 첫키스여서인지 아직도 몸이 조금 떨리는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아까 네 얼굴을 봤을때 나도 모르게 마치 내 몸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는듯이 그렇게 너에게 가까워져갔어.. 』

 

정찬이 말하면서 천천히 지희의 얼굴에 가까워져갔다.

 

『너도 나와같은 마음으로 키스한거라면 아마도 그건 지애에게 느끼는 친구같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간의 사랑같은 느낌이 아닐까? 내가 널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서 좋아하는것과 같이 말이야.. 』

 

어느새 정찬의 얼굴이 지희의 얼굴과 금방이라도 맞닿을정도로 가까워졌지만 지희는 정찬의 말을 부정하지 못하는듯 정찬에게서 멀어지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지희의 따뜻한 숨결이 느껴질만큼 가까이 다가간 정찬이 지희에게 말했다.

 

『한가지만 물어볼게.. 아까 키스할때.. 난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는데.. 너는 어땠어? 나와 키스하는게 불쾌하다는 생각이들거나 기분이 나빴어? 』

 

정찬은 지희에게 질문을 던지고 지희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찬의 심장도 뛰고 있었고 아마도 자신의 심장만큼이나 지희의 심장도 빠르게 뛰고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는 지희가 멀어져가려는듯한 모습에 생각치도 않게 능력을 사용해 버렸지만 오히려 그것이 지희가 자기 스스로 맘이 동해서 자신도 모르게 정찬에게 키스를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렇지는... 않았어.. 』

 

 

『그게..바로 이성간의 사랑이라는 느낌이야.. 』




정찬이 말을 하며 다시한번 지희의 입에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이번엔 지희도 정찬을 피하지 않고 눈을감은채 살짝 입을 열고 정찬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지희의 혀는 소극적으로 조금씩만 움직이고 있었지만 조금 전과는 다르게 이번엔 처음부터 정찬의 혀를 맞아주고 있었다. 정찬은 그런 지희의 반응을 보며 미소짓기 시작했다. 생각이외의 상황에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계획한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찬의 손이 지희의 어깨위로 올라갔다. 지희는 아직 자신이 정찬에게서 느끼는 감정을 확신하지 못하는듯 정찬을 안아주지 못하고 양손을 내리고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어깨위로 올라갔던 정찬의 손이 천천히 지희의 등을 타고 내려와 지희의 허리에서 다리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지희의 허벅지까지 내려온 정찬의 손이 치마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자 지희의 감겨있던 눈이 떠지면서 정찬의 손을 잡았다.



『저..정찬아..!! 』

 

 

『왜? 안돼? 』

 

『나.. 어쩌면.... 니말이 맞을지도 몰라... 나도 네말처럼.. 안그럴려고 했는데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것처럼.. 네게 다가갔어.. 니말대로.. 난 친구이상의 느낌으로 너를 좋아하고 있는지도.. 네 말처럼 그래서 내 몸이 네게 다가가는걸 억누르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

 

『하지만? 』

 

『내..내가 친구이상으로 남자로서 널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아닌거 같아... 』

 

『나도 널 좋아하고.. 너도 날 좋아하는데 뭐가 문제가 되는데? 』

 

『저..정말 날 좋아해..? 』

 

『옛날부터 네가 좋았어.. 널 많이 좋아해.. 』

 

『그..그럼 부탁할게.. 나..지켜줘.. 』

 

『지켜달라니? 』

 

『날.. 좋아한다니까.. 그리고 나도 네가 좋으니까.. 솔직하게 말할게.... 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니가 이대로 날 가지려 하면.. 도망가야하는지.. 아니면 널 받아들여야하는지.. 그렇지만.. 니가 정말 날 좋아한다면.. 내..내가 조금..더 순결하고.. 좋은 마음으로.. 네게 다가갈 수 있게.. 나..날 도와줬으면.. 좋겠..어.. 』




지희가 말을 끝냄과 함께 치마속에 들어가있는 정찬의 손을 잡고 있던 자신의 손을 놓았다. 정찬은 부드러운 지희의 허벅지의 감촉을 느끼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 어느정도 지희의 마음을 정찬에게 돌리는데는 성공한것 같지만 지금 지희를 안는것이 손해일지 이득일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희는 지금 치마속에 들어간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빼며 자신의 의지가 아닌 정찬의 의지로 지희를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는듯 했다. 더 진행을 하면 정찬을 받아들일 수도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어쩌면 지희의 말대로 정찬을 밀치고 도망칠 수도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도망치지 않는다해도 이렇게 일을 치뤄버리고 나면 지희가 정찬을 좋아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다시는 오늘처럼 지희가 먼저 연락해오는 일은 없을 수도 있었다. 심할경우 자신을 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장기적으로보면 지금은 물러나야할때지만 손에서 느껴져오는 부드러운 지희의 살결의 감촉은 쉽게 손을 빼지 못하게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흐윽.. 』

 


정찬을 바라보며 정찬의 대답이나 행동을 기다리고 있던 지희가 낮은 소리를 내며 눈을 감고 몸을 떨었다. 정찬의 손이 살짝 지희의 다리안쪽으로 더 들어가 지희의 팬티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간걸 느낀것이었다. 첫키스에 이어지는 어쩌면 처음으로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내보여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희는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두손을 가슴에 모으고 꼭 움켜쥐고 있었다. 정찬의 손이 지희의 팬티에 닿자 지희는 금방이라도 정찬의 손이 자신의 팬티를 벗겨내리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런 지희의 모습을 보고 있던 정찬이 지희의 치마에서 손을 빼냈다. 역시 후일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후퇴하는때라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지희의 팬티를 살짝 스치듯 건들여본건 아무래도 그냥 손을 빼는것보다는 지희의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안심시키면 자신쪽으로 지희의 마음이 더 기울어질거라는 판단에서였다. 정찬의 손이 빠져나가자 지희가 천천히 눈을 뜨고 정찬을 바라보았다.




『니뜻대로 할게.. 난 니가 너무 좋으니까... 』

 

 

『고..고마워.. 나도.. 네가 좋은거.. 같아.. 』

 


지희가 살짝 몸을 일으키는듯하더니 정찬에게 가볍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리고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듯 싶었지만 이미 어느정도 지희가 자신에게로 넘어왔다는걸 정찬은 마지막 가벼운 입맞춤에서 느끼고 있었다. 이제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지희는 정찬의 것이 될거라 정찬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

.

.

.

.

.

 

 

하지만 그날이후 마치 지희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능력을 정찬에게 건듯이 그렇게 오히려 정찬이 지희에게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느낌으로... 어쩌면 정찬은 예쁜 여자의 모습뒤에 숨어있는 그런 지희의 매력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정찬도 지희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된...

지희도 얼떨결에 정찬에게 이끌려가는듯이 시작된...

조금은 불순하고 아름답지 않게 시작된 그들의 관계였지만 어떤 감정 어떤 순간에서도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듯... 그렇게 그들 사이에서 사랑은 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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